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255장

작가: 레몬맛 고양이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3-03-05 16:30:08
진락은 차를 세우고 앞으로 걸어간 뒤 칭찬했다. “작은 도련님 정말 귀여우시네요. 크시면 분명 만인의 연인이 되실 거 같아요.”

  온연은 농담을 했다. “아이 좋아해요? 그럼 얼른 가서 한 명 낳아요, 좋은 소식 언제 들려줄 거예요? 나간지 며칠이나 됐는데 진전 없어요?”

  진락은 얼굴이 빨개졌다. “사모님, 저 놀리지 마세요. 아직 일러요. 결혼은 큰 일인만큼 서두르면 안돼요. 천천히 해야죠. 좋은 소식 있으면 첫번째로 알려 드릴게요. 그럼 저는 먼저 가보겠습니다, 내일 아침 일찍 올게요.”

  콩알이와 놀다가 목정침이 말했다. “나 먼저 씻고 올게. 너가 애 데리고 좀 놀고 있어. 원래 야근할 생각 없었는데, 너가 데리러 오지 말라고 해서 그냥 회사에서 야근하고 왔어.”

  온연은 아이를 건네받고 나지막이 말했다. “당신이 나보다 바빠도 콩알이는 당신을 더 좋아하네요. 내가 분명 더 많이 놀아주는 거 같은데 말이에요.”

  목정침은 자랑스럽게 눈썹을 움직였다. “아쉽게도 넌 이 사실을 영원히 바꿀 수 없을 거야. 이따가 올라와, 할 말 있어.”

  왠지는 모르겠지만 그가 그녀에게 할 말이 있다고 할 때면 왠지 모르게 긴장이 되었다. 아마 대부분은 좋은 일이 아니었었기 때문이다.

  그가 이쯤되면 샤워를 다 했을 것 같아 그녀는 그제서야 콩알이를 데리고 위층으로 올라갔고 목정침은 때마침 욕실에서 나왔다.

  온연은 불편한 듯 시선을 피하고 헛기침을 했다. “할 말이 뭐에요? 나쁜 일이면 듣기 싫으니까 말하지 말아요.”

  그는 순간적으로 울지도 웃지도 못 했다. “너 눈에는 내가 좋은 얘기는 안 하는 사람으로 보여? 내가 하려던 말은, 당천이 만든 그 디자인 올해 여름 트렌드로 나갈 거야. 걔는 진짜 트렌드를 정확하게 보는 거 같아. 내가 예전에 걔 창작 수준을 과소평가했어. 나도 얼른 걔한테 내 일 맡기고 싶어.”

  온연은 의외라고 생각했다. “막 그린 디자인 한 장이, 바로 트렌드가 된다고요? 당천씨… 진짜 실력 있나 보네요. 못 참겠으면 그냥 당장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256장

    그는 그녀의 품 안에 있는 콩알이를 보고 2초 동안 머뭇거렸다가 아래층을 향해 소리쳤다. ”아주머니, 콩알이 데려 가서 좀만 놀아주세요!”  온연은 그가 뭘 하고 싶은지 알면서도 유씨 아주머니에게 콩알이를 데려가라고 해서 귀신이 곡할 노릇이었다.  방문을 닫고 그는 살짝 손에 힘을 줘서 그녀를 품 안에 안은 뒤, 그녀를 보는 눈빛엔 박력과 숨기는 듯한 억제가 담겨 있었다. “왜 그래요?”  그녀는 그의 숨결에 감싸져 있으니 호흡이 가빠지기 시작했다. “저녁에 유씨 아주머니가 콩알이를 달래지 못 하면 이따가 날 찾으러 올 거예요…”  목정침은 손을 들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말투를 들어 보니까, 네 마음 속엔 내가 없나 보네?”  그녀는 사지가 말을 안 듣는 게 느껴졌고, 머리도 약간 흐릿해졌다. 그의 눈동자를 보니 그녀의 마음은 쿵쾅대며 뛰고 있었다. “나는… 그게 아니라…”  그의 입꼬리는 서서히 올라갔고, 고개를 숙여 그녀에게 입술을 포개었다. 그는 그녀가 이런 상황에서 어쩔 줄 몰라 하는 모습을 보는 걸 좋아했다; 그녀가 소녀 같이 빨개진 얼굴로 그와 눈을 마주치지 못하는 걸 좋아했다; 그녀의 냉철함과 태연함을 조금씩 무너트리는 걸 좋아했다… 그는 그로 인해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다.  그가 충분히 준비를 하면 결국 지는 건 온연이었다. 그녀는 모기 같이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콩알이 우는 소리 들리는 것 같아요…”  목정침은 그녀에게 살짝 입을 맞췄다. “걔가 우는지 안 우는지 나도 들을 수 있어.”  그녀는 입술을 깨물고 그의 가슴팍을 두 번 때렸다. “당신 정말… 나쁘게 굴지 않을 수 없어요? 나한테 장난치는 게 재밌어요?”  그는 망설이지 않았다. “응, 재밌어.”  그녀가 어떻게 해도 타협이 안되자, 바로 그를 밀어내고 옷을 입은 뒤 나가버리려 했다.  다음 날 아침.  온연은 아침 일찍 회사에 출근했다. 오늘은 날씨가 안 좋아서 비가 올 것 같아 영감을 찾으러 나가지 않았다.  서양양은 그녀보다 살짝 늦게 왔고

    최신 업데이트 : 2023-03-06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257장

    서양양은 마치 참고 있는 것처럼 이를 꽉 깨물었다. “엄마가 화해하자는 거 거짓말이었어요. 엄마는 단지 저를 속여서 집으로 불러들인 다음에 당천씨 신분을 알아내려던 거였어요. 엄마는 제 핸드폰까지 뒤질 정도로 선을 넘었고, 당천씨 사진을 보자마자 인터넷에서 당천씨의 정보를 뒤지시더라고요. 당천씨가 제시카씨랑 스캔들이 있던 걸 알자 당천씨한테 바로 전화해서 욕까지 했어요! 그 사람한테 사람 구실도 못하는 쓰레기라면서 저한테 매달리지 말라고요… 그래서 어제 새벽까지 엄마랑 싸우느라 가족들이 거의 잠도 못잤어요. 만약 아빠도 엄마가 너무하다는 생각을 안 하고 제 편을 들어주지 않았으면 저는 아마 오늘 집 밖으로 못 나왔을 거예요.”  온연은 서양양 엄마의 행동이 서양양에게 얼마나 많은 상처를 주었을지 상상할 수 없었다. 그리고 당천도 적지 않은 피해를 입었고, 안 그래도 굳건하지 못 했던 서양양과 당천의 관계는 더 약해져 심지어 거의 부러지기 직전이었다. “이 일은… 어머님이 잘못 하셨네요, 너무 과격하게 하셨어요.”  서양양은 눈시울을 붉혔다. “이제 됐어요, 엄마가 만족했잖아요. 제가 당천씨한테 전화해서 해명하려 했지만 그 사람은 제 전화도 안 받고, 앞으로 연락하지 말라는 문자만 왔더라고요. 저는 당천씨가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아는데, 엄마는 아무것도 모르고 제 모든 걸 장악하려고 해요. 저는 엄마 인생을 즐겁게 해주는 도구가 아닌데 말이에요!  어렸을 때부터 이랬어요. 엄마는 늘 저를 다른 아이들과 비교하고, 저의 어떠한 오점도 허락하지 않았어요. 제가 잘못하기만 하면 엄마는 엄청난 모욕을 당한 사람처럼 저를 용서하지 않았어요. 제가 학년에서 3등을 했는데도 엄마가 원하는 1등을 못 해서 집에 가지 못 했어요… 이번엔 제가 용기 내서 반항을 했지만, 엄마는 집요하게 당천씨와 언니가 절 물들였다고 생각하세요. 어차피 뭐든 다른 사람의 문제로 돌리니 엄마는 본인의 문제를 몰라요.”  온연은 어느정도 이해할 수 있었지만 공감할 수는 없었다. 어렸을 때부

    최신 업데이트 : 2023-03-06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258장

    서양양은 약간 실망했다. “알겠어요… 언니, 저희 엄마가 언니한테 불만 있어서 저 멀리하시는 거 아니죠? 그건 제 생각이 아니라 저도 방법이 없네요.”  온연은 얼른 해명했다. “아니에요, 저 그렇게 생각한 적 없으니까 헛된 생각 말아요. 저 금방 올 테니까 얼른 가서 밥 먹어요.”  서양양은 고개를 끄덕였고 두 사람은 회사 밖으로 나갔다.  온연이 예상하지 못 한 건, 당천은 차를 끌고 와서 회사 문 앞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는 의식적으로 뒤를 돌아봤고 서양양이 보이지 않자 안도했다. “얼른 가요, 양양씨가 뒤에 있어요. 지금 점심 시간이라 들키면 안 좋아요. 방금 양양씨가 저한테 같이 밥 먹자고 했는데 당천씨가 싫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거절했거든요.”  당천은 고개를 끄덕인 뒤 그녀를 데리고 빨리 차를 출발했다. 하지만 그들은 서양양이 이 장면을 다 목격한 줄 몰랐고, 온연이 뒤를 돌았을 때 서양양은 의식적으로 몸을 숨겼었다. 그녀는 왜 온연이 자신한테 숨기면서 당천을 만나는지 몰랐고, 이건 의심할 것도 없이 또 다른 충격이었다. 그녀는 인생이 가장 뜻대로 되지 않을 때 혼자 남아 도와줄 사람이 없었다. 。  식당에 도착한 뒤, 주문을 하고 당천은 온연과 올해 패션 트렌드 방향에 대해서 얘기를 나눴다. 한 마디 한 마디가 전문적이었고 독특한 의견들도 많았다. 온연은 열심히 들으면서 그를 칭찬했다. “당천씨 디자인, 목정침씨가 괜찮데요.”  당천은 갑자기 한숨을 쉬었다. “아무리 좋은 디자인이면 뭐해요? 다 온연씨가 대신 팔아줘야 하잖아요. 자꾸 부탁드리는 것도 아닌 것 같고, 지금 거의 다른 사람의 ‘총잡이’로 몰릴 지경이에요.”  “총잡이”는 패션 업계에서 뒤에서 다른 사람의 디자인을 대신 그려주고 그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발표하는 걸 칭했다. 온연은 당천이 어쩌면 단기간에 그 길로 빠질 것 같다는 생각에 원래 그녀는 목정침의 계획을 일찍 말해줄 생각이 없었으나, 당천이 흔들리는 걸 보자 그녀는 어쩔 수 없이 미리 밝혔다. “아직

    최신 업데이트 : 2023-03-06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259장

    당천은 웃었다. “그래요, 앞으로의 협력 기대할게요. 그… 전에 제가 약 탔던 일… 다시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온연은 상관없다는 듯 어깨를 들썩였다. “그건 당천씨의 의도가 아니었잖아요, 맞죠? 이전에 인생에서 제시카씨의 영향이 너무 컸었어서 그런 거겠죠. 앞으로 열심히 하시면 예전보다 훨씬 더 재밌게 살 수 있을 거예요. 궁금한 건데… 잘 됐을 때 서양양씨랑 어떻게 할지 생각 있어요?”  당천의 얼굴에 미소가 굳으며 침묵했다. 한참 후에 그가 말했다. “무슨 생각이 있겠어요? 지금도 그 사람이랑 그 가족들 얼굴을 어떻게 봐야 할지도 모르겠는 걸요. 제가 봤을 때 연애는 신성한 일이에요. 서로 좋아한다는 첫번째 요소가 있고, 두번째는, 결혼할 목적이 있어야 하며, 가족들의 축복을 받는 게 세번째 요소이죠. 근데 이 세번째 요소가 충족되지 않았어요. 제시카를 위해 몇 년 동안 시간을 낭비해서 예전에 제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기억도 안 나네요. 분명 지금처럼 이렇게 매끄러운 성격은 아니었거든요. 아직도 제시카랑 처음 만났을 때 너무 긴장해서 말도 못 했던 게 생각나네요…  만약 제가 예전 같은 모습이었으면, 어쩌면 아무것도 망설이지 않았겠죠, 제 말 이해되나요? 예전 같았으면 제가 결혼을 목적으로 순수하게 연애도 하고, 좋아하는 사람이랑 함께하면서 모든 사람의 축복을 받았겠지만, 제가 그렇게 운이 좋은 편은 아닌가 보네요. 그 사람은 좋은 아가씨라 저랑 어울리지 않아요. 처음에 그 사람이랑 사귀었을 때 다른 여자들이랑 다른 걸 느꼈어요. 몸에서 느껴지는 깨끗하고 순수한 분위기가 제 영감을 자극했죠. 근데 제가 영감을 얻을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 사람한테 가족들을 배신하라고 하고 나몰라라 하라고 할 수는 없어요. 아직까지는 제가 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거든요.”  온연은 듣고 인상을 찌푸렸다. “표면적으로 들었을 땐 되게 고상해 보이지만, 저는 다른 의미로 들리네요. 왜 당천씨가 양양씨를 충분히 사랑하지 않는 것 같죠? 단순히 영감을 얻기 위

    최신 업데이트 : 2023-03-07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260장

    말을 한 뒤 서양양은 뒤돌아 뛰어갔다.  온연은 난감해졌다. 서양양과 당천 일에 그녀는 처음부터 끼는 걸 거절했었다. 그녀는 마더 테레사가 아니었기에 아무 일에나 관여하기 싫었는데 하필 그녀가 연루되고 말았다. 그들 사이에 일은 그녀가 말하는 대로 되는 게 아니었다.  오후 내내, 서양양은 그녀를 아는 체하지 않았고, 예전처럼 시도때도 없이 수다를 떨러 오지도 않았다. 그녀는 서양양이 속상해서 그런다고 생각해 해명할 생각도 없었고, 좀 진정되면 다시 상황을 보려고 했다.  다음 날 서양양이 이직했다는 소식을 들을 줄은 그녀는 예상하지 못 했다. 서양양은 그래도 그녀에게 편지를 남겼고, 자신의 엄마가 원하는 대로 다른 일을 하러 갔다고 적었다. 충격을 받은 서양양은 엄마와의 전쟁을 포기하고 예전처럼 ‘착한 아이’로 다시 돌아갔다.  온연은 마음이 좋지 않았다. 그녀는 마지막 결과가 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 그녀는 서양양이 이 일을 좋아하는 걸 알았고, 처음에 회사 사람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면서 많은 고생을 했어도 회사를 떠나려 하지 않았었다. 매일 거의 제일 먼저 회사에 출근도 하고 바쁠 때도 의욕이 넘쳤다.  그녀가 다시 서양양에게 전화를 했을 때, 이미 없는 번호여서 이 번호가 사라진 상태였다.  생각을 한 뒤, 그녀는 이 일을 문자로 당천에게 말했지만 당천은 답장하지 않았다. 아마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을 테다. 이렇게 두 사람은 짧은 추억을 뒤로 하고 새출발을 했다.  한달이 좀 넘게 지난 뒤. 당천과 제시카의 일이 드디어 조용해지기 시작했다. 목가네도 정식으로 당천과 계약을 했고, 회사 홍보팀에 시켜 당천이 제시카 일에 대해 결백하다는 입장문을 적은 뒤, 당천의 짧은 영상도 제작했다.  영상 속 당천은 카메라 앞에서 매우 괴로운 표정을 지었다. “저와 제시카씨는 오랫동안 알고 지냈습니다. 처음 그 분을 만났을 때 저는 순진한 남자아이였고, 긴장해서 말도 못 했었습니다. 그 분이 저한테 애정을 표현하셨을 때 저는 결혼을 생각하고 사귀자는

    최신 업데이트 : 2023-03-07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261장

    당천이 영입되고, 여름 시즌이 다가왔다. 매 계절 초기엔 모든 회사들이 다 바빴고, 목정침의 퇴근 시간도 늦어졌으며 주말에도 대부분 회사에서 추가 근무를 했다.  온연은 주말에 지루할 때면 콩알이를 데리고 진몽요를 불러 같이 쇼핑을 했고, 진몽요도 유모차에 아이를 태우고 나와 경소경이 얼마나 아이에게 불친절한지 욕을 했다.  온연은 농담식으로 말했다. “너한테만 잘 해주면 되는 거 아니야? 그 사람한테 아이는 우선이 아니었잖아. 원래 결혼할 계획도 없었던 사람이 너 때문에 결혼이라는 새장 안에 갇혔는데, 적응할 시간 좀 줘야하지 않겠어? 친 자식이니까 언젠간 좋아하게 될 텐데, 넌 뭘 그렇게 걱정하는 거야? 나도 처음엔 목정침씨가 콩알이 안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나중에는 손에서 놓지를 않더라.”  진몽요는 씩씩거렸다. “경소경씨는 달라! 매일 퇴근하고 어머님네 갈 때마다, 내가 애 좀 안고 있으라고 해도 싫다고 하고, 내가 안고 있으면 된 거래. 그게 말이야? 나 혼자만의 아이가 아니잖아? 이것만 보면 그 사람은 얼음 같은 목정침씨 만도 못 해!”  의류 코너에서 쇼핑을 하면서 온연은 예전에 당천이 목정침에게 팔았던 디자인의 실물을 보았다. 디자인은 벌써 출시가 되었고, 마치 영혼을 불어 넣은듯 실물이 그림 보다 훨씬 생동감 있었다,.  진몽요는 그녀의 시선을 따라가 보며 투덜댔다. “저거 그 당천 디자이너가 직접 그린 거라던데, 너네 목가네랑 계약했다며? 하긴 이런 뜨거운 감자 같은 일에 손 댈 수 있는 사람도 목가네 밖에 없지. 게다가 이 뜨거운 감자를 제대로 익은 감자로 만들어 놨으니, 다른 회사였으면 분명 회사까지 같이 망했을 거야.”  온연은 자신 있게 미소를 지었다. “목정침씨 손에 들어가면 그렇게는 안되지.”  진몽요는 혀를 찼다. “얼씨구, 너 지금 자랑하는 거야? 그래, 네 남편 잘 났다 잘 났어, 됐지? 목정침씨 보고 처음에 겁먹었던 게 누구였더라? 목정침씨 피한다고 외지에서 디저트 가게 차린 게 누구였었지? 콩알이가 생겨서

    최신 업데이트 : 2023-03-08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262장

    한참 대화를 나눈 뒤, 진몽요는 그제서야 온연과 함께 화장품을 사러 온 게 생각났다. 뒤를 돌아봤을 때 온연의 표정이 좋지 않자 의심스럽게 물었다. “연아, 왜 그래? 표정이 너무 안 좋아 보이는데? 어디 아파?”  온연은 옅게 숨을 들이마셨다. “응, 갑자기 머리가 좀 어지럽네. 오늘은 그냥 안 살래, 가자.”  진몽요는 그녀의 이마를 짚었다. “빈혈 때문에 어지러운 건가? 너가 너무 말라서 그래, 가서 목정침씨한테 제대로 몸보신 좀 해달라고 해. 이왕 왔는데, 사고 가는 게 낫지 않아? 계산하는 게 힘든 것도 아니고. 넌 앉아서 쉬고 있어, 내가 해줄게, 너가 어느 브랜드 쓰는지 아니까.”  예군작의 시선은 다시 온연을 향했고, 도발이 섞여 있는 눈빛에, 서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고 있었다.  온연은 이 화를 삼키고 옆에 있던 의자에 앉았다. 예군작과 1초라도 더 있다가는 조금이라도 더 위험해질 것 같아 그저 진몽요가 빨리 화장품을 사온 다음에 나가고 싶었다.   고의였는지는 모르지만 예군작은 그 꽃 얘기를 꺼냈다. “몽요씨, 제가 준 그 꽃 폈어요?”  진몽요는 카드를 직원에게 건네면서 말했다. “폈어요, 말 안 해줬으면 까먹을 뻔했네요. 겨울에 폈더라고요, 참 이상한 꽃이에요. 그렇게 오랫동안 키웠는데 한겨울에 피고 말이에요. 근데 계속 엄마 집에 있어서 보러 갈 시간이 없었어요. 제가 마지막으로 봤을 땐 꽃봉우리였거든요. 예전에 꽃이 피면 저한테 알려줄 비밀 있다고 그러지 않았어요? 오늘 마침 만났으니까 물어볼게요, 비밀이 뭔데요?”  온연은 숨이 멎었고 죽일듯이 예군작을 보았다. 예군작은 그녀를 향해 의미심장하게 웃었다. “정말… 궁금해요? 마음의 준비가 안됐을까 봐서요.”  진몽요의 호기심이 발동되었다. “무슨 비밀이길래 마음의 준비까지 해야 되는데요? 저 멘탈 강해요, 그러니까 얼른 말해요, 흥미 떨어지기 전에요.”  온연은 더 이상 앉아있을 수 없어서 무섭게 일어나서 말했다. “몽요야! 우리 가자, 나 진짜 몸이 안 좋은 거

    최신 업데이트 : 2023-03-08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263장

    예군작과 아택도 금방 백화점을 떠나 차로 돌아왔다.  옆에 쌓인 여성용 물품들을 보면서 예군작의 미간엔 짜증이 섞여 있었다.  아택은 백미러로 그를 보며 낮게 말했다. “도련님, 기왕 해성에 돌아가셔서 사모님을 만나 뵙기로 하셨으니 옆에 있는 물건들 때문에 이미 결정하신 일에 영향받지 마세요. 만약 도련님께서 지금 다른 행동을 하신다면 어르신이 절대 실권을 넘겨주지 않으실 겁니다.  예군작은 창밖을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나도 알아.”  만약 어르신의 압박만 아니었다면 그도 오늘 특별히 밖에 나와 국청곡을 위해 이렇게 많은 물건을 사지 않았을 테다. 예상치 못 하게 이곳에서 진몽요와 온연을 만났고, 온연의 반응을 보니 목정침은 분명 그녀에게 숨기는 게 아무것도 없는 것 같았다.  그 꽃은 다른 사람이 선물한 거였다. 남아프리카에서 특이한 품종이라 국내로 들이는 데 꽤나 고생을 했다. 꽃이 피는 시기가 정확하지 않아서, 세심하게 돌 봐준다면 오래 기다릴 필요가 없었다. 그는 원래 그 꽃이 피었을 때가 적절한 시기일 것이라고 예상하고, 자신이 전지인 걸 말하려 했다. 그러나 계획을 변수들을 따라가지 못 했고, 계속 예상치 못한 상황들이 발생했으며, 그가 진몽요를 구하기 위해 다리를 다친 일도 그 안에 속했다…  방금 진몽요가 아이를 데리고 온 걸 봤을 때, 그의 질투심이 또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그는 정말 그녀에게 모든 걸 말하려 했으니 지금 상황을 보니 마음대로 행동하면 안될 것 같았다. 만약 그때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그녀의 곁에 있는 사람은 여전히 그였을 텐데…  저녁, 목가네.  목정침은 오늘 평소보다 일찍 퇴근했다. 식탁에서, 온연은 낮에 진몽요가 예군작을 마주친 얘기를 꺼냈다. “오늘 몽요랑 애들 데리고 쇼핑 갔는데 예군작을 마주쳤어요. 근데 예군작이 당장이라도 자기가 전지인 걸 밝히려는 거 같아서 깜짝 놀랐지 뭐예요.”  목정침은 인상을 찌푸리며 격한 반응을 보이진 않았다. “걱정 마, 이번엔 아마 우연히 마주친 거일 거야.

    최신 업데이트 : 2023-03-09

최신 챕터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60장

    예군작은 갑자기 흥미가 떨어져 일어나 옷깃을 정리한 뒤, 바로 클럽에서 나왔다.  온 몸에 술냄새를 풍기며 예가네 저택으로 돌아온 뒤, 저택은 너무 불안할 정도로 조용했다. 그는 취했고, 술기운이 너무 올라와서 비틀거리며 위층으로 올라가며 국청곡의 이름을 불렀다.  국청곡은 자고 있다가 놀라서 깼고, 아이가 혹시라도 시끄러워서 깰까 봐 잠옷 원피스를 입고 일어나서 나와봤다. 그가 계단 입구에 앉아 인사불성이 된 걸 보고 그녀는 마음속 분노가 삭으라 들었다. “왜 이렇게 많이 마셨어요? 저녁에 그렇게 시끄럽게 하면 아이가 깰까 봐 걱정도 안돼요? 가요, 방에 가서 쉬게 내가 부축 해줄게요. 술 많이 마셨는데 속은 괜찮아요?”  그녀가 팔을 뻗어 그의 팔을 잡았을 때, 그는 갑자기 일어나서 그녀를 품에 안았고, 예전에는 느껴보지 못했던 힘으로 안았다. 그녀는 살짝 발꿈치를 들었고, 그를 밀어내야 할지 계속 안고 있어야 할지 몰랐다. 그가 분명 사람을 착각한 게 아닐까? 아니면 어떻게 이렇게 평소와 다를 수 있지?  그녀가 여러가지 생각을 하고 있을 때 그가 갑자기 중얼거렸다. “당신은 나중에 다른 사람을 사랑해서 갑작스럽게 나를 떠날 거예요?”  그녀는 살짝 힘으로 그를 밀어냈다. “아니요. 당신 취했어요, 그만해요. 너무 늦었어요.”  그는 그녀의 말을 듣지 않고, 그녀의 턱을 잡은 뒤 강제로 그를 보게 만들었다. “지금 나한테 왜 이렇게 성의가 없어요? 내가 당신이 싫어하는 일을 많이 했었잖아요, 그럼 날 떠날 생각 해본 적 있어요?”  그녀는 술 취한 남자를 상대하기 피곤해서 솔직하게 답했다. “있어요, 됐죠? 난 당신이 완전 체념할 때까지 기다리다가 아이를 데리고 당신을 떠날 거예요.”  그는 침묵했다. 갑작스러운 고요함은 사람을 두렵게 만들었다.  그의 차가운 눈빛을 보고 국청곡은 단호하게 대답한 걸 후회했다. “당신 술 먹고 주정부리면 나 계속 무시할 거예요.”  그는 무섭게 그녀의 입술을 덮쳤다.  그는 강제로 그녀를 안아서 안방으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9장

    목정침은 여유롭게 그를 보았다. “어디서 날 봤는데? 목가네는 절대 아닐 테고. 네 당시 그 신분으로는 목가네에 들어올 자격이 없었잖아.”  예군작은 그가 총구를 겨누는 것 같은 그의 말을 신경 쓰지 않고, 여자들을 다 쫒아 낸 뒤 두 사람만 남았을 때 말했다. “맞아, 목가네는 아니야. 우리 엄마랑 내가 살던 아파트 밑이였지.”  아파트 밑?  목정침은 자세히 회상을 했다. 전에 한번 그가 아버지를 따라서 회사에서 회의를 한 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한 아파트에 들른 적이 있었다. 아버지는 그에게 오랜 친구를 금방 만나고 올 테니 차에서 기다리라고 했었다.  그는 의구심을 갖지 않고 다른 쪽으로 생각하지 않았었다. 대충 10 여분 정도 기다렸던 것 같은데 아마 그때였던 거 같다. 생각해보니 웃겼다. 아버지는 애인을 만나러 가는 거였는데, 그는 아무것도 모르고 밑에서 기다리고 있었고, 만약 그가 미리 알았더라면 어쩌면 그 후에 일이 벌어지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이런 일들 때문에, 그는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한 미움이 여전히 남아 있었다. 왜 그가 그런 일을 알게 만든 걸까? 왜 그가 그런 곳에 가게 한 걸까? 아버지는 그를 완전히 바보취급 했었다…  그의 반응을 보며 예군작이 이어서 말했다. “아마 생각났겠지. 그때 나도 밑에서 놀고 있었어. 아버지가 위로 올라가는 걸 보면서, 나도 예전처럼 신나게 따라올라 가려다가 형을 봤어. 그 순간 내 두 다리는 굳어버리고 말았지. 형한테 호기심도 생기고 질투도 나면서, 처음으로 내가 사생아라는 걸 확실히 알게 됐어. 형은 외제차 안에 타고 있고, 제일 좋은 대우를 받고 있었지만, 나는 엄마랑 빛도 안 들어오는 곳에 살면서, 당당하게 아빠랑 나가 보지도 못 했어. 단 한 번도… 나랑 우리 엄마가 아파도, 아버지는 사람을 보내셔서 우리를 병원에 보내주셨지.  난 언제부터 아빠를 싫어했을까…? 거의 기억도 안 나. 근데 갑자기 싫어한 게 된 건 아니고, 시간이 점점 지나면서 감정이 쌓였어. 난 우리 엄마도 싫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8장

    국청곡은 이유를 알 수 없었다. 그가 언제부터 자신이 같이 자주길 원했었나? 예전에는 그녀가 방에서 자는 않는 것은 물론, 집에서 자지 않더라도 그는 절대로 묻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일부러 그를 피하고 있었다. 그녀는 요즘 자꾸 그가 이상한 생각을 하는 것 같았는데, 그녀는 출산을 하고 상처부위가 아직 회복이 되지 않은 것 같아 마음에 걸렸다. 그는 절대 남은 이해해 주는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회사로 가는 길, 예군작의 얼굴은 매우 어두웠지만, 아택의 얼굴엔 봄바람이 부는 것처럼 기분이 매우 좋아 보였다.  예군작은 아택이 꼴보기 싫었다. “연애라도 시작했어? 아침부터 왜 그렇게 기분이 좋아.”  아택은 정직하게 말했다. “아니요, 그냥 단순히 기분이 좋아서요. 도련님은 왜 아침부터 화가 나셨어요?”  예군작은 국청곡을 떠올리자 화가 났다. “물어보지 마, 말하기 싫어. 오늘은 일찍 퇴근하고 클럽 가서 스트레스 좀 풀자.”  아택은 황급히 말했다. “저는 못 갈 것 같습니다, 도련님 혼자 다녀오세요. 안야씨가 저녁은 집에 와서 먹으라고 해서요.”  예군작은 그의 말에서 눈치를 챘다. “오, 그렇게까지 마음을 쓰는 거야? 이제 놀러도 안 가게? 남자가 그렇게 성실해서 어따 쓰게?”  아택은 사실대로 말했다. “단지 노는 게 지겨워서지, 다른 뜻은 없습니다. 그런 곳에서는 자기자신을 잃기 마련이니 안 가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예군작은 아택을 강요하지 않았고 한 사람이 떠올랐다. 그 사람은 목정침이었다. 목정침과 그런 곳에 가면 재밌지 않을까?  ......  저녁. 목정침은 접대가 있다고 말한 뒤 집에 돌아와서 밥을 먹지 않았다. 온연도 그를 매우 믿었기에 더 묻지 않았다. 만약 그가 예군작에게 끌려가서 논 걸 알게 되면 화가 나서 미쳐 버릴 테다.  목정침은 장소에 도착한 후에서야 예군작이 음란하게 놀려는 걸 알았다. 룸 안에는 야릇한 조명이 켜져 있었고, 여자들은 다리를 훤히 내놓고 여러가지 자세를 취하고 있었으며, 예군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7장

    아택은 어떤 반응을 해야 할지 몰랐다. 예전에 예가네에서 어르신 밑에서 목숨을 받쳐 일하느라 너무 힘들어서 연애를 할 시간도 없었다. 나중엔 예군작 밑에서 일을 하면서, 클럽도 다니고 여자를 만나봤지만, 진짜 연애를 하려니 그는 하지 못 했다. 그는 꼭 찌질한 사내자식처럼 어쩔 줄을 몰라했다.  그가 대꾸를 안 하자 안야는 살짝 실망했다. “대체 이유가 뭐예요? 난 진짜 모르겠어서 그래요, 우리 정상적인 부부처럼 살기로 한 거 아니었어요? 근데… 우리가 지금 부부처럼 살고 있는 게 맞아요?”  아택은 그녀와 처음 자게 되었을 때가 떠올랐고, 그때는 예군작 때문에 임무를 완성해야 한다는 느낌으로 했었다.  그의 목젖이 살짝 움직였다. “가면 되잖아요…”  안야는 그가 매우 원하지 않는 것처럼 느껴졌고, 꼭 그녀가 강요하는 느낌이었다. 그녀는 수치스러워서 입술을 깨물었다. “당신이 싫으면 나도 강요하지 않아요. 어차피 당신도 예군작 같은 사람 밑에서 일하니까 밖에서 많이 해봤을 거 아니에요. 원래 돈 많은 남자들은 다 그렇잖아요, 나 이해해요.”  아택은 머리가 아파왔다. “아니에요, 정말 아니에요. 도련님은 다리를 그렇게 오랫동안 다치셨는데 밖에 나가서 놀 시간이 어딨었겠어요? 이미 성실해지신지 오래 되셨고, 나도 매일 그 분만 따라다니니 혼자서는 더욱 그럴 일이 없어요. 나도… 싫은 거 아니에요. 그냥 시간 좀 필요해서 그래요.”  그가 젓가락을 내려놓자 안야는 빠르게 주방을 정리했다. “당신한데 준비할 시간을 주면 언제까지 시간이 필요할지 모르잖아요. 일단 들어와요.” 그녀는 말을 끝내고 먼저 안방으로 들어갔다.  아택은 어쩔 수 없이 따라 들어갔다.  안야는 갑자기 그를 안았고, 먼저 그에게 키스를 했다.  그녀의 부드러운 입술이 느껴지자, 아택은 숨이 멎었지만 이내 그녀의 허리에 팔을 감쌌다. ……  예군작은 하루종일 일을 하고 집에 돌아왔고, 국청곡이 안방이 아닌 아이방에서 자고 있는 걸 발견했다. 아이 방은 잠겨 있어서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6장

    아택은 침을 삼켰다. “아… 그냥 궁금해서 여쭤봤습니다.”  예군작은 일어나서 시계를 보고 외투를 챙겼다. “나 혼자 운전해서 퇴근할게, 너도 들어가.”  예군작은 대답을 한 뒤, 그를 위해 사무실 문을 열어주었고, 두 사람은 회사 문 앞까지 걸어간 뒤 각자의 길을 갔다.  예군작 밑에서 이렇게 오래 일을 하면서, 아택은 여전히 그의 심리를 알 수 없었다. 그는 어르신보다 더 파악하기 힘들었고, 사람의 마음은 깊기 때문에 한 사람을 파악하지 못 한다는 건 절대적으로 두려운 일이었다.  아택이 집에 돌아왔을 때 안야는 아직 자고 있지 않았고, 그들 대신해서 신발장에서 슬리퍼를 꺼낸 뒤, 또 능숙하게 주방에 들어가 그에게 줄 요리를 했다.  그녀가 바삐 움직이는 모습을 보면서 아택은 왠지 모르게 마음이 놓였다. 아무리 집에 늦게 들어가도 누군가 불을 켜 놓고, 누군가 그를 기다리고, 따뜻한 밥이 준비되어 있는 건 인생에서 가장 편안함을 주는 일이었다.  그는 평소처럼 바로 샤워를 하지 않고, 소매를 걷어 올린 뒤 주방에 들어가 그녀가 요리하는 걸 도왔다. “오늘은 애기가 말 잘 들었어요?”  안야는 고개를 끄덕였다. “말 잘 들었어요, 사실 나 혼자서도 잘 챙길 수 있는데, 아주머니는 안 써도 되지 않을까요? 그러면 매달 소비를 좀 아낄 수 있잖아요. 당신 돈 버는 것도 힘든데, 우리끼리 아껴서 살면 좋잖아요. 당신은 움직이지 말고 좀 쉬어요, 하루종일 일하느라 피곤했을 텐데 이런 건 내가 하면 돼요.”  아택은 그녀에 의해 강제로 옆으로 쫓겨나서 완전히 끼어들 수 없었다. “그런 돈은 아낄 필요없어요. 집안 일도 하고 애도 보는데 당신도 힘들겠죠. 내 일은 엄청 힘든 편은 아니에요. 평소에 대부분은 거의 한가해서요.”  안야는 고개를 돌려 그를 향해 웃었다. “안 힘들면 다행이에요. 사실 내가 봤을 때 예군작씨도 그렇게 나쁜 사람은 아닌 것 같아요, 적어도 당신한테는 잘해주니까요.”  아택은 평소에 뒤에서 예군작의 얘기를 하진 않지만, 이 점은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5장

    진몽요는 억울해했다. “그러게 누가 나한테 장난치래요? 나도 순간 머리가 안 돌아가서 그런 거잖아요. 그래서 손부터 나간 거고요… 내가 잘못했어요. 나도 민망했어요, 당신 부모님이 다 봤잖아요. 지금 심장이 너무 빨리 뛰어서 목구멍 밖으로 튀어나올 거 같고, 진짜 창피한 건 나라고요! 어머님 아버님이 봤을 때 내가 엄청 예의 없는 아이로 보였을 거 아니에요! 근데 내가 방금 식당 입구 봤었는데, 우리 몇 명 밖에 없었어요~”  경소경도 진짜로 화가 난 게 아니었다. 그는 그녀의 생각이 단순한 걸 알았기에, 생각이 짧은 건 정상이었다. “알겠어요, 그만 해명해요. 해명하는 건 감추려는 거고, 감추려는 건 사실이라는 거잖아요. 내가 나이를 이렇게 먹고도 참… 됐어요, 어차피 당신이 맨날 집에서 안 그러는 것도 아니니까요. 우리 엄마 아빠는 당신이 이런 사람인 거 이미 알고 있으시고, 이미 머릿속에 깊이 각인되어 있을 거예요. 이번 생에 그 인식은 달라지지 않을 거니까 걱정하지 말아요.”  진몽요는 호기심에 물었다. “부모님 눈에는 내가 어떤 사람인데요?”  경소경은 입꼬리를 올린 뒤 못된 웃음을 지었다. “생각이 간단하고 사지가 발달된 사람이요.”  이 간단한 한 마디는 당연히 매를 벌었다.  백수완 별장으로 돌아온 후, 진몽요는 시간이 어느정도 됐으니 강령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을 물었다. “엄마, 집에 들어갔어요? 어떻게 됐어요? 말 좀 해줘봐요.”  전화 너머 강령은 너무 웃어서 주름이 졌다. “난 괜찮은 거 같아. 그 분이 나한테 선물도 준비해 주셨더라고, 근데 사람이 많아서 민망해서 바로 못 주셨데, 그래서 차에서 주셨어. 그 분이 그리신 그림이었어, 그럴듯하게 도장도 찍혀 있더라고. 그 분은 짝을 찾아서 안정적으로 삶을 살고 싶다고 하시는데, 다들 알다시피 그분은 불만이 없고, 내가 마음에 든다길래, 내 의견을 물어봐서 나도 괜찮다고 했지. 그 분 얼굴이 너무 빨개지셔서 어둠속에서도 빨개지신 게 보이더라. 난 그저 그 분이랑 공통된 관심사가 없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4장

    강령은 얼굴이 빨개졌다. “네, 좋네요… 제 딸도 샤브샤브를 좋아해서요, 나중에 같이 갈게요.”  진몽요는 이 좋은 소식을 듣고, 이런 자리만 아니었다면 이미 신나게 웃었을 테다. 허영준이 샤브샤브 가게를 갖고 있는 줄은 몰랐고, 이 가게는 정말 그녀의 입맛을 저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건 그녀가 앞으로 샤브샤브를 배 터질 때까지 먹을 수 있다는 뜻인가?  허영준은 경성욱처럼 말이 많지 않아서, 식탁에서는 거의 대화가 없었다. 밥을 다 먹고 식당에서 나온 뒤, 허영준은 강령을 보며 물었다. “혼자 사시죠?”  이 말은 첫 맞선 자리에서 묻기엔 조금 이상했고, 마치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못 하는 목적이 있는 것 같았다. 진몽요는 허영준의 바른 모습을 보고 이상한 생각이 들지 않아 강령을 대신해서 대답했다. “엄마는 지금 혼자 살고 계세요. 그래서 제가 자주 보러가요, 어차피 멀지도 않으니까요.”  허영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저는 다들 가는 방향이 다르시니, 제가 가는 길이 같아서 데려다 드리고 싶다는 말을 하고 싶었어요. 그러면 다들 왔다 갔다 하실 필요 없잖아요.”  그랬다. 허영준은 그저 말이 별로 없었지만 마음씨는 세심해서 이미 가는 길이 같은지 아닌지도 생각하고 있었기에 진몽요는 웃었다. “네, 그럼 부탁드릴게요, 아저씨.”  강령과 허영준이 차를 타고 멀어지자 하람은 진몽요에게 물었다. “네가 봤을 땐 어떤 거 같아?”  진몽요가 대답을 하기도 전에 경소경이 끼어들었다. “이게 이 사람 맞선도 아닌데, 이 질문을 왜 이 사람한테 하세요? 이 사람 생각은 중요하지 않죠, 어머님 마음에 드셔야 하는 거잖아요.”  하람은 그를 노려봤다. “그럼 네가 봤을 땐 어떤 것 같은데? 너희 생각도 중요하지, 아니면 왜 다같이 밥을 먹었겠어? 그럴거면 그냥 두 사람 따로 만나서 얘기 나누게 했지…”  경소경은 생각을 하다가 말했다. “사람은 괜찮은 거 같아요, 성실하고, 근데 말은 잘 못 하시네요.”  진몽요는 경소경의 피드백이 너무 일반적이라고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3장

    진몽요는 이런 일을 참고 있을 수 없어서, 경가네 공관에서 나오자마자 강령에서 살짝 얘기를 흘렸다. 강령의 태도는 사람을 본 다음에 다시 얘기해보자는 느낌이었고, 이미 한번의 실패를 통해서 조금 더 현명해졌기 때문에, 이번에는 제대로 상대를 봐야 했다.  순식간에 주말이 다가왔고, 진몽요는 원래 온연이랑 놀러 나가기로 했던 약속을 취소했다. 온연은 진몽요가 엄마에게 맞선을 주선하려는 걸 알고 의아해하지 않았다. 사람은 늘 그런 것 같았다. 나이가 젊든 많든, 다들 짝이 있어야 했다. 사람은 원래부터 무리지어 사는 동물이니 그 누구도 혼자 외롭게 살고싶어 하지 않았다.  백수완 레스토랑에 예약한 룸에 경소경은 요리를 배치한 뒤, 모든 게 준비가 다 되어 있었고, 이제 봄바람만 불어오면 됐다. 그 ‘봄바람’은 아직 오지 않았다.  강령은 잘 관리한 얼굴에 홍조를 띄웠다. “사돈, 그 분 만나 뵌 적 있으시죠? 좀 웃기실 것 같지만, 저 조금 긴장되네요. 이런 일까지 다들 출동해주시니 조금 죄송해서요.”  하람은 웃었다. “만난 적 있어요, 저희 집 사람보다 더 바르게 생겼으니 걱정 마세요. 마음이나 겉모습이나 다 이 사람보다 나으니까요.”  경성욱은 옆에서 감히 반박하진 못 했다. 그의 동문이 어디가 더 낫단 말인가? 그가 그렇게 후졌나?  사람들이 거의 30분정도 기다린 뒤, ‘봄바람’이 도착했다. 얼굴엔 비록 세월의 흔적이 묻어 있었지만, 여전히 젊었을 때의 풍채가 보였다. 유유상종이라는 말이 있듯이, 경성욱의 동문은 여러 방면에서 못난 게 없었다. 젊은 사람을 사이에 있어도 경소경처럼 인기가 많았고, 이 나이를 먹었어도 여전히 잘생긴 아저씨였다.  “오래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제가 나올 때 근처에서 차가 막혀서, 마음은 급했는데 방법이 없었어서요. 제가 사죄의 의미로 이번 식사 대접하겠습니다.”  경성욱이 말수가 적은 걸 알고 분위기를 살리는 일은 다 하람이 했다. “괜찮아요 허씨, 저희가 남도 아닌데요 뭘.” 말을 하면서 그녀는 강령의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2장

    경소경은 경성욱이 아이를 안고 싶어하는 걸 알고 바로 아이를 건네주었다. “한번 보세요.”  경성욱은 기쁘게 아이를 받은 한번 살펴보았다. 사실 기저귀는 갈은지 얼마 안돼서 깨끗했다.  경소경이 한가한 걸 보자 진몽요는 그를 째려봤고 경소경은 눈물없이 울고 있었다. 그는 아이를 안기 싫은 게 아니라 기회가 없었던 거였다.  식사 시간. 아이는 유모차 안에서 분유를 먹고 있었고, 유모차는 하람 옆에 있어서 하람은 밥을 먹으면서도 아이를 놀아주었다.  진몽요는 하람은 완전 존경했다. 처음에 그녀는 하람이 아이에 대한 열정이 한 순간일 줄 알았고, 시간이 지나면 아이를 귀찮아 할 줄 알았다. 그런데 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그녀의 모습은 여전했고, 늘 손에서 놓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니 하람에게 아이를 맡겨서 그녀도 안심이 되었다.  갑자기, 하람은 그녀를 보며 물었다. “요즘 내가 애 보느라 사돈이랑 쇼핑할 시간도 없었고, 연락할 새도 없었는데, 넌 사돈이 혼자 계시는데 걱정 안되니?”  진몽요는 걱정이 없는 편이라, 많은 생각을 하지 않았어서 대답했다. “걱정할 게 뭐 있어요? 집에 대문 보안도 최고로 설치해 두었으니 괜찮아요. 제가 엄마 집에 가기도 해요, 시간만 있으면 가거든요.”  하람은 헛기침을 두 번 했다. “그… 사돈한테 새 짝 찾아드릴 생각은 없어? 너도 이제 시집왔고, 사돈도 계속 혼자 계시면 심심하시잖아, 나중에 나이 들었을 때 짝이 있으면 좋잖아. 지금은 비록 젊으셔서 마음대로 노실 수 있어도 혼자면 있으면 외롭기 마련이니까…”  중매하는 일은 하람도 처음이라 어떻게 얘기를 꺼내야 할지 몰랐고, 진몽요가 신경쓸까 봐 더 걱정했다.  진몽요는 그제서야 하람의 뜻을 이해하고 문득 깨달아서 말했다. “아아아… 그 일은 저도 생각 했었어요. 엄마도 예전에 스스로 노력해보셨는데, 적절한 사람을 못 찾았어요, 다 이상하고 못 미더운 사람들이었거든요. 저도 지금은 거기까지 신경 쓸 여력이 없어서, 제가 생각을 많이 못 해드린 거 같아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