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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5화

여은아는 정말이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나나도 더 이상 은아와 이야기하고 싶지 않았기에 아이스팩을 든 채 그녀에게 말했다.

“은아 언니, 잠시 화장실 좀 다녀올게요. 다녀와서는 계속 대사를 외워야겠어요.”

“그래, 다녀와.”

대기실을 나선 나나는 두 개의 문을 지났는데, 그곳은 바로 희령의 대기실이었다.

그녀는 엄청난 자금을 가지고 팀에 합류한 배우로서 자연히 가장 호화스러운 대기실을 누리고 있었다.

나나가 그곳을 지나려던 찰나, 안에서 희령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녀는 남의 말을 엿듣는 것에는 전혀 취미가 없는 사람이었으나, 희령이 이서를 언급하는 것을 들은 이상 발걸음을 늦출 수밖에 없었다.

“윤이서가 살인범이라는 기사가 인터넷에 퍼졌다고?”

“그렇다니까? 인터넷에는 온통 그 이야기뿐이야.”

대답한 사람은 희령의 매니저였다.

“윤이서가 살인범이다? 하하, 그런 불법적인 범죄를 저질렀다는 뉴스가 퍼졌으니, 대중들이 얼마나 큰 충격을 받았겠어?”

희령의 웃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매니저가 희령을 따라 낮게 웃다가 약간은 걱정스러운 어투로 입을 열었다.

“령아, 근데 그 뉴스는 우리가 조작한 거잖아. 정말 윤이서가 심가은 씨를 죽인 건지도 확실하지 않고... 만약 윤이서가 심가은 씨를 죽인 게 아니고, 그 뉴스를 조작한 사람이 우리라는 사실이 모두 밝혀지기라도 한다면... 그때는...”

“대체 뭐가 무서운 거야? 그 뉴스는 내가 심씨 가문의 미디어 계정을 통해 올린 거잖아. 설령 심씨 가문에 대한 조사가 시작된다고 하더라도 전혀 걱정할 거 없단 소리지.”

“그리고 누가 감히 내가 그런 찌라시를 퍼뜨렸다고 떠들어댈 수 있겠어?”

희령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 매니저가 깔깔거리며 웃음을 터뜨렸다.

문밖에 서서 두 사람의 파렴치한 대화를 들은 나나는 분노가 머리끝까지 차올라 피가 솟구치는 듯했다. 그녀가 문을 박차고 들어가려던 찰나, 궁금증 섞인 매니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맞다, 령아, 내가 물어보고 싶은 게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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