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선물에 메모를 남겼다. ‘어제 저녁에 주려고 준비한 건데, 까먹고 못 줬네. 나 돌아오면 너 끼고있는 거 보고싶어.’ 아마 그 귀걸이가 없어져서 그런지 그녀는 썩 기쁘지 않았다. 그에게 물어봐야 하나? 아님 모른 척해야 하나? 그녀가 멍을 때리고 있을 때 유씨 아주머니가 아이를 안고 들어왔다. “연아, 뭐 하고 있어? 집에 왔는데 애도 안 보고 여기서 왜 멍 때리고 있는 거야?” 온연은 감정을 숨기고 콩알이를 품에 안았다. “아니에요. 저 콩알이 데리고 좀 걷고 올게요. 밥 먹을 때 불러주세요.” 정원에서 산책을 하고 있을 때 목정침으로부터 영상통화가 걸려왔다. 온연은 한 손으로 핸드폰을 꺼내서 카메라에 아이를 비췄다. “애 데리고 정원에서 산책 중이에요.” 목정침은 아이를 보며 “얘 말고 너 볼래.” 온연은 힘들어서 자리를 찾아 앉았다. 콩알이는 점점 성장하고 있었고 겨울이라 옷도 두껍게 입어서 한 손으로 안고 있기 힘들었다. “나 봐서 뭐하게요? 예쁘지도 않은데.” 목정침은 말없이 그녀의 표정을 보며 아이를 볼때와는 사뭇 다른 얼굴이었다. 온연은 그의 시선이 부담스러웠다. “안 바빠요? 진짜 못 말린다니까. 시차도 있는데 왜 영상통화까지 해요. 난 퇴근하고 바로 집 왔어요. 감시하려고 전화한 거면 이제 됐죠? 나 배고파서 밥 먹으러 갈 거예요.” 목정침은 낮게 말했다. “남편이라고 불러줘.” 온연은 놀라서 주변을 두리번거렸고 아무도 없는 걸 확인한 뒤 안도했다. “왜요? 싫어요…” 그녀는 어제 그가 강제로 남편이라고 불러 달라고 한 걸 잊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은 그 소리가 안 나왔다. 목정침은 웃으며 더 이상 강요하지 않았다. “돌아가서 들을게 그럼. 들어가서 밥 먹어.” 전화를 끊고 온연은 긴 숨을 내쉬었다. 방금 몇 번이나 귀걸이에 대해 묻고 싶었지만, 결국 물어보지 못 했다. 식사 시간. 유씨 아주머니는 콩알이한테 밥을 먹이며 온연과 얘기를 나눴다. “도련님이 널 진짜 아끼시는 것 같아. 가시기 전
진몽요는 디저트를 먹으며 칭찬했다. “연아, 네가 만든 디저트는 여전히 맛있어. 사람이 이래서 똑똑해야 돼. 배우는 것도 빠르잖아. 너 그때 배울 때 시간도 별로 없었는데 말이야.” 온연은 웃으며 그녀에게 주스를 가져다주었다. “천천히 먹어, 뺏어 먹을 사람 없어. 이따가 더 만들어 줄 테니까 집에 가져가.” 경소경은 옆에서 그녀를 챙겼다. “디저트 적당히 먹어요. 좀 이따 밥도 먹어야 하잖아요. 디저트는 많이 먹으면 살쪄요.” 진몽요는 중얼거렸다. “임신하면 원래 살 쪄요. 나 아직 많이 안 쪘는데 벌써 잔소리하는 거예요? 오랜만에 연이가 한가해서 디저트 만들었는데 당연히 많이 먹어줘야죠.” 온연은 진몽요가 디저트를 먹을 때마다 맨 위에 있는 과일부터 먹는 걸 발견했다. 디저트는 거의 장식용이라 요즘 나오는 딸기랑 키위는 특히 더 시큼했기에 온연은 의심했다.“몽요야, 너 애기 성별 나왔어?” 진몽요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 근데 딸 같아. 그리고 요즘 성별 검사하는 거 불법 아니야? 아는 의사 있으면 물어볼 수는 있지만 그럴 필요는 없는 것 같아. 내가 딸이라면 딸인 거지. 난 너희랑 사돈 맺을 거야.” 온연은 물었다. “만약 아들이면?” 진몽요는 벙쪘다. “너만 괜찮으면 뭐…” 온연은 얼른 그녀의 말을 끊었다. “당연히 안 괜찮지! 얼른 먹어. 그래야 애가 쑥쑥 자라지. 이제 태어날 일만 남았네.” 경소경은 어이가 없었고 진몽요의 사고회로를 여전히 알 수 없었다. 점심 시간. 반 정도 먹자 경소경에게 급한 전화가 와서 그는 먼저 갔다. 진몽요는 우걱우걱 맛있는 갈비를 먹었다. “봤지? 요즘 계속 저렇게 바빠서 같이 있을 시간이 없어. 주말에도 안 쉬어. 목정침씨도 출장 갔지? 경소경씨는 매일 퇴근하면 집에 와서 나한테 밥만 해주고 또 야근하러 나가. 난 저 사람 보기만 해도 피곤해. 앞으로 너희 집 와서 좀 얻어먹는 게 낫겠어. 저 사람 왔다 갔다 하기에 피곤할 거 같아서. 혼자서 회사 일을 다 하려니 꽤나 바쁜 것 같
온연은 참 ‘안심이 된다는’ 미소를 지으며 정말 진몽요가 둘도 없는 좋은 친구라고 생각했다. 그녀의 표정이 이상하자 진몽요는 그제서야 눈치챘다. “목정침씨 전화야?” 온연은 억지로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응, 매일 이 시간.” 목정침의 표정이 좋지 않았다. “심개가 떠난 거랑 너랑 무슨 상관이야? 넌 알 필요 없어.” 진몽요는 혀를 내밀으며 아무 소리도 못 냈고 온연은 머리가 지끈거렸다. “나랑 상관 있다고 말한 적 없어요. 심개는 몽요랑 좋은 친구잖아요. 나랑 몽요랑 그 정도 얘기하는 건 괜찮지 않아요? 아저씨, 트집 그만 잡으세요. 우리 아들 밥 먹여야 돼요.” 목정침은 이번엔 전화를 빨리 끊었고 딱 봐도 기분이 안 좋아보였다. 온연은 이정도까지는 달래 줄 필요가 없다고 여겨 무시했다. 진몽요는 애교스러운 말투로 “너가 목정침이랑 전화하는 줄 모르고 실수로 그랬어. 그냥 생각난 김에 얘기한 건데, 설마 목정침이 또 화난 건 아니겠지? 키가 180cm 넘는 사나이가 이런 걸로 화를 내면 너무 쪼잔하잖아.” 온연은 살짝 웃었다. “원래 그래. 이정도는 화낸 것도 아니니까 괜찮아.” 진몽요는 그녀의 손가락에 끼워진 반지를 보고 혀를 찼다. “너 그 반지 정말 예쁘다. 난 살 쪄서 이제 결혼반지도 안 들어 가. 잠깐 빼놨다가 아이 낳으면 다시 끼려고. 반지 안 껴지는 것만 아니었으면 난 내가 살찐 거 평생 모를 뻔했어.” 진몽요가 너무 실망할까 봐 온연은 조곤조곤 말했다. “그런 게 정상이야. 임신은 뒤로 갈수록 액세서리 같은 거 안 하는게 좋아. 살 찌는 것도 그렇고 붓기도 심해서 나중에 액세서리 빼고 싶어도 빼기 힘들어져. 난 그때 몸이 안 좋아서 살도 별로 안 쪘었고, 아이를 일찍 낳았잖아. 그래서 난 차라리 너처럼 건강한 게 좋다고 생각해. 그러니까 이 상황에 만족해. 우리 애는 일찍 태어나서 나중에 수술도 해야한데. 생각만 해도 마음이 아파. 다 내 탓이니까.” 진몽요는 마음이 한결 나아졌다. “그러게, 너 그때 진
목정침은 그녀의 말을 귀담아듣지 않고 그녀의 귀를 응시했다. “귀걸이 왜 안 했어?” 귀걸이? 온연은 어리둥절했다. “무슨 귀걸이요?” 그는 인상을 쓰고 물었다. “출장가기 전에 너한테 준 그 귀걸이 말이야.” 온연은 의심에 가득 차 목걸이를 빼서 보여줬다. “당신이 나한테 준 건 목걸이였잖아요.” 목정침은 몸이 살짝 굳었다. “너… 확실해?” 온연은 확실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당신이 나한테 준 건 귀걸이가 아니라 목걸이였어요.” 그녀야 말로 그가 귀걸이를 누구에게 줬는지 궁금했다. 그녀에게 주려고 샀던 거 아니었나? 목정침은 말없이 출장 가기 전 날들을 회상했다. 원래 그 목걸이는 미국 여자 고객에게 선물하려던 것이었고 귀걸이가 온연의 선물이었다. 누가봐도 그녀를 위한 것이었는데, 박스가 비슷해서 그가 착각을 한 모양이다. 다 그 날 아침에 너무 정신이 없었던 탓이었다. 어쩐지 그 고객에게 선물을 주자 상대방이 그를 보던 눈빛이 이상했다. 그는 외국인들이 개방적인지라 신경을 별로 안 썼었었고, 상대방이 그에게 몇 번이나 약속을 잡아도 그는 일 관련된 거 말고는 다 거절했다. 지금 생각해보니… 상대가 오해를 한 모양이다. 그가 아무 말이 없자 온연은 마음이 불편했다. “그래서, 귀걸이는요?” 그는 눈빛을 피했다. “내가 고객한테 주려던 선물이랑 네 선물을 헷갈렸다고 하면 믿어줄래? 나도 이럴 줄 몰랐어…” 제일 중요한 건 그 여자 고객이었다. 앞으로 오랫동안 같이 일을 해야하는데, 차갑게 대할 수도 없고, 자신이 무덤을 파서 그 여자에게 의도치 않게 들이댔다. 온연은 그제서야 상황이 이해가 됐다. “사실, 그 날 저녁에 상자 안에 뭐가 들었는지 다 봤었어요. 그래서 왜 나한테 일반적인 목걸이를 주고 그 귀걸이를 안 줬는지 이상하다고 생각했었거든요. 그 고객 여자죠? 그럼 그 상대도 그 귀걸이가 뭘 의미하는지 알았을 텐데, 당신… 무슨 오해할 상황 만든 거 아니겠죠?” 목정침은 잠깐 고민했다. “내가 알아서 할
다음 날, 온연은 평상시처럼 회사에 출근했다. 목정침은 시차를 아직 적응하느라 일어나지 못해서, 그녀를 데려다 주지 못 했다. 회사에 막 도착하자 서양양이 그녀를 끌어당겼다. “제시카라는 여자 고객이 언니가 자기 개인 디자이너가 되어 달라고 찾아왔어요. 드레스가 필요하다면서 아침 일찍 왔는데 지금 엄 매니저님이랑 같이 계세요. 꽤 큰 고객이신지 엄 매니저님이 이렇게 고객한테 애쓰는 건 처음 봐요.” 온연은 대답을 하고 게스트룸에 가보려던 순간 서양양이 또 붙잡았다. “언니, 조심하세요. 그 제시카라는 분 만만치 않아 보여요.” 온연은 웃었다. “걱정 말아요. 그럼 사람 안 만나 본 것도 아니고, 정 안되면 다른 사람 찾으라고 하죠 뭐.” 게스트룸에 들어오자 엄 매니저는 온연을 얼른 끌어당겼다. “제시카씨, 찾으시던 디자이너가 온연씨 맞죠?” 온연은 예의바르게 웃었다. “안녕하세요, 제시카씨. 제가 온연입니다.” 제시카는 딱 봐도 기가 세 보였고, 서양적인 얼굴에 나이는 30이 넘어보였다. 보톡스를 많이 맞았는지 피부가 탄탄했고 몸매와 분위기도 고급졌다. 그녀는 유창하지 않은 중국어로 “안녕하세요, 역시 백문이 불여 일견이라고 목 사모님은 정말 예쁘시네요. 목 선생님께서 역시 보는 눈이 있으세요.” 온연은 경계심이 들었다. 상대는 그녀를 디자이너로 보는 게 아니라 그녀가 목 사모라는 신분을 들먹이며 목정침의 얘기까지 꺼내자 뭔가 이상하다고 여겼다. 이때 그녀는 제시카의 귀에 마침 목정침이 자신에게 선물하려던 귀걸이를 발견했다. 이 사람이 목정침이 출장가서 만난 그 여자 고객인가? 그녀는 이제야 이해가 됐다. 이 사람은 드레스를 맞추러 온 게 아니라 자신과 비교해보고 싶어서 온 거였다. 그녀는 흔들리지 않고 말했다. “칭찬 감사합니다. 시간 되시면 저희 드레스에 대해서 얘기 좀 나눠 볼까요?” 제시카의 시선은 온연에게서 떨어지지 않았고 그녀를 훑어보는 느낌이었다. “좋아요. 엄 매니저님, 별 일 없으시면 여기 안 계셔도 돼요.
그 직설적인 말은 마치 그녀가 예쁜 것 말고는 아무것도 갖은 게 없다는 걸 의미했다. 온연은 속으로 욕을 했지만 얼굴엔 미소를 짓고 있었다. “제가 그 사람에게 어울리는지 아닌지는 저희 두 사람이 논해야 할 문제죠. 어울리는지의 대한 조건을 보는 게 아니라 서로 좋아하면 되는 거 아닌가요? 그럼 제시카씨, 저희 드레스 얘기는 언제하나요?” 제시카는 그녀를 보며 잠시 침묵한 뒤 말했다. “목 사모님, 패션 잡지에서 봤던 작품이 엄청 훌륭하시더라고요. 경력도 좋으신 것 같지만, 그래도 제 요구에 도달하진 못하셨어요. 저희 개인디자이너들도 다 사모님보다 유명하거든요.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 다음에 또 뵙길 바라요.” 온연은 한 마디 하고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엄 매니저를 생각하면서 인내심을 발휘해 그녀를 보냈다. 그래도 이 여자는 목정침과 협력하는 사람이고, 그녀가 사업을 망칠까 봐 두려워 웬만해서 참았다. 얘기가 잘 안된 걸 알자 엄 매니저는 약간 실망했지만 별 얘기 안 했다. 이런 큰 고객은 안 그래도 잡기 어렵기에 자신의 회사가 어떤 수준인지 본인도 잘 알고 있었다. 한편. 목정침은 제시카가 제도에 온 걸 알았고 그는 혼란스러웠다. 이 여자가 말도 없이 왔다는 건 좋은 일이 아닐 것 같았고, 일 얘기를 하러 온 것 같았기에 그래도 주동적으로 스케줄을 잡았다. 어차피 선물 얘기도 꺼내서 오해를 풀어야 했다. 온연은 억울함을 참고 저녁에 목정침에게 털어놓으려 했으나 퇴근 전 목정침이 약속이 있으니 혼자 집에 가라는 전화를 받았다. 그녀는 굳이 생각하지 않아도 제시카와의 만남인 걸 알았기에 성질이 나서 전화를 끊었다. 저녁, 백수완 레스토랑. 목정침은 제시카와 마주보고 앉았고 어색함을 피하기 위해 데이비드와 동행했다. 그는 제시카가 일 얘기 때문에 비서와 함께 올 줄 알았는데 상대는 혼자 왔다. 그가 다른 사람을 데려오자 제시카는 불만이 있었지만 애교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저는 단둘이 만나는 자리인 줄 알았어요.” 목정침은 가시
목정침은 솔직하게 말했다. “맞습니다. 그래서 오늘도 사과드리려고 온 거예요. 오해할 여지를 드려서 죄송합니다.” 제시카는 이런 상황에서 이렇게 대처하는 사람을 처음 봤고, 갑자기 망신을 당하니 창피해서 화가 났다. “사과 한 마디로 해결되는 상황이라고 생각하세요? 선물을 줄 때는 모르셨고 이렇게 한참 지난 뒤에 오해라고 하시니 저 혼자서 김칫국 마신 거네요? 제가 특별히 시간 내서 대표님 보려고 제도에 왔는데, 저한테 이렇게 망신을 주시네요!” 점점 무거워지는 분위기에 목정침의 인내심도 한계에 도달했다. 그는 이미 정중한 태도였는데 상대방이 말을 저렇게 하니 이제 더 이상 협력은 중요하지 않았다. “제가 잘못을 했으니 사과를 했고, 오해할 상황을 만들어서 정말 죄송합니다. 사업 일은 잘 생각해보시고, 정 안되면 저도 어쩔 수는 없겠네요.” 목정침이 이렇게 단호할 줄 몰랐고 제시카는 그가 여자의 감정을 중요시하지 않는 남자라는 걸 알았다. 그녀는 분노를 애써 눌렀다. “그래요. 어차피 오해였으니까 저도 알겠어요. 사적인 건 사적인 거고 일은 일이니 저는 그래도 저희가 계속 협력했으면 하네요. 오해든 말든 저는 대표님을 존경하니까요. 맞다, 오늘 기회가 돼서 사모님을 뵀어요. 보니까 엄청 어리고 예쁘시던데, 이런 여자를 좋아하시는 줄은 몰랐네요. 두 분 안 어울리시는 것 같아요.” 목정침의 표정이 차가워졌다. “우연히 만난 건 아니겠죠?” 제시카는 사실대로 말했다. “일부러 찾아간 거예요. 대화도 좀 나눴고요.” 그녀의 귀걸이를 보며 목정침은 차가운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 귀걸이 마음에 드시면 그냥 갖으세요. 제 아내는 남이 꼈던 거 절대 안 끼거든요. 저희 협력은 없었던 걸로 하는 게 좋겠네요. 저는 잘난 척하는 여자랑 협력하기 싫어서요. 계산은 제가 할게요. 마중은 됐습니다.” 그는 뒤도 안 돌아보고 나갔다. 데이비드는 황급히 그를 쫓아갔고, 혼자 남은 제시카의 표정은 일그러졌다. 그녀는 분노한 채 귀걸이를 빼서 책상위에
그녀가 씩씩거리는 모습을 보자 목정침은 웃었다. “너 화내는 모습 좀 귀엽다.” 온연은 그를 노려봤다. “내가 화내는 게 귀여워요? 참 좋겠네요, 나를 화나게 만들고 나서도 기쁠 수 있다니. 어쨌든 이 일은 당신 잘못이잖아요. 당신이 선물을 헷갈려서 상대가 오해한 거잖아요! 그 여자는 당신이 자기 좋아하는 줄 알고 날 도발한 거라고요!” 목정침은 얌전히 그녀의 꾸중을 들었다. “맞아, 내 잘못이야. 내가 이미 처리했어. 선물은 다음번에 줄게.” 온연은 콧방귀를 뀌었다. “싫어요! 당신 선물 하나도 안 갖고 싶어요. 그러다가 또 누가 날 찾아와서 욕하면 어떡해요? 난 이제 그런 대우 당하기 싫어요. 협력 그만둬서 손해 꽤 크게 봤겠네요?” 목정침은 고개를 끄덕였다. “응, 그렇지. 근데 너가 억울한 거에 비하면 그 정도 돈은 아무것도 아니야. 너보다 중요한 건 없어.” 온연의 표정은 여전히 차가웠지만 마음은 이미 녹아내렸다. 그가 이런 말도 할 줄 알았던가… 그녀는 콩알이를 그의 품에 안겼다. “본인 아들은 본인이 안으세요. 난 밥 먹으러 갈 거예요.” 목정침은 오늘 아이처럼 쫓어다녔다. 온연이 어디로 가면 그는 아이를 안고 그녀를 따라갔고, 온연이 화장실을 갈 때도 그가 밖에서 기다리자 온연은 어이가 없었다. “할 일이 그렇게 없어요? 왜 자꾸 따라다녀요!” 목정침은 뻔뻔하게 말했다. “애가 엄마 보고싶다잖아. 아니면 울어.” 온연은 어이가 없어서 웃었다. 이런 장면은 일반적인 가정에서 흔히 있는 장면 아닌가? 남자들은 애를 보면 다 이런 생각뿐인가? 늘 아이가 엄마를 떨어지지 못 한다고 생각한다. 저녁. 그녀는 란샹이 보낸 가계부를 처리했고, 목정침에게 특별히 방해하지 말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그가 밖에서 계속 어슬렁거리며 말을 할 줄 누가 알았을까? “엄마 뭐하는지 볼까? 왜 우리 애기를 안 안아주는 거지? 엄마 불러봐.” 온연은 그가 귀찮게 굴어서 머리가 터질 것 같았다. “한가해 죽겠죠? 그럼 애 재울 생각은 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