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한지훈의 돌발 행동에 놀라 입을 다물지 못했다.아무리 미셸이 괘씸해도 이국에서 특파한 대사인데 그대로 명치를 날려버리다니!바닥에 쓰러진 미셸은 배를 붙잡고 고통스럽게 신음하다가 보좌관의 부축을 받고 겨우 몸을 일으켰다.그는 시뻘겋게 달아오른 얼굴로 한지훈에게 삿대질하며 욕설을 퍼부었다.“건방진 자식! 감히 이국 대사인 나를 쳐? 당장 나한테 사과하지 않으면 군을 파견하여 용국을 짓밟을 거야! 사과 안 해?”미국 대사로서 사람들 앞에서 이런 수모를 당해본 적 없는 미셸은 참을 수 없는 분노에 휩싸였다.그는 북양왕이라는 사내가 너무 건방지고 괘씸해서 견딜 수 없었다.자칫 잘못하면 양국의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는 문제였다.한지훈은 태연한 얼굴로 뒷짐을 진 채, 남은 대사들을 둘러보며 싸늘하게 말했다.“내가 말했지. 너희가 전쟁을 원한다면 난 언제든지 오케이라고! 당장 군을 파견해! 우리 북양의 30만 파용군이 너희 군을 짓밟고 너희 이국의 수도에 깃발을 꽂을 테니까!”그 말에 회의실 전체가 조용해졌다.모두가 긴장감에 마른침만 꿀꺽 삼켰다.대단한 자신감이었다.그 말 한 마디로 당장 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9개국 정상회 대사들의 얼굴에 수치와 분노가 서렸다. 그들은 너도나도 앞다투어 한지훈을 비난하기 시작했다.현장이 다시 혼란스러워졌다.이때, 미셸의 보좌관이던 금발의 미녀가 다급히 안으로 들어오더니 심각하게 굳은 얼굴로 미셸에게 다가갔다.“미셸 대사님, 큰일 났어요! 동원 전쟁부 40만 대군이 아군을 겹겹이 포위했습니다. 이국 본토 쪽에서도 안 좋은 소식이 들려왔어요. 변방의 7개국이 우리 이국을 향해 칼을 빼들었답니다. 사우디 제국에서 80만 병사를 집결하여 본토 변방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배후에는 동원 전쟁부 수장 서효양이 움직인 것 같아요. 국주께서는 당장 본토로 복귀하라는 지시를 내리셨습니다.”그 말을 들은 미셸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뭐라고? 어떻게 이럴 수가? 사우디 제국이 왜 끼어들어? 젠
미셸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한지훈은 다가가서 그의 멱살을 잡고 싸늘한 눈빛으로 그를 노려보며 말했다.“미셸! 여긴 이국이 아니라 용국이야! 네 협박은 우리에게 통하지 않는다고! 미국 전쟁부에서 우리 나라를 침범할 때까지 용국의 군대가 가만히 손 놓고 있을 것 같아? 계속 건방진 소리를 지껄이면 당장 내 군대를 동원하여 주변 해역에 있는 네 함대들을 폭파하라고 할 거야!”쾅!말을 마친 한지훈은 그대로 미셸을 바닥에 내던지고는 말했다.“끌고 가!”“네!”순식간에 사병들이 몰려들어 미셸과 금발 여인을 압류하여 끌고 나갔다.남은 대사들은 서로 눈치만 보며 벌벌 떨었다.그들의 리더인 미셸마저 잡혀간 마당에 그들에게까지 화가 미치지는 않을지 모두가 긴장하고 있었다.고개를 돌린 한지훈은 대사들을 싸늘하게 바라보며 말했다.“여러분, 또 볼일이 남았나요? 다른 볼일 없으면 사람을 시켜 여러분을 안전하게 공항까지 모시겠습니다.”여덟 대사는 서로 눈빛을 교환하고 한지훈에게 고개를 숙였다.“북양왕의 배려에 감사드립니다!”“저희는 바로 떠나겠습니다.”잠시 후, 8인은 부랴부랴 국빈 호텔을 떠나 당일 날 비행기로 용국 영토를 벗어났다. 그와 동시에 그들의 군대도 전부 용국 해역에서 철수했다.왕린의 저택.왕린과 예정천, 그리고 한지훈은 왕린의 집에서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한 사령관, 오늘 정말 대단했어! 한 사령관 덕분에 우리 나라의 위상이 더 높아질 거야. 선배로써 부끄러울 따름이네!”예정천은 한지훈을 바라보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한지훈은 예의 바르게 답했다.“예 사령관님, 과찬이십니다. 만약 예 사령관 같은 분이 대사들에게 압력을 가하지 않았더라면 아마 제가 도착할 때까지 회의가 진행되지도 않았을 겁니다. 예 사령관님이야말로 용국의 영웅이십니다.”예정천은 너털웃음을 터뜨리며 한지훈의 어깨를 잡았다.“녀석, 말 한번 예쁘게 하네!”왕린도 그들의 옆에서 미소를 지으며 가벼운 담소를 나누었다.그리고 이때, 천자각 전용차 한 대가 왕린의 저택 앞
“알겠습니다!”한지훈은 진중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떠날 채비를 하는데 국왕이 갑자기 그에게 물었다.“흑뢰에서 할아버지는 만났나?”한지훈은 어두운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아니요.”그는 CCTV 메모리카드에 관한 이야기는 꺼내지 않았다. 국왕을 못 믿어서가 아니라 이건 그의 할아버지와 한씨 가문의 생사와 긴밀히 연관된 일이었기에 조금 더 조심할 필요가 있었다.그 말을 들은 국왕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자네의 할아버지는 용국에 미안한 일을 하지 않았네. 과거 사건에는 말할 수 없는 비밀이 얽혀 있어. 4대 가문과 연관된 일이라 지금은 자네에게 다 말해줄 수가 없네. 하지만 머지 않은 미래에 언젠가는 자네도 알게 될 거야. 내 느낌이지만 자네의 할아버지가 큰 것을 준비하고 있네. 그리고 자네는 그 작전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될 거고.”한지훈은 인상을 찡그리며 국왕에게 되물었다.“큰 것이라니요?”국왕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베란다로 가서 용경 전체를 내려다보며 말했다.“과거 나와 자네의 할아버지는 한 가지 약속을 하였네. 우리 둘 사이에 한 명은 다음 대 국왕, 한 명은 대원수가 되기로. 그렇게 해서 용국의 형세를 완전히 뒤엎고 용국에서 4대 가문의 영향력을 완전히 지워버리기로. 우리는 4대가문을 일망타진하고 그들이 부당한 방법으로 취한 재산과 권력을 몰수해서 백성들에게 돌려줄 꿈을 꾸었다네.”“다만 나중에 그 사건이 터지면서 자네의 할아버지는 4대가문의 음해를 당하였고 국내 여론의 압력 때문에 난 그런 결정을 할 수밖에 없었네.”“한지훈, 자네는 내가 원망스럽나? 내가 4대가문과 끝까지 싸우지 않아서 실망했나?”한지훈은 어쩐지 지쳐 보이는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착잡한 얼굴로 말했다.“폐하께서 그렇게 하셨다면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겠지요. 저는 폐하의 생각까지 알고 싶지 않습니다. 제가 원하는 건 할아버지와 만나고 과거 우리 가문을 사지로 몰아넣었던 4대가문에 복수하는 겁니다. 이건 저도 양보할 수 없어요!”뒤돌아선 국왕은 한
“진심인가요? 그럼 저야 감사하죠.”한지훈은 피식 웃으며 흑용을 따라갔다.로비로 들어서자 기다리고 있던 장군들이 흑용과 한지훈을 보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사령관님!”흑용은 대충 훑어보고는 자리에 앉아 한지훈에게도 자리를 권했다.“흑용 사령관, 대체 무슨 일인데 그러십니까?”자리에 앉은 한지훈이 인상을 찡그리며 그에게 물었다.“별일 아닙니다. 내 부하들이 북양왕의 얼굴이 궁금하다고 해서 안면도 틀 겸 같이 오자고 한 거예요.”그러자 주변에 기립자세로 서 있던 장군들이 미소를 지으며 한지훈에게 인사했다.“한 사령관님, 만나뵙게 되어 영광입니다.”한지훈은 어이없다는 얼굴로 그들과 인사를 나누고는 흑용에게 말했다.“무슨 급한 일이 있는 줄 알았더니 이런 이유일 줄은 몰랐네요. 다른 볼일이 없으면 이만 가보겠습니다. 난 집에 기다리는 아내와 아이가 있는 사람이라고요.”그러자 흑용이 인상을 찡그렸다.“한지훈 사령관, 당신은 아내와 딸밖에 모릅니까?”한지훈은 어깨를 으쓱하고는 답했다.“당신 같은 솔로들은 절대 몰라요. 나중에 여자친구 생겨야 알게 될 거예요.”흑용을 비롯한 장군들은 의심의 눈초리로 한지훈을 바라보았다.결국 흑용은 손짓하여 부하들을 물렸다.“다들 나가 있어.”그 말이 끝나기 바쁘게 장군들은 꼿꼿한 걸음걸이로 로비를 나갔다. 흑용은 그제야 한지훈과 시선을 맞추며 말했다.“원씨 가문에서 이미 움직이고 있다는 거 알고 있었나요?”“원씨 가문이요?”한지훈은 인상을 찡그리며 그에게 되물었다.“그게 무슨 말씀입니까?”흑용은 한숨을 지으며 말했다.“난 당신이 어떻게 북양 총사령관까지 올라갔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 돼요. 당신 첩보원들은 뭐 하고 있어요?”한지훈은 담배를 꺼내 입에 물고는 답했다.“얼마 전까지 해외에서 활동하다가 돌아온지 얼마 안 됐어요.”흑용은 기밀문서를 꺼내 그에게 건네며 말했다.“이거 잘 읽어봐요. 원씨 가문의 장로들은 이미 의견을 통일하고 한 사령관을 공격할 준비를 마쳤다고요. 그들은 과거 천용
“이따가 저랑 군부에 같이 가시죠?”흑용이 물었다.“흑 사령관의 군부에요? 또 무슨 꿍꿍이를 꾸미는 겁니까?”한지훈이 눈썹을 꿈틀하며 물었다.흑용은 어색한 기침을 하며 답했다.“오늘 달력 안 봤어요? 한 달 뒤면 국제 군사 올림픽이잖아요.”2년마다 한번씩 열리는 군사 올림픽은 각국 특전사들의 자질과 실력을 평가하는 대회이다.모든 나라가 다 참가할 수 있으며 용국은 대국으로써 당연히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희망하는 바였다.과거에도 항상 1,2등을 다투던 그들이었다.이번 해에는 대회에 참석할 임무가 남령 전쟁부에 떨어지게 되면서 흑용은 이에 큰 부담감을 느끼고 있었다.아직 취임한지 3년도 채 되지 않은 사령관이 흑용군을 통솔하여 국제대회에 나가서 지기라도 한다면 아마 흑용도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다.그리고 전쟁부 총사령관으로써 자질도 의심받을 것이 분명했다.그리하여 그는 한지훈을 그들의 군부에 초대하여 이번 올림픽을 대비한 훈련에 자문을 청할 생각이었다.“내가 그렇게 한가한 사람으로 보여요?”한지훈이 불만 섞인 표정으로 물었다.그는 지금 당장 집에 돌아가서 강우연과 고운이를 안아주고 싶은 마음뿐이었다.“솔직히 그렇긴 해요. 오군에 있을 때도 백수생활하며 한가롭게 보냈잖아요. 그것 때문에 상급에 보고까지 올렸는걸요.”흑용은 그제야 자신의 진심을 말했다.“그럴 시간 없고 다시는 이런 일로 나를 찾지 마세요. 상부에서 지시가 떨어진다고 해도 난 고문 같은 거 해줄 생각 없으니까요.”한지훈은 대수롭지 않게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흑용은 머리가 지끈거렸다. 대체 저 산만한 성격에 어떻게 북양 총사령관의 자리까지 올라간 걸까?그는 결국 한발 물러서기로 했다.“직접 군부에 방문하지 않고 나가서 병사들을 만나보고 응원의 말이라도 해주실 수는 없을까요? 사기를 북돋는데 도움이 될 거예요.”한지훈은 잠깐 고민하다가 그에게 말했다.“좋아요. 그럼 나도 부탁 하나만 합시다.”“또 뭐요?”흑용이 의심의 눈초리로 그를 바라보며 물었다.“그렇
그 말에 흑용은 굳은 표정으로 입을 다물었다. 대회 참가자격을 가진 자들 모두 흑용군에서는 정예로 손꼽히는 에이스들이었다.그런데 한지훈은 너무도 가볍게 그들을 별로라고 말하고 있었다.“물론 흑용군을 비하하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이게 팩트예요.”한지훈은 아주 자연스러운 말투로 말했다.“우리 북양의 파용군도 과거 군사 올림픽에 참가한 적 있습니다. 그리고 그 해에 우리 용국은 1등이라는 성적을 거두었고요. 그래서 난 군사 올림픽에 참가하는 각 나라 군대들의 실력을 잘 알고 있습니다.”한지훈은 담담히 말을 이었다.“흑용군이 상대할 라이벌은 타국의 정예들입니다. 당신들과 똑같이 매일 훈련하는 사람들이지요. 게다가 백인종이나 흑인종은 체력적으로 우리보다 훨씬 우월합니다. 이 상태로 대회에 나갔다가는 사람들의 비웃음거리밖에 되지 않아요!”날카로운 평가에 흑용은 가슴이 찔린 것처럼 아팠다.기분이 나빴지만 한지훈이 거짓말을 하지 않을 것을 알기에 반박할 수도 없었다.한참이 지난 뒤에야 흑용은 힘겹게 입을 열었다.“사실 남령 전쟁부의 실력이 북양 전쟁부에 미치지 못한다는 건 전부터 알고 있었습니다. 당신들은 변방인 북양을 오랜 세월 지켜내며 수년 간 타국 용병들과 전쟁을 치른 실전 경험을 가지고 있으니까요. 제가 너무 안일했나 봅니다.”“우리 군은 독기가 부족합니다. 그래서 한 사령관에게 한번 봐달라고 부탁을 드린 거예요.”흑용이 한지훈을 선택한 이유는 그가 북양 총사령관이자 두 손에 수많은 피를 묻힌 사람이기 때문이었다.“가면을 준비해 주세요.”한지훈이 말했다.잠시 후, 가면을 받은 한지훈은 얼굴에 착용하고 훈련 기지로 향했다.흑용은 병사들을 다 불러모으고 그들에게 한지훈을 소개했다.“너희들 눈앞에 있는 분이 바로 북양의 총사령관이시다. 내가 힘들게 섭외한 임시 교관이니 지시에 잘 따르도록.”병사들은 북양 총사령관이자 용국의 전설이 눈앞에 있다는 말을 듣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하지만 부대는 계율이 엄격한 집단이기에 그저 꼿꼿하게 서서 한
병사는 자신만만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한 사령관님, 대단하신 분인 줄은 익히 들어서 알고 있습니다. 저도 사령관님의 팬이에요. 하지만 이건 제가 가장 잘하는 영역이고 제가 꼭 질 거라는 보장은 없습니다.”오랜 시간 연습했고 매번 사격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으며 명중률이 90퍼센트 이상이었기에 그는 자신이 있었다.병사는 자신의 성적이면 군부에서도 실력을 인정받는다고 생각했기에 질 거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한 사령관님, 상대를 잘못 고르신 것 같네요. 저 녀석의 사격 기술은 귀재라고 불릴 정도입니다. 우리 군에서 저 녀석과 겨뤄서 이긴 사람은 아직 한 명도 없어요.““맞아요. 그냥 넘어가죠. 사령관님이 위대한 업적을 세운 건 다들 알고 있지만 사격술에서 종호를 이길 사람은 이 나라에 몇 없어요.”다른 병사들은 한지훈이 혹시라도 져서 체면을 구길까 봐 만류했다.한지훈은 그들의 영웅이었기에 자존심만은 지켜주고 싶었다.“정말 내가 질 거라고 생각해? 이렇게 하지. 내가 질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이쪽으로 서고 내가 이길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이쪽에 서. 만약 내가 이기면 질 거라고 생각했던 인원들은 오늘 푸시업 100개 하고 쉬러 가는 거야.”한지훈은 그들을 바라보며 자신만만한 미소를 지었다.누군가가 물었다.“그럼 지면요?”한지훈이 웃으며 말했다.“그럼 내가 진다고 도박했던 인원수만큼 내가 푸시업을 하지. 인당 100개. 너희들 전원이 내가 진다는 것에 걸면 난 푸시업을 천 개 하는 거야.”“천 개나요? 역시 북양 총사령관이십니다.”“나중에 가서 번복하기 없는 거죠? 푸시업이 그리 힘든 운동은 아니지만 천 개면 웬만한 체력은 버티기 힘들 건데요.”“우리 전부 저쪽으로 가자.”병사들 모두가 한지훈이 진다는 쪽으로 가서 섰다. 딱히 이유라고 하면 그가 푸시업을 천 개하는 모습을 현장에서 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잠시 후, 한지훈은 종호라는 특전사와 함께 사격장으로 갔다.총 열 개의 과녁이 세워져 있었고 총을 든 특전사가 25미터 지점
그는 사격에서 자신보다 뛰어난 천재는 없다고 생각하며 살아왔는데 이런 인간 같지 않은 실력을 가진 자가 세상에 존재할 줄이야!다른 사람들도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눈을 비볐다.“10초에 열 발… 게다가 100점 만점이라니… 어떻게 가능하지? 총탄에 과녁 추적기라도 달았나?”“이건 인간의 실력으로 불가능해. 총을 쏠 때마다 생기는 반동이 있는데 어떻게… 게다가 똑 같은 자세를 열 발을 쏘는 동안 그대로 유지하다니….”“말도 안 돼. 어떻게 저렇게 빠르지? 그냥 대충 보고 쏜 것 같은데 과녁에 맞아버렸어.”그들은 힘껏 눈을 비비며 과녁을 다시 확인했지만 과녁의 중심에서 총탄의 흔적을 발견하고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말은 필요없지? 가서 푸시업이나 해.”한지훈은 자연스럽게 다가가서 흑용의 호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 입에 물었다. 그러고는 대수롭지 않은 얼굴로 총을 꺼내더니 한발 발사해서 담배에 불을 붙였다.“허세 부리려고 총탄 낭비하지 마세요.”흑용이 불쾌한 얼굴로 그에게 말했다.물론 속으로는 한지훈의 무시무시한 실력에 감탄하고 있었다. 비록 평소에는 놀고 먹는 한량처럼 보이지만 실력 하나는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게다가 한지훈은 아주 명석한 두뇌를 가지고 있었고 리더로서의 자질도 충분했다.한지훈은 병사들이 푸시업을 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아주 한가로이 담배를 음미했다.“아까 내가 너희들 쓰레기라고 말했을 때는 절대 인정 못 할 것처럼 굴더니, 다른 애들은 잘하는 항목 없어? 나랑 한판 붙을래?”한지훈은 계속해서 병사들을 도발하고 있었다. 병사들은 속으로 숫자를 세며 푸시업에 집중할 뿐, 더 이상 한지훈의 비난에 대해 반발하지 않았다.그들이 진 건 사실이고 게다가 어마어마한 실력차이로 졌기 때문에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푸시업 백 개를 하는데 그들은 총 10분을 소요했다. 한지훈은 옆에서 담배를 피우며 끝날 때까지 그들을 자극했다.푸시업이 모두 끝난 뒤, 한 전사가 일어서더니 말했다.“사령관님께 도전하겠습니다. 우리가 쓰레기가 아니라는 것
안드레는 항쟁하고 싶지 않은 것이 아니라, 그는 한지훈과는 전혀 승산이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만약 끝까지 완강하게 반항한다면, 한지훈은 더욱 강경한 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다. 지금 이 순간 유럽 전체는 슬픔에 빠지게 됐고, 수많은 사람들은 안드레의 안쓰러운 모습에 눈물을 흘렸다. 더 이상 유럽을 지킬 사람도 없게 됐다. “한 선생님, 안드레 님께서는 이미 자결을 통하여 사죄하셨으니 이제라도 제발...”쿠러는 검을 찔려 죽은 안드레의 마지막 모습에, 그제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았다. “안돼! 적어도 4분의 3의 목숨은 내놔야 돼!”이내 한지훈이 한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키자, 곧바로 별빛이 쏟아졌다. 은빛 별빛에 비친 모든 무도 사람들은 순간 잿더미로 변한 채 공기 속에서 흩어지게 됐다. 마치 그들은 이 세상에 한 번도 나타난 적 없는 것처럼. 곧이어 한지훈은 한 손을 짊어진 채, 곧장 북쪽으로 향하여 영륜으로 향했다. 지금 이 순간 전 세계는 고요해졌다. 안드레가 자결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유럽은 재앙을 면하지 못했다. “아이고! 한때 2차 대전 정세까지 좌우하던 안드레가 한지훈 앞에서 자결까지 하며 사죄했는데도 용서를 받지 못했다니!”“한지훈 이 놈, 이번 기회에, 전 세계로 하여금 용국은 건드려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닫게끔 하고 싶어 하는 것 같은데.”“이번 사건으로 인해 발생한 사상자만 해도, 이미 수만 명이 넘어!”“그게 뭐 어때서? 그러게 누가 그들로 하여금 다른 나라들을 멸망시킬 의도를 보이라고 했어!”인터넷에서는 전 세계 사람들이 열띤 토론을 하고 있었다. 특히 역외에 세력이 전혀 없는 일부 작은 나라들은, 이번 사건을 더욱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자신들의 나라에 역외 강자가 없어 한 번도 승리를 거두지 못한 것에 대해 한숨이 나오기도 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이 상황이, 자신들의 나라를 보호할 수 있는 이유가 되었다. “이젠 한지훈이 영륜으로 가려 할 거야!”“영륜은 비록 작은
안드레는 생각했다. 지난번에 공해상에서 한지훈으로부터 미움을 사거나 용국 묘당으로부터 미움을 산 상황에 한지훈은 그저 무릎을 꿇고 절하는 것만을 요구했었다. 그렇기에 이번에도 스스로 무릎을 꿇으면 한지훈이 더 이상 추궁하지 않을 거라고 믿었다. 일단 유럽 다른 역외 강자들이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기만 하면, 그는 오늘의 모든 것을 되찾을 기회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했다. 저 멀리서 무릎을 꿇고 절하는 안드레의 모습에 한지훈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안드레, 그때랑 지금의 상황은 정말 달라. 그날, 너희들이 저지른 과실은 단지 용국의 명예만을 손상시켰을 뿐이야!” “하지만 오늘의 너희들은 감히 우리 용국 백성들을 도살하려 하고 있지!”“내 눈에는, 네가 아무리 절을 해도 우리 용국 백성들의 목숨과는 비교할 수 없어!”한지훈의 차가운 목소리에, 유럽 전역 백성들은 모두 충격에 빠졌다. 안드레는 완전히 멍해졌다. 사실 그와 한지훈은 같은 일성 준 천신계 강자였다. 자신이 방금 보인 절은, 한지훈의 수원을 적어도 5년은 증가시킬 수 있었다. 게다가 한지훈에게 있어서 좋은 점은 이것뿐만이 아니었다. 그런데도 자신의 절이, 한 푼의 가치도 없다니? “한지훈! 너 사람을 그렇게 너무 업신여기지 마! 이번에 너에게 패배한 것은 단지 이곳에 처음으로 돌아온 역외 강자들일뿐이고, 앞으로 다른 역외 강자들도 계속해서 돌아올 거라는 거 명심해!”“안드레 선생님께서는 우리 유럽의 대표로서, 이미 매우 성실하고 정직하게 잘못을 인정하는 태도를 보였는데 넌 대체 뭘 또 어떻게 하려는 거야!”“어떻게 하냐고?”한지훈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너희 유럽이 우리 용국 백성들을 전부 죽이려 하는데, 고작 절 한번 하는 거로 본인 마음 편안하게 하려는 거면 그게 맞는 것 같아?”“이 세상에 그렇게 쉬운 도리가 어디 있어! 차라리 내가 너희 유럽에 500개의 핵무기를 던지고 나중에 공개적으로 사과하라고 할까?”한지훈은 비웃음을 띤 얼굴로 아래쪽에 있는 쿠러를 바라보았
당시 미육과 연합하여 용국을 지원하자는 제안을 건넸을 때, 아무도 그의 얘기에 귀를 기울어주지 않았다. 그러니 이 상황에 그는 절대 나서며 말리려 하지는 않을 것이다. 안드레의 단호한 거절에 유럽 전체는 깊은 절망에 빠지게 됐다. “용국이랑 연락 닿았어? 뭐라고 해?”고위층 간부는 고개를 돌려 옆에 있는 다른 중년 남자에게 물었다. “저희가 줄곧 최선을 다해 연락하고 있긴 한데, 용국 측은 그저 용각이 용국 국왕에게 보고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만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용각 측은 줄곧 응답이 없습니다!”중년 남자는 겨우 용기를 내어 대답했다. “뭐라고!”그 얘기에 고위층 간부는 책상 위를 탁하고 세게 내리쳤다. “그 놈들 대체 뭐 하자는 거야? 우리가 이 세상에서 가장 우수한 인종이라는 걸 모르고 있는 거 아니야? 국왕이라는 사람은 어떻게 감히 한지훈이 유럽에서 우리를 학살하게끔 방임한 건지!”“용서 못해! 절대 용서할 수 없어!”그는 거의 울부짖고 있었다. 그러나 아무리 화가 나도 이 상황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 “쿠로, 이젠 너의 그 잘못된 선택의 대가를 치를 때가 됐어. 당초 한지훈이 유럽을 찾아왔을 때, 내가 너희들더러 더 이상 용국을 건드리지 말라고 충고했었지!”“적어도 태세가 조금이라도 좋아진 후에 다시 결정을 내려도 늦지 않았겠건만, 너희들은 기어코 내 말을 듣지도 않았어! 결국 한지훈은 지금 유럽으로 달려가고 있고!”“너희들이 그렇게 자랑하던 역외 강자들은 뭐 하고 있어? 그렇게 입버릇처럼 떠벌리던 그 동맹국들은?”바로 그때 안드레가 들이닥쳤다. 안드레를 보자마자 쿠러의 표정은 마침내 좀 가라앉았다. “안드레, 지금 오직 너만이 세계 무도 연맹에 연락을 나눌 수 있어. 우리나라는 이젠 완전히 위기의 상황에 놓이게 됐는데 더 이상 좌시할 수는 없잖아.”쿠러는 급히 반갑게 맞이하며 본론부터 꺼냈다. 그러나 안드레는 쓴웃음만 보였다. “사실 이미 세 시간 전에 연락하긴 했어. 그들의 뜻은, 이번
유 씨 어르신과 양 씨 어르신의 침착함에 비해, 상황은 계속하여 들끓었다. 사실 천신급 강자가 이렇게 강한 다른 나라들에 침투해 마구 살육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게다가 인구가 천만 명이 넘는 몇 개 대도시까지 전부 도살되었다. 이 소식에 전 세계는 크게 놀랐다. 그제야 사람들은, 용국이 수천 년 동안 세계 정상에 우뚝 선 것만큼 더 이상 건드릴 수 없는 존재라는 걸 깨달았다. 특히나 용국에 정복된 많은 나라들은 더욱 깊이 새기게 됐다. 감히 자신보다 강한 자를 공격하려는 자는, 언젠다는 반드시 죽임을 당할 거라고. 현재 수많은 나라 원수들은, 모두 세계 무도 연맹이 한지훈을 제재해 줄 것을 기다리고 있었다. 아마도 이 방법이야말로 그들의 나라를 보전할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세계 무도 연맹도 유독 평온한 태도를 보이며 모든 일을 묵인하고 있었다. 게다가 미육과 부상 천신계 강자들이 잇달아 참사하고 난 후, 세계 무도 연맹은 더 이상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내지도 않았다. 이 상황에 전 세계는 침묵에 빠지게 됐다. 필경 세계 무도 연맹은, 천도 맹약이 세속에 파견한 하나의 꼭두각시일 뿐이었다. 그러나 천도맹약이 역외 강자들을 돌아오게끔 만들어, 용국 백성들을 도살하려 한 의도는 이미 드러나게 됐다. 이 상황에 세계 무도 연맹이 소리를 내어 한지훈을 경고하게 되면, 정세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겠는가? 지금 이 순간, 용국의 해체를 꿈꾸던 국가 원수들은 하나같이 깊은 후회에 빠졌다. 만약 다시 한번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들은 결코 용국 해체 계획에 가담하지 않았을 것이다.곧이어, 한지훈이 부상 강자와 미육 강자들을 잇달아 참살하는 영상은 순식간에 인터넷에서 미친 듯이 퍼지기 시작했다. 이 모든 것을 목격한 네티즌들은 그저 말문이 막혔다. 자신들의 나라가 이젠 완전히 끝났다는 생각에. 적지 않은 부상 젊은이들은 이 뉴스를 통해, 교토에서 발생한 모든 것을 알게 된 후 바로 스크린을 껐다. 그들 역시 이 모
그러나 노인이 미처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하늘에는 순간 괴상한 빛줄기가 나타났다. “안돼!”노인은 큰 소리를 내며 어떻게든 막으려 했지만 이미 늦은 상황이었다. 빛이 지나치는 곳마다, 사람이고 가축이고 모두 사라지게 됐고 땅 위에는 피만 흐를 뿐이었다. 노인은 더 이상 망설일 겨를도 없이, 급히 손을 들어 한지훈의 오릉군 가시를 막으려 했다. 하지만 그가 막아내기도 전에, 한지훈은 차가운 웃음을 보임과 동시에 번쩍하여 노인의 등 뒤를 노렸다. 이내 금빛이 반짝이는 장총 한 자루가 노인을 찔렀다.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노인이 미처 반응하지도 못한 채 적색 사냥용 장총에 맞는 순간을 목격하게 됐다. 그렇게 노인은 시체가 되어 바로 쓰러졌다. 방금 한지훈이 보인 일격은 매우 간단해 보이긴 하지만, 그 안에는 원의 오의가 포함되어 있었고 이는 노인으로서는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차원이었다. 결국 노인은 반항할 기회조차 없이 총에 찔려 죽게 됐다. 뒤이어 한지훈이 손을 살짝 들자, 하늘에는 황금 노을이 뒤덮였고 무수한 살기가 이집트의 수도를 뒤덮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이집트의 수도 전체는 온통 불바다가 되었다. 무종 고수든 일반 백성이든 무차별적으로 말살되었다. “너... 대체 왜 백성들까지 학살하는 거야!”한지훈이 한창 손을 쓰고 있을 무렵, 누군가가 한지훈에게로 날아왔다. “너희 이집트 강자들이 우리 용국 백성들을 학살하려고 한 이상, 나야 당연히 용국 백성들을 위해서라도 공정한 도리를 따져야지!”이내 한지훈이 다시 손을 흔들자, 몇 개의 도시가 눈 깜짝할 사이에 잿더미가 되었다. 그리고 방금 나타난 노인은, 몇 리 밖으로 도망가기도 전에 눈썹이 뚫리게 되었다. 그렇게 또 한 명의 천신계 강자가 죽게 되었다. 이 상황에 중년 남자는 그저 주먹을 꽉 쥐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는 아무리 화가 난다 하더라도 한지훈이 멀리 떠날 때까지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순식간에 여러 나라들이 도살되면서 전 세계는 깜짝 놀랐다. 한편
중년 남자의 말이 떨어지기도 바쁘게, 하늘에서는 갑자기 비할 데 없이 눈부신 은빛이 번쩍였고 온 하늘은 그 은빛에 휩싸였다. 은빛을 보아낸 중년 남자는 깜짝 놀랐다. 이내 급히 의자에서 일어나 밖을 향해 소리쳤다. “얼른! 모두 전쟁 준비 태세로 들어가!"”그러나 그의 목소리가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주위는 쥐 죽은 듯이 고요했다. 그저 눈앞에는 흰 빛이 지나가는 것만이 보였다. 자세히 보니 사람이든 강철로 만든 무기든, 순식간에 잿더미가 되어 공기 속으로 흩어지게 된 것이다. 곧이어 긴 머리의 남자가 천천히 다가오고 있었다. 마치 하늘에서 내려온 것 같은 그 기운은,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을 충격에 빠지게 만들었다. 중년 남자는 하늘에 떠오른 누군가의 그림자를 발견하고는 저도 모르게 나지막이 한숨을 내쉬었다. 바로 이때, 엄청나게 강한 기운이 다시 중년 남자의 뒤에서 느껴졌다. “누구야!”이는 한지훈에게 던지는 질문이었다. “북양 왕, 한지훈!”한지훈의 목소리는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북양 왕, 여기는 엄연히 이집트의 수도인데 잘못 알고 찾아온 거 아니야? 천신계 강자라면 세속에 들어설 수는 있지만, 마음대로 살계를 열 수는 없지!” “우리 이집트의 수도까지 와서 뭘 하려는 거야!”이내 하늘에서는 한 노인이 느릿느릿한 발걸음으로 한지훈을 맞이했다. 한지훈은 차가운 눈빛으로 노인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래? 살계를 열면 안 된다는 거야? 그럼 너희 이집트 역외 강자들은 부상과 연합하여 우리 용국을 도살하려 했는데, 그건 어떻게 설명할 거야?”설마 고위층들은 맘대로 불을 질러도 되고, 백성들은 불을 지르지 못한다는 거야? 그런 말도 안 되는 게 어딨어! “흥! 그건 역외 강자들이 내린 결정이야. 네가 이미 이렇게까지 희생하며 용국을 지키려 한 이상 본분만 지켜! 당장 용국으로 돌아가고, 더 이상 다른 나라들과 갈등을 일으키지 마!”“너희 땅을 지키는 게 바로 네가 마땅히 해야 할 직책이야!”노인은 한지훈을 안중에 두지도
그의 쓴웃음과 함께, 부상이 수십 년 동안 세웠던 계획은 물거품이 되었다. “가주님, 아직 저희에게는 숨겨진 핵무기가 두 개 더 있지 않습니까? 제가 봤을 때...”“뭐? 핵무기?”그 말에 직전 가주는 저도 모르게 탁자를 내리쳤다. 상대는 천신계 고수인데 핵무기로 상대한다고? 핵무기가 제대로 날아가 폭파하기도 전에, 부상에 있는 자신의 가문이 먼저 불똥을 맞을까 봐 두려웠다. “어리석은 놈! 그놈이 어떤 사람인지 알기나 해?”“천신계 강자 수법조차도 맘대로 되돌릴 수 있어. 만약 핵무기를 그놈에게 던진다면, 그건 그저 부상에 더 큰 공포를 조성할 뿐이야!” 직전 가주는 가문을 장악한 지 여러 해가 되었고, 또한 부상의 국권도 직전 가문이 손에 넣고 있었다. 그렇기에 요 몇 년 동안 겪은 풍파들에 대해 그는 모르는 게 없었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 그는 정말 두려웠다. 한지훈 한 사람만으로 이미 부상을 피로 물들였는데, 만약 또다시 심기를 건드리면 어떤 결과가 나타날까? 그는 감히 생각하지도 못했고, 생각하려 하지도 않았다. 비록 스스로도 20대 청년 때문에 간담이 서늘해지는 걸 인정하기 싫었지만, 어쩔 수 없는 사실이었다.게다가 부상의 고수들 중, 한지훈의 손에서 죽지 않은 사람이 없었다. 그리고 최신 정보에 따르면, 미육 쪽의 최고의 고수들도 방금 한지훈의 손에 죽게 됐고, 미육 전체의 사상자 수는 수천만 명에 달한다고 한다. 이건 얼마나 무서운 복수인가? 이 상황에 누가 감히 용국을 건드리고 한지훈을 건드리려 하겠는가? “가주님, 저희가 유럽 혹은 비육과 손을 잡는 건 어떤가요? 전 세계 고수들이 모두 한 곳에 모이게 되면 한지훈도 더 이상 피하기 어려울 거라 확신합니다!” 이때 직전 가문의 중요한 구성원 한 명이 입을 열었다. “유렵? 연합하는 게 유리하다고 생각해? 절대적인 실력 앞에서 우린 그저 땅강아지일 뿐이야. 우린 그저 역외 다른 강자들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릴 수밖에 없어!”“아마 때가 되면...”그는 잠시 멈칫
순간 유럽 전체는 공포에 휩싸이게 됐다. 전에 역외 강자들이 돌아오기 전에도, 한지훈 홀로 유럽 4대 천신계 강자들을 도살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의 유럽은 다른 열국 역외 강자들과 손을 맞잡고, 함께 용국을 멸망시킬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 사실을 한지훈이 전혀 모를 리는 없었다. 그렇기에 한지훈의 보복이 유럽 전역을 피바다로 만들 수도 있었다. 그 시각, 유럽 평범한 일가족의 한 노인은 이 소식을 접하고는 하늘을 우러러보며 깊은 탄식을 금치 못했다. 가족들은 떨리는 그의 손을 보아냈다. 다른 한편, 이들보다도 가장 먼저 소식을 접한 영륜 역시 같은 반응이었다. 그중에서도 한궁에 있던 한 백발노인의 표정은 극도로 어두웠다. “당장 가서 하드레이를 모셔와! 그렇지 않으면 우리 영륜이 아예 지구에서 사라질 수도 있어!”“캐럴 선생님, 제가 보기엔 이 소식의 신빙성이 너무 낮습니다. 그리고 설령 한지훈이 정말 그 역외 강자들을 죽였다 하더라도, 설마 그가 감히 국제 분쟁을 일으킬 수가 있겠습니까?”“그래서 전 굳이 하드레이 선생을 모셔올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옆에 있던 금발에 푸른 눈을 가진 한 중년 남자가 시큰둥한 표정으로 말했다. “뭐? 국제 분쟁? 흥! 넌 아직도 사태의 심각성을 모르나 본데, 연합국들은 이번에 용국 전체를 멸하려고 하는 거야! 네가 알긴 뭘 알아!”“만약 하드레이가 이곳으로 돌아오지 않는다면, 한지훈은 단 한 시간 안에 얼마든지 영륜을 불바다로 만들 수도 있었을 거야!”백발의 노인은 이미 단단히 화가 났다. “하지만 하드레이 선생께서는 앞으로 3년 안에는 그 누구도 그의 청수를 방해해서는 안 된다고 말씀하셨잖아요. 이 상황에 저희가 요청하는 건 좋지 않은 것 같습니다!”“게다가 한지훈이 뭐가 대단합니까. 하드레이 선생은 이미 삼성 지급 천신계 강자이고, 일단 하드레이 선생의 이름만 대기만 하면 한지훈은 아마 놀라서 도망갈 것입니다.”중년 남자는 여전히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하드레이는 확실히 유럽에
그 순간, 부상 전체는 들끓게 됐다. 거의 모든 국민들이, TV 생중계를 통해 이 피 비린내 나는 장면을 보게 됐다. 무려 부상의 수많은 고위층, 그리고 무종 고수들이 잇달아 운명하게 된 것이다. 한편 직전 가문에는 나쁜 소식들만이 눈덩이처럼 굴러오게 됐다. 소식을 접한 직전 가문 가주의 표정은 극도로 어두웠다. 부상의 모든 고수들이, 모두 한 사람으로부터 죽임을 당하게 됐다. 심지어 근 30년 간 자취를 감춘 고수조차도 눈 깜짝할 사이에 격파당했다. 그렇게 짧디 짧은 몇 시간 내에 부상 각지 고수들은 거의 전부 살해되었다. 게다가 국주의 황궁조차도 순식간에 평지로 옮겨지게 됐다. 그래도 다행인 건, 국주는 그 무렵 지하실에서 하인들과 밀정을 하고 있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부상의 정신적 우상인 국주조차도 참살당했을 것이다. 한편, 각국 역외에서 돌아온 강자들이 용경에서 한지훈 한 사람에 의해 전부 격살당했다는 소식이 아주 빠르게 퍼지게 됐다. 이 순간, 세계 각지는 모두 지옥과도 같은 적막에 빠지게 됐다. 그 시각 미육의 한 우림 속에서는, 하늘을 찌를 듯한 큰 나무 아래 수수한 옷차림의 노인이 앉아 있었다. 사실 이 우림은 미육의 금지 구역이었다. 그 이유는, 노인이 줄곧 이곳에서 자연의 힘을 깨닫고 있었기에 일단 이 구역에 들어서는 모든 사람들을 침입자로 간주하여 격살하고 있었다. 노인은 어느새 천신계의 천기가 온몸을 감싸며, 자신에게도 드디어 본질적인 변화가 일어났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그리고 그의 머리 위에는, 오색구름 덩어리가 모여 있었는데 이는 마치 그가 곧 새로운 길을 개척할 거라는 것을 의미하는 듯했다. 바로 이때, 흰색 두루마기를 입은 한 중년 남자가 빠른 걸음으로 노인에게 다가와 당황한 표정으로 보고했다. “선생님, 큰 일 났어요. 저희 미육 역외 강자들이, 용국의 한지훈이라는 사람의 손에 죽게 됐다고 합니다!”남자는 말하면서 이마에 흐르는 식은땀을 닦았다. 그의 뒤에는 한 무리의 사람들이 따랐는데, 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