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에도 두지 않는다고?”“예천우, 네가 누구라고 감히 공손 가문을 안중에 두지 않을 수 있어?”“혹시 양 회장님의 딸을 치료한 공로로 양 회장에게 도움을 청하려고 하는 거야? 양 회장님은 널 전혀 돕지 않을 거야. 그러지 않으면 딸을 네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시집보내지 않았을 거야. 게다가 양 회장님이 널 돕고 싶어 하신다 해도 방법이 없을 거야. 심지어 네가 성도 4대 가문 중의 공손 가문을 건드린 걸 아시면 널 도와주기는커녕 공손 집안과 손잡고 널 죽일 수도 있어.”유은수는 침을 여기저기 뿜으며 계속 말했다.임국종도 차갑게 말했다.“예천우, 일이 이렇게 되었으니 지금은 체면 때문에 허풍을 떨 때가 아니야. 공손 가문은 절대 네가 대항할 수 없는 존재야. 지금 가장 정확한 행동은 바로 공손진을 찾아서 그의 앞에 무릎 꿇고 용서를 구하는 일이지. 그렇지 않으면 넌 죽었어. 지난번처럼 요행히 탈출할 수 있으리라고는 절대 생각하지 마. 지난번에는 사씨 가문이 횡포한 짓을 많이 해서 수많은 사람들을 건드렸던 거야. 그러지 않았다면 넌 그렇게 운이 좋았을 수 없어.”“하지만 공손 가문은 완전히 다르지. 공손 가문은 모두 정정당당하고 막강한 실력이 있고 성도에 깊게 뿌리를 박고 있는 유명한 가문이야.”“다르다고요? 그들이 어쩌면 같을지도 모르죠.”예천우가 담담하게 말했다.“너 정말! 이렇게 많이 말해도 말귀를 알아 못 듣는 거야?”임국종은 완전히 화가 났다.“됐어. 너랑 쓸데없는 말을 하기 귀찮아. 어찌 됐든 죽는 사람은 내가 아니니까.”임완유는 줄곧 옆에서 할아버지의 말을 듣고 있었다. 사실 할아버지의 말이 맞았다. 예천우는 지금 매우 위험한 상황이었다. 방금 공손진도 그를 가만두지 않겠다고 했으니 말이다.특히 오늘 예천우 때문에 공손진은 체면이 완전히 구겨졌다. 하지만 임완유는 예천우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다. 무릎 꿇고 용서를 빈다는 건 절대 불가능한 일이었다.임완유는 할아버지와 부모님을 아랑곳하지 않고 바로 예천우를 한쪽으로 끌고 가
그 말을 들은 임완유는 저도 모르게 살짝 놀랐다.이런 장면은 결코 처음이 아니었다. 그리고 매번 임완유는 믿지 않았지만 모두 예천우의 예상대로 일이 벌어졌다.비록 운이 좋거나 귀인이 나타나서 마침 도와준 적도 있었지만 결국에는 예천우는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든 사람이었다.“넌... 무슨 방법이 있어?”임완유가 참지 못하고 물었다.“내부 소식에 의하면 공손 가문은 많은 범죄를 저질렀어. 그들이 지은 죄가 하도 엄중하기에 얼마 지나지 않으면 공손 가문은 망하게 될 거야.”예천우가 말했다.사실 공손 가문 같은 무도 가문은 죄를 짓지 않은 사람이 거의 없었다.솔직히 말해서 정말 근본적인 이유는 공손 가문이 예천우를 건드렸기에 비참한 운명을 맞이할 수밖에 없었다.임완유는 살짝 놀라면서 정말 믿을 수 없었다. 그녀가 알고 있는 바에 따르면 공손 가문은 지금 잘 나가고 있었고 예전의 유씨 가문과는 달리 실력이 매우 강했다.“어디서 들은 소식이야?”“용도에서 흘러나온 정보야.”예천우는 직접 말했다.“네가 용도의 사람도 알아?”임완유는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응. 잊었어? 난 용도에서 왔잖아.”“그래. 잊을 뻔했네. 넌 용도의 용산에서 내려왔지.”임완유는 지난번에 그에게 왜 용도에서 왔느냐고 추궁했던 기억이 났다.“그런데 말이야. 이 정보가 확실해?”“정확해.”예천우가 확신했다.“하지만 네 말이 사실이라 해도 며칠이 걸릴지 모르잖아. 공손진은 나에게 시간을 하루밖에 안 줬는데 그때까지 못 버틸까 봐 걱정이야.”임완유가 말했다.“나를 믿는다면 넌 공손진을 얼마든지 거절하면 돼. 나머지는 내가 알아서 할게.”예천우가 말했다.“아무튼 걱정하지 마. 절대 임씨 가문에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할게.”임완유는 잠시 망설이다가 이번에는 예천우를 믿기로 결정했다.“알았어. 네 말을 들을게! 하지만 넌 빨리 이곳을 떠나 숨어야 해. 그렇지 않으면 공손진은 언제든지 널 공격할 수 있어.”“알았어. 그런데 그 자식은 날 해칠수 없어.”예천우는 웃으며
“뭐라고!”임국종은 자기가 잘못 들은 줄 알았다. 그는 화가 나서 임완유에게 호통쳤다.“임완유, 그게 무슨 뜻이야. 정말 우리 임씨 가문 사람들이 죽든 말든 상관 안 하는 거야?”“상관 안 하는 게 아니에요. 하지만 상관한다고 해서 꼭 공손진에게 시집가야 하는 건 아니잖아요?”임완유가 대꾸하듯 말했다.“너에게 다른 방법이라도 있다는 거야?”“네.”“무슨 방법이야?”“이제 알게 될 거예요.”임완유는 갑자기 가족들 앞에서 예천우의 위신을 키울 방법이 생각났다.“뭐가 이제 알게 된다는 거야? 지금이 어느 때인데? 우리 임씨 가문이 다 망할 수도 있다고!”임국종은 화가 나서 말했다.“그래. 완유야. 지금 무슨 말을 하는지 알고 있어? 또 예천우가 널 속이고 있었던 거지?”유은수가 다그쳐 물었다.“그럴 리가요. 천우는 그런 사람이 아니에요.”“그러면 알려 줄게요. 천우가 공손 가문의 일을 해결한다고 했어요. 하지만 며칠이 걸리니 우리는 인내심 있게 기다리면 돼요.”임완유는 큰 소리로 말했다. 아무튼 이제 공손 가문에 일이 생기면 예천우가 뒤에서 힘을 쓴 것이다.그러면 가족들은 예천우를 다시 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임완유의 생각이 맞았다. 공손 가문을 공격하기 위해 확실히 예천우가 뒤에서 힘을 쓸 것이고 심지어 큰 힘을 써야 할 것이다.그렇지 않으면 공손 가문은 쉽게 무너지지 못할 것이다.“뭐라고? 완유야, 넌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어? 예천우가 공손 가문을 무너뜨린다고? 무엇으로 무너뜨린다고 해? 그 허풍만 떨고 다니는 주둥이로?”유은수는 화가 나서 터질 것 같았다. 그런 헛소리를 믿은 딸이 이해되지 않은 모양이었다.임국종도 그 말을 듣고 손녀가 이런 말을 믿고 있다는 게 이해가 되지 않아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완유야, 넌 정말 어리석구나.”임완유는 얼굴이 약간 붉어졌다. 그녀도 자기가 한 말이 너무 비현실적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가 몰랐던 건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한 일들이 전부 사실이었다.임
바로 이때 밖에서 싸우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려왔다.임완유는 원래 자기 방으로 돌아가려고 했는데 이 소리를 듣고 방금 집을 떠난 예천우가 할아버지의 부하들과 다툼이 있는 줄 알았다.예천우가 무술을 좀 했지만 홀로 많은 사람들을 상대하기는 좀 힘들겠다고 생각한 임완유는 재빨리 밖으로 나가서 무슨 상황인지 알아보려고 했다.방금 예천우는 거실에서 나갔고 별장을 떠나기도 전에 여섯 명의 남자가 그의 길을 가로막았다.“예천우 이 X발 놈아, 넌 왜 이렇게 잘 피해 다니는 거야. 내가 널 줄곧 찾게 만든다니.”선두에 선 젊은 남자가 예천우를 보며 욕설을 퍼부었다.그러자 예천우는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날 찾는 거야?”“쓸데없는 소리하고 있네. 널 찾지 않으면 누굴 찾겠어. 하지만 이렇게 널 이곳에서 손쉽게 찾을 수 있다니 정말 다행이야. 너도 참 운도 지지리 없네. 네까짓 게 뭐라고 임씨 가문을 건드려? 오늘 단단히 혼내줄게.”젊은 남자가 차갑게 말했다.예천우는 어이가 없어서 고개를 돌려 임씨 저택을 바라보다가 담담하게 말했다.“그러면... 넌 임씨 가문 사람이란 말이야?”“옳다면 또 어쩔 건데?”젊은 남자는 패기가 넘치게 말했다.“내 이름은 유만수야. 고모가 임씨 가문의 사모님인 유은수지. 고모께서 나보고 너에게 혼내주라고 했어. 네가 아무리 억지를 부린다고 해도 넌 임씨 가문에 남아 있을 수 없어. 이렇게 하자. 지금 당장 내 앞에 무릎을 꿇고 절을 해봐. 그리고 당장 임완유와 이혼해. 그러면 내가 마음을 너그럽게 먹고 네 두 다리를 부러뜨리지 않을게.”예천우는 그 말을 듣고 껄껄 웃으며 경멸하는 어조로 말했다.“내 생각에는 네가 내 앞에 무릎을 꿇고 너의 무모한 행동에 대해 나한테 사과하는 게 좋겠어.”“뭐라고? 죽고 싶어?”유만수는 화가 나서 큰 소리로 말했다.“죽여!”그의 옆에 있던 사람들은 전부 평소 그와 함께 친하게 지내던 건달들이었고 매우 모질고 지독한 사람들이었다.그들은 유만수의 명령을 듣자 즉시 예천우한테 덮쳤다.
유은수는 그 말을 듣자 즉시 예천우를 노려보며 화를 냈다.“예천우, 뭐 하는 거야? 누가 너더러 이곳에서 함부로 사람을 때리도록 허락했어?”“누가 허락했다고요?”예천우는 껄껄 웃으며 유만수를 가리키며 담담하게 말했다.“당연히 이 사람이죠. 이 남자는 저를 죽인다고 했어요. 그러면 저는 순순히 서 있어서 절 죽이기를 기다려야 하나요?”“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있어.”유은수는 즉시 반박했다.“유만수는 너한테 아무런 원한도 없는데 왜 그러겠어?”“그건 본인한테 물어보세요.”예천우는 유만수를 바라보며 차갑게 말했다.“사람들 모두에게 말해 봐. 왜 날 죽이려고 했어? 사실대로 말하는 게 좋을 거야. 그렇지 않으면... 흥!”비록 예천우는 위협적인 말을 하지 않았지만 유만수는 지금 무서워서 몸을 벌벌 떨고 있었다.유은수가 그 말을 듣고 유만수에게 귀띔했다.“은수야, 저 자식을 두려워하지 마. 고모가 이곳에 있으니 누구도 널 건드리지 못해.”하지만 예천우 때문에 겁에 잔뜩 질린 유만수는 직접 말했다.“고모님, 고모가 혼내라고 했어요. 예천우가 빨리 이혼을 동의하고 임씨 가문에서 꺼져야 한다고 했어요. 그래서 저보고 예천우를 혼내주고 심지어 죽여버리라고 시켰어요.”“이런... 쓸모없는 자식!”유은수는 화가 치밀어 올라서 욕설을 퍼부었다.“유만수, 이 빌어먹을 병신 새끼야. 이런 쉬운 일도 이 지경까지 만든다니. 널 기대했던 내가 바보지.”원래 유은수는 충분히 핑계를 찾아서 혐의를 벗어날 수 있었다.하지만 유은수가 그렇게 말하니 이미 유만수가 한 말이 사실이 되어버렸다. 바로 그녀가 자기 조카를 시켜 예천우를 죽이려 했다.임국종은 골치가 아파서 고개를 저었다. 생각해 보니 아들과 며느리는 정말 도움이 전혀 되지 못했다. 임국종은 예천우를 상대하는 이런 중요한 일을 그들에게 맡긴 게 후회되었다.하지만 그들에게 맡겨도 그렇지 일을 이 지경으로 만들어 버렸으니 임국종은 머리를 들 수 없을 정도로 창피했다.그때 임완유는 이미 모든 것을 깨
“뭐가 고마워. 우리 임씨 가문이 너한테 잘못한 거야. 하지만 그들은 소정과 달리 다 나를 위해서 그랬기 때문에 나도 그들을 너무 원망하지 못해.”“알았어. 걱정하지 마. 공손 가문은 너희들을 어떻게 하지 못할 거야.”예천우가 장담했다.“알겠어. 그러면 좋은 소식 기다리고 있을게.”“그래.”예천우는 차에 올라서 시동을 걸고 바로 떠났다.예천우가 떠나는 걸 지켜보던 임완유는 집으로 돌아와 가족에게 한마디 말도 없이 바로 자기 방으로 들어갔다.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임완유는 저도 모르게 방에서 그 칼 모양의 옥 목걸이를 꺼냈다.‘잠깐만!’옥 목걸이를 바라보던 임완유는 갑자기 중요한 문제가 생각났다.‘만약에 공손진이 리틀 거지가 아니었다면 그한테 왜 비슷한 옥 목걸이가 있었을까? 설마 소정이 공손진에게 특별히 만들라고 말했던 걸까? 하지만 그것도 아닐 것 같은데...’임완유의 기억에는 그때 특별히 공손진에게 그 목걸이를 떼어내서 만져보았다. 분명히 지금 자기가 갖고 있는 목걸이와 같은 재질이었다.비록 임완유는 옥에 관해 깊은 지식이 없었지만 어찌 됐든 오랫동안 자신의 손에 있는 옥 목걸이를 많이 만졌다.하지만 문제는 비록 임완유가 어릴 적의 일을 소정에게 알려주었지만 소정은 가까운 곳에서 옥 목걸이를 본 적도 없고 만진 적은 더더욱 없었다.‘그런데 어떻게 똑같은 옥 목걸이를 만들어 낼 수 있었을까? 설마 누군가가 내 방에서 옥 목걸이를 훔쳐 간 걸까?’금고의 비밀번호는 임완유 혼자만 알고 있었고 강제로 파괴된 적도 없었다.보아하니 공손진에게 물어볼 수밖에 없었다.그리고 소정에 대해서 임완유는 이런 특별한 관심사가 궁금하더라도 이제 더 이상 그녀와 말도 하고 싶지 않았다.임씨 가문을 떠난 후부터 공손진의 안색은 정말 나빴다.원래는 임완유와 결혼해서 예천우를 힘들게 하고 고통스러워하는 걸 지켜보려고 했다. 뜻밖에도 자신이 예천우에게 모욕을 당했다.이번에는 임완유와 결혼하지 못했고 망신까지 당했고 임완유를 얻을 기회도 완전히 잃었다.하
그 말을 들은 임완유는 공손진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아차렸고 이내 얼굴에 혐오감이 가득했다.원래 공손진을 싫어했는데 이제는 더더욱 역겨워졌다.“왜 말을 안 하는 거죠. 다른 할 말이 없으면 끊을게요.”공손진은 우쭐한 표정을 지으며 자기한테 사과하는 임완유가 더 비굴해지길 기다렸다.“그럼 끊어요.”임완유는 더 이상 말하고 싶지 않았고 바로 전화를 끊었다.공손진 같은 사람과는 아무리 말해도 소용없다.공손진은 아연실색하여 얼떨떨해졌다.‘나한테 구걸하며 오늘 밤 내 침대로 기어와야 하는 거 아니었어?’경악을 금치 못한 그의 얼굴은 분노로 가득 차 있었다.‘임완유 이 년이 아직 내가 얼마나 무서운 사람인지 모르고 있나 보네. 딱 기다려. 후회하게 될 꺼야.’공손진이 잔뜩 화가 나 있을 때 전화가 왔다. 휴대 전화 화면을 본 그는 즉시 기쁜 기색을 드러내며 전화를 받았다.“뭐라고요? 양 할아버지께서 오신다고요? 오늘 저녁 6시에 말이죠?”“응. 지금 바로 떠날게.”공손양은 말투가 거칠었다. 그는 금방 백씨 가문과 큰 싸움을 벌였기에 푹 쉬려고 했다. 하지만 공손 가문의 가주로부터 공손진이 천해시에서 어린 고수를 만났으니 처리해달라는 통지를 받았다.‘애송이인데 굳이 내가 나서야 해? 젠장.’공손양은 화경 후급이었고 공손 가문의 최고 고수 중 한 명이었다.실력이 화경 절정인 가주를 빼고 공손 가문 중에서 누구도 그를 쉽게 이길 수 없었다.하지만 그는 비록 가족 내에서 실력이 막강한 사람이었지만 이건 가주의 부탁이니 거절할 수 없었다.다만 공손양은 공손진에게 썩 달가워하지 않는 말투였다. 공손진은 비록 앞으로 가문의 후계자지만 아직 가문의 가주는 아니었다.공손양의 실력이라면 이럴 자격이 있었다.“알겠어요. 지금 바로 할아버지께 대접 드릴 좋은 술과 음식을 준비하겠어요.”“좋아.”공손양은 전화를 끊고 출발할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비록 성도는 천해시에서 그리 멀지 않지만 그래도 시간이 좀 걸렸다.전화를 내려놓은 공손진은 한껏 들뜬 표
임국종은 될수록 빨리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으면 일단 공손 가문이 손을 쓰면 임씨 가문은 반드시 멸망하게 될 것이다.임국종은 호텔 앞에 도착하자마자 문 앞에 서 있는 공손진을 발견했다. 그는 재빨리 다가가서 공손진을 불렀다.“공손 도련님!”“어르신이 이곳에는 왜 오셨어요?”공손진은 살짝 짜증 내며 물었다. 그때 그의 양 할아버지가 차를 타고 오고 있었다.“도련님과 우리 손녀의 일에 대해 상의하고 싶어서 왔어요.”“그럴 시간이 없어요! 지금 그까짓 일에 관여할 시간이 없다고요!”공손진은 아랑곳하지 않고 바로 앞으로 갔다.임국종은 그 말을 듣고 멍해졌다.‘아니, 완유와 결혼하는 일이 이제는 그까짓 일이 되어버린 거야?’얼마 지나지 않아 임국종은 공손진이 공손한 얼굴로 한 노인을 맞이하는 모습을 보았다.“양 할아버지!”공손진은 존경에 찬 눈빛으로 양 할아버지라는 노인을 모시고 있었다. 임국종의 조사에 따르면 공손진이 양 할아버지라고 부르는 사람은 아마도 바로 공손 가문의 최고급 인물인 공손양일 것이다.공손양은 공손 가문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대단한 사람이다.‘망했어. 우리 임씨 가문을 멸망시키려고 공손진이 심지어 가문에서 이렇게 대단한 사람까지 불렀네.’공손진은 공손양을 모시고 호텔로 들어가다가 옆에 멍하게 서 있는 임국종을 보면서 차갑게 말했다.“제 용서를 받고 싶다면 오늘 밤에 임완유를 호텔로 오라고 하세요. 그렇지 않으면 임씨 가문은 내일이면 사라질 거예요.”공손진은 그렇게 말하고 바로 떠났고 여전히 공손한 모습으로 공손양을 모시고 있었다.임국종은 안색이 창백해졌고 예전에 알던 공손진이 아닌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지금 공손진은 임씨 가문을 상대하기 위해 공손 가문에서 큰 인물까지 모셔 왔다.임씨 가문을 상대하기 위해서가 아니라면 공손양이 이곳으로 온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지금은 하루도 시간을 주지 않는 걸 봐서는 임완유가 또 그를 건드린 게 틀림없을 것이다.임국종은 재빨리 집으로
백강호가 김희자에게 이렇게 말하자 김희자는 자신이 잘못 말한 것을 깨닫고 급히 설명했다.“죄송합니다. 방금 제가 헛소리를 했습니다. 제 말은 신경 쓰지 마세요."백강호는 김희자가 이제 조용히 할 거라고 생각했지만 예상치 못하게 이런 말을 또 내뱉을 줄은 몰랐다. 이건 정말 꿩 먹고 오리발을 내미는 격이었다.정우환은 말문이 막혀버렸다.“이 새끼들은 우리가 바보인 줄 아나 봐? 우리가 그렇게 멍청해 보여?”홍 장로도 말문이 막혀서 백강호를 째려보며 말했다.“백강호, 넌 정말 대단한 용기를 가졌구나. 상대가 누구인지를 알고 있었으면서도 왜 숨겼냐?”“억울합니다!”백강호는 정신을 가다듬고 머리를 빠르게 돌리며 대답했다.“정말 억울합니다. 처음 보고했을 땐 전혀 몰랐습니다. 오늘에서야 그 사람의 배경이 엄청난 걸 알게 됐어요. 그 자식은 바로 용문 용왕이라는걸 알았습니다.”홍 장로는 그 말을 듣고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고개를 끄덕였다. 왜냐하면 절정종의 일은 늘 홍 장로와 백강호가 처리해 왔고 백강호도 그동안 절정종한테서 많은 도움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는 백강호가 이번에 큰 실수를 저지른 것에 대해 어떻게든 용서를 구하고 싶었다.하지만 정우환은 굳어진 표정으로 말했다.“네 아내가 방금 말한 것처럼 네가 저지른 일은 용문 용왕을 건드린 거라고?”“맞습니다.”백강호는 한숨을 쉬며 대답했다.“하지만 저도 오늘에서야 알게 됐습니다.”백강호는 심장이 떨렸다. 부종주의 이 태도를 보니 용문 용왕을 매우 두려워하는 것 같았다. 정말 용문이 그렇게 무서운 존재일까?심지어 절정종까지 그를 두려워한다고?!‘만약 정말 그렇다면 이번 일은 그나마 다행이네. 적어도 90억을 제때 보냈으니까 말이야. 그렇지 않았다면 결과가 얼마나 끔찍했을지 아무도 몰라.’결국 절정종에 대해 숨긴 부분이 있었으나 백강호가 그동안 절정종을 위해 기여한 것들을 봐서라도 가벼운 처벌만 받을 수도 있었겠지만 만약 그 예천우라는 사람이 절정종보다 더 강하다면 백강호의 가족
비록 부종주지만 모두 이렇게 부르는 것은 정우찬의 요구 때문이다.백강호가 이렇게 말하자 김희자는 마침내 정신을 차리고는 백강호가 했던 말을 떠올렸고 그녀는 이제야 깨달았다. 눈앞의 두 사람이 바로 그들이 기다리고 있던 강력한 존재들이었다는 사실을 말이다.그리고 자신은 아까 그들을 모욕하고 맞고 나서 또 입으로 나불댄 것이다.그녀도 절정종의 강력함을 모르는 게 아니었다. 백강호가 여러 번 말해줬기 때문이다. 백씨 가문은 일반인들 눈엔 강력해 보이겠지만 절정종에게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그들은 손 한 번 휘두르면 백씨 가문을 모두 멸망할 수 있는 존재들이었다.그저 상대가 오지 않아서 입이 풀린 거였을 뿐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갑자기 나타날 줄이야. 일반적인 큰 인물들은 보통 문 앞에서 환영받고 들어가는데 이렇게 갑자기 나타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정말로 상상밖의 일이었다.김희자는 바로 자신의 실수를 깨닫고 급히 무릎을 꿇었다. 백강호처럼 머리를 여러 번 조아리며 말했다.“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제가 잘못했습니다. 제가 정말 눈이 멀어서 이런 큰 인물들을 잘 알아보지 못했네요. 부디 이번 한 번만 기회를 주시고 용서해 주세요.”“됐어!”정우환은 두 사람을 한 번 쓱 쳐다본 뒤 귀찮아서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백강호, 네가 절정종을 위해 이렇게 애썼다는 걸 고려해서 이번 한 번만 봐줄게. 하지만 다음엔 절대 용서하지 않을 거야.”“알겠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종주님, 절대 다시는 이런 일이 없게 하겠습니다.” 백강호는 안도의 한숨을 쉬며 고개를 숙여 말했다.“감사합니다. 종주님, 절대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없게 하겠습니다.”김희자도 겨우 정신을 차리고 여러 번 고개를 숙이며 감사했다.정우환은 고개를 저으며 바로 물었다.“쓸데없는 소리는 그만하고 어서 말해라. 칠색 연꽃은 어떻게 도둑맞은 건지... 하나하나 다 설명해.”“네!”백강호는 급히 상황을 설명했다. 주요 내용은 백도훈이 상대에게 폐물이 되어 2조 원의 내
아마도 너무 오래 기다려서 그런지 김희자는 대놓고 불만을 토로하며 말했다.“여보, 이 절정종의 사람들은 대체 뭐야? 부종주라는 사람이 시간 개념도 없이 이렇게 우리를 오래 기다리게 한다니요.”그러자 백강호는 깜짝 놀라며 말했다.“입 닥쳐! 함부로 말하지 말라고.”절정종은 마교의 문파이기에 손끝 하나로도 사람을 죽일 수 있는 무시무시한 존재들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김희자가 지금 욕한 대상은 부종주 정우환이었고 그는 그야말로 예술적이고도 강력한 존재였다. 그가 들으면 여기 있는 모든 사람이 죽을 수도 있었다. 백강호는 평소 김희자에게 이렇게 꾸짖지 않았지만 이번만큼은 참을 수 없어 그를 호되게 꾸짖은 것이다.하지만 김희자는 여전히 불만을 품고 말했다.“제가 뭐라고 했나요? 분명히 그 부종주가 무례하게 구는 거 아닙니까? 자기가 누구라고 이런 식으로 나서냐고요.”백강호는 또다시 화를 참으려 했다. 그런데 그때 차갑고 냉정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건방진 년!”그 말이 끝나자마자 두 명의 인물이 순식간에 나타났다. 그중 한 명은 더 나아가 한 걸음 내딛더니 김희자의 얼굴에 세게 손바닥을 날렸다.김희자는 충격을 받았고 반응할 새도 없이 튕겨 나갔으며 얼굴에 강한 통증이 밀려왔다. 예전에 맞은 상처가 이제 막 치유되었는데 이번에 또 다시 크게 아프기 시작했다.백강호는 얼굴이 창백해지고 움직이려 했지만 그들이 누군지 확인하고는 겁에 질려 벌벌 떨었다.‘젠장. 큰 사고를 쳤네.’백강호는 자주 봤던 절정종의 홍 장로님을 알아보았고 그 옆에 있는 또 다른 사람은 그저 멀리서나 한 번 본 적이 있었을 뿐인데 그의 강한 기운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김희자는 얼굴이 아팠고 괴로운 표정으로 일어났다. 자신이 이제 절정종의 보살핌을 얻게 될 테니 당당히 반박하며 소리쳤다.“감히 네가 나를 때리다니. 넌 이제 끝장이야!”“닥쳐!”백강호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어서 이번엔 자신이 직접 김희자에게 손을 올려 한 대 때렸다.백강호는 심지어 그 어떤 관용도 두지
그리고 그들이 제시한 조건은 매우 높았다. 4억 원의 직접 서명 보수를 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후의 대우도 임연 그룹보다 훨씬 좋았다.그 이유 중 하나는 최근 루루 화장품이 큰 성공을 거두면서 하문이 과거에 쌓은 성과 덕분에 매우 인기가 높아졌기 때문이다.하지만 그녀는 그런 생각을 할 여유가 없었고 전부 완곡하게 거절했다.“헤드헌팅 회사라... 이렇게 빨리 누가 연락을 해왔어요?”예천우가 웃으며 물었다.“저도 예상치 못했어요. 하지만 이 모든 것이 천우 씨 덕분이에요. 천우 씨가 아니었으면 지금의 저도 없었을 거예요.”그러자 하문이 대답했다.“그건 아니죠. 모든 건 하문 씨 능력 덕분이죠. 어떻게... 다른 회사로 옮길 곳은 생각해 봤어요?”“아직은 아니에요. 사실 마음이 좀 아프고 섭섭해요.”하문은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그녀는 졸업하고 바로 임연 그룹에 들어갔고 많은 시간을 그곳에서 보내며 정성을 쏟았기 때문이다.“그렇군요. 그럼 하문 씨는 지금 당장 일을 찾지 말고 예전에 받던 월급 그대로 제가 계속 지급해 드릴게요.”예천우가 웃으며 말했다.“아, 천우 씨, 그게 무슨 뜻이에요?”하문은 잠시 멈칫하며 물었고 그녀는 얼굴이 조금 빨개지며 예천우가 자신을 밖에서 조건 만남을 하는 건가 싶었기 때문이다. 자기 외모와 몸매로 봤을 때 그런 일이 있을 수는 있지만 예천우는 그동안 자신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것 같았다.“그런 건 아니에요. 임연 그룹은 결국 다시 돌아오게 될 거예요.”예천우가 담담하게 말하자 하문은 잠시 놀랐다가 곧 기쁜 표정으로 대답했다.“정말요? 그렇다면 천우 씨가 월급을 줄 필요는 없겠네요. 그동안 제가 꽤 벌었으니까요. 그러니 이 정도는 괜찮아요.”“그건 안 돼요. 임연 그룹에 그렇게 충실한 하문 씨인데... 우리가 그렇게 냉대할 수는 없죠. 하문 씨는 충분히 받을 자격이 있어요. 우리에게도 돈은 부족하지 않으니까요.”“알겠습니다. 고마워요. 천우 씨, 임 대표님께도 고맙다고 전해주세요.”“천만에요.
김희자는 백강호가 힘들게 모은 1조 8,000억을 도저히 내줄 수 없었다.계속해서 미루기만 했지만 이제는 시간이 다 되어가고 있었다. 그때 백강호는 절정 노조와 연락을 취하고 모든 상황을 말했다.그래서 김희자는 큰 결심을 했다.‘이 돈은 절대 내놓지 않을 거야.’하지만 돈을 내놓지 않는다고 해서 자기 손에 두고 있을 수는 없었다. 돈을 다른 곳으로 옮겨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백강호가 반드시 알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그래서 김희자는 기발한 방법을 떠올렸다.먼저 돈을 자신의 친정 사촌 동생인 왕철수에게 넘기기로 했다.왕철수는 그 큰 액수를 보고 깜짝 놀라며 반드시 잘 보관하겠다고 약속했다.김희자는 동생이 돈을 갚지 않을까 걱정하지 않았다. 그게 어차피 자기 동생이고 또 백씨 가문의 돈이기 때문에 왕철수가 감히 건들지 않을 것이다.실제로 돈을 넘긴 후 김희자는 백강호가 계좌를 확인한 사실을 알게 되었고 다행히 돈을 넘겼음을 확인했다.김희자는 안도의 한숨을 쉬며 더 이상 걱정할 일이 없다고 생각했다. 다만 염려를 놓을 수는 없었다.그날 오후 절정종에서 부종주가 직접 와서 처리할 예정이라고 했다.그러자 김희자는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됐어. 이제 정말 문제없을 거야.”그녀는 자신이 너무 똑똑하게 처신했다고 생각했고 이번에는 큰 일을 해냈다고 느꼈다.하지만 김희자는 백강호에게 서프라이즈를 선사하고 싶어 했다. 그래서 백강호에게 이렇게 말했다.“돈은 이미 넘겼어요. 바로 넘겼습니다.”“그래. 그럼 다행이네.”백강호는 그때 계좌를 확인했기 때문에 별로 묻지 않으려 했다. 그걸 확인하고 바로 처리했다고 하니 다시 물어볼 일이 아니었다.‘다행이라고? 절정종의 부종주가 온다는데 오빠는 뭘 더 걱정하는 거야? 아무리 용문이 대단하다고 한들 절정종과는 안 될 거야. 당신은 이제 내가 얼마나 똑똑한 여자인지 알게 될 거야.’김희자는 백강호가 자신이 아직 1조 8,000억을 보내지 않은 사실을 알고 그가 얼마나 기쁘게 반응할지 떠올리며 얼굴에 흥분을
“스스로 잘 생각해 봐!”이 말을 들은 이신향의 표정이 잠시 경직됐다. 며칠 전만 해도 그녀는 전혀 몰랐지만 사람들이 말하길 백성 그룹의 배경은 매우 강력하다고 했다. 백씨 가문은 지금 동성의 4대 가문 중 하나일 뿐 아니라 그들의 과거도 굉장히 충격적이고 한때 지하 세력의 제왕으로 불리던 가문이라고 했다. 그 말을 듣고 돌아간 이신향은 바로 유사라를 부르더니 그 얘기를 꺼냈다. 유사라는 듣자마자 화가 치밀어 올랐다.“절대 그럴 수 없어요!” 이신향은 사실 이미 이런 결과를 예상했다. 그래서 유사라에게 그 사실을 말한 것뿐이었다.두 사람은 결국 회사를 떠날 결심을 했지만 서로에게 알리지는 않기로 했다. 만약 그들이 불법적인 방법을 사용할지도 모르니까 서로 직접 떠나기로 한 것이다. 두 여자는 예천우에게 도움을 청할지 고민했지만 결국 그녀들은 이렇게 생각했다. 이곳은 결국 성도이기 때문에 이 일이 크게 번지면 4대 슈퍼 가문 중 하나인 백씨 가문과 얽히게 될 것이다. 그래서 그럴 일은 피하자고 결정했다. 이렇게 큰 성도에서 둘이 자리를 바꿔 숨어 있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을 일이었다.퇴근 시간이 다가오자 도성욱이 와서 한마디 했다. 그러자 이신향은 그저 생각해 보겠다고 대답했다. 퇴근 후, 두 여자는 즉시 자리를 떠났다. 예천우는 이 모든 상황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아침을 먹고 난 뒤 집으로 돌아갔고 절정 노조는 그를 따라 아파트 단지에 들어가지 않았다.예천우는 하루 동안 특별한 일이 없었고 천상 그룹에 들러 임완유를 만났다. 그녀는 상태가 괜찮아 보였고 유은수 사건 때문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은 것 같아서 다행이었다.임완유가 괜찮으니 예천우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생각했고 이제 백씨 가문을 찾아가서 나머지 1조 8천억을 받아오자고 결심했다.시간이 점차 다가오자 백강호와 다른 사람들은 긴장된 표정으로 절정 노조의 방문을 기다리고 있었다. 칠색 연꽃을 잃었다는 보고가 올라갔고 절정종에서는 중요한 인물이 백씨 가문으로 올 거라고 말
“남자를 좋아하지 않는다고?”도성욱은 잠시 멈칫했다. 이신향이 매일 유사라와 함께 다니는 걸 봤을 때 혹시나 여자끼리 사귀는 건가 싶었지만 그럴 리 없다고 생각했다. 당연히 자신을 속이는 거겠지 하며 냉소적으로 말했다.“나를 바보로 보냐?”“정말 아니에요.” 이신향이 급히 부인했다.도성욱은 차갑게 코웃음을 쳤다.“그러면 이렇게 말할게. 내 위치가 곧 올라가. 네가 나와 함께 하기로만 하면 매니저 자리 바로 네 거야. 그때 가면 돈과 지위 다 가질 수 있어.”“하지만 저는 진짜 남자를 좋아하지 않아요.”“정말 확실하냐? 넌 내가 데려온 사람이라는 걸 잊지 마라. 내가 언제든지 네가 바로 나가게 할 방법은 있지.”그러자 도성욱이 성을 내며 위협했다.이신향의 얼굴이 변했다. 집에서 자신에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이렇게 급하게 일자리를 찾는 거였지만 그녀는 유사라와 달리 일자리가 꼭 필요했다.하지만 이런 제안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었다. 이신향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죄송하지만 확실히 말할 수 있어요.”도성욱은 화를 내며 다른 생각을 했다.‘채 총괄이 말한 것처럼 내가 이 일을 잘 처리하면 새로운 총괄의 자리는 내 것이라고 말이야.’도성욱은 곧바로 말했다.“그래. 네가 나랑 함께 있고 싶지 않다면 억지로 시키진 않을게. 하지만 한 가지 일은 반드시 처리해야 해.”“무슨 일이죠?”이신향이 물었다.“채 총괄을 만나본 적 있냐?”“네!”판매 부서의 큰 상사인 채 총괄은 이신향이 당연히 만난 사람이었고 다만 조금 음흉한 인상이라 불쾌하게 느껴졌다.“그런데 채 총괄이 유사라를 좋아하더라.”“그게...”이신향은 도성욱의 말을 듣고 바로 그 뜻을 깨달았고 급히 말했다.“유사라는 이미 남자 친구가 있어요.”“남자 친구? 나는 몰랐네.”도성욱은 얼굴을 찡그리며 말했다.“정말이에요. 유사라 남자 친구가 오늘 천해시에서 왔어요. 사실 그 사람을 만난 덕분에 시간이 좀 지체된 거예요.”이신향은 매우 빠르게 반응했다.“그래. 나는 그런
이신향은 살짝 어색한 표정을 지으며 시간을 확인한 뒤 말했다.“사라 씨, 이제 곧 출근 시간이네요. 빨리 갑시다. 늦으면 안 돼요.”“아, 맞네요.”유사라는 정신을 차리고 나서 사실 떠나기 싫었지만 어쩔 수 없이 말했다.“천우 씨, 그럼 먼저 가볼게요. 다음에... 우리 연락해도 될까요?”“당연하죠.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전화 주세요!”예천우는 백성 그룹이 백강호의 그룹이라 분명히 복잡한 회사일 거라고 생각하며 친분을 쌓았으니 혹시라도 문제가 생기면 전화로 도움을 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마워요. 천우 씨!”“그럼 저도 고마워요. 천우 씨.”이신향도 웃으며 대담하게 말했다. 같은 회사도 아니니 유사라가 예천우를 다정하게 부르는 걸 보니 너무 부럽다고 생각했다.자기도 예천우를 천우 씨라고 부르고 싶었다.예천우는 잠시 놀랐지만 하나의 호칭일 뿐이라 별로 신경 쓰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두 여자는 그곳을 떠났고 얼굴에 웃음이 가득한 걸 보니 기분이 확실히 좋아졌다. 다만 시간이 늦어져서 결국 조금 늦었다.“너희들 뭐 하는 거야!”사무실에 들어서자마자 매니저인 도성욱이 다가와 찡그린 얼굴로 말했다.“회사에 온 지 며칠 안 됐는데 벌써 지각하다니.”“죄송해요. 선배님. 오늘 정말 예상치 못한 일이 있었어요. 오래된 지인을 만나서 잠시 시간이 걸렸어요.”이신향이 서둘러 설명했다.도성욱은 바로 이신향에게 회사를 소개해 준 선배였고 판매 총괄인 채 사장과 일을 함께하는 사람이었고 권한도 매우 컸다.그리고 이신향은 그곳에서 판매 팀장으로 일하며 20명 정도의 팀을 관리하고 있었고 게다가 유사라와 함께 일했기에 수입도 나쁘지 않았다.“무슨 오래된 지인이길래 일도 안 하는 거야.”도성욱은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그게...”“됐어. 이번에는 내 후배니까 봐주겠어. 하지만 다음엔 절대 그런 일 없도록 해.”“알겠습니다. 선배님!”“감사합니다. 매니저님!”유사라도 바쁘게 말했다.두 사람은 대화 후 자리를 떠나려고 했고 이때
“정말 그렇죠. 이건 완전히 엉망이에요. 이렇게 가면 회사가 망하는 건 시간문제예요.”이신향이 크게 불평했다.“맞아요. 천우 씨. 임 대표님께 말해서 설득 좀 해주세요. 이렇게 가면 회사가 정말 망할 거예요.”유사라도 바쁘게 덧붙였다.“설득? 설득은 무슨. 차라리 회사가 망하는 게 나아요. 그 늙은 여자는 자기가 얼마나 틀렸는지 전혀 모르고 있어요.”“그렇지만 이 회사는 임 대표님의 피와 땀의 결과물인데요.”유사라가 말했고 이 말을 들은 이신향은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예천우의 능력이라면 회사 구하는 건 충분히 가능할 것 같았다.하지만 사실 그녀는 회사가 빨리 망하길 바랐다. 그리고 그 늙은 마녀가 어떻게 후회할지 보고 싶었다.하지만 그때 예천우가 웃으며 말했다.“완유는 이미 회사에서 떠났고 주식도 남기지 않았어요. 더 이상 회사에 아무런 영향력도 없어요.”“아...”두 여자는 잠시 멈칫했다. 많은 소문이 있었지만 그녀들은 그것을 잘 믿지 않았었다.‘그럼 소문들이 다 사실이었다는 말이야?’“천우 씨, 임 대표님은 정말로 쫓겨난 거예요? 그리고 유 대표가 임 대표님을 음해했다는 것도 사실이에요?” 유사라가 참지 못하고 물었다.‘그럴 리 없을 거야. 천우 씨가 있으니까 그럴 리 없을 텐데.’이신향도 예천우의 능력을 알기에 이 말을 쉽게 믿지 않았다.“쫓겨난 건 아니고 그냥 완유가 스스로 물러난 거죠. 그러니까 임연 그룹의 일은 이제 완유에게 말하지 마세요.”예천우는 담담하게 말했다.유은수가 원하는 대로 하게 둬야 한다는 뜻이었다.어차피 임연 그룹이 없어져도 상관없었다. 그리고 만약 임완유가 정말 신경 쓴다면 언제든지 임연 그룹을 부활시킬 수 있었다.“그래도 천우 씨의 능력이라면 유 대표를 정리하는 건 금방일 거예요.”이신향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지만 예천우는 미소를 지으며 더 이상 그 문제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대화를 조금 더 나눈 후 바로 물었다.“지금 어디서 일하고 있어요?”“백성 그룹이요!”이신향이 대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