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가 열리지 않는 이상, 이 섬을 찾을 수 없다고 들었는데.. 사실이야?” 도윤이 재준을 바라보며 물었다. “그… 소문은 처음 들어서 나도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모르겠네! 나를 의심하지는 마. 우리가 명령을 받고서 이곳 질서를 유지하고 있는 건 맞지만, 명령이 없으면, 보통 이 섬에 있을 수 없거든. 그러니, 너희 같은 사람들이랑 동시에 여기 오게 되는 거야.” 재준이 고개를 가로 저으며 대답했다. 재준이 거짓말하고 있지 않다고 느낀 도윤은 한숨을 쉬며 대답했다. “…그렇구나. 그러면, 이곳에 대해 알고 있는 걸 말해줘…”“흠, 여기 맛있는 음식이 엄청 많아! 좋아, 내가 데려가서 보여줄게!” 재준은 눈을 반짝거리며 소리쳤다. 그 말을 듣자, 도윤은 기뻐해야 할지 슬퍼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주최 측에서 지금 자신을 표적으로 삼고 움직이지 않는다는 사실에 이든과 오혁이 무사하다는 것을 알았지만, 그래도 재준이 말한 ‘차차 알게 될 것’이라는 말의 의미를 이해할 수 없었다.재준은 도윤에게 거의 가족처럼 친근하게 말 걸고 있었지만, 결국 이 사람도 주최 측 사람이기에 이 사람과 친해지기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를 염두에 두고, 도윤은 뭐가 됐든 재준에게서 정보를 얻어내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렇게, 도윤이 물었다. “…아니야, 나 돌아가서 쉬고 싶어. 그런데, 그 전에, 너 지배력이 강한 할머니를 알고 있니?”“할머니라고 했어? 그 여자는…” 재준은 바로 입을 막았다. “…그 여자는…?” 도윤이 말했다. “…그 여자는 아마도 이 경매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온 사람일 거야.” 재준은 고개를 가로 저으며 대답했다. “…그렇구나.” 도윤은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나이 든 여자가 주최 측 가문과 연관이 있다는 사실을 잘 알았다. 그렇지 않고서, 회색 옷을 입은 남자가 자신의 영역임에도 불구하고, 도윤을 쫓지 않을 이유는 없었다. 어쨌거나, 도윤은 그 노인은 본질적 기를 이용해서 자신의 위치를 쉽게 파악할 능력이 된다고 생각했다.
재준은 의심스러워 보이지도 않았고, 대체로 믿을만하게 느껴졌지만, 그래도 주최측 가문 사람이었다. 도윤은 그 가문에 대해 별로 아는 게 없었기에, 재준 앞에서 경계를 늦추지 않으려 했다. 어쨌거나, 재준이 도윤의 방까지 따라 들어오자, 소파에 누워 있던 이든이 바로 일어나서 물었다. “형… 이 사람은 누구야?”“그냥 알게 된 친구야. 그나저나, ‘친구야’, 우리랑 같이 지낼 생각은 아니지? 여기는 방 세 개랑 침대 세 개뿐이야.” 도윤은 아직 이든에게 전반적인 상황을 말하고 싶지 않았기에, 그저 재준을 바라보며 물었다. “아, 내 걱정은 하지 마. 내가 다른 방을 얻을게!” 재준이 고개를 가로 저으며 말했다. 그의 임무는 그저 도윤을 세심하게 관찰하는 것이지, 내내 그의 곁에 있는 게 아니었다. 어쨌거나, 재준이 떠나자, 도윤은 그제야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유리컵에 물 한잔을 따르며 도윤이 물었다. “그나저나, 권 대표님은?”“내일 있을 경매 행사에 자리를 등록하러 가셨어.” 이든이 도윤 옆에 서서 대답했다. “그렇구나…” 도윤은 물을 마시며 대답했다. “형… 정확히 쟤 누구야…? 권 대표님이 이곳이 얼마나 혼란스러운 곳인지 말씀해 주셨잖아. 그러니, 저 사람이 우리한테 접근한 거라면, 신원을 확실히 알아야 해.” 이든이 방금 재준이 나간 문을 가리키며 말했다. “걱정할 것 없어. 곁에 둬도 위험하지 않은 사람이야.” 도윤은 살짝 힘없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특히나 노인에게 찍힌 이후로, 주최 측 사람과 대립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것을 알았다. 생각해 보면, 아마 자신이 큰 산에 다시는 침범하지 못하도록 노인이 재준을 시켜 감시하게 했을 수도 있다. 그러면, 재준이 이러는 이유가 더 이해됐다…주최측 가문의 제자로서, 재준은 섬에 방을 따로 예약할 필요가 없었다. 그랬기에, 그저 빈방을 찾아 들어가 문을 닫았다. 그리고서 노인에게 전화를 걸었고, 전화가 연결되자마자, 말했다. “셋째 장로님? 말씀드릴 게 있어요!”“혹시 놓친
그의 지위에도, 주철은 위엄 있는 가장의 모습보다는 딸을 걱정하는 아버지의 모습이었다. 그 말을 듣자, 셋째 장로는 바로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맞습니다. 그 사람의 이름은 이도윤이고, 아직 섬 안에 있습니다. 혹시 섬을 떠날 때를 대비해서 지금 임재준이 감시하고 있습니다…”“어느 가문 사람이죠?” 주철이 물었다. “그저 개인 지배자로 보입니다. 이상하게도, 아직 집안 가문에 대해 알아낸 게 없습니다.” 셋째 장로는 자신이 알아낸 정보에 대해 확신이 없어 보였다. “…확실합니까? 그게 얼마나 말도 안 되는 일인지 알고 말하는 거죠?” 주철이 한숨을 쉬며 대답했다. “…네… 아가씨께서 먼저 헤라클레스 원초적 원기를 느끼셨습니다… 심지어 저조차도 어젯밤에 그 사람이 수상하게 님부산으로 들어가려 했을 때 느꼈습니다….” 셋째 장로가 고개를 가로 저으며 설명했다. “아니, 어떻게 개인 지배자가 헤라클레스 원초적 원기를 가질 수 있다는 말입니까? 그 자의 힘을 충분히 조사해서 정말로 가지고 있는 게 확실한지 알아본 겁니까?” 주철이 냉소적으로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 “그…그렇게 할 생각입니다… 아니면, 정말로 운이 좋은 사람이 아닐까요…?” 셋째 장로가 고개를 끄덕였다. “어쨌든, 그 사람을 당장 제 앞으로 데려오세요! 직접 확인하겠습니다! 미아 몸속에 있는 차가운 독을 빨리 치료할수록 좋을 겁니다!” 주철이 손을 가로 저으며 대답했다. 그는 딸의 건강 회복에만 생각하고 있었다. “…그건…. 아가씨가 그러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셋째 장로가 어쩔 줄 몰라 하며 말했다. “…뭐라고요? 지금 얘가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주철이 중얼거렸다. “…직접 아가씨를 보시는 게 좋을 듯합니다…” 셋째 장로가 다소 망설이며 중얼거렸다. “…미아는 어딨죠…” 주철이 한숨을 쉬며 물었다. “섬에 있습니다…” 셋째 장로가 대답했다. “당장 미아를 데려오세요. 그리고 왜 그렇게 행동했는지 진지한 대답을 준비하라고 말하세요. 전 헤라클레스
“그럼, 뭐가 문제인 거니, 미아야? 너에게 지금 시간이 1년도 안 남았어! 빨리 나서지 않으면, 그 사람이 섬을 떠날 수 있고, 우린 그 사람을 다시는 못 찾을 수도 있어!” 주철이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다. 어쨌거나, 딸의 목숨이 위태로웠다!그 말을 듣자, 미아는 얼굴을 살짝 붉히며 중얼거렸다. “…잠시 아빠랑 둘이 있고 싶어요…”고개를 끄덕이며, 셋째 장로와 다른 사람들은 황급히 방에서 나갔다. 둘만 남자, 미아는 소매를 움켜잡고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빠… 내 몸 안에 있는 독을 치료하려면, 그 남자랑 뭘 해야 하는지 잘 알 텐데…?”잠시 말이 없어진 후, 주철이 대답했다. “…잘 알고 있어.”“그러면, 적어도 이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내가 알게 해 주면 안 돼…? 적어도 그 애가 내 독을 치유하기 전에, 내가 걔를 받아들일 수 있는지 알아야 하잖아…!” 미아가 부끄러워하며 말했다. “…까다롭게 굴지 말아라! 그 아이가 네 동반자가 되는 것이 최고로 좋겠지만, 지금 너가 이것저것 따질 때가 아니야. 정말로 그게 그렇게 신경 쓰인다면, 네가 다 나은 후, 내가 그 애를 죽이면 돼!” 주철이 차가운 눈빛으로 말했다. “아…아빠, 지금 내 생명의 은인을 죽이겠다는 거야…?” 미아가 아빠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말했다. 갑자기 굉장히 어색한 기분을 느끼며, 주철이 시선을 피하며 말했다. “…다…널 위해서야…”“그렇게 말할 거면, 적어도 그 애가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게 해 줘… 만약 내 기준에 하나도 맞지 않는다면, 이 차가운 독으로 죽는 게 나아!” 미아가 단호하게 말했다. “헛소리하지 마! 네 인생이 그렇게 장난이야? 미아야, 태어난 이후로, 넌 네가 하고 싶은 대로 다 했잖니… 하지만, 이번에는 내 마음대로 할 거다. 여기 있어. 내가 지금 당장 그 지배자 놈을 잡아올 테니! 네 독을 치료한 후, 그 놈을 어떻게 할지는 네가 결정해!” 주철이 일어나 문을 향해 걸어갔다. 아빠의 팔을 잡으며 미아가 애원했다. “아빠
“알겠어…” 미아는 대답하고서 문을 닫았다.다음 날 아침. 도윤을 침대에 누워 두 눈을 크게 뜨고 있다. 어쨌거나, 그날 일로 인해 잠은커녕 눈도 못 붙였고, 밤새도록 상황을 되짚어 보며 고민했지만, 해결책을 찾지 못했다. 문 노크소리에 도윤의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이 멈추었다. 이든이 따라 들어오며 말했다. “이재준 왔어…”그러자, 도윤은 한숨을 내쉬었다. 누군가 자신을 감시하고 있다는 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침대에서 몸을 일으켜 문을 열고 대답했다. “들어오라 해…”도윤이 세수를 마치고 나오자, 재준은 이미 거실에 앉아 있었다. 도윤을 보자, 재준은 바로 탁자 위에 있는 음식 봉지를 가리키며 말했다. “내가 일찍 일어나서, 모두를 위해 아침 식사를 가져왔어! 사 온 것 좀 먹어! 내가 좋아하는 건데, 분명 좋아할 거야!”“…고마워…” 도윤은 포기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에이, 아니야! 어? 삼촌, 일어나셨어요? 이리로 오셔서 음식 식기 전에 드세요!” 재준은 눈치가 전혀 없었고, 오혁이 나오자 소리쳤다. 물론, 오혁은 처음 보는 얼굴에 당황하고서 물었다. “…누구….?”“…아, 새로 사귄 제 친구예요…” 도윤이 말했다. “아, 그렇구나… 제 이름은 권오혁입니다. 뭐, 오혁 삼촌이라고 불러도 좋아요.” 오혁은 재준에게 손을 뻗으며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임재준이요! 재준이라고 부르세요!” 재준은 장난스러운 미소로 악수를 받으며 대답했다. “만나서 반가워. 어쨌거나, 경매장에 들어가려면 30분도 안 남았어. 그러니까, 어서 아침을 먹자. 아니면, 못 들어갈 수도 있어.” 오혁이 도윤과 이든에게 입장표를 건네며 말했다. 도윤과 이든이 표를 받기 전에, 재준은 주머니에서 황금색 입장권을 꺼내 탁자 위에 올리며 말했다. “오혁 삼촌, 그 표는 넣어두세요. 제게 VIP 좌석권이 있어요. 저랑 같이 가요!”“너…. 뭐? 어떻게 그걸 구한 거야?” 오혁은 갑작스러운 상황에 당황하며 소리쳤다. 그
경매가 진행되는 장소는 섬 한 가운데 있는 거대한 원형 건물로, 중앙이 텅 비어 조명을 돋보이게 했기에 로마의 전투 경기장과 유사한 모습이었다. 게다가, 경매장은 2층짜리 건물이었고, 꼭대기 층은 관객들이 앉아서 잘 볼 수 있도록 만들어진 ‘특별석’들이 잘 배열된 상태로 둥근 연단을 이루고 있었다. 특별석은 상자 형태로, 관객들이 1층 경매 테이블이 잘 보일 수 있게 맑은 유리로 둘러싸여 있었다. 1층의 경우, 최소한 300여석 정도가 되는 나무 벤치가 있었다. 벤치 앞에는 경매대가 떡하니 자리 잡고 있었고, 그 뒤에는 무대 뒤쪽으로 통하는 나무 문 두 개가 있었다. 뭐가 됐든, 사람들은 아침 8시부터 건물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도윤 일행의 경우, 재준이 표를 가지고 있었기에, 경매장 옆에 있는 나무 계단을 통해 위층으로 올라갔다. 주최 측에서는 재준을 보자마자, 바로 문 쪽으로 손짓하며 티켓은 확인도 하지 않은 채 말했다. “이리로 오세요.”고개를 끄덕이며, 재준은 사람들을 이끌고 밖이 훤히 보이는 특별석으로 가며 말했다. “아, 특별석마다 음식과 음료가 가득 채워져 있다고 해요.”특별석에 도착하자, 최대 다섯 사람이 앉을 수 있는 소파 말고도, 생수와 온갖 음식들로 가득 채워져 있는 기다란 테이블이 있었다. “…경매 참여가 처음은 아니지만, VIP 공간에 입장하는 건 처음이네…” 오혁은 소파에 앉으며 복잡한 감정이 느껴지는 얼굴로 하단의 시끄러운 군중을 바라보았다. “도윤이 지인분이시니까, 앞으로 있을 경매는 VIP 특별석에서 보시면 돼요!” 재준이 믿음직스럽게 말했다. “그럼, 그 말 기억하고 있을게!” 오혁이 대답했다. 도윤이 곧 권씨 가문을 떠난다는 것을 알았지만, 이런 사실을 들었으니, 도윤이 다음 경매에도 올 것 같았다. 사람들이 계속 경매장으로 들어오고 있었지만, 도윤과 그의 일행들을 포함해서 그 누구도 2층에 숨겨진 VIP특별석이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밖에서 보면, 특별해 보이는 게 아무것도 보이지 않
“저 사람이 맞습니다.” 셋째 장로가 한 번 더 확인하며 대답했다. “…저… 저 나이에 헤라클레스 원초적 원기를 갖다니… 사부나 가문이 얼마나 강한 거죠…? 혹시 어떤 대단한 지배자 집단 출신이 아닐까요? 하지만, 주변을 알아보고 다녔을 때, 헤라클레스 원초적 원기를 가진 사람은 없었어요! 저 아이가 지배자 집단 소속이 아니라면, 그런 힘을 가질 수가 없는 걸요! 이건 정말 말도 안 됩니다!” 주철이 침착하려 애쓰며 소리쳤다. “저희도 저 애가 개인 지배자가 맞을지 의심했었습니다…” 셋째 장로가 목소리를 낮추고서 말했다. “정말로 개인 지배자라면, 저 아이는 정말로 엄청나군요…” 주철이 머리를 가로 저으며 대답했다. 주철은 이렇게 어린 지배자가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갈망하는 그 엄청난 힘을 갖고 있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었다. 만약 저 아이가 헤라클레스 원초적 원기를 갖고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 주철은 올해 경매 행사를 강제로 중단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느꼈다…“대표님,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셋째 장로가 주철을 바라보며 물었다. “…그 전에, 미아야, 넌 저 아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니?” 주철이 딸을 바라보며 물었다. “…모르겠어…” 미아는 고개를 가로 저으며 중얼거렸다. “그래… 일단은 계속 지켜보자.” 주철이 손을 저으며 대답했다. 그는 도윤에게서 시선을 고정했다. 물론, 도윤은 이런 대화가 오가는 것조차 알지 못했다. 이때, 경매는 이미 시작했고, 경매장에서 사람들은 경매 테이블 위에 놓인 물건들을 입찰하며 수없이 고함을 치고 있었다. 도윤과 일행들은 경매장에서 일어나는 상황을 모두 보고 있었다. 도윤이 팔짱을 끼고 지켜보는 모습을 보며 오혁이 미소 지으며 물었다. “마음에 드는 물건이라도 있어요?”“전혀요.” 도윤은 어깨를 으쓱하며 대답했다. “걱정하지 마세요. 좋은 물건은 나중에 나올 거예요. 지금은 그저 에피타이저일 뿐이죠.” 재준이 바나나를 먹으며 말했다. 그 말을 듣자, 이든이 자기와 비슷한 또래인
“…뭐라고? 이건 지배자 기법에 대한 내용이 담긴 책이야. 지배자가 되고 싶다고 하지 않았어?” 도윤이 크게 웃으며 대답했다. “…뭐? 이 책에 지배자 기법이 담겨 있다고…?” 이든은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손에 들고 있는 낡은 책을 바라보았다. 이런 귀중한 정보가 담긴 책은 최상의 상태로 보관될 줄 알았다. 다시 말하자면, 그가 들고 있는 책은 그것과 정반대였다! 만약 책 안에 내용을 알려주지 않았더라면, 이든은 도윤이 책상 높낮이를 맞추는 데 쓰는 책으로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다시 말해줘?” 도윤이 눈을 굴리며 대답했다. “아…아니… 그럴 필요 없어. 그런데, 정말로 나한테 무슨 옛날 소설책을 주는 줄 알았어!” 이든이 장난꾸러기 같은 미소를 지으며 소리쳤다. 그리고, 이미 낡은 대로 낡아버린 책을 실수로라도 훼손하지 않으려 조심스레 주머니에 넣었다. “어쨌거나, 시간 날 때 읽어 봐 모르는 게 있으면 언제든 내게 물어보고.” 이든이 책을 챙기는 모습을 보며 도윤이 대답했다. 그렇게 말했지만, 사실 도윤은 이든이 지배자가 되길 바라지 않았다. 어쨌거나, 이든은 이미 서부 지역 특수 부대 에이스로 꽤 좋은 직책에 있었다. 만약 지배자 세계에 발을 들인다면, 언제 어디서 위험이 도사리고 있을지 모른다. 지배자 세계는 세속과 전혀 달랐다…그렇지만, 도윤은 완강하게 반대하지도 않았다. 어쨌거나 이든은 진지하게 배우고 싶어 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 생각에, 도윤은 최선을 다해 이든을 지지해 주기로 마음먹었다. 그들의 대화를 듣자, 재준은 이든의 어깨에 팔을 두르며 말했다. “나한테도 도움을 요청해, 알겠지? 내가 다 알려줄게!”“하지만, 난 형을 잘 알지 못하는 걸…” 이든은 어깨를 으쓱하며 중얼거렸다. “그래… 시간이 지나면 더 친해지겠지. 지금은 아니더라도…” 재준은 목을 가다듬으며 대답했다. 순간 그의 눈은 현재 미아가 있는 숨겨진 VIP 특별석으로 향했다. 지금 재준의 정체에 대해 생각하고 싶지 않았던 도윤은 그저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