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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6장

회의실 문이 열렸고, 최진주가 엄숙한 표정으로 걸어 들어왔다.

“누나!” 최세후가 웃으며 소리쳤다.

최진주는 최세후를 거들떠보지도 않았고, 모두에게 인사도 하지 않은 채 바로 가운데 자리에 앉았다.

최철주는 최진주가 그들을 무시하며 말을 하지도 않고, 이제는 인사도 하지 않는 예의 없는 모습을 보고 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는 최진주가 어렸을 때부터 혼나는데 익숙해져서, 예전처럼 그가 성질을 내면 두려워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 줄일 계집애야, 대가리가 컸다 이거지? 우리 내팽개쳐서 고생이란 고생은 다 하는데, 돈도 보내지 않고 너 혼자 이런 곳에서 호강하며 사니까 행복하냐?” 최철주가 욕설을 퍼부었다.

최철주라는 아버지는 자신이 최진주를 낳았으니, 그녀의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했고, 자신들은 집에서 고생하는데 지금 최진주는 이곳에서 호강하고 있는 것을 보니 자연스레 화가 치밀었다.

“전 더 이상 돈 한푼 주지 않겠다고 말 했는데요. 저는 당신들이 낳아주고 길러준 은혜 다 갚았습니다. 요 몇 년 동안 먹는 것, 입는 것 다 아껴가며 모은 돈을 다 당신들에게 줬는데, 결과는요?” 최진주가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

최진주의 말에 최철주는 화가 나서 온 몸을 떨며 일어나 최진주를 가리키며 말했다. “다 갚았다고? 너 확실히 다 갚았어? 우리가 널 낳아 주었으니, 네가 다 갚고 싶으면, 네 목숨, 우리에게 돌려줘.”

“애당초 날 낳지 않았으면 좋았을 것 같네요. 다른 집 애들은 다 부모님이 엄청 사랑해 주는데, 나는요? 당신들이 나 일 시키고, 때리고, 욕한 것 말고 해준 게 뭐가 있죠?”

“내가 널 낳았을 때 목 졸라 죽일 걸 그랬어!” 최철주는 새빨개진 얼굴로 말했다.

“당신은 아마 날 낳자마자 여자인 것을 보고 분명 목을 졸라 죽이려고 했지만 그럴 용기가 없었겠죠. 내 목숨을 당신에게 돌려주길 원해요? 미안한데, 지금 어떤 법에도 부모가 아이를 낳고나서 목숨을 돌려받을 권리가 없고, 내가 세상에 나온 순간부터, 내 목숨은 내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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