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연은 이를 악물고 몸을 꼿꼿이 세워 모닝을 바라보았다.“그렇게 신경 쓰이면 여기서 지내지 마세요! 저는 이 집 안주인 되는 사람입니다. 제가 고양이를 키우던 말던 그 누구의 허락도 받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죠. 근데 손님같은 사람한테 허락을 받아야 하나요? 제 고양이가 그쪽한테 상처를 낸 건 잘못이에요. 제가 사과할게요. 하지만 제 고양이는 다른 사람을 함부로 할퀴고 그러지 않아요. 주사 맞는 데에 드는 돈은 제가 낼게요. 그럼 됐죠?”모닝은 침울한 얼굴을 하고 긁힌 손을 잡고 문을 확 닫았다. 그 소리는 아래층 전체에 울렸다.둘의 대화를 어쩌면 다 들은 것 일까, 목정침은 모닝의 방으로 향했다. 둘이 무슨 대화를 하는지는 알 수 없었다. 그리고 잠시 후에 모닝은 한 손에는 커다란 캐리어를 끌고 한 손으로는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며 내려왔다. 그녀의 말투를 들어보니 모창해랑 통화하고 있는 것 처럼 들렸다, 목정침은 그녀의 손에서 핸드폰을 뺏어 말했다.“모삼촌, 그 정도론 심하지 않아요, 연이가 유산때문에 기분이 좋지 않아요. 모닝은 그냥 제 고양이한테 긁힌 거 뿐이니까 큰 일은 아니에요. 조금 있다가 같이 주사 맞으러 갈 거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온연은 들은 척도 하지 않고 그들이 어떻게 해결할 지는 자신과 상관 없다고, 해결이 되지 않으면 다 그녀 책임이라고 말할 생각 이였다.모닝은 정작 떠날 생각은 없었는지, 전화를 끊고 눈시울을 붉히며 목정침에게 하소연을 하기 시작했다.“고양이가 날 할퀸 게 내 잘못은 아니잖아요? 어떻게 그렇게 말해요? 위층에서 들으셨잖아요, 이 집의 안주인이다 뭐다, 꼭 제가 뺏으려고 하는 것처럼 말하는 거. 나랑 오빠가 더 오래 알고 지낸 사이에요! 귀국하고 아버지께서 목가네에 묵고 있으라고 말씀 안 하셨으면 오지도 않았어요! 아버지께서 사준 집이 인테리어 때문에 못 들어가지만 않았어도 여기와서 이런 대접을 받을 필요도 없었다고요!”목정침은 짜증이 났지만, 누구를 향한 짜증인지 알 수 없었다.그는
온연은 눈시울만 붉힐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지금 느끼는 기분을 말로 설명하기 너무 어려웠다. 그가 심개에게 해를 가했다는 걸 이미 확인했을 때 그녀는 그를 미워하지 않았다. 그가 이런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 했었다. 그녀는 조금 실망했다. 고양이의 일은 그들 싸움의 도화선일 뿐이었다. 지금 화를 내고 있는 그녀의 모습은 마치 삐뚤어진 아이와 같았다. 이 모든 것을 그녀는 다 알고 있었다. 그들이 부부가 되기 전부터 그의 앞에서의 그녀는 항상 아이 역할을 맡고 있었고 그는 엄격한 가장이었다.“유씨 아주머니, 안 먹으면 됐어요. 방으로 데리고 가세요. 만약에 걔가 돌아가지 않는다고 하면 그 고양이 도로에다 내다 버리세요.” 목정침은 말을 끝내고는 무표정으로 다시 식탁으로 돌아갔다.유씨 아주머니는 반강제적으로 온연을 잡아끌며 방으로 들어갔다. 아주머니는 노파심에 그녀에게 충고했다. “연아, 너 어떻게 도련님한테 그렇게 말할 수가 있어? 요즘 모처럼 너한테 대하시는 태도가 좋아지셨는데, 굳이 이런 짓 하는 이유가 뭐야? 젊은 부부끼리 할 말이 있으면 잘 얘기하면 되잖아? 너 억울한 거 알아, 탕위엔이 너한테는 소중해서 걔가 괴롭힘 당하는 거 가만히 지켜볼 수 없다는 것도 알아. 그 모닝이라는 애도 참 탕위엔이 싫어하는거 알면서 왜 굳이 안으려고 하는 거야? 긁히고 나서는 호들갑이나 떨고 말이야. 그것도 남의 집에서. 손님이면 손님답게 굴어야지. 짜증 나 죽겠어! 너 일단 쉬고 있어. 내가 먹을 것 좀 챙겨 올게. 넌 그냥 방에서 먹어.”온연은 침대에 엎드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눈물이 이불 속으로 떨어졌고 눈물 자국이 한 방울씩 이불에 남았다. 유씨 아주머니는 들어오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들어온 사람은 목정침이었다. 그는 손에 들고 있던 식판을 침대 맡에 두고는 한 켠에 조용히 서서 그녀를 바라보았다. 분위기는 무척이나 적막 했고 금방이라도 폭발할 것만 같았다. 시간이 한참 지나고 그가 드디어 입을 열였다. “더 안 먹으면 음식
저녁에 목정침과 모닝은 목가네로 돌아오지 않았고 온연은 그냥 늘 그렇듯 잠자리에 들었다. 밤 12시가 넘어가자 유씨 아주머니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방으로 들어가 그녀를 깨웠다. “너 지금 잘 기분이 있어? 강연연 하나로 모자라서 굳이 네 남자를 다른 여자의 품으로 밀어 넣어야 겠어? 도련님이랑 모닝 지금까지도 안 들어왔어. 넌 걱정도 안돼?”온연이 갑갑한 소리를 했다. “그 사람 알아서 하라 그래요. 제 말을 듣기나 해요?”유씨 아주머니는 핸드폰을 그녀의 앞으로 들이 밀었다. “자, 전화 한번 쳐봐! 도련님이 안 들어 오셔도 넌 잠이 잘 올지 모르겠지만 난 잠이 하나도 안 와! 얘기 해줄게, 네가 아직도 목가의 사모님인 이상 넌 도련님 마음을 꽉 잡아야 해. 이게 다 널 위한 일이라고, 알아 들어?”온연은 핸드폰을 보며 한참을 침묵했다. 이내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예상 밖으로 전화는 바로 받아졌다. 목정침의 목소리는 조금 허스키 했고 아무런 감정도 느껴지지 않았다. “여보세요.”그녀는 정신을 차리고 입을 열어 그에게 물었다. “언제 들어오세요?”“내 얼굴 보기 싫어하지 않았었나?” 그가 되물었다. “마음대로 하세요. 유씨 아주머니가 시켜서 전화 한 거예요.” 말을 끝내고 그녀는 전화를 바로 끊어버렸다. 유씨 아주머니는 놀라 펄쩍 뛰었다. “너 이 미련퉁이야! 진짜 벌받을 짓만 한다! 나도 이제 신경 안 써!”온연은 다시 침대에 누웠다. 유씨 아주머니가 쿵쿵대며 아래층으로 내려가신 이후 아무런 인기척이 없었다. 그녀는 잠이 오지 않았다. 목정침이 모닝이랑 같이 나갔으면 지금도 둘이 같이 있는 건가? 건장한 남녀가 이 야밤에 같이… 뭘 할 수 있을까?그녀의 머릿속에서 상황에 맞지 않게 이상한 생각이 떠올랐다. 그녀는 맹렬히 머리를 흔들었다. 이런 것들은 그녀가 걱정해야 할 것이 아니었다. 그녀가 목정침을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그가 누구랑 같이 있든 그녀랑은 상관이 없었다!얼마나 지났을까, 비몽사몽한 와중에 아래층에서
옆에서 책이 번져지는 소리를 듣자 온연은 정신이 번뜩 들었다. “나 못 나가. 너도 내 지금 몸 상태 알잖아. 병문안은 네가 가는 게 좋을 것 같아. 대신 안부 좀 전해줘.”진몽요는 조금 실망했다. “그래 그럼… 만나면 내가 뭐가 어떻게 된 건지 제대로 한번 물어볼게. 잘 지내던 사람이 왜 갑자기 교통사고가 난 건지. 만약 진짜 고씨 집안 사람이 한 짓이면 내가 가만 안 둘 거야!”온연은 조금 찔렸다. 그녀는 목정침 대신 찔려 했다. “그래… 얼른 가봐… 난 아직 못 일어나서 먼저 끊을 게.”전화를 끊고 그녀는 한참을 누워있고 나서야 침대에서 일어났다. 그녀는 씻으러 화장실로 들어갔다. 요즘 부쩍 침대에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그녀의 머리카락은 너무 길었다. 어젯밤에 자다가 엉켜버려 아무리 빗어도 빗겨지지 않았다. 그녀는 가위를 들어 머리카락을 잘라버리려고 하였다. 하얗고 수려한 손이 그의 행동은 제지했다. “빗 줘.”그녀는 정신이 없었고 의식적으로 그에게 빗을 건네주었다. 그가 언제 그녀의 등 뒤로 걸어온 건지 전혀 알 수가 없었다.그는 엄청 꼼꼼히 빗질을 했고 그녀는 아픔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 거울 속에 비친 두 사람의 모습은 보기 드물게 화목해 보였다. 어릴 때 그가 자신의 머리카락을 빗어주던 기억이 그녀의 머릿속에서 스쳐 지나갔다.말하기 부끄럽긴 하지만 그녀는 여덟 살이 될 때까지 머리를 묶을 줄 몰랐었다. 옛날부터 아버지인 온지원이 그녀를 도와 묶어주곤 했었기 때문이다. 그 비행기 사고 이후 그녀의 머리는 매일 난장판이었다. 목가네로 들어오고 난 후 목정침이 그런 그녀가 눈에 거슬렸는지 그녀의 머리를 몇 번 빗어 주긴 했었다. 비록 매번 질색하는 표정이긴 했지만.“당신 나 미워해요?” 그녀가 물었다.“미워.” 그는 고민도 하지 않고 바로 대답했다. “아.” 그녀가 가볍게 대답했다.“다 빗었어. 내려가서 밥 먹자.” 목정침은 빗을 내려놓고 이를 닦기 시작했다. 얼굴에는 아무런 감정이 느껴지지 않았다. 온연은
진몽요는 콧방귀를 두어 번 뀌었다. “너네 엄마랑 강연연 그 계집년. 요즘 시대에는 돈이 최고야. 강연연 그년, 너 유산하게 만들고도 이렇게 한가하게 돌아다닐 수 있다니. 난 감옥에서 몇 년 정도 썩을 줄 알았는데! 정말 역겨워 죽겠어! 해결하는데 돈 꽤나 썼을텐데, 너네 집 목정침은 이런 일을 어떻게 참는다니?”온연은 숨을 깊게 들이쉬었다. 그녀는 진실을 감히 말할 수가 없었고 자신의 마음을 짓누르며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내 이복동생인데, 우리 엄마 체면은 생각해야지. 날 낳아준 사람인데 빚 갚은 셈 치지 뭐. 그 사람들은 병원에 뭐 하러 갔데?”진몽요는 잠시 생각하더니 대답했다. “너네 엄마가 무슨 건강검진한다는 것 같던데. 팔자도 좋으셔. 너보다 훨씬 편하게 사시잖아. 몸도 건강하시고. 이 나이 되도록 아직 아무 탈 없으시고. 의사가 하는 말 들어보니까 관리를 잘해서 젊은 처녀보다도 더 건강하다던데.. 쯧쯧, 넌 네 걱정이나 해.”온연의 머릿속이 ‘딩’ 하며 멍해졌다. “확실해?” 진함은 암에 걸린 게 아니었나? 나보고 강씨 집안 좀 도와달라고 목정침한테 부탁까지 해달라고 했는데?진몽요가 불만에 가득 차 대답했다. “너 지금 나 귀먹었다고 의심하는 거야? 응?”온연은 지금 더 이상 말할 기분이 없었다. “아니, 일단 그만하자. 지금 집네 목정침 있어. 심개 얘기하기 불편해. 먼저 끊을게.”전화를 끊은 후 그녀는 진함에게 전화를 쳤다. 진함이 담담한 척하며 전화를 받았다. “연아, 어쩌다 나한테 전화 할 생각을 다했어?”너무 담담하게 대답하는 진함의 말이 오히려 무언가 숨기고 있다고 생각하게 했다. 병원에서 진몽요를 만난 그 순간부터 그녀가 알게 될 것이라는 걸 진함은 이미 다 계산해 놓은 거겠지? 그래서 전화를 받았을 때 그렿게 담담한척할 수 있었던 거고. 이제 척하는 것도 귀찮았겠지.그녀의 멘탈이 산산조각이 났다. “진함, 당신 암에 걸렸다는 거 거짓말이지? 전에는 암에 걸렸다는 게 가짜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목정침이 문을 열고 방안으로 들어왔다. “왜 그래?”온연이 붉은 눈시울로 그를 쳐다보았다. “당신, 강연연이랑 만나는 거 말이에요. 걔가 좋아서 만나는 거예요, 아님 나한테 복수하려고 만나는 거예요? 네? 내가 졌어요. 됐어요? 대체 내가 얼마나 밉길래 이런 짓까지 하는 거예요? 나랑 결혼했으면서 내 이복동생이랑 만나기나 하고. 우리 아이 죽인 것도 눈 감아주고, 그것도 모자라서 강씨 집안 위험에 빠진 거 도와주고. 만약 그 여자가 그렇게 좋은 거면 나 좀 놓아주면 안 돼요? 복수하기 위해서 그런 거라면 내가 항복할게요. 난 당신한테 상대가 안돼요. 내가 당신한테 빚진 거 평생을 써서라도 갚을게요. 더 이상 그 사람들을 이용해 날 역겹게 하지 마요!”“당신이 날 얼마나 미워하는지는 상관없어요. 난 이미 세상에서 제일 불쌍하게 살고 있으니까! 나조차도 내가 너무 혐오스러워요! 우리 엄마… 내 친엄마, 그 사람 당신이랑 같이 강연연이 저지른 사고들 다 감싸줬어요. 나한테는 암이라고 거짓말하고 당신한테 도와달라 부탁해달라고 날 궁지에 몰았어요. 나도 내가 너무 우스워요. 그 말을 진짜라고 믿었다니… 오늘 진몽요가 병원에서 그 사람 만나지 않았으면 난 아직도 속고 있었을 거예요! 됐어요… 이제 그만해요… 이 정도면 충분하잖아요…”말을 끝낸 그녀는 이미 눈물 범벅이 되어 있었다.목정침은 인상을 찌푸리며 티슈 한 장을 뽑아 그녀에게 전해주었다. 온연은 손을 내밀어 받지 않았다. 그저 얼굴만 옆으로 돌릴 뿐이었다.그는 반강제적으로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었다. 그가 입을 열어 그녀에게 물었다. “앞으로 다시는 강연연이랑 연락하지 않을게.”순간 그녀는 멍해졌다. 이게 목정침의 진심인 건가? 역시… 단지 복수 때문에 그런 짓을 한 건가? 복수를 위해서 이렇게까지 하다니, 도대체 내가 얼마나 미운걸가?그때, 온연의 마음에는 절망밖에 남지 않았다. “좋아요. 당신이 그 여자랑 연락만 끊는다면 평생 이 집에서 떠나지 않을게요.”목가네 남아
통화가 끝난 후 온연은 왠지 모를 통쾌함을 느꼈다. 너무 묘한 기분이었다. 게다가 너무 자극적이었다… 그녀는 복수의 쾌감을 이번에 톡톡히 느꼈다. 어쩐지 목정침이 자꾸 자기를 괴롭히더라니. 그녀가 만신창이가 되었을 때마다 그도 그녀를 보며 이런 기분을 느꼈을까…?“무슨 생각 해? 배 안 고파? 내려가서 뭐라도 먹을래?”목정침은 그녀가 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건지 전혀 알 수가 없었다. 갑작스러운 그의 상냥한 태도가 그녀를 불편하게 했다. “조금요. 근데 내려가서 먹기 싫어요. 유씨 아주머니한테 방으로 가져다 달라고 해야겠어요…”목정침도 굳이 그녀더러 내려가라고 하지 않았다. “그럼 좀 누워있어.”점심은 목정침이 방으로 가져다주었다. 탕위엔은 계속 그의 뒤를 따라다녔다. 으쓱거리는 모습이 어딘가 믿을 구석이 있는 듯 두려움이 없어 보였다.목정침이 아직도 고양이를 무서워한다는 것을 그녀는 알아챌 수 있었다. 탕위엔이 그를 스칠 때마다 그는 감히 움직이지 못했다.“당신, 고양이 알레르기가 있는 게 아니라 고양이를 무서워하는 거죠?” 그녀는 밥을 먹으며 그에게 물었다. “밥이나 먹어.” 그는 그녀의 질문에 대답하기를 거절했다. 그의 표정이 조금 부자연스러웠다. 온연은 이 상황이 조금 웃겼다. 목정침처럼 건장한 남자가 고양이라는 작은 생명체를 무서워하다니, 기분이 그리 좋지 않았던 것만 아니면 정말로 소리내 웃어버렸을 지도 모른다.밥을 다 먹은 후 그녀는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그에게 말을 걸었다. “나 집에 있는 거 너무 심심한데, 회사로 돌아가고 싶어요. 상의하려고 말하는 거 아니고 통보에요. 비록 지금은 당신 카드를 쓰고 있지만 모든 일에 당신 돈을 쓰고 싶지 않아요. 당신 카드는 급할 때 쓰려고 남겨 둔 거예요. 그래도 혼자 알아서 먹고살아야죠.”목정침은 그녀가 다 먹고 남긴 그릇들을 치우며 그녀에게 말했다. “그럼 나도 명확하게 알려줄게. 안 돼. 네가 지금 해야 할 일은 집에서 몸조리나 하면서 내 애나 낳는 거야
어떻게 해야 이 상황을 좋게 넘어갈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을 때 그는 이미 그녀의 옆에 누워버리고 난 후였다. 손을 뻗어 그녀의 핸드폰을 채갔다. “그럼 넌 내가 어떤 말투로 말했으면 좋겠는데?”온연은 그에게서만 나는 남성적인 냄새를 맡았다. 그녀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핸드폰 돌려줘요… 몽요랑 몇 마디만 더 하고 잘게요.”그는 핸드폰을 높게 들어 올렸다. 그녀는 핸드폰이 전혀 닿지 않았다. “일단 내 질문부터 대답해.”그녀는 마지못해 대답했다. “내가 당신 딸도 아니고… 어떤 말투로 말해야 할 것 같은데요?”목정침은 두 눈에 웃음을 머금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네가 좀 가르쳐줄래?”그녀는 그의 가슴을 주먹으로 살짝 쳤다. 스스로 화를 자처하는 것 같았다. “잘래요.”누가 알기나 했을까, 그가 갑자기 고개를 숙이고 그녀의 이마에 입을 맞췄다. “애교도 부릴 줄 모르고, 네가 여자이긴 해?”그는 말을 끝내고 핸드폰을 그녀에게 돌려주었다. 편한 자세를 찾아 뒤척거고는 다시는 움직이기 않았다. 온연은 심장이 목구멍으로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 급히 진몽요에게 답장을 한 후 핸드폰을 끄고 이내 잠자리에 들었다.따뜻했다, 차가웠다 오락가락하는 목정침의 태도가 그녀를 당황감에 빠트렸다. 그녀는 그 순간 자신의 마음을 조절할 수가 없었다. 같이 지내다 보니 오히려 긴장감이 많은 부분을 차지했다. 어릴 때 느끼던 감장과 별반 다를 게 없었다. 항상 그의 눈치를 보며 지내던 날들…다음날 아침이 되자마자 그녀는 옅게 화장을 했다. 그녀는 흥분감에 차올라 아래층으로 내려갔다.그녀의 기색이 좋은 걸 본 유씨 아주머니는 무척이나 기뻤다. “사모님, 다시 회사로 돌아가시려고요? 이것이야말로 젊은 사람이 가져야 할 기색이죠. 살짝만 꾸몄는데도 엄청 예쁘세요.”유씨 아주머니의 칭찬에 온연은 안절부절했다. “유씨 아주머니~”목정침이 식탁에서 그녀를 불렀다. “빨리 와서 밥 먹어. 좀 이따 나랑 같이 나가자. 가는 김에 데려다줄게. 너무 늦