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은 그리 크지 않았지만, 인원이 특별히 많은 것도 아니었기에 조금 붐비는 것만 제외하면 모두 안에 들어갈 수 있었다. "전부 다 모였죠?" 예천우가 물었다.애석하게도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그러나 예천우는 전혀 민망해하지 않고 담담하게 말했다. "대답하지 않는 걸 보니 전부 모였나 보네요. 자, 지금부터 한 명씩 자기소개해주세요. 여러분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을 가질까 합니다." "그쪽부터 자기소개하세요."예천우는 가장 왼쪽에 서 있는 유사라를 가리켰다.살짝 당황하던 유사라는 얼굴을 잔뜩 구기더니 대뜸 소리를 질렀다. "유사라라고 합니다!""끝났습니까?""네!" 유사라가 싸늘하게 답했다."다음!" 예천우는 꼬투리를 잡지 않고 빠르게 넘어갔다.앞에서 스타트를 자기 이름만 밝히는 자기소개를 하자, 뒷사람들도 자연스레 이름만 밝혔다. 군더더기 없이 이름만 깔끔하게 밝혔다.일부러 예천우를 난감하게 만들려는 모양새였다.유현은 사람들이 예천우를 안중에 두지 않는 모습에 마음이 불편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그는 마땅히 좋은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그래요. 다들 아는 사이니까. 그럼 이제 내가 자기소개를 할 차례네요." 예천우가 담담하게 말했다.장연희는 이 광경이 웃겼다. '저 바보 같은 놈은 할 줄 아는 게 자기소개밖에 없는가?'"반가워요. 모두 알고 있겠지만 이번에 새로 여러분과 함께 일하게 된 예천우입니다.""우선, 미리 양해를 구해야겠네요. 난 영업에 소질이 없어요.""그리고 경영 관리에 관해서도 잘 모릅니다."예천우가 덤덤하게 말했다.그의 발언에 이 자리에 모인 사람들이 당황했다.'미친, 누가 자기소개를 아무것도 모른다고 하냐? 농담하는 건가?'전휘성이 웃음을 터트렸다. "아무것도 모르는 분이 팀장직을 맡으면 어쩌자는 겁니까? 창피하지 않으세요?"예천우가 살짝 당황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더니 이내 미소를 지었다. "나한테 하는 말이에요?"전휘성의 고개가 살짝 움츠러들었다. 그는 사실 방금 자기가 내뱉은 말을 벌써 후회
"하하!""당신 지금 한 말이 무슨 뜻인지 알아? 내가 매달 이 회사에 가져다주는 매출이 얼마인데!"전휘성이 대폭소를 하며 예천우를 비아냥거렸다.만약 그가 큰 잘못을 저질렀다면 회사 측에서 그를 해고할 수 있다. 하지만 팀장의 말에 반박을 했다고 회사에서 쫓겨나는 건 말이 되지 않았다.뒷배가 있는 그를 예천우가 무슨 자격으로 쫓아낼 수 있을까. 설령 아무런 뒷배가 없다고 해도 이런 식으로 직원을 해고할 수는 없다.대표가 직접 그를 해고하겠다고 해도 그는 기꺼이 대적할 것이다.예천우가 고래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했다. "그딴 건 궁금하지 않습니다. 내 말 얌전히 따를 생각 없으면 지금 당장 나가세요.""내가 안 나가고 버티면 어찌할 건데?"전휘성은 꿈적도 하지 않으려 했다."그래요, 어쩔 수 없이 전휘성 씨의 공로에 관해 이야기를 하는 수밖에 없겠군요. 작년 10월 15일, 전휘성 씨는 회사 물건을 최저가로 순성에 팔아넘긴 다음 중간에서 6천만 원을 횡령했습니다.""12월 10일에는... 3월 5일에는 H 호텔을 김선 씨와 갔네요..." "닥쳐! 어디서 헛소리야! 내가 했다는 증거 있어?"전휘성이 소리를 질렀다.김선과 호텔에 가 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두 사람만 알고 있어야 할 일을 예천우까지 알고 있자 그는 당혹스러웠다."헛소리인지 아닌지는 직접 확인해보면 되잖아요!""이딴 건 알아내는 것도 어렵지 않다고요!""철저히 조사하면 전휘성 씨가 엄중한 처벌을 받는 건 당연지사고 감방에도 갈 것 같은데, 괜찮겠어요?""호텔 사건은 호텔 CCTV만 확인해도 끝나는 일이에요.""남녀가 호텔에 간 게 중범죄도 아니고, 소문만 안 좋아지는 거니 이건 걱정하지 마요." 예천우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그동안 예천우는 사람을 시켜 임유그룹과 연관된 사람들을 샅샅이 조사했다. 예천우는 상대의 치부까지 낱낱이 알게 되었다, 그의 기분에 따라 그 자료를 공개할 수도 있고, 공개하지 않을 수도 있다.그러나 려성한에 관한 치부를 정확히 알아내지 못했
유사라는 겁에 질렸는지 이번에도 입을 굳게 다물었다."인정한다니 다행입니다. 자, 지금부터 규칙을 발표하겠습니다.""첫째, 난 여러분들의 팀장이지만 여러분을 일일이 관리할 여유가 없습니다. 그러니 오늘부터 유현 씨가 나 대신 여러분을 관리할 겁니다.""유현 씨가 하는 말은 곧 내 말이니 다들 유현 씨한테 협조해주세요. 알겠죠?"예천우가 덤덤하게 말했다.이 말을 한쪽에서 듣고 있던 유현은 입을 떡 벌렸다.유현이 뭐라고 하기 전에, 예천우가 먼저 입을 열었다. "유현 씨가 업무에 관해 모르는 것도 아닌데, 아무 걱정하지 말고 맡은 바를 충실히 홰요. 문제가 생기면 내가 책임질게요.""예, 팀장님.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유현이 자신감 넘치는 눈빛으로 답했다. 유현은 명문대를 졸업한 수재다. 다만 사회 경험이 부족하고 성격이 내성적이라 줄곧 자신을 보여줄 기회가 없었다."다른 의견 없죠?""없습니다!"모두 고개를 끄덕이며 예천우의 말에 동의했다.1팀 사원들은 유현을 알고 있다. 판매 실적이 자신들보다 훨씬 뒤떨어지는 애송이가 그들을 관리한다는 게 어이없었다.예천우가 인맥을 마구잡이로 꽂아넣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만약 임원들이 이 사실을 알게 되면 예천우만 곤란해진다. 그들은 우연하게 잡은 이 기회를 절대 놓치지 않기로 다짐했다. 이번 기회에 예천우를 제대로 내쫓을 수 있을 것 같았다."둘째, 앞으로 내가 맡긴 일은 최선을 다해서 완성해야 하고, 끝까지 책임져야 합니다. 여러분의 근무 태도가 어떻든 상관하지 않겠습니다. 온종일 외근을 나가든, 딴짓하든 상관하지 않겠습니다. 난 판매 실적만 볼 겁니다.""저... 팀장님, 영업은...""과정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난 오직 결과로 판단합니다. 여러분 중, 판매 실적이 하락하는 분이 나온다면 그분은 이 회사를 떠나야 할 겁니다. 괜히 남아서 월급만 축내지 마세요."예천우가 단호하게 말했다.사람들은 포악하게 구는 예천우의 행동에 할 말을 일었다.장연희의 안색이 잔뜩 일그러졌다. 자신이
예천우의 파격적인 발언에 사람들은 어리둥절했다."팀장님, 농담하시는 거 아니죠?"장연희가 황급히 물었다.다른 사람들도 믿지 못하겠다는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팀장은 자기가 맡은 팀의 판매 실적으로 평가를 받는다. 그 평가에 따라 팀장의 인세티브가 올라가는 셈이다. 팀을 2개로 나눈 이유도 서로 경쟁을 하기 위해서다.예천우는 엄청난 인세티브를 그대로 사원에게 돌려주고 자신은 월급만 받겠다고 했다."거짓말 같아요?""내가 한 말은 반드시 지킵니다." 예천우가 담담하게 말했다."그럼 팀장님은 월급만 받으시겠다는 거예요?""비록 금액이 마음에 드는 것은 아니지만, 성과금은 평등하게 지급받을 겁니다.""평등하게요?"장연희이 황당하다는 듯 되물었다. 모두가 균등 분배받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순위를 나눠야 모두 열심히 일할 것이다."네. 지금 당장은 이해가 되지 않겠지만 그래도 우리는 한팀이고 서로 도우면서 함께 실적을 올리도록 해요.""여러분의 성과금은 여러분의 능력에 달려있습니다. 그러나 받게 될 보너스의 금액은 반드시 균등할 겁니다.""여러분만 열심히 일하면 전보다 훨씬 더 좋아질 겁니다."사람들이 잇달아 고개를 끄덕였다. 지위가 달라지면서 예천우가 풍기는 분위기도 사뭇 달라진 것 같았다. 그는 지금 아주 좋은 사람 같았다.비록 짧은 시간이지만 사람들은 확실히 예천우에게 압도당했다."내 규칙은 여기까지입니다. 회의를 여기서 끝내도록 하죠. 각자 위치로 돌아가 일하세요."예천우는 할 말을 끝내자마자 사람들을 내쫓았다.얼이 빠진 사람들은 서둘러 자리를 떴다. 예전에 김선이 팀장으로 있을 때에는 회의를 할 때마다 욕설이 난무했고 잔소리도 끝없이 늘어놓았다.심지어 같이 서로 비난하게 했다.그러나 새로 온 예천우는 간단명료했다. 사원들은 새 팀장이 마음에 들었다.유현은 옆에서 예천우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예천우는 능력과 실력이 있는 사람 같았다, 그가 하는 말은 틀리지 않다고 굳게 믿었다.사무실에서 나온 사람들이 술렁거
아무도 생각지 못한 규칙을 제시했고 전휘성에 관한 조사도 미리 끝내둔 예천우가 감탄스러웠다. 자신이라면 절대 할 수 없는 행동이다.하문이 사무실로 임완유에게 이 사실을 보고했다.임완유가 전휘성에 관해 조사한 뒤, 예천우가 대신 처리를 해줬다고 여겼다.그러나 하문의 보고에 임완유는 깜짝 놀라며 어쩔 줄 몰랐다. 그녀는 전휘성의 일에 관여하지 않았다.임완유는 예천우가 세운 규칙들을 듣고 감탄했다.단순한 회의로 예천우는 팀을 완전히 장악했다.앞으로 그의 표현이 기대되었다.하문은 이 모든 게 예천우의 생각인 것을 알아차리고 감탄을 금치 못했다. '천우 씨, 보통내기가 아니네.' 하문이 호기심 어린 말투로 물었다. "대표님, 천우 씨가 대표님의 숨겨진 칼인가요?"하문의 질문에 임완유가 살짝 놀라더니 쓴웃음을 지었다. 이혼한 뒤, 자기 밥벌이라도 하고 살라고 취직을 시켜줬을 뿐이다.예천우가 보여준 일련의 행동은 그녀의 상상을 초월했고 이번 기회에 예천우를 다시 보게 되었다.한편, 유현이 한숨을 내쉬었다. "팀장님 정말 대단하세요. 근데 정말로 인세티브를 저희 보너스로 주실 거예요?""네, 얼마 되지도 않는 돈... 상관없어요." 예천우가 말했다."얼마 되지 않다고요?"유현은 쓴웃음을 지으며 그간 예천우가 보여줬던 행동들을 돌이켜 보았다. 생각해보면 예천우는 영업 판매에서 남다른 내력이 있었다."앞으로 1팀 잘 부탁해요!"예천우가 말했다."아닙니다. 저한테 이런 기회 줘서 고맙습니다." 유현이 황급히 말했다."그렇게 생각해줘서 고마워요. 나 먼저 갈게요, 여긴 유현 씨가 맡아줘요.""네? 퇴근 시간 아직 남았어요.""유현 씨가 나 대신 있잖아요."예천우는 이 말을 남기고 곧장 나가버렸다.유현은 멍하게 멀어지는 예천우를 바라보았다.주차장에 도착한 예천우가 차에 막 오르려던 순간, 임완유가 그를 발견했다.임완유는 급한 일이 생겨 집에 다녀와야 했다. 그런데 차에 시동이 걸리지 않는 바람에 출발하지 못했다. "예천우!""아직 퇴근 시
예천우는 대답 대신 질문을 했다. "내가 이 회사 직원 모두를 조사했다면, 믿을래?""당신 생각은 어떤데? 내가 그걸 믿을 것 같아?"임완유가 예천우를 흘겨보더니 말했다. "쓸데없는 말 그만하고 얼른 대답해. 나 진지해.""그래.""마침내 친구 중에 전휘성을 아는 친구가 있더라고." "그래서 승진 한 번 해보려고 얻은 정보를 이용했지."예천우는 어쩔 수 없이 거짓 이유를 꾸몄다."그랬구나. 정말 운 좋은 것 같네. 어쩜 이렇게 귀인들의 도움만 받는지.""그러니까. 하지만 나한테 제일 중요한 귀인은 당신이야. 당신 덕분에 이렇게 취직하고 편안하게 사는 거잖아." 예천우가 장난스레 말했다.임완유가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알면 됐어. 회사 일 제대로 해, 사고 치지 말고.""그럴게.""할 일도 없는 것 같은데, 나 집까지 데려다 줘." 임완유가 말했다."운전하고 가도 되잖아." 예천우는 사실 진가인을 만나 요즘 어떻게 지내는지 물어보려던 참이었다."데려다 주기 싫어?" 임완유는 살짝 화가 나 있었다."아니야!""차가 고장 났어." 임완유는 말을 하면서 예천우의 차에 올라탔다.예천우는 어쩔 수 없이 차에 올라타 시동을 걸었다.유은수가 전화를 걸어왔다. "완유야, 무슨 일 생겼어? 왜 아직도 안 오는 거니?""무슨 일인데 이렇게 다급해?" 임완유가 퉁명스럽게 말했다."급한 일이니 얼른 와." 유은수는 소파에 단정히 앉아있는 남자를 바라보았다.공손 가문의 공손진이 와있었다. 소정이 몰래 소개하지 않았더라면 이렇게 우수한 남자가 있다는 걸 모를뻔했다.임완유가 전화를 끊자, 예천우가 물었다."집에 무슨 일 있어?""몰라!"임완유가 고개를 저었다.예천우는 속도를 올렸고 두 사람은 곧 별장 입구에 도착했다. 집에 무슨 안 좋은 일이 생겼을 가봐 예천우도 같이 내렸다.유은수는 공손진의 심기를 건드렸을까 봐 노심초사해서 임완유가 오길 기다렸다. 그녀는 수시로 문을 확인하며 딸을 기다렸다.때마침 임완유가 집안에 들어서자, 유은수가 기
"몰라서 묻니? 당연히 너한테 공손진 도련님처럼 훌륭한 남자를 소개해주려고 불렀지. 예천우 같은 녀석과 살면 반드시 후회할 거야."유은수가 노발대발했다.'어쩐지, 이 사람 내쫓으려고 하더니...'임완유가 유은수를 나무랐다. "엄마, 내가 언제 해달라고 했어? 전에도 말했지만, 아직 그런 고민을 할 때가 아니야.""네 나이가 몇인데, 곧 있으면 서른이야."유은수가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오늘 도련님 진심으로 대해, 안 그럼 여기서 혀 깨물고 죽어버릴 거야. 너도 도련님이 얼마나 훌륭한 사람인지 곧 알게 될 거야."임완유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나중에 얘기해."유은수는 예천우를 자기 뜻대로 할 수 없게 되자 낮은 목소리로 경고했다. "넌 이따가 완유 경호원이라고 소개해. 안 그럼 가만히 안 있을 거야."예천우가 싱긋 웃더니 말했다. "언제는 저한테 예의를 갖췄었나요?"그는 이 말을 남기고 홀연히 안으로 들어갔다. 그녀의 뜻대로 움직이지 않겠다는 뜻이다.유은수는 예천우의 행동에 화가 났지만, 딱히 좋은 방법이 떠오르지 않아 황급히 따라갔다."공손 도련님?"임완유가 남자에게 다가가 입을 열자, 앉아있던 남자가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봤다. 허공에서 부딪친 두 사람은 단번에 서로 알아봤다."대표님이세요?"공송진이 미소를 지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기품 넘치는 우아한 기색은 그가 얼마나 점잖은 사람인지 제대로 보여줬다.유은수는 이 광경에 희색을 띠며 황급히 말했다. "두 사람 아는 사이야?""응!"임완유가 고개를 끄덕였다. "전에 날 크게 도와주신 분이야.""정말? 이런 인연이 다 있고... 두 사람을 하늘이 이어주나 봐." 유은수가 희색을 띠었다.임완유는 오바를 하는 유은수에게 그만하라는 눈총을 줬다. "엄마, 진정해! 도련님 앞에서 창피하게 왜 이래.""내 말이 틀렸니? 도련님이 워낙 출중한 분이고, 내 딸은 어디 내놓아도 부족하지 않잖아. 천해시에서 가장 유명한 미녀 대표를 쫓아다니는 남자만 해도 한 트럭이야." 유은수가
유은수는 둘이 서로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하자 속으로 무척 기뻐했다. 이때 예천우가 다가오자 그녀는 냉큼 예천우를 잡고 한쪽으로 끌고 갔다.예천우는 너무 꽉 잡혀있어서 팔을 빼기 불편했다. 힘을 주면 유은수가 바닥에 드러누워버리기라도 하면 자신마저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 그리고 유은수의 성격에 이런 일은 못할 것도 없었다.“예천우, 봤지? 공손 도련님 같은 엘리트만이 우리 완유에게 딱 맞는 신랑감이야. 너 같은 사람은 바라볼 자격도 안 돼.”유은수가 쌀쌀맞게 말했다.예천우는 화내지 않고 담담하게 말했다.“보름 전에도 저한테 유걸을 이렇게 소개했었죠. 유걸은요, 지금 어디에 있나요?”이 말에 유은수는 대뜸 성을 내며 말했다.“유걸 그건 하도 감쪽같이 위장해서 그렇지, 아니면 내가 진작에 알아봤을 거야.”“그럼 저 공손 도련님은 위장한 게 아니란 걸 어떻게 알아요?”예천우가 되물었다. 그가 자료를 잘못 기억한 게 아니라면 공손 가문은 집안 내력이 별로 좋지 않다. “당연히 아니지, 공손 도련님은 딱 봐도 기풍이 위엄있지 않니. 참 싹싹하고 부드러운 사람이야.”“유걸은 안 그랬나요?”예천우가 또 되물었다.“너... 너, 유걸 유걸 좀 그만하지 못해?”유은수가 성을 냈다.“알겠어요. 그럼 당신도 공손 도련님 칭찬 그만하세요.”“하이고, 자기도 공손진보다 못한 걸 알고 열등감 느끼나 보네. 그러니까 내가 공손진을 칭찬하는데 말끝마다 꼬투리 잡는 거 아냐?”예천우는 너무 한심해서 대꾸했다. “꼬투리 잡는 사람이 도대체 누구인데요?”“아주머니, 나이로 따지면 아주머니뻘이니 이렇게 불러드리죠. 알아두세요, 아주머니 딸이 누구랑 결혼하는지는, 다른 사람이 아닌 당사자가 결정하는 겁니다.”“그러니 저한테 시간 낭비할 것 없습니다.”예천우는 이 말을 내뱉고는 곁을 지나갔다. 그가 아무리 마음이 너그럽다 한들 자신이 좋아하는 여자가 공손진과 희희낙락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보고 좋아할 리가 없었다.그는 자리로 돌아가서 공손진이 어떻게 보든 상관
두 여자는 매우 아름답게 생겼을 뿐만 아니라 몸매도 돋보였고 피부도 하얗고 부드러웠다. 그녀들의 길고 얇은 다리는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이신향과 유사라... 이 두 사람이 여기서 왜... 만약 출장을 온 거라면 둘이 이렇게 함께 아침을 먹을 곳은 아닐 텐데.’예천우는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근처에 큰 호텔은 보이지 않았다.혹시 이 작은 가게가 꽤 유명한 곳인가? 사람들이 찾아온 건가?하지만 그런 것 같지도 않았다.어쩌면 자신이 너무 집중해서 봤던 탓일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을 때 이신향이 그의 시선을 알아챘다.이신향은 깜짝 놀라며 고개를 들고 기쁜 표정으로 말했다.“예 대표님!”“예 대표님?”유사라는 잠시 어리둥절해하다가 이신향의 시선이 가는 곳을 따라가며 깜짝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천우 씨!”하지만 기쁨에 찬 목소리와 달리 그녀는 그리 쉽게 다가가지 못했다. 사실 그녀가 이신향과 함께 성시에 온 이유는 예천우 때문이었다.지난번 온라인 소동을 보고 유사라도 그를 응원했었지만 그녀는 목소리가 너무 작아 쉽게 묻혀버렸다.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예천우가 그리워졌고 한 번도 그와 연락할 수 없어서 마음이 답답해지기도 했다.그녀는 그를 다시 만날 수 있다면 어떤 일이 있어도 예천우의 여자가 될 거라고 생각했지만 실제로 그를 마주하게 되자 그녀는 부끄러움을 느꼈다.예천우는 그들의 목소리를 듣고 자신이 앉아 있던 네 명용 테이블을 보며 말했다.“여기 왜 있는 거죠? 와서 같이 앉아서 먹어요.”이신향은 즉시 일어나서 유사라를 끌어당겼다. 사실 그녀들은 거의 다 먹었지만 곧장 그곳으로 와서 앉았다.유사라는 얼굴이 빨개지고 조금 긴장한 모습이었다.이신향은 기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천우 씨, 이렇게 만날 줄은 몰랐어요.”“그렇네요. 두 분은 여기서 아침 먹으러 오신 거죠? 출장 오신 건가요?”예천우는 의아해하며 묻자 이신향은 즉시 화가 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당연히 아니죠.”유사라도 그 일에 대해 매우 화가
원성희는 그 말을 듣고 지하 주차장에서의 그 장면이 떠올랐다. 얼굴이 빨개졌지만 곧 예천우의 무시무시한 실력을 생각하며 조금 긴장한 목소리로 말했다. “예 도련님의 신공은 정말 대단하시니... 농담은 그만두세요.”“하하...” 예천우는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이제 저를 모르는 척하실 건가요?”“예 도련님, 그건 농담일 뿐이에요.”원성희는 급히 말했고 원현주는 조금 놀랐다.평소 대담하던 동생이 오늘은 얼굴이 빨개져서 이렇게 부끄러워하는 걸 보니 좀 의아했다. 하지만 그보다 더 놀란 것은 동생이 예천우보고 자신을 누님이라고 부르게 된 점이었다.예천우는 웃으며 더 이상 말하지 않았고 어머니를 보면서 말했다. “엄마, 여기 할 일은 다 끝났어요. 내일 아침에 먼저 떠날게요.”“내일 아침에 떠난다고? 내일 회의에는 안 오려고?” “내일 회의는 임우빈이 참가할 거예요. 그리고 성종에선 어머니가 계시는데 제가 뭐가 필요하겠어요.”“아니 얘가... 항상 게으름만 피우고. 너야말로 원 종주님의 제자들한테 좀 배워야 해. 조금 전 대전을 끝내고는 바로 방에 가서 열심히 수련을 시작하더라.” 남궁은서는 퉁명스럽게 말했고 그 말에 원현주는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제자들은 항상 열심히 수련하고 있는데... 그 결과는...”남궁은서는 자신이 말 실수를 했다는 걸 깨닫고 급히 말했다. “알겠어. 그만해. 일단 내려가서 좀 쉬어. 오늘 정말 고생 많았으니까 푹 쉬어.”“네.”예천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나갔다. 사실 그는 어머니와 자주 같이 있어서 더 이상 여기 있을 필요가 없었다.그가 떠나는 뒷모습을 보며 남궁은서의 얼굴에는 자랑스러움이 가득했다. 비록 아들이 육지 신선의 경지에 이르렀다고 알려주었을 때도 그녀는 아들이 이렇게 강력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었다. 그 사실에 그녀는 매우 기쁘고 감동했다.“이제는 정말 당신의 복수를 할 기회가 생겼어.”이렇게 많은 세월이 지나 늘 꿈꾸던 그 복수를 이제라도 할 수 있게 되었다는
예천우가 떠난 후 한 시간 정도 지나자 정우환이 마침내 눈을 떴다. 그는 바로 자신의 몸에서 일어난 거대한 변화를 느끼며 그 안에 담긴 폭발적인 힘에 놀랐다.“이... 이건 너무 강해!”정우환은 감탄하며 중얼거렸다. 그는 자연스럽게 강력한 기운을 뿜어냈다. 그가 잠재력을 최고로 끌어냈을 때도 이런 느낌은 없었고 지금 이 순간이 그 어떤 때보다도 편안하고 강력했다.정우찬과 절정 노조가 곧 다가와 예천우가 한 말을 설명했다.이 모든 일이 일어난 것을 들은 정우환은 더 이상 예천우를 원망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에게 고마운 마음이 생겼다. 예천우는 사실 은혜를 베풀어준 셈이었다.“너희 둘, 잘 들어. 앞으로는 반드시 주인님을 잘 섬겨야 해. 만약 조금이라도 주인님에게 대항하면 나도 더 이상 너희를 용서하지 않겠어. 정말로 내가 직접 너희를 처리할 거야.”“네, 절대 배신하지 않겠습니다. 주인님께 충성을 다하겠습니다.”정우찬과 정우환은 즉시 고개를 숙여 다짐했다.그들의 확고한 다짐을 들은 절정 노조는 안심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만약 그들이 배신한다면 주인이 손을 쓰기 전에 자신이 먼저 그들을 처리할 것이다.두 사람에게 문제가 없음을 확인한 절정 노조는 곧바로 절정종의 문제를 처리하기 시작했다. 방금 떠났던 그는 다른 문파의 일을 처리하고 있었다.그때 문밖에서 장로가 들어와서 백강호가 지시한 칠색 연꽃이 도둑에게 도난당했다는 소식을 전했다.이 일은 매우 중요한 문제였기에 즉시 보고했다.정우찬은 그 말을 듣고 칠색 연꽃이 중요한 물건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원래는 그것을 손에 넣고 예천우에게 바칠 계획이었다. 그는 바로 물었다.“누가 가져갔는지 알아?”“백강호는 잘 모르겠다고 했지만 상대의 실력이 굉장히 강해 보였다고 해요. 아마 종사급 이상의 강자일 가능성도 있습니다.”절정종의 장로가 답했다.하지만 사실 백강호는 일부러 상대의 신분을 말하지 않았다. 절정종이 예천우가 용문 용왕이라는 신분을 알고 두려워할까 봐 일부러 말을 흐리게 했다.“
예천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널 믿을게.”이 말을 들은 절정 노조는 한숨을 내쉬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절대 주인님께서 오해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그런데 말이야. 정우찬, 기회가 되면 예웅남한테서 고아원 화재 사건에 대해 알아봐 줘.”예천우가 지시했다.“알겠습니다.”정우찬은 즉시 고개를 끄덕였다.“하지만 절대로 티를 내지 마. 예웅남이 예씨 가문의 권력을 어떻게 차지하려는지... 예웅남이 숨기고 있는 비밀들을 반드시 알아내야 해.”예천우가 말하자 정우찬은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알겠습니다.”예천우는 여전히 예씨 가문에 대해 불만이 많았지만 어머니가 말한 것처럼 자신이 예씨 가문의 혈통을 잇고 있다는 점과 예 어르신도 완전히 그들을 포기한 건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모든 일을 다 말핸 예천우는 정우환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정우환, 생각 잘 해봐. 정말로 내게 충성을 다할 거야?”“네.”정우환은 예의 있게 대답했다.“좋아. 그러면 내가 널 도와줄게.”예천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누워서 몸 상태를 좀 살펴야겠어. 네 상태가 꽤 심각하니 시간이 좀 걸릴 거야.”정우환은 그 말을 듣고 바로 누웠다.그때 예천우의 손에서 은빛 바늘 9개가 나타났다. 그 바늘은 예씨 가문의 공간 반지에서 나온 것이었고 강력하면서도 부드러운 기운을 내뿜으며 정우환의 몸에 삽입되었다.예천우는 기운을 다시 한번 모아 실질적으로 정우환의 몸을 통해 바늘을 움직였다.기운은 정우환의 여러 혈 자리를 통해 몸 안으로 흘러 들어갔고 그 과정에서 정우환의 상처가 치유되고 몸이 회복됐다.정우환은 몸 안에서 들어오는 온화한 에너지를 느꼈고 점차 몸의 상처들이 치유되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엄청난 통증이 밀려와 마치 몸이 찢어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참아. 지금 네 경맥을 강화하고 있어.”예천우는 담담하게 말했다.이 말을 들은 정우환은 이를 악물고 참았다. 그는 지금 자신의 실력을 조금이라도 더 키우기 위해 기회를 놓칠 수
모든 이야기를 듣고 난 예천우는 고개를 저었다. 만약 그들이 계획대로라면 절정종의 지원이 있다면 아무리 예씨 가문의 고수들이 합세해 봤자 예관희는 끝장날 상황이었다.하지만 이제 이 사실을 알게 되었으니 예천우는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어머니와 왕 어르신의 말을 들어보면 예관히는 자신한테 전혀 신경 쓰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예관희도 예씨 가문을 지키기 위해 어쩔 수가 없었을 뿐이었다.“주인님, 저희는 아직 계획만 세운 상태고 실제로 움직인 건 아닙니다. 지금 바로 이 계획을 취소하라고 하시겠습니까?”“그럴 필요 없어.”예천우는 고개를 저으며 담담하게 말했다.“모든 건 자연스럽게 흘러가게 두면 돼. 하지만 예웅남이나 예훈이 예씨 가문에 대해 뭔가 행동을 하면 미리 나한테 알려줘.”정우찬은 그 말이 잘 이해되지 않았지만 즉시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알겠습니다.”“예웅남이나 예훈한테 이 계획이 변화가 생겼다고 눈치채지 않게 해야 해. 도대체 어떻게 나오는지 지켜보고 싶어.”예천우가 말하자 정우찬은 그 뜻을 이해하고 고개를 끄덕였다.이제 예천우는 예관희를 돕고 싶다는 의도가 있다는 걸 알았다. 하지만 그는 먼저 예웅남과 예훈이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 지켜보겠다고 다짐했다.과거 예천우가 예씨 가문을 떠난 후에도 예웅남은 여러 일을 벌였고 예천우는 그가 예씨 가문을 차지하려고 했던 의도를 의심하고 있었다.원래 예천우는 고아원에 불 질렀던 일은 누군가가 일부러 예웅남의 짓인 척하면서 예웅남에게 누명을 씌우려 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지금에 와서 생각해 보니 어쩌면 정말로 예웅남이 한 짓일 수도 있었다.‘아마 어머니도 잘못 생각하셨을 수 있어.’어차피 예웅남은 줄곧 절정종의 도움을 받아왔고 심지어 예씨 가문의 가족장인 예 할아버지도 제거하려고 했다.“그리고 한 가지가 더 있어.”예천우는 절정종이 옥패에 관심을 두고 있다는 사실을 떠올리며 어쩌면 그들이 그 당시 비밀에 대해 알고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했다.정우찬은 그 말을
“왜?”예천우는 미세한 음모의 냄새를 맡았다.‘단전 회복은 여태까지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어. 그만큼 어렵다는 얘기지. 그런데 절정종이 이런 일을 한다면 분명히 무언가 의도가 있을 거야.’사실 이건 절정종의 기밀 사항이었다. 하지만 예천우가 묻자 정우찬은 바로 모든 사실을 털어놓았다.“그러면 예훈의 단전이 회복되었다는 게 가짜라면... 결국 언젠가는 들키게 되겠지?”예천우가 물었다.이 말에 정우찬은 잠깐 심장이 뛰는 걸 느꼈고 예천우가 예훈에 대해 알아챈 걸 깨달았다. 얼굴이 창백해지며 말했다.“네. 그리고 정말 큰 위험이 있을 겁니다.”그는 계속해서 말하며 예천우에게 물었다.“주인님과 예훈은 어떤 관계인가요?”예천우는 대답하지 않았다. 이제 그는 절정종이 단지 예씨 가문을 이용하고 있었음을 이해했다. 3년이라는 시간만 있으면 많은 일이 일어날 수 있었고 심지어 예씨 가문을 완전히 장악할 수 있을 것이다.3년 후에 어떻게 될지 그들은 신경 쓰지 않았다.“걱정할 필요 없어. 사실 예훈은 원래 나 때문에 폐인이 된 사람이야.”예천우가 담담하게 말했다.이 말을 들은 정우찬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하지만 곧 의문이 들었다. 아니 예훈이 말한 대로라면 그는 용문 용왕인 예천우 때문에 폐인이 되었다고 말했다.그리고 예웅남이 예천우를 죽이려 했다는 사실도 있었다. 그러나 절정종은 예천우를 죽이는 일이 작지 않다는 걸 알기에 미뤄왔었다.최근 예천우가 예씨 가문 예정환의 아들임을 알게 되면서 예씨 가문과의 관계도 파악하게 되었다.정우찬은 여전히 의심이 들었다.“그런데 예훈은 그가 예천우 때문에 폐인이 되었다고 했습니다.”“그럼 내가 누구인지 다시 한번 봐봐.”예천우는 그들이 이미 자신이 누구인지 알아차렸음을 알고 본모습을 드러냈다. 그의 모습은 훨씬 더 잘생기며 평소보다 더욱 훌륭한 모습이었다.절정 노조는 잠깐 멈칫했다. 그동안 예천우가 누구인지 전혀 눈치채지 못했지만 본모습을 보고 나서 멍하니 서 있었다.그는 잠시 생각했다.“너무
남궁은서는 예천우의 눈짓을 보고 일어나며 말했다.“여기서 일어난 일은 이제 마무리되었습니다. 이렇게 먼 길 오신 분들이 많으니 잠시 여기서 쉬거나 둘러보시길 바랍니다.”“내일은 우리 5대 문파가 함께 모여 회의를 열고 향후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입니다.”“알겠습니다.”여러 종주는 차례로 고개를 숙여 존경을 표했다.모든 이들이 자리를 뜬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정우찬은 정우환을 데리고 돌아왔다. 정우환의 상태는 매우 심각했지만 절정종의 깊은 내공 덕분에 적어도 정신은 온전했다. 그러나 그의 몸은 매우 허약해 보였다.정우환은 형의 상태를 듣고 정말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는 형이 말하는 내용이 믿기지 않았다. 그가 지금까지 전혀 알지 못했던 일들이었다.그중에서도 절정 노조와 정우찬이 예천우를 주인님이라 부른 것을 듣고는 이 모든 것이 뒤집어진 현실 같았다.만약 절정 노조가 직접 이 사실을 증명해 주지 않았다면 정우환은 여전히 믿지 않았을 것이다.절정 노조는 정우환을 타일렀다.“우환아, 주인님이라고 불러서 부끄러워할 필요는 없어. 주인님이 어떤 능력을 갖춘 존재인지 생각해 봐. 얼마나 대단한 인물인지 너도 알겠지?”“내가 육지 신선의 경지에 있다고 해도 주인님은 손가락만 까딱하시면 우리를 멸망하게 만들 수 있지. 그리고 주인님이 너한테 뭘 줄 수 있는지 생각해 봐. 주인님과 함께하지 않으면 몇 년을 들여서 힘을 회복한다고 해도 너는 더 이상 진보할 기회를 얻지 못할 것이야. 하지만 주인님을 따르게 되면 너도 얼마 지나지 않아 육지 신선의 경지에 이를 수도 있어. 주인님의 능력은 정말 놀라울 정도야. 주인님이 이루어낼 성과는 상상을 초월할 것이야. 그때가 되면 우리의 실력으로는 주인님을 섬기는 것조차 자격이 없을지도 몰라.”절정 노조도 정우환을 설득하려고 큰 노력을 기울였다.사실, 형의 말을 듣고 이미 정우환은 마음이 움직였고 절정 노조의 설득이 더해지자 그는 더 이상 망설이지 않았다.이미 길이 열려 있으니 이 길을 받아들이는 것이
모두가 그 광경을 멍하니 지켜보았다. 예천우의 신기한 손놀림을 보며 모두의 눈엔 놀라움이 가득했다.단 1분도 채 안 되는 시간 동안에 예천우는 오른손을 거두었고 그의 모습은 여전히 우아하고 바람처럼 가볍고 평온했다. 마치 아무런 힘도 들지 않는 듯했다.절정 노조는 정우찬의 상태가 점점 나아지는 것을 보며 기뻐하며 급히 말했다.“주인님, 도와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모두가 이 말을 들으며 다시 한번 놀랐다. 절정 노조는 육지 신선의 경지에 다다른 세계적 고수였다. 그런 고수가 이렇게 주인님이라 부르며 복종하는 모습은 상상도 못 할 일이었다.이제 예천우는 양박군에 이어 정우찬과 정우환 두 형제까지 부하로 받아들인 셈이었다.“그럴 필요 없어. 하지만 이 두 사람보고 꼭 조심하라고 해. 만약 누군가 나한테 해가 될 일을 한다면 난 가차 없이 행동할 것입니다.”예천우는 차분하게 말했다.“주인님, 걱정하지 마세요. 절대 그럴 일 없을 겁니다. 만약 그런 일이 생기면 제가 첫 번째로 두 사람을 처리하겠습니다.”절정 노조는 재빠르게 대답했고 예천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주변을 둘러보며 말했다.“오늘 여기에서 일어난 모든 일에 대해 감사드리며 이 자리에 계신 모든 분께 부탁드리고자 합니다. 오늘 이 일에 관한 모든 것은 철저히 비밀로 해주세요. 어떤 일도 외부에 누설되면 안 됩니다.”“모두 들었지? 만약 누군가 주인님의 명령을 어기면 내가 직접 찾아가서 반드시 처리할 거야.”절정 노조는 즉시 말하며 경고했다. 예천우가 큰 도움을 준 만큼 그만큼 충성스럽게 일해야 한다는 걸 알았다.“뭔 소리야? 내가 걱정하는 건 바로 너희 절정종의 사람들이야.”예천우는 짜증 섞인 목소리로 대답했다.“여기서 절정종과 화간종을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은 모두 내 편이야. 화간종은 총 네 명뿐이니 내가 잘 말해두면 문제없을 것이다. 문제는 절정종 사람들이지. 그렇다고 해도 사실 절정종은 이미 무너졌으니 남아 있는 사람도 많지 않네.”하지만 절정 노조는 즉시 대답했다.“주인님,
절정 노조는 수백 년을 살아온 고수였다. 예천우를 주인님으로 인정한 후 그는 바로 예천우의 생각을 깨닫고 급히 말했다.“정우찬, 왜 멍하니 서 있어? 빨리 무릎 꿇어.”정우찬은 잠시 멈칫했다가 이내 그 뜻을 이해했고 그는 얼굴이 살짝 변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니 절정종은 이제 예천우의 통제 아래 있을 것이다.그뿐만 아니라 그가 꿈꾸던 육지 신선의 경지라니. 이건 그의 이루지 못한 꿈이었는데 이를 얻을 기회가 왔다는 생각에 마음이 굳어졌다.정우찬은 즉시 한쪽 무릎을 꿇으며 말했다.“여 전주님께서 우리 두 형제를 도와주실 수 있다면 그 후로 우리의 목숨도 오직 전주님의 명에 따르겠습니다. 명령만 하시면 절대 거역하지 않겠습니다.”이 말을 듣고 모두가 예천우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과연 그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궁금했다.만약 여 전주의 말대로라면 정우찬과 정우환은 불행 중 다행이 될 것이다.예천우는 잠시 정우찬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고 여유롭게 말했다.“다시 한번 잘 생각해 봐. 나에게 충성을 맹세하는 것은 성종에게 복귀하는 것과는 다른 일이야. 일단 너희가 나에게 충성을 맹세하면 너희 생명은 내 손에 달리지. 내가 무엇을 시키든 반드시 실행해야 해. 만약 배신한다면 너희는 비참한 끝을 맞을 것이야. 너희도 내 능력을 알고 있겠지?”정우찬은 당연히 예천우의 능력을 알고 있었다. 그가 육지 신선의 경지에 오르기 전에 이미 여 전주에게 적수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그러나 그가 꿈꾸던 육지 신선의 경지에 도달하는 기회는 그렇게 쉽게 찾아오지 않기에 정우찬은 마음을 굳히고 말했다.“네. 확실히 알겠습니다. 여 전주님, 저와 제 형제를 받아주십시오.”“좋아.”예천우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너희의 충성심을 받아들일게. 정우환은 원하면 언제든 나를 찾아오면 돼.”“알겠습니다. 주인님!”정우찬은 존경의 말을 더하며 고개를 숙였다. 절정 노조가 예천우를 주인님이라고 부르자 자신도 그에 맞춰 주인님이라고 부르기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