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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59장

작가: 레몬맛 고양이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3-03-07 16:30:06
당천은 웃었다. “그래요, 앞으로의 협력 기대할게요. 그… 전에 제가 약 탔던 일… 다시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온연은 상관없다는 듯 어깨를 들썩였다. “그건 당천씨의 의도가 아니었잖아요, 맞죠? 이전에 인생에서 제시카씨의 영향이 너무 컸었어서 그런 거겠죠. 앞으로 열심히 하시면 예전보다 훨씬 더 재밌게 살 수 있을 거예요. 궁금한 건데… 잘 됐을 때 서양양씨랑 어떻게 할지 생각 있어요?”

  당천의 얼굴에 미소가 굳으며 침묵했다. 한참 후에 그가 말했다. “무슨 생각이 있겠어요? 지금도 그 사람이랑 그 가족들 얼굴을 어떻게 봐야 할지도 모르겠는 걸요. 제가 봤을 때 연애는 신성한 일이에요. 서로 좋아한다는 첫번째 요소가 있고, 두번째는, 결혼할 목적이 있어야 하며, 가족들의 축복을 받는 게 세번째 요소이죠. 근데 이 세번째 요소가 충족되지 않았어요. 제시카를 위해 몇 년 동안 시간을 낭비해서 예전에 제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기억도 안 나네요. 분명 지금처럼 이렇게 매끄러운 성격은 아니었거든요. 아직도 제시카랑 처음 만났을 때 너무 긴장해서 말도 못 했던 게 생각나네요…

  만약 제가 예전 같은 모습이었으면, 어쩌면 아무것도 망설이지 않았겠죠, 제 말 이해되나요? 예전 같았으면 제가 결혼을 목적으로 순수하게 연애도 하고, 좋아하는 사람이랑 함께하면서 모든 사람의 축복을 받았겠지만, 제가 그렇게 운이 좋은 편은 아닌가 보네요. 그 사람은 좋은 아가씨라 저랑 어울리지 않아요. 처음에 그 사람이랑 사귀었을 때 다른 여자들이랑 다른 걸 느꼈어요. 몸에서 느껴지는 깨끗하고 순수한 분위기가 제 영감을 자극했죠. 근데 제가 영감을 얻을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 사람한테 가족들을 배신하라고 하고 나몰라라 하라고 할 수는 없어요. 아직까지는 제가 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거든요.”

  온연은 듣고 인상을 찌푸렸다. “표면적으로 들었을 땐 되게 고상해 보이지만, 저는 다른 의미로 들리네요. 왜 당천씨가 양양씨를 충분히 사랑하지 않는 것 같죠? 단순히 영감을 얻기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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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261장

    당천이 영입되고, 여름 시즌이 다가왔다. 매 계절 초기엔 모든 회사들이 다 바빴고, 목정침의 퇴근 시간도 늦어졌으며 주말에도 대부분 회사에서 추가 근무를 했다.  온연은 주말에 지루할 때면 콩알이를 데리고 진몽요를 불러 같이 쇼핑을 했고, 진몽요도 유모차에 아이를 태우고 나와 경소경이 얼마나 아이에게 불친절한지 욕을 했다.  온연은 농담식으로 말했다. “너한테만 잘 해주면 되는 거 아니야? 그 사람한테 아이는 우선이 아니었잖아. 원래 결혼할 계획도 없었던 사람이 너 때문에 결혼이라는 새장 안에 갇혔는데, 적응할 시간 좀 줘야하지 않겠어? 친 자식이니까 언젠간 좋아하게 될 텐데, 넌 뭘 그렇게 걱정하는 거야? 나도 처음엔 목정침씨가 콩알이 안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나중에는 손에서 놓지를 않더라.”  진몽요는 씩씩거렸다. “경소경씨는 달라! 매일 퇴근하고 어머님네 갈 때마다, 내가 애 좀 안고 있으라고 해도 싫다고 하고, 내가 안고 있으면 된 거래. 그게 말이야? 나 혼자만의 아이가 아니잖아? 이것만 보면 그 사람은 얼음 같은 목정침씨 만도 못 해!”  의류 코너에서 쇼핑을 하면서 온연은 예전에 당천이 목정침에게 팔았던 디자인의 실물을 보았다. 디자인은 벌써 출시가 되었고, 마치 영혼을 불어 넣은듯 실물이 그림 보다 훨씬 생동감 있었다,.  진몽요는 그녀의 시선을 따라가 보며 투덜댔다. “저거 그 당천 디자이너가 직접 그린 거라던데, 너네 목가네랑 계약했다며? 하긴 이런 뜨거운 감자 같은 일에 손 댈 수 있는 사람도 목가네 밖에 없지. 게다가 이 뜨거운 감자를 제대로 익은 감자로 만들어 놨으니, 다른 회사였으면 분명 회사까지 같이 망했을 거야.”  온연은 자신 있게 미소를 지었다. “목정침씨 손에 들어가면 그렇게는 안되지.”  진몽요는 혀를 찼다. “얼씨구, 너 지금 자랑하는 거야? 그래, 네 남편 잘 났다 잘 났어, 됐지? 목정침씨 보고 처음에 겁먹었던 게 누구였더라? 목정침씨 피한다고 외지에서 디저트 가게 차린 게 누구였었지? 콩알이가 생겨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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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263장

    예군작과 아택도 금방 백화점을 떠나 차로 돌아왔다.  옆에 쌓인 여성용 물품들을 보면서 예군작의 미간엔 짜증이 섞여 있었다.  아택은 백미러로 그를 보며 낮게 말했다. “도련님, 기왕 해성에 돌아가셔서 사모님을 만나 뵙기로 하셨으니 옆에 있는 물건들 때문에 이미 결정하신 일에 영향받지 마세요. 만약 도련님께서 지금 다른 행동을 하신다면 어르신이 절대 실권을 넘겨주지 않으실 겁니다.  예군작은 창밖을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나도 알아.”  만약 어르신의 압박만 아니었다면 그도 오늘 특별히 밖에 나와 국청곡을 위해 이렇게 많은 물건을 사지 않았을 테다. 예상치 못 하게 이곳에서 진몽요와 온연을 만났고, 온연의 반응을 보니 목정침은 분명 그녀에게 숨기는 게 아무것도 없는 것 같았다.  그 꽃은 다른 사람이 선물한 거였다. 남아프리카에서 특이한 품종이라 국내로 들이는 데 꽤나 고생을 했다. 꽃이 피는 시기가 정확하지 않아서, 세심하게 돌 봐준다면 오래 기다릴 필요가 없었다. 그는 원래 그 꽃이 피었을 때가 적절한 시기일 것이라고 예상하고, 자신이 전지인 걸 말하려 했다. 그러나 계획을 변수들을 따라가지 못 했고, 계속 예상치 못한 상황들이 발생했으며, 그가 진몽요를 구하기 위해 다리를 다친 일도 그 안에 속했다…  방금 진몽요가 아이를 데리고 온 걸 봤을 때, 그의 질투심이 또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그는 정말 그녀에게 모든 걸 말하려 했으니 지금 상황을 보니 마음대로 행동하면 안될 것 같았다. 만약 그때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그녀의 곁에 있는 사람은 여전히 그였을 텐데…  저녁, 목가네.  목정침은 오늘 평소보다 일찍 퇴근했다. 식탁에서, 온연은 낮에 진몽요가 예군작을 마주친 얘기를 꺼냈다. “오늘 몽요랑 애들 데리고 쇼핑 갔는데 예군작을 마주쳤어요. 근데 예군작이 당장이라도 자기가 전지인 걸 밝히려는 거 같아서 깜짝 놀랐지 뭐예요.”  목정침은 인상을 찌푸리며 격한 반응을 보이진 않았다. “걱정 마, 이번엔 아마 우연히 마주친 거일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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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연이 물었다. “왜 멈췄어요? 계속 해요.”  목정침은 꾀를 부리며 말했다. “너가 밀어주던지, 아니면 너가 데리고 타던지.”  온연은 어렸을 때 그네를 타다가 넘어진 적이 있어 트라우마가 있었다. “아니요, 당신이 데리고 타요, 내가 밀어줄게요. 근데 당신은 다리도 기니까 그네 타기 쉽잖아요. 힘도 안 들 텐데, 왜 나보고 밀어달라는 거예요?”  그는 눈썹을 올리며 말했다. “너도 참여하는 느낌 좀 받으라고, 거기 가만히 얼빠진 거위처럼 서있지 말고.”  이 말은 틀린 게 없었다…  온연은 단념하고 두 사람의 뒤로 걸어간 뒤, 손바닥을 그의 등에 대고 살짝 힘을 실어 밀자, 그네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콩알이는 신이 나서 계속 소리를 질렀다. 원래 콩알이는 서예령 앞에서만 몸을 움직이며 신날 수 있었던 게 아니라, 예전에 그녀가 콩알이를 놀아주던 방식이 너무 조용하고 딱딱했던 것뿐이었다. 엄마가 처음이고, 어린 아이와 거의 처음 접촉을 해본 거라 그녀는 아직 배울 게 많았다.  한편, 백수완 별장.  저녁 식사 후, 경소경은 평소처럼 주방에서 설거지를 하고 있었고, 그가 앞치마를 두르고 있는 모습이 진몽요는 늘 질리지 않았다. 그녀는 아무 것도 안 하고 주방 벽에 기대어 그를 보고 있었다.  경소경은 참지 못하도 장난을 쳤다. “뭘 그렇게 봐요? 당신도 설거지하고 싶어요?”  그녀는 애교스럽게 콧방귀를 뀌었다. “아니요, 내 손 거칠어 질까 봐 싫다면서요? 나한테 이런 거 시키기 싫은 거 아니었어요? 아이 낳으니까 생각이 변한 거예요? 난 당신 이런 모습만 보고 있는 게 좋아요, 꼭 억울한 며느리 같잖아요.”  그녀의 말에 그는 사레가 들렸다. “며느리요? 무슨 말을 그렇게 해요? 난 상남자라고요! 내가 집안일 한다고 당신이 날 그렇게 생각할 줄 알았으면 처음부터 아무것도 안 할 것 그랬네요.”  자리를 다 치운 후 그녀는 비밀스럽게 그를 위층으로 끌고 올라와 불을 껐다. “줄 거 있어요.”  시야가 갑자기 어두워지자 경소경은 안정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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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가 불을 키려고 스위치를 찾자 진몽요가 막았다. “싫어요! 불 끄고 있는 거 좋잖아요, 나 좀 부끄러워요.”  그녀가 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그는 확실하게 알았다. 그녀는 그가 아이를 낳을 때 생긴 튼살을 싫어할까 봐 두려워하는 거였다. 그는 입꼬리를 올리고 그녀의 이마에 입을 맞웠다. “바보예요? 당신 같이 뻔뻔한 사람이 부끄러울 때도 있어요? 나 당신 안 싫어해요, 내 아이를 낳기 위해서 생긴 자국이니까, 그건 당신의 대한 위대한 찬사죠.”  진몽요는 그의 수작에 걸려 들었고, 그의 입은 모든 말에 능통한 것처럼 애정표현을 할 때는 절대 말을 더듬지 않았다.  경소경은 그녀가 방심한 틈을 타 불을 켰다. 불이 켜진 그 순간, 진몽요는 황급히 이불로 자신의 몸을 가렸다. “당신 미워요! 나 불 키기 싫다고요!”  그는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말을 귀담아듣지 않았다. ...... 한참 후.  진몽요는 경소경의 품에 안겼다.  경소경은 그녀의 손을 잡고 더 이상 그녀가 장난을 못 치게 했다. “그만 해요, 나 요즘 좀 힘들어서 그런데, 오늘은 나 좀 놔줄 수 있어요? 앞으로의 날들도 있잖아요.”  그녀는 바보처럼 웃었다. “당신 늙었네요......”  경소경은 그녀가 옛날 얘기를 꺼낼 거 같아서 얼른 그녀에게 이불을 덮어주었다. “오늘 일찍 자요, 나 내일도 회사 가야 해요.”  진몽요는 갑자기 낮에 백화점에서 예군작을 만난 일이 생각났다. 예군작이 국청곡을 위해 물건을 사러 왔다는 건 두 사람의 관계가 좋다는 걸 설명할 수 있었고, 이걸 경소경에게 알리면 그가 긴장을 안 하지 않을까?  안야가 경소경에게 음모를 꾸미려 한 게 어쩌면 예군작이 지시한 게 아닐 수도 있었다. 그 안엔 아마 오해가 있을 테고, 이렇게 긴 시간동안 예군작이 자발적으로 그녀를 찾아가지 않았으니 말이다. 그녀는 생각할수록 예군작이 그런 일을 못 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까지 생각한 후 그녀는 떠보듯이 말했다. “낮에 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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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왠지 모르게 이 방에 들어오자 그는 오히려 긴장이 풀렸다. “요즘 잘 지냈어요?”  국청곡은 살짝 벙쪘다. “말했잖아요, 일부러 안부 물을 필요 없다고요. 옆에 사람도 없는데, 굳이 형식적인 절차를 밟아야 해요? 할아버지한테 나쁜 얘기 안 할게요. 내일 돌아가요, 난 여기서 잘 지내고 있어요.”  그는 그녀가 무슨 말을 하든 신경 쓰지 않았고 아택을 불러들였다. 아택은 그가 국청곡을 위해서 산 물건들을 갖고 들어와 화장대 위를 꽉 채웠다.  국청곡은 마음이 약해졌지만 강제로 정신을 차리려 했다. “당신 호의는 마음만 받을게요, 어차피 주고 싶어서 주는 것도 아니잖아요.”  아택은 두 사람에 싸움에 끼기 싫어서 물건만 두고 나갔다.  예군작은 무표정으로 말했다. “갖기 싫으면 그냥 버려요. 화장품이 비싼 것도 아니고, 내가 산 액세사리도 몇 백만원 밖에 안 하니까 알아서 해요. 날 안 만나고 싶다고 하니 내일 아침에 갈게요. 자요, 나 씻고 올게요.”  그가 욕실로 들어가는 걸 본 뒤 국청곡은 옆에 있던 토끼 인형에 주먹질에 두 번 했다. 그는 늘 여유로운 태도로 그녀를 매우 화나게 만들었다!  욕실의 물소리가 들려서 그녀도 잠이 오지 않았다. 그리고 일어나서 밖으로 나온 뒤, 문 앞을 지키고 있는 아택과 대화를 나눴다. “자러 안 가세요? 예군작씨가 우리 집에서 무슨 일이라도 저지를까 봐요? 예가네 사람들은 의심병이 역시 심하네요.”  아택은 갑자기 어색하게 웃었다. “아니요, 단지 도련님 다리가 불편해서 제 도움이 필요할 때가 있으셔서요. 멀리 나오셨으니 제가 때때로 지키고 있어야죠, 다른 건 없어요. 사모님, 몸도 불편하신데, 늦었으니 얼른 쉬세요.”  국청곡은 벽에 기대어 서 있었고, 답답한 표정을 지었다. “제가 잠을 어떻게 자요? 그 사람이랑 만나면 이런 상황일 줄 이미 예상하고 있었어요. 전 이미 그 사람을 안 만날 준비하고 있었어서 그 사람이 할아버지 말을 듣고 저를 만나러 오는 게 아니었어요. 아택씨도 따라서 멀리 왔는데, 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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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군작은 갑자기 흥미가 떨어져 일어나 옷깃을 정리한 뒤, 바로 클럽에서 나왔다.  온 몸에 술냄새를 풍기며 예가네 저택으로 돌아온 뒤, 저택은 너무 불안할 정도로 조용했다. 그는 취했고, 술기운이 너무 올라와서 비틀거리며 위층으로 올라가며 국청곡의 이름을 불렀다.  국청곡은 자고 있다가 놀라서 깼고, 아이가 혹시라도 시끄러워서 깰까 봐 잠옷 원피스를 입고 일어나서 나와봤다. 그가 계단 입구에 앉아 인사불성이 된 걸 보고 그녀는 마음속 분노가 삭으라 들었다. “왜 이렇게 많이 마셨어요? 저녁에 그렇게 시끄럽게 하면 아이가 깰까 봐 걱정도 안돼요? 가요, 방에 가서 쉬게 내가 부축 해줄게요. 술 많이 마셨는데 속은 괜찮아요?”  그녀가 팔을 뻗어 그의 팔을 잡았을 때, 그는 갑자기 일어나서 그녀를 품에 안았고, 예전에는 느껴보지 못했던 힘으로 안았다. 그녀는 살짝 발꿈치를 들었고, 그를 밀어내야 할지 계속 안고 있어야 할지 몰랐다. 그가 분명 사람을 착각한 게 아닐까? 아니면 어떻게 이렇게 평소와 다를 수 있지?  그녀가 여러가지 생각을 하고 있을 때 그가 갑자기 중얼거렸다. “당신은 나중에 다른 사람을 사랑해서 갑작스럽게 나를 떠날 거예요?”  그녀는 살짝 힘으로 그를 밀어냈다. “아니요. 당신 취했어요, 그만해요. 너무 늦었어요.”  그는 그녀의 말을 듣지 않고, 그녀의 턱을 잡은 뒤 강제로 그를 보게 만들었다. “지금 나한테 왜 이렇게 성의가 없어요? 내가 당신이 싫어하는 일을 많이 했었잖아요, 그럼 날 떠날 생각 해본 적 있어요?”  그녀는 술 취한 남자를 상대하기 피곤해서 솔직하게 답했다. “있어요, 됐죠? 난 당신이 완전 체념할 때까지 기다리다가 아이를 데리고 당신을 떠날 거예요.”  그는 침묵했다. 갑작스러운 고요함은 사람을 두렵게 만들었다.  그의 차가운 눈빛을 보고 국청곡은 단호하게 대답한 걸 후회했다. “당신 술 먹고 주정부리면 나 계속 무시할 거예요.”  그는 무섭게 그녀의 입술을 덮쳤다.  그는 강제로 그녀를 안아서 안방으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9장

    목정침은 여유롭게 그를 보았다. “어디서 날 봤는데? 목가네는 절대 아닐 테고. 네 당시 그 신분으로는 목가네에 들어올 자격이 없었잖아.”  예군작은 그가 총구를 겨누는 것 같은 그의 말을 신경 쓰지 않고, 여자들을 다 쫒아 낸 뒤 두 사람만 남았을 때 말했다. “맞아, 목가네는 아니야. 우리 엄마랑 내가 살던 아파트 밑이였지.”  아파트 밑?  목정침은 자세히 회상을 했다. 전에 한번 그가 아버지를 따라서 회사에서 회의를 한 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한 아파트에 들른 적이 있었다. 아버지는 그에게 오랜 친구를 금방 만나고 올 테니 차에서 기다리라고 했었다.  그는 의구심을 갖지 않고 다른 쪽으로 생각하지 않았었다. 대충 10 여분 정도 기다렸던 것 같은데 아마 그때였던 거 같다. 생각해보니 웃겼다. 아버지는 애인을 만나러 가는 거였는데, 그는 아무것도 모르고 밑에서 기다리고 있었고, 만약 그가 미리 알았더라면 어쩌면 그 후에 일이 벌어지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이런 일들 때문에, 그는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한 미움이 여전히 남아 있었다. 왜 그가 그런 일을 알게 만든 걸까? 왜 그가 그런 곳에 가게 한 걸까? 아버지는 그를 완전히 바보취급 했었다…  그의 반응을 보며 예군작이 이어서 말했다. “아마 생각났겠지. 그때 나도 밑에서 놀고 있었어. 아버지가 위로 올라가는 걸 보면서, 나도 예전처럼 신나게 따라올라 가려다가 형을 봤어. 그 순간 내 두 다리는 굳어버리고 말았지. 형한테 호기심도 생기고 질투도 나면서, 처음으로 내가 사생아라는 걸 확실히 알게 됐어. 형은 외제차 안에 타고 있고, 제일 좋은 대우를 받고 있었지만, 나는 엄마랑 빛도 안 들어오는 곳에 살면서, 당당하게 아빠랑 나가 보지도 못 했어. 단 한 번도… 나랑 우리 엄마가 아파도, 아버지는 사람을 보내셔서 우리를 병원에 보내주셨지.  난 언제부터 아빠를 싫어했을까…? 거의 기억도 안 나. 근데 갑자기 싫어한 게 된 건 아니고, 시간이 점점 지나면서 감정이 쌓였어. 난 우리 엄마도 싫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8장

    국청곡은 이유를 알 수 없었다. 그가 언제부터 자신이 같이 자주길 원했었나? 예전에는 그녀가 방에서 자는 않는 것은 물론, 집에서 자지 않더라도 그는 절대로 묻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일부러 그를 피하고 있었다. 그녀는 요즘 자꾸 그가 이상한 생각을 하는 것 같았는데, 그녀는 출산을 하고 상처부위가 아직 회복이 되지 않은 것 같아 마음에 걸렸다. 그는 절대 남은 이해해 주는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회사로 가는 길, 예군작의 얼굴은 매우 어두웠지만, 아택의 얼굴엔 봄바람이 부는 것처럼 기분이 매우 좋아 보였다.  예군작은 아택이 꼴보기 싫었다. “연애라도 시작했어? 아침부터 왜 그렇게 기분이 좋아.”  아택은 정직하게 말했다. “아니요, 그냥 단순히 기분이 좋아서요. 도련님은 왜 아침부터 화가 나셨어요?”  예군작은 국청곡을 떠올리자 화가 났다. “물어보지 마, 말하기 싫어. 오늘은 일찍 퇴근하고 클럽 가서 스트레스 좀 풀자.”  아택은 황급히 말했다. “저는 못 갈 것 같습니다, 도련님 혼자 다녀오세요. 안야씨가 저녁은 집에 와서 먹으라고 해서요.”  예군작은 그의 말에서 눈치를 챘다. “오, 그렇게까지 마음을 쓰는 거야? 이제 놀러도 안 가게? 남자가 그렇게 성실해서 어따 쓰게?”  아택은 사실대로 말했다. “단지 노는 게 지겨워서지, 다른 뜻은 없습니다. 그런 곳에서는 자기자신을 잃기 마련이니 안 가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예군작은 아택을 강요하지 않았고 한 사람이 떠올랐다. 그 사람은 목정침이었다. 목정침과 그런 곳에 가면 재밌지 않을까?  ......  저녁. 목정침은 접대가 있다고 말한 뒤 집에 돌아와서 밥을 먹지 않았다. 온연도 그를 매우 믿었기에 더 묻지 않았다. 만약 그가 예군작에게 끌려가서 논 걸 알게 되면 화가 나서 미쳐 버릴 테다.  목정침은 장소에 도착한 후에서야 예군작이 음란하게 놀려는 걸 알았다. 룸 안에는 야릇한 조명이 켜져 있었고, 여자들은 다리를 훤히 내놓고 여러가지 자세를 취하고 있었으며, 예군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7장

    아택은 어떤 반응을 해야 할지 몰랐다. 예전에 예가네에서 어르신 밑에서 목숨을 받쳐 일하느라 너무 힘들어서 연애를 할 시간도 없었다. 나중엔 예군작 밑에서 일을 하면서, 클럽도 다니고 여자를 만나봤지만, 진짜 연애를 하려니 그는 하지 못 했다. 그는 꼭 찌질한 사내자식처럼 어쩔 줄을 몰라했다.  그가 대꾸를 안 하자 안야는 살짝 실망했다. “대체 이유가 뭐예요? 난 진짜 모르겠어서 그래요, 우리 정상적인 부부처럼 살기로 한 거 아니었어요? 근데… 우리가 지금 부부처럼 살고 있는 게 맞아요?”  아택은 그녀와 처음 자게 되었을 때가 떠올랐고, 그때는 예군작 때문에 임무를 완성해야 한다는 느낌으로 했었다.  그의 목젖이 살짝 움직였다. “가면 되잖아요…”  안야는 그가 매우 원하지 않는 것처럼 느껴졌고, 꼭 그녀가 강요하는 느낌이었다. 그녀는 수치스러워서 입술을 깨물었다. “당신이 싫으면 나도 강요하지 않아요. 어차피 당신도 예군작 같은 사람 밑에서 일하니까 밖에서 많이 해봤을 거 아니에요. 원래 돈 많은 남자들은 다 그렇잖아요, 나 이해해요.”  아택은 머리가 아파왔다. “아니에요, 정말 아니에요. 도련님은 다리를 그렇게 오랫동안 다치셨는데 밖에 나가서 놀 시간이 어딨었겠어요? 이미 성실해지신지 오래 되셨고, 나도 매일 그 분만 따라다니니 혼자서는 더욱 그럴 일이 없어요. 나도… 싫은 거 아니에요. 그냥 시간 좀 필요해서 그래요.”  그가 젓가락을 내려놓자 안야는 빠르게 주방을 정리했다. “당신한데 준비할 시간을 주면 언제까지 시간이 필요할지 모르잖아요. 일단 들어와요.” 그녀는 말을 끝내고 먼저 안방으로 들어갔다.  아택은 어쩔 수 없이 따라 들어갔다.  안야는 갑자기 그를 안았고, 먼저 그에게 키스를 했다.  그녀의 부드러운 입술이 느껴지자, 아택은 숨이 멎었지만 이내 그녀의 허리에 팔을 감쌌다. ……  예군작은 하루종일 일을 하고 집에 돌아왔고, 국청곡이 안방이 아닌 아이방에서 자고 있는 걸 발견했다. 아이 방은 잠겨 있어서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6장

    아택은 침을 삼켰다. “아… 그냥 궁금해서 여쭤봤습니다.”  예군작은 일어나서 시계를 보고 외투를 챙겼다. “나 혼자 운전해서 퇴근할게, 너도 들어가.”  예군작은 대답을 한 뒤, 그를 위해 사무실 문을 열어주었고, 두 사람은 회사 문 앞까지 걸어간 뒤 각자의 길을 갔다.  예군작 밑에서 이렇게 오래 일을 하면서, 아택은 여전히 그의 심리를 알 수 없었다. 그는 어르신보다 더 파악하기 힘들었고, 사람의 마음은 깊기 때문에 한 사람을 파악하지 못 한다는 건 절대적으로 두려운 일이었다.  아택이 집에 돌아왔을 때 안야는 아직 자고 있지 않았고, 그들 대신해서 신발장에서 슬리퍼를 꺼낸 뒤, 또 능숙하게 주방에 들어가 그에게 줄 요리를 했다.  그녀가 바삐 움직이는 모습을 보면서 아택은 왠지 모르게 마음이 놓였다. 아무리 집에 늦게 들어가도 누군가 불을 켜 놓고, 누군가 그를 기다리고, 따뜻한 밥이 준비되어 있는 건 인생에서 가장 편안함을 주는 일이었다.  그는 평소처럼 바로 샤워를 하지 않고, 소매를 걷어 올린 뒤 주방에 들어가 그녀가 요리하는 걸 도왔다. “오늘은 애기가 말 잘 들었어요?”  안야는 고개를 끄덕였다. “말 잘 들었어요, 사실 나 혼자서도 잘 챙길 수 있는데, 아주머니는 안 써도 되지 않을까요? 그러면 매달 소비를 좀 아낄 수 있잖아요. 당신 돈 버는 것도 힘든데, 우리끼리 아껴서 살면 좋잖아요. 당신은 움직이지 말고 좀 쉬어요, 하루종일 일하느라 피곤했을 텐데 이런 건 내가 하면 돼요.”  아택은 그녀에 의해 강제로 옆으로 쫓겨나서 완전히 끼어들 수 없었다. “그런 돈은 아낄 필요없어요. 집안 일도 하고 애도 보는데 당신도 힘들겠죠. 내 일은 엄청 힘든 편은 아니에요. 평소에 대부분은 거의 한가해서요.”  안야는 고개를 돌려 그를 향해 웃었다. “안 힘들면 다행이에요. 사실 내가 봤을 때 예군작씨도 그렇게 나쁜 사람은 아닌 것 같아요, 적어도 당신한테는 잘해주니까요.”  아택은 평소에 뒤에서 예군작의 얘기를 하진 않지만, 이 점은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5장

    진몽요는 억울해했다. “그러게 누가 나한테 장난치래요? 나도 순간 머리가 안 돌아가서 그런 거잖아요. 그래서 손부터 나간 거고요… 내가 잘못했어요. 나도 민망했어요, 당신 부모님이 다 봤잖아요. 지금 심장이 너무 빨리 뛰어서 목구멍 밖으로 튀어나올 거 같고, 진짜 창피한 건 나라고요! 어머님 아버님이 봤을 때 내가 엄청 예의 없는 아이로 보였을 거 아니에요! 근데 내가 방금 식당 입구 봤었는데, 우리 몇 명 밖에 없었어요~”  경소경도 진짜로 화가 난 게 아니었다. 그는 그녀의 생각이 단순한 걸 알았기에, 생각이 짧은 건 정상이었다. “알겠어요, 그만 해명해요. 해명하는 건 감추려는 거고, 감추려는 건 사실이라는 거잖아요. 내가 나이를 이렇게 먹고도 참… 됐어요, 어차피 당신이 맨날 집에서 안 그러는 것도 아니니까요. 우리 엄마 아빠는 당신이 이런 사람인 거 이미 알고 있으시고, 이미 머릿속에 깊이 각인되어 있을 거예요. 이번 생에 그 인식은 달라지지 않을 거니까 걱정하지 말아요.”  진몽요는 호기심에 물었다. “부모님 눈에는 내가 어떤 사람인데요?”  경소경은 입꼬리를 올린 뒤 못된 웃음을 지었다. “생각이 간단하고 사지가 발달된 사람이요.”  이 간단한 한 마디는 당연히 매를 벌었다.  백수완 별장으로 돌아온 후, 진몽요는 시간이 어느정도 됐으니 강령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을 물었다. “엄마, 집에 들어갔어요? 어떻게 됐어요? 말 좀 해줘봐요.”  전화 너머 강령은 너무 웃어서 주름이 졌다. “난 괜찮은 거 같아. 그 분이 나한테 선물도 준비해 주셨더라고, 근데 사람이 많아서 민망해서 바로 못 주셨데, 그래서 차에서 주셨어. 그 분이 그리신 그림이었어, 그럴듯하게 도장도 찍혀 있더라고. 그 분은 짝을 찾아서 안정적으로 삶을 살고 싶다고 하시는데, 다들 알다시피 그분은 불만이 없고, 내가 마음에 든다길래, 내 의견을 물어봐서 나도 괜찮다고 했지. 그 분 얼굴이 너무 빨개지셔서 어둠속에서도 빨개지신 게 보이더라. 난 그저 그 분이랑 공통된 관심사가 없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4장

    강령은 얼굴이 빨개졌다. “네, 좋네요… 제 딸도 샤브샤브를 좋아해서요, 나중에 같이 갈게요.”  진몽요는 이 좋은 소식을 듣고, 이런 자리만 아니었다면 이미 신나게 웃었을 테다. 허영준이 샤브샤브 가게를 갖고 있는 줄은 몰랐고, 이 가게는 정말 그녀의 입맛을 저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건 그녀가 앞으로 샤브샤브를 배 터질 때까지 먹을 수 있다는 뜻인가?  허영준은 경성욱처럼 말이 많지 않아서, 식탁에서는 거의 대화가 없었다. 밥을 다 먹고 식당에서 나온 뒤, 허영준은 강령을 보며 물었다. “혼자 사시죠?”  이 말은 첫 맞선 자리에서 묻기엔 조금 이상했고, 마치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못 하는 목적이 있는 것 같았다. 진몽요는 허영준의 바른 모습을 보고 이상한 생각이 들지 않아 강령을 대신해서 대답했다. “엄마는 지금 혼자 살고 계세요. 그래서 제가 자주 보러가요, 어차피 멀지도 않으니까요.”  허영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저는 다들 가는 방향이 다르시니, 제가 가는 길이 같아서 데려다 드리고 싶다는 말을 하고 싶었어요. 그러면 다들 왔다 갔다 하실 필요 없잖아요.”  그랬다. 허영준은 그저 말이 별로 없었지만 마음씨는 세심해서 이미 가는 길이 같은지 아닌지도 생각하고 있었기에 진몽요는 웃었다. “네, 그럼 부탁드릴게요, 아저씨.”  강령과 허영준이 차를 타고 멀어지자 하람은 진몽요에게 물었다. “네가 봤을 땐 어떤 거 같아?”  진몽요가 대답을 하기도 전에 경소경이 끼어들었다. “이게 이 사람 맞선도 아닌데, 이 질문을 왜 이 사람한테 하세요? 이 사람 생각은 중요하지 않죠, 어머님 마음에 드셔야 하는 거잖아요.”  하람은 그를 노려봤다. “그럼 네가 봤을 땐 어떤 것 같은데? 너희 생각도 중요하지, 아니면 왜 다같이 밥을 먹었겠어? 그럴거면 그냥 두 사람 따로 만나서 얘기 나누게 했지…”  경소경은 생각을 하다가 말했다. “사람은 괜찮은 거 같아요, 성실하고, 근데 말은 잘 못 하시네요.”  진몽요는 경소경의 피드백이 너무 일반적이라고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3장

    진몽요는 이런 일을 참고 있을 수 없어서, 경가네 공관에서 나오자마자 강령에서 살짝 얘기를 흘렸다. 강령의 태도는 사람을 본 다음에 다시 얘기해보자는 느낌이었고, 이미 한번의 실패를 통해서 조금 더 현명해졌기 때문에, 이번에는 제대로 상대를 봐야 했다.  순식간에 주말이 다가왔고, 진몽요는 원래 온연이랑 놀러 나가기로 했던 약속을 취소했다. 온연은 진몽요가 엄마에게 맞선을 주선하려는 걸 알고 의아해하지 않았다. 사람은 늘 그런 것 같았다. 나이가 젊든 많든, 다들 짝이 있어야 했다. 사람은 원래부터 무리지어 사는 동물이니 그 누구도 혼자 외롭게 살고싶어 하지 않았다.  백수완 레스토랑에 예약한 룸에 경소경은 요리를 배치한 뒤, 모든 게 준비가 다 되어 있었고, 이제 봄바람만 불어오면 됐다. 그 ‘봄바람’은 아직 오지 않았다.  강령은 잘 관리한 얼굴에 홍조를 띄웠다. “사돈, 그 분 만나 뵌 적 있으시죠? 좀 웃기실 것 같지만, 저 조금 긴장되네요. 이런 일까지 다들 출동해주시니 조금 죄송해서요.”  하람은 웃었다. “만난 적 있어요, 저희 집 사람보다 더 바르게 생겼으니 걱정 마세요. 마음이나 겉모습이나 다 이 사람보다 나으니까요.”  경성욱은 옆에서 감히 반박하진 못 했다. 그의 동문이 어디가 더 낫단 말인가? 그가 그렇게 후졌나?  사람들이 거의 30분정도 기다린 뒤, ‘봄바람’이 도착했다. 얼굴엔 비록 세월의 흔적이 묻어 있었지만, 여전히 젊었을 때의 풍채가 보였다. 유유상종이라는 말이 있듯이, 경성욱의 동문은 여러 방면에서 못난 게 없었다. 젊은 사람을 사이에 있어도 경소경처럼 인기가 많았고, 이 나이를 먹었어도 여전히 잘생긴 아저씨였다.  “오래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제가 나올 때 근처에서 차가 막혀서, 마음은 급했는데 방법이 없었어서요. 제가 사죄의 의미로 이번 식사 대접하겠습니다.”  경성욱이 말수가 적은 걸 알고 분위기를 살리는 일은 다 하람이 했다. “괜찮아요 허씨, 저희가 남도 아닌데요 뭘.” 말을 하면서 그녀는 강령의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2장

    경소경은 경성욱이 아이를 안고 싶어하는 걸 알고 바로 아이를 건네주었다. “한번 보세요.”  경성욱은 기쁘게 아이를 받은 한번 살펴보았다. 사실 기저귀는 갈은지 얼마 안돼서 깨끗했다.  경소경이 한가한 걸 보자 진몽요는 그를 째려봤고 경소경은 눈물없이 울고 있었다. 그는 아이를 안기 싫은 게 아니라 기회가 없었던 거였다.  식사 시간. 아이는 유모차 안에서 분유를 먹고 있었고, 유모차는 하람 옆에 있어서 하람은 밥을 먹으면서도 아이를 놀아주었다.  진몽요는 하람은 완전 존경했다. 처음에 그녀는 하람이 아이에 대한 열정이 한 순간일 줄 알았고, 시간이 지나면 아이를 귀찮아 할 줄 알았다. 그런데 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그녀의 모습은 여전했고, 늘 손에서 놓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니 하람에게 아이를 맡겨서 그녀도 안심이 되었다.  갑자기, 하람은 그녀를 보며 물었다. “요즘 내가 애 보느라 사돈이랑 쇼핑할 시간도 없었고, 연락할 새도 없었는데, 넌 사돈이 혼자 계시는데 걱정 안되니?”  진몽요는 걱정이 없는 편이라, 많은 생각을 하지 않았어서 대답했다. “걱정할 게 뭐 있어요? 집에 대문 보안도 최고로 설치해 두었으니 괜찮아요. 제가 엄마 집에 가기도 해요, 시간만 있으면 가거든요.”  하람은 헛기침을 두 번 했다. “그… 사돈한테 새 짝 찾아드릴 생각은 없어? 너도 이제 시집왔고, 사돈도 계속 혼자 계시면 심심하시잖아, 나중에 나이 들었을 때 짝이 있으면 좋잖아. 지금은 비록 젊으셔서 마음대로 노실 수 있어도 혼자면 있으면 외롭기 마련이니까…”  중매하는 일은 하람도 처음이라 어떻게 얘기를 꺼내야 할지 몰랐고, 진몽요가 신경쓸까 봐 더 걱정했다.  진몽요는 그제서야 하람의 뜻을 이해하고 문득 깨달아서 말했다. “아아아… 그 일은 저도 생각 했었어요. 엄마도 예전에 스스로 노력해보셨는데, 적절한 사람을 못 찾았어요, 다 이상하고 못 미더운 사람들이었거든요. 저도 지금은 거기까지 신경 쓸 여력이 없어서, 제가 생각을 많이 못 해드린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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