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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2장

작가: 레몬맛 고양이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2-06-30 12:30:36
#온연은 그를 신경쓰기 귀찮아 이불을 머리 끝까지 뒤집어썼다. 그런데, 갑자기 옆자리가 움푹 꺼지는 것이 느껴졌다. 목정침은 오늘 이 방에서 잠을 자려는 것인가? 방금 나왔을 때 분명 수건 하나로 치부만 가린 채였는데?

온연은 어색함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이불을 하나 더 챙겨와야만 했다. 그렇게 두 사람은 같은 침대에서 각자 이불을 덮은 채 밤을 지샜다.

다음 날 아침, 온연이 눈을 떴을 때 목정침은 아직 잠에서 깨지 않은 상태였다. 그의 몸을 감쌌던 이불은 가슴팍까지 내려온 상태였고, 죄악스럽게도 그녀의 시선이 자연스레 그의 쇄골로 향하였다. 비록 본 적 없던 것은 아니었지만. 이른 아침이 그녀의 양 볼은 금세 붉어졌다.

돌연 어젯밤 탕위엔을 대하던 그의 모습이 떠올랐고, 괘씸해진 온연은 그의 이불을 머리끝까지 끌어당겨버렸다. 또 빈틈이라도 있을까 온연은 자신이 덮던 이불까지 그의 몸 위에 얹어버렸다. 그에게 산채로 죽음에서 깬 맛을 보게 할 셈이었다.

이 모든 일을 끝낸 후, 온연은 홀가분한 마음으로 아래층으로 내려가 아침 식사를 하였고, 유씨 아주머니에게 뒷마당에 탕위엔을 두고, 집 안에 못 들어가게 해달라 부탁까지 하였다. 탕위엔이 안정된 모습을 본 후에야 온연은 비로소 마음 편히 출근할 수 있었다.

한 시간쯤 지난 후, 목정침이 이불 밖으로 고개를 내밀었다. 그의 몸 위에 덮어진 이불을 발견하고는 어딘가 기묘함을 느꼈다. 어쩐지 지나치게 더웠고, 땀까지 흘렀다. 악몽을 꾼 기분까지 들었다. 마치 산에 묻히는 듯한…

비상 디자인 그룹.

임립이 회의를 마친 뒤, 계약서를 들고 나오며 말했다.

“목씨 그룹이랑 계약 건이 있는데, 누가 가서 결재 받아 올래? 나는 오후에 출장이 있어서 못 가거든. 저녁 식사 자리를 마련했는데, 이거 천년에 한 번 올까 말까한 기회야. 많이는 못 가고, 두 자리 있어. 알아서 상의하고, 정해지면 이주임한테 보고하도록 해.”

이에 곧 사무실이 시끄러워졌다. 목정침과의 식사 자리인데, 누가 마다하겠는가? 물론, 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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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장을 떠나려던 임립은 회사를 나오며 들은 그녀의 말에 빵 터지고 말았다. 엘리베이터를 나선 즉시 목정침에게 전화를 걸었고, 온연의 말을 그대로 전하였다.핸드폰 너머의 목정침은, 안색이 극에 달한 상태였다.“임립, 실컷 웃어. 곧 웃지 못하게 될 테니까. 계약서에 싸인 받기 싫은 거냐?”임립은 억지로 웃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켁켁… 그게 뭐, 나랑은 상관없는 걸. 나도 그냥 지나가면서 들은 거야. 이런 것도 얘기 못해주냐?”목정침은 입가에 미소가 띄워졌다. 미소는 어딘가 의미심장 하였다.“임립, 온연보고 직접 와서 계약하라고 해. 아니면 식사 자리 안 나가. 네 회사 사람이래도 안 만나. 퇴근 시간까지 한시간 반 남았네, 너 알아서 결정해라.”임립은 도저히 웃을 수가 없었다.“형님? 이렇게 놀리지 마시죠? 온연이 안 간다고 하면 내가 뭘 어떻게 할 수 있는데? 해고시킬까? 네 부인을? 그리고 너랑 밥 먹는 것도 지겹고, 계약서에 공제금도 별 관심 없어 보이더라. 무슨 뜻인지 알겠냐? 네가 싫은 거라고!”“아무튼 난 말했다. 그럼 이만, 끊어.”그 말을 끝으로 목정침은 전화를 끊어버렸다. 임립은 이를 악 물고는 목씨 그룹으로 향하던 이주임과 직원을 불러들여야만 했다.회사로 곧장 돌아온 임립은 온연의 자리로 향하였다.“마님, 부탁드려요. 계약하러 직접 가 주시죠. 정침이 호명했다고, 내가 아무리 걔랑 친해도 걔는 인정사정 보지 않는다고. 내 체면은 이미 생각도 안 할 걸, 회사의 직원으로서, 개인적인 원한은 던져두고 한 번만 회사를 위해 생각해줘. 딱 한 번만!”“안가요.”온연이 덤덤히 대답했고, 임립은 곧 미쳐버릴 것 같았다.“둘이 싸우지도 말고, 날 놀려먹지도 말아줄래? 너희 뒤돌아서 잘 화해해, 봉변당하는 건 나뿐만이 아니라고! 계약이 체결되면 10억, 10억은 거뜬히 벌 수 있다고!”온연은 그를 바라보더니 대충 얼버무렸다.“임가네에 그렇게 돈이 모자란가요?”임립의 안색이 변하더니, 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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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64장

    #목씨 그룹 빌딩 46층에 다다랐고, 목정침의 비서 엘리가 슬리퍼 두 켤레를 두 사람 앞에 건네 주었다.“슬리퍼로 바꿔 신어 주세요.”이리는 온순히 신발을 갈아 신었고, 온연은 가볍게 생략하였다. 물론, 사무실에 들어서기 전에는 노크를 하였고, 목정침의 들어오라는 소리가 들려온 후에야 문을 열고 들어섰다. 계약을 체결하러 온 것이지, 싸우러 온 것이 아니었다.“목대표님, 이건 저희 계약서 초안입니다. 급하게 서명하지 마시고 저희와 간단하게 식사하시면서 천천히 읽어보세요.”온연은 사무적인 어투로 말하였다. 그녀는 몸을 곧게 세우고, 얼굴에는 미소를 띄운 채였다. 신발을 바꾸지 않은 것 외에는 흠잡을 것이 없었다.목정침은 의자 등받이에 기댄 채 온연이 건넨 서류를 진지하게 들여다보았다. 조금의 빈틈도 허용하지 않는 모습은 처음 보는 것이었다. 그녀를 난처하게 만들 것이라 생각하였는데, 정말로 그는 공적인 일과 사적인 일을 엮지 않는 것 같았다. 비록, 온연은 왜 굳이 그녀가 계약을 하러 왔어야만 했는지 알 수 없었지만.잠시 후, 그는 서류를 한 편으로 밀어 놓았다.“별 문제없으니 식사하면서 얘기 나누지.”말을 마치고 그는 의자 등받이의 양복 재킷을 걸쳤고, 곧 엘리가 다가와 옷깃을 여며주는 등 마치 결혼한지 오래된 아내처럼 행동하였다. 온연은 애써 시선을 돌렸지만 왜 인지 그 장면이 눈에 거슬리는 느낌을 받았다.이리가 이 모든 광경을 한 눈에 담았다. 그녀는 자연스레 엘리를 몇 번이고 다시 쳐다보게 되었다. 아름다운 미인이었으며, 몸매 역시 나무랄 데 없었다. 하지만 부인 앞에서 그의 옷깃을 여며주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식당으로 가는 길, 온연은 이리와 함께, 목정침은 엘리와 함께 하였다. 모든 일정을 비서 단 한 명만 데리고 다니는 듯하였다. 이리가 참지 못하고 온연에게 말했다.“그 비서, 목회장님이랑 각별한 사이라는 생각 들지 않으세요? 저 헛소리하는 거 아니예요. 조심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상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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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식들이 차례대로 식탁에 올랐다. 목정침의 미소가 짙어 지자, 봄바람을 쐬는 느낌을 받는 듯하였다. 온연은 그가 오늘 약이라도 잘못 먹은 것 인지 의심이 되기 시작하였다. 사람들 앞에서 연기를 해왔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오늘은 무언가 크게 잘못되었다는 느낌이 들었다.한참을 관찰한 후, 그녀는 실마리를 발견하였다. 그가 아무리 미소 지어 보여도, 눈동자는 얼음으로 뒤덮인 듯하였었다. 그랬던 그가 오늘은 눈까지 웃어 보이고 있었다.식사 내내 그는 아무런 모략도 꾸미지 않았다. 온연 본인만 신경 쓰는 것 같았다. 계약서 역시 순조롭게 체결해냈다. 진실이 아닌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순조롭기 그지없었다.식당에서 나오니 저녁 8시가 넘은 시각이었다. 밤공기가 여전히 쌀쌀했다. 이리가 질문해왔다.“온연씨, 목회장님과 같이 돌아갈 거예요?” 온연이 무어라 입을 열기도 전, 목정침이 말을 가로챘다.“제 아내 인걸요. 당연히 저와 함께 돌아가야죠. 엘리, 이주임님 배웅 부탁하겠네.”엘리는 고개를 끄덕였고, 이리를 따라 업무용 차량에 몸을 실었다. 오늘 목정침은 어딘가 이상했다. 온연은 그와 함께 가기가 꺼려졌다. 이리와 엘리가 떠나기를 기다린 후, 온연이 솔직히 말을 꺼냈다.“됐어요, 이제 아무도 없어요. 더 이상 천사인 듯 행세하지 않으셔도 돼요.”목정침은 운전석의 진락을 흘끗 쳐다보더니 말했다.“진락은 사람 아닌가?”온연은 한동안 말이 없었다. 진락이야말로 가만히 있다 총을 맞았으니, 얼마나 견디기 힘들지 가늠도 되지 않았다. 그나저나… 방금 목정침이 농담을 한 건가?차 안, 목정침은 눈을 감고 정신을 가다듬었다. 피곤함이 극에 달한 듯하였다. 온연 역시 창밖의 풍경을 바라보니 마음이 가라앉았다. 탕위엔이 떠오르기까지 했다. 꼬맹이가 밥은 먹었는지, 마당이 춥지는 않은 지 궁금해졌다. 그때 다급한 벨소리가 울려 대기 시작하였다. 이는 온연의 것이 아니었다. 목정침의 벨소리였다. 목정침은 눈을 감은 채 전화를 받았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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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66장

    #온연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아프냐니, 어떤 방면으로요?”그는 잠시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잠깐의 정적이 흐른 뒤, 온연이 부드러운 어조로 말 했다.“교통사고 났던 건 다 나았어요. 수술도 성공적으로 끝났고, 안 아픈지 오래됐어요. 강연연은 친구들 이랑 술 마시고 있다는 걸 보니, 교통사고로 별로 다치지는 않았나 봐요?”목정침은 더 이상 말을 아꼈고, 대화도 그대로 끝이 났다. 이내 곧 온연이 잠에 들었다. 그는 그녀의 이불을 곧 덮어준 후 에야 눈을 감았다.이튿날 아침, 목정침은 무언가에 밟히는 느낌에 눈을 떴다. 분명 무거운 무언가가 자신을 밟아오는 것이 느껴졌고, 눈을 떠보니 탕위엔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희고 동그란 물체가 자신의 신체 위에서 마구 움직여 댔다.그는 숨조차 크게 쉬지 못한 채, 온연의 이불 속으로 손만 집어넣어 그녀를 깨워 이 덩어리를 처리하려 하였다. 그는 동작 역시 커서는 안 될 것이라 생각하였고, 힘을 다 뺀 채 몇 번 만지작거렸으나 온연이 깨어날 리가 만무하였다.그의 손이 점점 위로 이동하였다. 온연의 얼굴을 건들일 생각이었다. 그러나 그녀의 몸을 스치면서 무언가 부드러운 감촉이 그의 손바닥을 타고 전달되었고, 동작이 굳어지며 호흡마저 정체되었다.온연은 탕위엔의 울음소리에 눈을 떴고, 탕위엔이 목정침의 몸을 밟고 서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잠시 머릿속이 꼬였으나, 이내 급히 반응을 보였다. 급히 탕위엔을 안아들고는 밖으로 나섰다.목정침은 이불 속에서 손을 빼내었고, 방금 전 촉감은 그에게 여운을 남긴 듯하였다.탕위엔이 실내에 들어설 수 없었기에, 온연은 뒷마당의 벤치에 앉아 햇빛을 쬐며 탕위엔을 끌어안고는 책을 읽고 있었다. 평온한 여가 시간이라고 볼 수 있었다. 오늘은 바람이 좀 있어 햇빛이 있었어도 쌀쌀하였다. 온연은 담요까지 걸친 상태였으나 여전히 찬 바람에 몸이 추웠다. 안으로 들어가고 싶었지만, 외톨이가 될 탕위엔이 안쓰러웠다.만약 목정침이 외출하였다면 탕위엔을 데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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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67장

    #목정침이 알아들은 건지 어쩐 건지 곧 입을 열었다.“이따가 일이 있어서 나가 볼 거예요. 점심에는 못 오고… 오후 4시쯤 넘어서 돌아올 거예요.”유씨 아주머니는 급히 그가 입을 옷을 준비해준 뒤, 뒷마당으로 곧장 향하였다.“연아, 도련님 곧 나가실 거래. 오후 4시에야 돌아오신다고 하셨어. 안으로 들어가자. 아직 다 낫지도 않았는데 감기라도 들면 어떡해.”온연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럼 저 먼저 들어가 볼게요, 이따가 목정침이 나가면 탕위엔 데리고 들어와주세요.”유씨 아주머니는 고개를 끄덕였고, 마음속으로는 기쁨을 금치 못하였다. 온연을 신경 쓰는 목정침의 마음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그는 이전에 외출을 하면 하인들에게 말도 하지 않았으며, 더군다나 돌아올 시간 역시 말해주지 않았었다. 집에 돌아올지, 돌아와 저녁을 먹을지 모두 그때그때 집에 전화를 걸어 알려줄 뿐이었었다. 오늘 이런 행동은 온연과 탕위엔을 위해 자리를 비워주는 것임이 분명하였다.목정침이 옷을 갈아입고 방을 나서려는데, 문득 온연이 그를 등진 채 먹던 약이 떠올랐다. 임신했을 당시 임신 증상을 위병이라 여겼는데, 그녀의 거짓말을 그는 결국 들추어내지 못하였다. 애초에 그녀에게 건넸던 약을 그녀가 먹지 않은 것은, 뱃속의 아이를 위한 행동이었을 것이다. 이는 온연이 결코 아이를 개의치 않은 게 아님을 뜻했다.그가 정신없이 그녀의 약 서랍을 열어젖혔다. 서랍 안에는 작은 약 병이 두개가 있었다. 그 중 하나는 텅 비어 있었고, 남은 하나는 꽉 찬 상태였다. 모두 엽산이였다. 지금으로서는 쓸모가 없었다. 누군가 위층으로 올라오는 소리에 급히 서랍을 닫고 문을 나서 계단으로 향하였다.그와 맞은편 계단을 오르는 온연과 마주하자, 그의 발걸음이 느려졌다. 그의 움직임을 눈치 챈 온연도 발걸음을 늦추며,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그의 말을 기다린다는 듯 그를 쳐다보았다.“고양이… 집 안에 들이지 마.”그가 입을 열었다.“어……”온연은 그가 무슨 말을 할지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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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68장

    #온연은 다시금 끙 하는 신음 소리를 내었다.“길고양이를 데려온 거야. 목정침은 못 기르게 하는데, 내가 한사코 기르겠다고 했거든. 몇 번씩이나 화를 냈어, 그래서 결국 정원에서 기르는 중인데, 지금은 목정침이 없어서 안으로 데려온 거야.”진몽요가 그런 온연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워 보였다.“죽여주네, 너 감히 목정침이랑 맞붙을 줄도 아는 거야? 어린 양인줄로만 알았는데, 늑대 같은 면도 있었네?”온연은 더 이상 목정침에 대해 이야기 하고싶지 않아서, 곧 화제를 돌려버렸다.“너 방금 괴로울 지경이라는 게 무슨 말이야? 왜 어머니 얘기만 하면 화가 나?”진몽요가 지긋하다는 듯한 표정을 보이며 대답했다. “나 이젠 정말 지겨워 죽겠어. 엄마랑 같이 사는 게 너무 힘들어…… 난 지금 경소경네 회사에 출근하고, 밤에는 아르바이트까지 하고 있는데 두 군데 수당으로도 엄마 부양에는 어림도 없어. 우리 엄마는 아직도 사치품을 좋아하시고, 헤프게 돈 쓰는 버릇도 못 고치셨어. 게다가 마작까지 치시는데 판도 아주 커. 입만 열면 싸우니, 더 이상 말하기도 지겨워.”이 일에 대해서는 온연도 조금은 알고 있었다. 그저 위로 해주는 수밖에 없었다,“아직 일반인의 생활에 익숙하지 않으셔서 그럴 거야,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테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 이전과 같지 않다는 걸 확실히 알려드려. 집안에 금전이 넉넉치 않으니… 돈을 물쓰듯 쓸 수는 없다고. 네가 얼마나 힘든 지 알려드려야만 해, 아무래도 자신의 딸인데, 마음 아파하실 거야.”진몽요는 강령이 자신 때문에 마음 아파할 것이라 기대조차 하지 않았다.“됐어, 정말 나 때문에 마음 아파한다면, 폐인처럼 아무것도 하지 않고, 나한테 하루 세끼를 시종 들게 하고, 모든 집안 일을 나에게 시키지는 않을 거야. 우리 아빠가 아직 살아 계시다면 저런 모습은 절대 용납되지 않았을 걸. 전지가 너를 통해서 나한테 전해달라고 한 그 카드에 돈이 조금 남아있는 걸 엄마한테 들킬까 봐 제일 두려워. 그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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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군작은 갑자기 흥미가 떨어져 일어나 옷깃을 정리한 뒤, 바로 클럽에서 나왔다.  온 몸에 술냄새를 풍기며 예가네 저택으로 돌아온 뒤, 저택은 너무 불안할 정도로 조용했다. 그는 취했고, 술기운이 너무 올라와서 비틀거리며 위층으로 올라가며 국청곡의 이름을 불렀다.  국청곡은 자고 있다가 놀라서 깼고, 아이가 혹시라도 시끄러워서 깰까 봐 잠옷 원피스를 입고 일어나서 나와봤다. 그가 계단 입구에 앉아 인사불성이 된 걸 보고 그녀는 마음속 분노가 삭으라 들었다. “왜 이렇게 많이 마셨어요? 저녁에 그렇게 시끄럽게 하면 아이가 깰까 봐 걱정도 안돼요? 가요, 방에 가서 쉬게 내가 부축 해줄게요. 술 많이 마셨는데 속은 괜찮아요?”  그녀가 팔을 뻗어 그의 팔을 잡았을 때, 그는 갑자기 일어나서 그녀를 품에 안았고, 예전에는 느껴보지 못했던 힘으로 안았다. 그녀는 살짝 발꿈치를 들었고, 그를 밀어내야 할지 계속 안고 있어야 할지 몰랐다. 그가 분명 사람을 착각한 게 아닐까? 아니면 어떻게 이렇게 평소와 다를 수 있지?  그녀가 여러가지 생각을 하고 있을 때 그가 갑자기 중얼거렸다. “당신은 나중에 다른 사람을 사랑해서 갑작스럽게 나를 떠날 거예요?”  그녀는 살짝 힘으로 그를 밀어냈다. “아니요. 당신 취했어요, 그만해요. 너무 늦었어요.”  그는 그녀의 말을 듣지 않고, 그녀의 턱을 잡은 뒤 강제로 그를 보게 만들었다. “지금 나한테 왜 이렇게 성의가 없어요? 내가 당신이 싫어하는 일을 많이 했었잖아요, 그럼 날 떠날 생각 해본 적 있어요?”  그녀는 술 취한 남자를 상대하기 피곤해서 솔직하게 답했다. “있어요, 됐죠? 난 당신이 완전 체념할 때까지 기다리다가 아이를 데리고 당신을 떠날 거예요.”  그는 침묵했다. 갑작스러운 고요함은 사람을 두렵게 만들었다.  그의 차가운 눈빛을 보고 국청곡은 단호하게 대답한 걸 후회했다. “당신 술 먹고 주정부리면 나 계속 무시할 거예요.”  그는 무섭게 그녀의 입술을 덮쳤다.  그는 강제로 그녀를 안아서 안방으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9장

    목정침은 여유롭게 그를 보았다. “어디서 날 봤는데? 목가네는 절대 아닐 테고. 네 당시 그 신분으로는 목가네에 들어올 자격이 없었잖아.”  예군작은 그가 총구를 겨누는 것 같은 그의 말을 신경 쓰지 않고, 여자들을 다 쫒아 낸 뒤 두 사람만 남았을 때 말했다. “맞아, 목가네는 아니야. 우리 엄마랑 내가 살던 아파트 밑이였지.”  아파트 밑?  목정침은 자세히 회상을 했다. 전에 한번 그가 아버지를 따라서 회사에서 회의를 한 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한 아파트에 들른 적이 있었다. 아버지는 그에게 오랜 친구를 금방 만나고 올 테니 차에서 기다리라고 했었다.  그는 의구심을 갖지 않고 다른 쪽으로 생각하지 않았었다. 대충 10 여분 정도 기다렸던 것 같은데 아마 그때였던 거 같다. 생각해보니 웃겼다. 아버지는 애인을 만나러 가는 거였는데, 그는 아무것도 모르고 밑에서 기다리고 있었고, 만약 그가 미리 알았더라면 어쩌면 그 후에 일이 벌어지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이런 일들 때문에, 그는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한 미움이 여전히 남아 있었다. 왜 그가 그런 일을 알게 만든 걸까? 왜 그가 그런 곳에 가게 한 걸까? 아버지는 그를 완전히 바보취급 했었다…  그의 반응을 보며 예군작이 이어서 말했다. “아마 생각났겠지. 그때 나도 밑에서 놀고 있었어. 아버지가 위로 올라가는 걸 보면서, 나도 예전처럼 신나게 따라올라 가려다가 형을 봤어. 그 순간 내 두 다리는 굳어버리고 말았지. 형한테 호기심도 생기고 질투도 나면서, 처음으로 내가 사생아라는 걸 확실히 알게 됐어. 형은 외제차 안에 타고 있고, 제일 좋은 대우를 받고 있었지만, 나는 엄마랑 빛도 안 들어오는 곳에 살면서, 당당하게 아빠랑 나가 보지도 못 했어. 단 한 번도… 나랑 우리 엄마가 아파도, 아버지는 사람을 보내셔서 우리를 병원에 보내주셨지.  난 언제부터 아빠를 싫어했을까…? 거의 기억도 안 나. 근데 갑자기 싫어한 게 된 건 아니고, 시간이 점점 지나면서 감정이 쌓였어. 난 우리 엄마도 싫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8장

    국청곡은 이유를 알 수 없었다. 그가 언제부터 자신이 같이 자주길 원했었나? 예전에는 그녀가 방에서 자는 않는 것은 물론, 집에서 자지 않더라도 그는 절대로 묻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일부러 그를 피하고 있었다. 그녀는 요즘 자꾸 그가 이상한 생각을 하는 것 같았는데, 그녀는 출산을 하고 상처부위가 아직 회복이 되지 않은 것 같아 마음에 걸렸다. 그는 절대 남은 이해해 주는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회사로 가는 길, 예군작의 얼굴은 매우 어두웠지만, 아택의 얼굴엔 봄바람이 부는 것처럼 기분이 매우 좋아 보였다.  예군작은 아택이 꼴보기 싫었다. “연애라도 시작했어? 아침부터 왜 그렇게 기분이 좋아.”  아택은 정직하게 말했다. “아니요, 그냥 단순히 기분이 좋아서요. 도련님은 왜 아침부터 화가 나셨어요?”  예군작은 국청곡을 떠올리자 화가 났다. “물어보지 마, 말하기 싫어. 오늘은 일찍 퇴근하고 클럽 가서 스트레스 좀 풀자.”  아택은 황급히 말했다. “저는 못 갈 것 같습니다, 도련님 혼자 다녀오세요. 안야씨가 저녁은 집에 와서 먹으라고 해서요.”  예군작은 그의 말에서 눈치를 챘다. “오, 그렇게까지 마음을 쓰는 거야? 이제 놀러도 안 가게? 남자가 그렇게 성실해서 어따 쓰게?”  아택은 사실대로 말했다. “단지 노는 게 지겨워서지, 다른 뜻은 없습니다. 그런 곳에서는 자기자신을 잃기 마련이니 안 가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예군작은 아택을 강요하지 않았고 한 사람이 떠올랐다. 그 사람은 목정침이었다. 목정침과 그런 곳에 가면 재밌지 않을까?  ......  저녁. 목정침은 접대가 있다고 말한 뒤 집에 돌아와서 밥을 먹지 않았다. 온연도 그를 매우 믿었기에 더 묻지 않았다. 만약 그가 예군작에게 끌려가서 논 걸 알게 되면 화가 나서 미쳐 버릴 테다.  목정침은 장소에 도착한 후에서야 예군작이 음란하게 놀려는 걸 알았다. 룸 안에는 야릇한 조명이 켜져 있었고, 여자들은 다리를 훤히 내놓고 여러가지 자세를 취하고 있었으며, 예군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7장

    아택은 어떤 반응을 해야 할지 몰랐다. 예전에 예가네에서 어르신 밑에서 목숨을 받쳐 일하느라 너무 힘들어서 연애를 할 시간도 없었다. 나중엔 예군작 밑에서 일을 하면서, 클럽도 다니고 여자를 만나봤지만, 진짜 연애를 하려니 그는 하지 못 했다. 그는 꼭 찌질한 사내자식처럼 어쩔 줄을 몰라했다.  그가 대꾸를 안 하자 안야는 살짝 실망했다. “대체 이유가 뭐예요? 난 진짜 모르겠어서 그래요, 우리 정상적인 부부처럼 살기로 한 거 아니었어요? 근데… 우리가 지금 부부처럼 살고 있는 게 맞아요?”  아택은 그녀와 처음 자게 되었을 때가 떠올랐고, 그때는 예군작 때문에 임무를 완성해야 한다는 느낌으로 했었다.  그의 목젖이 살짝 움직였다. “가면 되잖아요…”  안야는 그가 매우 원하지 않는 것처럼 느껴졌고, 꼭 그녀가 강요하는 느낌이었다. 그녀는 수치스러워서 입술을 깨물었다. “당신이 싫으면 나도 강요하지 않아요. 어차피 당신도 예군작 같은 사람 밑에서 일하니까 밖에서 많이 해봤을 거 아니에요. 원래 돈 많은 남자들은 다 그렇잖아요, 나 이해해요.”  아택은 머리가 아파왔다. “아니에요, 정말 아니에요. 도련님은 다리를 그렇게 오랫동안 다치셨는데 밖에 나가서 놀 시간이 어딨었겠어요? 이미 성실해지신지 오래 되셨고, 나도 매일 그 분만 따라다니니 혼자서는 더욱 그럴 일이 없어요. 나도… 싫은 거 아니에요. 그냥 시간 좀 필요해서 그래요.”  그가 젓가락을 내려놓자 안야는 빠르게 주방을 정리했다. “당신한데 준비할 시간을 주면 언제까지 시간이 필요할지 모르잖아요. 일단 들어와요.” 그녀는 말을 끝내고 먼저 안방으로 들어갔다.  아택은 어쩔 수 없이 따라 들어갔다.  안야는 갑자기 그를 안았고, 먼저 그에게 키스를 했다.  그녀의 부드러운 입술이 느껴지자, 아택은 숨이 멎었지만 이내 그녀의 허리에 팔을 감쌌다. ……  예군작은 하루종일 일을 하고 집에 돌아왔고, 국청곡이 안방이 아닌 아이방에서 자고 있는 걸 발견했다. 아이 방은 잠겨 있어서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6장

    아택은 침을 삼켰다. “아… 그냥 궁금해서 여쭤봤습니다.”  예군작은 일어나서 시계를 보고 외투를 챙겼다. “나 혼자 운전해서 퇴근할게, 너도 들어가.”  예군작은 대답을 한 뒤, 그를 위해 사무실 문을 열어주었고, 두 사람은 회사 문 앞까지 걸어간 뒤 각자의 길을 갔다.  예군작 밑에서 이렇게 오래 일을 하면서, 아택은 여전히 그의 심리를 알 수 없었다. 그는 어르신보다 더 파악하기 힘들었고, 사람의 마음은 깊기 때문에 한 사람을 파악하지 못 한다는 건 절대적으로 두려운 일이었다.  아택이 집에 돌아왔을 때 안야는 아직 자고 있지 않았고, 그들 대신해서 신발장에서 슬리퍼를 꺼낸 뒤, 또 능숙하게 주방에 들어가 그에게 줄 요리를 했다.  그녀가 바삐 움직이는 모습을 보면서 아택은 왠지 모르게 마음이 놓였다. 아무리 집에 늦게 들어가도 누군가 불을 켜 놓고, 누군가 그를 기다리고, 따뜻한 밥이 준비되어 있는 건 인생에서 가장 편안함을 주는 일이었다.  그는 평소처럼 바로 샤워를 하지 않고, 소매를 걷어 올린 뒤 주방에 들어가 그녀가 요리하는 걸 도왔다. “오늘은 애기가 말 잘 들었어요?”  안야는 고개를 끄덕였다. “말 잘 들었어요, 사실 나 혼자서도 잘 챙길 수 있는데, 아주머니는 안 써도 되지 않을까요? 그러면 매달 소비를 좀 아낄 수 있잖아요. 당신 돈 버는 것도 힘든데, 우리끼리 아껴서 살면 좋잖아요. 당신은 움직이지 말고 좀 쉬어요, 하루종일 일하느라 피곤했을 텐데 이런 건 내가 하면 돼요.”  아택은 그녀에 의해 강제로 옆으로 쫓겨나서 완전히 끼어들 수 없었다. “그런 돈은 아낄 필요없어요. 집안 일도 하고 애도 보는데 당신도 힘들겠죠. 내 일은 엄청 힘든 편은 아니에요. 평소에 대부분은 거의 한가해서요.”  안야는 고개를 돌려 그를 향해 웃었다. “안 힘들면 다행이에요. 사실 내가 봤을 때 예군작씨도 그렇게 나쁜 사람은 아닌 것 같아요, 적어도 당신한테는 잘해주니까요.”  아택은 평소에 뒤에서 예군작의 얘기를 하진 않지만, 이 점은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5장

    진몽요는 억울해했다. “그러게 누가 나한테 장난치래요? 나도 순간 머리가 안 돌아가서 그런 거잖아요. 그래서 손부터 나간 거고요… 내가 잘못했어요. 나도 민망했어요, 당신 부모님이 다 봤잖아요. 지금 심장이 너무 빨리 뛰어서 목구멍 밖으로 튀어나올 거 같고, 진짜 창피한 건 나라고요! 어머님 아버님이 봤을 때 내가 엄청 예의 없는 아이로 보였을 거 아니에요! 근데 내가 방금 식당 입구 봤었는데, 우리 몇 명 밖에 없었어요~”  경소경도 진짜로 화가 난 게 아니었다. 그는 그녀의 생각이 단순한 걸 알았기에, 생각이 짧은 건 정상이었다. “알겠어요, 그만 해명해요. 해명하는 건 감추려는 거고, 감추려는 건 사실이라는 거잖아요. 내가 나이를 이렇게 먹고도 참… 됐어요, 어차피 당신이 맨날 집에서 안 그러는 것도 아니니까요. 우리 엄마 아빠는 당신이 이런 사람인 거 이미 알고 있으시고, 이미 머릿속에 깊이 각인되어 있을 거예요. 이번 생에 그 인식은 달라지지 않을 거니까 걱정하지 말아요.”  진몽요는 호기심에 물었다. “부모님 눈에는 내가 어떤 사람인데요?”  경소경은 입꼬리를 올린 뒤 못된 웃음을 지었다. “생각이 간단하고 사지가 발달된 사람이요.”  이 간단한 한 마디는 당연히 매를 벌었다.  백수완 별장으로 돌아온 후, 진몽요는 시간이 어느정도 됐으니 강령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을 물었다. “엄마, 집에 들어갔어요? 어떻게 됐어요? 말 좀 해줘봐요.”  전화 너머 강령은 너무 웃어서 주름이 졌다. “난 괜찮은 거 같아. 그 분이 나한테 선물도 준비해 주셨더라고, 근데 사람이 많아서 민망해서 바로 못 주셨데, 그래서 차에서 주셨어. 그 분이 그리신 그림이었어, 그럴듯하게 도장도 찍혀 있더라고. 그 분은 짝을 찾아서 안정적으로 삶을 살고 싶다고 하시는데, 다들 알다시피 그분은 불만이 없고, 내가 마음에 든다길래, 내 의견을 물어봐서 나도 괜찮다고 했지. 그 분 얼굴이 너무 빨개지셔서 어둠속에서도 빨개지신 게 보이더라. 난 그저 그 분이랑 공통된 관심사가 없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4장

    강령은 얼굴이 빨개졌다. “네, 좋네요… 제 딸도 샤브샤브를 좋아해서요, 나중에 같이 갈게요.”  진몽요는 이 좋은 소식을 듣고, 이런 자리만 아니었다면 이미 신나게 웃었을 테다. 허영준이 샤브샤브 가게를 갖고 있는 줄은 몰랐고, 이 가게는 정말 그녀의 입맛을 저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건 그녀가 앞으로 샤브샤브를 배 터질 때까지 먹을 수 있다는 뜻인가?  허영준은 경성욱처럼 말이 많지 않아서, 식탁에서는 거의 대화가 없었다. 밥을 다 먹고 식당에서 나온 뒤, 허영준은 강령을 보며 물었다. “혼자 사시죠?”  이 말은 첫 맞선 자리에서 묻기엔 조금 이상했고, 마치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못 하는 목적이 있는 것 같았다. 진몽요는 허영준의 바른 모습을 보고 이상한 생각이 들지 않아 강령을 대신해서 대답했다. “엄마는 지금 혼자 살고 계세요. 그래서 제가 자주 보러가요, 어차피 멀지도 않으니까요.”  허영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저는 다들 가는 방향이 다르시니, 제가 가는 길이 같아서 데려다 드리고 싶다는 말을 하고 싶었어요. 그러면 다들 왔다 갔다 하실 필요 없잖아요.”  그랬다. 허영준은 그저 말이 별로 없었지만 마음씨는 세심해서 이미 가는 길이 같은지 아닌지도 생각하고 있었기에 진몽요는 웃었다. “네, 그럼 부탁드릴게요, 아저씨.”  강령과 허영준이 차를 타고 멀어지자 하람은 진몽요에게 물었다. “네가 봤을 땐 어떤 거 같아?”  진몽요가 대답을 하기도 전에 경소경이 끼어들었다. “이게 이 사람 맞선도 아닌데, 이 질문을 왜 이 사람한테 하세요? 이 사람 생각은 중요하지 않죠, 어머님 마음에 드셔야 하는 거잖아요.”  하람은 그를 노려봤다. “그럼 네가 봤을 땐 어떤 것 같은데? 너희 생각도 중요하지, 아니면 왜 다같이 밥을 먹었겠어? 그럴거면 그냥 두 사람 따로 만나서 얘기 나누게 했지…”  경소경은 생각을 하다가 말했다. “사람은 괜찮은 거 같아요, 성실하고, 근데 말은 잘 못 하시네요.”  진몽요는 경소경의 피드백이 너무 일반적이라고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3장

    진몽요는 이런 일을 참고 있을 수 없어서, 경가네 공관에서 나오자마자 강령에서 살짝 얘기를 흘렸다. 강령의 태도는 사람을 본 다음에 다시 얘기해보자는 느낌이었고, 이미 한번의 실패를 통해서 조금 더 현명해졌기 때문에, 이번에는 제대로 상대를 봐야 했다.  순식간에 주말이 다가왔고, 진몽요는 원래 온연이랑 놀러 나가기로 했던 약속을 취소했다. 온연은 진몽요가 엄마에게 맞선을 주선하려는 걸 알고 의아해하지 않았다. 사람은 늘 그런 것 같았다. 나이가 젊든 많든, 다들 짝이 있어야 했다. 사람은 원래부터 무리지어 사는 동물이니 그 누구도 혼자 외롭게 살고싶어 하지 않았다.  백수완 레스토랑에 예약한 룸에 경소경은 요리를 배치한 뒤, 모든 게 준비가 다 되어 있었고, 이제 봄바람만 불어오면 됐다. 그 ‘봄바람’은 아직 오지 않았다.  강령은 잘 관리한 얼굴에 홍조를 띄웠다. “사돈, 그 분 만나 뵌 적 있으시죠? 좀 웃기실 것 같지만, 저 조금 긴장되네요. 이런 일까지 다들 출동해주시니 조금 죄송해서요.”  하람은 웃었다. “만난 적 있어요, 저희 집 사람보다 더 바르게 생겼으니 걱정 마세요. 마음이나 겉모습이나 다 이 사람보다 나으니까요.”  경성욱은 옆에서 감히 반박하진 못 했다. 그의 동문이 어디가 더 낫단 말인가? 그가 그렇게 후졌나?  사람들이 거의 30분정도 기다린 뒤, ‘봄바람’이 도착했다. 얼굴엔 비록 세월의 흔적이 묻어 있었지만, 여전히 젊었을 때의 풍채가 보였다. 유유상종이라는 말이 있듯이, 경성욱의 동문은 여러 방면에서 못난 게 없었다. 젊은 사람을 사이에 있어도 경소경처럼 인기가 많았고, 이 나이를 먹었어도 여전히 잘생긴 아저씨였다.  “오래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제가 나올 때 근처에서 차가 막혀서, 마음은 급했는데 방법이 없었어서요. 제가 사죄의 의미로 이번 식사 대접하겠습니다.”  경성욱이 말수가 적은 걸 알고 분위기를 살리는 일은 다 하람이 했다. “괜찮아요 허씨, 저희가 남도 아닌데요 뭘.” 말을 하면서 그녀는 강령의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2장

    경소경은 경성욱이 아이를 안고 싶어하는 걸 알고 바로 아이를 건네주었다. “한번 보세요.”  경성욱은 기쁘게 아이를 받은 한번 살펴보았다. 사실 기저귀는 갈은지 얼마 안돼서 깨끗했다.  경소경이 한가한 걸 보자 진몽요는 그를 째려봤고 경소경은 눈물없이 울고 있었다. 그는 아이를 안기 싫은 게 아니라 기회가 없었던 거였다.  식사 시간. 아이는 유모차 안에서 분유를 먹고 있었고, 유모차는 하람 옆에 있어서 하람은 밥을 먹으면서도 아이를 놀아주었다.  진몽요는 하람은 완전 존경했다. 처음에 그녀는 하람이 아이에 대한 열정이 한 순간일 줄 알았고, 시간이 지나면 아이를 귀찮아 할 줄 알았다. 그런데 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그녀의 모습은 여전했고, 늘 손에서 놓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니 하람에게 아이를 맡겨서 그녀도 안심이 되었다.  갑자기, 하람은 그녀를 보며 물었다. “요즘 내가 애 보느라 사돈이랑 쇼핑할 시간도 없었고, 연락할 새도 없었는데, 넌 사돈이 혼자 계시는데 걱정 안되니?”  진몽요는 걱정이 없는 편이라, 많은 생각을 하지 않았어서 대답했다. “걱정할 게 뭐 있어요? 집에 대문 보안도 최고로 설치해 두었으니 괜찮아요. 제가 엄마 집에 가기도 해요, 시간만 있으면 가거든요.”  하람은 헛기침을 두 번 했다. “그… 사돈한테 새 짝 찾아드릴 생각은 없어? 너도 이제 시집왔고, 사돈도 계속 혼자 계시면 심심하시잖아, 나중에 나이 들었을 때 짝이 있으면 좋잖아. 지금은 비록 젊으셔서 마음대로 노실 수 있어도 혼자면 있으면 외롭기 마련이니까…”  중매하는 일은 하람도 처음이라 어떻게 얘기를 꺼내야 할지 몰랐고, 진몽요가 신경쓸까 봐 더 걱정했다.  진몽요는 그제서야 하람의 뜻을 이해하고 문득 깨달아서 말했다. “아아아… 그 일은 저도 생각 했었어요. 엄마도 예전에 스스로 노력해보셨는데, 적절한 사람을 못 찾았어요, 다 이상하고 못 미더운 사람들이었거든요. 저도 지금은 거기까지 신경 쓸 여력이 없어서, 제가 생각을 많이 못 해드린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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