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서린 부모님의 안색을 살피던 조태수는 득의양양해졌다.어른들의 마음이 본인 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그는 임유환한테로 걸어가 너그러운 척 어깨를 두드리면서 말했다. “이봐요, 같은 남자로서 이해해요. 자존심 때문에 큰소리치고 싶고 그럴 수도 있지.”“저희 왕 사장님이랑 알고 지내고 싶은가 본데 제가 소개해 드릴까요? 이왕 소개하는 김에 일자리도 구해주고요.”“남자로 태어나서 계속 여자한테 빌붙어서 살 수만은 없잖아요?”임유환은 결국 참지 못하고 인상을 찌푸렸다.얘는 귀가 안 좋은 거야 머리가 멍청한 거야, 몇 번을 말해야 알아들어?조태수는 임유환이 들통나서 할 말이 없는 줄 알고 더 기세가 등등해졌다. “내일, Y그룹 인사부에 찾아와요. 몸도 튼튼해 보이는데 경비원 어때요?”“그러면 왕 사장님 출퇴근하실 때마다 얼굴도 볼 수 있고 운 좋으면 인사도 할 수 있고!”말이 좋아 소개지 사실은 대놓고 모욕하는 거였다.자신과의 차이가 얼마나 큰지 똑똑히 알게 해주고 싶었다.“됐네요.”임유환은 차분하게 거절했다.“흥!”정미선은 이를 보고 비웃으면서 얘기했다. “왜, 또 꼴에 경비는 싫은가 보지? 자기 주제를 알아야지. 다들 Y그룹에 발 한 번 담가보겠다고 얼마나 애쓰는데!”“우리 태수랑 널 좀 비교해 봐!”정미선은 조태수와 윤서린을 엮지 못해서 안달이었다.이때 윤태호가 말했다. “동호야, 내가 너랑 제수씨를 곤란하게 하려는 게 아니다. 너희도 다 봤잖니. 이런 사람을 우리 윤가네 사위로 맞이할 수 있겠니?”윤서린의 부모님은 이 말을 듣고 표정이 더 나빠졌다.윤동호는 아예 머리를 절레절레 저었다.입만 열면 큰소리에 착실하지 못하고, 이런 사람에게 도저히 자기 딸을 맡길 수가 없었다.조태수는 임유환보다 좀 유세를 떤다 해도 그럴만한 스펙이 되긴 하니까. “아빠, 엄마...... 왜 그러세요? 큰엄마랑 큰아빠 말에 넘어가지 마세요. 진짜로 유환 씨가 왕 사장님한테 부탁해서 계약이 성사된 거예요. 제 말 못 믿으세요?”윤서린은
“엄마, 저 안 가요, 여기서 말해요!”윤서린은 입술을 꽉 다물고 고집스럽게 말했다.“서린아, 너......”이렇게 고집을 피우는 딸을 본 적이 없어서 김선도 어찌할 바를 몰랐다.정미선은 인상을 쓰면서 윤서린이 철없이 군다면서 나무랐다. “너 오늘 대체 왜 이러니, 서린아. 남자 하나 때문에 엄마를 이렇게까지 몰아붙이고!”“큰엄마가 제멋대로 조태수를 집에 불러들이지 않았다면 일이 이 지경으로 됐겠어요?”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정미선 때문에 늘 나긋하던 유서린도 결국 꿈틀하고 말았다.“서린아, 말 그런 식으로 할래? 내가 살아온 세월이 얼만데 다 너 잘 되라고 이러는 거지!”정미선은 팔짱을 끼면서 말했다. “지금 너네 가족이 사는 이 집 좀 봐라. 낡고, 작고. 나랑 네 큰아빤 올 때마다 아는 사람 만날까 봐 무서워. 엄마 아빠 짐 좀 덜어드릴 생각 안 하니?”윤서린을 향한 말이었지만 이 말은 윤동호를 크게 자극했다.집안의 가장인 그는 순식간에 얼굴이 벌게져서 주먹을 꽉 쥐었다.본인이 못나서 와이프와 딸을 고생시킨다고 생각했다.김선은 기분이 확 상했지만 정미선의 성격을 알기에 꾹 참았다.이런 데서, 특히 제삼자가 있는 곳에서 형님과 아주버님과 다투고 싶지 않았다.“적당히 좀 하세요!”하지만, 윤동호도 참았고 김선도 참았지만 윤서린은 결코 참지 않았다. 그녀는 진작에 이 집안사람들한테 진절머리가 났었다.방금 그 말 때문에 결국 폭발하고 말았다. “큰엄마, 우리가 지금 왜 이런 집에서 사는 지 몰라서 그러세요? 아빠가 회사 살려보려고 팔 수 있는 건 다 팔았으니까요, 별장까지도요!”“이 두 달동안 우리 아빠가 뼈 빠지게 회사에 자금 댄 게 아니었으면 윤성 그룹 진작에 망했어요!”“그동안 단 일 푼이라도 보탠 적 있어요?”“당신들은 회사랑 상관없는 사람들이에요?” 과거에, 윤서린네 집도 정원에 풀장까지 다 갖춘 800평이 되는 큰 별장이 있었다. 아빠가 회사의 빚을 갚아보겠다고 모든 걸 팔았지만 돌아오는 건 친척들의 무시뿐이었다!
“얘, 너 그게 무슨 눈이니? 그리고 화낼 가치가 없는 사람이라니? 어른한테 무슨 말버릇이야!”임유환의 눈길에 원래도 불같은 정미선이 바짝 독이 올랐다. 조태수는 놓치지 않고 기름을 부었다. “아줌마, 화내지 마세요. 저런 사람들은 그냥 무시가 답이에요.”그리고 한껏 비아냥거리며 임유환을 향해 말했다. “아까는 뭘 하다가 이제 와서 서린 씨 위로해 주는 척이지? 평소에도 늘 이런 식이었나 보죠? 사람 나약한 틈 타서 입만 대충 놀리고, 연애 참 쉽게 하네요!”“말 다 했니?”임유환은 조태수를 싸늘하게 쳐다봤다.“어이구, 꼴에 불쾌한가 봐? 너는 그냥 옆에 빠져......”“다했으면 좀 닥쳐.”임유환은 가라앉은 목소리로 조태수의 말을 잘랐다.조태수는 눈썹이 꿈틀거렸다. 순간 분노가 끓어올랐다.자기한테 말을 이렇게 함부로 하다니!“하, 그렇게 대단하면 입만 놀리지 말고 서린 씨 도와주던가!”조태수는 냉소를 날렸다.“네가 말하지 않아도 그럴 거야.”임유환은 차분하게 말했다.“허.”조태수는 껄렁하게 웃으며 하찮게 바라봤다.정미선은 더 참지 못하고 임유환에게 소리쳤다. “말만 하지 말고 돈을 내놔!”“얼마 필요한데요.”“400억! 400억 있니?!”정미선은 소리치면서 손가락 네 개를 치켜들었다.400억은 약과였다.윤성 그룹이 빚진 돈은 훨씬 더 큰 액수였다.그녀는 그저 임유환이 곤란해하는 것을 보고 싶었을 뿐이다. 그래서 아무 숫자나 질렀다.400억이면 임유환이 당연히 나가떨어질 줄 알았다.400억은 고사하고 40억도 보통 사람에겐 천문학적 단위인데 하물며 임유환 같은 백수는 엄두도 못 낼 것이다!“서린아, 정말 빚이 이 정도 돼?”임유환이 윤서린을 바라봤다.“네......”윤서린은 무안해서 고개를 숙였다.“알았어.”임유환은 핸드폰을 꺼냈다.“또 무슨 수작이야? 누구한테 빌리려고?”정미선은 임유환을 보면서 까칠하게 말했다. “잘 들어, 4억 아니고 40억 아니고!”임유환은 대꾸도 하지 않고 바로 왕윤재에게 전
“조태수, 미친 거야? 임 선생님한테 무슨 짓이야!”전화 너머, 왕윤재는 식은땀을 줄줄 흘렸다. 지금 당장 그쪽으로 건너가 조태수 이 자식을 한바탕 패고 싶은 심정이었다.“연기 잘하시네요, 사장님. 어디 한 번 끝까지 해보세요!”조태수는 입이 찢어질 듯 웃었다.전화를 받은 사람이 왕 사장님이라고는 절대 믿지 않았다. 사장님이 평소에 얼마나 바쁜 사람인데, 찾아가는 것도 비서를 통해서 예약해야 하는 분이라고. 사장님한테 이렇게 함부로 전화를 해? 웃기시네.게다가, 사장님한테 400억이란다.자기가 뭔데? Y그룹 대표이사라도 되나?“조태수. 경고하는데, 임 선생님한테 깍듯하게 해!”왕윤재가 경고했다.“아이고, 무서워라~ 사장님~ 하하하, 내 연기 어때?”조태수는 크게 웃었다.“그래, 조태수. 딱 기다려. 임 선생님이 부탁하신 거 끝내고 올 테니까 두고 봐!”“죄송합니다. 임 선생님. 이 자식은 제가 알아서 잘 처리하겠습니다!”왕윤재는 다급히 전화를 끊었다.“하하, 들통날까 봐 끊었네!”조태수는 더 득의양양했다.임유환은 그저 흘깃 쳐다볼 뿐이었다.그 눈길이 불쾌했지만 이제 그건 중요하지 않았다.임유환을 보는 눈에 비웃음으로 가득 차 있었다. “제법이다? 대역 배우까지 구하고. 내가 평소에 사장님이랑 가까운 사이가 아니었으면 깜빡 속을 번 했지 뭐야? 사장님은 특별한 전화 말고는 다 예약해야 한다고!”임유환은 여전히 차분하게 대꾸했다. “잘 아네, 특별한 전화.”“허!”조태수는 더 크게 웃었다. “기가 막힌다, 진짜. 어떤 사람들이 특별한 지 알아? 차관급은 돼야 한다고! 네가 뭔데 입만 열면 400억이야? 아예 Y그룹 통째로 달라지 왜!”“이 자식......”정미선과 윤태호는 더 뭐라 말하기도 입이 아파서 머리를 절레절레 저었다. “어휴.”윤동호와 김선도 깊은 한숨을 뱉었다.임유환의 이미지는 이미 나락이었다.윤서린은 입술을 깨물며 임유환을 향해 자책으로 가득 찬 눈길을 보냈다.다 자기를 도우려다 당한 일이다.임유환
진짜로, 400억이 입금되었다!윤서린은 떨리는 눈동자를 감출 수 없었다.왕윤재 사장이 정말 자신의 계좌에 400억을 보냈다!정미선은 윤서린의 표정을 보고 머리를 들이댔다.“헉!”너무 놀라 얼굴이 백지장처럼 새하얗게 질렸다.다른 사람들도 분분히 다가왔다.그리고 다들 정미선과 같은 반응이었다.윤서린의 계좌에 400억이 더 들어와있었다!“어...... 어떻게 이러지?”조태수는 눈을 커다랗게 떴다. 다리에 힘이 풀릴 것만 같았다.“아니야! 절대 아니야!”“이건 가짜야!”“네가 가짜 문자를 보낸 게 분명해!”조태수는 정신을 차리고 임유환을 손가락질하면서 소리쳤다.임유환은 더 대꾸하지 않았다.“연기 한 번 기가 막히네.”조태수는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이게 진짜라고 절대 믿지 않는다!전화 한 통으로 왕윤재의 회사에서 400억을 꺼낼 수 있는 사람, 흑제 어르신 말고는 더 떠오르지 않는다.“태수 말이 맞다, 어딘가 잘못됐다!”정미선도 침착함을 되찾고 임유환을 의심했다.“그러게, 요즘같이 가짜가 판치는 세상에 문자 정도야 식은 죽 먹기지.”윤태호가 입을 열었다.윤동호와 김선이 서로 마주 봤다.말을 꺼내지는 않았지만 마음속으로는 부정적이었다.아무래도 400억이나 되는 거액이었으니까.400억을 간단히 내놓을 수 있는 사람은 S시 전체에서도 열 손가락 안에 꼽을 수 있었다.게다가 그 사람들은 죄다 유명한 사람들이었다!“태수 씨, 그만 좀 해!”윤서린은 또 모함하는 조태수를 견디지 못하고 말했다. “당신이 할 수 없다 해서 다른 사람도 능력이 안 되는 건 아니에요! 눈 똑바로 뜨고 봐요! 은행에서 온 문자잖아요!”“서린 씨, 제 얘기 들어봐요. 요즘 사기꾼들이 얼마나 많은데요. 특히 문자로 사기 치는 건 일도 아니라고요!”조태수는 푸르뎅뎅해서 윤서린에게 변명했다.띵이때, 임유환이 왕윤재의 메시지를 받았다.임유환은 핸드폰을 열었다.[임 선생님, 방금 돈을 이체했습니다. 윤서린 양은 받으셨나요?][받았어.]임유환은 간결
"조태수, 오늘 뭐 잘못 먹었어?! 방금 임 선생님과 전화로 무슨 말을 했는지 다시 한번 말해봐!""와…왕 사장님, 방금...통화하고 있던 사람이 정말 사장님이셨습니까?” 조태수는 몹시 당황했다. "그걸 지금 말이라고 해! 너 이 새끼, 임 선생님이랑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왕윤재는 눈살을 찌푸리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물었다."꿀꺽.” 조태수는 침을 삼켰고, 다리에 힘이 풀리는 걸 느꼈다."그래, 알겠네.” 조태수가 오랫동안 대답을 하지 않자 왕윤재는 자신의 의혹을 확신하며 곧장 말을 꺼냈다."오늘 휴가지? 내일 아침 출근 후에 바로 퇴직 절차를 밟도록 해.” 두둥! 그의 말은 청천벽력과도 같았고, 조태수의 얼굴은 순식간에 창백해졌다."왕...왕 사장님, 농담하시는 거죠?” 조태수가 말을 더듬으며 물었다."농담? 내가 너랑 농담할 시간이 있을 거라 생각해! 경고하는데, 임 선생님에게 예의를 갖추라고.그렇지 않으면 네가 Y 그룹의 직원이 아니더라도 난 널 가만히 내버려 두지 않을 거야!” 말을 마친 왕윤재는 전화를 끊어버렸다.뚜, 뚜, 뚜.전화 연결음이 끊기는 소리가 울리자 조태수는 화들짝 놀랐고, 휴대폰이 그의 손에서 미끄러져 “탁” 하는 소리와 함께 땅에 떨어졌다.휴대폰의 액정이 깨져버렸지만, 조태수는 휴대폰 따위를 신경 쓸 기분이 아니었다. "꿀꺽."정미선과 윤태호도 넋을 잃었고, 조용한 거실에서 침을 삼키는 소리만 들릴 뿐이었다. "여보, 이게…” 김선은 충격을 받은 얼굴로 윤동호를 바라보았고, 윤동호 역시 넋을 잃은 채로 손을 떨고 있었다. 이 모든 것이 사실이라니! "내가 유환 씨가 대단한 사람이라고 말했잖아요, 이제야 믿으시겠어요!” 모두의 놀란 반응을 본 윤서린은 조용히 코웃음을 쳤고, 마침내 속으로만 참았던 숨을 내뱉었다. "미안하다, 딸아…” 윤동호는 정신을 차리고 재빨리 딸에게 사과를 한 뒤 임유환에게도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미안해요, 총각. 아까는 아저씨랑 아줌마가 총각을 오해했어
"흥, 짜증 나는 자식, 드디어 갔네!"윤서린은 조태수가 떠나는 것을 지켜보며 안도감을 느꼈다.“됐다 서린아, 넌 유환 씨랑 같이 티브이를 보러 가, 엄마가 밥이 다 되면 부를 테니까.”김선은 딸을 바라보며 말했다."알았어요, 엄마."윤서린은 임유환을 데리고 소파에 앉았고, 상황을 지켜본 정미선은 즉시 그녀를 따라가 임유환에게 아부를 하기 시작했다."총각, 총각 이름이 임유환이지. 이제부터 나도 총각을 유환 씨라고 부를게. 서린이랑 결혼하면 한 가족이니까 말이야.”“네.”그러자 임유환이 가볍게 대답했다.방금 전 그녀가 윤서린을 대한 태도를 그는 다 지켜보고 있었고, 이에 대해 정미선은 전혀 짜증을 내지 않고 오히려 웃으며 더 살갑게 말했다.“유환 씨, 이전 일은 모두 오해였으니 마음에 두지 않았으면 해. 결국 우리는 모두 가족이 될 거잖아? 그럼 서린아, 유환 씨랑 이야기를 잘 나눠, 더 이상 두 사람 방해하지 않을게. 난 베란다에 가서 햇볕을 쬐어야겠다.”말을 마친 그녀는 현명하게 윤태호를 베란다로 데려갔고, 임유환과 윤서린만 남겨 두었다.해가 다 졌는데 무슨 햇볕을 쬐러 간다는 건지…"휴."윤서린은 힘없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 "유환 씨, 우리 이모는 이런 전형적인 속물이니까 그냥 무시하세요.""나도 알아.”임유환은 미소를 지으며 윤서린을 바라보았다."기분은 좀 나아졌어?”걱정스러운 임유환의 시선에 윤서린은 갑자기 부끄러운 듯했지만 이내 대답했다.“고마워요, 이제 괜찮아요.”"그래, 그러면 됐어.”임유환은 부드럽게 미소를 지었다.윤서린은 다시 마음이 떨렸고, 계속해서 이상한 생각을 하지 않기 위해 재빨리 리모컨을 꺼내 TV를 켜고 예능 채널을 틀었다."하하!"임유환은 TV를 보며 웃음을 터뜨렸고, 윤서린은 정신이 딴 데 있는 것 같았다.TV를 보다 보니 시간이 빠르게 흘렀다."유환 씨, 서린아, 큰 아버님, 형수님, 저녁 준비 다 됐어요!”김선은 모두를 불러 모았다."알겠어요!”모두가 소리를 듣고 식탁
방 안의 분위기는 매우 어색했고, 임유환이 윤서린의 침실에 들어간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핑크빛 분위기가 방을 장식했고, 침대 위에는 커다란 인형 두 개가 놓여 있었다.여기서 하룻밤을 묵을 생각에 임유환의 머릿속은 하얘졌다.“유환 씨, 일단…먼저 앉아요.”윤서린은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숙이고 말했고, 그녀의 마음도 마찬가지로 혼란스러웠다.그녀가 자신의 침실에 이성을 데려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고, 심지어 오늘 밤 두 사람은 같은 침대에서 자야 했다."그래……”임유환의 말투는 약간 굳어졌고, 방에는 다시 침묵이 흘렀다.그러자 침실에는 다시 침묵이 흘렀다.똑똑똑.이때, 갑자기 방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고, 두 사람은 화들짝 놀랐다."유환 씨, 서린아, 잠깐 들어가도 될까?”김선이었다."엄마, 무슨 일이에요?"윤서린은 가슴을 쓸어내리며 말했다."엄마가 유환 씨 주려고 깨끗한 목욕가운을 가져왔어, 씻은 뒤에 갈아입으라고.”김선이 말했다."알았어요 엄마, 들어와요.”그러자 김선이 문을 밀고 들어왔고, 쩔쩔매고 있는 두 사람을 마주하자 미소를 지은 뒤 목욕가운을 침대 위에 올려놓으며 말했다.“유환 씨, 너무 불편해하지 않아도 돼요, 내 집이다 생각하고 편하게 있어요.”“서린아, 너도 유환 씨를 잘 챙겨 주어야지, 처음 우리 집에 왔잖니.”“그럼 엄마는 더 방해하지 않으마, 푹 쉬어~”그녀는 말을 마친 뒤 의미심장한 미소를 보였다."알았어요 엄마, 어서 나가요~”윤서린은 재빨리 엄마를 쫓아내고 문을 잠갔다."후~”그녀는 문에 등을 기대고 길게 숨을 내쉬었고, 그녀의 예쁜 얼굴이 달아올랐다.엄마도 참, 딸을 이렇게 다급하게 시집을 보내고 싶어 하실까…만약 엄마가 임유환이 조태수를 쫓아내기 위한 임시 남자친구였다는 것을 안다면 아마도 불같이 화를 내겠지.하지만 앞으로도 엄마가 매번 임유환에게 이렇게 대하게 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어휴.”이 생각을 하자 윤서린은 한숨을 쉬지 않을 수 없었다."무슨 일이야, 서린아. 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