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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1화

윤동호는 몸을 움츠리며 괜히 김선의 심기만 건드릴까 봐 더 말하지 않았다.

그렇게 저녁때가 되었고 그들은 7성급 호텔인 S 호텔에 도착했다.

호텔 사장이었던 임유환은 누구보다 익숙하게 호텔 안으로 걸어들어왔다.

김선은 사장이 제 옆에 있는 줄도 모르고 호텔을 둘러보며 감탄을 하기 시작했다.

“여보, 조덕화 씨가 언제부터 이렇게 통이 컸어? S 호텔에서 저녁을 산다고?”

김선은 식사 한번 하는데 적어도 2천만 원은 드는 S 호텔에서 조덕화가 밥을 산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글쎄, 그런 얘기는 하지 않았는데...”

윤동호도 무슨 상황인지 몰라 어리둥절한 채로 직원의 안내를 받아 3002호로 오게 되었다.

룸으로 들어가자 조덕화 일가가 이미 도착해 있었다.

조덕화는 정장을 입고 있었는데 머리는 한 오리도 빗나가지 않게 깔끔하게 빗어 올려 정치인의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그의 아내 소민지는 검은색 치마를 입고 팔에는 값이 꽤 나가 보이는 옥 팔찌를 하고 있어 한층 더 기품있어 보였다.

“형님, 형수님, 오래 기다리셨죠?”

“왔어? 얼른 앉아.”

조덕화는 겉으로는 반기는 듯 보였지만 들어서서부터 인사하는 윤동호에 비해보며 진심이 아닌 게 확 드러났다.

게다가 소민지는 말 한마디 없이 고개만 끄덕이며 고고한 척을 해댔다.

윤동호 일가가 자리에 앉자 처음 보는 얼굴에 조덕화가 임유환을 눈짓하며 물었다.

“동호야, 저 사람이 네가 말한 예비 사위야?”

“하하, 네.”

윤동호는 신이 나서 임유환을 조덕화에게 소개했다.

“우리 딸 남자친구예요. 임유환이라고 해요.”

“처음 뵙겠습니다, 임유환입니다.”

“그래.”

예의 바르게 인사하는 임유환에 조덕화는 담담히 고개만 끄덕이고는 임유환을 향해 물었다.

“자네는 무슨 일을 하나?”

“그냥 작은 사업 하나 하고 있습니다.”

“동호네 집안처럼 사업하는 사람이었네.”

조덕화는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지만 그 눈빛에는 한 점의 조롱이 어려있었다.

조덕화는 사업하는 사람들을 대단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돈만 있고 권력은 없는 것들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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