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는 뼈가 부러진 자신의 주먹을 내려다보고는 음산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건 인정하지. 나를 이긴 사람은 네가 처음이야!”“하지만 내가 과연 혼자 왔을 거라고 생각해?”그 말을 들은 한지훈은 인상을 확 썼다. 어딘가 모를 불안감이 엄습했다.순식간에 사방에서 네 명의 인영이 튀어나왔다.그들 각자가 가진 기운은 흑뢰 전체를 찢고도 남았다.사령관급 강자가 벌써 네 명이나 튀어나온 것이다.한지훈 한 명을 상대한다고 다섯 명이나 되는 사령관급 인물들을 동원할 줄을 누가 알았을까!한지훈의 주변으로 진한 살기가 요동쳤다.갑자기 나타난 이 네 명의 실력은 넘버5를 훨씬 능가했다.더 불안한 것은 그들 중 세 명의 기운을 봐서 오성 용수를 능가하는 실력을 가진 자들이었다.6성! 6성이었다.명왕의 말은 사실이었다.흑뢰 내부에 세 명의 6성 용수가 존재한다고 했는데 그 말이 사실이었다.상상도 하지 못했던 일이 벌어졌다.외부에서는 사령관급 강자 한 명만 있으면 일국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다고 전해지고 있었다.그만큼 전쟁터를 자기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는 실력을 가졌기 때문이었다.그리고 한 나라를 쓰러뜨릴 수 있는 파괴력을 가진 인물이기도 했다.눈앞의 다섯 명 중에 실력이 가장 뒤처지는 사람도 3성 사령관급의 강자였다.이런 사람이 만약 용국에 있었다면 한 지방의 사령관을 맡고도 남았을 것이다.다른 사람들은 더 말할 것도 없었다.한지훈은 갑자기 긴장하기 시작했다.그들의 기운을 봤을 때, 이 흑뢰를 파괴하고도 남을 사람들이었다.그들의 주변으로 생명력을 가진 모든 것들이 생기를 잃어가고 있었다.“이… 이게 뭐지?”“다섯 명이 전부 출동한 건가?”“한 번도 있었던 적 없는 일이야! 너무 위험해! 북양왕을 물리치겠다고 다섯이 같이 움직이다니! 저 세 명은 6성 용수잖아!”밀실 7인방도 경악을 금치 못하며 감탄했다.그들이 힘을 합치면 서방의 모든 나라를 파괴하고도 남았다.아무리 강대한 힘을 가진 이국이라고 해도 그들이 마음만 먹으면 고분고
두 통화가 끊기자마자 신룡전 전체와 용국 북양 전역이 반응해왔다!신룡전 본부는 즉시 전 세계 신룡전 모든 지부에 특별 1급 비상령을 발령했고, 신룡전의 모든 군사와 삼천 명의 강자를 소환해 즉시 흑뢰로 돌진하게 했다. 순식간에 전 세계에서 수많은 전용기가 이륙해 흑뢰가 있는 지역을 향해 날아갔으며, 바다 위에는 수백 척의 유람선이 전속력으로 접근해갔다. 그리고 용국의 북양 전역에는 30만의 파용군이 집결했다!흑금룡기가 하늘과 태양을 가리고 전진했고, 광활한 대지 전체가 짙은 사람들의 인파로 가득 찼다. 그야말로 천지를 뒤흔드는 군사력을 보여주고 있었다!이 순간, 북양 전역의 모든 전투준비 병력이 동원되었고, 용각 또한 북양의 소식을 가장 먼저 접했다. 소식을 접한 강만용의 얼굴은 충격으로 가득 찼다."뭐라고? 북양이 총출동해서 흑뢰로 향하고 있다니?!!"순간 강만용은 자신의 뒤편에 있는 전자 스크린의 좌표를 흘끗 보더니 재빨리 천자각으로 전화를 걸었다."지금 당장 국왕님을 뵈어야겠습니다!"말을 마친 강만용은 전화를 끊고 다른 세 장로를 데리고 천자각으로 향했다. 10분 만에 네 명의 장로가 천자각 앞에 도착했고, 그들은 서둘러 차에서 내려 천자각으로 달려갔다. 천자각의 로비에는 국왕과 용 선생이 대화를 나누고 있었고, 강만용은 재빨리 다가가 걱정스러운 말투로 말을 건넸다. "국왕 폐하! 북양 전역의 모든 군사력이 흑뢰를 향해 돌진하고 있습니다! 용일이 보낸 소식에 따르면, 한지훈은 사령관 급 강자 5명에게 가로막혔다고 하며, 그중 세 명은 더군다나 육성까지 오른 자들이라고 합니다!"국왕은 이 말을 듣자 머릿속이 하얘지며 싸늘한 목소리로 물었다."그게 정말인가?"강만용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확실합니다!"순간, 국왕은 뒷짐을 지고 로비를 서성이며 말을 잇지 못했다."흑뢰에 육성 강자가 세 명이나 있다니! 용 선생, 어떻게 할 건가?"그러자 한쪽에 있던 용 선생도 약간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흑뢰는 어느 나
전투가 곧 시작되었고, 오존 사령관 강자들이 순식간에 한지훈을 향해 달려들었다.지금까지 이런 수준의 전투 상황은 단 한 번도 없었고, 그중에는 심지어 삼존 6성 사령관 강자도 있었다!외부의 시각으로 보면, 한 나라의 군사 방어력을 전부 파괴할 수 있는 수준이었으며 5명의 강자들은 인간 핵무기 급이라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한지훈은 망설임 없이 순간적으로 몸을 낮추었고, 온몸에는 압도적인 전의와 살기가 휘몰아치고 있었다!북양왕은 결코 전장에서 도주하지 않는다!상대편 5인이 그를 향해 돌진하는 순간, 한지훈의 손에 있던 오릉군 가시가 빛을 내며 땅을 뒤흔드는 살의를 일으켰고, 5명 중 회색 군복을 입은 키 크고 마른 중년 남성 한 명을 향해 날아갔다. 그 사람은 바로 일존 6성이었고, 이를 본 그는 입가에 잔혹한 냉소를 띠며 손을 들어 맨손으로 날아오는 오릉군 가시를 잡아냈다! 하지만 이때. 그는 오릉군 가시를 놓쳐버렸고, 끝없는 살의와 차가운 빛으로 번쩍이는 오릉군 가시는 순간 90도로 방향을 틀어 칼을 들고 있는 바로 앞의 삼성 지수 강자, 넘버 5를 관통했다!!순식간에 오릉군 가시가 넘버 5의 가슴과 복부를 관통했고, 몸은 순식간에 피범벅으로 변했다.한지훈이 손을 들자 오릉군 가시가 넘버 5의 가슴과 복부에서 천천히 뽑혀져 나갔고, 찰랑거리는 소리와 함께 많은 양의 피가 흘러내리며 오릉군 가시는 한지훈의 손으로 다시 날아갔다.뜨거운 태양 아래, 오릉군 가시는 무시무시한 한기를 뿜어내며 피를 뚝뚝 흘리고 있었다. 넘버 5는 자신의 가슴과 복부를 내려다보았고, 그는 놀란 기색을 전혀 숨기지 못하고 있었다.털썩!그 순간, 넘버 5는 땅바닥에 무릎을 꿇고 충격에 휩싸인 채 고개를 들어 멀지 않은 곳에 있는 한지훈을 바라보았고, 그의 몸은 바람에 의해 피웅덩이에 빠지고 말았다. 거의 찰나의 순간에, 한지훈은 막 익힌 암살 기술을 사용해 삼성 지수 강자를 죽인 것이다!이 광경은 온 밀림을 경악에 빠트렸고, 반대편에 있던 네 명의 강자들도
전장 전체가 순식간에 치열한 전투 모드로 바뀌었고, 사존 사령관 강자들은 각각 다른 방향에서 한지훈을 공격해왔다.한지훈도 재빨리 달려가 순식간에 오성을 마주했다. 쾅!폭발적인 기운을 뿜어내는 상대방의 공격은 한지훈의 가슴과 복부를 향해 왔고, 한지훈은 손을 들어 막아냈다!하지만 오른쪽에서는 일존 6성이 이미 가까이 다가와 한지훈의 머리를 걷어차려 했다. 이 한 발이면 탱크를 박살 내기에도 충분한 타격이었다. 그의 발이 가까이 다가온 순간, 한지훈은 옆으로 돌아 손을 들어 땅에 내리쳤다! 쾅!둔탁한 폭발음이 밀림 전체에 울려 퍼졌다! 쌍방이 모두 몇 걸음 뒤로 물러나 몸을 안정시켰고, 한지훈은 오른쪽 주먹을 흔들며 차가운 눈빛으로 상대를 바라보았다. 그는 현재 앞뒤 좌우로 완전히 포위된 상태였다."그만 항복해라! 당신도 6성인 걸 생각해서 목숨 만은 살려주지!"이때, 한지훈 옆에 서 있던 6성이 입을 열었다.그의 얼굴은 더없이 어두웠고, 매부리코에 움푹 들어간 눈썹, 튀어나온 관자놀이를 가지고 있었으며 검은 군복을 입고 있는 그의 모습은 그야말로 심해처럼 깊이를 헤아릴 수 없었다! 한지훈은 냉랭하게 상대방을 바라보며 말을 꺼냈다."나는 단지 누군가를 찾으러 이곳에 온 겁니다, 당신들과 척지고 싶지 않습니다."그러자 상대방은 눈살을 찌푸리며 대답했다."넘버 1을 찾는 사람은 많지. 하지만, 그 사람을 본 사람은 단 한 번도 없었다."이 말을 들은 한지훈은 미간을 찡그리며 주먹을 살짝 쥐었다."보아하니, 넘버 1을 만나려면 당신들을 이겨야 할 것 같군요.""하하하!"오른쪽에 있던 오성이 큰 소리로 비웃었다."우리를 이긴다고? 주제넘는 소리! 사존 사령관 강자 만으로도 네가 이곳에 발을 들인 걸 후회하게 만들 수 있다! 어이 친구, 쓸데없이 힘 빼지 말고 지금이라도 항복해!""넘버 5가 죽었으니 네가 새로운 넘버 5가 되어서 이곳에 남아 흑뢰를 지키도록 해. 안 그러면, 죽는 수밖에!"이때 그의 뒤에 있던 6성 여자가 차갑게
천왕의 힘은 매우 위대하며, 그의 아래에서는 그 어떤 것도 개미에 불과하다. 한 나라의 군사력도 천왕 앞에는 고철에 지나지 않는다. 이는 천생서문에 기록된 천왕에 관한 묘사였으며, 천왕이 얼마나 무서운 존재인지 확실히 보여 주었다.육성 사령관이 만약 한 나라를 파괴하려 한다면 혼신의 힘을 다해야 하지만, 천왕 강자에게는 그저 숨을 쉬는 것만큼 쉬운 일이었다! 한지훈은 잠시 찬 공기를 들이마셨고, 동시에 할아버지에 대한 걱정도 많이 줄어들었다. 일존 천왕 강자라면, 아무 일도 없을 게 분명했다."어때, 생각은 다 했나? 죽음을 선택할 텐가, 아니면 우리와 함께 할 텐가?"넘버 0이 차가운 목소리로 묻자, 한지훈은 차분하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난 죽고 싶지도, 당신들과 함께하고 싶지도 않기 때문에 당신들을 이길 겁니다!"그가 말을 내뱉자마자, 압도적인 투지와 살의가 밀림 전체를 휩쓸었다!그 순간, 한지훈에게서 솟아오른 전의는 바다보다 강성하고, 창공보다 깊었다!그는 마치 인간 세상을 걸어 다니는 피투성이인 아수라처럼, 눈빛 하나만으로 충분히 일존 사령관을 위협할 수 있었다.이 말을 들은 넘버 0도 눈살을 찌푸리며 소리쳤다."그렇다면 죽는 수밖에!"순간!마치 네 마리의 거대한 용이 내뿜는듯한 무서운 기운이 순식간에 온 밀림을 덮쳤다!지금 이 순간, 흑뢰는 폭풍의 중심에 있었고 비교할 수 없는 오존의 기운이 휘몰아쳤다. 흑뢰 바깥에서, 용린은 불안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그는 방금 전, 여섯 개의 기운 중 하나가 사라진 것을 느낄 수 있었다.즉, 용왕이 일존 사령관을 죽였다는 것이다!하지만 지금 남아있는 나머지 네 개의 기운도 용왕 못지않게 매우 강력했다."안 되겠군! 들어가서 용왕님을 도와야겠어! 용일, 넌 여기 남아서 신룡전 사람들을 맞이해."용린은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어 즉시 앞으로 향했다. 하지만 이때, 거대한 바위 위의 군신 강자가 용린의 앞을 가로막았다."저리 비켜!"용린이 낮은 목소리로 소리치며 발을 들어
하늘에는 수십 대의 전투기도 나타나 공중을 선회하고 있었고, 한 줄기 형체가 하늘에서 내려와 흑뢰 주변에 착륙했다.그들은 흑뢰의 유일한 항구에 빠르게 집결했고, 거의 천 명 정도 되는 규모였다. 신룡전의 전위대가 온 것이다!!! 모두의 시선 속에는 끊임없이 도착하고 있는 신룡전 강자들의 모습이 보였다.용일은 용궁에서 모인 강자들 앞에 서서 화를 내며 소리쳤다."여러분, 즉시 출동해서 사령관님을 구출하세요!!! 앞길을 막는 자는 죽음뿐입니다!""예!"굉음이 해역 전체에 울려 퍼졌다!순식간에 수천 명의 용궁 강자들이 흑뢰로 돌진했고, 곧 전투가 벌어졌다.하늘로 불길이 치솟고 총성이 울려 퍼졌다!흑뢰 중심구 벙커 건물 3층 밀실에 있던 7명 역시 흑뢰 내부로부터 걸려 온 긴급 보고를 빠르게 전달받기 시작했다. "보고합니다! 남쪽 제5구역에 정체불명의 강자들이 나타났습니다! 상대는 매우 강하며, 저희 7개 팀을 전멸시켰습니다!""보고합니다! 북쪽 제7구역이 당했습니다! 상대는 수백 명에 달하니 긴급 지원 바랍니다!"보고는 모두 흑뢰 전체를 뒤집어놓았고, 밀실 안에 있던 7명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빨리 무슨 일인지 확인해! 흑뢰 안에 정체불명의 강자들이 이렇게 많이 나타났다는 말이야?!"테이블 앞에 앉은 중년 남성이 테이블을 주먹으로 내리치며 화를 냈다. 순간, CCTV 화면에서는 각 구역의 전투 화면이 나왔고, 매우 비참하고 끔찍했다. 화면에는 불길이 하늘로 치솟고 있었고, 정체불명의 강자들이 거의 학살 수준으로 흑뢰 안의 수많은 용병대와 강자들을 죽이고 있었다.이 장면을 본 중년 남자는 주먹을 불끈 쥐며 소리쳤다."신룡전! 분명 신룡전이다! 빌어먹을 용왕, 신룡전의 사람들을 데려오다니!""캐럴! 즉시 용병단을 조직하여 전력을 다해 공격하라! 반드시 흑뢰를 지켜야 한다! 누구도 들이닥치게 해서는 안 돼!"캐럴은 명령을 받자마자 자리에서 일어나 경례를 한 뒤 재빨리 밀실을 나섰다. "너희들도 각자의 전투 부대에 명을 내려!
한지훈은 비웃으며 입가의 피를 닦아냈고, 눈동자에서는 냉기가 뿜어져 나왔다. 그는 주변의 삼존 육성을 힐끗 바라보고 웃으며 말했다."삼존 6성은 역시 강하군요! 내가 당신들을 이길 수 있을지 정말 시험해 보고 싶네요.""시건방진 자식!"이때, 넘버 3이 화를 내며 앞으로 나아와 허리에서 단도를 꺼내 한지훈의 목을 베려고 달려들었다!이 검은 위압적이고 맹렬했으며, 그 속도는 번개처럼 빨랐다!사대 천급 전신, 혹은 사령관 급의 일성 준수라도 이 공격을 당하면 그 자리에서 즉사하고 말 것이다. 하지만 한지훈은 6성이었고, 찰나의 순간에 반응을 해오며 손을 들며 오릉군 가시를 쏘아 올렸고, 상대의 손에 있는 단도를 내리쳤다!불꽃이 사방으로 튀기 시작했고, 상대도 한 발짝 뒤로 물러나 한지훈의 손에 들려 있는 오릉군 가시를 놀란 표정으로 바라보았다."천급 무기로군! 하하, 좋아, 받아들이지!"그녀는 말을 마치자마자 다시 한지훈에게 달려가 손에 단도를 쥐고 한지훈의 심장, 목, 미간 등 중요한 부위를 향해 달려들었다! 이 검에 찔리면 그 자리에서 죽음을 당할 것이다!한지훈은 또다시 오릉군 가시를 사용해 상대를 공격했고, 모든 공격에서 불꽃이 튀었다! 두 사람은 30분 동안 싸웠지만 승부를 보지 못했다. 순간, 상대는 날렵한 뱀처럼 순식간에 한지훈의 뒤에서 공격을 시작했고, 단도는 한지훈의 등을 향해 날아왔다!이때 한지훈은 앞으로 구르면서 동시에 허리에서 몇 개의 바늘을 꺼내 상대를 향해 날렸다. 여자의 반응 속도도 매우 빨랐다. 단도로 눈앞으로 날아오는 바늘을 모두 날려버린 것이다!밀림에는 칼날이 부딪히는 소리가 끊임없이 울려 퍼졌다. 여자는 제 자리에 서서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암살 무기를 사용하다니, 정말 비열하군!"그러자 한지훈은 담담하게 웃어 보이며 대답했다."전장에서는 승리할 수만 있다면 암살 무기든 다른 것이든 다 상관없는 법이지."한지훈은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짝, 짝, 짝!이때, 넘버 0이
그 순간, 넘버 0의 주먹이 한지훈의 가슴과 복부를 향해 날아오고 있었고, 이런 상황에서 한지훈은 저항할 시간이나 더 이상 막아낼 손도 없었다!갑자기 다가오는 넘버 0의 주먹을 본 한지훈의 눈빛이 싸늘해졌다!마찬가지로 넘버 0의 눈빛도 매우 차가웠고, 입가에는 승리의 미소가 떠올랐다."넌 결국 패배를 맛볼 거다, 죽어라!"그의 주먹은 즉시 날아왔다.일촉즉발의 순간!한지훈이 오른손을 살짝 당기자 공중에서 날아다니고 있던 넘버 2의 칼과 충돌한 오릉군 가시가 갑자기 튀어나왔고, 눈 깜짝할 사이에 넘버 0의 등을 향해 날라왔다!그 순간, 오릉군 가시의 솟구치는 살의에 넘버 0은 온몸에 소름이 돋았고, 그는 즉시 방향을 틀 수밖에 없었다.슥-이때 한지훈 앞에 있었던 넘버 0의 모습이 사라졌고 그는 한지훈의 이번 공격을 피해냈다. 그가 방금 서 있었던 자리에는 오릉군 가시가 그대로 땅에 박혀 순식간에 부지를 뒤집어 놓았다. 한지훈은 숨을 돌릴 틈을 얻었고, 발을 들어 그의 앞에 있는 넘버 3을 격렬하게 걷어찼다! 퍽!그의 발길질에 넘버 3은 마치 거꾸로 날아가는 포탄처럼 수십 미터나 날아가 하늘 높이 치솟은 나무 몇 그루를 쓰러뜨린 후, 땅바닥에 떨어졌다.하지만 넘버 3은 상처 하나 없는 듯 보였고, 살의가 가득한 눈동자로 다시 땅에서 일어나 가슴에 난 발자국을 털어냈다.이때, 한지훈은 제 자리에 서서 차가운 빛을 내뿜는 오릉군 가시를 들고, 반대편에 있는 세 사람을 쳐다보고 있었다.넘버 0은 미소를 지으며 몇 걸음 앞으로 나아가며 말했다. "역시, 넌 매우 강해! 웬만한 6성은 네 손에서 죽음을 당할 수도 있을 것 같군.""하지만 오늘, 우리 셋을 마주한 이상 넌 죽은 목숨이다!"그의 한 마디에 밀림에는 찬바람이 불었다.하지만 이때!광적인 분노에 휩싸인 그림자가 멀리서 지프차를 몰고 달려들며 소리쳤다."용왕님!!!"끼이익!브레이크를 밟는 소리가 온 들판에 울려 퍼졌다!용린은 싸늘한 눈으로 지프차에서 뛰어내렸고, 삼성 지수
“저 사람은 누구길래 저렇게 성대하게 나타나는 거요?!”좌항도는 아래쪽에 있는 차량 행렬을 바라보며 말했고, 심지어 공중에는 헬리콥터까지 따라다니며 경호를 맡고 있었다.경호원만 해도 백 명이 넘는 듯했으며, 산 정상으로 향하는 모습은 꽤 위압적이었다.“러셀로란 가문의 2순위 후계자이니, 저자는 결코 쉬운 인물이 아니오. 오륙 최대 암흑 조직의 수장이자, 그의 손아귀 안에는 몇 개의 다국적 기업도 있소!”진우가 눈을 가늘게 뜨며 좌항도에게 설명했다.그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또 다른 차량 행렬이 천천히 멈췄고, 차에서 키가 크고 체격이 좋은 백인 남자가 나왔다. 그를 본 순간, 진우는 미간을 찌푸려지며 말했다.“저 사람은 왜 온 거지?!”“저 사람은…”좌항도도 중년 남자를 힐끗 보았다. “세계 최대 킬러 조직인 암전의 창립자이자 수장인 빅터가 아니오! 저 사람은 정말 전설적인 인물이오. 열 살에 몇 차례나 탈옥에 성공했고, 열다섯 살에는 천왕계 강자의 고수를 쓰러뜨렸소. 지금은 몇 안 되는 삼성 천왕계 경지의 암살자이기도 하오!”“게다가, 세계에서 가장 큰 킬러 조직의 창립자이기도 하지요!”말을 마친 진우는 이를 악물었다. 동방 가문의 인맥이 이렇게나 넓었다니!그때, 산을 걸어 올라오는 두 사람이 주변 강자들의 시선을 모두 끌었고 심지어 몇몇은 자리에서 일어나 깊이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우천존! 사신!”진우는 자신도 모르게 몸을 일으켰다. 아무리 대단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화려하게 등장해도 이는 허울에 불과했지만, 진정한 강자는 격식을 차릴 필요 없이 등장만으로 엄청난 분위기를 내뿜었다! 우천존과 시신은 길을 따라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고, 마치 산책을 나온 듯 긴장감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하지만 그들이 백일봉 근처에 다다랐을 때 우천존은 좌항도 일행 쪽을 한 번 바라봤고, 그 눈빛에는 잠시 후 상대방을 모조리 저세상으로 보내줄 거라는 각오가 담겨 있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전통복 차림의 부상 사람 무리도 산
진우는 자신의 신분이 특별하지만 않았다면, 진작에 동방 소를 처단할 생각이었다. “좋습니다! 어르신 나중에 후회하지 마세요! 그럼 저는 이만!”말을 마치자마자 진우는 몸을 돌려 성큼성큼 별장을 떠났다. 저 멀리 떠나가는 진우의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동방 오우의 얼굴에는 하찮은 기색이 역력했다. “이제 와서야 사태의 심각성을 알았다니, 정말 가소롭기 그지없네! 한지훈 이놈... 흥!”악에 받친 동방 소는 진우의 뒷모습을 노려보며 중얼거렸지만, 주변의 분위기는 매우 싸늘했다. 그날 밤, 이미 백일봉 부근에 도착하여 미리 좋은 자리를 선점한 사람들이 적지 않게 나타났다. 용경의 사람들은 그 누구도 이 역사적인 대전을 놓치고 싶지가 않았다. 마찬가지로 나계홍 또한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는 강중에서 비행기까지 타고 도착하였다. 족히 20여 명은 되는 나 씨 집안 친지들은 오직 한지훈을 응원하기 위해서 온 것이었다. 나 씨 집안은 오늘날까지 줄곧 한마음 한뜻으로 한 씨 집안과 협력을 해왔기에, 그들은 이번 대전에 반드시 한지훈이 이기기만을 바랄 수밖에 없었다. 사실 도청 전인 또한, 한 씨 별장을 지켜야 하는 임무만 아니었다면 진작에 그들과 함께 이곳으로 왔을 것이다. 한편 천검종 역시 제자 수십 명과 함께 백일봉에 도착하여 벌써 아지트까지 만들었다. 낙구영 또한 본인에게 주어진 임무가 있긴 했지만, 일단 이번에는 백일봉으로 오게 됐다. 하지만 그는 한지훈을 응원하기 위해 온 것도 아니고, 그가 무너지는 모습을 보려 온 것도 아니다. 그는 단지 자신이 그동안 추앙해 온 용국 천교의 위엄 가득한 풍채를 보고 싶었다. 그 시각 용경에서는, 이른 아침에 위수군 무리를 데리고 백일봉에 도착한 좌항도는 역시나 아지트를 만들고는 조용히 앉아서 대전이 시작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뒤이어 진우 일행도 선후로 도착하였고, 양 씨 어르신과 양령아의 좌항도의 초대를 받고는 관전할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 그렇게 백일봉 주변에는 어느새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거물들이
“국왕이 내린 명령에 대해서는 제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잘 아실 거라 생각합니다. 그럼 용경성 내에서 대군이 이동한 다는 건,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잘 알고 계시겠죠!”“그래서 말인데 가능만 하다면 내일 일전은 취소했으면 합니다. 제가 어르신께 충고를 하나 하자면, 굳이 동방 가문과 국왕 사이의 관계를 깨뜨리지 마시죠!”진우는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 말을 들은 동방 소는 차갑게 웃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럼 혹시 진 선생은 한지훈을 대신해서 사정하러 여기까지 온 건가?”“그런데 정작 한지훈이 우리 동방 자제를 죽일 때는, 왜 진 선생이 나서서 사정하지 않았지? 동방 자제가 백골이 되어 돌아왔는데, 내가 대체 왜 한지훈에게 살 길을 남겨줘야지?”“이제 와서야 우리 동방 가문까지 찾아와서 부탁하는 건 이미 너무 늦었다고 생각하지 않아? 이미 엎질러진 물, 다시 담을 수는 없어. 그러니 진 선생은 이미 돌아가게!”어느새 동방 소의 얼굴은 얼음장처럼 차가워졌다. 그는 더 이상 진우의 체면을 세워줄 생각이 없었다. 게다가 지금 국왕은 누가 봐도 의도적으로 4대 가문을 압박하고 있었기에, 동방 가문은 결코 한지훈의 일에 관해서는 누구와도 타협할 생각이 없었다. 일단 한지훈을 죽이기만 하면, 국왕은 신심을 잃게 되고 앞으로 4대 가문과의 관계가 다시 재정리될 거라 믿었다. 하물며 황약파 또한 한편에서 강 건너 불구경하고 있는 상황이었기에, 전반적인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한지훈만 죽이게 되면 국왕은 4대 가문에 무조건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넓은 시야를 보는 것에 능통한 동방 소가 진작에 이런 이치를 알아채지 못할 리는 없었다. “어르신, 고작 본인의 사리사욕을 위해서 우천존 게다가 광명파와 손잡는 것을 마다하지도 않고, 저희 용국의 군신을 말살하고 이렇게까지 하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입니다!”“만약 한지훈이 정말 죽게 되면 동방 가문이 여전히 가치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겁니까?”진우가 다시 입을 열었다. “한지훈
동그랗게 뜬 창안백의 눈동자에서는 두 줄기의 정광이 뿜어져 나왔다. “선생님, 방금 말씀하신 무도에는 국경이 없다는 건 무슨 뜻인가요? 저 아직 그 말을 이해하지 못하겠습니다!”이내 동방 오우가 조심스레 앞으로 나아가 물었다. 최근 몇 년 동안 화산이 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또 광명파와 비밀리에 무엇을 의논하고 있는지 동방 오우는 아는 것이 전혀 없었다. 여태 그는 줄곧 동양 가문과 자신의 미래에만 관심을 갖고 있었다. 태어난 순간부터 화산에서 자라온 동방 오우, 다른 사람들은 말할 것도 없고 친 부모에 대한 감정조차도 극히 옅었다. “자고로 세계에는 양극이 있어. 바로 서방의 교황청과 동방의 곤윤이지. 우리 명산들도 그리고 무종들도 결국 모두 이 양극에 복종해야 하는 거야!”“만약 서방이 협의를 체결하여 천신계의 강자가 세속에 개입하는 것을 허용한다면, 곤윤도 압박에 못 이겨 결국 협의를 체결할 거야. 때가 되면 드디어 난 세속에 들어서서 내 진가를 발휘할 수가 있지.”“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출세야. 내 나라? 흥! 절대적인 실력 앞에서는 나라든 뭐든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아. 이 세상은 언제나 강자들이 움직이게 되는 거야!” “그러나 선견 지명이 확실한 사람만이 이 이치를 깨달을 수가 있지. 그래서 내가 너더러 하산하고 한지훈을 유인하여 죽이라고 한 거야! 그의 손에 있는 용심과 천생 서문, 우리 화산이 반드시 얻어야 되거든!”창안백은 그윽한 눈빛으로 입구 쪽을 바라보며 한편으론 주먹을 꽉 쥐었다. 이는 또한 화산이 그에게 직접 맡긴 사명 중 하나였기에, 만약 명령대로 이행하지 못한다면, 그는 자결하여 사죄할 수밖에 없었다. 그게 동방 오우든 동방 소든 누구든지 마찬가지였다. 비록 동방 가문은 줄곧 화산을 자신들의 든든한 후원자로 여기고 있었지만, 사실 화산의 눈에 그들은 세상에 널린 수많은 바둑돌 중 하나에 불과했다. 그런 바둑 돌은 일단 효력을 잃게 되면 결국 모래알이 되는 것이다. “그럼 음양존은...”동방 오우는 여전히
한편 그 시각, 동방 가문의 별장에서는 동방소와 동방 오우의 두 사람이 한 노인의 양 측에 서있었다. 그리고 노인의 맞은편에는, 우천존과 기모노를 입은 또 다른 중년 남자가 한 명 앉아있었다.그가 바로 사신이었다. 그는 부상국에서, 궁본 현일에 버금가는 신비스러운 존재였다. 게다가 이미 수십 년 전에 천신계를 돌파하여 세상 사람들이 우러러볼 수 없는 높이에 이르기도 했다. “우천존, 우리 둘 사이의 약속, 혹은 화산과 광명파 사이의 약속을 이제는 지켜야겠지?”이내 가운데에 앉은 노인이 먼저 입을 열었다. 노인은 바로 화산과 세속 사이를 지키는 장로로서, 화산과 세속의 모든 사무 결책권을 쥐고 있었다. 화산과 광명파 사이에 암암리에 체결된 계약 역시 바로 이 노인이 주도하는 것이다. “어르신, 저희 광명파가 화산을 도울 거라는 약속은 반드시 지킬 겁니다. 하지만 여기 남은 반쪽의 흑룡심을 얻어내려면 여전히 어느 정도 인내심이 필요합니다!”“게다가 저희가 얻은 정보에 따르면 피라미드에는 인왕급 강자가 한 명 더 있다고 하는데, 과연 화산이 정말 무사히 용심을 얻어낼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우천존은 미소를 띤 얼굴로, 남은 반쪽 용심의 행방이 적힌 종이 한 장을 건넸다. “그럼 한지훈 그 몸에 있는 두 개의 용심을, 대체 어떻게 나눌 생각인 건가?” 창안백은 눈썹을 찌푸리고는 물었다. “저희 광명파는 금룡심만 있으면 됩니다! 적룡심은 얼마든지 화산한테 넘겨줄 수 있습니다! 다만, 천생 서문의 내용에 대해서는 반드시 저희가 서로 공유를 해야 합니다!”“어르신도 아시다시피 천생 서문 없이는, 설령 용심을 쥐고 있다 하더라도 아무런 쓸모도 없고 스스로 융합의 방법을 깨달을 수도 없습니다!”우천존은 단호한 표정으로 말했다. 옆에서 이 말을 듣고 있던 동방 오우는 순간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우천존 님 그리고 창 씨 어르신, 제가 듣기로는 무적천도 한창 흑룡심을 융합시키고 있다고 하던데요? 그럼 차라리 그의 손에 있는 그 용심도...”그
명령을 받은 두 궁인은 곧바로 천자각을 빠져나갔다. “폐하, 이렇게까지 하는 게 타당하긴 할까요?”이내 종묘 장로들이 앞으로 나아가 작은 소리로 물었다. “그럼 부당하다는 거야? 흥!”국왕은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 “나의 용국이 어찌 두 천신계 강자에 의해 흔들릴 수가 있겠어! 설령 동방 가문이든 동방 오우든 그 누구도 우릴 위협할 수는 없어!”“용국은 예로부터 대국으로서, 절대 외부의 압박과 협박을 받을 수는 없는 거야!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히 나서려는 자들은 목숨 바칠 각오를 해야 할 거야! 난 절대 타협할 생각도 없거든! 그러니 얼른 내려가!”진우 일행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서로 눈빛을 주고받고는, 결국 어쩔 수 없이 잇달아 천자각에서 물러났다. 한편 용경 교외의 한 별장에서는, 동방 오우가 이루루의 다리에 비스듬히 기댄 채 오붓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우천존과 사신이 직접 찾아온다고 했으니, 한지훈도 이젠 간담이 서늘해졌겠지.”이루루가 얼굴을 가리고 간드러지게 웃으며 말했다. 사실 그녀도 한때는 한지훈을 연모하고 있었지만, 당시 한지훈은 이미 최정상에 올라 그녀가 한지훈에게 접근할 자격조차도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의 곁에 있는 동방 오우라는 남자는, 한지훈보다 천 배는 나아 보였다. 그녀는 내심, 내일 결전 당일이 바로 한지훈의 제삿날이라 확신했다. 동방 오우와도 같은 든든한 남자가 자신을 뒷받침하고 있으니, 그녀의 눈에서 한지훈은 이미 비할 데 없이 나약해 보였다. “그 정도는 아닐 거야. 한지훈이 며칠 전에 우천존과 이미 한 번 만난 적이 있었어. 그러니 내가 예상하기로는, 한지훈은 진작에 우천존이 올 거라고 짐작했을 것이야!”동방 오우는 침착하게 말했다. “한지훈도, 우천존이 천생 서문을 탈취하기 위해 오는 걸 알고 있다는 말이야?”이루루는 조금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 “당연하지. 심지어 전에 광명존은은 직접 구걸한 적도 있어. 다만 아쉽게도 광명존 이 폐물 같은 놈은, 한지훈을 설득하기는커녕 오히려 자
다들 여전히 크게 놀라 난처해하고 있을 무렵, 흑병대의 한 병사가 재빠른 걸음으로 홀에 들어와 진우에게 말했다. “사령관님, 큰일 났습니다!” 이내 보고서 하나를 진우에게 건네주었다. 보고서를 확인한 진우는 갑자기 안색이 크게 변했다. “무슨 일이야?”불안한 마음에 대장로가 앞으로 나아가 진우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물었다. “우천존이 이미 용국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올라탔다고 합니다! 그리고 부상국의 사신도 이미 한 시간 전에 용경으로 향하는 비행기를 탔다고 합니다!”“우천존은 광명파의 호천 육존 중 한 명인걸 알고 있는데, 사신의 신분에 대해서는 아는 정보가 아직 없습니다! 그나저나 이 두 사람이 동시에 용국으로 달려온 건, 단지 관전을 위해서 일가요?”진우는 보고서를 손에 든 채 한참을 서성거리다가 결국 이를 악물고 말했다. “장로 여러분, 이번 일은 중대한 사항이니 제가 반드시 우선 국왕께 보고를 올릴 겁니다!”그러자 대장로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 나도 너를 따라 함께 갈게. 그리고 이번 한지훈과 동방 오우의 결전은 잠시 보류하는 게 좋겠어! 그렇지 않으면, 형세는 한지훈에게 매우 불리하게 될 거야!”“그럽시다!”진우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이내 대장로와 함께 용각 쪽으로 빠른 걸음으로 달려갔다. 한편 국왕은 최근 유럽에서 발생한 사사건건에 관한 보고서를 보고 있었다. 전체 맥락을 훑어보면, 유럽이 아마도 한 가지 대사를 준비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러나 그들이 대체 무엇을 준비하고 있는지, 이 보고서의 표면상 만으로는 전혀 실마리를 알 수가 없었다. “폐하, 진우 및 무종 대장로 그리고 세 명의 종묘 장로께서 만나 뵙고 싶다고 합니다!”그 말에 국왕은 손에 든 보고서를 내려놓고는 손을 흔들었다. “얼른 들어오라고 해!”얼마 지나지 않아 진우 일행은 잇달아 천자각으로 들어섰다. “폐하, 방금 흑병대에서 얻어낸 정보인데 우천존과 사신이 함께 비행기에 탑승하여 용국으로 오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방금 저희끼리 상의
그 어떤 위협적인 말을 들어도, 조금도 두려워하는 기색이 없었다. “어르신, 지금 저희를 위협하는 겁니까?”어느새 진우의 눈빛에는 두 줄기의 차가운 빛이 뿜어져 나왔다. “위협?”그러자 정지룡은 진우를 아래위로 훑어보며 말했다. “이 어린놈아, 내가 널 죽이는 건 짐승을 죽이는 거랑 같은 도리인데, 내가 왜 너를 굳이 위협하겠어?”“당신들, 동방 오우의 능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모르지? 하지만 이거 하나는 명심해, 한지훈이든 장로든 그 누구도 그의 적수가 되지는 못해. 그러니 괜히 줄을 잘못 서서 나중에 후회해도 날 탓하지는 마!”“요즘 유럽에서 벌어지고 있는 크고 작은 사건들에 대해서도, 난 더 이상 길게 말하고 싶지도 않아. 당신들 나보다 더 잘 알거라 생각해. 앞으로 이 일을 원만히 해결하려면 동방 도련님한테 의지해야 돼. 당신들이 그렇게 모시는 한지훈은 전혀 실력이 안된다고.” 정지룡의 말을 들은 자리에 있던 사람들의 얼굴빛은 순간 어두워졌다. “어르신, 그렇게 독단적으로 구는 건 좀 아닌 것 같네요!”진우가 차갑게 맞받아쳤다. 바로 그때, 정지룡이 온몸의 기세를 펼치기 시작하더니 이내 5성 용급 천왕계의 기운이 만장을 덮어 심지어 진우까지도 숨을 제대로 쉴 수 없는 압박을 받게 되었다. 이는 매우 어마무시한 위압이다. 이제 갓 5성 용급 천왕계에 진입한 강자들과 달리 정지룡은 이 경지에서 머무른 지 수십 년도 되었다. 다만 줄곧 그 한 걸음을 내디디지 않아 천신계에 발을 못 들여놓았을 뿐이었다. 그러므로 지금으로서, 그와 맞설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무적천과도 같은 강자뿐이었다. “어쩌라고?”정지룡의 얼굴에는 여전히 웃음이 가시지 않았고 그저 담담하게 말했다. “이미 5성 용급 천왕계에 발을 들여놓은 나조차도 기꺼이 동방 도련님 곁에 남아 종이 되었는데, 왜 당신들은 아직도 내 말을 이해하지 못한 거지?”“한지훈의 손에는 대체 뭐가 있는데, 혹시 신룡전? 그깟 신룡전, 나 혼자의 힘만으로도 절반은 아작 낼 수 있어.” 미
얼마 지나지 않아 한 노인이 로비로 들어섰다. 그는 바로 동방 오우의 곁을 지키던 그 노인이었다. 노인의 등장에 사람들은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 대장로가 일어서려는 순간, 진우가 먼저 입을 열었다. “어르신, 앉으시죠!”지금의 노인은 더 이상 동방 오우 곁에 있을 때의 그런 겸손한 기색을 보이지 않았고, 한껏 교만한 태도를 보이며 대장로를 마주하고도 조금도 두려워하는 기색이 없었다. “정 선생!”이내 대장로가 일어나 노인에게 손을 내밀었다. 뒤이어 나머지 몇 명의 장로들도 잇달아 일어나 노인에게 인사를 했다. 진우는 공손한 장로들의 태도에, 머릿속으로 이 노인의 내력을 가늠하기 시작했다. 무종 대장로들마저 이렇게 예우하는 이상, 노인의 신분은 결코 간단하지 않을 거라 확신했다. “다들 아직도 나를 잊지 않았군. 정말 감격스럽네!”정지룡 역시 장로들을 향해 인사를 하고는, 미소를 지으며 의자를 찾아 앉았다. “정 선생, 확실히 이건 좀 예상 밖이야. 어떻게 정 선생의 신분으로 동방 오우 편을 들다니. 이건...”대장로는 눈을 가늘게 뜬 채 정지룡을 살펴보았다. 장로들은 비록 한지훈이 동방 오우를 격살하는 걸 동의하지는 않지만, 그들은 절대적으로 동방 가문을 지지하고, 동방 오우의 편에 서는 것은 아니었다. 그들은 여전히 전반적인 점을 고려하고 있었다. 그렇게 그동안 장로들은 유럽 몇 대 가문이 저지른 일들에 대한 수많은 정보를 받아오기도 했다. 그중 하나의 정보는, 무도 학원은 필연적으로 용국의 국운을 겨냥하여 궐기하게 되는데 때가 되면 용국에게도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이다. 사실 장로들은 당연히 동방 오우와 한지훈 두 사람을 함께 보내고 싶었다. 한 편으로는 몇 대가문의 의도를 알아보기 위하여, 다른 한편으로는 무도 학원이 독재당하는 걸 방지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정지룡의 갑작스러운 등장은, 대장로들이 일말의 불안감을 느끼게 했다. 동방오우는 그들이 상상하는 것처럼 그렇게 간단하지 않은 인물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