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윤은 창헌이 자신에게 무언가를 암시하고 있다는 것을 눈치챘지만, 그게 뭔지 전혀 감이 안 잡혔다.할아버지가 살아 계신다면 기쁜 게 당연한 거 아닌가! 그걸 물어볼 필요가 있나?할아버지의 성수의 서약 증표가 지금 여기서 모습을 드러냈다는 것 만으로 무슨 일이 생겼다는 것은 더욱 확실해졌다. 그랬기에 도윤은 할아버지가 아직 살아 계시기를 더 간절히 바랄 뿐이었다.이로써 도윤은 자신의 스토커가 여태까지 성수의 서약과 관련이 있었던 것인지 의심이 되었다. 마건이 보여준 것을 떠올려 보면, 정체불명의 사람이 먼저 성수의 서약 행사에 가서 모든 사람을 죽인 걸까? 그 후에, 사막 지하 궁전으로 향했고 거대한 아나콘다를 죽이고 노아의 시체를 가지고 나간 것이다. 그리고 이씨 가문 사람 나머지를 처리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조안과 창헌이 도착한 것이다..할아버지의 시체를 찾을 수 없었기에 도윤은 할아버지가 죽지 않고 다른 가족들처럼 납치되었다는 예감이 들었다. 두말하면 잔소리지만, 도윤은 또한 스토커의 최종 목적이 자신과 관련이 있다는 것도 알았다. 거대한 아나콘다를 찢어 죽이고 신성한 유물을 파괴한 도윤을 쫓고 있는 정체불명의 도사는 정말로 실력자였다. 그랬기에, 도윤은 성남시에서 돌아오면서 계속해서 그를 처리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생각했다. “….아니다. 어쨌거나, 지금 이 생각은 할 필요가 없겠구나. 헤라 기반을 복구하는 동안 마음을 평화롭게 다스리는 게 좋겠어. 회복되면, 우린 너만 믿고 있을 거다. 그러니 어서 눈앞에 놓인 일에만 집중해!” 창헌이 도윤의 어깨를 토닥이며 말하고는 더 이상 하고 싶은 말을 전하지 않았다. 그 말을 듣자, 도윤은 오버해서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어쨌거나, 너무 많은 일이 일어났고 도윤은 헤라 기반을 복구할 수 있을지 미친 듯이 불안했다. 성공한다면, 첫 번째 단계의 힘을 더 잘 내려받아 사용할 수 있었다. 그렇게 된다면, 더 이상 이렇게 소극적으로 숨어 있을 필요가 없었다.이 점을 생각하며 도윤은
조안이 시키는 대로 하며 도윤은 마건이 자신의 몸을 이끄는 데 집중했다. 본질적으로, 일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도윤의 몸은 완전히 산산조각이 나야 했고 그렇게 되면, 마건은 그를 다시 온전한 상태로 되돌리며 과거로 보내는 것이다. 그랬기에 엄청난 고통을 감수해야 하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갑작스러운 폭발음과 함께, 하늘을 찢을 듯 번개와 같은 푸른빛이 위에서 쏟아지자 밤 시간이 마치 낮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도윤이 서 있는 원 안에서 번개가 치며 천둥소리가 들려왔다. 거대한 힘은 방 안에 있던 가구를 점점 파괴하기 시작했고 조안은 상대적으로 차분한 표정으로 있었다. 한편, 창헌은 너무 긴장이 되어서 이미 등이 식은 땀에 흠뻑 젖어 있었다. “조안 씨, 이제 모든 일이 잘 끝난 건가요? 얼마나 더 보고 있어야 하는 거죠?” 죽을 만큼 걱정이 된 창헌이 물었다. 어쨌거나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은 다소 괴상하고 으스스했다. “이 원 안에 들어간 도사가 그냥 아무 도사였다면 저도 물론 걱정이 됐을 거예요. 하지만, 도윤이잖아요. 도윤이는 평범한 사람이 아니에요! 그러니, 걱정 마세요. 별일 없을 겁니다.” 조안이 대답했다. 조안이 말이 끝나자마자, 엄청난 전자파 폭발이 일어나며 방 전체를 흔들었다..!그리고 그 둘 앞에 펼쳐진 장면에는 푸른 빛은 이미 흐려져 있었고 도윤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이 모든 시간 동안, 도윤은 마치 혼란을 구현한 곳의 중심에 있는 기분이었다. 그 과정속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살짝 의식은 있었지만 전혀 통제할 수 없었다. 마치 심연으로 끌고 가기 전, 마치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그를 꽉 감싼 채로 끝없는 어둠 속을 떠다니는 듯했다.도윤은 그를 비추는 밝은 빛이 느껴졌고 그제야 의식을 통제할 수 있게 되었다.천천히 눈을 떴지만 눈부신 햇빛으로 바로 눈을 다시 감았다. 잠시 손으로 빛을 가리고서 도윤은 겨우내 자리에서 일어나 주변을 서성이다 보니 눈이 이제 완전히 빛에 적응하였다. 도윤은
과거로 성공적으로 돌아왔기에 그건 같은 시공간에 두 명이 있다는 것을 의미했고 조안은 절대 둘이 얼굴을 마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었다. 이 점을 떠올리며 도윤은 먼저 과거의 자신을 먼저 찾고 잠정적으로 조용한 장소에 숨겨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고 나서, 일주일 동안 과거의 자신을 대신하여 움직여야 한다. 뭐가 됐든, 일단 간단한 변장이 좀 필요했다. 한편, 한 남학생이 키가 크고 몸집이 큰 다른 학생과 부딪히면서 ‘쿵’ 하는 큰 소리가 캠퍼스 내에 들려왔다.키 큰 학생과 팔짱을 끼고 있는 예쁘게 차려입은 소녀는 남자친구가 도윤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욕을 퍼붓는 모습을 보고 있었다. “이도윤, 정말 쪽팔린다. 어떻게 쓰레기를 줍다가 내 여자친구랑 마주치냐? 진짜 창피한 것도 모를 만큼 시력이 안 좋은 건 아니지?”남자친구가 다시 도윤을 걷어차는 모습을 보자 여자가 말했다. “자기야, 얘가 이래 봬도 엄청 예쁜 여자친구 있는 거 알아? 진짜 여자애 머리가 어떻게 됐나 봐! 같은 여자가 봐도 이런 애를 남자친구로 두는 거 진짜 창피해!”“하하하! 멍청한 자식! 얘 얘기 그만하자, 자기야. 이 구질구질한 얼굴을 볼 때마다 화가 나서 못 참겠어! 그냥 가서 밥이나 먹자! 이런 관심조차도 얘한테는 사치야!” 여자친구를 껴안으며 건장한 체구의 남성은 떠났다. 하루 중 꽤 바쁜 시간대였기에 캠퍼스 내를 오가는 많은 학생이 그 광경을 목격했다. 그들 중 몇 명은 이제 도윤을 쳐다보며 손가락질하고 있었다. 물론, 이 모든 일이 도윤에게 처음 있는 일은 아니었다. 뭐가 됐든, 지금의 도윤이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꽤 세게 걷어차인 아픈 배를 움켜쥐며 아랫입술을 깨물고 있는 것뿐이었다. 주위 사람들의 차가운 시선들로 얼굴이 빨개지며 서둘러 자리를 피했다. 버려진 병을 줍는 데 사용하던 뱀 가죽 가방을 집어 들고서 부끄러운 마음에 도윤은 재빨리 도망을 갔다.그렇게 캠퍼스 밖에 있는 인적이 드문 구석에 도착했고 그곳에서 쪼그리고 앉아 눈물을
정말 기분이 이상하네…“때…때리신다고 할지라도 다 때리시면 제발 살려는 주세요..!” 과거의 도윤이 빌었다. 사랑하는 수아가 지금 헤어지자고 했기에 그는 더 잃을 게 없었다… 누군가 자신을 욕하고 때린다고 하더라도 맞서 싸우거나 스스로를 보호할 힘조차 없었다. “할 말이 없다.” 과거의 자신을 믿지 못하며 미래의 도윤이 중얼거렸다. 단 한 번의 유연한 동작으로 도윤은 과거 도윤의 혈점을 눌러 그의 입을 닫게 했다. 그러자 당연하게도 과거의 도윤은 의식을 잃고 말았다.. “그래, 곧 엄청난 운명적 변화를 겪게 될 거야… 변한 후에는 이렇게 찌질한 겁쟁이로 더 이상 살지 않길 바라! 너 남자야, 알지? 남자답게 굴란 말이야!” 도윤은 과거의 자신을 들어 올리며 중얼거렸다. 계획은 과거의 자신을 숨기고, 그 다음에 과거의 도윤의 기억을 지워서 일주일 뒤에 다시 생활로 복귀하게 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하면 미래의 도윤은 더 이상 이 일에 대해서는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미래의 도윤이 다시 성공적으로 모습을 보였을 때는 30분쯤이 지나 있었다. 이번에 그는 과거 도윤이 입고 있던 옷을 갈아입은 상태였고 그 뱀가죽 가방도 더 이상 들지 않았다. 캠퍼스의 정문 쪽 길을 따라 걸으며 도윤은 향수를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냥 이곳에 남는다면 더 바랄 게 없을 텐데… 그렇게 할 수만 있다면, 재벌 2세도 다 필요 없었다. 곧 도윤은 밀크티 가게에 도착했다. 어쨌든 도윤은 이곳에 좋은 추억이 있었다. 미나를 처음 만난 장소였다. 그 당시 미나가 얼마나 귀엽고 사랑스러웠는지 생생히 기억났다. 바뀐 표정을 보니 도윤은 지금 두 사람이 얼마나 떨어져 있었는지에 대해 생각하는 듯했다… 이런 추억이 담긴 장소를 다시 방문하니, 미나와의 좋은 추억을 떠올리며 슬퍼하지 않을 수 없었다. 계산대로 걸어가 그가 알고 있던 같은 사장님을 보았다.“..사장님! 밀크티 한 잔이요!”“네!” 사장님은 바로 도윤의 밀크티를 준비하기 시작했다.그리고
뒤를 돌아서자 도윤은 키가 크고 우아하고 예쁘게 옷을 입은 여자들 몇 명이 서 있는 것을 보았다. 하지만, 가장 앞에 서 있는 여자애를 보자 순간적으로 눈물이 핑 돌았다.미나였다!바로 숨을 가쁘게 쉬기 시작하며 도윤은 바로 한 시간 전에 걱정하고 우울했던 마음이 떠올랐다. 미나를 만나고 싶었던 마음은 사실이었으나, 마침내 미나 앞에 서게 됐을 때 어떤 감정일지 알 수 없었다. 어떻게 그 감정을 다스릴 수 있을지 몰랐기에 미나가 갑자기 나타나자 도윤은 머릿속이 완전히 새하얘졌다. 지금 미나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지만, 도윤의 눈에는 여전히 예쁘고, 사랑스럽고, 마음씨가 착한 게 보였다. 미나에 대한 애틋한 마음이 가득 차 있는 동안, 미나는 도윤이 자신을 쳐다보는 모습을 보자 약간 무서움을 느끼고 있었다. 처음에는 무서운 기분이었지만 그의 눈에 설명할 수 없는 어떤 감정이 내비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미나 주변에 있던 여자애들도 같은 기분을 느껴졌고 그들 중 한 명이 미나를 뒤로 끌어당기며 속삭였다. “미나야, 쟤 미친 것 같지?”“나도 같은 생각 중이었어! 방금 미나 어떻게 쳐다보는지 봤어? 미나가 너무 예뻐서 정신이 나간 건가?” 다른 여자애들이 역겨운 표정으로 번갈아 도윤을 쳐다보며 속삭였다. 곧, 다른 여자애가 말을 했다. “…내가 보기에 우리 그냥 가는 게 좋겠어, 미나야!”도윤이 소름 끼치게 쳐다보는 모습을 보자, 여자애들은 밀크티 생각이 더는 나지 않았다. 그들은 그저 미나를 잡아끌고 도윤에게서 가능한 한 멀리 떨어지게 했다. 그 말을 듣자, 미나는 바로 도윤의 음료 값을 내주며 아직도 멍한 눈으로 자신을 보고 있는 도윤을 보았다. 미나가 그저 붉은 아랫입술을 물어뜯고만 있자, 미나의 친구들은 그녀를 잡아끌고 가려고 했다. 그때, 갑자기 도윤이 소리쳤다. “잠깐, 잠깐만, 미나야! 가지 마!”도윤은 자신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조차 몰랐다. 하지만 미나가 자리를 뜨는 모습을 보자, 바로 그녀
과거에 미나와 처음 만난 순간부터 그리고 그들이 만나 온 이후까지 그들의 사랑은 평범하고 단순했다. 후에 엄청난 부를 소유했지만, 도윤은 미나를 위해 과하거나 사치스러운 일을 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한 번도 느낀 적이 없었다. 도윤은 두 사람이 서로 깊이 사랑하는 것만 진정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두 사람이 깊은 사랑을 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로맨스는 여전히 필요하다는 것은 나중에 알게 되었다. 하지만, 그것을 깨닫고 로맨틱한 남자로 변하려 노력했을 때는 이미 때는 늦었다.그랬는데 이제 과거로 돌아갈 기회가 주어졌으므로 도윤은 진심으로 이 모든 후회를 만회하고 싶었다. 미나에게 세상에서 가장 사치스러운 로맨스를 선사해주고 싶었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여자로 만들어 주고 싶었다. 이게 도윤이 꿈꾸는 환상이었지만, 아직 캠퍼스로 돌아가지 않기로 했다. 적어도 지금은 계속 미나를 쫓아가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는 것을 알았다. 특히나 방금 일 이후에는 더욱 그랬다. 미나를 겁주게 될까 진심으로 걱정이 되었다. 무엇보다, 더 중요한 일들을 처리해야 했고 마운틴 탑 빌라로 가봐야 했다. 이 시기에 저택은 이미 완공이 되었지만, 경매에 부쳐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 점을 염두에 두고, 도윤은 이제 상현에게 연락해서 저택을 구매하기만 하면 됐다. 그리고 나서, 비달석을 발굴하기 위해 상현에게 인력을 투입하라고 지시하면 됐다. 7일 이내에 마운틴 탑 빌라를 발굴하고 싶다면, 적은 인력으로는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기에 대규모 작전을 펼칠 생각이었다. 어쨌거나 조안의 말에 따르면, 최종 결과를 바꾸지 않는 한, 조금 더 일찍 일어나는 사건에 대해서는 상관이 없다고 했었다. 그랬기에 도윤은 핸드폰을 꺼내 익숙한 번호를 눌렀다. 연결이 되자, 도윤이 말했다. “누나!”“도윤이? 무슨 일이야? 나 지금 공장에서 일하고 있어! 내 주변에서 나는 소리 안 들려?” 도희가 대답했다. 과거에 도윤은 이 소리에 대해 의심한 적이 없었지만 이제 소리
“잠깐! 지금 어디를 들어가려는 거야? 이렇게 아무나 들어갈 수 있는 곳인 줄 알아?!” 진지하고 엄숙한 표정을 짓고 있던 보안 요원 여러 명이 들고 있던 전기봉으로 도윤을 위협하며 소리쳤다. 물론 도윤은 저택으로 들어가려고 하자마자 저지당하고 말았고 도윤이 계속 들어가려 한다면 보안요원들은 주저 없이 도윤을 때려눕힐 기색이었다. “…음? 자기야, 저기 봐! 저 구질구질한 사람이 메이페어 엔터테인먼트 같은 명망 높은 곳을 들어가려고 하고 있어! 저런 짓을 시도하기 전에 자기 주제를 아는 게 좋을 텐데!” 남자친구의 팔짱을 낀 여자가 비아냥거렸다. 그 둘은 그 남자를 보며 조롱 섞인 표정을 지었다. 도윤은 그들의 말을 들었지만 별로 신경 쓰고 싶지 않았다. 뭐가 됐든 이제 상현이 그를 만나러 올 시간이 됐다.딱히 서두르지 않으며 도윤은 그저 한 발짝 물러서서 조용히 기다렸다. 도윤으로부터 경멸적인 시선을 거두고 여자는 남편을 보며 투덜거렸다. “그나저나, 자기 사촌동생 정말 괜찮은 사람 맞아? 메이페어 엔터테인먼트 전체를 둘러볼 수 있는 게 쉬운 일이 아니야! 아빠 인맥으로 겨우 들어온 거, 알고 있지? 그런데, 이 기회를 틈타 한 번도 와본 적 없는 곳에서 여자를 꼬시려고 하다니!”“흠, 어쨌든 장인어른 인맥으로 우리가 메이페어 엔터테인먼트에서 놀 기회가 생겼고 마침 어제 나한테 물어보길래 데려오면 좋겠다 싶었어. 내가 부탁을 거절하기 좀 그렇잖아.. 안 그래…?” 여자의 남편이 아내를 살살 달랬다. 그들이 그저 인맥을 과시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기에 도윤은 그 둘의 대화에 관심을 두지 않고 한쪽에 서서 상현이 오기만을 기다렸다.머지않아 앞에 있던 남자가 다가오는 차를 가리키며 소리쳤다. “왔네!”그때, 흰 BMW가 입구로 다가오는 모습이 보였다. 눈길을 사로잡았을 뿐 아니라, 운전자는 사람들이 차가 오는 것을 못 알아챌까 계속 차의 경적을 울리고 있었다.고급 승용차가 끼익 소리를 내며 멈추어 섰다. “죄송해요. 많이 기다
하지만, 도윤은 그저 쓴 웃음만 짓고 있을 뿐이었다. 돌이켜 보니, 당시의 자신이 너무 유치하고 순진무구했다고 느껴졌다.도윤의 무관심한 표정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수아는 물었다. “..도윤아, 그게 무슨 의미야?”“그냥 말한 그대로야!” 도윤이 대답했다. “…이…이 멍청이 자식! 나는 이미 전부터 상우를 꽤 좋아하고 있었다는 거 알고 있어? 넌 한심한 거지에 불과해, 알아들어?! 여자가 널 좋아한다면 머리가 안 좋은 사람일 거야!” 수아가 눈살을 찌푸렸다.“내가 상우를 좋아한다고 해서 내 욕은 하지 마! 오히려 내 기대에 미치지 못한 네 탓을 해! 명품백이나 화장품을 사줄 뿐 아니라, 상우는 나를 데리고 메이페어 엔터테인먼트까지 와줬어! 너가 나한테 해 줄 수 있는 게 뭐가 있어? 넌 그냥 아무것도 못 해!” 수아는 눈살을 찌푸리며 온 힘을 다해 말을 하고 있었는데 아마 민망함에 더 그러는 듯 보였다. “…상우야, 이 사람 누구야? 너 친구야?” 내내 한 쪽에서 조용히 서 있던 여자가 물었다.“아! 얘요? 한때 수아 전 남자친구였던 우리 학교 거지 자식이에요!” 상우가 신나하며 말을 했다. “하하! 뭐 하는 애인지 궁금했는데! 조금 전에, 메이페어 엔터테인먼트에 들어가려고 했던 거 알아? 그런데, 보안 요원한테 쫓겨났어!” 조금 전보다 훨씬 더 조롱하는 어투로 여자가 비웃었다. “뭐라고요?! 너 정말로 너가 메이페어 엔터테인먼트에 들어갈 수 있을 거로 생각헸던 거야?! 너 여기가 어떤 곳인지는 알아? 그렇게 쉽게 들어갈 수 있을 거로 생각했어?” 수아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놀라며 물었다. 아무리 봐도 수아가 보기에 도윤은 정말 멍청이에 불과했다. 애초에 이런 애를 왜 좋아했었지?“그래, 그만들 하고! 얘랑 이런 쓸데없는 얘기를 하는 데 시간 낭비하지 말자! 시간이 꽤 늦었으니까 어서 들어가서 재밌게 놀자, 상우야, 수아야”! 여자가 말했다. “좋아! 이제 들어가자, 수아야!” 상우는 으스대며 수아의 어깨 위에 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