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그가 다른 생각을 품고 있을 거라는 생각에 얼굴이 빨개졌다. ‘설마 잠자리를 원하는 건 아니겠지..?’라고 그녀는 생각했다.온연은 이 이상한 분위기를 깨려고 그 바나나를 한 입 물고 억지로 삼켰다.“이제 못 먹어요, 가져 가세요. 방 안에 과일 두면 냄새 나니까요.” 그녀의 살짝 꿈틀거리는 입술을 보고, 그의 눈은 순간 무거워지더니 갑자기 몸을 숙여 그녀에게 키스를 했다.순간 그녀는 둘 사이에 아직 해결이 안 된 문제가 많은데도 갑자기 입맞춤을 해오는 그의 모습에 당황했다. 그녀는 거절을 하려고 했었지만 입만 열면 들어오는 그의 혀에 꼼짝 하지 못했다. 그녀가 발버둥 치는 걸 막기 위해서 그는 그녀의 몸을 짓눌렀다. 이불을 덮은 채 짓눌린 그녀는 움직일 수가 없었다. 당연히 그는 온 몸의 무게를 쏟지 않았다.그녀의 완전히 그에게 당하고 있었고, 머리 속에는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았다. 그 순간 탕위엔이 이불 속에서 뛰어 나왔다.“야옹~!!”목정침은 순간 온 몸이 굳어버렸다. 그리고는 반사적으로 침대에서 뛰어 내렸다. 몹시 놀란 모양 이였다.온연은 이불을 젖히고는 탕위엔을 안고 밖으로 뛰면서 빨개진 얼굴로 말했다.“유씨 아주머니! 이불 커버 좀 바꿔주세요!”유씨 아주머니는 갸우뚱거리며 말했다.“바꾸지 않았어?”온연은 고개를 떨구고 나지막하게 말했다.“탕위엔이 침대에 올라 왔었어요!..게다가 방금 목정침한테 들켰고요.”유씨 아주머니는 다급하게 알겠다고 대답했다. 그때 목정침의 목소리가 아래층까지 들려왔다. “안 바꿔도 돼요!”소리에 놀라 유씨 아주머니는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어쩔 수 없이 그녀에게 충고했다.“연아, 도련님이 고양이를 방에 들이는 걸 싫어하시면 그분 말씀 좀 들어. 그래야 안 싸우고 화기애애하게 지내지 않겠어? 탕위엔 나한테 줘, 오늘 밤은 일단 내 방에서 재울 테니까.”온연은 살짝 머뭇거리면서 말을 꺼냈다.“4명이나 같이 묵는데, 탕위엔이 가도 될까요?”유씨 아주머니는 가슴을
#온연은 몸을 곧게 세운 채, 돌아 말하지 않고 직설적으로 물었다.“그게 무슨 뜻이죠? 목정침이랑 그쪽은 그냥 아는 사이고, 애초에 그쪽아버지가 목정침 아버지랑 친해서 친분이 있는 건데, 방금 말하신 건 선을 넘으신 거 같은데..제가 정침씨를 어떻게 만나서,어떻게 꼬셔서 어떻게 결혼까지 했는지는 그쪽 이랑은 크게 상관없는 것 같은데요.”모닝은 쓱 웃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체 다시 방으로 돌아갔다.온연은 문을 열고 안방으로 들어갔다. 방은 고요 했고, 목정침은 잠에 든 것 처럼 보였다.온연은 가볍게 침대 위에 누웠다. 그 말을 듣고 나서 그녀는 혼란스러워졌다. 매번 다른 사람들의 입에서 비행기사고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숨이 턱 막히는 것 같았다. 이는 최대한 빨리 서씨를 찾아 진실을 밝혀내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했다.다음 날 아침, 목정침은 외출 준비를 다 끝내고 나가려는 데, 모닝이 방에서 다급하게 뛰어오면서 그에게 말했다.“오빠! 나도 갈데가 있는데 좀 데려다 주세요! 차 끌고 가기 귀찮아서 그래요!” 온연은 그 말을 듣고 자동적으로 침대에서 내려와 방 문을 살짝 열어 유심히 바라보았다.목정침은 거절 하지 않았다.“어디 가게? 내가 좀 바빠 서요. 같은 방향이면 태워다 줄게.”모닝은 아직 귀국한지 얼마 되지 않아 주변환경에 익숙하지 않았다. 우물쭈물 거리다가 말을 했다.“지도 보니까 오빠 회사 근처 더라고요. 그냥 회사 근처에서 내려주면 될 것 같아요. ”목정침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들이 목가네를 떠나고 나서야 온연은 아래층으로 내려왔다. 유씨 아주머니는 죽을 식탁에 갖다 두면서 말했다.“연아, 아침 밥 먹어야지.” 온연은 알겠다고 말을 하고 의자에 앉았다. 여전히 입 맛이 없었다.“유씨 아주머니, 어제 밤에 모닝이 이상한 말을 했어요. 아주머니는 이제껏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봤으니 조언을 좀 듣고 싶어요.”유씨 아주머니는 의자를 끌고 와서 그녀 옆에 앉았다.“말해 봐.” 온연은 어제 모닝
#저녁에 목정침과 모닝이 함께 돌아왔다. 목정침은 일 할 때 빈틈이 없어서 특별한 일이 아닌 이상 퇴근 시간도 되지 않았는데 일찍 돌아오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모닝은 여러가지 식재료를 손에 바리바리 싸 들고, 목정침의 손에도 가득 한 체로 돌아왔다. 그녀는 들어가자마자 목청을 키우며 외쳤다.“유씨 아주머니! 물건 좀 받아주세요!”유씨 아주머니는 주방에서 느릿느릿 나오다가 그 많은 식재료를 보더니 그녀에게 말했다.“이게 집에 없는 것도 아닌데, 뭘 이렇게 많이 사 오셨어요?”모닝은 싱글벙글 웃으면서 그녀에게 말했다.“당연히 날로 먹고 싶지 않아 서죠. 여기서 꽤 지내야 되는데, 저도 염치 라는 게 있어요. 제가 산 건 다 오빠랑 제가 좋아하는 거에요. 저녁은 제가 산 걸로 해주세요.” 유씨 아주머니는 목정침이 아무 말 하지 않는 걸 보고 어쩔 수 없이 그 재료들을 주방으로 가져갔다.아래층의 인기척에 온연은 보러 갈 생각도 하지 않고 가만히 침대에 앉아 책을 읽고 있었다. 그리고 목정침이 올라오는 소리가 들리자 이불 안에 있던 탕위엔을 안고 카펫에 내려놓았다.목정침은 방 안으로 들어오자마자 그녀에게 물었다.“오늘은 좀 어때?”온연은 대답했다.“좋아 진 것 같아요. 사실 퇴원하자마자 괜찮아 졌어요. 저 다시 회사로 출근하고 싶어요, 안 그럼 저 뭐 해먹고 살아요?”그 말을 들은 목정침은 눈살을 찌푸리며, 옷장으로 가 잠옷을 꺼내며 말했다.“한달 동안 회복 한 다음에 다시 얘기해, 지금은 집에서 회복하는게 제일 우선 이야. 카드지갑안에 검은색 카드 있을 거야. 일단 돈은 그걸로 해결해.”침대 위에 있는 카드 지갑을 보고 흔들림 없이 온연은 말했다.“그쪽 돈은 안써요. 이제는 혼자서도 먹여 살릴 수 있고, 몸 다 나으면 퇴근하고 나서도 아주머니들, 집사들 도와서 일 할거에요.제가 진 빚이 있는데..”목정침은 크게 숨을 들어 마셨다. 안색이 좋지는 않았다.“그때는 내가 잘못했어. 그렇게 말하는 게 아니었어. 넌
#목정침은 미소를 띄며 말했다.“온연은 아직 몸이 다 안 나아서 그래. 상관 쓰지 말고 먹어.” 모닝은 반찬을 집어서 그의 그릇에 갖다 놓으며 물었다.“이거 먹어봐요. 예전에 오빠가 좋아하던 거 잖아요, 셰프한테 일부러 부탁한 거 에요. 아 맞다, 온연은 왜 몸이 안 좋은 거에요? 많이 비실비실 하시던데, 퇴원 한지 얼마 안되셨다고 했죠? 무슨 일 있었던 거에요? “그 말을 들은 목정침의 얼굴에 복잡한 감정이 그대로 드러났다.“유산하고 나서 출혈이 좀 심했어. 그래도 온연이 무사해서 다행이지. 다 내 부주의 때문이야.”모닝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제가 괜한 질문을 했나 봐요, 죄송해요. 혹시 실례가 안된다면 두 분이 어떻게 결혼하게 됐는지 물어도 되나요? 아빠가 온연씨는 오빠가 전에 입양한 고아라고 했는데, 지금은 오빠 부인이 되어 있는게 너무 놀라워서요. 사실 오빠랑 온연씨는 너무 다른 세계에 사는 사람들이 잖아요. 근데 어떻게 결혼까지 하게 된건지 궁금해요.”목정침의 젓가락을 든 손이 뻣뻣 해졌고, 온화했던 표정이 조금 사라졌다.“밥이나 먹자. 아 그리고 이제부터는 혼자 바깥 구경을 하는게 좋겠어.”모닝은 목정침의 얼굴 변화를 알아채고 그만 둬야 하는 생각에 눈치 있게 입을 다물었다.식사를 끝낸 목정침은 곧장 서재로 갔고, 모닝은 심심풀이로 주방으로 들어갔다.“유씨 아주머니, 여쭤보고 싶은 게 있어요.”유씨 아주머니는 약간은 쌀쌀맞은 태도로 대답했다.“말씀하세요.”모닝이 말했다.“정침오빠랑 온연씨가 어떻게 결혼까지 간 건지 너무 궁금해서요. 목가에서 오랫동안 일 하셨으니까 잘 아실 거 아니에요.”유씨 아주머니는 목을 가다듬고 말했다.“당연히 서로 좋아하시니까 결혼까지 했겠죠? 저희 도련님은 일찍 가족을 잃으셔서 결혼이나 뭐 다른 일들은 다 혼자서 선택 하신 거에요. 그러니까 도련님은 자신이 좋아하는 걸 선택 하신 거겠죠? 목가는 집도 크고 재산도 많은 데 당연히 정략결혼 같은 건 필요가 없죠. 질문이 살
#모닝이 주방장에게 시켜서 정침에게 먹인 것이라고 생각하니, 그녀는 그 음식들을 모조리 먹어 치워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첫 입은 살짝 매웠지만 미각이 살아난 듯한 느낌이 들었고, 두 입은 너무 매워서 참지 못하고 숨을 들이마시기 시작했다. 모닝은 맵부심이 참 강한 사람이라고 그녀는 생각했다.‘이걸 어떻게 먹어? 사람이 먹는 게 맞아? 이렇게 매우니까 거의 건들지도 않았지!’유씨 아주머니의 소리가 들렸다.“연아, 너 할일 없으면 도련님께 차 한 잔 우려서 드려..”온연은 유씨 아주머니의 소리에 아무 일도 없었던 척 주방에서 나와 말했다."알겠어요, 금방 할게요!”유씨 아주머니는 쏜살같이 달려가는 그녀를 보고 말했다.“좀 천천히! 넘어지면 어떡하려고 그래?!”온연은 물을 마셔야 했다. 그녀의 혀는 매워서 녹아 버릴 것 같은데 어떻게 천천히 갈 수 있겠는가? 방에 돌아온 그녀는 물을 한 컵 가득 마시고, 거기다가 우유 한 통을 다 마시고 나서야 입에 있던 매운맛이 살짝 내려간 것 같았다.정신을 차리고 나서야 목정침에게 차를 우려 주어야 한다는 생각이 났다. 그녀는 재빠르게 우린 홍차를 서재로 가져갔다. 문을 열자마자 모닝의 몸이 목정침의 의자 등쪽에 붙어있는 걸 보자 살짝 거슬렸다. 둘의 사이가 다정해 보였기 때문이었다. 모닝이 말할 때 마다 내뿜는 숨결은 목정침의 뒷머리를 스쳤다.“오빠 나 다시 외국으로 가긴 싫어서 그러는데, 혹시 회사에 사람 안 필요해요? 재가 일할 자리 좀 마련해 줄 수 있을까요? 오빠 밑에서 일하면 아빠도 좋아할거에요.”목정침은 아무것도 느끼지 못한 체 일에 관련 된 서류를 보며 그녀에게 대답했다.“미안. 모가에 자식이라고는 너 하나밖에 없는데, 그건 아니지. 나중에 아버지 사업도 물려받아야 할테고. 왜 우리회사에 오려고 해. 이제 이만 들어가 자. 난 해야 할 일이 아직 많다.”모닝은 의자에서 몸을 때며, 다른 의자를 가져와 그의 옆에 앉으며 말했다.“응, 방해 안 할게요. 대신 나 내
#얼마 지나지 않아 방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온연이 문을 여니, 모닝은 웃는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온연이 들어오라고 하기도 전에 그녀는 바로 방으로 들어갔다.모닝이 말했다.“오빠는 바쁘고, 저는 심심해서요. 그쪽이랑 얘기 좀 하려고 찾아왔어요. 괜찮죠?”온연이 어떻게 안 괜찮다고, 나가라고 그녀에게 말할 수 있을까.“네, 괜찮으니까 편하게 앉으세요. 저는 몸이 좀 안좋아서 누워 있었어요.”모닝은 침대에 앉아있는 온연을 보고는 바로 의자에 앉아 말을 꺼냈다.“어떻게 유산하시게 된 거예요?”모닝의 말에 온연은 당황했지만 억지로 미소를 지으면서 대답했다.“제가 조심하지 않아서 그래요.”모닝은 그녀의 대답이 뭔가 아쉬운 듯 입을 내밀고 말했다.“조심하지 않았다고요? 어떻게 그렇게 조심하지 않을 수 있죠? 그래도 생명인데 말이죠. 오빠도 이제 나이가 있는데 자식이 없으니.. 이거 빼고는 목가에는 없는게 없어요. 유산 된 건 참 안타깝네요.”온연은 더 이상 이에 관해 말하고 싶지 않았다.“저 쉬어야 겠어요.”모닝은 일어나 문 앞으로 가며 말했다.“쉬세요, 몸 잘 회복하시고요. 혼자서는 재미가 없어서요.”방문이 닫히고 온연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모닝의 마지막 그 한마디가 그녀에게는 의미심장하게 들렸다, 그녀가 너무 예민했던 탓일까.뒤늦게 유씨 아주머니가 탕위엔을 데려갔고, 10시가 조금 넘어서야 목정침이 방으로 돌아왔다. 온연은 아직 잠에 들지 않았지만, 피곤한 기색이 흐르는 그의 얼굴을 보고 말없이 등을 돌렸다. 둘 사이에 ‘안타깝다’ 라는 마음은 원래부터 없어야 했다.목정침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너 반찬 몰래 훔쳐먹었다고, 유씨 아주머니가 알려주시던데.”온연은 순간 당황하며 말했다.“아..아니..그게..”그는 온화한 말투로 말했다. “먹었으면 먹은 거지, 뭘 또 설명하려고 해, 먹지 말라는 게 아니라 요새는 회복 때문에 가벼운 거, 살짝 싱거운 것만 먹어야 해. 다 나으면, 그때는 먹고
#그의 지갑을 펼쳐 보니 안에는 적어도 10여 개의 카드가 들어 있었는데, 온연은 지난번에 그가 블랙카드라고 말한 것을 떠올리고, 검은 색에 금색의 글자가 써있는 카드를 찾아보고 있었다.순간, 그녀는 지갑 속에 들어 있는 사진을 발견했다. 목정침이 지갑 안에 사진을 넣어 둘 정도로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대체 어떤 사람일까? 그녀가 그 사진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제대로 보기도 전에 목정침이 갑자기 손을 뻗어 지갑을 뺏아 블랙카드를 주며 말했다.“이제 그만하고 자.”그녀는 카드를 받고 나서 다시 한번 더 물었다.“누구에요? 첫사랑? 여자였던 것 같은데..제대로 못 봤어요..”그 사진은 멀리서 찍은 사진이라 자세히 보지 않으면 누군지 모르는 게 당연했다.그는 웃는 거 같기도, 웃지 않는 것 같기도 한 표정으로 눈썹을 치켜 올리며 말했다.“맞아, 첫사랑.”그의 대답을 듣고 그녀는 더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그의 첫사랑은 그가 자유자재로 결정할 수 있고, 마음대로 좋아하는 사람을 좋아할 수 있지만 그녀는 그러지 못했다. 유일하게 좋아했던 심개 랑도 그가 다 망쳐버렸는데 마지막은 이런 꼴 이라니.. 그녀의 마음 한 켠에는 불공평하다고 생각이 들었다.다음날 오전, 목정침과 모닝 모두 집에 있지 않았다, 온연은 진몽요의 문자를 받았다.‘연아, 엄마가 맞선 자리 만들었어, 우리 집 지금 이 조건에, 맞선을 보라니 진짜 엄마한테 두 손 두발 다 들었어. 원래 안 가려고 했는데, 엄마가 이미 다 동네방네 다 말해버려서 내가 안 나가면 괜히 또 엄마가 망신당할까 봐, 오늘 점심 쉬는 시간에 가보려고. 제발 무슨 이상한 사람만 아니었으면 좋겠다. 어떻게 생겼는지 몰래 찍어서 보내 줄게, 나 대신 좀 잘 봐줘.”맞선은 좋은 일이다. 만약 자기랑 맞는 사람을 만나면 과거 따위는 중요하지 않기때문에 온연은 지지했다.“괜찮을 거야, 일단 먼저 가봐. 도착하면 나한테 사진 보내주고. 혹시 모르지, 너한테 맞는 사람이 나올지.”온연은 핸드폰을 점
#“저기..아니지, 두꺼비씨. 대체 어디서 온 자신감이야? 예전 같았으면 너 같은 놈 만나보지도 않았어. 돈 몇 푼 있다고 너무 자신만만 하지마. 그래도 집 한 채 사는데 몇 년 더 모아야 되지 않아? 그래, 이번 밥은 내가 계산할게, 어차피 음식들이 다 안 나왔고 너도 한 입도 안 먹고 움직이지도 않았으니까, 가도 돼. 난 지금 내 마지막 인내심을 가지고 너한테 욕도 안 퍼붓고, 소리 지르지도 않는 거야. 그러니까, 그냥 아무 말 하지 말고 저쪽 현관문으로 나가, ok?”대머리 아저씨는 화가 나서 꼿꼿이 몸을 피고 그녀를 째려보며 말했다.“뭐? 너? 너라고 했어? 이제 반말까지 해? 다시 말해줘?! 모임 같은데 가면 너처럼 생긴 여자 널리고 널렸는데, 자신이 엄청 잘랐다고 생각 하나 봐? 너야 말로 어디서 온 자신감이야! 17만원만 있으면 너 같은 여자랑 끝까지 갈 수 있어, 왜 내가 허심탄회하면서 너한테 돈을 써야 되는 건데?” 진몽요는 예의 따윈 무시하고 눈을 치켜들며 말했다.“그래 너나 많이 가. 너한테 17만원은 좀 과한 것 같은데, 나중에 좀 더 고급스러운 데 봐봐. 천만원 넘는 건 아직 못 놀아봤지? 여기서 이런 장난 같은 거 치지 말고, 가서 눈을 좀 넓혀봐.”대머리 아저씨는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라 테이블 위에 둔 공짜 레모네이드를 단숨에 깨끗하게 들이키고 말 끝마다 욕을 하며 자리를 박차면서 떠났다.“주선자가 맞선 자리 값으로 35만원이나 가져갔는데, 뭔 이 딴 사람이 나와?!?”진몽요는 한참 동안 숨을 고르더니 그제서야 온연에게 보고를 해야겠다고 생각했고, 이 이상한 일은 문자로 하기에는 버거워서 바로 전화를 걸었다.“와 진짜 이상한 사람이야. 이혼한 아저씬데, 두꺼비처럼 생겼어, 내가 사진 안 보낸 게 다행이야, 보냈으면 너 눈만 버렸을걸? 자기가 고급 레스토랑에서 만나자고 하고, 혼자서 비싼 음식 다 시키고, 내가 잘 안 맞는 것 같다고 하니까 나보고 밥 다 계산하라고 그러데? 뭐, 그리고 자기가 원해서 시킨 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