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방을 울리는 그 목소리에 다들 깜짝 놀랐고 강준석은 동공까지 작아지며 고개를 돌려 임유환을 바라봤다."네가 왜 여기 있어?""강준석!"누구 하나 죽일 듯한 벌게진 눈을 하고 달려드는 임유환을 보자 강준석은 무의식적으로 심장이 철렁했다.하지만 이내 이 구역은 제 삼촌인 안지용의 친위 부대가 지키고 있는 자신의 구역이라는 것을 생각해내고 다시 고개를 빳빳이 쳐들었다."유환 씨!"윤서린도 갑자기 들어온 임유환을 보자 온몸이 굳어버렸다.그리고는 두 눈에 가득 찼던 공포가 천천히 사라지고 서러움이 몰려오며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하지만 그녀가 눈물을 채 쏟기도 전에 서러움은 임유환에 대한 걱정으로 바뀌고 말았다.이곳은 이미 안지용의 친위 부대가 장악하고 있는 곳이었으니 임유환이 이곳에 왔다는 것은 제 발로 호랑이굴에 들어온 것이나 다름없었다."유환 씨, 나 신경 쓰지 말고 빨리 가요!"윤서린은 고개를 빼 들고 임유환을 향해 소리 질렀다."X발, 내가 너보고 닥치라고 했지!"갑자기 입을 여는 윤서린에 화가 난 강준석은 그녀의 머리를 다시 테이블 위로 눌러버렸다."서린아!"윤서린이 제 눈앞에서 수모를 당하는 모습을 본 임유환은 가슴이 갈기갈기 찢기는 듯 아파 나며 이미 충혈된 두 눈에 드러난 강준석을 향한 살의는 더욱더 짙어져 갔다."임유환, 어때? 마음 아파? 구하고 싶지?"강준석은 임유환을 보며 비아냥거렸다."근데 지금의 네가 뭘 할 수 있겠어, 그냥 눈 뜨고 내가 네 여자친구 망가뜨리는 걸 지켜보는 것밖엔 할 수 없잖아?""유환 씨, 빨리 도망가라고요! 나는 괜찮으니까 신경 쓰지 마요!"윤서린은 두 눈이 빨개진 채 온 힘을 다해 소리쳤다."여기까지 들어와 놓고 지금 도망가겠다고?"강준석은 코웃음을 치더니 섬뜩하게 웃었다."내가 너희 둘 팔다리 다 잘라버릴 거야. 살아 있어도 사는 게 아니게, 죽기보다 못하게 만들 거라고.""그럼 빨리 시작해, 시간 낭비하지 말고."그때 가만히 있던 임유환이 입을 열
"네, 네가 나 건들면 우리 삼촌이 가만 안 있을 거야! 우리 삼촌이... P 시 작전 지역 원수라니까!"강준석은 두 눈을 부릅뜨며 공포에 휩싸여 먹히지도 않을 협박을 해댔다."원수?"임유환은 살의 가득한 두 눈으로 강준석을 응시하며 차가운 말을 내뱉었다."잘됐네. 어차피 좀 있다 찾으러 가려고 했는데."말을 마친 임유환은 강준석의 바짓가랑이를 향해 다시 한번 발을 휘둘렀고 그 충격에 치료를 마쳤던 상처는 다시 벌어졌다."아!!!"강준석은 태어나서 처음 느껴보는 고통에 등을 새우처럼 굽히며 바닥으로 쓰러져 데굴데굴 굴렀다.분이 풀리지 않았던 임유환은 발을 들어 강준석의 심장을 내리찍었다. 그에 강준석은 온몸이 굳어버린 듯 움직일 수가 없었고 참을 수 없는 고통에 목소리조차 나오지 않았다.임유환은 강준석의 심장을 발로 밟아 누른 채 시선을 윤서린에게로 옮겼다. 시선이 향한 곳이 달라졌을 뿐인데 임유환의 눈에 가득 찼던 분노는 온데간데없고 대신 죄책감과 상대를 향한 미안함 만이 가득했다."서린아, 미안해... 다 내 탓이야. 내가 널 다치게 했어.""유환 씨!"그 따뜻한 목소리에 눈을 뜬 윤서린은 제 앞에 서 있는 임유환을 보자 찢겨나간 잠옷 치마도 신경 쓰지 않고 한달음에 달려가 임유환의 품에 안겨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다.아직도 그 두려움이 채 가시진 않았지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적어도 임유환에게 미안해야 할 짓은 하지 않았고 지금 또 이렇게 다시 임유환을 보게 되었으니 정말 천만다행이었다."미안해, 서린아..."품에 안긴 윤서린의 떨림, 그리고 그녀의 창백한 얼굴, 힘이 빠져버린 몸은 임유환에게 가슴이 찢겨나갈 것만 같은 고통을 안겨주었다.숨 한번 내쉬기에도 버거운 고통이었다."유환 씨, 나 아까 진짜 너무 무서웠어요. 다시는 당신을 보지 못하게 될까 봐... 그게 너무 무서웠어요..."윤서린은 떨리는 목소리로 진심을 말하며 임유환을 더욱더 꽉 껴안았다. 손을 놓는 즉시 임유환이 바로 사라져버릴 것만 같아서 윤서린
한편 강씨 집안 별장에서는 강씨 일가가 기쁨에 차 축배를 들어 올리고 있었다.“안 원수, 내가 우리 강씨 집안을 대표로 한 잔 따라줄게!”강호명은 술을 따른 잔을 들어 올리며 기쁨에 겨워 입을 다물지 못했다.아까 안지용의 위풍당당함을 두 눈으로 직접 본 뒤라 임유환 따위는 손쉽게 제거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서 나오는 여유로움이었다.그렇게 까불더니 이제 좀 코가 납작해졌으려나.“하하, 우리가 남인가요, 당연한 일입니다 어르신.”호탕하게 웃던 안지용은 더욱 위엄있는 척하며 말했다“이제 우린 앉아서 그놈이 덫에 걸리기만 기다리면 됩니다. 준석이가 기분을 좀 풀어야 할 텐데요!”“하하, 역시 우리 안 원수라니까, 자, 한 잔 더 하자고!”강호명도 그런 안지용에게 맞장구를 치며 다시 잔을 들었다.“원수님! 큰일 났습니다!”그때 안지용의 부하가 다급히 외치며 뛰어왔다.“무슨 일이야?”그 경거망동한 모습에 안지용은 미간을 찌푸리며 되물었다.“문, 문 앞에... 관이 하나 도착했습니다.”“관이라니?”부하의 말을 듣던 안지용은 갑자기 대노하며 테이블을 소리 나게 쳤다.“누가 감히 그딴 걸 보내?!”“임유환이... 저 관이 강씨 집안과 안 원수님을 다시 보게 돼서 보내는 선물이라고...”“아직도 정신 못 차렸구나 그놈!”안지용은 술잔을 '탁' 소리 나게 내려놓더니 분노에 찬 표정을 하고 말했다.“앞장서! 안에 뭐가 들었는지 확인이나 하게.”“예, 원수님!”안지용은 어두운 표정으로 별장 대문 앞에 가로 놓여있는 관짝을 바라보고 있었고 그 뒤에는 화나 보이는 강씨 일가가 서 있었다.감히 안지용에게 이런 불미스러운 물건을 들이밀다니, 정말 임유환은 죽는 게 두렵지 않은 놈인 것 같았다.“열어!”“예!”안지용의 명령에 두 명의 부하가 다가가 관 뚜껑을 열어젖히고 마침내 그 안에 든 것을 본 안지용은 순식간에 표정이 어두워졌다.안에 들어있는 것은 다름 아닌 제 조카, 강준석의 시체였다. 이미 숨이 끊어진 강준석의 몸이었다.그때 안지용의
“네가 임유환이야?”별장 문어구에서 그 인영을 본 안지용은 임유환과 흑제를 노려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그래.”임유환 역시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을 하며 고개를 들었다.“당신이 안지용이야?”“네가 정신이 나갔지, 어디 감히 원수님 이름을 함부로 불러!”안지용의 부하가 임유환을 향해 소리치자 흑제가 낮지만 무게 실린 목소리로 말했다.“너 같은 놈이 어딜 감히 우리 주인님이랑 말을 섞으려고 해?”“하하, 역시 어르신이 말한 대로 겁이 없는 놈이구나 너.”안지용은 냉소를 흘리다 이내 표정을 굳혔다.“흑제가 네 뒤를 봐준다고 내가 못 건들 줄 알았어? 세계 제일 갑부면 뭐, 그래 봤자 돈만 있고 권력은 없는데. 내 눈에 너희는 다 똑같이 하찮아.”“하하, 그래?”코웃음을 친 임유환은 검은 눈동자를 굴려 안지용에게 고정시켰다.“윤서린 집에 사람 보내서 여사님이랑 서린이한테 그런 짓 한 거, 너지?”“그래, 나 맞아.”임유환의 질문에 안지용은 태연하게 고개를 끄덕였다.“네가 흑제를 등에 업고 내 조카를 괴롭힌 것처럼 나도 똑같이 돌려줬을 뿐인데.”“뭐가 잘못됐어?”“뭐가 잘못됐냐고?”임유환은 한쪽 입꼬리를 올려 웃어 보이고는 말했다.“내가 왜 네 조카를 건드렸는지는 알아보고 그런 얘길 하는 거야? 네 조카가 한 더러운 짓은 알고 있는 거냐고.”“그건 내가 알 필요 없지.”안지용은 고고한 척하며 임유환을 바라봤다.“그리고 내가 알았다 해도 달라지는 건 없어. 준석이는 내 조카야. 감히 네가 가르칠 사람이 아니라고!”“이 세계는 원래 약육강식의 세계야.”터무니없는 말을 당연하다는 듯이 내뱉는 안지용에 임유환은 냉소로 화답했다.“한 나라의 장군이 약육강식이라니, 당신 같은 사람이 원수로 있는 나라 백성들의 미래가 어떨지 상상이 가네.”“하하, 그건 그 사람들이 능력 없는 걸 탓해야지. 나처럼 될 능력이 없는 자신을 탓해야 하는 일이라고.”안지용이 하는 말속에는 이 나라 백성들을 향한 무시와 조롱이 가득했다.“안 원수, 뭐
“이건... 호패?”등에 한기가 스치며 소름이 쫙 돋은 손 부관의 동공이 확 작아졌다.그리고 네 명의 병사들도 손을 허공에 띄운 채 마찬가지로 굳어졌다.작전 지역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법한 금색 호패가 눈앞에 나타난 지금, 그 누구도 감히 임유환을 건드릴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그것은 절대 병권력의 상징이었고 모든 법 위에 위치한 우러러볼 수밖에 없는 존재였다.그리고 호패를 가진 사람은 24개 주요 작전 지역 병력을 움직일 수 있는 막강한 권력의 소유자였다.“이건 다들 알겠지?”흑제는 손에 호패를 든 채 냉랭하게 물었다.“이건...”손 부관을 포함한 안지용의 부하들은 모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몸만 떨어대고 있었다.“다들 뭐 하고 있어! 얼른 저놈 끌고 가!”그러자 미적거리는 부하들에 답답해 난 안지용이 다그쳤다.“원... 원수님, 저희가 뭘 어떻게 할 수 없어요...”난처한 듯 저를 바라보는 손 부관에 안지용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뭔데 다들 그렇게 놀라?!”“아... 아무래도 원수님이 직접 보시는 게...”“이런 꼴통들!”떨리는 손 부관의 목소리에 안지용은 거슬리는 부하들을 한 손으로 치워내고 흑제에게로 다가갔다.그리고 그 손에 들린 금색의 호패를 보았을 땐 손 부관을 포함한 이들과 다를 바 없이 깜짝 놀라 동공까지 작아졌다.그 영패에 새겨진 건 분명히 발이 다섯 개인 금색 용이었다.대하 최고 병권력의 상징인 호패가 왜 흑제의 손에 들려있는지 이 상황이 믿기지 않는 안지용은 흑제와 호패를 번갈아 가며 보다 이내 알겠다는 듯 조롱 섞인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제법 똑같이 만들긴 했네.”“똑같이 만들었다고?”제 손에 들린 호패를 가짜 취급하는 안지용에 흑제는 냉소를 흘리며 소리쳤다.“두 눈 똑바로 뜨고 봐!”“하하, 그걸 왜 봐. 내가 원수 노릇만 수십 년인데, 호패를 모를까 봐?”안지용은 아직도 비아냥거리며 말했다.“이건 작전 지역 최고 권력의 상징이야. 이 호패를 지닌 사람은 24개 작전 지역의 병력을
“하하하!”냉소를 흘려대는 안지용을 향해 흑제가 차갑게 물었다.“안지용, 이게 당신이 내 주인님을 대하는 태도야? 원수로서 호패를 가진 분에게 대통령님과 같은 예를 갖춰야 한다는 걸 모르진 않을 텐데?”“호패?”안지용은 더욱더 신랄하게 비웃으며 말했다.“어디서 가짜 호패로 날 속이려고 들어? 내가 진짜 호패 하나도 못 알아 볼까 봐?”“원수님... 저건... 진짜 호패 같아요...”그때 손 부관이 안지용의 귀에 대고 나지막하게 속삭였다.몇 년 전 호패를 직접 본 적이 있는 손 부관의 눈에는 그 질감과 용 문양은 틀림없는 진짜 호패였다.“바보 같은 놈!”하지만 안지용은 그 말에 귀 기울이지 않고 오히려 역정을 냈다.“돌덩이 하나에 이렇게 현혹되면 어쩌자는 거야!”“하지만...”손 부관은 무어라 더 말하려 했지만 이내 들려오는 안지용의 질타에 말문이 막혀버렸다.“손 부관 너는 도대체 생각이 있는 거야 없는 거야! 대하 병권의 상징인 호패가 이런 일에 가볍게 쓰이겠어? 그리고 그게 저런 어린놈 손에 있겠냐고!”“하지만 원수님... 저 호패는 진짜가 맞습니다...”손 부관은 이미 등에서 식은땀이 줄줄 흐르고 있었다.호패의 각인은 하도 독특해서 이 대하에 유일무이한 것이었기에 손 부관이 잘못 볼 수가 없었다.속으로는 당연히 안지용처럼 임유환 나이 정도의 별 볼 일 없는 사람이 지닐 물건이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지금은 현실을 직시해야 할 때였다.현실은 그런 말도 안 되는 임유환이 호패의 주인이라는 것이다.“손 부관, 정말 머리가 어떻게 된 거야! 왜 이렇게 말귀를 못 알아먹어!”안지용은 고개까지 절레절레 저으며 말했다.“내 눈이 틀렸을 리 없어. 그러니까 저 호패는 가짜야! 그리고 진짜라 해도 저놈이 훔친 걸 텐데 내가 왜 두려워해야 해?”안지용은 임유환을 보며 다시 비아냥거렸다.“그 용기 하나는 대단해, 하다 하다 호패까지 훔치고.”“내가 오늘 너 잡아서 저 호패 출처까지 다 알아내 줄게.”“원수님, 안 됩니다!”안지용의
“임유환, 넌 그냥 조용히 죽어만 주면 돼!”김우현은 두 눈을 가늘게 뜨며 시기와 질투로 가득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당장 잡아!”김우현과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던 안지용의 입에서 임유환을 잡으라는 명령이 뱉어졌고 임유환은 눈썹을 까딱이며 아이의 재롱 보듯 펄쩍 뛰어대는 안지용을 바라봤다.그리고 그때, 경적소리가 들리더니 열 몇 대의 장갑차들이 별장 대문 앞에 멈춰 섰다.그 차량부대 중 제일 앞에 달리던 차에서는 이민호가 내렸다.이민호는 임유환을 향해 공손히 경례하며 말했다.“제1소대 중령 이민호, 현장에 도착했습니다!”“이 중령이 여긴 어떻게 왔어요?”이번엔 이민호를 불러낼 생각이 없었는데 제 발로 찾아온 이민호에 임유환도 조금 놀라며 물었다.“임 선생님 명령에 사실 S 시 전체가 발칵 뒤집혔습니다. 그래 저한테 무슨 상황인지 알아보라고 해서 이렇게 오게 됐습니다. 근데 정말 임 선생님이실 줄은...”이민호가 멋쩍게 웃자 임유환도 웃으며 사과를 했다.“미안해요, 이번엔 정말 귀찮게 할 생각 없었는데.”“귀찮다니요! 무슨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이민호가 손사래를 치며 허리를 필 때 그 뒤에 멈춰 섰던 장갑차에서는 다른 소대의 병사들이 잇따라 내렸다.그리고 그들의 대화를 듣고 있던 안지용의 표정은 점점 굳어졌다.설마 임유환이 정말 호패의 주인이란 말인가?안지용이 당황하고 있을 때 강씨 집안 사람이 그의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그런 거였어?”그리고 그 말을 들은 안지용은 이내 눈을 가늘게 떴다.이민호 중령이 연경 서씨 집안의 서인아 아가씨 부탁으로 온 거라니, 그런 거라면 일개 중령 따위에 겁을 먹을 필요가 없었다.안지용은 가소롭다는 듯 이민호를 바라보며 말했다.“이민호, 이 일은 나와 임유환 사이의 개인적인 원한이니까 끼어들지 않길 바라네.”“안지용, 감히 임 선생님에게 총을 겨누다니, 제정신이야?!”이민호는 중령의 신분임에도 안지용의 이름을 거침없이 부르며 그를 질책했다.임유환과 강씨 집안의 원한에 대해 어느
“임 선생님 지켜!”이민호의 명령에 뒤에 서 있던 병사들이 일제히 총을 들었고 두 부대는 팽팽한 대치를 하고 있었다.검은 총구들이 하나같이 서로를 겨누고 있었는데 머릿수에서는 안지용이 조금 더 우위에 있는 것 같았다.하지만 정말 피 터지게 싸운다면 두 부대 모두 사망자가 속출할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었다.이런 내부충돌로 인한 작전 지역 내의 총격전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었고 상부에서도 끝까지 조사할 것이기에 원수는 물론 대장이라 해도 군복을 벗어야 하는 중죄였다.“이민호, 정말 끝까지 나랑 해보자는 거야?!”처음으로 자신을 향한 총구에 안지용이 험악한 표정으로 물었다.“임 선생님을 지키는 게 내 일이야!”이민호는 안지용의 말을 자르며 단호하게 말했다.“네가 정 그렇다면 할 수 없지.”이민호의 그 말은 타오르던 안지용 마음속의 분노가 제대로 터져 나오게 했다.“저놈들 다 죽여!”중령인 이민호가 저를 향해 총을 쏠리 없다고 판단한 안지용은 마침내 내려서는 안 될 명령을 내렸다.“전원 사격!”이민호는 두려운 기색 하나 없이 임유환 앞을 막아서며 명령을 내렸다.-탕탕탕!그리고 수많은 탄알이 총구를 떠나는 소리가 곳곳에서 울려 퍼졌다.“너!”이민호가 정말 총을 쏠 줄 몰랐던 안지용은 분노가 극에 달해 이를 악물었고 두 부대는 다시 대치상황에 빠졌다.멀리서 이 모든 걸 보고 있던 김우현의 몸도 덩달아 떨려왔다.이미 죽은 목숨인 줄 알았던 임유환에게 이민호 중령이라는 지원군이 있었다니, 그 지원군이 지금 제 상급인 안지용을 향해 총구까지 겨누고 있으니 임유환은 참 운이 좋은 놈이었다.하지만 병사들의 수는 안지용이 눈에 띄게 많았기에 어차피 이미 이긴 싸움이었다.“임유환, 네 운빨도 이젠 끝이야!”김우현이 눈을 번뜩이며 노려보고 있는데 그때, 어디선가 굉음이 들리더니 검은색 전투기가 하늘에 흔적을 새기며 김우현의 머리 위를 빠르게 스쳐 지나갔다.그리고 두 대, 세대 이어서 지나가며 안지용과 임유환 머리 위를 맴돌았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