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우진은 손이 무거워지며 휴대폰 버튼을 누를 수 없었다. 곧이어 그는 피 한 모금이 목을 막은 것처럼 가슴이 막히는 것을 느꼈고, 한지훈이 차갑게 말했다. "당신 방식으로 똑같이 대갚음을 했으니, 당신도 독약이 어떤 맛인지 한 번 느껴보라고!""으윽!"우진은 고통스러운 듯 목을 움켜쥐었고, 점차 그의 눈은 어두워지며 완전히 쓰러져 숨을 쉴 수 없는 시체로 변했다. 이때 용운이 약도 전시 센터에 나타나 한지훈을 향해 무릎을 꿇었다. "사령관님, 저희는 임무를 완수했습니다. 도석형은 지금 그의 별장에 머물며 외출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별장의 상황은 알 수 없지만 그는 절대 탈출할 수 없습니다."한지훈이 물었다."다른 세 용존은 어디에 있지?""용형과 용월은 도석형의 별장 밖에서 지키고 있고, 용린은 5만 명의 군대와 함께 약도 밖에 있습니다. 이제 도석형이 문을 열기를 기다린 뒤 5만 명의 군사를 들여보내기만 하면 됩니다.""좋다, 이제 너희들은 도석형의 별장을 지키도록 해. 오늘, 난 도석형의 머리를 따버릴 테다!""예!"용운이 대답했다. 한지훈은 자신이 가장 아끼는 사람이 있는 약도 전시 센터 안으로 돌아왔고, 전쟁 전 그녀에게 어떤 식으로도 상처를 입힐 수 없었다.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한지훈이 무사히 돌아온 것을 보자 모두 충격에 빠졌다. 한지훈은 방금 전 죽지 않았던가? 어떻게 이렇게 아무 일도 없었던 사람처럼 돌아올 수 있는 거지? 한지훈의 맥을 짚었던 온병림조차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온병림의 의술은 전 약도에서도 유일무이하다는 걸 알아야 한다. 온 씨 어르신의 사망 선고를 받았다면, 그 사람은 절대 다시 살아날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한지훈은 현장에 꼿꼿이 서 있었고, 온병림이 다급하게 물었다."한 선생님, 이게 어떻게 된 겁니까?"한지훈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방금 전 검증하는 데 도움을 주신 온 씨 어르신께 감사합니다!"온병림은 여전히 혼란스러워했다.사실, 한지훈의 의술로는
독수리가 하늘을 날고 있고, 밀림 속에 있는 웅장한 별장이 눈에 들어왔다. 이곳은 3층짜리 양옥 별장으로, 그 위에는 첨탑이 있다.첨탑에는 망원경을 들고 별장 주위를 둘러보는 보초가 한두 명 있었다. 군대의 정찰병으로서 예리한 관찰 능력과 민첩한 행동은 생존을 위해 필요한 능력이다. 별장 안. 도석형은 왼손에 휴대폰을 쥐고 있었고, 명령만 내리면 약도 밖에 있는 5만 명의 무장한 군사들이 우진에 의해 도시 안으로 들어갈 것이다. 수년 동안 전장에 있었던 장군으로서 이 모든 것이 믿기지 않았다. 오랫동안 전장에 있었던 한지훈은 독주 한 잔으로 싸늘한 주검이 되었고, 약도 주군의 총사령관인 자신이 차기 북양구 총사령관이 될 것이며 5만 명의 군사가 자신의 손바닥 안에 들어오게 된다. 이 모든 계획이 우여곡절 없이 순조롭게 진행되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도석형은 차 한 잔을 마시며 하늘의 옅은 붉은 노을을 바라보았다. 지는 해가 하늘의 절반을 붉게 물들였고, 구름마저도 은은한 검붉은 색을 띠고 있다. ‘그와 5만 명의 군사를 모두 저승길로 보내 버리자!’승리가 코앞에 있었지만, 도석형은 결국 유혹을 뿌리칠 수 없었다. 도석형은 우식의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장군님, 우식입니다. 계획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이제 뭘 해야 하는지 명령을 내려 주십시오."전화 반대편에서 우식이 정중하게 물었다."우진은 성공했고, 한지훈은 죽었다."도석형은 입가에 미소를 감추지 못하고 말했다. "하하하, 신이 장군님을 도우시고 있군요!"이 말을 들은 우식도 큰 소리로 웃었다."이제 뭘 해야 할지 너도 잘 알겠지!"도석형이 말했다."예, 이제 한지훈이 약도 협회에 의해 죽었다는 소식을 약도 밖의 5만 군사들에게 전하겠습니다. 그리고 한지훈의 5만 군사들은 약도로 향하게 되겠죠, 저는 5만 명의 군사들에게 약도 협회의 소재지를 알리겠습니다."우식은 모든 일이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 좋은 소식을 기다리고 있겠다! 변화가 발생하면
한지훈은 이것을 알고 있었고 도석형 자신도 이를 더욱 잘 알고 있다. 도석형은 별장으로 돌아와 재빨리 휴대폰을 집어 들고 우진의 휴대폰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뚜, 뚜, 뚜-전화가 연결되지 않았고, 도석형은 포기하지 않고 다시 전화를 걸었다. 뚜, 뚜, 뚜-여전히 전화는 걸리지 않았다. 도석형은 우진이 한지훈을 계속 감시하고 한지훈의 시체에 직접 칼을 대기를 원했다, 그렇지 않으면 안심하지 못할 것이다. 도석형은 그의 한쪽 눈이 실명되었고, 다른 쪽 눈도 이미 골병이 든 지 오래라는 걸 알지 못했다. 약도 밖, 참호 앞. 전장에는 모래가 날리며, 강풍이 불며 먼지가 겹겹이 일었다. 우식은 눈도 깜빡이지 않고 성 밖에 주둔한 5만 명의 군인들을 바라보았다.전장에서는 1초라도 방심하면 눈 깜빡할 사이에 목이 잘리는 수가 있다. 점차 바람이 그치고 먼지가 가라앉자 5만 명의 군사가 탱크를 몰고 약도를 향해 출발했다. 우식은 옆에 있던 부대장에게 물었다."어때요, 소식이 퍼진 겁니까?"부대장은 엄숙한 표정으로 대답했다."예, 소문이 퍼지긴 했는데, 너무 빨리 온 것 같습니다."그러자 우식이 독선적으로 말했다."군사는 신속성이 첫째입니다, 만약 당신들의 총사령관의 목숨이 위태로워도 행동하지 않을 겁니까? 이는 이상하지도 않고, 이상할 것도 없습니다."부대장은 동의하며 웃었다. "예, 장군님 말씀이 맞습니다. 그러면 이제 어떻게 해야 합니까?"우식은 전혀 주저하지 않고 손을 흔들며 대담하게 말했다. "성문을 열고 들어가게 하십시오! 그리고 약도 협회로 가는 길을 제가 직접 안내하겠습니다."우식의 얼굴에는 흉악한 미소가 떠올랐고, 매우 음산한 기운이 맴돌았다. 부대장은 무장한 군대를 바라보며 한숨을 쉬었다.그들은 모두 조국을 위해 충성을 다하는 장병들이었고, 최전선에서 피를 흘려야 한다. 전투에서의 죽음은 그들의 영원한 훈장이나 다름없지만, 지금처럼 양측의 권력 탈취의 희생양이 되는 것은 말이 달랐다. 사실, 보잘것없는 사람들
"성문을 열어라!"우식이 소리치자 성문이 열렸고, 용일은 5만 군사를 거느리고 진격했다. 한지훈의 명령은 그들이 모두 우리 용왕의 병사들이니 항복할 의향이 있으면 살려두되, 없다면 죽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용일의 5만 군사는 곧장 도석형과 한 통속인 우식과 부대장을 제압했다.우식은 놀란 눈빛으로 용운을 바라보았다."다……당신은…?"우식은 삼성 군왕으로서 실력이 매우 뛰어났음에도, 인기척도 없이 그의 뒤에 용운이 나타나자 공포에 떨었다. 상대방이 한 패라면 우식은 당연히 기뻐할 것이다, 결국 무서운 사람과 적이 되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을 거다.하지만 적이라면, 그때는 치명적인 재앙이 닥치게 된다. 용운이 침착하게 대답했다. "신룡전, 사대 용존 중 하나인 용운입니다."‘신룡전이라고?’우식의 눈이 커졌다, 그들은 한지훈의 부하가 아닌가! ‘근데 한지훈은 이미 죽지 않았나? 그런데 지금 이 순간 약도에 나타나 뭘 하려는 거지?’우식은 조심스럽게 말했다. "한지훈은 약도 협회의 손에 죽었습니다. 복수를 위해 약도 협회에 가지 않고 여기서 뭘 하려는 겁니까?"그러자 용운이 담담하게 대답했다."용왕님을 대신해 전할 말이 있습니다, 북양구 총사령관님에게 항복하시겠습니까, 아니면 계속 도석형의 하수인으로 남겠습니까?"그는 한지훈의 말을 전하고 있었다, 그런데 한지훈은 죽지 않았던가? "불가능해, 이건 불가능하다고. 나를 속일 생각은 하지도 마십시오!"우식은 필사적으로 고개를 저으며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한지훈은 죽었어. 그 자는 독약을 먹고 죽었으니 날 속일 수는 없다고."용운의 표정은 싸늘했고,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독약으로 용왕님을 죽일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우진은 자신이 사용한 독약에 의해 죽었죠. 자, 쓸데없는 말은 그만하고 빨리 선택하세요!"용운은 인내심이 바닥난 상태였고, 우식이 부대장에게 눈짓을 하자 부대장은 곧장 허리에서 비수를 꺼내 용운을 향해 겨누었다. 그러자 용운은 고개도 돌리지 않고 곧장 뒤를 향해
도석형이 어떤 비장의 카드를 숨겨놓고 있어도, 한지훈은 그를 찢어놓을 것이다. 도석형의 별장에 무엇이 숨겨져 있는지 아무도 모른다. 중무기, 혹은 죽음을 각오한 병사들, 아니면 생화학 무기가 있을 수도 있다. 오늘, 대군이 경계선까지 밀어닥치고 있었고, 도석형은 별장에서 안절부절못하고 있다. 우진은 연락이 끊긴 듯 보였고 아무런 소식도 돌아오지 않았다. 이제 약도 안에 이런 인물은 완전히 사라진 듯했다. 도석형은 휴대전화를 들고 별장 안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우식에게 전화 한 통을 걸었다. "뚜, 뚜…"아무도 받지 않았다. 도석형은 소파에 주저앉았고, 그의 두 눈은 실명된 거나 마찬가지였다. "여기, 아무나 와 봐!"도석형이 소리치자, 한 군사가 문에서 걸어왔다."어때, 약도 전시 센터에서 전해온 소식은 없나?"도석형이 걱정스레 묻자, 군인은 말을 더듬없다."어…없습니다!""그럼 약도 성문 쪽은, 그쪽도 소식이 없어?!"도석형이 화를 내며 소리쳤고, 군인이 조심스럽게 대답했다."아직, 아직 없습니다!""쓸모없는 자식들, 꺼져버려!""예, 예!"군인은 곧장 빠르게 물러났다.도석형은 약도 전시 센터와 약도 성문이 이미 완전히 함락되었을 수도 있다는 걸 알고 있다. 한지훈이 죽었는지 살았는지에 관계없이, 상황은 이제 통제 불능 상태이다. 고민 끝에 도석형은 포위망이 아직 좁혀지지 않은 동안 탈출할 수 있는 방법을 빨리 생각해 내기로 결정했다. 도석형은 곧장 빈손으로 방을 나섰고, 이때 그는 초대받지 않은 세 명의 손님과 마주쳤다. 그들은 모두 아무런 반응이나 말없이 도석형에게 등을 돌리고 있었고, 도석형은 그들의 숨소리조차 느낄 수 없었다.잠시 뒤, 목소리가 들려왔다. "도석형 장군이 이렇게 다급하게 도망가려 하는지 몰랐네!" "누구지?"도석형은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상대가 가장 무서운 법이다. 그러자 검은 그림자들이 하나둘 고개를 돌려 도석형을 바라보았고,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차례
이를 본 도석형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당신들이 날 가두려고? 별장에 얼마나 많은 군사들이 잠복해 있는지 알기나 해? 무려 천 명이라고!"세 용존이 지켜보는 가운데, 도석형은 평소와 다르게 행동했다."여기, 아무나 빨리 오도록! 내가 갇혔다고!"도석형이 소리치자, 세 명의 용존이 문 쪽을 바라봤다. 그러자 도석형은 그 틈을 타 테이블 위의 버튼을 눌렀고, 바로 아래에 비밀 통로가 나타났다. 도석형은 비밀통로로 들어가 그들에게서 도망쳤다. "쫓아가!"용린은 주저하지 않고 별장 밖으로 나가 도석형을 추적하려 했지만, 점점 더 많은 군사들이 쳐들어와 세 용존을 포위했다.그들은 도석형의 비장의 카드이자 도석형의 명령에만 복종한 죽음까지 각오한 군사들이었다. 신룡전이 조치를 취한 이상, 도석형은 전투에 자신이 없어졌다. 신룡전과 겨룬 사람들 중, 살아있는 사람은 없다. 탈출만이 도석형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었고, 남으면 죽음뿐이지만 탈출하면 또 다른 삶의 기회가 생길 수도 있다. 도석형은 자신의 군사들이 세 용존과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들이 세 용존을 잠시 동안 막아낼 수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이 군사들은 총알받이에 불과했고, 도석형은 자신의 생명을 지키는 것만이 가장 중요했다. "악!""아악!"별장에서 비명소리가 들려왔고, 도망을 가는 길에 도석형은 비명소리를 듣자 화가 치밀어 올랐다.사대 용존은 역시나 명실상부했다. 도석형은 별장에서 탈출한 후 별장 밖의 울창한 숲속으로 걷기 시작했다.하지만, 이때 그는 평생 만나고 싶지 않으면서도 꼭 만나고 싶었던 사람을 마주쳤다. 청색 무늬 드래곤 전포가 모습을 드러내자, 도석형은 넋을 잃고 말았다. 이 청색 무늬 드래곤 전포는 세계에서 단 하나뿐이며, 북양구 총사령관의 것이다. 한지훈은 전투복을 입은 채 길목에서 도석형을 기다리고 있었고, 별장에서 탈출하려면 이 길을 무조건 지나쳐야 했다. 한지훈은 도석형이 결코 자신의 생사를 다른 사람에게 맡기려는
하지만 도석형은 계속 쫓지 않고 반대 방향으로 도망쳤다.그렇다, 그는 자신이 이 싸움에서 반드시 질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도석형은 한지훈을 이길 생각이 전혀 없었다. '무려 오성 용수라고!'약도 3만 군사를 다시 부를 수만 있다면 사람이 많은 것을 우세로 한지훈을 죽일 시도를 해 보았을 것이다.하지만 지금 도석형의 손에는 한 명의 병사도 없었다. 그럼에도 억지로 겨룬다면 그는 죽을 것이다.한지훈은 전투복을 내팽개치고 도석형이 날려보낸 은침을 전부 막았다.수십 개의 작은 은침이 하나도 빠짐없이 전부 한지훈에 의해 막혔다.한지훈은 곧바로 달려가 도석형을 차버렸다.땅에 넘어진 도석형은 재빨리 뒹굴어서 다시 일어났다.그는 미간을 찌푸리고 한지훈을 바라보았다. "이건 네가 자초한 거야. 나는 원래 너와 사투를 벌일 생각이 없었어, 그러니 내가 오늘 너를 이 세상에서 영원히 지워버린다고 해도 원망하지 마라."한지훈은 입가에 차가운 웃음을 띠었다. 이 크나큰 용국에서 죽고 싶어하는 사람이 적어도 십만 명은 되지만 그는 지금 잘 살고 있다, 그것도 악당보다 더 오래.한편, 이때 3대 용존이 별장 밖의 사람들을 해결하고 쫓아와 도석형을 철저히 포위했다.도석형은 이 네 사람을 바라보며 묵묵히 약 한 알을 삼켰다. 눈은 점점 붉어졌다.한지훈은 이 단약이 잠시 잠재력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 단약은 사용 후 그 부작용이 극히 심해서 아직까지 시장에 투입되지 않았다.잠시 후, 도석형의 몸에서 매우 짙은 전의가 끓어올랐다. 전의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강하고 왕성했으며 주위의 공기까지 영향을 받아 마치 열기가 증발하는 것 같았다.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용린 등 세 사람은 현재 온몸이 붉게 빛나는 도석형을 바라보며 안색이 모두 어두워졌다.그들의 검은 두 눈에는 모두 한기가 어려있었다. 그 중 한명이 싸늘하게 말했다. "도석형에게 아직도 방법이 있을 줄은 정말 생각지도 못했어요, 이런 금지 약품을 남겨 두다니. 이 싸움
도석형은 전력을 다했다.실력을 대폭 증가시킬 수 있는 약을 복용했다고 하더라도 그는 여전히 한지훈이 두려웠다.순식간에 도석형이 돌진해왔다.한지훈의 미간에는 시종 한기를 띠고 있었다. 그는 꼿꼿이 서서 자신을 향해 오는 도석형을 싸늘하게 주시했다.한지훈은 도석형이 자신의 가슴을 향해 붉은 기혈의 기운이 맴도는 주먹을 날리는 것을 보았다.도석형의 목표는 바로 한지훈의 심장이었다. 그는 빠르고 정확하게 주먹을 날렸다.도석형의 목적은 간단했다. 바로 한지훈의 목숨을 거두어 적염왕에게 받친 뒤 상을 얻는 것이었다.이 일격이 먹힌다면 상대가 누구든지 반드시 죽으리라.하지만 한지훈의 눈빛에는 두려움이 없었다. 한지훈은 싸늘하게 달려드는 도석형을 노려보다가 단 한 순간에풍기던 포스를 바꾸더니 곧바로 정면으로 도석형을 향해 달려갔다. 찰나에 도석형은 공격을 멈추고 공포심이 어린 눈빛을 띠었다. 한지훈한테서 느껴지는 무시무시한 기운 중 오성 용수를 초월하는 기운이 내포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도석형은 주먹을 거두고 연거푸 뒤로 물러나며 큰 소리로 외쳤다. "너, 육성이었구나!"한지훈은 차갑게 콧방귀를 뀌었다. "네가 모르는 일은 아직 많아. 예를 들면, 네가 오늘 죽을 거라는 것."한지훈은 도석형의 공격을 무시하고 그를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걸어갔다.한 발자국!두 발자국!세 발자국!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갈 때마다 한지훈의 기세는 한 층 더 커졌다.그때마다 도석형은 더욱 무서워졌다.'한지훈이 육성이라니.''어쩐지 적염왕이 한지훈의 손에 패배한 뒤, 몸을 숨기는 파렴치한 사람이 되었더라니.'한지훈은 열 발자국을 걸은 뒤, 주위를 한 눈 훑고나서 노호했다. 그 소리는 너무 커서 마치 용의 울음소리 같았다. "도석형, 이건 너 자신이 죽음을 자초한 거다. 감히 내 와이프한테까지 손을 대다니, 죽어!"쿵!말을 마친 뒤 한지훈의 몸을 감돌던 기세가 갑자기 정점에 도달하였다. 육성의 실력이 담긴 기운이 도석형을 뒤덮었다.도석형과 용존들은 모두 대경
한편 그 시각, 동방 가문의 별장에서는 동방소와 동방 오우의 두 사람이 한 노인의 양 측에 서있었다. 그리고 노인의 맞은편에는, 우천존과 기모노를 입은 또 다른 중년 남자가 한 명 앉아있었다.그가 바로 사신이었다. 그는 부상국에서, 궁본 현일에 버금가는 신비스러운 존재였다. 게다가 이미 수십 년 전에 천신계를 돌파하여 세상 사람들이 우러러볼 수 없는 높이에 이르기도 했다. “우천존, 우리 둘 사이의 약속, 혹은 화산과 광명파 사이의 약속을 이제는 지켜야겠지?”이내 가운데에 앉은 노인이 먼저 입을 열었다. 노인은 바로 화산과 세속 사이를 지키는 장로로서, 화산과 세속의 모든 사무 결책권을 쥐고 있었다. 화산과 광명파 사이에 암암리에 체결된 계약 역시 바로 이 노인이 주도하는 것이다. “어르신, 저희 광명파가 화산을 도울 거라는 약속은 반드시 지킬 겁니다. 하지만 여기 남은 반쪽의 흑룡심을 얻어내려면 여전히 어느 정도 인내심이 필요합니다!”“게다가 저희가 얻은 정보에 따르면 피라미드에는 인왕급 강자가 한 명 더 있다고 하는데, 과연 화산이 정말 무사히 용심을 얻어낼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우천존은 미소를 띤 얼굴로, 남은 반쪽 용심의 행방이 적힌 종이 한 장을 건넸다. “그럼 한지훈 그 몸에 있는 두 개의 용심을, 대체 어떻게 나눌 생각인 건가?” 창안백은 눈썹을 찌푸리고는 물었다. “저희 광명파는 금룡심만 있으면 됩니다! 적룡심은 얼마든지 화산한테 넘겨줄 수 있습니다! 다만, 천생 서문의 내용에 대해서는 반드시 저희가 서로 공유를 해야 합니다!”“어르신도 아시다시피 천생 서문 없이는, 설령 용심을 쥐고 있다 하더라도 아무런 쓸모도 없고 스스로 융합의 방법을 깨달을 수도 없습니다!”우천존은 단호한 표정으로 말했다. 옆에서 이 말을 듣고 있던 동방 오우는 순간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우천존 님 그리고 창 씨 어르신, 제가 듣기로는 무적천도 한창 흑룡심을 융합시키고 있다고 하던데요? 그럼 차라리 그의 손에 있는 그 용심도...”그
명령을 받은 두 궁인은 곧바로 천자각을 빠져나갔다. “폐하, 이렇게까지 하는 게 타당하긴 할까요?”이내 종묘 장로들이 앞으로 나아가 작은 소리로 물었다. “그럼 부당하다는 거야? 흥!”국왕은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 “나의 용국이 어찌 두 천신계 강자에 의해 흔들릴 수가 있겠어! 설령 동방 가문이든 동방 오우든 그 누구도 우릴 위협할 수는 없어!”“용국은 예로부터 대국으로서, 절대 외부의 압박과 협박을 받을 수는 없는 거야!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히 나서려는 자들은 목숨 바칠 각오를 해야 할 거야! 난 절대 타협할 생각도 없거든! 그러니 얼른 내려가!”진우 일행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서로 눈빛을 주고받고는, 결국 어쩔 수 없이 잇달아 천자각에서 물러났다. 한편 용경 교외의 한 별장에서는, 동방 오우가 이루루의 다리에 비스듬히 기댄 채 오붓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우천존과 사신이 직접 찾아온다고 했으니, 한지훈도 이젠 간담이 서늘해졌겠지.”이루루가 얼굴을 가리고 간드러지게 웃으며 말했다. 사실 그녀도 한때는 한지훈을 연모하고 있었지만, 당시 한지훈은 이미 최정상에 올라 그녀가 한지훈에게 접근할 자격조차도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의 곁에 있는 동방 오우라는 남자는, 한지훈보다 천 배는 나아 보였다. 그녀는 내심, 내일 결전 당일이 바로 한지훈의 제삿날이라 확신했다. 동방 오우와도 같은 든든한 남자가 자신을 뒷받침하고 있으니, 그녀의 눈에서 한지훈은 이미 비할 데 없이 나약해 보였다. “그 정도는 아닐 거야. 한지훈이 며칠 전에 우천존과 이미 한 번 만난 적이 있었어. 그러니 내가 예상하기로는, 한지훈은 진작에 우천존이 올 거라고 짐작했을 것이야!”동방 오우는 침착하게 말했다. “한지훈도, 우천존이 천생 서문을 탈취하기 위해 오는 걸 알고 있다는 말이야?”이루루는 조금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 “당연하지. 심지어 전에 광명존은은 직접 구걸한 적도 있어. 다만 아쉽게도 광명존 이 폐물 같은 놈은, 한지훈을 설득하기는커녕 오히려 자
다들 여전히 크게 놀라 난처해하고 있을 무렵, 흑병대의 한 병사가 재빠른 걸음으로 홀에 들어와 진우에게 말했다. “사령관님, 큰일 났습니다!” 이내 보고서 하나를 진우에게 건네주었다. 보고서를 확인한 진우는 갑자기 안색이 크게 변했다. “무슨 일이야?”불안한 마음에 대장로가 앞으로 나아가 진우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물었다. “우천존이 이미 용국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올라탔다고 합니다! 그리고 부상국의 사신도 이미 한 시간 전에 용경으로 향하는 비행기를 탔다고 합니다!”“우천존은 광명파의 호천 육존 중 한 명인걸 알고 있는데, 사신의 신분에 대해서는 아는 정보가 아직 없습니다! 그나저나 이 두 사람이 동시에 용국으로 달려온 건, 단지 관전을 위해서 일가요?”진우는 보고서를 손에 든 채 한참을 서성거리다가 결국 이를 악물고 말했다. “장로 여러분, 이번 일은 중대한 사항이니 제가 반드시 우선 국왕께 보고를 올릴 겁니다!”그러자 대장로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 나도 너를 따라 함께 갈게. 그리고 이번 한지훈과 동방 오우의 결전은 잠시 보류하는 게 좋겠어! 그렇지 않으면, 형세는 한지훈에게 매우 불리하게 될 거야!”“그럽시다!”진우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이내 대장로와 함께 용각 쪽으로 빠른 걸음으로 달려갔다. 한편 국왕은 최근 유럽에서 발생한 사사건건에 관한 보고서를 보고 있었다. 전체 맥락을 훑어보면, 유럽이 아마도 한 가지 대사를 준비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러나 그들이 대체 무엇을 준비하고 있는지, 이 보고서의 표면상 만으로는 전혀 실마리를 알 수가 없었다. “폐하, 진우 및 무종 대장로 그리고 세 명의 종묘 장로께서 만나 뵙고 싶다고 합니다!”그 말에 국왕은 손에 든 보고서를 내려놓고는 손을 흔들었다. “얼른 들어오라고 해!”얼마 지나지 않아 진우 일행은 잇달아 천자각으로 들어섰다. “폐하, 방금 흑병대에서 얻어낸 정보인데 우천존과 사신이 함께 비행기에 탑승하여 용국으로 오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방금 저희끼리 상의
그 어떤 위협적인 말을 들어도, 조금도 두려워하는 기색이 없었다. “어르신, 지금 저희를 위협하는 겁니까?”어느새 진우의 눈빛에는 두 줄기의 차가운 빛이 뿜어져 나왔다. “위협?”그러자 정지룡은 진우를 아래위로 훑어보며 말했다. “이 어린놈아, 내가 널 죽이는 건 짐승을 죽이는 거랑 같은 도리인데, 내가 왜 너를 굳이 위협하겠어?”“당신들, 동방 오우의 능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모르지? 하지만 이거 하나는 명심해, 한지훈이든 장로든 그 누구도 그의 적수가 되지는 못해. 그러니 괜히 줄을 잘못 서서 나중에 후회해도 날 탓하지는 마!”“요즘 유럽에서 벌어지고 있는 크고 작은 사건들에 대해서도, 난 더 이상 길게 말하고 싶지도 않아. 당신들 나보다 더 잘 알거라 생각해. 앞으로 이 일을 원만히 해결하려면 동방 도련님한테 의지해야 돼. 당신들이 그렇게 모시는 한지훈은 전혀 실력이 안된다고.” 정지룡의 말을 들은 자리에 있던 사람들의 얼굴빛은 순간 어두워졌다. “어르신, 그렇게 독단적으로 구는 건 좀 아닌 것 같네요!”진우가 차갑게 맞받아쳤다. 바로 그때, 정지룡이 온몸의 기세를 펼치기 시작하더니 이내 5성 용급 천왕계의 기운이 만장을 덮어 심지어 진우까지도 숨을 제대로 쉴 수 없는 압박을 받게 되었다. 이는 매우 어마무시한 위압이다. 이제 갓 5성 용급 천왕계에 진입한 강자들과 달리 정지룡은 이 경지에서 머무른 지 수십 년도 되었다. 다만 줄곧 그 한 걸음을 내디디지 않아 천신계에 발을 못 들여놓았을 뿐이었다. 그러므로 지금으로서, 그와 맞설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무적천과도 같은 강자뿐이었다. “어쩌라고?”정지룡의 얼굴에는 여전히 웃음이 가시지 않았고 그저 담담하게 말했다. “이미 5성 용급 천왕계에 발을 들여놓은 나조차도 기꺼이 동방 도련님 곁에 남아 종이 되었는데, 왜 당신들은 아직도 내 말을 이해하지 못한 거지?”“한지훈의 손에는 대체 뭐가 있는데, 혹시 신룡전? 그깟 신룡전, 나 혼자의 힘만으로도 절반은 아작 낼 수 있어.” 미
얼마 지나지 않아 한 노인이 로비로 들어섰다. 그는 바로 동방 오우의 곁을 지키던 그 노인이었다. 노인의 등장에 사람들은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 대장로가 일어서려는 순간, 진우가 먼저 입을 열었다. “어르신, 앉으시죠!”지금의 노인은 더 이상 동방 오우 곁에 있을 때의 그런 겸손한 기색을 보이지 않았고, 한껏 교만한 태도를 보이며 대장로를 마주하고도 조금도 두려워하는 기색이 없었다. “정 선생!”이내 대장로가 일어나 노인에게 손을 내밀었다. 뒤이어 나머지 몇 명의 장로들도 잇달아 일어나 노인에게 인사를 했다. 진우는 공손한 장로들의 태도에, 머릿속으로 이 노인의 내력을 가늠하기 시작했다. 무종 대장로들마저 이렇게 예우하는 이상, 노인의 신분은 결코 간단하지 않을 거라 확신했다. “다들 아직도 나를 잊지 않았군. 정말 감격스럽네!”정지룡 역시 장로들을 향해 인사를 하고는, 미소를 지으며 의자를 찾아 앉았다. “정 선생, 확실히 이건 좀 예상 밖이야. 어떻게 정 선생의 신분으로 동방 오우 편을 들다니. 이건...”대장로는 눈을 가늘게 뜬 채 정지룡을 살펴보았다. 장로들은 비록 한지훈이 동방 오우를 격살하는 걸 동의하지는 않지만, 그들은 절대적으로 동방 가문을 지지하고, 동방 오우의 편에 서는 것은 아니었다. 그들은 여전히 전반적인 점을 고려하고 있었다. 그렇게 그동안 장로들은 유럽 몇 대 가문이 저지른 일들에 대한 수많은 정보를 받아오기도 했다. 그중 하나의 정보는, 무도 학원은 필연적으로 용국의 국운을 겨냥하여 궐기하게 되는데 때가 되면 용국에게도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이다. 사실 장로들은 당연히 동방 오우와 한지훈 두 사람을 함께 보내고 싶었다. 한 편으로는 몇 대가문의 의도를 알아보기 위하여, 다른 한편으로는 무도 학원이 독재당하는 걸 방지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정지룡의 갑작스러운 등장은, 대장로들이 일말의 불안감을 느끼게 했다. 동방오우는 그들이 상상하는 것처럼 그렇게 간단하지 않은 인물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
이 외에도, 부상국에서 여러 해 동안 은거해 온 천신계 강자인 궁본 현일 또한 내일 정오에 용경에 도착하여 직접 대결을 관전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유럽 러셀로렌 가문의 은세 강자들도 특별히 용국으로 달려와 이 광세의 결전을 직접 보기로 하였다. 그야말로 전 세계가 떠들썩하게 되었다. 백 년 동안 모습을 감추고 있던 천신 강자들도 드디어 나타나다니. 이 소식을 접한 진우의 안색은 더욱 보기 흉해졌다. 얼핏 보아도 상황이 그렇게 간단하지는 않은 것 같은데, 4대 가문은 대체 무슨 속셈을 하고 있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동방 가문, 대체 얼마나 더 많은 수를 두고 있는 거야!”답답한 나머지 진우는 탁자를 탁하고 내리쳤다. “보고 올립니다. 무종 대장로님께서 만나 뵙고 싶다고 하십니다!”바로 이때 흑병대의 한 병사가 진우에게 다가와 낮은 소리로 보고하였다. 이 시점에 무종의 대장로가 자신을 만나러 오려는 이유가 무엇인지 가늠이 가지 않았다. 진우는 눈알을 몇 번 굴리다가는 일단 대답했다. “들여보내!”얼마 지나지 않아 무종 대장로 및 종묘 장로가 함께 진우의 사무실로 들어섰다. “이렇게나 대단하신 장로 분들께서 직접 여기까지 찾아오신 건, 혹시 한지훈과 동방 오우의 대결을 위해서 오신 건가요?”진우는 고개를 돌려 장로들을 바라보았다. “맞아!”무종 대장로가 먼저 입을 열었다. “한지훈과 동방 오우는 모두 우리 용국의 인재들이지. 사실 오늘 오후, 그 두 사람이 곧 결전한다는 소식을 듣고는 솔직히 말해서 꽤 충격을 받긴 했어.” “맞아. 게다가 두 사람은 모두 우리 용국의 엘리트잖아. 어느 사람이 죽든 우리 용국에게 있어서는 큰 손실이 될 거야!”“대세는 끊임없이 변하고 있는 상황에, 용국은 더 이상 귀한 인재를 잃을 수는 없어!”무종 장로들뿐만 아니라 몇몇 종묘 장로들까지도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진우는 그들의 뜻을 알아 들었다. 그들 역시 방금 흑병대 병사가 말했던 것처럼, 두 마리의 호랑이가 서로 다투는 것을 바라지는
한지훈 또한 멀어져 가는 동방 오우의 뒷모습을 보며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확실히 그는 뭔가 일반적인 강자들과는 달라 보였다. 동방 오우에게서는 절대적인 자신감을 보아낼 수 있긴 했지만, 결코 그런 극도의 광기는 아니었다. 내적의 강함이 묻어나는 자신감을 지닌 사람이었다. 한지훈이 전에 상대했던 사람들과는 달랐다. 아마도 이것이 바로 화산의 제자와 일반 무종 사람들의 차이점인 것 같다. 최소한 시야와 식견에 큰 차이가 있는 듯했다. 사실 이전에 한지훈 또한 5대 명산의 위명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다. 게다가 도청 전인과도 같은 거물조차도 5대 명산에 대한 경외심이 컸다. “화산은 5대 명산 중에서 그저 중류에 미칠 뿐이긴 하지만, 동방 오우 이 사람의 기운은 매우 남다르고 위험한 것 같아!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그런 기세가 있는 것 같아!”진우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반면 한지훈은 담담하게 웃을 뿐이다. 사실 그는 그 기세의 근원을 완전히 느낄 수 있었다. 그건 바로 진법이었다. 이것이야말로 5대 명산 사람들과 일반 무종 제자들의 가장 큰 차이점일 것이다. 그들은 무예를 익히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진법까지 장악하고 있다. 그러나 현시대에는 더 이상 진법이 전승되고 있지는 않았다. “지훈 씨, 이번 대결은 더더욱 조심해야 해. 동방 오우 이 사람, 절대 무시할 수는 없어!”진우는 심각한 표정을 한 채 입을 열었다. 그 말에 한지훈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곧 곁에 있던 한 사무원에게 말했다. “실례하지만, 저를 도와 강중으로 돌아가는 비행기 표를 환불해 주세요. 제가 곧 국왕을 만나러 가야 되거든요!”일이 이미 이 지경까지 이르렀는데, 국왕에게 보고를 올리지 않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 “네!”곧이어 한지훈과 진우 두 사람은 함께 진우의 차에 탔다. 그렇게 차는 곧장 천자각 방향으로 달려갔다. 천자각에 도착하자마자, 한지훈은 우선 유회원을 생포한 일에 대하여 국왕에게 보고를 올렸다. “그 누구도 이 유 선생이, 광명존이
“네가 뭔데 감히 북양 왕을 건드려? 정말 죽고 싶어서 환장한 거야?”“그나저나 한 선생, 우리 동방 가문 사람을 죽인 것에 대해서는 사과해야 되지 않을까?”동방 오우의 시선은 다시 한지훈에게로 향했다. 그의 표정에는 약간의 살기 또한 띠고 있었다. “그 누구든지, 감히 우리 파룡군을 헐뜯으려 한다면 단 하나의 말로밖에 없어. 그것은 바로 죽음이야!”한지훈이 차가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그래, 역시... 한지훈, 넌 과연 미친놈이었어. 그럼 어쩔 수 없지, 내가 특별히 직접 나서서 널 나락으로 보내주마!”“솔직히 난 하찮은 놈들을 직접 상대하는 성격이 아닌데, 너 하나만큼은 직접 내 손으로 처단하고 싶네!”동방 오우는 한 손을 짊어지고는 오만한 표정을 한 채 말했다. 그는 자신의 실력에 대해 매우 자신만만해하고 있었다. “그래? 그럼 네 말은 이 자리에서 날 아작 내겠다는 거네?”한지훈은 여전히 차가운 눈빛으로 동방 오우를 바라보았다. 그는 사실 동방 오우에게서 강한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그는 최소 5성 용급 천왕계의 강자이다. 만약 그들 두 사람이 여기에서 전투를 벌이게 된다면, 틀림없이 무고한 사람마저 피해를 입을게 뻔했다. “당연히 이곳에서 승부를 보자는 건 아니지. 화산에도 화산 만의 규칙이 있어. 무고한 사람을 다치게 해서는 안 되거든. 이건 사문의 훈계이기도 해. 그럼 이렇게 하자, 내일 너랑 나 경교 백일봉에서 붙는 건 어때?”동방 오우는 담담하게 제안을 했다. 결전을 앞둔 사람치고는 긴장감이 조금도 없었다. “그래!”한지훈은 고개를 살짝 끄덕이고는 차가운 눈빛으로 동방 오우를 바라보았다. 갑작스러운 도전장에 진우조차도 멍해졌다. 5대 명산의 위세에 대해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 비록 동방 오우는 천신 경계를 돌파하지는 못했지만, 필경 명산이기에 다를 수 있는 수법이 매우 많았다. 그러나 한지훈은 상대의 실력을 완전히 파악하지 못한 상황에서도 기꺼이 도전장을 받아들였다. “지훈 씨, 심사 숙고하고 결정해…”
바로 이때, 한 검은색 벤틀리 승용차가 천천히 들어섰다. 승용차가 멈춘 후 차문이 천천히 열렸고, 이내 기세가 드높은 한 젊은이가 차에서 내렸다. 뒤이어 한 아릿 다운 여자가 선글라스를 장착한 채 남자의 뒤를 따라 차에서 내렸다. 주위의 수많은 사람들의 시선이 그 여자에게로 쏠리게 됐다. 이 여자는 바로, 현재 가장 인기 있는 톱스타 중 한 명인 이루루였다. 이루루는 차에서 내린 뒤 동방 오우의 팔을 잡고는, 차가운 눈빛으로 양령아를 흘깃 보았다. “어머, 양 씨 집안 아가씨 아니야? 어쩜 공교롭게 이렇게 만나게 되네!”이루루는 시큰둥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러게, 공교롭네!”양령아는 그런 이루루와 눈빛을 주고받으며 마찬가지로 조금도 물러설 기색이 없었다. 사실 이루루와 양령아 두 사람은 유치원 시절부터 같은 반에 있었다. 그러나 어릴 때부터 두 사람은 끝없이 서로를 비교해 왔다. 처음에는 옷을, 나중에는 얼굴을, 그리고 남자친구까지 비교하기도 했다. 이루루는 말 그대로 모든 것을 양령아와 겨루고 있었다. 그러나 그 후 양 씨 어르신이 용각에 입성하게 되자마자, 이루루의 모든 교만은 단번에 언급할 가치도 없게 되었다. 절대적인 권력 앞에서 그녀가 그렇게 중요시 여기던 물질적 조건들은 모두 우스갯소리가 되어버렸다. 특히 그 후 양령아가 흑병대에 가입하여 훈련을 받고 사령관 경지의 고수로 된 후, 두 사람은 더 이상 비교조차 할 수 없게 되었다. 그 와중에도 이 씨 집안과 양 씨 집안은 여전히 1년에 한 번씩 두 집안의 모임을 갖고는 한다. 그러나 그들의 이야기 초점은 항상 이루루의 연예 사업에서, 양령아의 벼슬 길까지 옮겨가군 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극명해지는 차이에, 이루루는 줄곧 원한을 품게 있었다. 한편 동방 오우 역시 한지훈을 훑어보고, 이내 시선을 동방영에게로 옮겼다. “어떻게 된 일이야?”그는 바닥에 널브러진 십여 구의 시체를 보고는 얼굴을 찌푸렸다. 비록 죽은 이들은 모두 동방영의 수행원이고 그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