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거라도 알아서 다행이네요."장연희는 이 말을 남기고 얼굴이 굳은 채 발걸음을 옮겼다. 원래 이번 기회에 예천우를 제대로 처리할 줄 알았으니 예상치 못한 결과가 초래됐고 그녀는 이번 일로 여간 실망한 게 아니었다.유사라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녀는 더는 이 일에 관여하지 않기로 했다. 자기의 업무를 잘하는 게 가장 좋은 것 같았다.예천우는 회사를 나와 곧장 천궐1호별장으로 향했다. 오늘 제대로 수련할 생각이었다.하지만 저녁 8시 반이 넘자마자 예천우의 휴대폰이 울렸다.발신자를 확인하니 임완유였다.반 시간 전에 둘째 할아버지 가족이 찾아와 임완유에게 애원하며 자신들의 손자와 손녀의 일을 해결해달라고 했다.손자와 손녀가 밖에서 밥을 먹던 중 양 회장의 4대 금강 중 하나인 장진관의 부하를 불쾌하게 했다가 붙잡혔다는 것이다.지금 아주 위험한 상황이다. 그들은 3시간 안에 40억 원의 배상금을 마련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남자는 손발을 잘린 채 버려질 것이고, 여자는 사창가에 버려질 것이다.유은수는 이 말을 듣자마자 입을 열었다. "그럼 어서 돈을 마련해야 하는 거잖아요, 우리를 왜 찾아온 거예요?"둘째 할아버지 고뇌에 찬 얼굴로 말했다. "지난번에 유걸에게 투자를 했다가 큰 손실을 보았어. 이 돈까지 쓰면 우리는 미래가 없어.""그렇다고 손자 손녀들을 팔아 넘길 거예요?""아니, 지난번에 임선호가 사고를 치는 바람에 장진관이 직접 찾아왔다는 말을 들었어. 그러나 임씨 가문의 영향력에 깜짝 놀라 물러섰다지. 그러니 완유야, 날 한 번만 도와다오." 임완유가 눈살을 찌푸렸다. 장진관은 양대복의 절대적인 측근이며 양대복 못지않게 권위를 가진 사람이다. "완유야, 이 할아버지를 도와주지 않겠니? 설마 아직도 지난번 일을 마음에 두고 있는 거야?" "지난번에 내가 귀신에게 홀렸다고 사과했잖아."둘째 할아버지는 임완유에게 허리를 굽히며 사과를 하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나기까지 했다.임완유가 깜짝 놀라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녀는 얼른 할아
임완유는 잠시 멍해 있다가 임선호의 말을 듣고 즉시 한 사람이 머릿속에 떠올랐다.그 당시 자리에 있던 사람은 전부 임 씨 가문 사람들이다. 유걸을 빼면 예천우 뿐이다.그리고 선호가 최근 들어 예천우를 많이 따르는 것 같은데 그의 입에서 이런 말이 나왔으니 십중팔구는 예천우가 맞다.다만 예천우는 어떻게 장진관이 그의 체면을 세워주게 했을까. 아무리 생각해 봐도 불가능한 일이었다.“선호야, 뜸 들이지 말고 어서 말해보거라.”임국진이 즉시 기대에 차서 물었다.임선호는 머리를 끄덕이고는 더는 뜸 들이지 않고 바로 말했다. “저의 매형 예천우요.”“누구?”“예천우?”“선호야, 여기서 아무 말이나 막 하면 못써.”유은수가 듣더니 펄쩍 뛰었다. “그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놈이 그런 재주가 어디 있다고, 너 요즘 도대체 왜 이래?”그러고는 임국진에게 말했다. “숙부님, 숙부님께서는 잘 모르실 거예요. 선호 얘가 요즘 마가 꼈는지 예천우를 얼마나 떠받드는지 몰라요. 참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임국진도 헛웃음을 지었다. 다른 사람이면 몰라도 예천우는 건들건들하고 산에서 온 미개인이 아닌가.그가 무슨 재주가 있어서 양대복의 오른팔 장진관이 그의 체면을 봐준단 말인가.임선호도 답답해서 큰소리로 말했다. “그럴 리가요. 작은할아버지, 기억 안 나세요? 그때 벌써 예천우가 유 씨 가문은 망할 거라고 말했었죠. 그 후에는 또 식구들에게 주식 너무 일찍 팔지 말라고도 했었고요.”“예천우의 말을 안 들으면 꼭 안 좋은 일이 있었어요.”이 말을 듣자 임국진이 멈칫했다.자세히 생각해 보니 정말 그랬다. 그가 정말 미래를 보는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너무 딱딱 들어맞았다.임완유도 좀 놀랐다. 그녀는 이 모든 것이 전부 우연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예천우라면 어쩌면 정말 방법이 있었을 것 같기도 했다. 예천우가 양 씨 가문과 두터운 친분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양체은을 구해서일 뿐이 아니다. 그것보다도 양대복이 예천우를 사윗감으로 생각
유은수가 씩씩거렸다.아무 말도 하지 않던 임완유가 입을 열었다. "전화해서 물어볼게."그녀가 이 일을 처리 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었지만 그래도 자신 엄마의 체면을 세워주기 위해서라도 물어봐야 했다. '그 사람이 어떻게 해결하겠어?'유은수는 임완유의 말에 기가 막혔다. 하지만 임완유를 뜯어말리지 않았다. 자기 무덤을 기어코 파겠다는 데 그녀가 말릴 이유가 없었다.이번 기회에 예천우의 진짜 모습을 알아차리고 그에게 속지 않고 현실을 직시할 수 있을 것이다.임선호의 얼굴에 흥분이 가득해졌다. 드디어 그토록 고대하던 기회가 온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제발 힘 좀 써줘. 안 그러면 더는 도울 방법이 없다고.'임완유는 휴대폰을 꺼내 바로 예천우에게 전화를 걸었다.예천우는 수련 중 갑자기 걸려 온 전화 때문에 훈련을 멈추고 미소를 지으며 전화를 받았다. "여보, 무슨 일이야?"임완유의 얼굴이 붉어졌다. 갈수록 선을 넘는 예천우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러나 옆에서 듣고 있는 사람이 많았기에 어쩔 수 없이 무시하며 말했다. "부탁할 일이 있어.""무슨 일이야? 말만 해, 반드시 해결해줄게."예천우가 즉시 대답했다."왜 이렇게 자신감이 넘쳐?""자신감이 아니라 당신 일이니까 최선을 다하는 거야.""점점 막 나가는구나." 임완유는 말을 마친 뒤에야 가족들의 시선을 느끼고 얼굴을 붉히며 본론을 꺼냈다. "장진관을 알아?"예천우가 의아한 얼굴로 생각했다. '설마 양대복의 수하 중 한 명?'서로 아는 사이가 아니었다. "아니!""모르는구나."임완유의 말에 둘째 할아버지는 실망했다.임선호의 얼굴도 잔뜩 풀이 죽었다.유은수는 예상했다는 듯이 피식 웃었다. 예천우가 얼마나 허세를 부리는 녀석인지 제대로 알리게 되어 오히려 속이 후련했다. "응, 확실히 모르는 사이야. 그 사람이 가족들을 괴롭힌 거야?" 예천우가 얼굴을 찡그리며 물었다.'장진관이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설치고 다니는 건가?'"괴롭히는 것까지는 아닌데, 둘째 할아버지
임완유가 전화를 끊자, 가족들은 임완유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그녀의 입에서 희망찬 소식이 나오길 간절히 바랐다.예천우가 모른다고는 말했기에 다른 방법이 없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는 장진관의 연락처를 알아갔다.임완유가 쓴웃음을 지으며 어쩔 수 없다는 듯 말했다. "알아보겠다고 하는데, 장담할 수 없어." 그녀는 아직 보장할 수 없었다."알아보겠다고 했다고?""걔 허풍을 아직도 믿어?""5분 뒤에 다시 전화 와서 알아봤는데 안 될 것 같다고 할걸?"유은수가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그러니까, 걔가 정말 해결할 수 있었다면 애초에 연락처를 알고 있어 우리한테 묻지 않았을 거다." 둘째 할아버지의 아들이 얼굴을 구기며 말했다."어떡해요, 얼른 돈부터 마련해요." 그의 며느리가 애가 탄 듯 말했다.둘째 할아버지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이체해야겠구나."바로 이때, 임완유의 휴대폰이 다시 울렸다.고개를 숙여 휴대폰을 확인하자 방금 둘째 할아버지가 건네준 그 번호였다."누구야?"사람들의 이목이 임완유의 휴대폰으로 향했다."장진관 같은데."임완유가 두 눈을 크게 뜨며 말했다.'뭐?'사람들은 그녀의 말에 깜짝 놀랐고 둘째 할아버지는 임완유의 휴대폰에 나온 발신자를 확인하고 흥분에 겨워 소리쳤다. "정말이잖아!"임완유가 고개를 끄덕이며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스피커로 할 테니 말실수하는 게 있으면 알려주세요.""그래!"둘째 할아버지가 황급히 고개를 끄덕였다.임완유가 전화를 받았다. 그녀가 막 입을 열려던 순간 상대가 깍듯하게 말했다."대표님, 안녕하세요! 장진관입니다!" 임완유가 멍해서 휴대폰을 부여잡았다.다른 사람들도 장진관의 예의 바른 모습에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유은수가 당황한 얼굴로 생각에 잠겼다. '사칭한 사람 아니야?'"여보세요? 대표님?" 장진관이 조심스럽게 물었다."들립니다, 죄송합니다, 저희가..." 임완유가 서둘러 사과를 했다."아, 아닙니다. 사과해야 할 건 저입니다. 그들이 임씨 가문 사람인 줄 모르고
더군다나 어떤 간 큰 놈이 감히 장진관을 사칭할 수 있다는 말인가? 장진관을 사칭을 한 게 들키면 남는 것은 죽음뿐이다.유은수는 멍하게 굳었다.'정말 예천우가 이렇게 대단한 사람이라고?''전화 한 통에 장진관이 두려워할 정도로?'그녀는 이 상황이 믿기지 않았다.분명 자기가 모르는 속사정이 있을 거라고 여겼다.한편, 임선호는 고대하던 상황이 실제로 벌어지자 가슴이 웅장해졌다.역시 그의 예상대로 예천우가 나서자 모든 일이 일사천리 하게 해결되었다.일이 잘 해결되었을 뿐만 아니라 험상궂기로 소문난 장진관이 예의를 깍듯하게 차리는 장면은 상상 이상으로 놀라웠다.그는 예천우에 대한 동경이 더욱 커졌다.임완유가 정신을 차리고 황급히 말했다. "죄송합니다, 저희 가족이 실례를 범했습니다, 뵙기 어려운 분이라 사칭하는 사람인 줄 알았습니다.""괜찮습니다, 대표님만 절 기분 나쁘게 여기지 않으면 다른 것은 상관없습니다."장진관이 예의를 차리며 말했다."실례지만 질문 하나 드려도 될까요?" 임완유는 장진관이 임선호를 붙잡아뒀던 그날이 떠올랐다."궁금한 게 있으면 뭐든지 물으세요." 장진관이 답했다."그날 제 동생이 선생님 기분을 상하게 했잖아요, 그런데 왜 물러서신 겁니까? 예천우 때문이에요?" 임완유가 물었다.장진관은 예상치 못한 질문에 당황했다. 오늘 예천우가 그에게 전화를 걸어 임씨 가문 사람을 건드는지 말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그의 아내가 기분 나빠한다는 말에 장진관은 겁에 질렸다.임완유가 예천우의 정체를 알고 있는 줄 알았다. 그래서 사람들을 풀어주자마자 곧장 임완유에게 전화를 걸어 사과한 것이다.그러나 임완유는 예천우의 정체를 모르는 것 같았다.임선호는 매우 기대했다. 예천우가 처리한 것 같았지만, 확증이 없었다.유걸이 그를 구해줬을 가능성보다 예천우가 구해줬을 가능성이 훨씬 높았다.임완유는 말이 없는 장진관에게 물었다. "대답하기 곤란하세요?""대표님도 어느 정도 알고 계실 거라고 여깁니다." 장진관은 감히 자기 입으로 진실을
유은수의 두 눈이 커졌다.장진관이 물러선 이유가 유걸이 아닌 예천우였다.그녀는 자신의 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을 정말 믿을 수 없었다.'정말 예천우가 이 정도로 강하다고? 장진관이 두려워할 수 있는 사람이 이 세상에 몇이나 될까?'임선호는 자기 예측이 맞았다는 생각에 격동했다. 그날 자기를 구한 게 예천우였던 것이다.그날 예천우가 그를 어떻게 대했든 예천우가 그를 구한 사실은 변함없었다.예천우는 그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장진관이 알아서 물러난 것이다.장진관은 사람들이 조용하게 있자, 마음이 조급해졌다. "대표님, 제가 말실수를 했습니다." 자기가 방금 얼마나 경솔한 말을 했는지 깨달은 장진관이 황급히 변명했다.그러나 정말 유걸 같은 자식을 안중에 두지 않았다. "괜찮아요. 상관없는 일이에요." 임완유가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유은수는 이 사실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래서 재차 물었다. "예천우와 무슨 관계이죠? 왜 그 녀석의 말에 따르는 거예요?"장진관이 잠시 망설이더니 입을 열었다. "양 회장님 때문입니다."'양 회장?'유은수가 얼빠진 얼굴로 장진관과 통화를 하는 휴대폰을 쳐다보았다.임완유는 장진관이 집안사람들에게 예의를 갖추는 이유가 양 회장 때문이었다고 여겼다.양 회장이 예천우를 자신의 사위처럼 대하고 있기에 장진관은 양 회장의 체면을 생각해 임씨 가문을 봐준 것이라고 여겼다. "민폐를 끼쳤습니다.""대표님, 아닙니다, 앞으로 제가 필요한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말하세요." 장진관이 말했다."예, 감사합니다.""천만에요!"장진관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다행히 일을 그르치지 않고 사과도 제때에 해서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부하가 일을 이 지경으로 만든 것 때문에 그는 하마터면 경솔한 짓을 할 뻔했다. 앞으로 이런 자질구레한 짓을 해서는 안 된다.예천우의 요구이기도 했고 양 회장의 당부이기도 했다. 오늘 실수를 먼저 한 것은 상대지만, 협박은 그들이 했다.임완유가 휴대폰을 내려놓은 뒤 멍하게 있는 가
"뭐? 용등상회에 가입한 게 예천우 덕분이라고?""김혜정을 때리고 송강을 도망가게 한 장본인이 예천우라고?""장진관도?""예천우는 막 산골에서 내려온 가진 것 하나 없는 가난뱅이야. 그런 사람이 무슨 재주로 저렇게 대단한 일을 해내? 너 설마 예천우한테 가스라이팅 당한 거야? 세뇌당한 거야?""그런 거 아니야, 내가 알아낸 거야. 오늘 밤 있었던 일만 해도 봐." 임완유가 반문했다."예천우 정말 수상한 놈이구나."유은수는 예천우가 대단한 능력자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굳이 새로운 사윗감을 물색할 필요가 없을 것 같았다."누나 말이 맞아, 내가 전부터 그랬잖아. 매형 범상치 않은 사람이라고, 상상 이상의 인물이야." 임선호가 끼어들었다."선호야, 너 설마 무언가를 알고 있는 거야?"유은수는 그동안 자기 아들이 정신이 나갔다고 여겼다. 그러나 그가 말하고 있는 예천우의 정보가 전부 사실이었다.전처럼 더는 술주정도 부리지 않았고 상태도 많이 좋아져 일상생활에 아무런 지장이 없었다.아들의 말이 전부 진실일 수도 있을 거라는 기분이 들었다."그러니까..."임선호가 잠시 머뭇거렸다. "매형이 말하지 말라고 했는데... 하지만 매형 정말 대단한 사람이야, 무술만 잘하는 사람이 아니야.""그래, 네 말 믿을게."유은수는 자기가 그동안 사위를 어떻게 대했는지도 까먹었는지 활기찬 목소리로 말했다. "완유야, 내일 천우보고 집에 들러서 밥 먹고 가라고 해.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잖아, 한 번 모여야지.""오늘 오전에도 만났잖아." 오전에 예천우와 함께 집에 와 공손진과 만났었다."밥도 안 먹었는데, 그게 만난 거니? 얼른 전화나 해.""그래."임완유는 어쩔 수 없이 알겠다고 했다. 유은수가 예천우에 관한 호감이 상승한 것 같아 임완유는 마음이 한결 편안했다. 유은수는 이전에 예천우를 너무 천대했다."얼른 전화하라니까." 유은수가 재촉했다."잠깐 기다려 봐."임완유는 생각 정리를 좀 하려고 했다."뭘 기다려, 더 기다렸다가 버스 놓친다."임
딸이 예천우를 초대하는 것을 직접 보고 난 뒤에야 유은수는 만족스러운 얼굴로 임완유를 돌려보냈다.늦게 귀가한 임강은 일련의 사건들을 듣고 넋이 나갔다. 그 역시 예천우가 이렇게 대단한 사람인 줄 몰랐다. 그제야 예천우가 그간 했던 행동이 왜 그리 대담했는지 이해가 되었다.내일 어떻게든 예천우와의 갈등을 잘 해소시켜야 했다.다음날 오전 11시가 되었지만 예천우는 나타나지 않았다.마음이 조급해진 유은수가 임완유에게 황급히 말했다. "완유야, 예천우가 왜 아직도 오지 않는 거니? 얼른 전화해서 어디까지 왔는지 물어봐."임완유는 자신의 엄마가 정말 속물처럼 느껴졌다.전에는 예천우를 어떻게든 쫓아내지 못해서 안달이 났던 엄마가 그의 정체를 안 뒤에는 어떻게든 잘 보이려 애썼기 때문이다.하지만 바로 이때, 입구를 지켜보던 가정부가 들어와 보고했다. "사모님, 예천우 씨께서 오셨습니다.""왔어? 잘됐구나!""그리고 예천우라니? 사위라고 해!"유은수가 가정부에게 핀잔을 줬다."예, 제가 잘못했습니다."가정부가 황급히 답했다.전에는 예천우의 모습만 보이면 당장 쫓아내라고 하던 그녀가 완전히 다른 태도로 예천우를 대하고 있었다.유은수가 입구로 걸어가며 소리쳤다. "완유야, 거기 서서 뭐하니? 당장 네 남편 맞이 안 하고?"임완유는 당황한 듯 자기 엄마를 쳐다보았다.유은수가 빠르게 입구로 가 예천우를 바라보았다.식사 초대를 받은 사람이 빈손으로 왔지만 유은수는 상관이 없었다.예천우가 와준 것으로 충분했다. 그녀가 열정적으로 예천우를 반겼다. "천우 왔구나, 밖에 더웠지? 얼른 들어와서 물 한 잔 마셔."예천우는 갑자기 자기를 반기는 유은수의 태도에 많이 당황했다. 그러나 돌이켜 생각해보면 이해가 되었다.십중팔구 어젯밤 일 때문에 그가 대단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어 태도가 변했을 것 같았다. 그러나 어젯밤 있었던 일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했던 예천우는 얼떨떨해서 어쩔 줄 몰랐다."멍 그만 때리고 얼른 들어와." 유은수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네, 맞습니다.”예천우의 질문에 양서은은 긴장한 듯 대답하며 덧붙였다.“장 대표님께서 중요한 일이 있으셔서 내일 회사에 가시면 직접 만나 뵐 겁니다.”말하면서도 그녀는 은근히 예천우를 힐끔거렸다. 예천우는 잘생긴 데다 어딘지 모를 묘한 기운이 있어 자신도 모르게 긴장하게 했다.“네, 알겠어요. 갑시다.”임완유는 태연하게 답했다. 낯선 곳에선 어려움이 있는 법이니 그녀는 이미 각오하고 있었다.그러자 예천우도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뒤따라 들어섰다.양서은은 분명 매력적인 외모를 가진 여자였다. 얼굴은 정교하게 생겼고 피부는 하얗고 고왔다. 특히 가느다란 긴 다리는 남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임완유와 비교하면 조금 부족해 보일지 몰라도 각자 나름의 매력이 있었고 모두 다른 방식으로 매력을 발산하는 법이었다.세 사람은 안으로 걸어 들어가 곧 엘리베이터 앞에 도착했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며 서 있는데 갑자기 뒤쪽에서 발걸음 소리가 요란하게 들렸다. 잠시 후 20명이 넘는 사람들이 엘리베이터 근처로 몰려들었다.더불어 검은 정장을 입은 보디가드 여섯 명이 잽싸게 손을 뻗어 예천우 일행을 밀어내며 소리쳤다.“비켜요! 어서 모두 비키세요!”예천우는 얼굴이 살짝 굳어지며 바로 화를 내려고 했다. 그러자 임완유가 그의 소매를 잡으며 말렸다. 천우의 신분상 이런 일 따위는 문제도 아니지만 그녀는 이런 작은 일로 그를 귀찮게 하고 싶지 않았다.양서은도 놀란 나머지 손에 들고 있던 스마트폰을 놓칠 뻔했다. 그녀는 방금 상사에게서 손님을 제대로 맞이했는가는 문자를 받고 있던 참이었다.그때 선글라스를 낀 보디가드들에게 둘러싸인 채 화려하게 등장한 젊은 남자가 그들의 시선을 끌었다. 그는 귀걸이를 하고 짙은 화장을 한 채 걸어왔고 그 뒤로는 수많은 팬이 따라붙어 있었다.팬들은 미친 듯이 소리를 질러댔고 특히 여성 팬들의 날카로운 고함은 귀를 찌를 듯했다.“우형 오빠!” “우형님, 사랑해요!” “우형님, 당신은 세상에서 가장 멋져요!”예천
“괜찮아, 신경 쓰지 마. 천우가 실력을 크게 향상한 걸 알게 되면 제일 먼저 나한테 알려줘. 그 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마.”“알겠습니다!”독고살은 바로 대답했다.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었기에 이내 사라졌다. 하지만 그가 몰랐던 것은 그의 뒤에 양박군의 모습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보통 상황이라면 독고살의 예민한 감각으로는 주변에 최고 수준의 종사자들 외에는 전혀 놓칠 수 없었을 것이다.하지만 예천우는 이미 차를 타고 떠난 뒤였고 독고살은 남을 신경 쓸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기에 마음을 놓았다.그러나 예기치 않게도 양박군이 실력을 크게 향상한 뒤에도 여전히 독고살에 대해 의구심을 품고 있었기에 고의로 숨어서 그의 행동을 살펴보았다.이 모습을 본 양파군은 살기를 뿜어냈다. 참지 않으면 아마 바로 폭로했을 것이다. 독고살이 떠난 후 그는 즉시 예천우에게 전화를 걸었다.예천우는 양박군의 말을 들은 후, 눈에 살기가 스쳤다. 그 안에 분명히 음모가 있었고 뒤에서 다른 세력이 혼란을 일으키고 있었다. 하지만 아직 그 세력이 누구인지는 알 수 없었기에 예천우는 양박군에게 계속해서 지켜보라고 했다.예천우는 별장에 돌아온 후 즉시 성사리를 다 흡수해 버린 사실을 남궁은서에게 전했다. 남궁은서는 잠시 멈칫했지만 별로 크게 생각하지 않았다. 결국 처음에 예천우가 스스로 많이 흡수했고 그 뒤로는 자신과 선우서림에게도 사용된 것이다. 남궁은서 뒤로도 선우서림이 종사의 경지로 돌파했다. 선우서림에게 있어 예천우의 위치는 다시 한번 높아졌다. 예천우가 원한다면 그의 곁에서 하녀를 한다 해도 기꺼이 하겠다고 생각했다.하지만 성사리가 모두 사용된 후에도 남궁은서는 예천우에게 성사리를 잘 보관하라고 했다. 비록 빛을 잃었지만 여전히 손상되지 않았기에 언젠가는 쓰일 가능성도 있었다.모든 일이 정리된 후, 예천우는 임완유와 함께 성도 동성으로 이동했다.거리가 그리 멀지 않기에 예천우는 직접 차를 몰고 갔다. 임완유의 요구에 따라 큰일을 벌이지 않기를 원했지만
양박군의 실력을 종사 절정에까지 끌어올리며 예천우가 일을 마친 후, 곧바로 별장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떠나기 전에 갑자기 독고살이 찾아왔다.예천우는 잠시 멈칫하며 물었다. “독고살, 무슨 일이야?”“네!”독고살은 이를 꽉 물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도련님, 사실 한 가지 일이 마음속에 계속 걸려 있었고 오늘까지도 괴로움을 더 이상 참을 수 없었습니다.”“무슨 일이냐? 말해라.”예천우는 속으로 안도하며 생각했다.‘내가 증거를 찾기 전에 독고살이 자진해서 고백했다면 아직 기회는 있을지도 몰라.’“사실 저는 줄곧 한 사람을 도와주고 있었고 도련님의 정보를 그에게 계속해서 전해주고 있었습니다.”“그게 누구야?”예천우는 무심하게 물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이미 어느 정도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저 독고살이 언제부터 그들을 위해 일하게 되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바로 용진성입니다. 용진성도 비룡위의 창시자이죠”독고살은 사실대로 말했다. ‘비룡위의 창시자라고? 예천우는 놀라며 생각했다. 비룡위는 긴 역사를 자랑하는 조직이었고 창설 당시 아마 용진성도 젊지 않았을 텐데 아직도 살아 있었단 말인가?’“용진성이 왜 이런 일을 시켰어?”예천우가 물었다. “그건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그럼 언제부터 용진성을 도와주기 시작했지? 왜 도와주게 된 거야?”예천우는 독고살이 자신을 처음 만났을 때는 분명 의도적으로 다가온 것 같지 않았기에 의문을 품었다.“도련님을 따르기 시작한 후 천도 용진성의 사람들이 저를 찾아왔어요. 그 사람들은 제 여동생이 그들의 손에 쥐고 있었고 제가 말을 듣지 않으면 제 동생이 비참하게 죽을 거라고 협박했어요.”“여동생이 있었어?”“네. 유일한 여동생입니다.”“알겠어. 네가 스스로 이런 모든 일을 자백한 걸 보니 나도 정말 어느 정도 안심이 돼.”예천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고 이어서 물었다.“그런데 천도 용진성의 실력이 어떠한지 알고 있어?”독고살은 잠시 망설이다가 대답
이 세상에서 육지 신선의 경지에 오른 자는 극히 드물었다. 적어도 예천우는 그런 경지에 도달한 사람을 들어본 적이 없었다.특히 용문에서 제공한 자료에도 그러한 기록은 없었고 예천우는 용문이 어떤 정보를 일부러 감춘 것이 아닐까 싶었다.그러나 예천우는 자신이 육지 신선의 경지에 도달한 경험과 성사리에서 확인한 것들로 미뤄 보아 과거 성종의 종주 중 다수가 이미 그 경지에 도달했음을 알 수 있었다.다른 이들도 그 경지에 도달하지 못할 이유가 없었다.그런 와중에 예천우가 양박군에게 가르쳐준 간단한 기법은 양박군에게 매우 쉬웠고 그는 이를 빠르게 익혔다.이후 예천우는 성종 대회에 대한 몇 가지 사항을 전달한 후 양박군과 함께 수련실을 나섰다.밖에서는 당만수가 두 사람을 기다리며 눈을 빛내고 있었다.예천우는 그의 모습을 보고 피식 웃으며 말했다.“당 장로님, 또 놀랐나 보군요.”“당연하지 않습니까! 도련님, 양박군한테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겁니까?”당만수는 도저히 참지 못하고 물었다. 그는 먼저 양박군을 세심히 살펴보았지만 종사 절정에 이른 자신의 경지로도 양박군의 실력을 전혀 간파할 수 없었다.예전엔 양박군이 종사 후급에 머물러 있다는 것을 정확히 알 수 있었는데 지금은 한눈에 파악할 수 없는 상태였다.“무슨 일이긴요. 그냥 실력이 조금 상승했을 뿐입니다. 다만 당 장로님께서는 이 사실은 비밀로 해 주시길 바랍니다.”양박군은 담담하게 말했다.“실력이 향상됐다고요? 당연히 알죠! 하지만 도대체 얼마나 향상한 건지 알려 주세요.”당만수가 재촉하듯 물었다.양박군은 답을 주저하며 난감해했지만 예천우는 시원하게 웃으며 말했다.“당 장로님은 우리 사람이니 비밀로 하지 않을게요. 박군의 현재 실력은... 간단히 말해 세 번의 공격이면 장로님을 이길 수 있는 정도죠.”“뭐라고요!”당만수는 그 자리에서 충격에 휩싸여 멍해졌다.만약 다른 사람이 이런 말을 했다면 절대 믿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말한 사람이 예천우라면 다를 수밖에 없었다.이 모든
예천우는 양박군이 성사리의 힘을 흡수할 수 있는 것을 확인하자마자 아낌없이 황제심경을 이용해 성사리의 힘을 전환해서 그의 몸에 계속 흘려보냈다.한 시간 넘게 흐르자 성사리의 빛은 점차 희미해졌고 마침내 완전히 소멸했다.예천우는 피식 웃으며 속으로 감탄했다.‘이 녀석은 정말 괴물 같은 녀석이군. 나보다도 더 신비로운 재능을 가졌어.’예천우는 수년의 수련 끝에 종사 절정에 도달했지만 양박군은 그 단계를 이미 초월하고 있었다. 이제는 육지 신선 경지로의 돌파를 목전에 둔 상태였다.그러나 이번 경험은 예천우에게도 놀라운 변화를 불러왔다. 그의 진기는 이전보다 훨씬 더 응축되고 강력해졌으며 정신력 또한 한층 더 단단해지고 강렬해졌다.하지만 그와 동시에 그는 애매한 억압감을 느꼈다. 마치 어떤 보이지 않는 힘이 자신의 힘이 더 이상 성장하지 못하도록 막고 있는 듯했다.예천우는 성사리를 흡수하는 동안 이 느낌을 처음 느꼈지만 지금은 더욱 뚜렷했다.‘혹시 이 세계의 한계에 도달한 것일까? 이곳에서는 더 이상 성장할 수 없다는 뜻인가? 어쩌면 정말로 그럴 수 있어.’예천우는 자신이 이미 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경지인 육지 신선의 문턱에 있는 만큼 더 이상 새로운 경지를 기대하기 어려울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그때, 양박군이 마침내 눈을 떴다. 그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운은 충천하듯 솟구쳤다.밖에서 이를 감지한 당만수는 깜짝 놀랐다.‘이 기운은 도련님의 것인가? 아니야. 이건 분명히 양박군의 기운인데... 설마 양박군이 정말 이렇게 강해진 거야?’당만수는 이미 종사 절정에 도달한 자신이 양박군의 기운 앞에서 완전히 상대가 되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도대체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진 거야.’밖에서 홀로 너무 오랜 시간 동안 기다린 당만수는 원래 좀 답답했지만 그래도 예천우와 양바군의 수련에 피해가 생길까 봐 줄곧 문을 지키고 있었다.그런 도중에 이런 기운을 느낀 당만수는 정말 궁금해서 당장이라도 들어가서 양박군에게 무슨 일인지 묻고 싶었다.
“당 장로님, 고생이 많으십니다. 저희가 나올 때까지 절대 누구도 들어오지 못하게 해주세요.”예천우는 자신이 방해받는 건 상관없지만 양박군이 방해받으면 그의 수련, 특히 영혼의 수련에 영향을 줄 수 있었다.“알겠습니다.”당만수가 고개를 끄덕였다.예천우는 수련실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주저하지 않고 양박군을 향해 말했다.“박군아, 잠시 후 모든 방어를 풀고 내 진기와 정신력이 네 몸으로 들어오는 걸 막지 마. 네 체질을 단련하고 강화해 줄 거야. 얼마나 강해질 수 있을지는 네 인내력에 달렸으니 나를 실망하게 하지 마.” 그러자 양박군은 순간 멈칫하며 물었다. “도련님, 혹시 이게 도련님의 진기를 소모하는 건 아니겠죠?”“걱정하지 마. 소모하는 만큼 난 금방 회복할 수 있으니까.”예천우는 당연히 자신에게는 손해가 없다고 말하지 않았다.“만약 도련님의 진기 소모가 크다면 저는 괜찮습니다. 성종 대회가 얼마 남지 않았으니까요.”양박군은 감동했지만 예천우를 위해 거절하려 했다.“그래서 너의 실력을 끌어올리려는 거야. 성종 대회에 네가 나설 기회가 올 수도 있어.”예천우는 어머니의 조언대로 자신의 실력을 숨기고 사람들의 시선을 피하며 이득을 취하는 전략을 택했다. 실력을 숨기면 오히려 그가 용도로 가는 계획이 더 순리로울 수 있을 것이다.성종의 일만 잘 마무리되면 예천우는 바로 용도로 갈 계획이었다.어찌 됐든 할아버지 때문에 예천우는 예씨 가문을 내버려둘 수 없었다.양박군은 예천우의 말을 듣고 큰 충격을 받았다. 절정의 실력을 지닌 무인을 상대하려면 자신도 한참 부족했는데 도련님이 이렇게 힘을 쏟아 자신을 강화하려 한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도련님도 엄청나게 큰 대가를 치르실 것 같은데. 나를 위해 이 정도까지 해주신다니. 정말 고마워.’“됐어. 다른 생각하지 말고 여기 앉아. 저항하지 말고 내 힘이 네 몸 안으로 자유롭게 들어가도록 해. 정신력도 말이야.”완전히 믿는 사람이 아니라면 절대 완전히 저항하지 않았을 것이다. 만약 나쁜 마
예천우는 이번에 꽤 오랜 시간 동안 폐관 수련에 몰두했다. 그러는 사이 절정종에서 초대한 성종 대회의 시간이 점점 다가오고 있었다.임완유는 성도로 출발할 준비를 마쳤지만 예천우가 폐관 중이어서 어제 떠나지 못했다. 예천우는 이를 알고는 바로 내일 함께 출발하자고 그녀와 약속했다. 마침 성종 본부가 동성시 근처에 있어 임완유의 성도 출근을 겸해 함께 움직이기로 했다.예천우는 남궁은서에게 부탁해 임완유가 회사에 도착했을 때 괜히 아래 직원들이 그녀를 의도적으로 괴롭히는 일이 없도록 조치해달라고 당부했다.남궁은서는 흔쾌히 이를 받아들이며 즉각 행동에 나섰다. 그녀는 회사의 고위 관리자들에게 직접 경고하며 임완유가 불편을 느끼게 할 경우 무조건 책임을 묻겠다고 엄중히 알렸다.다음 날 떠날 준비를 마친 예천우는 자신이 없는 동안 필요한 일들을 정리해 둔 뒤 양박군을 찾아갔다.양박군은 예천우를 다시 만나자 그가 예전보다 더 평범해 보였다고 느꼈지만 직감적으로 예천우가 한층 더 비범해졌음을 깨달았다.반면 당만수는 예천우의 변화를 정확히 감지하지 못했지만 감탄을 멈추지 않았다.“도련님, 매번 도련님의 실력을 보고 놀랍다고 생각했는데 매번 더 놀라운 모습을 보여주네요.”예천우는 웃으며 말했다.“당 장로님, 과찬입니다.”‘아마도 지금 나의 진짜 실력을 알게 되면 더 놀라실지도 모르겠네요.’당만수는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도련님과 양박군 같은 강자들과 함께 있으니 자신이 초라하게 느껴집니다.”예천우는 웃으며 말했다.“당 장로님도 종사 절정의 경지에 도달하셨잖아요. 그건 엄청난 성취입니다.”당만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맞아요. 사실 공자님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혼자 노력했더라면 몇 년이 걸릴지 몰랐을 겁니다.”그때 예천우는 옆에서 조용히 있던 독고살을 눈여겨보며 물었다.“독고살, 무슨 일이 있어? 표정이 조금 어두운 것 같은데.”경지를 돌파해서 그런지 예천우는 자신의 정신력이 크게 제고된 걸 느꼈다. 엄청나게 예민해진 감각 때
비록 예천우가 방금 육지 신선의 경지에 진입했을 뿐이지만 그의 기반과 잠재력은 다른 사람들과는 비교할 수 없었다. 초입 단계라고 해도 그의 힘과 내공은 이미 왕자 같은 존재감을 자아내고 있었다.육지 신선의 경지는 하, 중, 후급으로 나뉘지 않는다. 대신 각자의 내공과 저축된 경험만으로 강약이 판가름 난다. 그런데도 성사리는 여전히 강력한 에너지를 발산하고 있었다. 예천우는 성사리 안에 여전히 많은 힘이 남아 있음을 감지했고 이전 성종의 여러 대 종주 중 상당수가 육지 신선의 경지에 도달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잠시 고민하던 그는 성사리의 에너지를 다시 흡수해 보기로 했다. 다행히 이번에도 에너지가 그의 몸으로 흘러들어왔다. 강력한 에너지가 끝없이 체내로 밀려들었고 마침내 그는 흡수를 멈추기로 했다. 더 이상 큰 효과가 없다고 느껴졌기 때문이었다.그러자 성사리의 빛은 서서히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예천우는 문득 떠올랐다. ‘성마결의 심법을 사용해 성사리의 에너지를 어머니의 체내로 전환해 주면 엄마도 육지 신선의 경지로 돌파할 수 있지 않을까?’그는 바로 행동에 나섰다.잠시 후, 예천우는 수련실에서 나와 어머니를 찾았다.“천우야, 어때?”남궁은서는 긴장된 얼굴로 물었다. 그녀의 목소리에는 약간의 떨림이 담겨 있었다.조금 전 수련실에서 느껴진 강력한 기운은 그녀에게 아들이 해냈다는 확신을 심어주었다.예천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 지었다.“성공했어요.”“정말이니? 너무 잘했어!”남궁은서는 감격스러워하며 아들을 끌어안았다.“여보, 봤어? 우리 아들이 해냈어. 천우가 해냈다고!”예천우는 어머니를 안으며 차분히 말했다.“어머니, 걱정하지 마세요. 아버지를 죽음으로 몰고 간 자들 그 누구도 용서하지 않을 겁니다.”그의 눈빛에는 차가운 빛이 깃들어 있었다.남궁은서는 아들의 결심에 고개를 끄덕였다.예천우는 곧이어 성사리의 힘을 어머니에게 전달하는 방안을 설명했다. 남궁은서는 그의 아이디어에 잠시 놀랐지만 아들을 믿고 시도해 보기로 했다
시간이 촉박했던 예천우는 임완유에게 자신이 곧 폐관 수련에 들어갈 것이라고 설명한 뒤 모든 준비를 마치고 본격적으로 수련에 돌입했다.예천우는 먼저 성마결을 정밀히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이미 수라심경을 수련했고 타고난 천재성과 기억력을 갖춘 그는 별다른 어려움 없이 성마결의 핵심 원리를 빠르게 파악했다. 이후 그는 수련에 들어갔다.우선 수라심경의 미완성된 부분을 성마결로 보완하면서 자신의 기존 실력을 강화했다. 이어서 영혼과 정신력에 집중해 수련했고 예천우의 수련 속도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빨랐다.모든 준비를 마친 예천우는 성사리를 꺼내 성마결 심법을 사용해 흡수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성사리를 작동하자마자 엄청난 에너지의 흐름이 폭발하듯 그의 몸으로 밀려들었다.그 에너지는 마치 그의 몸을 금세라도 폭발시킬 듯 강력했다. 예천우는 깜짝 놀라 서둘러 성마결 심법을 전개하며 에너지를 흡수하고 전환하기 시작했다. 진기가 끊임없이 그의 몸으로 흘러들어와 그의 육체와 정신을 에워쌌다.시간은 몇 시간 동안이나 흘렀고 그는 자신의 체내에 진기가 한계점까지 도달했음을 느꼈다. 그러나 그럼에도 그는 여전히 돌파하지 못했다.문득 그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황제심경 심법을 활용해 흡수한 진기를 새로운 방식으로 전환하고 융합해 보기로 했다. 그는 이 방식을 사용해 몇 시간 동안 수련에 더 집중했다.결국 그의 노력은 결실을 보았다. 체내 모든 진기가 혼돈과도 같은 새로운 형태로 융합되었다.그리고 그 순간 굉음이 터졌다.“쾅!”예천우는 자신의 정신이 일순간 돌파되는 느낌을 받았다. 마치 온 세상이 그의 뇌리에 펼쳐져 전부 투영된 것 같았다. 그는 움직이지 않아도 주변 모든 것을 감지할 수 있었다. 그의 정신력이 몸 밖으로 점점 확장되며 그 범위는 계속 넓어졌다. 마침내 그는 자신이 거의 모든 것을 꿰뚫어 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밖에서 기다리던 남궁은서는 이 모든 것을 느꼈다. 마치 누군가 자신을 관찰하고 있는 듯한 강렬한 시선을 감지하자 그녀는 문득 멈춰 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