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268장

작가: 레몬맛 고양이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3-03-11 16:00:30
예군작은 놀리는 듯한 눈빛이었다. “가리긴 뭘 가려요? 처음보는 것도 아닌데, 옷 갖고 오는 거 깜빡했어요.”

  그녀는 등을 지고 옷장 앞으로 그에게 타월을 건네줬다. “부끄러운 줄 좀 알아요!”

  그는 타월을 건네받고 허리에 둘렀다. “다 됐어요, 졸려서 잘래요.”

  국청곡은 안도한 뒤 조심스럽게 뒤를 돌아 그가 옷을 다 입은 걸 확인한 후 누웠다. “불 꺼요, 불 키고 있으면 잠 못 자요.” 사실 불을 끄더라도 그녀가 잠에 들 수 있을지는 몰랐다. 옆에 다른 사람이 한 명 더 늘어났으니 말이다.

  어쩌면 조용한 환경이 잠에 들기 쉬워서 그런지, 임신을 해서 그런 건지, 잠시 후, 국청곡은 눈꺼풀과 싸우기 시작했다. 그녀는 예군작이 있어서 잠에 들지 못 할 줄 알았다…

  그녀가 비몽사몽 한 상태에서 편한 자세를 취하려고 몸을 뒤집자 예군작이 말했다. “마음대로 움직이지 말아요.”

  그녀는 막 잠에 들 뻔했는데 그에 소리에 놀라서 또 잠이 살짝 깨자, 짜증이 나서 말대꾸를 했다. “내가 내 집에서, 내 방 내 침대에 있는데 왜 움직이면 안돼요? 너무 지나치게 사나운 거 아니에요?”

  국청곡의 눈물은 눈가를 따라 떨어졌고, 베게엔 눈물 자국이 남았다. 그는 정말 냉혈한이어서 어떤 상황에서도 따뜻해지지 못 했고 얼마나 함께하든 상관없었다…

  다음 날.

  국청곡은 점심까지 자고 난 뒤에 일어났고, 얼굴엔 잠에서 덜 깬 피곤함이 묻어났다. 그녀가 하품하면서 내려와 보니, 놀랍게도 예군작은 떠나지 않은 태 거실에서 그녀의 가족들과 즐겁게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의 연기 실력이 대단하다는 건 부정할 수 없었다. 분명 어른들 상대하는 걸 싫어하면서 또 사이 좋게 지내는 모습은 전혀 위화감이 들지 않았다.

  그녀가 일어난 걸 보자 그는 웃으며 물었다. “배고프죠? 가서 뭐 좀 먹어요, 우린 이미 먹었어요.”

  가족들의 표정을 보고 그녀는 어쩔 수 없이 그에 맞춰서 연기를 했다. “네, 당신이 엄마 아빠랑 대화 좀 나누고 있어요. 밥 먹고 바로 올게요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269장

    국청곡이 밥을 다 먹자, 국가네에서 나온 뒤 예군작은 차에 타서 숨을 내쉬었다.  국청곡을 그를 보고 물었다. “긴장 좀 풀렸어요? 안 와도 된다고 했는데 그렇게 말을 안 듣고 온 거였잖아요, 쌤통이네요. 나도 어른들 상대하는 건 싫어해요.”  예군작은 소리를 내지 않았다. 오늘 그는 일찍 일어나서 잠이 아직 안 깼고, 눈을 감고 컨디션을 회복했다.  국청곡은 자신이 없어졌다. 그가 이미 그녀가 몰래 개인적으로 진몽요와 연락하는 사실을 알게 된 건가? 아마… 아직 모르지 않을까? 아니면 그가 난리를 쳤을 테고 이렇게 침착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가 발견하기 전에 그녀가 사실대로 털어놓는 게 나을 수도 있었다.  망설이다가 그녀가 입을 열고 물었다. “나 진몽요씨랑 계속 연락하고 있었어요.”  예군작의 몸이 살짝 굳었다. “그래서요?”  역시 진몽요와 관련된 거라면 그는 반응했다. 아니면 그녀를 무시했을 테다. 그녀는 살짝 속으로 실망했지만 완벽하게 속내를 감췄다. “화 안 나요?”  예군작은 눈을 뜨고 그녀를 보았다. “화 낼 게 뭐 있어요? 당신이 그 사람을 어떻게 할 것도 아닌데요 뭘.”  그녀는 순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그는 그렇게 그녀가 진몽요에게 아무 짓도 안 할 거라는 걸 확신하는 건가? 그녀는 늘 자신이 그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생각하는데, 그는 정작 자신 있게 그녀를 다 꿰뚫어 본 건가?  이게 사실이었다. 그녀는 진몽요를 어떻게 할 생각이 없었다… 그녀는 어렸을 때부터 제멋대로 굴었어도 나쁜 것과 좋은 것 및 흑과 백을 구분할 줄 알았다.  목가네.  온연은 밥을 먹고 콩알이를 데리고 정원에서 놀았고, 진몽요는 온다고 했는데 아직도 오지 않았다.  콩알이가 가끔 성질이 더러울 때도 있어서 그녀는 미리 아이에게 경고했다. “동생이 아직 많이 어려서 아무 것도 몰라. 마치 네가 어렸을 때처럼. 이따가 놀러 오면 절대 때리면 안돼, 알았지?”  콩알이는 그녀의 말을 무시하고 혼자 놀았고 그녀는 그가 알아들은 걸로 여

    최신 업데이트 : 2023-03-12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270장

    당연히, 마지막에 온연은 자신의 아들이 질투할까 봐 감히 더 진몽요의 아이를 안지 못 했다.  진몽요의 아들에게 별명을 지었냐고 묻자 진몽요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 남자 애가 무슨 별명이야? 나중에 너네 콩알이가 콩이 됐을 때, 사나이가 됐을 때, 너가 그때 가서도 콩알이라고 부르면 너무 안 어울리지 않아? 그럼 애를 좋아하는 꼬마 아가씨들이 다 비웃을 거야. 별명도 어렸을 때나 귀여운 거지.”  온연은 투덜거렸다. “너 그냥 머리 써서 아이한테 별명 지어주기 싫은 거 아니야? 이렇게까지 논리 있게 말할 정도라니. 별명은 당연히 어렸을 때만 쓰는 거지, 어차피 크면 그렇게 못 불러.”  마침 대화를 나누고 있을 때 경소경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당신 진짜 혼자 운전해서 아이 데리고 간 거 아니죠? 본인 운전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몰라서 그래요? 무슨 생각이였어요? 만약에 사고 나면 어쩌려고요? 우리 엄마 기사님한테 데려다 달라고 하면 됐잖아요.”  진몽요는 짜증이 났다. “내가 사고 나길 바라는 거예요? 이미 도착했고, 아무 일도 없었잖아요? 난 유턴을 잘 못 할 뿐이지, 직진할 때는 무슨 사고가 나겠어요? 당신은 일이나 해요.”  그녀는 사실 말로는 귀찮은 척했지만, 사실 매우 기뻐했고, 전화를 끊은 후에도 신나 있었다.  온연은 혀를 찼다. “좋네, 널 걱정해주는 사람도 있고. 이제 네가 자랑할 차례네.”  진몽요는 무언가 떠오른 듯했다. “콩알이 생일은 어떻게 보내려고? 아직 안 지났지? 한 살이면, 좀 크게 해야 하지 않아?”  이 일은 이미 온연과 목정침이 상의했었다. 게다가 콩알이의 생일은 이미 지났다. “이미 지났는데 축하는 따로 안 했어. 목정침씨가… 콩알이 생일은 내가 목숨을 잃을 뻔한 날이라 축하하면 안된데. 정말 축하하려면 내가 위기를 이겨내고 살아남은 걸 축하해야지~ 어쩐지 목가네 사람들은 다 생일 챙기는 걸 별로 안 좋아하더라고,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랑 달라. 근데 말에는 일리가 있어. 모든 사람의 생일 당일에 주목

    최신 업데이트 : 2023-03-12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271장

    서예령은 고개를 저었다. “됐네요, 제가 다시 기회 찾아서 꼭 직접 전달해드릴 거예요. 감사해요.”  당천도 더 이상 말하지 않고 혼자 커피를 사러 갔다.  그가 커피를 사고 왔을 때, 서예령은 아직도 있었다. 이렇게 더운 날에 그녀는 길가 화단 옆에 앉아 있었고, 이마에 난 땀에 머리카락이 몇 가닥 붙었다. 시선을 마주치자 그는 예의상 미소를 지었는데 예상외로 이번에 서예령이 먼저 그를 붙잡았다. “선배님!”  그는 그녀가 생각을 바꾼 줄 알았다. “네?”  서예령은 앞으로 다가가 애원하는 표정으로 그를 보았다. “제가 목 대표님 좀 만날 수 있게 해주시면 안될까요? 그냥 제가 돈 갚으러 왔다고만 해주세요. 무슨 일이 있어도 저 꼭 그 분 만나야 해요, 제가 들어가도 되고 그 분이 나오셔도 되니, 저한테 딱 5분만 주시면 좋겠어요!”  당천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내가 전달할게요. 만약 10분동안 아무 소식이 없으면 그쪽도 더 기다리지 마세요. 그건 대표님이 당신을 만나기 싫다는 뜻이니까요.”  위층으로 올라간 뒤, 당천은 바로 목정침의 사무실로 향했다. “회사 문 앞에 대표님 기다리는 분이 있어요. 서예령이라던데, 돈 갚으러 왔데요. 저희 대표님 사모님께서 직접 자른 사람인데, 감히 못 만나시겠죠?”  목정침은 불쾌한 듯 말했다. “나한테 빚진 돈 없으니까 만날 필요 없어요. 감히 못 만나 싶은 게 아니고요.”  당천은 웃었다. “네네네, 감히 못 만나는 게 아니라 만날 필요가 없는 거겠죠. 근데 서예령씨가 돌려드리려는 돈은 대표님이 예전에 후원해 주셨던 후원금이에요. 그렇게 생각하면 빚진 돈이 있는 거 아닌가요? 기세를 보니까 대표님을 못 만나면 안 갈 거 같은 느낌이던데요. 어차피 저는 전달했으니 만나든 말든 대표님 마음이죠. 저는 일하러 가볼게요.”  목정침은 살짝 짜증이 났고 잠시 망설이다가 데이비드를 불렀다. “서예령 올라오라고 해.”  데이비드는 작게 물었다. “만일 사모님이 아시게 된다면, 혹시…”  목정침은 차가운

    최신 업데이트 : 2023-03-13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272장

    목정침은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 “바깥 세상은 넓어요. 나가서 봐봐요. 여기는 그쪽이랑 어울리지 않고, 내 아내가 좋아하지 않아서요.”  오직 온연을 기쁘게 하기 위해서라고?  서예령은 이를 꽉 깨물었지만 또 어쩔 수 없었다.  데이비드는 상황을 보고 말했다. “가시죠, 대표님께서 바쁘셔서요.”  서예령은 깊게 숨을 들이마신 뒤, 허리를 숙여 목정침에게 인사를 한 뒤에야 뒤돌아 나갔다. 온연, 언젠간 그녀에게 대가를 치르게 만들 것이다!  ......  오후 5시가 넘어서 목정침은 목가네로 돌아왔다. 온연은 콩알이를 씻기고 있었고, 진몽요는 이미 아이를 데리고 집에 갔다. 오후에 정원에서 너무 신나게 놀아서 콩알이 손에는 흙이 잔뜩 묻어 있었다.  그녀가 씻기느라 바빠 얼굴에 땀이 많이 난 걸 보자 목정침이 말했다. “나도 마침 씻으려 그랬는데. 내가 씻길게, 넌 좀 쉬고 있어.”  온연은 거절하지 않았다. 그녀는 하루 종일 아이를 데리고 노느라 충분히 힘들었다.  아래층에 내려와서 쉬고 있을 때 진몽요가 그녀에게 문자를 보냈다. ‘연아, 심개 또 귀국했데. 저번에 귀국한 게 걔네 회사가 경제적으로 어려워서 친척들한테 돈 빌리러 온 거였나 봐. 지금 두번째로 돈 빌리러 온 거래. 아마 수입이 부족한 것 같아. 나한테까지 어쩔 수 없이 부탁하더라, 아니면 내가 이 일을 몰랐을 텐데 말이야. 난 경소경씨한테 돈 달라고 못 하겠어. 요즘 그 사람 회사도 새로운 거 하려고 해서, 자금 상황이 간당간당 하거든. 내가 일단 내 돈은 다 주긴 했는데, 훨씬 부족해.’  온연은 문자를 보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저번에 심개가 귀국했을 때 그녀는 순진하게 그의 말을 믿었고, 그가 정말로 가족들을 보러온 줄 알았다. 어쨌든 서로 아는 사이이고, 그녀가 아니었다면 심개도 강제로 해외 생활을 하지 않아도 됐었다. 자신의 수중에 돈이 있는 걸 생각하니 그녀는 흔들렸다.  고민을 하다가 그녀는 답장했다. ‘나 수중에 돈 좀 있어. 20억 정도. 너가 나 대신 심개한

    최신 업데이트 : 2023-03-13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273장

    거의 점심 시간이 다 되어 갈 때, 진몽요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연아, 심개가 돈이 좀 더 부족하데. 너 그 집 팔 수 있어? 못 팔면 말고. 내가 봤을 때 이 일은 조심하는 게 좋을 거 같아. 진짜 목정침씨가 알게 되면, 너도 무섭겠지만 나도 상상만 해도 무서워.”  온연은 한숨을 쉬었다. “팔지 뭐, 팔 수 있어. 그 사람이 이번 난관을 이겨내기만 하면 돼. 예전에 온가네 저택 리모델링할 때 목정침씨가 나한테 대부분의 돈을 대줬어서 지금 내가 심개를 돕기 위해서 진함이 나한테 준 돈을 건들이는 거니까 절대 목정침씨가 알아서는 안돼. 오후에 그쪽 집 보러 가서 중개인한테 부탁해서 최대한 빨리 팔아볼게. 심개한테 들킨 건 아니지?”  진몽요가 말했다. “안 들켰어. 근데 의심은 하더라고, 이렇게 큰 돈이 어디서 났냐고, 그래서 경소경씨가 줬다고 거짓말했지. 그랬더니 경소경씨한테 감사 인사를 하겠다고 해서 얼마나 놀랐는지, 일단은 얼렁뚱땅 넘기긴 했어. 심개 쪽에서도 돈 얼추 모은 것 같아서 네가 이 집만 팔면 아마 딱 될 거야. 걱정 마, 내가 경소경씨한테는 아무 말 안 할게.”  전화를 끊고, 온연은 인터넷에서 진함이 준 집의 위치를 찾아보니, 값어치가 꽤나 있었다. 퇴근하자마자 그녀는 공인중개사로 가서 집을 내놨고 너무 급하게 파느라 다른 집들 보다 더 싸게 내놨다.  며칠 지나지 않아 집이 팔렸다. 그녀는 목정침 몰래 구매자와 계약을 했고, 명의를 옮겨준 뒤에 안도했다. 돈을 받자마자 바로 진몽요에게 넘겨 심개에게 전해주라고 했다.  요즘 목정침도 바빠서 의심할 겨를이 없었고, 그녀가 숨기는 게 있는 것 같아도 굳이 들춰보려 하지 않았기에 시간이 지나며 그녀도 천천히 이 일을 잊었다.  한 달 후, 그녀는 갑자기 심개한테 온 문자를 받았다. ‘그 돈 당신이 준 거 알아요. 몽요가 말을 안 하더라고요. 근데 알고 있었어요… 도와줘서 고마워요. 회사가 좀 안정되면 바로 돈 돌려줄게요, 당신이 아니었으면 아마 쉽게 이 난관을 이겨내지 못 했을 거

    최신 업데이트 : 2023-03-13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274장

    이 일은 경소경도 정말 함부로 말할 수 없었다. “그건… 네가 직접 가서 물어봐. 나한테 물어봐도 소용없어. 난 두 사람 일에 안 낄래. 좋은 일이든 안 좋은 일이든 다 둘이서 알아서 해결해. 온연씨 은근 뒤끝 있어서, 혹시 내가 말실수해서 무슨 안 좋은 결과라도 낳으면, 평생 기억해 둘 거야.”  전화를 끊고, 목정침은 깊게 숨을 들이마신 뒤 일어나서 안방으로 들어왔다. 콩알이는 막 잠들려 했는데 그가 문 여는 소리를 듣자 다시 잠에서 깼다. 온연은 살짝 힘 빠진 듯 말했다. “왜 하필 지금 들어와요? 원래 거의 잠들 뻔했는데, 또 깼잖아요… 나 이제 팔도 절여요.”  그는 침대 위에 있는 그녀의 핸드폰을 본 뒤 다가가서 말했다. “내가 안을게, 돌아가면서 재우자.”  온연은 팔이 너무 저려서, 콩알이를 그에게 넘기고 침대 맡에서 쉬었다.  잠시 후, 콩알이가 인기척이 없는 걸 보니 잠에 든 것 같았다. 목정침은 바로 아이를 아기침대 위에 내려놓지 않고 신경쓰지 않는 것처럼 말했다. “심개네 회사 경제적으로 위험하다고 들었는데, 너 알고 있었어?”  온연은 몸이 살짝 굳었고 어떻게 대답할지 몰랐다. 그가 이미 아는 건가? 아니면 떠보는 건가?  거의 30초가 지나서야 그녀가 입을 열었다. “알아요, 몽요한테 들었어요.”  그는 눈썹을 움직였다. “넌 도와줄 생각 안 했어?”  온연은 심리적으로 한계에 도달해서 그와 눈을 마주치지 못 했다. “졸려요, 나 잘래요.”  그리고 그녀는 이불을 덮고 누웠다.  목정침은 콩알이를 조심스럽게 침대에 눕혔고, 뒤돌아 침대 맡으로 걸어온 뒤 그녀를 보았다. ”네가 심개 도와줘도 되지만 나랑 상의는 해야지. 난 네가 나한테 뭐든 숨기는 거 싫어. 내가 알아보니까 그렇게 큰 구멍이면 막기 쉽지 않았을 거야. 진몽요가 도와줄 수 있는 것도 많지 않고…”  온연은 입술을 깨물었다. “그래요, 인정할게요, 내가 돈 줬어요. 단지 도와주고 싶을 뿐이었고, 돈은 몽요가 대신 전해줬어요. 몽요한테 내가 준 돈이라고 말

    최신 업데이트 : 2023-03-14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275장

    목정침은 아무 말없이 가만히 서 있다가 뒤돌아 나갔다.  잠시 후, 그의 차는 목가네를 떠났고 그가 떠났다. 아마 오늘 저녁에 또 안 돌아올 것 같았다.  온연은 잠이 깨서 일어나 진몽요에게 전화를 걸었다. “목정침씨가 어떻게 내가 심개한테 돈 빌려준 거 알게 된 거야?”  진몽요는 깜짝 놀랐다. “목정침씨가 알았다고? 내가 말한 거 아니야! 이게 거짓말이면 난 사람도 아니지! 이 일… 경소경씨가 알고 있었어… 근데 내가 심개한테 돈 빌려준 것만 알고, 심개네 회사가 경제적으로 힘든 것까지도 알고 있었는데, 난 정말 너 얘기 안 꺼냈어. 나도 목정침씨가 어떻게 알게 된 건지 정말 몰라!”  경소경이 알았다면 이상할 게 없었다. 나머지는 목정침 혼자서도 추측할 수 있으니 말이다.  그녀는 무기력하게 말했다. “됐다, 이미 알게됐는데, 그냥 현실을 마주해야지 뭐… 그 사람 방금 나갔어, 아마 오늘 저녁에 집에 안 들어오겠지. 경소경씨한테 술 먹자고 불러낼지도 모르니까 경소경씨한테 그 사람 너무 많이 마셔서 몸 상하지 않게 잘 챙겨 달라고 해줘.”  전화 너머, 진몽요는 창문 앞에서 전화를 하는 경소경을 보며 목소리를 낮춰 말했다. “네 말이맞네. 지금 경소경씨 전화하고 있는데, 분명 목정침씨 전화일 거야. 자매님, 꼭 잘 버텨야 해…”  전화를 끊고, 진몽요는 침대에서 내려와 슬금슬금 경소경 뒤로 걸어왔다. 마침 경소경도 전화를 끊었고 의심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뭐하는 거예요?”  그녀는 눈을 게슴츠레 뜨고 그를 보았다. “내가 심개한테 돈 빌려준 일 목정침씨한테 말했죠?”  경소경은 살짝 찔렸다. “근데 당신도 나한테 온연씨가 돈 빌려줬다고 말 안 했으니까 나도 몰랐죠. 온연씨도 참, 왜 이걸 정침이한테 말 안 한 거래요? 숨길수록 더 사람을 의심하게 만들잖아요. 처음부터 솔직하게 말했으면 이렇게 일이 커지지 않았을 거잖아요? 됐고, 날 비난할 생각 말아요. 정침이가 술 마시자고 나오라고 해서 좀 나갔다 올게요. 먼저 일찍 자고 있어요.”  

    최신 업데이트 : 2023-03-14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276장

    경소경은 나가기 전 진몽요의 당부를 잊지 않았다. “됐고, 너무 마니 마시지 마. 립이가 젊을 때 술을 너무 먹어서 몸이 상한 거잖아. 너처럼 그렇게 계속 마시면 해 뜨기도 전에 위에 피 나서 병원에 실려 갈 거야.”  목정침은 그를 무시하고 계속 술을 마셨다. 마치 알코올이 신경을 마비시켜야 화가 더 이상안 날 것처럼 말이다.  경소경은 초조해서 어쩔 줄 몰랐고, 한참 뒤에 목정침이 너무 취해서 술도 제대로 못 따르자 그는 몰래 온연에게 문자를 보냈다. ‘지금 안 오면 오늘 정침이 여기서 마시다 죽을 것 같아요. 이 일은 온연씨도 잘못한 부분이 있잖아요, 잘못을 인정하는 게 그렇게 어려워요? 정침이가 절대 용서 안 해주는 사람도 아니고, 얼른 화해하고 다시 편하게 지내야죠.’  온연은 아직 안 자고 있다가 문자를 보고 일어나서 옷을 갈아입은 뒤, 경소경에게 술집 주소를 물었다. 데리러 가자, 어차피 처음도 아니니까.  온연이 오겠다고 하자 경소경은 긴 숨을 내쉬었다. 온연이 오면 그는 벗어날 수 있었다. 목정침 표정이 너무 차가워서 그는 보기만 해도 무서웠다.  그런데 온연이 도착하기도 전에 목정침은 폭발했다. “내가 개한테 못 해줬어? 그렇게 첫 사랑이 그립데? 걔가 엄마 돈 쓰는 걸 제일 싫어했어. 애초에 그 돈 받기도 싫어서 계속 안 건드린 거야. 온가네 저택 수리할 때도 그 돈이랑 집은 안 썼다고! 근데 심개를 위해서 망설이지도 않고 죄다 줘버린 거야!  나랑 싸우기 싫어서 말을 안 했다고… 허허… 진짜 나랑 상의했었으면, 난 내 명의로 심개를도와줬을 거야. 그게 제일 좋은 방법 아니야? 하긴… 걔가 나를 못 믿는 걸 탓할 수는 없지. 나도 나를 못 믿으니까, 난 한번도 걔가 날 사랑할 거라고 믿은 적 없어…”  경소경은 얘기를 듣고 마음이 시큰해졌다. “정침아… 그렇게 생각하지 마, 내가 봤을 때 온연씨는 너한테 감정이 없는 게 아니야. 그렇지 않았으면 임신했을 때 너를 따라서 돌아오지 않았겠지.”  그는 마치 웃긴 얘기를 들은 것처럼

    최신 업데이트 : 2023-03-15

최신 챕터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60장

    예군작은 갑자기 흥미가 떨어져 일어나 옷깃을 정리한 뒤, 바로 클럽에서 나왔다.  온 몸에 술냄새를 풍기며 예가네 저택으로 돌아온 뒤, 저택은 너무 불안할 정도로 조용했다. 그는 취했고, 술기운이 너무 올라와서 비틀거리며 위층으로 올라가며 국청곡의 이름을 불렀다.  국청곡은 자고 있다가 놀라서 깼고, 아이가 혹시라도 시끄러워서 깰까 봐 잠옷 원피스를 입고 일어나서 나와봤다. 그가 계단 입구에 앉아 인사불성이 된 걸 보고 그녀는 마음속 분노가 삭으라 들었다. “왜 이렇게 많이 마셨어요? 저녁에 그렇게 시끄럽게 하면 아이가 깰까 봐 걱정도 안돼요? 가요, 방에 가서 쉬게 내가 부축 해줄게요. 술 많이 마셨는데 속은 괜찮아요?”  그녀가 팔을 뻗어 그의 팔을 잡았을 때, 그는 갑자기 일어나서 그녀를 품에 안았고, 예전에는 느껴보지 못했던 힘으로 안았다. 그녀는 살짝 발꿈치를 들었고, 그를 밀어내야 할지 계속 안고 있어야 할지 몰랐다. 그가 분명 사람을 착각한 게 아닐까? 아니면 어떻게 이렇게 평소와 다를 수 있지?  그녀가 여러가지 생각을 하고 있을 때 그가 갑자기 중얼거렸다. “당신은 나중에 다른 사람을 사랑해서 갑작스럽게 나를 떠날 거예요?”  그녀는 살짝 힘으로 그를 밀어냈다. “아니요. 당신 취했어요, 그만해요. 너무 늦었어요.”  그는 그녀의 말을 듣지 않고, 그녀의 턱을 잡은 뒤 강제로 그를 보게 만들었다. “지금 나한테 왜 이렇게 성의가 없어요? 내가 당신이 싫어하는 일을 많이 했었잖아요, 그럼 날 떠날 생각 해본 적 있어요?”  그녀는 술 취한 남자를 상대하기 피곤해서 솔직하게 답했다. “있어요, 됐죠? 난 당신이 완전 체념할 때까지 기다리다가 아이를 데리고 당신을 떠날 거예요.”  그는 침묵했다. 갑작스러운 고요함은 사람을 두렵게 만들었다.  그의 차가운 눈빛을 보고 국청곡은 단호하게 대답한 걸 후회했다. “당신 술 먹고 주정부리면 나 계속 무시할 거예요.”  그는 무섭게 그녀의 입술을 덮쳤다.  그는 강제로 그녀를 안아서 안방으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9장

    목정침은 여유롭게 그를 보았다. “어디서 날 봤는데? 목가네는 절대 아닐 테고. 네 당시 그 신분으로는 목가네에 들어올 자격이 없었잖아.”  예군작은 그가 총구를 겨누는 것 같은 그의 말을 신경 쓰지 않고, 여자들을 다 쫒아 낸 뒤 두 사람만 남았을 때 말했다. “맞아, 목가네는 아니야. 우리 엄마랑 내가 살던 아파트 밑이였지.”  아파트 밑?  목정침은 자세히 회상을 했다. 전에 한번 그가 아버지를 따라서 회사에서 회의를 한 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한 아파트에 들른 적이 있었다. 아버지는 그에게 오랜 친구를 금방 만나고 올 테니 차에서 기다리라고 했었다.  그는 의구심을 갖지 않고 다른 쪽으로 생각하지 않았었다. 대충 10 여분 정도 기다렸던 것 같은데 아마 그때였던 거 같다. 생각해보니 웃겼다. 아버지는 애인을 만나러 가는 거였는데, 그는 아무것도 모르고 밑에서 기다리고 있었고, 만약 그가 미리 알았더라면 어쩌면 그 후에 일이 벌어지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이런 일들 때문에, 그는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한 미움이 여전히 남아 있었다. 왜 그가 그런 일을 알게 만든 걸까? 왜 그가 그런 곳에 가게 한 걸까? 아버지는 그를 완전히 바보취급 했었다…  그의 반응을 보며 예군작이 이어서 말했다. “아마 생각났겠지. 그때 나도 밑에서 놀고 있었어. 아버지가 위로 올라가는 걸 보면서, 나도 예전처럼 신나게 따라올라 가려다가 형을 봤어. 그 순간 내 두 다리는 굳어버리고 말았지. 형한테 호기심도 생기고 질투도 나면서, 처음으로 내가 사생아라는 걸 확실히 알게 됐어. 형은 외제차 안에 타고 있고, 제일 좋은 대우를 받고 있었지만, 나는 엄마랑 빛도 안 들어오는 곳에 살면서, 당당하게 아빠랑 나가 보지도 못 했어. 단 한 번도… 나랑 우리 엄마가 아파도, 아버지는 사람을 보내셔서 우리를 병원에 보내주셨지.  난 언제부터 아빠를 싫어했을까…? 거의 기억도 안 나. 근데 갑자기 싫어한 게 된 건 아니고, 시간이 점점 지나면서 감정이 쌓였어. 난 우리 엄마도 싫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8장

    국청곡은 이유를 알 수 없었다. 그가 언제부터 자신이 같이 자주길 원했었나? 예전에는 그녀가 방에서 자는 않는 것은 물론, 집에서 자지 않더라도 그는 절대로 묻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일부러 그를 피하고 있었다. 그녀는 요즘 자꾸 그가 이상한 생각을 하는 것 같았는데, 그녀는 출산을 하고 상처부위가 아직 회복이 되지 않은 것 같아 마음에 걸렸다. 그는 절대 남은 이해해 주는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회사로 가는 길, 예군작의 얼굴은 매우 어두웠지만, 아택의 얼굴엔 봄바람이 부는 것처럼 기분이 매우 좋아 보였다.  예군작은 아택이 꼴보기 싫었다. “연애라도 시작했어? 아침부터 왜 그렇게 기분이 좋아.”  아택은 정직하게 말했다. “아니요, 그냥 단순히 기분이 좋아서요. 도련님은 왜 아침부터 화가 나셨어요?”  예군작은 국청곡을 떠올리자 화가 났다. “물어보지 마, 말하기 싫어. 오늘은 일찍 퇴근하고 클럽 가서 스트레스 좀 풀자.”  아택은 황급히 말했다. “저는 못 갈 것 같습니다, 도련님 혼자 다녀오세요. 안야씨가 저녁은 집에 와서 먹으라고 해서요.”  예군작은 그의 말에서 눈치를 챘다. “오, 그렇게까지 마음을 쓰는 거야? 이제 놀러도 안 가게? 남자가 그렇게 성실해서 어따 쓰게?”  아택은 사실대로 말했다. “단지 노는 게 지겨워서지, 다른 뜻은 없습니다. 그런 곳에서는 자기자신을 잃기 마련이니 안 가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예군작은 아택을 강요하지 않았고 한 사람이 떠올랐다. 그 사람은 목정침이었다. 목정침과 그런 곳에 가면 재밌지 않을까?  ......  저녁. 목정침은 접대가 있다고 말한 뒤 집에 돌아와서 밥을 먹지 않았다. 온연도 그를 매우 믿었기에 더 묻지 않았다. 만약 그가 예군작에게 끌려가서 논 걸 알게 되면 화가 나서 미쳐 버릴 테다.  목정침은 장소에 도착한 후에서야 예군작이 음란하게 놀려는 걸 알았다. 룸 안에는 야릇한 조명이 켜져 있었고, 여자들은 다리를 훤히 내놓고 여러가지 자세를 취하고 있었으며, 예군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7장

    아택은 어떤 반응을 해야 할지 몰랐다. 예전에 예가네에서 어르신 밑에서 목숨을 받쳐 일하느라 너무 힘들어서 연애를 할 시간도 없었다. 나중엔 예군작 밑에서 일을 하면서, 클럽도 다니고 여자를 만나봤지만, 진짜 연애를 하려니 그는 하지 못 했다. 그는 꼭 찌질한 사내자식처럼 어쩔 줄을 몰라했다.  그가 대꾸를 안 하자 안야는 살짝 실망했다. “대체 이유가 뭐예요? 난 진짜 모르겠어서 그래요, 우리 정상적인 부부처럼 살기로 한 거 아니었어요? 근데… 우리가 지금 부부처럼 살고 있는 게 맞아요?”  아택은 그녀와 처음 자게 되었을 때가 떠올랐고, 그때는 예군작 때문에 임무를 완성해야 한다는 느낌으로 했었다.  그의 목젖이 살짝 움직였다. “가면 되잖아요…”  안야는 그가 매우 원하지 않는 것처럼 느껴졌고, 꼭 그녀가 강요하는 느낌이었다. 그녀는 수치스러워서 입술을 깨물었다. “당신이 싫으면 나도 강요하지 않아요. 어차피 당신도 예군작 같은 사람 밑에서 일하니까 밖에서 많이 해봤을 거 아니에요. 원래 돈 많은 남자들은 다 그렇잖아요, 나 이해해요.”  아택은 머리가 아파왔다. “아니에요, 정말 아니에요. 도련님은 다리를 그렇게 오랫동안 다치셨는데 밖에 나가서 놀 시간이 어딨었겠어요? 이미 성실해지신지 오래 되셨고, 나도 매일 그 분만 따라다니니 혼자서는 더욱 그럴 일이 없어요. 나도… 싫은 거 아니에요. 그냥 시간 좀 필요해서 그래요.”  그가 젓가락을 내려놓자 안야는 빠르게 주방을 정리했다. “당신한데 준비할 시간을 주면 언제까지 시간이 필요할지 모르잖아요. 일단 들어와요.” 그녀는 말을 끝내고 먼저 안방으로 들어갔다.  아택은 어쩔 수 없이 따라 들어갔다.  안야는 갑자기 그를 안았고, 먼저 그에게 키스를 했다.  그녀의 부드러운 입술이 느껴지자, 아택은 숨이 멎었지만 이내 그녀의 허리에 팔을 감쌌다. ……  예군작은 하루종일 일을 하고 집에 돌아왔고, 국청곡이 안방이 아닌 아이방에서 자고 있는 걸 발견했다. 아이 방은 잠겨 있어서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6장

    아택은 침을 삼켰다. “아… 그냥 궁금해서 여쭤봤습니다.”  예군작은 일어나서 시계를 보고 외투를 챙겼다. “나 혼자 운전해서 퇴근할게, 너도 들어가.”  예군작은 대답을 한 뒤, 그를 위해 사무실 문을 열어주었고, 두 사람은 회사 문 앞까지 걸어간 뒤 각자의 길을 갔다.  예군작 밑에서 이렇게 오래 일을 하면서, 아택은 여전히 그의 심리를 알 수 없었다. 그는 어르신보다 더 파악하기 힘들었고, 사람의 마음은 깊기 때문에 한 사람을 파악하지 못 한다는 건 절대적으로 두려운 일이었다.  아택이 집에 돌아왔을 때 안야는 아직 자고 있지 않았고, 그들 대신해서 신발장에서 슬리퍼를 꺼낸 뒤, 또 능숙하게 주방에 들어가 그에게 줄 요리를 했다.  그녀가 바삐 움직이는 모습을 보면서 아택은 왠지 모르게 마음이 놓였다. 아무리 집에 늦게 들어가도 누군가 불을 켜 놓고, 누군가 그를 기다리고, 따뜻한 밥이 준비되어 있는 건 인생에서 가장 편안함을 주는 일이었다.  그는 평소처럼 바로 샤워를 하지 않고, 소매를 걷어 올린 뒤 주방에 들어가 그녀가 요리하는 걸 도왔다. “오늘은 애기가 말 잘 들었어요?”  안야는 고개를 끄덕였다. “말 잘 들었어요, 사실 나 혼자서도 잘 챙길 수 있는데, 아주머니는 안 써도 되지 않을까요? 그러면 매달 소비를 좀 아낄 수 있잖아요. 당신 돈 버는 것도 힘든데, 우리끼리 아껴서 살면 좋잖아요. 당신은 움직이지 말고 좀 쉬어요, 하루종일 일하느라 피곤했을 텐데 이런 건 내가 하면 돼요.”  아택은 그녀에 의해 강제로 옆으로 쫓겨나서 완전히 끼어들 수 없었다. “그런 돈은 아낄 필요없어요. 집안 일도 하고 애도 보는데 당신도 힘들겠죠. 내 일은 엄청 힘든 편은 아니에요. 평소에 대부분은 거의 한가해서요.”  안야는 고개를 돌려 그를 향해 웃었다. “안 힘들면 다행이에요. 사실 내가 봤을 때 예군작씨도 그렇게 나쁜 사람은 아닌 것 같아요, 적어도 당신한테는 잘해주니까요.”  아택은 평소에 뒤에서 예군작의 얘기를 하진 않지만, 이 점은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5장

    진몽요는 억울해했다. “그러게 누가 나한테 장난치래요? 나도 순간 머리가 안 돌아가서 그런 거잖아요. 그래서 손부터 나간 거고요… 내가 잘못했어요. 나도 민망했어요, 당신 부모님이 다 봤잖아요. 지금 심장이 너무 빨리 뛰어서 목구멍 밖으로 튀어나올 거 같고, 진짜 창피한 건 나라고요! 어머님 아버님이 봤을 때 내가 엄청 예의 없는 아이로 보였을 거 아니에요! 근데 내가 방금 식당 입구 봤었는데, 우리 몇 명 밖에 없었어요~”  경소경도 진짜로 화가 난 게 아니었다. 그는 그녀의 생각이 단순한 걸 알았기에, 생각이 짧은 건 정상이었다. “알겠어요, 그만 해명해요. 해명하는 건 감추려는 거고, 감추려는 건 사실이라는 거잖아요. 내가 나이를 이렇게 먹고도 참… 됐어요, 어차피 당신이 맨날 집에서 안 그러는 것도 아니니까요. 우리 엄마 아빠는 당신이 이런 사람인 거 이미 알고 있으시고, 이미 머릿속에 깊이 각인되어 있을 거예요. 이번 생에 그 인식은 달라지지 않을 거니까 걱정하지 말아요.”  진몽요는 호기심에 물었다. “부모님 눈에는 내가 어떤 사람인데요?”  경소경은 입꼬리를 올린 뒤 못된 웃음을 지었다. “생각이 간단하고 사지가 발달된 사람이요.”  이 간단한 한 마디는 당연히 매를 벌었다.  백수완 별장으로 돌아온 후, 진몽요는 시간이 어느정도 됐으니 강령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을 물었다. “엄마, 집에 들어갔어요? 어떻게 됐어요? 말 좀 해줘봐요.”  전화 너머 강령은 너무 웃어서 주름이 졌다. “난 괜찮은 거 같아. 그 분이 나한테 선물도 준비해 주셨더라고, 근데 사람이 많아서 민망해서 바로 못 주셨데, 그래서 차에서 주셨어. 그 분이 그리신 그림이었어, 그럴듯하게 도장도 찍혀 있더라고. 그 분은 짝을 찾아서 안정적으로 삶을 살고 싶다고 하시는데, 다들 알다시피 그분은 불만이 없고, 내가 마음에 든다길래, 내 의견을 물어봐서 나도 괜찮다고 했지. 그 분 얼굴이 너무 빨개지셔서 어둠속에서도 빨개지신 게 보이더라. 난 그저 그 분이랑 공통된 관심사가 없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4장

    강령은 얼굴이 빨개졌다. “네, 좋네요… 제 딸도 샤브샤브를 좋아해서요, 나중에 같이 갈게요.”  진몽요는 이 좋은 소식을 듣고, 이런 자리만 아니었다면 이미 신나게 웃었을 테다. 허영준이 샤브샤브 가게를 갖고 있는 줄은 몰랐고, 이 가게는 정말 그녀의 입맛을 저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건 그녀가 앞으로 샤브샤브를 배 터질 때까지 먹을 수 있다는 뜻인가?  허영준은 경성욱처럼 말이 많지 않아서, 식탁에서는 거의 대화가 없었다. 밥을 다 먹고 식당에서 나온 뒤, 허영준은 강령을 보며 물었다. “혼자 사시죠?”  이 말은 첫 맞선 자리에서 묻기엔 조금 이상했고, 마치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못 하는 목적이 있는 것 같았다. 진몽요는 허영준의 바른 모습을 보고 이상한 생각이 들지 않아 강령을 대신해서 대답했다. “엄마는 지금 혼자 살고 계세요. 그래서 제가 자주 보러가요, 어차피 멀지도 않으니까요.”  허영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저는 다들 가는 방향이 다르시니, 제가 가는 길이 같아서 데려다 드리고 싶다는 말을 하고 싶었어요. 그러면 다들 왔다 갔다 하실 필요 없잖아요.”  그랬다. 허영준은 그저 말이 별로 없었지만 마음씨는 세심해서 이미 가는 길이 같은지 아닌지도 생각하고 있었기에 진몽요는 웃었다. “네, 그럼 부탁드릴게요, 아저씨.”  강령과 허영준이 차를 타고 멀어지자 하람은 진몽요에게 물었다. “네가 봤을 땐 어떤 거 같아?”  진몽요가 대답을 하기도 전에 경소경이 끼어들었다. “이게 이 사람 맞선도 아닌데, 이 질문을 왜 이 사람한테 하세요? 이 사람 생각은 중요하지 않죠, 어머님 마음에 드셔야 하는 거잖아요.”  하람은 그를 노려봤다. “그럼 네가 봤을 땐 어떤 것 같은데? 너희 생각도 중요하지, 아니면 왜 다같이 밥을 먹었겠어? 그럴거면 그냥 두 사람 따로 만나서 얘기 나누게 했지…”  경소경은 생각을 하다가 말했다. “사람은 괜찮은 거 같아요, 성실하고, 근데 말은 잘 못 하시네요.”  진몽요는 경소경의 피드백이 너무 일반적이라고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3장

    진몽요는 이런 일을 참고 있을 수 없어서, 경가네 공관에서 나오자마자 강령에서 살짝 얘기를 흘렸다. 강령의 태도는 사람을 본 다음에 다시 얘기해보자는 느낌이었고, 이미 한번의 실패를 통해서 조금 더 현명해졌기 때문에, 이번에는 제대로 상대를 봐야 했다.  순식간에 주말이 다가왔고, 진몽요는 원래 온연이랑 놀러 나가기로 했던 약속을 취소했다. 온연은 진몽요가 엄마에게 맞선을 주선하려는 걸 알고 의아해하지 않았다. 사람은 늘 그런 것 같았다. 나이가 젊든 많든, 다들 짝이 있어야 했다. 사람은 원래부터 무리지어 사는 동물이니 그 누구도 혼자 외롭게 살고싶어 하지 않았다.  백수완 레스토랑에 예약한 룸에 경소경은 요리를 배치한 뒤, 모든 게 준비가 다 되어 있었고, 이제 봄바람만 불어오면 됐다. 그 ‘봄바람’은 아직 오지 않았다.  강령은 잘 관리한 얼굴에 홍조를 띄웠다. “사돈, 그 분 만나 뵌 적 있으시죠? 좀 웃기실 것 같지만, 저 조금 긴장되네요. 이런 일까지 다들 출동해주시니 조금 죄송해서요.”  하람은 웃었다. “만난 적 있어요, 저희 집 사람보다 더 바르게 생겼으니 걱정 마세요. 마음이나 겉모습이나 다 이 사람보다 나으니까요.”  경성욱은 옆에서 감히 반박하진 못 했다. 그의 동문이 어디가 더 낫단 말인가? 그가 그렇게 후졌나?  사람들이 거의 30분정도 기다린 뒤, ‘봄바람’이 도착했다. 얼굴엔 비록 세월의 흔적이 묻어 있었지만, 여전히 젊었을 때의 풍채가 보였다. 유유상종이라는 말이 있듯이, 경성욱의 동문은 여러 방면에서 못난 게 없었다. 젊은 사람을 사이에 있어도 경소경처럼 인기가 많았고, 이 나이를 먹었어도 여전히 잘생긴 아저씨였다.  “오래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제가 나올 때 근처에서 차가 막혀서, 마음은 급했는데 방법이 없었어서요. 제가 사죄의 의미로 이번 식사 대접하겠습니다.”  경성욱이 말수가 적은 걸 알고 분위기를 살리는 일은 다 하람이 했다. “괜찮아요 허씨, 저희가 남도 아닌데요 뭘.” 말을 하면서 그녀는 강령의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2장

    경소경은 경성욱이 아이를 안고 싶어하는 걸 알고 바로 아이를 건네주었다. “한번 보세요.”  경성욱은 기쁘게 아이를 받은 한번 살펴보았다. 사실 기저귀는 갈은지 얼마 안돼서 깨끗했다.  경소경이 한가한 걸 보자 진몽요는 그를 째려봤고 경소경은 눈물없이 울고 있었다. 그는 아이를 안기 싫은 게 아니라 기회가 없었던 거였다.  식사 시간. 아이는 유모차 안에서 분유를 먹고 있었고, 유모차는 하람 옆에 있어서 하람은 밥을 먹으면서도 아이를 놀아주었다.  진몽요는 하람은 완전 존경했다. 처음에 그녀는 하람이 아이에 대한 열정이 한 순간일 줄 알았고, 시간이 지나면 아이를 귀찮아 할 줄 알았다. 그런데 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그녀의 모습은 여전했고, 늘 손에서 놓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니 하람에게 아이를 맡겨서 그녀도 안심이 되었다.  갑자기, 하람은 그녀를 보며 물었다. “요즘 내가 애 보느라 사돈이랑 쇼핑할 시간도 없었고, 연락할 새도 없었는데, 넌 사돈이 혼자 계시는데 걱정 안되니?”  진몽요는 걱정이 없는 편이라, 많은 생각을 하지 않았어서 대답했다. “걱정할 게 뭐 있어요? 집에 대문 보안도 최고로 설치해 두었으니 괜찮아요. 제가 엄마 집에 가기도 해요, 시간만 있으면 가거든요.”  하람은 헛기침을 두 번 했다. “그… 사돈한테 새 짝 찾아드릴 생각은 없어? 너도 이제 시집왔고, 사돈도 계속 혼자 계시면 심심하시잖아, 나중에 나이 들었을 때 짝이 있으면 좋잖아. 지금은 비록 젊으셔서 마음대로 노실 수 있어도 혼자면 있으면 외롭기 마련이니까…”  중매하는 일은 하람도 처음이라 어떻게 얘기를 꺼내야 할지 몰랐고, 진몽요가 신경쓸까 봐 더 걱정했다.  진몽요는 그제서야 하람의 뜻을 이해하고 문득 깨달아서 말했다. “아아아… 그 일은 저도 생각 했었어요. 엄마도 예전에 스스로 노력해보셨는데, 적절한 사람을 못 찾았어요, 다 이상하고 못 미더운 사람들이었거든요. 저도 지금은 거기까지 신경 쓸 여력이 없어서, 제가 생각을 많이 못 해드린 거 같아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