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통증이 내 얼굴에 퍼졌고 피가 한 방울 또 한 방울 땅에 떨어졌다. 난 아파서 덜덜 떨다가 분노 섞인 눈빛으로 민정을 바라보았다. “넌 이제 끝났어, 평생 철준과 결혼할 생각은 하지 마.” 이 말을 들은 민정의 얼굴은 급격히 싸해졌다. 민정은 다시 한번 가위로 나를 공격했고 내 얼굴에는 커다란 “X”자를 그려냈다. “지금이 어느 때라고 감히 그런 말을 해? 내가 함부로 말하는 당신의 그 나쁜 버릇을 고쳐줄 테야.” 처음부터 준비가 다 되었던 건지 민정 무리는 다른 차에서 병 하나를 꺼냈다. 그 안에는 온통 노란색 액체가 들어있었다. 그 액체를 본 나는 무서워서 고개를 저었고 민정은 손을 뻗어 내 입을 벌리더니 그 액체를 내 입안으로 쏟아부었다. 화끈거리는 느낌이 입안에서부터 목구멍까지 퍼졌다.몇 초 후, 난 완전히 소리를 잃었다.내 고통스러운 표정을 보고 민정은 기쁜 나머지 얼굴을 실룩거렸고 남은 황산도 전부 내 얼굴에 뿌렸다. 나의 팔은 마침내 누군가에 의해 풀렸다. 나는 고통스럽게 바닥에서 뒹굴었다. 황산이 닿는 곳마다 난 가슴이 찢어질 듯한 아픔을 느꼈다.내 얼굴은 빠르게 빨개졌고 마지막에는 검게 변했다. 내가 다시 감각을 느꼈을 때 두 눈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여기까지 괴롭힌 민정은 마침내 만족한 것 같았다. “좋아, 이제 이 불여시는 다시는 꼬리 치지 못할 거야.” 민정의 친구들은 옆에서 그녀가 아주 잘했다며 칭찬하고 있었다. “우리 민정이는 정말 황후감이야. 역시 철준의 부인이 될 사람다워.” “이 천한 년, 앞으로는 그 누구도 꼬실 수 없을 거야.” “하지만 난 여전히 이 처벌이 좀 가벼운 것 같아. 모든 사람들에게 철준을 유혹하면 어떤 결말을 맞는지 보여줘야 해.” 이 말은 민정의 마음에 쏙 들었다. 철준은 갑부이고 민정은 예쁘지 않았기에 결혼을 한다고 해도 여전히 수많은 젊은 소녀나 품위 있는 여인들이 철준에게 달려들 것이 뻔했다. 민정은 철준 주변의 모든 사람들에게 그녀가 불륜녀를 어떻
철준은 그 점을 보고 내 생각이 난 건지 두어 번 더 쳐다보았다. 다만 내 얼굴은 이미 황산에 의해 망가졌고 게다가 땅바닥의 마찰까지 더해져 쳐다볼 수 없을 만큼 참담했다. 철준은 이 사람이 그가 가장 사랑하는 엄마라는 사실을 믿을 수 없었다. 철준은 고개를 돌려 민정을 바라보았다. “불여시라니?” 민정은 가볍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여보, 사람이 이 지경까지 됐으니 연기는 그만해. 우리 어머니를 닮은 늙은 여자가 계속 널 귀찮게 하지 않았어?” 철준의 얼굴은 어두워졌다. “그래도 사람을 이렇게까지 때리진 말아야지. 난 그 사람과 아무런 사이도 아니었어.” 난 그제야 민정이 나를 닮았다고 한 늙은 여자가 누군지 생각났다. 철준은 아무것도 없던 데로부터 갑부가 되기까지 6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이 6년 동안 그는 너무 거칠게 굴었고 많은 사람들의 미움을 샀다. 내가 출국하려고 할 때, 철준은 원하지 않았고 우리 둘은 크게 싸웠다. 그런데 난 문을 박차고 나갔다가 납치되고 말았다. 바로 그 납치 때문에 철준은 내가 출국하는 걸 동의한 것이었다. 나도 나중에 철준이 줄곧 내가 납치된 일에 대해 신경 쓰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래서 나의 대역을 만들어준 것이다.나와 비슷하게 생긴 여자를 찾아 성형을 시켰고 해외에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에 배치해 두었다. 난 이 대역이 분수에 맞지 않게 줄곧 철준의 침대에 오르려 했단 것을 알고 있었다.나중에 철준이 그 대역을 거절하자 그녀는 나를 찾아와 울며 하소연했다. 난 그때 철준을 호되게 꾸짖었다. 철준은 나에게 그 여자에게 배상을 하고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알고 보니 철준은 줄곧 나를 속이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민정은 그 여자를 나로 오해한 것이다. 철준도 이때 그렇게 생각했다. 민정은 불쾌한 듯 말했다. “사람은 이미 이렇게 됐는데 어쩔 거야? 차라리 경찰에 신고해서 날 잡아가라고 해.” 민정의 억지가 철준의 눈에는 애교처럼 보였다.철준은 애정 어린
내 캐리어는 행인에 의해 발견되었고 공항에 옮겨진 후 공항 직원이 CCTV를 보여주었다.내 신분 정보는 항공사에서 SVIP에 속했기 때문에 사람들은 바로 알아보았는데 나를 때린 사람은 바로 철준과 결혼할 여자였던 것이다.철준이 CCTV를 보았을 때 얼굴 전체와 완전히 어두워졌다. 철준은 주먹을 불끈 주었고 입술을 꽉 붙이고 눈도 깜빡이지 않은 채 스크린을 바라보았다. 민정이 나의 따귀를 열 몇 대나 때리는 모습을 바라보았다.사람들이 나를 에워싸고 있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내가 민정에게 옷이 잘려 사람들 앞에서 모욕을 당하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민정이 가위를 들고 내 얼굴을 찌르는 걸 보는 순간 철준은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그만 틀어!” 철준의 목소리는 너무 커서 사람들은 모두 깜짝 놀랐다. 민재가 정지 버튼을 눌리고 걱정되어 물었다. “회장님, 아니면...” 철준은 두 눈을 질끔 감고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그의 온몸은 분노로 가득 찼다. 한참을 기다리다가 철준이 입을 열었다. “계속 틀어.” 하지만 그 뒤의 화면은 철준에게 더욱 큰 충격을 주었다.난 철준의 표정이 분노에서 공포로 변하는 것을 바라보았다. 철준은 두 손으로 주먹을 꽉 쥐었는데 소파의 가죽이 그로 인해 구겨졌다. 그는 보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또 보지 않을 수 없었다. 이 동영상은 분명히 30분 밖에 되지 않았지만 철준은 정지했다 재생했다 하면서 두 시간 동안이나 틀었다. 마지막 화면은 내가 민정의 트렁크에 실리는 모습이었다. 바로 철준이 방금 본 내 모습이었다. 민재와 철준은 그 다음 일어난 일들은 이 다 알고 있었다. 마지막에 날 죽인 사람이 바로 이 자리에 앉아 있으니 말이다. 공항 직원은 철준에게 경찰에 신고할 필요가 있겠느냐고 묻기도 했다. 철준은 얼굴이 창백하고 입술은 파랗게 질렸다. 철준은 마음이 무너져 내려 소리쳤다. “꺼져! 전부 다 꺼져!” 민재는 공항 직원들을 데리고 떠났다. 철준은 책상 위의 컴퓨터를 들
비는 오랫동안 내렸다.철준은 빗속에서 내 시체 앞에서 오랫동안 무릎을 꿇고 있었다. 철준은 민재가 씌워주는 우산도 거절한 채 그렇게 꼿꼿이 무릎을 꿇고 있었다. 마치 참회를 하는 것 같았다. 비가 그친 뒤 날도 거의 밝았다. 민재가 다가와 입을 열었다. “회장님, 오늘 결혼식인데 지금 취소하는 게 어떻습니까?” “아니.” 철준의 목소리는 아주 차가웠다. “예정대로 진행할 거야.” 민재는 이해할 수 없었지만 감히 더 이상 물을 수 없었다. “그럼 주민정 씨는?” “오늘 결혼식 장소는 바꿀 거니 가서 더 많은 사람들을 초대해.” “알겠습니다.” 몇 분 후, 철준은 얼굴의 빗물을 닦아냈다, 모든 것 평소와 다를 것 없었다. 민재가 민정을 찾아왔을 때 그녀는 화장을 하고 있었다.민정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물었다. “왜 장소를 바꾼다는 거야?” 민재는 자연스럽게 대답했다. “회장님께서 아마 더 많은 사람들 앞에서 두 분의 행복을 증명하고 싶은가 봅니다. 참, 회장님께서 친구분들도 오시냐고 물었습니다.” 이때 민정은 몇몇 친구들과 함께 있었다. 나는 어제 나를 때렸던 몇 사람들도 모두 있는 것을 확인했다. 민정이 대답했다. “당연하지.” 민재는 만족한 듯 떠났고 화장을 예쁘게 하라고 당부했다. 민재가 떠난 뒤 친구들은 민정에게 아부하기 시작했다. “민정아, 오 회장은 틀림없이 그런 작은 장소는 너에게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해서 더 큰 장소로 바꾼 게 분명해.” “모든 사람들 앞에서 널 사랑한다는 걸 선포하는 것과 다름없지. 네 지위는 이제 안정된 거야.” 이 말에 민정은 싱글벙글 웃었다.“당연하지, 어제 일로 철준이 날 죽도록 사랑한다는 걸 알았어. 그러니 너희들도 기억해, 어제 일은 그 누구에게도 말하면 안 돼.” 모두들 서로 눈을 마주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필경 사람 목숨과 관련된 일이고 그들도 가담했기 때문에 만약 그 일이 퍼지면 모두들 좋은 결과는 없을 게 분명하니 말이다. 이때 또 누군가 민정을 치켜
“뭐라고? 네 엄마라고?” 이 말에 민정과 나머지 몇 사람들의 얼굴은 모두 하얗게 질렸다. 그들은 어제 자신들이 한 말을 생각났다. 이때 민정은 여전히 궤변을 늘어놓았다. “여보, 뭔가 오해가 있는 거 아냐? 그 여자가 당신 엄마일 리가 없어.” 철준은 민정의 턱을 들어 매서운 눈빛으로 쏘아보았고 뒤에서 칼을 꺼내 그녀의 얼굴을 찔렀다. “무슨 오해? 어제 엄마는 계속 내 엄마라고 설명했잖아. 왜 믿지 않은 거야?” 철준의 말이 끝나는 동시에 민정의 한쪽 눈도 멀었다. 민정은 자신의 눈을 가리고 땅바닥에서 데굴데굴 굴렀다. “여보, 내가 조사해 봤는데 그 여자는 당신과 아무런 혈연관계도 없었어. 당신이 뭘 오해한 거 아니야?” 공포가 아픔까지 이겨냈다.비록 땅이 흥건해질 정도로 피가 흘렀지만 민정은 꾹 참고 말했다. 철준은 입을 열지 않았다. 옆에 있던 민재가 말했다. “주민정 씨, 정말 모르는 겁니까? 부인께서는 오 회장님의 친어머니가 아닙니다.” “뭐라고?” 모두들 충격을 금치 못했다. 이와 동시에 민정의 친구들도 너무 놀란 나머지 다리가 풀렸고 한 명씩 무릎을 꿇었다. “오 회장님, 살려주세요. 이 일은 우리와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모두 민정이 우리에게 시킨 겁니다. 저희는 아무것도 몰랐습니다.” “맞아요, 민정이 저희 모두들 속여 부인을 다치게 한 겁니다. 모르고 한 건 죄가 없다고 하지 않습니까?” 방금까지도 민정에게 아부를 떨던 한 무리 사람들이 이때는 체면도 차리지 않고 무릎을 꿇은 채 철준에게 용서를 빌고 있었다.어제 그들은 철준이 일처리는 정말 독하다는 걸 알아차렸던 것이다. 그들은 모든 잘못을 민정에게 덮어씌우면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철준은 내 정체를 알아버린 순간부터 완전히 미쳐버렸다.철준이 웃으며 말했다. “아무것도 몰랐다? 내가 봤을 때 당신들은 다 주민정의 개야. 그가 너희들에게 뭘 시키든 그대로 하니 말이야.” “어제 당신들 중 단 한 명이라도 호의를 베풀었다면 엄마는 죽지
나는 내 몸을 보았다. 마치 썩은 고기처럼 바닥에 펼쳐져 있었다. 얼굴은 마찰로 인해 모든 살이 진흙처럼 변했고 코는 태반이나 닳아 있었다. 배 또한 닳고 닳아 내장이 빠져나왔고 동시에 두 다리의 백골도 보였다. 그 통증이 완전히 사라질 때 난 마침내 죽었다. 두 시간 전, 난 비행기에 내렸다. 주차장에 도착하자 한 무리의 여자들이 날 포위했다. 앞장선 여자는 민정이었는데 철준의 현 여자친구였다. 내일 민정은 철준과 결혼하여 내 며느리가 될 것이다. 철준의 곁에 여자가 있다는 걸 알게 된 후 난 가장 먼저 그에게 사진을 보여달라고 했다.사진 속 여자는 아주 현명하고 마음씨가 따뜻해 보였다. 그다지 예쁘진 않았지만 철준과 유난히 잘 어울렸다. 난 철준이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게 되어 매우 기뻤고 두 사람이 곧 결혼할 것이라는 걸 알게 된 후 곧장 비행기 티켓을 끊고 서둘러 돌아왔다. 민정을 본 순간, 난 그녀가 특별히 나를 데리러 온 줄 알았다. 난 이 예비 며느리를 포옹해 주려고 두어 걸음 앞으로 걸어가 팔을 벌렸다. 하지만 뜻밖에도 나를 맞이한 것은 얼얼한 따귀였다. “젠장, X발년, 감히 내 남편을 꼬셔?” 민정은 뺨을 한 대 때리고도 분이 풀리지 않는 듯 발로 내 배를 걷어찼다. “네가 돌아와서 뭘 하려는 지 내가 모를 줄 알았어? 나와 철준 씨는 곧 결혼할 거야. 너에겐 기회가 없어.” 갑작스러운 따귀와 발차기에 난 허리를 거의 펴지 못했다. 이 장면을 본 많은 사람들은 걸음을 멈추고 구경하기 시작했다. 난 아픔을 참으며 창백한 얼굴로 민정에게 물었다. “꼬시다니요? 뭔가 잘못 알고 있는 거 아닌가요?” 하지만 민정은 냉소하며 핸드폰을 꺼내 나에게 보여주었다. “일 저지를 용기는 있으면서 인정할 용기는 없는 거야? 이 사진은 어떻게 설명할 건데?” 그건 보름 전 내 생일 때 철준이 해외에 날아와 함께 생일을 보낼 때 찍은 사진이었다. 그때 난 케이크를 들고 고개를 돌려 철준에게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백화점
“뭐라고? 네 엄마라고?” 이 말에 민정과 나머지 몇 사람들의 얼굴은 모두 하얗게 질렸다. 그들은 어제 자신들이 한 말을 생각났다. 이때 민정은 여전히 궤변을 늘어놓았다. “여보, 뭔가 오해가 있는 거 아냐? 그 여자가 당신 엄마일 리가 없어.” 철준은 민정의 턱을 들어 매서운 눈빛으로 쏘아보았고 뒤에서 칼을 꺼내 그녀의 얼굴을 찔렀다. “무슨 오해? 어제 엄마는 계속 내 엄마라고 설명했잖아. 왜 믿지 않은 거야?” 철준의 말이 끝나는 동시에 민정의 한쪽 눈도 멀었다. 민정은 자신의 눈을 가리고 땅바닥에서 데굴데굴 굴렀다. “여보, 내가 조사해 봤는데 그 여자는 당신과 아무런 혈연관계도 없었어. 당신이 뭘 오해한 거 아니야?” 공포가 아픔까지 이겨냈다.비록 땅이 흥건해질 정도로 피가 흘렀지만 민정은 꾹 참고 말했다. 철준은 입을 열지 않았다. 옆에 있던 민재가 말했다. “주민정 씨, 정말 모르는 겁니까? 부인께서는 오 회장님의 친어머니가 아닙니다.” “뭐라고?” 모두들 충격을 금치 못했다. 이와 동시에 민정의 친구들도 너무 놀란 나머지 다리가 풀렸고 한 명씩 무릎을 꿇었다. “오 회장님, 살려주세요. 이 일은 우리와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모두 민정이 우리에게 시킨 겁니다. 저희는 아무것도 몰랐습니다.” “맞아요, 민정이 저희 모두들 속여 부인을 다치게 한 겁니다. 모르고 한 건 죄가 없다고 하지 않습니까?” 방금까지도 민정에게 아부를 떨던 한 무리 사람들이 이때는 체면도 차리지 않고 무릎을 꿇은 채 철준에게 용서를 빌고 있었다.어제 그들은 철준이 일처리는 정말 독하다는 걸 알아차렸던 것이다. 그들은 모든 잘못을 민정에게 덮어씌우면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철준은 내 정체를 알아버린 순간부터 완전히 미쳐버렸다.철준이 웃으며 말했다. “아무것도 몰랐다? 내가 봤을 때 당신들은 다 주민정의 개야. 그가 너희들에게 뭘 시키든 그대로 하니 말이야.” “어제 당신들 중 단 한 명이라도 호의를 베풀었다면 엄마는 죽지
비는 오랫동안 내렸다.철준은 빗속에서 내 시체 앞에서 오랫동안 무릎을 꿇고 있었다. 철준은 민재가 씌워주는 우산도 거절한 채 그렇게 꼿꼿이 무릎을 꿇고 있었다. 마치 참회를 하는 것 같았다. 비가 그친 뒤 날도 거의 밝았다. 민재가 다가와 입을 열었다. “회장님, 오늘 결혼식인데 지금 취소하는 게 어떻습니까?” “아니.” 철준의 목소리는 아주 차가웠다. “예정대로 진행할 거야.” 민재는 이해할 수 없었지만 감히 더 이상 물을 수 없었다. “그럼 주민정 씨는?” “오늘 결혼식 장소는 바꿀 거니 가서 더 많은 사람들을 초대해.” “알겠습니다.” 몇 분 후, 철준은 얼굴의 빗물을 닦아냈다, 모든 것 평소와 다를 것 없었다. 민재가 민정을 찾아왔을 때 그녀는 화장을 하고 있었다.민정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물었다. “왜 장소를 바꾼다는 거야?” 민재는 자연스럽게 대답했다. “회장님께서 아마 더 많은 사람들 앞에서 두 분의 행복을 증명하고 싶은가 봅니다. 참, 회장님께서 친구분들도 오시냐고 물었습니다.” 이때 민정은 몇몇 친구들과 함께 있었다. 나는 어제 나를 때렸던 몇 사람들도 모두 있는 것을 확인했다. 민정이 대답했다. “당연하지.” 민재는 만족한 듯 떠났고 화장을 예쁘게 하라고 당부했다. 민재가 떠난 뒤 친구들은 민정에게 아부하기 시작했다. “민정아, 오 회장은 틀림없이 그런 작은 장소는 너에게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해서 더 큰 장소로 바꾼 게 분명해.” “모든 사람들 앞에서 널 사랑한다는 걸 선포하는 것과 다름없지. 네 지위는 이제 안정된 거야.” 이 말에 민정은 싱글벙글 웃었다.“당연하지, 어제 일로 철준이 날 죽도록 사랑한다는 걸 알았어. 그러니 너희들도 기억해, 어제 일은 그 누구에게도 말하면 안 돼.” 모두들 서로 눈을 마주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필경 사람 목숨과 관련된 일이고 그들도 가담했기 때문에 만약 그 일이 퍼지면 모두들 좋은 결과는 없을 게 분명하니 말이다. 이때 또 누군가 민정을 치켜
내 캐리어는 행인에 의해 발견되었고 공항에 옮겨진 후 공항 직원이 CCTV를 보여주었다.내 신분 정보는 항공사에서 SVIP에 속했기 때문에 사람들은 바로 알아보았는데 나를 때린 사람은 바로 철준과 결혼할 여자였던 것이다.철준이 CCTV를 보았을 때 얼굴 전체와 완전히 어두워졌다. 철준은 주먹을 불끈 주었고 입술을 꽉 붙이고 눈도 깜빡이지 않은 채 스크린을 바라보았다. 민정이 나의 따귀를 열 몇 대나 때리는 모습을 바라보았다.사람들이 나를 에워싸고 있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내가 민정에게 옷이 잘려 사람들 앞에서 모욕을 당하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민정이 가위를 들고 내 얼굴을 찌르는 걸 보는 순간 철준은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그만 틀어!” 철준의 목소리는 너무 커서 사람들은 모두 깜짝 놀랐다. 민재가 정지 버튼을 눌리고 걱정되어 물었다. “회장님, 아니면...” 철준은 두 눈을 질끔 감고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그의 온몸은 분노로 가득 찼다. 한참을 기다리다가 철준이 입을 열었다. “계속 틀어.” 하지만 그 뒤의 화면은 철준에게 더욱 큰 충격을 주었다.난 철준의 표정이 분노에서 공포로 변하는 것을 바라보았다. 철준은 두 손으로 주먹을 꽉 쥐었는데 소파의 가죽이 그로 인해 구겨졌다. 그는 보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또 보지 않을 수 없었다. 이 동영상은 분명히 30분 밖에 되지 않았지만 철준은 정지했다 재생했다 하면서 두 시간 동안이나 틀었다. 마지막 화면은 내가 민정의 트렁크에 실리는 모습이었다. 바로 철준이 방금 본 내 모습이었다. 민재와 철준은 그 다음 일어난 일들은 이 다 알고 있었다. 마지막에 날 죽인 사람이 바로 이 자리에 앉아 있으니 말이다. 공항 직원은 철준에게 경찰에 신고할 필요가 있겠느냐고 묻기도 했다. 철준은 얼굴이 창백하고 입술은 파랗게 질렸다. 철준은 마음이 무너져 내려 소리쳤다. “꺼져! 전부 다 꺼져!” 민재는 공항 직원들을 데리고 떠났다. 철준은 책상 위의 컴퓨터를 들
철준은 그 점을 보고 내 생각이 난 건지 두어 번 더 쳐다보았다. 다만 내 얼굴은 이미 황산에 의해 망가졌고 게다가 땅바닥의 마찰까지 더해져 쳐다볼 수 없을 만큼 참담했다. 철준은 이 사람이 그가 가장 사랑하는 엄마라는 사실을 믿을 수 없었다. 철준은 고개를 돌려 민정을 바라보았다. “불여시라니?” 민정은 가볍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여보, 사람이 이 지경까지 됐으니 연기는 그만해. 우리 어머니를 닮은 늙은 여자가 계속 널 귀찮게 하지 않았어?” 철준의 얼굴은 어두워졌다. “그래도 사람을 이렇게까지 때리진 말아야지. 난 그 사람과 아무런 사이도 아니었어.” 난 그제야 민정이 나를 닮았다고 한 늙은 여자가 누군지 생각났다. 철준은 아무것도 없던 데로부터 갑부가 되기까지 6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이 6년 동안 그는 너무 거칠게 굴었고 많은 사람들의 미움을 샀다. 내가 출국하려고 할 때, 철준은 원하지 않았고 우리 둘은 크게 싸웠다. 그런데 난 문을 박차고 나갔다가 납치되고 말았다. 바로 그 납치 때문에 철준은 내가 출국하는 걸 동의한 것이었다. 나도 나중에 철준이 줄곧 내가 납치된 일에 대해 신경 쓰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래서 나의 대역을 만들어준 것이다.나와 비슷하게 생긴 여자를 찾아 성형을 시켰고 해외에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에 배치해 두었다. 난 이 대역이 분수에 맞지 않게 줄곧 철준의 침대에 오르려 했단 것을 알고 있었다.나중에 철준이 그 대역을 거절하자 그녀는 나를 찾아와 울며 하소연했다. 난 그때 철준을 호되게 꾸짖었다. 철준은 나에게 그 여자에게 배상을 하고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알고 보니 철준은 줄곧 나를 속이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민정은 그 여자를 나로 오해한 것이다. 철준도 이때 그렇게 생각했다. 민정은 불쾌한 듯 말했다. “사람은 이미 이렇게 됐는데 어쩔 거야? 차라리 경찰에 신고해서 날 잡아가라고 해.” 민정의 억지가 철준의 눈에는 애교처럼 보였다.철준은 애정 어린
극심한 통증이 내 얼굴에 퍼졌고 피가 한 방울 또 한 방울 땅에 떨어졌다. 난 아파서 덜덜 떨다가 분노 섞인 눈빛으로 민정을 바라보았다. “넌 이제 끝났어, 평생 철준과 결혼할 생각은 하지 마.” 이 말을 들은 민정의 얼굴은 급격히 싸해졌다. 민정은 다시 한번 가위로 나를 공격했고 내 얼굴에는 커다란 “X”자를 그려냈다. “지금이 어느 때라고 감히 그런 말을 해? 내가 함부로 말하는 당신의 그 나쁜 버릇을 고쳐줄 테야.” 처음부터 준비가 다 되었던 건지 민정 무리는 다른 차에서 병 하나를 꺼냈다. 그 안에는 온통 노란색 액체가 들어있었다. 그 액체를 본 나는 무서워서 고개를 저었고 민정은 손을 뻗어 내 입을 벌리더니 그 액체를 내 입안으로 쏟아부었다. 화끈거리는 느낌이 입안에서부터 목구멍까지 퍼졌다.몇 초 후, 난 완전히 소리를 잃었다.내 고통스러운 표정을 보고 민정은 기쁜 나머지 얼굴을 실룩거렸고 남은 황산도 전부 내 얼굴에 뿌렸다. 나의 팔은 마침내 누군가에 의해 풀렸다. 나는 고통스럽게 바닥에서 뒹굴었다. 황산이 닿는 곳마다 난 가슴이 찢어질 듯한 아픔을 느꼈다.내 얼굴은 빠르게 빨개졌고 마지막에는 검게 변했다. 내가 다시 감각을 느꼈을 때 두 눈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여기까지 괴롭힌 민정은 마침내 만족한 것 같았다. “좋아, 이제 이 불여시는 다시는 꼬리 치지 못할 거야.” 민정의 친구들은 옆에서 그녀가 아주 잘했다며 칭찬하고 있었다. “우리 민정이는 정말 황후감이야. 역시 철준의 부인이 될 사람다워.” “이 천한 년, 앞으로는 그 누구도 꼬실 수 없을 거야.” “하지만 난 여전히 이 처벌이 좀 가벼운 것 같아. 모든 사람들에게 철준을 유혹하면 어떤 결말을 맞는지 보여줘야 해.” 이 말은 민정의 마음에 쏙 들었다. 철준은 갑부이고 민정은 예쁘지 않았기에 결혼을 한다고 해도 여전히 수많은 젊은 소녀나 품위 있는 여인들이 철준에게 달려들 것이 뻔했다. 민정은 철준 주변의 모든 사람들에게 그녀가 불륜녀를 어떻
민정이 가장 먼저 내 옷을 벗겼다. 난 얼른 소리쳤다. “사람 잘못 봤어요. 난 철준의 어머니예요.”이 말을 듣자 모든 이들이 행동을 멈추었다. 민정은 나를 몇 초 동안 쳐다보더니 또 뺨을 한 대 때렸다. “내가 두려운가 보지? 그런 수까지 생각해 내다니! 우리 시어머니께서는 가까운 시일 내에 귀국할 계획은 없다고 하셨어.” 난 확실히 철준에게 최근 귀국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는데 그건 단지 그에게 서프라이즈를 주기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내가 설명을 마치자 민정은 하하 웃기 시작했다. “아주 똑똑하네. 내 남편 어머니가 해외에 있다는 걸 알고 또 그 핑계로 나를 농락하려고 하다니!”“그런데 생각해봐. 내 남편은 갑부야. 부자 어머니가 어떻게 당신처럼 이렇게 궁상맞은 꼴일 수 있겠어?” 난 고개를 숙여 자신의 옷차림을 한 번 훑어보았다. 비록 철준에게 돈은 많았지만 해외는 비교적 위험했고 유명 브랜드를 입고 거리에 나갔다간 빼앗기기 일쑤였기에 난 옷을 수수하게 입곤 했다. 나는 캐리어 안에서 신분증을 꺼내 자신을 증명하려고 했다. 하지만 민정은 인내심이 바닥났고 어디서 꺼낸 건지 모를 가위로 내 몸에 걸친 옷을 자르기 시작했다. 난 비명을 지르며 발버둥을 쳤다. “난 정말 철준의 어머니입니다. 못 믿겠으면 전화해서 물어봐도 됩니다.” 민정은 내 옷을 아무렇게 막 잘랐고 심지어 속옷까지 모조리 잘라 버렸다. 난 이리저리 피하느라 가위 끝이 내 몸에 몇 갈래의 상처를 냈다.내 옷을 다 자른 뒤 민정은 마침내 만족스럽게 웃기 시작했다. “아직까지도 잡아떼는데 내가 아무런 증거도 없이 남에게 누명을 씌웠을 리가?” 민정이 손을 들자 누군가 바로 서류 한 부를 보내왔다. 민정은 그 서류 봉투를 열었고 그 안에는 나와 철준의 친자 감정 보고서가 있었다. 그건 나와 철준은 전혀 혈연관계가 없음을 증명하고 있었다. 이것은 정말로 사실이었다. 철준은 전남편의 아들이었으니 말이다. 민정은 내 머리를 누르며 그 종이에 들이댔다. ‘뭐
나는 내 몸을 보았다. 마치 썩은 고기처럼 바닥에 펼쳐져 있었다. 얼굴은 마찰로 인해 모든 살이 진흙처럼 변했고 코는 태반이나 닳아 있었다. 배 또한 닳고 닳아 내장이 빠져나왔고 동시에 두 다리의 백골도 보였다. 그 통증이 완전히 사라질 때 난 마침내 죽었다. 두 시간 전, 난 비행기에 내렸다. 주차장에 도착하자 한 무리의 여자들이 날 포위했다. 앞장선 여자는 민정이었는데 철준의 현 여자친구였다. 내일 민정은 철준과 결혼하여 내 며느리가 될 것이다. 철준의 곁에 여자가 있다는 걸 알게 된 후 난 가장 먼저 그에게 사진을 보여달라고 했다.사진 속 여자는 아주 현명하고 마음씨가 따뜻해 보였다. 그다지 예쁘진 않았지만 철준과 유난히 잘 어울렸다. 난 철준이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게 되어 매우 기뻤고 두 사람이 곧 결혼할 것이라는 걸 알게 된 후 곧장 비행기 티켓을 끊고 서둘러 돌아왔다. 민정을 본 순간, 난 그녀가 특별히 나를 데리러 온 줄 알았다. 난 이 예비 며느리를 포옹해 주려고 두어 걸음 앞으로 걸어가 팔을 벌렸다. 하지만 뜻밖에도 나를 맞이한 것은 얼얼한 따귀였다. “젠장, X발년, 감히 내 남편을 꼬셔?” 민정은 뺨을 한 대 때리고도 분이 풀리지 않는 듯 발로 내 배를 걷어찼다. “네가 돌아와서 뭘 하려는 지 내가 모를 줄 알았어? 나와 철준 씨는 곧 결혼할 거야. 너에겐 기회가 없어.” 갑작스러운 따귀와 발차기에 난 허리를 거의 펴지 못했다. 이 장면을 본 많은 사람들은 걸음을 멈추고 구경하기 시작했다. 난 아픔을 참으며 창백한 얼굴로 민정에게 물었다. “꼬시다니요? 뭔가 잘못 알고 있는 거 아닌가요?” 하지만 민정은 냉소하며 핸드폰을 꺼내 나에게 보여주었다. “일 저지를 용기는 있으면서 인정할 용기는 없는 거야? 이 사진은 어떻게 설명할 건데?” 그건 보름 전 내 생일 때 철준이 해외에 날아와 함께 생일을 보낼 때 찍은 사진이었다. 그때 난 케이크를 들고 고개를 돌려 철준에게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백화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