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지나지 않아 방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온연이 문을 여니, 모닝은 웃는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온연이 들어오라고 하기도 전에 그녀는 바로 방으로 들어갔다.모닝이 말했다.“오빠는 바쁘고, 저는 심심해서요. 그쪽이랑 얘기 좀 하려고 찾아왔어요. 괜찮죠?”온연이 어떻게 안 괜찮다고, 나가라고 그녀에게 말할 수 있을까.“네, 괜찮으니까 편하게 앉으세요. 저는 몸이 좀 안좋아서 누워 있었어요.”모닝은 침대에 앉아있는 온연을 보고는 바로 의자에 앉아 말을 꺼냈다.“어떻게 유산하시게 된 거예요?”모닝의 말에 온연은 당황했지만 억지로 미소를 지으면서 대답했다.“제가 조심하지 않아서 그래요.”모닝은 그녀의 대답이 뭔가 아쉬운 듯 입을 내밀고 말했다.“조심하지 않았다고요? 어떻게 그렇게 조심하지 않을 수 있죠? 그래도 생명인데 말이죠. 오빠도 이제 나이가 있는데 자식이 없으니.. 이거 빼고는 목가에는 없는게 없어요. 유산 된 건 참 안타깝네요.”온연은 더 이상 이에 관해 말하고 싶지 않았다.“저 쉬어야 겠어요.”모닝은 일어나 문 앞으로 가며 말했다.“쉬세요, 몸 잘 회복하시고요. 혼자서는 재미가 없어서요.”방문이 닫히고 온연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모닝의 마지막 그 한마디가 그녀에게는 의미심장하게 들렸다, 그녀가 너무 예민했던 탓일까.뒤늦게 유씨 아주머니가 탕위엔을 데려갔고, 10시가 조금 넘어서야 목정침이 방으로 돌아왔다. 온연은 아직 잠에 들지 않았지만, 피곤한 기색이 흐르는 그의 얼굴을 보고 말없이 등을 돌렸다. 둘 사이에 ‘안타깝다’ 라는 마음은 원래부터 없어야 했다.목정침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너 반찬 몰래 훔쳐먹었다고, 유씨 아주머니가 알려주시던데.”온연은 순간 당황하며 말했다.“아..아니..그게..”그는 온화한 말투로 말했다. “먹었으면 먹은 거지, 뭘 또 설명하려고 해, 먹지 말라는 게 아니라 요새는 회복 때문에 가벼운 거, 살짝 싱거운 것만 먹어야 해. 다 나으면, 그때는 먹고
#그의 지갑을 펼쳐 보니 안에는 적어도 10여 개의 카드가 들어 있었는데, 온연은 지난번에 그가 블랙카드라고 말한 것을 떠올리고, 검은 색에 금색의 글자가 써있는 카드를 찾아보고 있었다.순간, 그녀는 지갑 속에 들어 있는 사진을 발견했다. 목정침이 지갑 안에 사진을 넣어 둘 정도로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대체 어떤 사람일까? 그녀가 그 사진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제대로 보기도 전에 목정침이 갑자기 손을 뻗어 지갑을 뺏아 블랙카드를 주며 말했다.“이제 그만하고 자.”그녀는 카드를 받고 나서 다시 한번 더 물었다.“누구에요? 첫사랑? 여자였던 것 같은데..제대로 못 봤어요..”그 사진은 멀리서 찍은 사진이라 자세히 보지 않으면 누군지 모르는 게 당연했다.그는 웃는 거 같기도, 웃지 않는 것 같기도 한 표정으로 눈썹을 치켜 올리며 말했다.“맞아, 첫사랑.”그의 대답을 듣고 그녀는 더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그의 첫사랑은 그가 자유자재로 결정할 수 있고, 마음대로 좋아하는 사람을 좋아할 수 있지만 그녀는 그러지 못했다. 유일하게 좋아했던 심개 랑도 그가 다 망쳐버렸는데 마지막은 이런 꼴 이라니.. 그녀의 마음 한 켠에는 불공평하다고 생각이 들었다.다음날 오전, 목정침과 모닝 모두 집에 있지 않았다, 온연은 진몽요의 문자를 받았다.‘연아, 엄마가 맞선 자리 만들었어, 우리 집 지금 이 조건에, 맞선을 보라니 진짜 엄마한테 두 손 두발 다 들었어. 원래 안 가려고 했는데, 엄마가 이미 다 동네방네 다 말해버려서 내가 안 나가면 괜히 또 엄마가 망신당할까 봐, 오늘 점심 쉬는 시간에 가보려고. 제발 무슨 이상한 사람만 아니었으면 좋겠다. 어떻게 생겼는지 몰래 찍어서 보내 줄게, 나 대신 좀 잘 봐줘.”맞선은 좋은 일이다. 만약 자기랑 맞는 사람을 만나면 과거 따위는 중요하지 않기때문에 온연은 지지했다.“괜찮을 거야, 일단 먼저 가봐. 도착하면 나한테 사진 보내주고. 혹시 모르지, 너한테 맞는 사람이 나올지.”온연은 핸드폰을 점
#“저기..아니지, 두꺼비씨. 대체 어디서 온 자신감이야? 예전 같았으면 너 같은 놈 만나보지도 않았어. 돈 몇 푼 있다고 너무 자신만만 하지마. 그래도 집 한 채 사는데 몇 년 더 모아야 되지 않아? 그래, 이번 밥은 내가 계산할게, 어차피 음식들이 다 안 나왔고 너도 한 입도 안 먹고 움직이지도 않았으니까, 가도 돼. 난 지금 내 마지막 인내심을 가지고 너한테 욕도 안 퍼붓고, 소리 지르지도 않는 거야. 그러니까, 그냥 아무 말 하지 말고 저쪽 현관문으로 나가, ok?”대머리 아저씨는 화가 나서 꼿꼿이 몸을 피고 그녀를 째려보며 말했다.“뭐? 너? 너라고 했어? 이제 반말까지 해? 다시 말해줘?! 모임 같은데 가면 너처럼 생긴 여자 널리고 널렸는데, 자신이 엄청 잘랐다고 생각 하나 봐? 너야 말로 어디서 온 자신감이야! 17만원만 있으면 너 같은 여자랑 끝까지 갈 수 있어, 왜 내가 허심탄회하면서 너한테 돈을 써야 되는 건데?” 진몽요는 예의 따윈 무시하고 눈을 치켜들며 말했다.“그래 너나 많이 가. 너한테 17만원은 좀 과한 것 같은데, 나중에 좀 더 고급스러운 데 봐봐. 천만원 넘는 건 아직 못 놀아봤지? 여기서 이런 장난 같은 거 치지 말고, 가서 눈을 좀 넓혀봐.”대머리 아저씨는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라 테이블 위에 둔 공짜 레모네이드를 단숨에 깨끗하게 들이키고 말 끝마다 욕을 하며 자리를 박차면서 떠났다.“주선자가 맞선 자리 값으로 35만원이나 가져갔는데, 뭔 이 딴 사람이 나와?!?”진몽요는 한참 동안 숨을 고르더니 그제서야 온연에게 보고를 해야겠다고 생각했고, 이 이상한 일은 문자로 하기에는 버거워서 바로 전화를 걸었다.“와 진짜 이상한 사람이야. 이혼한 아저씬데, 두꺼비처럼 생겼어, 내가 사진 안 보낸 게 다행이야, 보냈으면 너 눈만 버렸을걸? 자기가 고급 레스토랑에서 만나자고 하고, 혼자서 비싼 음식 다 시키고, 내가 잘 안 맞는 것 같다고 하니까 나보고 밥 다 계산하라고 그러데? 뭐, 그리고 자기가 원해서 시킨 게
#“우리 회사 직원 진몽요 씨에요.” 경소경은 여유 있게 대답하고는 이내 진몽요를 바라보며 물었다.“ 우연이네, 혼자 온거야?” 진몽요는 어색해 하며 말했다.“아뇨..친구랑 왔었는데, 일 있다고 먼저 갔어요.”경소경은 웃으며 말했다.“점심시간 잘 확인하면서 돌아다녀, 먼저 갈게.” 진몽요는 차마 도와 달라는 말을 입 밖으로 내놓지 못했는데, 만약 그가 이대로 가버리면 그녀를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은 더 이상 없었다.경소경은 걸음을 멈추고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응?왜 그래?”그녀는 크게 용기를 내 그를 한쪽으로 끌어당기며 나지막이 말했다.“돈 좀 빌려줘, 월급에서 빼..내가 돈을 안 가져와서 그래.”경소경은 그 모습이 웃긴 듯 여유 있게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얼마.”그녀가 마지 못해 말했다.“800만원..” 경소경은 그녀가 한번도 우물쭈물 거리는 모습을 본적이 없었다. 그리고 종업원을 불러 카드를 긁었다.“8번 테이블 계산 할게요.”계산을 다 끝 내고 나서 그는 옆에 있던 여자와 레스토랑을 나갔다. 진몽요는 어깨를 축 늘어진 체 포장한 음식들을 들고 레스토랑을 나왔다, 오늘 일진이 참 사납다고 생각했다.막 회사에 돌아와 자리에 앉았을 때, 강령한테서 전화가 걸려왔다. 진몽요는 화가 잔뜩 치밀어 있어 좋지 않은 말투로 말했다.“왜?” 강령이 흥미진진해하면서 물어보았다.“어떻게 됐어? 유씨 아주머니가 소개 해준 사람은 만났어?”진몽요는 말했다.“허허, 그 유씨 아주머니께 그 두꺼비 씨랑 한 번 만나보라고 해봐, 난 마음에 안 들어. 그리고 다음부터 나한테 마음대로 맞선 자리 만들면 그때는 가만 안둬!” 이 말을 하고 진몽요는 전화를 끊었다.강령에게 끈질기게 걸려오는 전화에 그녀는 핸드폰을 아예 꺼버렸다.점심시간이 끝나고 오후 업무시간이 다 되어서야 경소경은 혼자서 회사로 돌아갔다.그가 사무실을 지날 때마다 진몽요는 머리를 깊숙이 숙였다. 그를 볼 때마다 점심시간에 있었던 일들이 떠
#진몽요는 심개와 고만만이 파혼을 하게 된 건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어떻게 우연히 그 날 오후에 교통사고가 날 수 있는 거지? 심개의 운전실력은 안정적이었는데...그녀는 이 일이 결코 간단치 않다고 생각했다. 진몽요의 첫 반응은 온연에게 전화를 하는 것 이였다. 온연이 전화를 받았을 때는 탕위엔의 털을 빗겨주고 있던 중 이였다. 심개가 파혼한다는 것과 동시에 사고가 났다는 소식을 듣고나서 온연은 놀라서 멍해졌다.“뭐라고? 진짜?”진몽요는 뉴스를 온연에게 보내주고 나서 말했다.“한 번 봐봐, 틀림없어. 심가 쪽에서 파혼 할거라는 소식이 퍼 진지 한 시간이 조금 넘어서 교통사고가 났다고 하잖아. 고가가 자기들 얼굴에 먹칠을 한 것 같아서 일부로 낸 사고 같지 않아? 심개가 교통사고를 냈다는 건 믿을 수가 없어!” 온연은 잠시 진정하며 말했다.“요요야, 먼저 심개가 어느 병원에 있는지, 많이 다쳤는지, 그것부터 먼저 알아내고, 바로 병원으로 가자.”그렇게 전화가 끊기고 온연의 핸드폰으로 메일 한 통이 도착했다. 눌러서 들어가 보니 제목은 ‘심개에 관하여’ 라는 메일 이였고 오디오로 된 첨부파일이 들어가 있었다. 오디오 파일을 누르자 목정침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내가 말했지, 내 말대로 하면 서로한테 좋다고, 안 그러면 너가 다 책임져야해. 고가와의 파혼은 니 말대로 그렇게 쉽게 되는 게 아니야.” 도대체 무슨 일인지 알 수 없었다. “누구시죠? 이 오디오 파일을 저한테 보낸 이유가 뭐죠..?” 상대방은 다시 답장 하지 않았다, 그녀는 무서웠다. 심개가 파혼했다는 소식과 사고가 났다는 소식을 들은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 이런 파일을 보냈다는건.. 목정침이 심개의 교통사고에 관련이 없다면 일어나지 않을 일이라 생각됐다. 그러고보니 모든 것이 들어 맞았다. 목정침은 전에 고만만과 심개를 억지로 약혼시키고는 다시 파혼을 시킨 것 같았다. 도대체 그가 어떻게 이런 일을 할 수가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사실 그
#모닝은 입을 삐죽거리며 그녀를 쏘아보며 말했다.“여자의 직감이요.”온연은 웃으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모닝이 당연히 마음에 들지 않았다. 뭘 얻으려는 게 아니라 목정침의 곁에 어떤 여자도 자신을 위협하는 걸 바라지 않았기 때문이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목정침은 위층에서 외쳤다."나 다 씻었어.”온연은 탕위엔을 거실에 두고선 위층으로 올라갔다.방으로 돌아온 그녀는 방문을 닫고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아까 심개랑 고만만씨랑 파혼했다는 기사를 봤어요. 교통사고가 났다는 기사까지도요.”목정침은 가운을 입고 물이 뚝뚝 떨어지는 머리카락을 닦고 있었고, 그윽한 눈동자 안에는 불쾌함이 스쳤다.“아 그래?뉴스에 신경 쓸 겨를이 없어서 몰랐네. 사고 당한 사람이 심개라서 이렇게 화를 내는 건가?” 그녀는 인정도 ,부인도 하지 않고 되물었다.“그 사고 혹시 그쪽이랑 관련 있는 거에요? 그 사람 사고 난 거 그쪽이랑 상관 있는 거냐고요! “그는 머리카락을 닦는 동작을 멈추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눈동자에는 오로지 사실인지 아닌지 알려 달라는 눈빛으로 가득 찼다.“그러니까 네 뜻은, 그 사고를 내가 계획했다는 건가?”그녀는 말을 하지 않았다. 둘은 서로 눈만 바라보며 상대방의 마음을 맞추고 있었다.잠시 바라보다가 목정침이 비아냥거리면서 말했다. “니가 그렇게 생각 한다면 그렇게 생각해.”그의 태도에 불만을 품은 온연은 오디오파일을 재생시켰다. 목정침의 안색이 굳어졌다.“어디서 가져온 거야?”그녀는 핸드폰을 거두고 말했다.“이게 어디서 왔는지는 중요하지 않아요, 이 목소리가 그쪽인지 아닌지가 더 중요하니까.” 그는 잠시 주춤하는 듯 했으나 곧 이어 대답했다.“그래, 나야.”그녀는 그의 눈에서 조금의 감정도, 양심의 가책도 보이지 않았다. 솔직히 이런 반응을 보일 줄 몰랐기 때문에 그녀는 너무 혼란스럽고 실망스러웠다. 목정침과 더이상 같이 있고 싶지 않았던 온연이 방문을 엶과 동시에 모닝의 비명이 들렸
#온연은 이를 악물고 몸을 꼿꼿이 세워 모닝을 바라보았다.“그렇게 신경 쓰이면 여기서 지내지 마세요! 저는 이 집 안주인 되는 사람입니다. 제가 고양이를 키우던 말던 그 누구의 허락도 받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죠. 근데 손님같은 사람한테 허락을 받아야 하나요? 제 고양이가 그쪽한테 상처를 낸 건 잘못이에요. 제가 사과할게요. 하지만 제 고양이는 다른 사람을 함부로 할퀴고 그러지 않아요. 주사 맞는 데에 드는 돈은 제가 낼게요. 그럼 됐죠?”모닝은 침울한 얼굴을 하고 긁힌 손을 잡고 문을 확 닫았다. 그 소리는 아래층 전체에 울렸다.둘의 대화를 어쩌면 다 들은 것 일까, 목정침은 모닝의 방으로 향했다. 둘이 무슨 대화를 하는지는 알 수 없었다. 그리고 잠시 후에 모닝은 한 손에는 커다란 캐리어를 끌고 한 손으로는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며 내려왔다. 그녀의 말투를 들어보니 모창해랑 통화하고 있는 것 처럼 들렸다, 목정침은 그녀의 손에서 핸드폰을 뺏어 말했다.“모삼촌, 그 정도론 심하지 않아요, 연이가 유산때문에 기분이 좋지 않아요. 모닝은 그냥 제 고양이한테 긁힌 거 뿐이니까 큰 일은 아니에요. 조금 있다가 같이 주사 맞으러 갈 거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온연은 들은 척도 하지 않고 그들이 어떻게 해결할 지는 자신과 상관 없다고, 해결이 되지 않으면 다 그녀 책임이라고 말할 생각 이였다.모닝은 정작 떠날 생각은 없었는지, 전화를 끊고 눈시울을 붉히며 목정침에게 하소연을 하기 시작했다.“고양이가 날 할퀸 게 내 잘못은 아니잖아요? 어떻게 그렇게 말해요? 위층에서 들으셨잖아요, 이 집의 안주인이다 뭐다, 꼭 제가 뺏으려고 하는 것처럼 말하는 거. 나랑 오빠가 더 오래 알고 지낸 사이에요! 귀국하고 아버지께서 목가네에 묵고 있으라고 말씀 안 하셨으면 오지도 않았어요! 아버지께서 사준 집이 인테리어 때문에 못 들어가지만 않았어도 여기와서 이런 대접을 받을 필요도 없었다고요!”목정침은 짜증이 났지만, 누구를 향한 짜증인지 알 수 없었다.그는
온연은 눈시울만 붉힐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지금 느끼는 기분을 말로 설명하기 너무 어려웠다. 그가 심개에게 해를 가했다는 걸 이미 확인했을 때 그녀는 그를 미워하지 않았다. 그가 이런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 했었다. 그녀는 조금 실망했다. 고양이의 일은 그들 싸움의 도화선일 뿐이었다. 지금 화를 내고 있는 그녀의 모습은 마치 삐뚤어진 아이와 같았다. 이 모든 것을 그녀는 다 알고 있었다. 그들이 부부가 되기 전부터 그의 앞에서의 그녀는 항상 아이 역할을 맡고 있었고 그는 엄격한 가장이었다.“유씨 아주머니, 안 먹으면 됐어요. 방으로 데리고 가세요. 만약에 걔가 돌아가지 않는다고 하면 그 고양이 도로에다 내다 버리세요.” 목정침은 말을 끝내고는 무표정으로 다시 식탁으로 돌아갔다.유씨 아주머니는 반강제적으로 온연을 잡아끌며 방으로 들어갔다. 아주머니는 노파심에 그녀에게 충고했다. “연아, 너 어떻게 도련님한테 그렇게 말할 수가 있어? 요즘 모처럼 너한테 대하시는 태도가 좋아지셨는데, 굳이 이런 짓 하는 이유가 뭐야? 젊은 부부끼리 할 말이 있으면 잘 얘기하면 되잖아? 너 억울한 거 알아, 탕위엔이 너한테는 소중해서 걔가 괴롭힘 당하는 거 가만히 지켜볼 수 없다는 것도 알아. 그 모닝이라는 애도 참 탕위엔이 싫어하는거 알면서 왜 굳이 안으려고 하는 거야? 긁히고 나서는 호들갑이나 떨고 말이야. 그것도 남의 집에서. 손님이면 손님답게 굴어야지. 짜증 나 죽겠어! 너 일단 쉬고 있어. 내가 먹을 것 좀 챙겨 올게. 넌 그냥 방에서 먹어.”온연은 침대에 엎드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눈물이 이불 속으로 떨어졌고 눈물 자국이 한 방울씩 이불에 남았다. 유씨 아주머니는 들어오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들어온 사람은 목정침이었다. 그는 손에 들고 있던 식판을 침대 맡에 두고는 한 켠에 조용히 서서 그녀를 바라보았다. 분위기는 무척이나 적막 했고 금방이라도 폭발할 것만 같았다. 시간이 한참 지나고 그가 드디어 입을 열였다. “더 안 먹으면 음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