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연은 한숨을 내쉬었다. 누구나 한 번쯤 무너질 때가 있고, 위로가 필요할 때가 있다. 온연은 심개가 지금이 그 때일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서둘러 그 감정을 위로해주면, 금세 마음속을 덮은 어두운 그림자가 사라지고 모든 것이 정상으로 돌아올 것이라 생각하였다. 온연은 많은 생각을 하지 않기로 하였다.그 시간, 강가네.강연연과 진함이 거실에서 대치 중 이였다.“난 정침 오빠한테서 못 떠나! 온연 그 천한 것을 위해 장애물을 치워주겠다 이거야? 정침 오빠랑 만나게 된 것도 엄마가 그러라고 했잖아! 걔만 당신 딸이고, 나는 사실 아닌 거 아니야?!”진함은 이미 오래간 화를 참아왔고, 결국 강연연의 뺨을 내려쳤다.“그걸 말이라고 하는거야?! 너, 목정침이 우리를 도와주도록 만들 수 있니? 그렇게 못한다면 목정침한테서 떨어져! 내 심혈을 기울인 결과를 너 같은 얼간이가 망치게 둘 수 없어! 어쩌다 내가 너 같은 딸을 두게 된 건지!”그녀는 강연연을 목정침에게서 멀어지게 하겠다 약속하였고, 그녀 역시 온연 앞에 나타나지 않겠다고 하였다. 기왕 이를 승낙한 이상, 반드시 지켜내야 일이 그나마 풀릴 것이다. 강연연은 이러한 진함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저 아픈 뺨을 움켜쥔 채 이를 갈 뿐이었다.“또 날 때려? …그래, 내가 엄마 딸인게 그렇게 싫으면 나 안 하면 되잖아!”말을 마치고는 그대로 몸을 돌려 그곳에서 뛰쳐나갔다. 진함은 굳이 그녀를 쫓아 나가지 않았다. 쇼파에 몸을 기댄 채 눈을 감았다. 몹시 피곤하였다. 지금은 온연 말고는 아무것도 신경 쓰고 싶지 않았다.강연연은 비상 디자인 그룹으로 성급히 차를 몰았다. 지금 당장 그녀의 마음 속 분노를 터뜨릴 곳이 없으니, 온연을 찾아 끝장을 내야만 속이 좀 편안해질 것 같았다. 과거 자신에게만 유일했던 모성애가 눈 앞에서 두 동강이 났다. 단 한 번도 자신에게 손 댄 적 없던 진함이 온연을 위해 두번씩이나 자신에게 손찌검을 하였다.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그 한편, 심개의 차
#온연이 깨어났을 때는 병원이었고, 날은 이미 어두워진 상태였다. 공기중에는 매캐한 소독 냄새가 가득했다. 머리 위 하얀 천장과 매달려 있는 링거액이 한 방울 씩 떨어지는 모습이 보였다. 온연은 잠시동안 생각이 없다가 번뜩 기억을 되찾았다. 강연연이 들이받았고, 분명히 고의성이 짙은 행동이었다. 당시 차안에는 심개도 함께였다. 여기까지 생각이 닿은 온연은 당장 몸을 일으키려 했지만 몸에서 전해져 오는 고통에 순식간에 식은땀이 맺혔다. 아랫배가 특히 고통스러웠다.온연이 아픈 배를 지그시 누르며 벨을 눌러 간호사를 부르려는데 병실문이 열리며 심개가 들어섰다. 보기에 큰 외상은 없었으나 이마에 작은 상처가 있었다.심개는 깨어난 온연의 모습에 기쁜 기색을 비췄으나 이내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연아, 너… 유산됐어.”온연의 몸이 잔뜩 경직되었다. 아랫배의 옷깃만 움켜 쥘 뿐이었다.“너… 지금 뭐라고 했어.”심개가 힘겹게 반복했다.“유산이라고… 임신 한 줄 몰랐어, 미안해. 내가 안 불러냈으면 아무 일도 없었을 텐데… 경찰 쪽에서도 입건했으니 곧 결과 나올 거야.”온연은 말이 없었다. 눈물이 볼을 타고 흐를 뿐이었다. 뱃속의 아이가 유산됐다는 말이 믿기지 않았다. 이 작은 생명체는 몸 안에 있던 짧은 시간 동안 장난스럽게도 그녀의 입맛까지 바꿔 놓았고, 그 덕에 몸무게가 3킬로나 늘었는데…뱃속의 아이가 죽었다 잠시 후, 온연이 이를 악물며 말했다.“난 봤어… 우리를 친 사람, 내가 봤어.”심개가 무어라 말을 하려는 순간, 병실의 문이 다시금 열렸다. 이번에 들어온 사람은 목정침이였다. 그의 얼굴에는 분노가 가득했다. 굳센 그의 몸집은 마치 만년이 지나도 녹지 않는 커다란 빙산 같아 차마 가까이 갈 엄두도 내지 못하였다. 그런 그의 분노조차 조심스러운 것을 보니 이미 모든 것을 알아버린 듯했다.온연이 사실을 말하기도 전, 목정침이 심개의 앞으로 다가오더니 주먹을 휘둘렀다.“심가 셋째? 하… 네가 뭐 하러 회사까지 찾아와 내
#온연은 땀을 비 오듯 흘렸다. 몇 번이고 시도했으나 혼자 일어설 수가 없었다. 이 광경을 본 진락이 참지 못하고 목정침에게 말했다.“도련님, 사모님께서…”목정침은 고개를 돌려 온연을 쳐다보더니 이를 악물고는 결국 잡고 있던 심개의 옷깃을 놓았다. 곧 온연을 쏘아보며 말했다.“넌 나한테 해명 하나를 빚졌어.”심개가 가장 먼저 온연을 부축하러 발걸음을 옮기자, 진락이 그를 급하게 막아섰다.“셋째 도련님, 그만 돌아가셔도 좋습니다. 더 이상은 목가네 일이니 마음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진락의 뜻을 알아챈 심개는 불안한 듯 온연을 쳐다보다 이내 출입문으로 걸음을 옮겼다. 더 이상 어떤 말을 할 수 있을지 감이 오지 않았다. 자칫 잘못 말을 내뱉었다가는 그것이 불씨가 되어 온연이 난처해질 것이다.진락이 병실을 나와 문을 닫았다. 병실 안에는 온연과 목정침 두 사람만이 남았다. 잠시 정적이 흘렀고, 목정침이 먼저 입을 열었다.“너 정말 실망스럽게 하는구나……”온연이 차가운 바닥에 주저앉은 채, 눈을 잔뜩 내리깔고는 입을 열었다.“죄송해요…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저는 당신의 마음에 든 적이 단한번도 없군요…”“그 아이는, 어떻게 된 일이지?”그는 화제를 아이의 이야기로 돌렸다.“어떻게 알려야 할지… 생각을 못 했어요……”온연은 눈물을 꾹 삼켰다. 몸이 부들부들 떨려왔다.“내 아이는 맞아?!”그는 한 단어 한 단어 내뱉으며 필사적으로 그녀의 얼굴에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원래도 저를 이렇게나 못마땅히 여겼나요?”온연의 입가에는 실소가 머금어져 있었으나, 얼굴은 핏기 하나 없이 창백했다. 병실 안은 다시금 쥐 죽은 듯 고요해졌다. 온연의 애처로운 모습을 보고있자니 목정침의 인내심이 극에 달하였다. 그는 앞으로 다가가더니 그녀를 확 잡아당기고는 침대 위로 세게 뿌리쳤다.“고작 이런 일로 죽을 표정 짓지 마! 만약 내 아이였다면, 그렇게 떠나고 싶어하던 네가 진작 나한테 이 사실을 알렸겠지, 왜 숨겨온 거야?
#진몽요는 잔뜩 놀란 듯하였다.“뭐? 왜 병원에 있는데? 무슨 일 있었어?!”온연은 목소리에 힘을 줄 수 없었다.“와서 얘기하자…”전화를 끊자마자 진몽요는 손에 쥐고 있던 뒤집개를 내려놓고는 급히 현관으로 달려나갔다. 이를 발견한 강령이 다급히 물어왔다.“너 어디 가니?”진몽요는 설명할 겨를조차 없었다.“일이 좀 생겨서 병원에요! 아마 오늘 밤에 못 들어올 거예요. 반찬은 두개 해 놨는데 그냥 저냥 드세요! 그릇도 제가 돌아와서 씻을 테니까 그냥 두세요!”강령은 부엌을 한 번 들여다보더니 불만스러운 듯 눈살을 찌푸렸다.“저 나물 두가지로 어떻게 식사를 하니? 아무리 급하다 해도 네 엄마를 굶겨서는 안 되잖니?”진몽요가 신발을 신던 동작을 멈추었다. 이내 안색이 어두워졌다. “엄마, 저 너무 피곤해요… 매일 일하고 아르바이트까지 해요. 집안일이나 요리 같은 거 충분히 배워 하실 수도 있잖아요, 매일같이 마작상에만 앉아있는 게 무슨 재미가 있어요.”강령의 눈이 휘둥그레지더니 눈썹마저 치켜세워졌다.“진몽요! 너 내가 밥 축내는 게 싫다 이거니? 네 아버지가 살아 계실 때도 난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이젠 네가 날 부려먹을 차례인 거니?! 내가 마작으로 돈 벌어서 생활비 좀 보태준다잖아! 내가 뭐 다른 방법으로 돈 번댔어? 날 훈계하라고 널 이렇게 키운 줄 알아?!”진몽요는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로 어머니의 성격이 크게 변하였다. 처음엔 충격이 커서 그런 줄 알았으나, 알고 보니 이런 습성은 강령이 부잣집 사모님이 되면서부터 시작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녀는 놀고먹으며 카드놀이를 즐겼고, 돈을 물쓰듯 하였다. 적어도 잘 살 때 강령의 성격은 괜찮았으나, 지금 상황에서의 그녀는 극단적이고 각박하였다.진몽요가 문을 닫고 자리를 뜨는 순간, 집 안에서 물건이 깨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녀는 아랑곳 않고 엘리베이터에 몸을 실었다.이 시간은 퇴근 시간대라 교통체증이 심해 택시를 잡기가 매
#진몽요는 그를 비난하고 싶었으나 이내 꾹 참았다.“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장님. 주의하겠습니다.”그는 분명 그녀보다 나이가 얼마 많지 않았음에도 굳이 허세를 부려왔다. 마치 높은 사람인 냥 말하는 것을 진몽요는 참을 수가 없었다. 곧 병원에 도착하였고, 진몽요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내 마지막 이성을 붙잡고 경소경에게 미소를 띄우며 인사를 건넸다.온연의 병실에 들어선 진몽요는 잔뜩 허약해 보이는 그녀의 모습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안색은 거의 백색이었으며, 붉어야 할 입술 역시 얼굴빛과 별반 다를 바 없었다.“연아, 이게 무슨 일이야?”온연이 몸을 추스르고 가까스로 미소를 지어 보였다.“일단 앉아… 천천히 얘기해 줄게.”진몽요는 온연을 부축하며 자리를 잡고 앉았고, 모든 이야기를 들은 진몽요는 불같이 화를 내기 시작하였다.“강연연 그 미천한 것! 이건 널 죽이려고 했던거야! 이런 일까지 벌이다니 벼락을 맞아도 모자라! 연아, 겁내지 마. 지금은 곳곳에 감시 카메라가 널려 있잖아? 절대 도망갈 수 없을 거야. 게다가 넌 목정침의 아내잖아. 경찰도 재빨리 해결해 줄거야, 기껏해야 내일이면 결과 나올 걸? 고의적인 것으로도 모자라 네 유산까지 초래됐어. 적어도 몇 년 동안은 감옥에서 콩밥 먹어야 할거야! 심개가 왜 나한테 전화를 걸었나 했더니만, 여기 오기 전까지 전화 못 받았는데, 분명 이 얘기를 알리려고 전화했을 거야! 화나 죽겠네!”온연이 농담 섞인 목소리로 말해왔다.“이렇게 화낼 줄 알았으면 오지 말라고 할 걸. 네 걱정 거리만 늘었네…”진몽요의 눈가가 살짝 촉촉해졌다.“그런 말 해서 뭐해? 목정침은 이럴 때조차 네 곁에 없다니, 진짜 별 일 다 본다. 내가 안 왔으면 너 혼자 쓸쓸하게 있었을 거 아니야? 뱃속의 아이가 자기 얘가 아니라고 의심을 하다니… 너도 참 재수없다, 어떻게 심개랑 있을 때 사고가 났어? 그러니 목정침이 걔를 때려도 그냥 견딜 수 밖에…”온연은 문득 심개의 이상했던 행동들이 떠올라
#진몽요는 이를 듣더니 한숨을 내쉬었다.“조금만 들어도 알 것 같다. 너희 부부 생활은 화목할 수가 없겠네, 넌 침대에 누울 때 마다 전전긍긍할테고. 부부 생활은 서로의 생활을 조절하는 필수적인 형식이라고 생각해. 감정은 없을 수 있어, 그저 한 남자가 널 충분히 사랑만 해준다면 넌 상대방의 머리 위까지 올라탈 수 있을 거야. 그게 아니라면 넌 평생 지금처럼 비굴하게 굴어야 하겠지. 됐어, 지금 이렇게 말해봤자 무슨 소용이겠어. 한걸음씩 해결해보자. 난 강연연이 콩밥 먹기만 기다리고 있을게. 앞으로 갈 길 멀다는 거, 알지?”온연이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말은 하지 않았으나 앞으로의 일들을 현명하게 해결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곧 유씨 아주머니가 보양식을 챙겨 들고 병원으로 돌아왔다. 진몽요가 보온통을 열고는 보양품이 가득 들어간 죽을 내놓았다.“내가 먹여 줄게.”유씨 아주머니는 그 순간에도 ‘누군가’가 온연의 곁에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였다. 이내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맞아, 연아. 임집사가 그러는데, 도련님께서 경찰서에 찾아가셨대. 그래도 너한테 관심을 표하셔. 퇴원하고 돌아가면 굳은 얼굴은 도련님께 그만 보여드리는 걸로 해, 젊은 부부가 좋게 대화하지 못할 게 뭐가 있겠어. 그치?”온연은 말이 없었고, 진몽요가 한마디 끼어들었다.“관심을 표하면 뭐해요, 눈 앞에 보이지를 않는데…”유씨 아주머니는 이내 조급한 듯, 입을 다시금 열었다.“그리고… 차로 친 사람이 강가네 운전기사라고 하던데, 스포츠카를 몰다가 조심하지 못해서 심가 셋째 도련님의 차를 들이받은 거래. 연아, 너 그때 확실히 본 거 있니? 경찰한테 줄 단서 더 없을까? 지금 강가네랑 목가네 상황을 봐서는… 사적으로 돈을 물어주고는 말 것 같아. 임시 구속은 오래 끌 수도 없을 거야.”온연의 몸이 경직되었다.“지금 뭐라고 하셨어요?!”그녀의 반응에 놀란 유씨 아주머니가 일순간 얼빠진 채 있다가 겨우 다시 말하였다.“그니까… 경찰 측에서 알아낸 바
#진함이 애써 침착한 척하였다.“당… 당연하죠, 잘못 기억했을 리 없어요. 그 때 우리 연연은 나랑 말다툼을 하고는 술을 마시러 나간 뒤 친구들이 집까지 바래다줬어요. 그러면서 밖에 두고 온 차를 집으로 다시 몰고오라 기사에게 시켰고, 돌아오는 길에 사고가 난 거죠. 제 기억은 선명해요. 어떻게 됐든 저희 책임입니다, 기사는 저희 집 사람이니까요. 처리를 어떻게 하시던 저희는 다 받아들일 수 밖에요.”목정침은 곧바로 대답이 없었다. 진함을 그런 그를 바라보며 입술을 꾹 깨물 뿐 이였다. 입술이 곧 찢어질 듯하였다. 잠시 후 드디어 그가 입을 열었다.“당신은 온연의 친모이고, 강연연은 이복동생입니다. 이런 일은 개별적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겠군요. 저희 집사람과 알아서 진행하시죠, 전 일이 있어서. 먼저 가보겠습니다.”진함이 안심한 듯 길게 한숨을 내뱉었다.“그래요, 온연이를 잘 부탁해요. 저는… 굳이 보러 가지 않을 거예요.”목정침은 대꾸 없이 일어섰다. 입가에는 조롱하는 듯한 냉소가 띄워져 있었다. 경찰서에서의 일을 모두 처리한 진함이 곧장 강가네로 돌아왔다. 안절부절 못하던 강연연이 곧장 그녀를 마중 나왔다.“엄마? 어떻게 됐어? 정침 오빠가 날 의심하지는 않았지? 나인 거 모르는 거지?”진함은 이를 악물고는 강연연의 뺨을 내려쳤다.“뭐? 너 지금 어떻게 그런 걸 물어 볼 수가 있어? ”강균성은 자신의 소중한 딸이 맞는 것을 보고는 급히 나아가 그녀를 막아섰다.“뭐하는 짓이야! 너한테 온지원의 애가 그렇게나 중요해?! 연연도 당신 딸이야, 우리 딸이라고!”진함은 눈 앞의 부녀를 보며 분노만 차오를 뿐이었다.“강균성, 당신 이 소중한 딸이 사람 죽일 음모를 꾸몄다는 거, 알기나 해? 이건 범죄야! 그런데도 얘를 감싸? 내가 왜 경찰서까지 갔는데? 경찰서까지 가서 문제를 해결하지 말았어야 했어, 너희들이 알아서 해보라고! 이 말이 무슨 뜻인지 알기나 해? 응?! 내가 어떻게 해결 봤더라도, 온연이 유산했어. 그 목정
#머리를 싸맨 채 청소를 끝낸 진몽요는 완전히 지쳐버렸고, 침대에서 조금도 움직이려 하지 않았다. 한참이 지났고, 고민 끝에 강령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기 맞은편에서 떠들썩한 소리가 들려왔다.“기다려! 땄다! 내가 땄어!”강령은 또 마작을 하는 듯했다. 생각할 필요도 없었다. 짜증이 치솟았다.“마작 좀 그만할 수 없어? 지금이 몇 신데 아직도 놀고 있어?”강령은 오히려 더 짜증을 냈다.“나한테 신경 안 쓰는 거 아니였니? 네가 날 신경 쓰지 않으니 나 스스로 챙겨야지, 나와서 밥 먹는 김에 노는거잖아! 나 오늘 안 돌아가. 너 하고싶은 거 해, 내 신경 쓰지 말고!”그렇게 전화가 끊겼다. 진몽요는 소리를 지르고 싶은 충동에 휩싸였다. 주민 신고가 겁나지 않았더라면 10분은 내리 소리질렀을 것이다. 정말 미쳐버릴 것 같았다.그리고 3일 후, 온연은 퇴원하여 목가네로 돌아가게 되었다.임집사의 말에 따르면, 목정침은 3일 동안 돌아오지 않았다. 그러다 곧 온연은 교통사고의 정황이 궁금해져 물었다.“교통사고 일은, 어떻게 처리하셨나요?”임집사는 그가 알고 있는 그대로 대답하였다.“친 사람은 강가네 기사라고 합니다. 의도적 행동은 아니었고, 실수였다며 사적으로 해결하신다고 합니다. 듣기로는 강사모님께서 직접 처리하러 나오셨다고 합니다.”온연은 어안이 벙벙해졌다. 이내 이를 갈았다.“뭐라고 하셨어요?! 진함이 처리하러 나왔다는 게, 확실해요? 처음부터 끝까지 목정침이 저를 대신해서 처리했는데, 설마 그 사람이 자세히 조사 안 했을 리가 없잖아요?!”그게 아니라면, 모두 알고 있으면서도… 강연연에게 자백하라 하지 않은 것이다. 곧 임집사가 한숨을 쉬었다.“정황은 확실히 제가 말씀드린 대로입니다. 구체적인 것은 도련님이 돌아오시면 여쭤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임집사의 말이 맞다. 이는 목정침에게 직접 물어보아야 할 것이다. 온연은 아직 온전하지 못한 몸을 이끌고 즉시 문을 나섰고, 이를 발견한 유씨 아주머니가 급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