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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9화

왕유걸은 지금 북양왕이 아직 왕씨 가문과 도석형의 관계를 발견하지 못하기를 바랄 수밖에 없었다. 북양왕이 발견하기 전, 약도에서 도망치고 이름을 숨기고 살아야만 구차하게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다.

그는 왕상도의 팔을 잡고 말했다. "왕 집사, 아들이랑 부인들에게 빨리 물건을 정리하도록 해. 밤새 약도를 떠나 도망치는 거야. 멀면 멀수록 좋아. 다시는 돌아오지 말자."

왕상도가 입을 열었다. "가주님, 그런데 왕씨 가문이 약도에 저축해놓은 돈은 모두 가져가지 않으십니까? 그건 가주님께서 수십 년 동안 노력해서 얻은 자산이지 않습니까?"

왕유걸은 고개를 저었다. "목숨을 부지하고 다시 말하자. 그런 것들을 신경 쓸 겨를 따윈 없어."

왕상도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이렇게 된 이상 제가 가서 안배하겠습니다."

그는 재빨리 거실을 떠났다.

그러나 왕상도가 문어귀에 이르렀을 때, 저택의 경호원을 만났다.

이 경호원은 별다른 특별한 점이 없었지만, 붉은 머리가 확실히 눈에 띄였다.

그는 왕석윤의 정원에서 나와 종종걸음으로 왕씨 가문의 거실에 들어가 큰소리로 외쳤다. "일 터졌습니다, 큰일 났어요, 도련님께서..."

왕상도는 경호원을 가로막고 굳은 얼굴로 말했다. "무슨 일이 생겼길래 이렇게 덤벙거려? 가주님께서 안에서 쉬고 계시는 것을 모르는 거야?"

경호원은 움직임을 멈추고 숨을 크게 쉬며 말했다. "일이 났습니다, 정말 큰일 났어요!"

왕유걸은 홀 입구의 인기척을 듣자마자 의아해서 걸어 나와 큰 소리로 물었다. "무슨 일이 생겼는지 말해 봐."

왕씨 가문은 지금 이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도석형이 없어지고 북양왕 한지훈이 약도에 도착한 것보다 더 큰 일이 있을 수 있겠는가?

경호원은 곧장 일어나서 다급하게 말했다. "도련님, 도련님께서 저택의 십여 명의 경호원들을 데리고 나가셨습니다."

왕유걸이 답답해서 말했다. "지금 이런 상황에서 나가서 뭘 하자고 그러는지. 정말 시름을 놓을 수 없다니까."

왕석윤은 모두가 알아주는 약도 제일의 날라리 도련님이었다.

왕유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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