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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8장

“전혀 문제없어.” 도윤이 아무렇지 않게 대답했다.

미연은 더 걱정을 내비치고 싶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기로 했다. 어쨌거나 조금 전 도윤을 무시했었고 심지어 도움이 되기보단 민폐만 끼칠 것이라고 말을 했었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고등학교 시절 처음 만났을 때부터 한번도 그를 진지하게 대해준 적이 없었다. 심지어 몇 년 전 술 집에서 오랜만에 보게 되었을 때도, 모천시에서 엄청난 부자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에도 적어도 단 한번도 그에게 잘 대해준 적이 없었다.

그럼에도 미연은 이 낯설고도 새로운 도윤 앞에 서 있는 지금 심장 박동 소리가 느껴지지 않을 수 없었다. 솔직히 말해서 그녀는 이제 마음 깊은 곳에서 그를 매우 존경하고 있었다.

도윤은 미연 앞에서는 별로 내보이고 싶은 기분이 들지 않았다. 어쨌거나, 자신의 허영심을 채우는데 미연이의 존경심 따위는 필요하지 않았다.

생각을 떨쳐내고 도윤은 불현듯 무언가 떠올랐다. 돌아서서 먼발치에서 방금 전 두 소녀가 차 안에서 아직도 떨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차 천장에 있었을 때, 도윤은 여자 중 한 명의 비명소리를 들었다. 익숙한 목소리가 들리자 도윤은 민중철이 분명 유아와 나린을 납치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차 안에서 느껴지는 강한 음의 기운 또한 도윤의 추측을 더 견고히 해주었다.

그리고 그는 재빨리 차로 향했다.

여자들은 방금 전 안전벨트를 하지 않았었기에 차가 급정거를 하자 앞으로 날라오며 앞좌석의 뒷부분과 충돌하고 말았다! 그 둘 다 그 충격을 견디지 못하였고 당연히 유아와 나린은 지금 몸이 부서질 듯한 느낌이 들고 있었다.

도윤이 아주 가까이 다가오자 눈을 계속해서 부라리고 있는 유아는 어린 여자의 모습이 아닌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제 다 잘 끝났어요… 모두 나오세요.” 도윤은 그저 두 여자를 바라보며 쓴 웃음을 짓지 않을 수 없었다.

물론 그의 씁쓸한 미소는 이 모든 일이 단순한 우연으로 벌어진 일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는 사실에서 기인한 것이었다.

도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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