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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6화

예우림은 워낙 도도하고 차가운 성격이라 누구에게 생일을 알리는 걸 좋아하지 않았다.

심지어 절친한 친구인 소지안조차 그녀의 생일을 모르고 있었다.

그녀는 나이를 먹는 것이 무서웠다.

생일은 곧 자기가 한 살 더 먹었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녀는 거의 생일을 쇠지 않다 보니 그녀 본인조차도 생일을 잊어버리고 살았다.

“그래도 괜찮아. 적어도 사람들이 내가 벌써 스물여덟 살이 되었다는 걸 금방 알지 못할 테니까.”

예우림은 한숨을 내쉬며 생각했다.

스물여덟이라니!

비록 관리를 잘해서 보기에는 스물셋이나 스물넷처럼 보이지만 그녀는 자기가 더는 젊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왠지 모르겠지만 생일 축하 문자를 받고 나서 예우림은 갑자기 고독감이 밀려왔다.

그녀는 저도 몰래 텅 빈 방 안을 둘러보며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젠장! 나도 몰래 그 자식 생각나네.”

예우림은 당장이라도 땅속으로 들어가고 싶었다. 어떻게 이렇게 비참해질 수 있지?

해외파 박사이자 지성그룹의 대표인 그녀가 일개 직원에게 감정을 품었다니.

“안 돼! 예우림. 그냥 직원일 뿐이야. 게다가 그 자식이 잘못했잖아. 그러니까 절대 먼저 연락해서는 안 돼. 자존심이 있어야지!”

예우림은 깊은숨을 들이쉬며 애써 마음을 진정시키려고 노력했지만 저도 몰래 휴대폰을 켜고 엄진우의 연락처를 빤히 쳐다봤다.

“그래, 전화하자! 어쩌면 다른 이유가 있을지도 몰라. 오해일 수도 있잖아. 난 이성적인 사람이니 적어도 엄진우에게 설명할 기회는 줘야지.”

“예 대표, 어쩐 일이야?”

이내 전화기 너머에서 싸늘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예우림은 미간을 찌푸리고 말했다.

“당장 돌아와. 아까 일에 대한 설명이 듣고 싶어.”

“설명? 당신이 어떻게 이해하든 그건 당신 마음이야. 내가 왜 당신 말대로 해야 하지? 업무상 당신이 상사일지 몰라도 사생활에서는 아무것도 아니잖아?”

예우림은 화가 났지만 자기가 이유 없이 화를 낸 것을 생각하니 더는 화를 낼 수 없어 애써 감정을 억누르고 부드럽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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