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309화

작가: 종이워치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10-29 19:42:56
예천우는 대답 대신 질문을 했다. "내가 이 회사 직원 모두를 조사했다면, 믿을래?"

"당신 생각은 어떤데? 내가 그걸 믿을 것 같아?"

임완유가 예천우를 흘겨보더니 말했다. "쓸데없는 말 그만하고 얼른 대답해. 나 진지해."

"그래."

"마침내 친구 중에 전휘성을 아는 친구가 있더라고."

"그래서 승진 한 번 해보려고 얻은 정보를 이용했지."

예천우는 어쩔 수 없이 거짓 이유를 꾸몄다.

"그랬구나. 정말 운 좋은 것 같네. 어쩜 이렇게 귀인들의 도움만 받는지."

"그러니까. 하지만 나한테 제일 중요한 귀인은 당신이야. 당신 덕분에 이렇게 취직하고 편안하게 사는 거잖아." 예천우가 장난스레 말했다.

임완유가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알면 됐어. 회사 일 제대로 해, 사고 치지 말고."

"그럴게."

"할 일도 없는 것 같은데, 나 집까지 데려다 줘." 임완유가 말했다.

"운전하고 가도 되잖아." 예천우는 사실 진가인을 만나 요즘 어떻게 지내는지 물어보려던 참이었다.

"데려다 주기 싫어?" 임완유는 살짝 화가 나 있었다.

"아니야!"

"차가 고장 났어." 임완유는 말을 하면서 예천우의 차에 올라탔다.

예천우는 어쩔 수 없이 차에 올라타 시동을 걸었다.

유은수가 전화를 걸어왔다. "완유야, 무슨 일 생겼어? 왜 아직도 안 오는 거니?"

"무슨 일인데 이렇게 다급해?" 임완유가 퉁명스럽게 말했다.

"급한 일이니 얼른 와." 유은수는 소파에 단정히 앉아있는 남자를 바라보았다.

공손 가문의 공손진이 와있었다. 소정이 몰래 소개하지 않았더라면 이렇게 우수한 남자가 있다는 걸 모를뻔했다.

임완유가 전화를 끊자, 예천우가 물었다.

"집에 무슨 일 있어?"

"몰라!"

임완유가 고개를 저었다.

예천우는 속도를 올렸고 두 사람은 곧 별장 입구에 도착했다. 집에 무슨 안 좋은 일이 생겼을 가봐 예천우도 같이 내렸다.

유은수는 공손진의 심기를 건드렸을까 봐 노심초사해서 임완유가 오길 기다렸다. 그녀는 수시로 문을 확인하며 딸을 기다렸다.

때마침 임완유가 집안에 들어서자, 유은수가 기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 용왕 귀환   제310화

    "몰라서 묻니? 당연히 너한테 공손진 도련님처럼 훌륭한 남자를 소개해주려고 불렀지. 예천우 같은 녀석과 살면 반드시 후회할 거야."유은수가 노발대발했다.'어쩐지, 이 사람 내쫓으려고 하더니...'임완유가 유은수를 나무랐다. "엄마, 내가 언제 해달라고 했어? 전에도 말했지만, 아직 그런 고민을 할 때가 아니야.""네 나이가 몇인데, 곧 있으면 서른이야."유은수가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오늘 도련님 진심으로 대해, 안 그럼 여기서 혀 깨물고 죽어버릴 거야. 너도 도련님이 얼마나 훌륭한 사람인지 곧 알게 될 거야."임완유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나중에 얘기해."유은수는 예천우를 자기 뜻대로 할 수 없게 되자 낮은 목소리로 경고했다. "넌 이따가 완유 경호원이라고 소개해. 안 그럼 가만히 안 있을 거야."예천우가 싱긋 웃더니 말했다. "언제는 저한테 예의를 갖췄었나요?"그는 이 말을 남기고 홀연히 안으로 들어갔다. 그녀의 뜻대로 움직이지 않겠다는 뜻이다.유은수는 예천우의 행동에 화가 났지만, 딱히 좋은 방법이 떠오르지 않아 황급히 따라갔다."공손 도련님?"임완유가 남자에게 다가가 입을 열자, 앉아있던 남자가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봤다. 허공에서 부딪친 두 사람은 단번에 서로 알아봤다."대표님이세요?"공송진이 미소를 지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기품 넘치는 우아한 기색은 그가 얼마나 점잖은 사람인지 제대로 보여줬다.유은수는 이 광경에 희색을 띠며 황급히 말했다. "두 사람 아는 사이야?""응!"임완유가 고개를 끄덕였다. "전에 날 크게 도와주신 분이야.""정말? 이런 인연이 다 있고... 두 사람을 하늘이 이어주나 봐." 유은수가 희색을 띠었다.임완유는 오바를 하는 유은수에게 그만하라는 눈총을 줬다. "엄마, 진정해! 도련님 앞에서 창피하게 왜 이래.""내 말이 틀렸니? 도련님이 워낙 출중한 분이고, 내 딸은 어디 내놓아도 부족하지 않잖아. 천해시에서 가장 유명한 미녀 대표를 쫓아다니는 남자만 해도 한 트럭이야." 유은수가

  • 용왕 귀환   제311화

    유은수는 둘이 서로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하자 속으로 무척 기뻐했다. 이때 예천우가 다가오자 그녀는 냉큼 예천우를 잡고 한쪽으로 끌고 갔다.예천우는 너무 꽉 잡혀있어서 팔을 빼기 불편했다. 힘을 주면 유은수가 바닥에 드러누워버리기라도 하면 자신마저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 그리고 유은수의 성격에 이런 일은 못할 것도 없었다.“예천우, 봤지? 공손 도련님 같은 엘리트만이 우리 완유에게 딱 맞는 신랑감이야. 너 같은 사람은 바라볼 자격도 안 돼.”유은수가 쌀쌀맞게 말했다.예천우는 화내지 않고 담담하게 말했다.“보름 전에도 저한테 유걸을 이렇게 소개했었죠. 유걸은요, 지금 어디에 있나요?”이 말에 유은수는 대뜸 성을 내며 말했다.“유걸 그건 하도 감쪽같이 위장해서 그렇지, 아니면 내가 진작에 알아봤을 거야.”“그럼 저 공손 도련님은 위장한 게 아니란 걸 어떻게 알아요?”예천우가 되물었다. 그가 자료를 잘못 기억한 게 아니라면 공손 가문은 집안 내력이 별로 좋지 않다. “당연히 아니지, 공손 도련님은 딱 봐도 기풍이 위엄있지 않니. 참 싹싹하고 부드러운 사람이야.”“유걸은 안 그랬나요?”예천우가 또 되물었다.“너... 너, 유걸 유걸 좀 그만하지 못해?”유은수가 성을 냈다.“알겠어요. 그럼 당신도 공손 도련님 칭찬 그만하세요.”“하이고, 자기도 공손진보다 못한 걸 알고 열등감 느끼나 보네. 그러니까 내가 공손진을 칭찬하는데 말끝마다 꼬투리 잡는 거 아냐?”예천우는 너무 한심해서 대꾸했다. “꼬투리 잡는 사람이 도대체 누구인데요?”“아주머니, 나이로 따지면 아주머니뻘이니 이렇게 불러드리죠. 알아두세요, 아주머니 딸이 누구랑 결혼하는지는, 다른 사람이 아닌 당사자가 결정하는 겁니다.”“그러니 저한테 시간 낭비할 것 없습니다.”예천우는 이 말을 내뱉고는 곁을 지나갔다. 그가 아무리 마음이 너그럽다 한들 자신이 좋아하는 여자가 공손진과 희희낙락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보고 좋아할 리가 없었다.그는 자리로 돌아가서 공손진이 어떻게 보든 상관

  • 용왕 귀환   제312화

    ‘이 녀석이 남자구실을 못하는구먼.’‘이렇게 눈부신 절세미인을 아내로 두고 품어보지도 못했다니.’‘참 지질한 놈이야.’‘이런 지질한 놈과 경쟁하면 너무 체면이 안 서는데?’‘그래도 어쩌겠어, 여신을 위해서라면 내가 나서서 이 지질한 놈 좀 치워야지 뭐.’하지만 여신 앞이라 매너는 지켜야 했다. 공손진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렇군요. 예천우 씨가 임 대표님처럼 훌륭하고 완벽한 여자를 포기하다니 너무 놀랍네요.”“그쪽에서 아쉬워서 포기하겠어요? 우리 쪽에서 버리는 거죠. 저런 꼴로 우리 완유의 짝으로 가당키나 해요? 공손 도련님 같은 훌륭한 청년이라야 우리 완유와 운명의 한 쌍이지요.”유은수가 냉큼 말했다.“그런가요? 유걸과 운명의 한 쌍이 아니었어요?”예천우가 담담한 미소를 짓더니 되물었다.또 유걸, 유은수는 그 자리에서 펄쩍 뛸 뻔했다.“유걸은 또 누굽니까?”공손진이 궁금해서 물었다.그의 물음에 유은수가 급히 둘러댔다.“아, 그게... 예전에 완유를 쫓아다니던 청년이에요. 근데 신경 쓸 거 없어요. 완유는 거들떠보지도 않았으니까요.”말하고 나서 그녀는 매서운 눈초리로 예천우를 째려봤다. 더는 말하지 말라는 경고의 눈빛이었다.이번에 예천우는 말하기도 귀찮아서 더 말하지 않았다.공손진은 머리를 끄덕이더니 웃으며 말했다.“임 대표님이 훌륭하니 우수한 총각들이 떼를 지어 따라다니는 것도 정상이지요.”“그럼요, 그럼요.”유은수가 맞장구를 쳤다.“엄마, 가서 일 봐. 응?”엄마가 자리에 앉아계시면 자신을 시집보내는 것만이 엄마의 사명인 듯 계속 자신의 칭찬을 할 것이다. ‘엄마는 나를 무엇으로 생각할까, 사고 팔 수 있는 물건?’“그래그래, 둘이서 이야기 나누고 있어. 예천우, 우린 저쪽에 가자. 방해하지 말고.”유은수는 말을 하면서 예천우를 잡아당겼다.예천우는 그녀에게 끌려 일어나느니 차라리 절로 일어서서 자리를 떴다. 다만 유은수와 같이 있고 싶지 않은 그는 혼자 밖에 나가 차에 탔다.20분이 채 되지 않아 임완

  • 용왕 귀환   제313화

    “방금 전까지만 해도 기분 좋아 보이더니 갑자기 안색이 안 좋네?”예천우의 눈은 참 예리했다. 한눈에 임완유 표정의 변화를 캐치했다.“너랑 뭔 상관이야!”임완유가 쏘아붙였다. 이 남자는 이혼에 대해 전혀 신경 쓰지 않는 것 같다.“우린 부부잖아. 어떻게 나랑 상관이 없어?”“누가 그래? 잊지 마. 이혼 날짜가 코앞이야. 그때가 되면 우린 남남이야.”“벌써? 이렇게 빨리? 이혼 안 하면 안 돼?”예천우가 물었다. 그는 오늘 임완유가 하는 짓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특히 공손진한테 자신을 소개할 때 너무 흡족스러웠다. 임완유는 이 말을 듣고 왠지 흐뭇해났다. 입꼬리도 말을 듣지 않고 자꾸 올라갔다. 하지만 입으로는 쌀쌀맞게 쏘아붙였다. “흥, 꿈 깨.”“꿈이라도 꿔야지. 아니면 무슨 낙으로 살아?”“됐어. 그건 그때 가서 다시 얘기해. 우리 먼저 어디 가서 밥이나 먹자.”톡톡 쏘는 말투였지만 임완유도 이혼하기 싫다는 뜻이 분명했다. 예천우는 기분이 더욱이 좋아져서 웃으며 말했다.“그래. 내가 아는 맛집 있어. 맛이 정말 끝내줘. 거기 가자.”그는 말을 끝내고는 시동을 걸어 출발했다.오늘 임완유의 태도를 보아 그녀는 자신과 갈라서는 걸 원치 않는 것이 분명했다. 다만 마음속으로 여전히 갈등되는 것 같았다.그의 생각이 맞는다면 아마 어려서부터 형성된 뿌리 깊은 사상이 그녀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일 것이다.하지만 예천우는 여전히 자신의 능력을 전부 밝힐 생각은 없었다.가장 좋기로는 임완유가 갈등을 헤쳐 나오는 것이다.나오지 못한다면 그런 여자는 그도 원하지 않는다.한참 달려서 둘은 식당 앞에 도착했다. 막 안으로 들어가려는데 갑자기 약간 들떠있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예 도련님, 안녕하십니까. 여기서 뵙게 될 줄이야.”예천우는 살짝 놀랐다. 그는 목소리를 듣고 이미 누구인지 맞췄다. 고개를 돌려보니 역시 송강이었다. 지난번 양대복의 집에서 본 이후로, 송강은 줄곧 예천우에게 접근할 기회를 찾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었다. 그러다

  • 용왕 귀환   제314화

    “뭘 뻔한 걸 물어? 식당에 당연히 밥 먹으러 왔지.”예천우가 냉담하게 대답했다. “네, 그렇죠. 자, 안으로 들어가시죠. 오늘 맘껏 시키세요. 제가 계산하겠습니다.”예 도련님이 여자랑 식사하는데 끼는 건 아닌 듯 싶었다.사실 그는 지금 얼마나 예천우에게 접근해서 많은 얘기를 나누며 친분을 쌓고 싶은지 모른다. 이것도 아버지가 자신에게 당부하신 일이다.어떻게든 예천우에게 접근해야 한다.생각해 보면 양 회장도 공손하게 대할 수 있는 존재이니 얼마나 공포스러울까.사실 송강뿐이 아니라 소문하도 계속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송강은 이 말을 하고는 재빨리 자리를 떴다. 다음 기회를 노릴 수밖에.예천우는 머리를 저었다. 더 이상 상대하기 귀찮아서 임완유를 데리고 안으로 들어가서 앉았다.아직 주문도 전에 임완유가 참지 못하고 물었다. “예천우, 송강 그 송 씨 큰 도련님이 웬일로 너한테 이렇게 예의를 차리지?”그녀는 실로 너무 궁금했다.예천우가 웃더니 말했다.“급해 마. 먼저 뭐 좀 시키자.”임완유는 뭐라고 대꾸하고 싶었지만 그래도 꾹 참고 음식을 주문했다. 그러고 나서 바로 또 물었다. “이젠 됐지? 빨리 말해 줘.”“진실을 들을래? 아님 거짓을 들을래?”예천우가 물었다.“장난해? 당연히 진실이지.”“그렇다면... 그건 내 실력이 너무 끔찍해서야. 걔 처음엔 날 두려워했어. 그다음엔 나랑 편먹으려고 나한테 알랑거리는 거야.”예천우가 설명했다.“너 거짓말이라도 좀 그럴듯하게 못해?”임완유가 그를 째려보며 말했다.“음... 알았어. 사실은 카드 한 장 때문이야.”“카드?”“응. 바로 이 카드.”예천우는 바로 용등 블랙카드를 꺼내 임완유 앞에 놓았다.임완유는 멍하니 카드를 바라봤다. 어쩐지 눈에 익었다.‘지난번에 예천우가 말했었지. 양 회장이 준 용등 블랙카드라고 했던 것 같은데’그녀는 용등 블랙카드 실물은 본 적이 없지만 들어는 봤다. 총 3장뿐인 데다가 그 중 한 장은 양회장 손에 있다고 들었던 것 같다.‘그런 카드

  • 용왕 귀환   제315화

    “응, 불러와. 내가 직접 물어봐야겠어. 근데 내가 물어볼 때 너 눈치 주거나 하면 안 돼.” 임완유는 참으로 똑똑했다. “걱정 마. 안 그래.”예천우가 고개를 드니 먼 곳에서 계속 자신을 쳐다보는 송강이 보였다. 예천우는 내키지 않는대로 손을 흔들었으나 입은 열지도 않았다. 그런데도 송강이 보더니 바로 쪼르르 달려왔다. 송강 옆에 있던 여인도 그의 이런 모습에 놀라며 송 도련님이 다른 사람으로 바뀐 게 아닌가 하고 의심했다. 그게 아니라면 그가 어떻게 누군가에게 이렇게 정성스러울 수가 있단 말인가.이건 참 불가사의한 일이다. “예 도련님, 무슨 일이십니까?”송강이 알랑거리며 물었다. 송강이 굽실거리는 모습을 보고 임완유는 한심해났다. 이 사람이 예전에 그 난폭하던 송 씨 가문 큰 도련님이 맞나 싶었다. 지금은 마치 주인의 손길을 바라는 고양이와도 같았다. “별일은 아니고, 우리 집사람이 뭐 좀 물어보고 싶대. 우리 처음 충돌이 있었을 때 말이야. 그때 왜 도망갔지?”예천우는 뜸 들이지 않고 바로 물었다. 송강이 듣더니 놀라 자빠질 뻔 했다. “부담 갖지 마. 따지려는 게 아니고 우리 집사람이 그날 상황을 제대로 알고 싶사해서 그래.”“아, 그렇군요. 사실대로 말씀드려요?”“그럼. 당연히 사실대로 말해야지.”예천우가 한심한 듯 말했다.긍정적인 답을 듣자 송강은 시름이 놓였다. 임완유는 두 사람의 대화를 유심히 지켜보았다. 둘이 짠 것이 아님을 확인 후 물었다. “송 도련님......”송강이 듣더니 손사래를 쳤다. “형수님 저를 그냥 송강이라고 불러주세요. 도련님이라 부르면 제가 너무 송구스럽습니다.”“됐어, 묻는 말에 대답만 하면 돼. 호칭은 상관하지 말고.”예천우는 어이가 없었다. 이 녀석이 더 지껄이다가는 무슨 말을 할 지 모른다.“송 도련님, 제가 알고 싶은 건, 지난번 상점에서 왜 갑자기 나갔어요? 누군가의 전화를 받은 건가요?”임완유가 물었다. 송강은 어리둥절해졌다. ‘전화?’그는 예천우를 흘깃 쳐다봤

  • 용왕 귀환   제316화

    상대방이 이렇듯 깍듯이 물어보는 말에 잘 답해주니 예천우는 자신도 너무 야박하게 굴지 말자 하고 대충 한 마디 보탰다. 어차피 그에게는 사소한 일이다.“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예 도련님!”단 한 번의 기회라도 송강은 감지덕지했다. 자리로 돌아가는데 너무 흥분되어 다리마저 떨렸다. 그동안 공을 들인 게 바로 이날을 위해서였다. 이건 자신에게 보험을 들어놓은 셈이다.임완유는 고개를 저으며 송강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그가 멀리 가자 한숨 쉬며 예천우를 나무랐다. “너 이렇게 덜컥 약속해버리면 어떡해. 혹시 정말 큰일이 생겨서 널 찾아오면, 그때에는 어떡하려고?”“찾아오면 도와서 해결하면 되지. 방금 봤지? 태도가 너무 좋잖아.”예천우가 대답했다. “해결? 뭘로 해결할 건데? 넌 네가 양 회장님이랑 같은 급이라도 되는 줄 알아? 양 회장님이 왜 너한테 카드를 줬는지는 모르겠는데, 카드가 있다고 해서 너한테 양 회장님의 실력이 생긴 건 아니잖아.”송 씨 가문의 세력은 말할 것도 없이 강하다. 송강이 해결할 수 없는 일이라면 그건 정말 큰 골칫덩이일 것이다. 양 회장님이라면 몰라도 예천우가 그걸 어떻게 해결한다는 말인가.“음... 네 말도 맞는 것 같아.”예천우는 더 반박하기도 좀 그래서 수긍하는 척했다.“흥, 당연히 맞는 말이지. 넌 허풍 떠는 게 버릇이 됐어. 적당히를 몰라.”임완유는 나무람하고 나서 자신이 예전에 예천우의 말을 믿지 않았던 것이 생각나서 말했다.“근데... 예전에는 미안했어. 널 오해했어. 난 줄곧 유걸이 도와준 걸로 알고 있었어.”“그리고, 네가 용등 블랙카드를 꺼내들어도 난 계속 진짜라고 믿지 않았어.”지금은 상가의 검증 없이도 그녀는 이미 이것이 바로 전설의 용등 블랙카드라는 것을 굳게 믿고 있었다. “괜찮아. 그런 상황에서 네가 믿지 못할 만도 하지.”예천우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 “응, 근데 앞으로는 너 용등 블랙카드를 들고 뻥치는 거 되도록 자제해. 아니면 언젠가는 큰코다쳐.”임완유가 관심 어린 말투로

  • 용왕 귀환   제317화

    요근래 양체은이 예천우를 찾지 않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예천우가 어떤 사람인가. 동생같은 여자애들과 놀아줄 시간이 없다. 예천우는 거절해버리든지, 아니면 아예 전화를 받지 않았다.양체은은 할 수없이 씩씩거리며 직접 예천우네 집으로 찾아가려고 했다.그런데 아직 가기도 전에 여기서 만나게 될 줄이야. 양체은은 뜻밖의 만남에 너무 기뻤다.“오, 너야?”더는 피할 수 없다는 걸 안 예천우는 억지로 웃으며 인사할 수밖에 없었다. 어찌 됐든 양체은이 평소 자신에게는 잘했으니... 그에게 일이 있으면 항상 나서서 도와줬다. “왜, 내가 반갑지 않아? 요즘 어디에 숨어있었어? 코빼기조차 못 봤잖아.”양체은은 다른 사람은 눈에 보이지도 않았다.“요즘 바빴어.”예천우가 건성으로 대답했다.“뭐가 그리 바쁘다고... 내일 저녁 반드시 나랑 만나.”양체은은 오늘 어떻게 해서라도 예천우와 내일 저녁 약속을 잡으려고 했다.임완유는 옆에 서서 둘이 웃으며 얘기하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내일 저녁 반드시 만나야 된다는 말이 그녀 귀에 거슬렸다. 그녀는 이 여자애가 예천우와 보통 사이가 아니라고 생각하던 참이었다.지난번 연회에서도 둘은 아주 친해보였다.그래서 임완유는 일부러 헛기침을 했다. 이걸로 자신의 주권을 선언한 셈이다.이때가 되어서야 양체은은 옆에 임완유가 있는 것을 보았다. 예천우도 눈치채고 급히 소개했다.“체은아, 소개할게. 이쪽은 우리 집사람 임완유야.”“알아. 임 씨 그룹 미녀 대표님.”양체은은 웃이며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양체은이라고 합니다.”양체은?임완유가 놀라며 물었다. “아가씨가 양 회장님 댁 따님이세요?”그녀는 양 회장의 보배 딸 양체은에 대해서 이름만 들어봤지, 실물을 본 적은 없었다. 이 이름을 듣고 방금 전 용등 블랙카드 일, 그리고 예천우가 양 회장의 딸을 치료해준 일이 겹쳐져, 그녀는 자연스럽게 양대복의 딸을 연결시키게 되었다. “네. 그런데요?”양체은이 어리둥절해서 물었다. 임완유는 듣고 나서 안색이

최신 챕터

  • 용왕 귀환   제984화

    임완유는 예천우 덕분에 완전히 달라진 동생을 보며 감동에 젖어 조용히 그에게 말했다.“천우야, 정말 고마워.”만약 예천우의 꾸짖음과 조언이 없었다면 동생이 이렇게 책임감 있고 당당하게 성장하진 못했을 것이다.임선호가 열심히 무술을 연습한 것도 분명 예천우의 영향을 받은 덕분이었다.비록 싸움 도중 몇 번 다치기는 했지만 임선호는 눈빛 하나 흔들림 없이 상대와 끝까지 맞섰고 치열한 싸움 끝에 마침내 그들 모두를 물리쳤다.예천우가 직접 나섰다면 이 정도 상대는 손쉽게 처리할 수 있었지만 그는 임선호가 스스로 성장할 기회를 놓치지 않게 하려는 듯 가만히 지켜보았다.그 모습에 임완유뿐만 아니라 허가연의 부모들도 속으로 흐뭇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비록 임선호의 실력이 아직 부족할지라도 그는 굴하지 않고 끝까지 싸웠고 그런 끈기와 단호함이 허가연의 부모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허가연의 부모는 속으로 어쩌면 임선호가 정말로 딸의 마음을 알아줄 수 있는 사람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그전에 임선호에 대한 정보가 뭔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했고 이제 손씨 가문의 일만 잘 넘어간다면 더는 임선호와 허가연의 결혼을 반대할 이유가 없다는 생각까지 들었다.싸움이 끝나자마자 허가연은 달려가 임선호를 걱정하며 연신 다친 데는 없는지 확인했다.임선호는 아픈 몸을 이끌고도 밝게 웃으며 말했다.“괜찮아. 이 정도 상처쯤이야. 널 위해서라면 뭐든 할 수 있어.”그 말에 허가연은 감동으로 눈시울이 붉어졌다.반면 임선호가 뿌듯해하는 모습에 손씨 가문의 사람들은 얼굴이 일그러졌다. 특히 강지혜와 손동욱은 주성한을 원망스러운 눈빛으로 쏘아보았다.제대로 임무를 수행했더라면 이렇게까지 허씨 가문 사람들이 뿌듯해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그들은 주성한이 이 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탓이라고 생각했다.주성한 또한 그 시선을 느끼고 있었고 분노와 불만이 치밀었다. 자신이 최선을 다해 싸웠지만 결과는 이 모양이고 위로는커녕 비난만 받으니 정말 못마땅했다.오히려 손승우가 황급히 주

  • 용왕 귀환   제983화

    주변 사람들은 그 장면을 보고 전부 멍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아무도 이런 상황을 예상하지 못했다.싸움이 시작되었는데 오히려 손씨 가문 내부에서 분열이 일어날 줄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허성태를 비롯한 다른 사람들도 이 상황이 잘 이해되지 않았다. 하지만 멀리서 바라보는 사람이 더 상황을 잘 파악할 수 있었다. 그는 예천우가 쉬운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성한이 갑자기 넘어지게 된 것도 어쩌면 예천우가 한 짓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그때 허광호의 전화가 울렸고 사부님이었다. 주성한과 강지혜의 다툼을 뒤로 한 채 그는 서둘러 전화기를 들고 한쪽으로 물러나 전화를 받았다.“사부님!”“그래. 네 아버지가 지금 집에 계셔?”위무권관의 관장인 진은수는 마침 허씨 저택 근처에 있었고 얼마 전에 허성태의 몸 상태를 진단해 주겠다고 한 약속을 떠올리며 들를 겸 전화를 걸었다.“계십니다!”허광호는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고 서둘러 물었다.“사부님, 제가 도와드릴 일이 있으면 말씀만 하세요. 뭐든 제가 처리하겠습니다.”사부님은 아주 높으신 분이니 사부님 곁에 머물 기회만 주어져도 영광스러운 일이었다. 그리고 허씨 가문은 아직 충분히 강하지 않았기에 이 관계를 더 돈독히 하면 앞으로 좋은 점이 많았다.“별일 아니야. 근처에 있어서 그냥 네 아버지 보러 들르려고.”진은수가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허광호는 집안에서 난리가 난 걸 언급할지 생각하다가 이내 말을 삼켰다. 사부님의 어마어마한 무공을 생각하면 오히려 이번에 잘 됐다는 생각도 들었다.만약 손씨 가문이 허씨 가문을 공격하려 든다면 사부님이 눈앞에 계시는데 그냥 넘어가시지는 않을 것이다. 게다가 사부님은 동성 4대 가문들도 감히 함부로 대하지 못할 만한 인물이었다.위무권관 관장은 동성에서 명망 높은 사람이었다.진은수는 무공이 절정에 달해 언제든 종사 경지로 나아갈 수 있는 실력자였고 그의 부하 중에는 뛰어난 강자들도 많았다.그래서 누구든지 진은수의 체면을 챙겨줘야 했다.허광호는 지금

  • 용왕 귀환   제982화

    허성태는 이 광경을 보며 속으로 고개를 저었다.‘이 녀석은 정말 끝났어. 살아남기 힘들 거야.’주변 사람들도 모두 그렇게 생각하는 눈치였고 심지어 허가연조차 그런 분위기였다.하지만 임선호와 임완유는 달랐다. 특히 임완유는 예천우의 실력을 여러 번 목격했기에 이 정도로는 그를 위협할 수 없다고 확신했다.게다가 예천우가 여유로운 태도를 보이고 있어 더 안심할 수 있었다.예상대로 예천우는 살짝 미간을 찌푸리며 오른손을 가볍게 튕겼다. 그러자 견과류 하나가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의 속도로 날아가 주성한의 다리에 명중했고 주성한은 그대로 앞으로 고꾸라져 땅바닥에 쓰러졌다.원래라면 손이라도 짚고 균형을 잡을 수 있었겠지만 이상하게도 손마저 힘이 빠져 바닥에 얼굴을 박고 말았다.주변 사람들은 이 광경에 멍해졌다.주성한이 대단한 기세로 예천우에게 돌진했는데 결과는 그가 바닥에 엎드려 있었다.예천우는 가볍게 웃으며 비꼬듯 말했다.“이게 무슨 자세인가요? 제가 아무리 무서워도 굳이 이렇게 엎드려 절할 필요는 없잖아요?”“이, 이 자식이...”주성한은 속이 뒤집히는 듯했고 뭔가에 당한 게 분명했다.손승우도 잔뜩 화가 나서 소리쳤다.“주 사부님, 이게 뭐 하는 겁니까! 당장 일어나서 저 녀석을 박살 내세요!”자신이 돈을 들여 고용한 무술 고수가 이렇게 바닥에 나가떨어지는 꼴을 보니 화가 날 수밖에 없었다.주성한은 이를 악물고 일어섰다. 다리와 손의 통증도 마다하고 다시 예천우에게 다가갔다. 이번에 그는 예천우의 행동을 주의 깊게 살폈다. 그러다 예천우가 다시 무언가를 던지는 것을 포착했는데 그게 고작 견과류라는 걸 알고는 경악했다. 하지만 문제는 그것을 알아차렸다 해도 피할 수 없었다.결국 주성한은 무릎에 다시 견과류를 맞고 그대로 주저앉았다. 이번에는 두 무릎을 꿇고 절하는 모양새가 되었다.주변 사람들은 다시 한번 입을 다물었다. 아까도 모양새가 좋지 않았는데 이제는 두 무릎을 꿇고 절하는 꼴이 되니 다들 어이없어했다.손승우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

  • 용왕 귀환   제981화

    강지혜는 허겁지겁 피하려고 했지만 한꺼번에 그렇게 많은 걸 다 피할 수가 없었고 결국 머리가 헝클어져 미친 사람처럼 보였다.얼굴도 맞아서 약간 고통이 안겨 왔다.강지혜는 도저히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참을 수 없어서 소리쳤다.“이 자식아, 두고 보자. 내가 반드시 너를 지옥에 떨어뜨려 줄 거야. 누구도 날 막을 순 없어!”그러자 예천우는 비웃는 얼굴로 대꾸했다.“또 그 소리네요. 역시 자식은 부모를 닮는다고 하더니 쓰레기는 역시 쓰레기네요.”예천우는 강지혜의 협박에 전혀 아무렇지도 않다는 표정이었다.주변의 허씨 집안 사람들은 이 말을 듣고 완전히 얼어붙었다. 심지어 허광호마저도 예천우가 어떻게 비참한 결말을 맞을지 기대하는 듯한 눈빛이었다. 그러다 보니 자신이 예천우를 혼내야 한다는 것도 잊고 말았다.그때 누군가 들어와서 소식을 전했다. 손씨 가문의 가주가 직접 사람들을 이끌고 들어왔다는 것이다. 허성태는 그 말을 듣고 얼굴이 굳어졌고 서둘러 문 쪽으로 향했다.마침내 문이 열리더니 허씨 집안 하인 둘이 바닥에 쓰러져 있는 모습이 보였다.그리고 그 뒤로 험상궂은 얼굴에 강렬한 위엄을 풍기는 한 50대 중반의 남성이 들어왔다.그의 옆에는 날렵한 걸음걸이로 따라오는 노인이 있었는데 걸음 모양새만 봐도 상당한 실력의 고수임이 느껴졌다.그리고 그들 뒤로는 경호원들이 줄지어 들어왔는데 동일한 복장에 강한 기운을 뿜어내며 위압감을 자아냈다.허성태는 다급히 앞으로 나서며 미소를 지어 보였다.“손 가주님께서 오셨군요.”“비켜!”손승우는 손동욱과 전화했을 때 이미 허씨 가문이 돕기는커녕 예천우 편을 들고 있다는 사실에 몹시 화가 난 상태였다.그래서 그는 즉시 사람을 데리고 허씨 저택으로 쳐들어왔다.예전 같았으면 허성태에게 몇 마디 예의를 차렸겠지만 오늘은 전혀 그런 모습 없이 그를 밀치고 안으로 들어왔다.그러자 허성태는 중심을 잃고 휘청거렸지만 곁에서 임선호가 빠르게 달려와 그를 부축했다.허성태는 임선호를 잠시 쏘아보며 손을 뿌리쳤다. 순간적으

  • 용왕 귀환   제980화

    “겁먹은 얼굴로 그렇게 초조해하는 것 좀 봐. 그래서 감히 가연이랑 결혼하겠다고 나설 생각을 한 거야?”예천우는 고개를 저으며 물었다.“네 아버지는 언제쯤 오는데?”“그게... 아마 30분 정도 걸릴 거야.”손동욱의 아버지가 있는 곳은 너무 멀진 않지만 당장 가까운 거리도 아니어서 시간이 좀 필요했다.손동욱의 아버지는 아들의 전화를 받고 즉시 오겠다고 했고 그는 다른 고수들을 부르지 않고 직접 와서 예천우를 처리하기로 마음먹은 듯했다.“아직도 그렇게 오래 걸려? 너무 느린 거 아냐.”예천우는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주변 사람들은 예천우의 태도에 어이없다는 듯 쳐다봤다. 지금까지 이렇게 대담하게 나서는 사람은 처음이었다. 곧 손씨 가문의 가주인 손승우가 오면 예천우는 분명히 참담하게 당할 게 뻔해 보였다.하지만 예천우는 그들의 시선을 전혀 신경 쓰지 않고 테이블 위의 과일을 보고는 말했다.“시간이 좀 남는 것 같은데... 여기 과일이 꽤 잘 익었네.”“자, 다 같이 앉아서 천천히 먹으면서 기다려요!”예천우는 자리에 앉아 차를 따르고 견과류를 하나씩 천천히 집어 먹기 시작했다. 그는 여유롭게 임선호와 임완유에게도 자리를 권하며 함께 먹자고 했다. 임선호는 허가연을 데리고 자리에 앉았고 그들은 진짜 여유롭게 음식을 즐기기 시작했다.이를 지켜보던 허성태는 깜짝 놀랐다. 왠지 임선호의 매부 예천우라는 사람이 보통 사람은 아닐 것 같았기 때문이다.연기력이 아무리 뛰어나다고 해도 이런 상황에서 손씨 가문에 감히 대적할 리는 없다고 생각했다.어쩌면 예천우가 정말로 특별한 능력을 갖추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그렇다면 허가연은 진정으로 좋아하는 임선호와 결혼할 수 있을 것이다.임완유는 부러운 눈빛으로 허가연을 바라보았다.허가연은 자기 부모와는 달리 진정으로 딸을 위해 생각해 주시는 부모님이 계셨다. 하지만 임완유의 부모는 오히려 그녀를 끝없는 위험 속으로 밀어 넣었다. 이번에도 예천우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그녀는 아마 비참한 결말을

  • 용왕 귀환   제979화

    허성태는 어두운 얼굴로 그들을 쳐다봤다. 결국 여기는 허씨 가문의 집이었으니 말이다.허씨네 저택에서 손동욱과 강지혜가 뺨을 맞았으니 어쩌면 허씨 가문도 역시 연루될 가능성이 컸다.허종우와 허광호도 마찬가지로 큰 충격을 받아서 말문이 막혔다.분노에 찬 강지혜와 손동욱은 벌써 불같이 화가 났다. 특히 손동욱은 당장이라도 폭발할 것처럼 으르렁댔다.“너희들은 이제 다 죽었어. 그 누구도 너희를 구하지 못할 거야. 나 손동욱이 분명히 말했어!”말을 마친 손동욱은 서둘러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었다.이 상황을 본 허종우는 참지 못하고 크게 소리쳤다.“너희들은 정말 간탱이가 부었구나. 감히 사모님과 동욱 도련님을 때리다니! 광호야, 뭐 하고 있어? 빨리 저놈들을 잡아!”허종우는 자기가 이 시점에서 움직이지 않으면 손씨 가문의 고수들이 도착했을 때 불똥이 자신한테 튕길까 봐 두려웠다.허광호도 비로소 정신을 차리고는 예천우에게 으르렁댔다.“이건 네가 스스로 죽음을 자초한 일이야. 그러니 날 탓하지 마!”말이 끝나기 무섭게 그는 사납게 예천우에게 달려들었다.허광호는 위무권관의 관주 진은수에게서 오랫동안 배워 온 무술로 인해 비록 재능은 부족했으나 상당히 강한 내공을 가진 고수였고 지금은 명경 절정의 경지였다. 그는 평범한 상대는 단숨에 제압할 수 있는 실력자였기에 예천우 같은 이 정도 상대는 손쉽게 처리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안 돼요!”그때 허가연이 재빨리 나서서 허광호를 막으려 했다.그러자 허광호는 더욱 분노에 휩싸였다.바로 그때 허성태가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광호야, 그만해.”“하지만...”“이 일은 손씨 가문과 임선호 사이에서 해결해야 할 일이야. 우리 허씨 가문 사람은 끼어들지 마.”허성태는 담담한 표정으로 고개를 돌려 강지혜와 손동욱을 바라보며 말했다.“죄송합니다. 제가 이미 약속을 한 상태라 부득이하게 이번 일에 관여하지 않겠습니다. 부디 이해해 주시길 바랍니다.”그러자 강지혜는 매섭게 허성태를 노려보며 비웃었다.“허성태

  • 용왕 귀환   제978화

    손동욱은 음산하게 웃으며 한 걸음 앞으로 다가오면서 말했다.“오늘 이런 짓을 했으니 넌 이제 정말 후회하게 될 거야. 그때 가서 내 앞에 무릎 꿇고 빌지 말았으면 좋겠어. 하하...”손동욱이 비웃으며 자신만만하게 말하는 것을 들은 허가연은 임선호가 아직 말을 꺼내기도 전에 먼저 나서서 입을 열었다.“아빠, 이게 대체 무슨...”“가연아, 앞으로 일은 아빠도 어쩔 수가 없었어. 네 남자 친구가 방금 자기 힘으로 널 지킬 수 있다고 하지 않았니? 이제 그의 실력을 증명할 차례야.”허성태는 허가연의 말을 잘라 끊었다.“아니, 실력이라니요? 선호 오빠는 그저 평범한 집안 출신인데 무슨 수로 손씨 가문을 상대할 수 있겠어요?”허가연은 점점 더 초조해졌다.“가연아, 그만해. 손씨 가문이 어떤 존재인지 너도 알잖니. 네 아버지가 이 정도까지 양보한 건 이미 우리 허씨 가문의 운명을 건 일이야.”조은희는 고개를 내저으면서 말을 이어갔다.“이제부턴 임선호한테 달렸어. 만약 정말 그가 살아남는다면 엄마도 너희를 축복해 줄게. 더구나 네가 선호와 사귄 그 순간부터 선호는 손씨 가문을 상대해야 하는 운명이었어. 이 난관을 넘지 못하면 너희들도 절대 행복한 미래가 없을 거야.”부모님의 행동이 이해되었지만 허가연의 안색은 여전히 어두웠다. 허씨 가문은 더 이상 임선호를 도와줄 수 없다는 걸 알기에 그녀는 즉시 임선호를 바라보며 다급하게 물었다.“오빠, 이제 어떡해요...”임선호는 그녀의 얼굴을 보고 서둘러 말했다.“가연아, 걱정하지 마. 나에겐 매부가 있어. 우린 절대 아무렇지 않을 거야.”그 말을 들은 허성태는 살짝 놀랐다. 그도 그제야 임선호가 말한 예천우라는 존재가 생각났다. 조금 전 예천우 덕분에 상황이 반전되었으니만큼 어쩌면 예천우가 정말 도움을 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다시 희망이 피어올랐다.“언니, 형부... 제발 부탁드려요. 선호 오빠를 꼭 지켜주세요.”허가연은 눈을 반짝이며 필사적으로 부탁했다.그러자 예천우는 가볍게 미소 지으며

  • 용왕 귀환   제977화

    “네! 목숨을 잃는다 해도 전 상관없어요. 그래도 전 가연이와 함께할 겁니다. 아버님, 걱정하지 마세요. 허씨 가문이 나설 필요도 없어요. 제가 스스로 가연이를 지켜낼 거니까요.”임선호는 예천우가 곁에 있다는 생각에 자신감이 넘쳤다. 그의 매부 예천우는 바로 용왕님의 신분이었으니 말이다.“건방진 녀석, 네가 뭘 믿고 우리 손씨 가문을 상대한다는 거야?”손동욱은 차가운 목소리로 비웃었다.그도 역시 허성태의 태도가 뭔가 달라졌음을 느꼈다.임선호가 대답하려는 찰나 허성태가 그를 제지하며 입을 열었다.“좋아. 임선호, 네가 그렇게 생각한다면 내가 네 소원을 이뤄주마.”허성태의 말에 주변 사람들은 모두 깜짝 놀랐다.허성태가 이렇게 갑작스러운 결정을 내릴 줄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심지어 허씨 집안 사람들조차 믿을 수 없었다.‘단지 방금 본 영상 때문에 저런 말을 하는 거야?’허성태의 말을 들은 허가연도 믿기지 않는 표정으로 아버지를 쳐다봤다.“형!”허종우가 참지 못하고 나섰다.“형, 대체 무슨 말이야 그게? 이렇게 하면 우리 허씨 가문의 체면은 어디에 두겠어?”허광호도 믿을 수 없어서 다급하게 말했다.“이러시면 안 돼요! 가연이가 세상 물정을 몰라서 막말한 건데 그렇다고 해서 그냥 내버려두면 안 돼요.”“그만해. 이미 결정했어.”허성태는 단호하게 손을 들어 제지했고 시커멓게 굳어버린 얼굴로 손동욱과 강지혜 쪽으로 돌아서서 천천히 입을 열었다.“사모님, 정말 죄송합니다. 보시다시피 지금 이 상황에서 더 강압적으로 나가다가는 큰 일이 일어날 수도 있어요.”“허허. 허씨 가문에서 이렇게 나오면 오히려 큰일이 터질 것 같은데요?”강지혜가 차갑게 웃으며 되물었다.그 말은 분명 협박이었다. 허씨 가문 사람들은 얼굴이 모두 어두워졌다. 가능하다면 그들은 당장이라도 나서서 허성태에게 항의하고 싶었지만 상황이 상황인지라 참을 수밖에 없었다.“그럴 일은 없으리라 믿습니다. 손씨 가문은 어엿한 동성의 4대 가문이 아닙니까? 이 작은 일을 굳이 크

  • 용왕 귀환   제976화

    사람들은 모두 잠시 멍하니 있었다. 허성태 역시 당황했지만 결국에는 예천우가 건넨 영상을 받아 보았다. 영상을 확인하자 그의 얼굴은 급격히 어두워졌다.더 문제였던 건 영상 속 여성은 한 명이 아니었다. 이 정도면 손동욱은 완전히 변태적인 심리가 있는 사람인 것 같았다. 예전에는 손동욱이 단지 젊어서 여색을 즐긴다는 말을 들었고 언젠가는 그도 철이 들 거라 생각했는데 이 정도로 지독한 사람일 줄은 상상도 못 했다.조은희도 이 상황을 지켜보다가 결국 다가와 영상을 보게 되었고 그녀의 안색도 확 굳어졌다. 비록 허성태가 급히 영상을 끄고 지워버렸지만 조은희는 이미 마음의 결정을 내린 눈빛이었다.아무리 가문을 위해서라도 그렇지 손동욱 같은 인간에게 딸을 시집보내는 건 절대 안 되겠다고 다짐했다.그렇게 된다면 허가연의 인생은 정말로 망가지고 말 것이다.허성태는 영상을 지운 뒤 예천우에게 돌려주며 차분하게 말했다.“영상을 보여줘서 고맙지만 영상은 이미 내가 삭제했어. 덕분에 내가 그가 어떤 사람인지 잘 알게 되었군. 하지만 다시 확인하고 싶은데 이 영상들은 어떤 사본도 남아 있어서는 안 돼.”그러고는 한 번 더 손동욱 쪽을 돌아보며 강한 어조로 덧붙였다.“그렇지 않으면 그 누구라도 널 구할 수 없어.”예천우는 순간 조금 놀랐다.‘설마 손동욱 저 자식을 지켜주려고 이러는 걸까?’하지만 허성태의 표정을 보니 손동욱을 보호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과 허가연을 위해 아주 중대한 결정을 내린 것처럼 보였다.‘설마 내가 괴롭힘을 당할까 봐 이러는 걸까? 그렇지 않았다면 동영상을 보여줘서 고맙다는 말도 안 했을 거야.’손동욱이 이 영상들을 보았다면 반드시 예천우를 죽이려고 할 것이다.‘보아하니 허가연 씨의 부모님은 완유의 부모들보다도 엄청 좋으신 분들이네.’조은희 역시 허가연이 손동욱에게 시집가는 일에 대한 고통이 얼굴에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반면 허성태는 그동안 허가연의 결혼을 지지하는 듯했지만 지금 보니 그 또한 약간 망설이는 것 같았다.주변 사람들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