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784화

작가: 시해나
뒤로 움츠러든 이서의 시선이 뒤쪽으로 쏠렸다.

창밖의 풍경은 익숙하면서도 낯설었다.

언젠가 본 적이 있는 듯한 건물들이었으나, 기억 속에 있는 것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더 웅장하고 깨끗해진 것 같아.’

한 시간가량이 흐른 후, 그들은 마침내 천북 백화점에 다다랐다.

차에서 내린 이서와 은철은 어디선가 들려오는 고함을 들을 수 있었다.

“강도예요! 강도!”

몇 초 후, 쏜살같은 그림자가 이서의 앞을 지나쳐갔다.

이서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자, 은철이 잽싸게 뛰어가 그 사람의 옷깃을 잡아당겼다.

그 사람은 자신을 잡아챈 사람이 하은철이라는 것을 깨닫고는 공포에 질려 도망가려 했으나, 은철에 의해 넘어져 바닥에 나뒹굴고 말았으며, 손에 쥔 핸드백 역시 놓치고 말았다.

그야말로 낭패한 모습이라 할 수 있었다.

앞으로 나아가 가방을 주워 든 이서가 그것을 빼앗겼던 중년의 여성에게 건네주며 말했다.

“여기요.”

그 여성은 몇 번이고 가방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확인한 후에야, 은철과 이서를 향해 감사의 인사를 표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정말 좋은 분들이시네요. 오늘 두 분을 만나지 못했더라면 방금 산 가방을 도둑맞고 말았을 거예요.”

눈앞의 여성와 은철에게 꽉 붙잡힌 남성을 번갈아 바라보는 이서의 마음은 어떠한 미동도 없이 고요한 듯했다.

하지만 머릿속에는 또다시 알 수 없는 그림자가 떠올랐다.

이서가 그림자 주인공의 명확한 이목구비를 떠올리려던 찰나, 중년의 여성이 이서의 이성을 끌어당기며 말했다.

“아가씨, 이 사람, 아가씨의 남편이죠? 정말 좋은 사람을 만났네요. 이런 남자를 남편으로 얻었다니 정말 부러워요.”

이서는 그 여성의 감춰지지 않는 동경을 보면서도 영광스러움이나 행복감, 교만함은 추호도 보이지 않았다.

“감사합니다.”

출동한 경찰이 가방을 훔친 강도를 체포한 후에야, 그 여성도 자리를 떠났다.

“우리도 이만 가자.”

은철이 미소를 지으며 이서를 바라보았다.

이서는 그제야 은철이 방금의 연
잠긴 챕터
GoodNovel에서 계속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여 앱을 다운로드하세요

관련 챕터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785화

    하은철을 바라보는 이서의 눈이 별처럼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은철이 매섭게 눈살을 찌푸렸다. ‘이서는 반드시 내 여자가 되어야 해.’ “응, 내가 준비한 거야. 마음에 들어?” “정말 네가 준비한 거구나, 넌 정말 창의적이야.”이서가 수줍다는 듯 고개를 숙이고 입을 열었다.“정말 마음에 들어.”“다행이다.”수줍어하는 이서의 모습을 본 은철은 모든 불안감이 사라지는 듯했다. “이것 좀 봐.” 은철이 갑자기 이서의 팔을 잡아당겼다. 고개를 든 이서가 호기심이 가득한 눈빛으로 바라본 곳에는 형형색색의 풍선이 하나둘씩 떠오르고 있었다. 풍선에는 글씨가 쓰여 있었다. 이서가 풍선에 적힌 글자를 읽어 내려갔다.“이서야, 나랑 결혼해 줄래?” 이서가 글자를 다 읽자, 옆에 있던 은철이 커다란 다이아몬드 반지를 꺼내어 이서를 향해 한쪽 무릎을 꿇었다. “이서야, 전에는 내가 정말 잘못했어.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어. 앞으로는 절대 너를 실망하게 하지 않을게. 나한테 과거의 잘못을 만회할 기회를 주면 안 될까?”그가 고개를 들어 간절한 눈빛으로 이서를 바라보았다. 은철의 간절한 눈빛은 이서로 하여금 감동을 주는 듯했다. “이서야, 나한테 한 번만 기회를 줘. 평생 너만을 위하면서 살게, 믿어줘.”은철이 다리를 끌며 이서를 향해 다가갔다. 이서가 고개를 숙이자, 그의 눈빛이 극심하게 떨리고 있는 것이 보였다. “은철아, 그 말, 믿어도 될까?” ‘왜 자꾸 은철이를 믿으면 안 된다는 충고가 들리는 것 같지?’‘하지만... 이렇게나 진지한 눈빛으로 말하고 있는걸...’‘앞으로는 정말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지 않을까?’ “당연하지, 믿어줘. 이서야, 예전에는 내가 정말 나쁜 놈이었어. 앞으로는 달라진 모습만 보여주도록 노력할게.” “너는 나에게 있어서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이야. 난 너 없이는 살 수가 없어.” ‘진심인 것 같아.’ ‘정말 간절해 보이잖아.’ 머뭇거리던 이서가 손을 내밀었다.너그러워진 이서의 반응을 본 은철이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786화

    “올리자.”하은철이 이서가 승낙하기도 전에 휴대전화를 꺼내 들어 그녀가 반지를 끼고 있는 사진을 찍었고, SNS에 게시하였다. 하지만 이것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했던 것일까. 그는 연예부 기자에게 연락하여 이 소식을 신문의 1면에 실어줄 것을 요구했다. 그리하여 불과 몇 시간 후, 이서와 은철이 결혼한다는 소식이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게 되었다. 이 소식은 많은 대중을 놀라게 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에요? 하은철은 윤수정을 좋아하는 거 아니었어요? 왜 윤이서랑 결혼한다는 거예요?] [머리 아파 죽겠어요, 연예계보다 명문가가 더 복잡한 것 같아요.] [윤이서는 이미 결혼한 거 아니었어요?] [윤수정은 식물인간이 되었다던데요?][네? 며칠 전까지만 해도 멀쩡했는데 왜 갑자기 식물인간이 되었다는 거예요?] [잘 모르겠어요. 교통사고가 났다고 들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상황인지는 아무도 몰라요.][어머나, 정말 엉망진창이네요.] [...]비록 많은 대중이 혼란스러움을 표했으나, 축복을 보내오는 사람들도 있었다. [선남선녀가 따로 없네요. 정말 잘 어울리는 커플이라고 생각해요.] [맞아요, 원래 정혼을 맺었던 건 윤이서랑 하은철이었잖아요. 모든 게 원래대로 돌아갔을 뿐이에요.] [윤수정처럼 악독한 여자보다는 윤이서가 하은철에게 더 잘 어울리죠.] [...]인터넷이 이렇게 떠들썩한데, 어떻게 인터넷을 붙잡고 사는 하나가 이 소식을 모를 수가 있겠는가. 심소희가 참지 못하고 단톡방에 메시지를 보냈다.[심소희: 형부도 보셨겠지?] 하나가 이미 이서가 기억을 잃게 된 전후 상황에 대하여 알려준 덕분에 두 사람도 지환의 정체를 알게 된 상황이었다.[서나나: 알고 계실 거야. 이서 언니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고 계실 텐데 모르실 리가 없어.] [서나나: 그럼 형부는...]소희는 차마 채팅을 이어 나갈 수 없는 듯했다. 나나도 침묵을 지키며 채팅하지 않았다. 하나가 침묵을 깨며 말했다. [임하나: 내가 걱정되는 사람은 형부가 아니라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787화

    바로 이때, 갑자기 임하나의 휴대전화가 울리기 시작했다. 이상언에게서 걸려 온 전화임을 확인한 하나는 어안이 벙벙했다. 그녀는 도무지 자신의 눈을 믿을 수 없는 듯했다. ‘내가 본인한테 전화하려고 한다는 걸 알았던 걸까?’ 하지만, 하나가 정신을 차리는 사이에 전화는 끊어져 버렸다. 하나의 마음이 순식간에 처량하고 두려워졌다.‘다시 전화를 걸어야 할까?’그 순간, 다시 휴대전화가 울리기 시작했다. 상언이 다시 전화를 걸어왔다는 것을 확인한 하나는 너무도 기뻤다. 그녀는 망설이지 않고 전화를 받았다. ‘받자, 또 후회하지 말고.’ [하나 씨.]상언 역시 하나가 전화를 받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기에 어안이 벙벙한 듯했다. “네.”하나가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무슨 일 있으세요?” [그게...]상언이 깊은숨을 들이마셨다.[하나 씨한테... 사과하고 싶어서요. 그날 진료실 입구에서 하나 씨한테 화를 내려던 건 아니었어요.] 하나가 등을 꼿꼿이 세웠다. [지환이가 이서 씨를 속인 건 부정할 수 없는 지환이 잘못이에요. 지환이를 도와 하나 씨를 속인 저도 잘못한 거고요.][그날...]“이 선생님은 잘못한 거 없어요.”하나가 상언의 말을 끊었다.“적어도 그날, 그런 상황에서 이 선생님이 잘못한 건 없으세요.” “그때 형부를 들여보냈으니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으면 평생 후회했을 거예요.” 하나가 말했다. 수화기 너머의 상언은 한참 동안 말을 하지 않았다. 하나가 휴대전화를 꽉 쥐었다. “왜 그래요? 제가 말실수라도 한 거예요?” [아니요...]정신을 차린 상언이 대답했다.[전... 하나 씨가 아직도 화가 났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이런 반응일 거라고는...] [정말 생각도 못 했어요.] 하나가 붉은 입술을 살짝 내밀었다.“내가 융통성이 있을 줄은 몰랐다는 거예요?” [아니요, 그런 뜻이 아니라...] “허, 그런 뜻으로 말한 거 맞잖아요.” 몸을 일으켜 베란다로 향하는 하나의 말투가 다소 경쾌해졌다.“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788화

    [정말이에요! 또 하나 씨를 속이는 거라면 저는 정말 천벌을 받을 거예요!] 임하나가 피식 웃었다.“그건 이 선생님이 가장 잘 아시겠죠. 만약 또 나한테 숨기는 게 있다면, 그땐 정말 하늘이 가만히 있지 않을 거예요.”[정말 없어요.]상언은 마음을 꺼내어 하나에게 보여주지 못하는 것을 한스럽게 여기는 듯했다.[하늘에 맹세할게요.] “그래요, 이번 일을 제외하고는 한 번도 저를 속인 적이 없으니까 한 번은 믿어줄게요.” 이 말은 들은 상언은 순식간에 긴장이 풀리는 듯했다. [그럼 우리...]“우리 이야기는 접어두고, 이서랑 형부에 대한 것부터 말해봐요.” 의자에 앉은 하나가 달갑지 않다는 듯 물었다.“정말 이대로 이서랑 하은철이 결혼하는 걸 지켜만 봐야 한다는 거예요?” [마이클 천 선생님도 이서 씨가 기억을 떠올릴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하셨잖아요.] [지켜볼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상언이 말했다. [다만, 이서 씨가 기억을 되찾기를 간절히 바라야겠죠.] 갑자기 무언가를 떠올린 하나가 상언을 불렀다.“맞다, 이서가 기억을 되찾으면, 그때는 하씨네 어르신의 죽음에 관한 충격에서도 벗어날 수 있겠죠?” 하나의 질문을 들은 상언은 또 한 번 멈칫했다. [계속해서 이서 씨의 기억을 잃게 하는 건 좋은 방법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때도 이 방법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면...] “그래요, 다른 방법이 없다면...”하나가 조용히 읊조렸다. “지금은 당장 눈앞에 닥친 일에만 집중하자고요.” 하나는 상언과의 전화를 끊자마자, 이서의 전화를 받았다. [하나야, 나 좀 도와줘.] 수화기 너머의 이서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뭐야, 어디서 몸을 숨기고 있기라도 한 거야?’ 하나의 불길한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이서는 화장실에 몸을 숨긴 채, 하나와 통화를 하고 있었다. 하은철과 결혼을 약속한 이후, 이서는 줄곧 불안감을 느꼈고, 핑계를 대고 화장실로 달려가 하나에게 전화를 걸 수밖에 없었던 것이었다. “이서야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789화

    이때, 문밖에서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실례지만, 안에 사람 있어요?”이서가 발아래를 바라보자, 문 아래 빈 공간으로 한 사람의 다리가 보였다. “있어요.”“윤이서 씨 맞죠? 남자 친구가 들어온 지 오래됐다고 걱정하길래 내가 대신 들어와 봤어요.” “윤이서 씨, 괜찮아요? 혹시 도움이 필요한 거예요?” 이서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수화기 너머에서 이야기를 듣던 하나가 어쩔 수 없다는 듯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이만 돌아가 봐.] “그래.”[내가 한 말, 꼭 기억해야 해. 다른 건 신경 쓰지 말고, 알았지?] “그래, 알겠어.”순순히 대답하고 전화를 끊은 이서가 문을 열었다. 문밖에는 인자한 노인이 서 있었다. “안녕하세요.”노인이 빙그레 웃으며 이서에게 인사를 건넸다. 이서 역시 예의상 노인에게 인사를 건넸는데, 이 인사가 그녀의 걷잡을 수 없는 수다 본능을 불러일으킨 듯했다. 그녀는 이서를 잡고 은철에 대한 칭찬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여자 친구한테 이렇게 많은 관심을 가져주는 남자 친구는 난생처음 봐요. 아마 아가씨는 상상도 못 할 거예요. 남자 친구가 화장실 입구에 서서 오고 가도 못하고 있더군요.” “아이고, 요즘 젊은이들은 정말 재미있네요.” 이서가 빙그레 미소를 지어 보였다.노인은 계속해서 말을 이어 나갔다.“남자 친구가 평소에는 표현을 잘 안 해주나 봐요?” 이서가 고개를 들어 눈앞에 서 있는 노인을 바라보았다. 노인이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에이, 그런 눈으로 쳐다볼 거 없어요. 여태 살아온 세월이 얼만데 딱 보면 딱 알죠.” “묵묵히 챙겨주고 생색내지 않는 사람인 것 같더군요. 저런 남자를 만난 건 복이에요, 복.”“그런가요?”이서는 고개를 숙인 채 노인의 말에 동의하지 않았다. ‘은철이는 그런 사람이 아니잖아.’ ‘나한테 묵묵히 헌신해 주는 사람이 있었던 것 같은데...’ 하지만 은철을 비꼬는 이 생각은 마음속을 스쳐 지나갈 뿐이었다. 그와 동시에, 어떤 이의 희미한 실루엣 역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790화

    하은철의 눈빛에서 관심을 느낀 이서의 마음속에 잔잔한 파도가 일었다.“괜찮아, 이만 돌아가자.” “그래.”은철이 이서와 손을 잡기 위해 팔을 뻗었지만 이서가 자연스럽게 피하며 입을 열었다. “아까 그 할머님...” “아, 밖에서 한참 기다렸는데도 안 나오길래, 나 대신 살펴봐달라고 부탁드린 거야, 왜?” “아무것도 아니야. 너에 대해서 좋은 말씀을 너무 많이 해주시길래 네가 고용한 사람은 아닌가 싶어서.” 은철의 얼굴에 만연했던 웃음기가 사라지기 시작했다. 이서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은철은 고개를 돌린 이서가 이상하다는 듯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나서야 그녀를 따라 발걸음을 옮길 수 있었다. “그분이 나에 대해서 뭐라고 하셨는데?” “아무것도 아니야.이서는 은철과 대화를 나누고 싶지 않은 듯했다.“은철아, 나 좀 피곤해.”“그래? 그럼 결혼식에 대한 세부적인 대화는 내일 다시 나누자.”“결혼식? 결혼식을 벌써 올리려고?”이서가 걸음을 멈추고 다급하게 물었다. ‘결혼식은 한 달 후에나 할 줄 알았는데...’ “조금 빠른가?”은철이 이서의 눈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나는 최대한 빨리하고 싶어. 사실, 내일 당장이라도 혼인신고부터 하면 좋겠어.”이서는 억지로 웃음 짜냈지만, 어떠한 말을 하지는 않았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도 침묵을 지키던 이서는 곧장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이서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은철의 눈빛이 다소 차가워졌다. ‘이서가 결혼을 승낙하긴 했지만, 아직 안심하기는 일러. 혼인신고 하기 전까지는 긴장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고.’ ‘작은 아빠가 이서랑 결혼할 때 가짜 신분을 사용했으니 망정이지, 하마터면 일이 복잡해질 뻔했어.’ 은철은 즉시 주 집사를 불러 이서와 지환의 사실혼 관계를 없던 일로 만들라고 지시했다. 같은 시각, 방에 들어온 이서는 휴대전화를 꺼내어 최대한 빨리 H선생님에게 전화를 걸려고 했다. ‘하나에게서 얻지 못한 답을 H선생님에게서 얻을 수 있을지도 몰라. 아니, 분명히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791화

    하지만 지환은 결국 마지막 순간에 주먹을 거두었고, 주먹은 이상언의 코만 스치고 지나갔다. 십년감수한 상언이 가슴을 치며 황당하다는 눈빛으로 지환을 바라보았다. “지환아, 너...” 지환의 음침한 눈빛이 상언을 향하자, 상언은 즉시 하려던 말을 삼켰다. 글러브를 아무렇게나 내던진 지환이 즉시 탈의실로 향했다. 지환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임현태가 상언에게 다가가 목소리를 낮추어 물었다.“이 선생님, 이런 상황에서는 대표님께 어떻게 해드려야 할까요?” “설마 이대로 주저앉게 내버려두실 건 아니죠?” “내버려두는 거 말고는 달리 좋은 방법이 없잖아요?” 상언이 난감하다는 듯 되물었다. 현태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대표님께서 사람 때문에 상처받는 날이 올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습니다.” “지환이 녀석도 사람이잖아요.” 감회에 겨운 표정을 지어 보인 상언이 옷을 갈아입고 나온 지환을 바라보았다. 그가 황급히 지환에게 다가가며 말했다. “지환아, 집에 가려고?”지환은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은 채, 출구를 향해 걸어갔다. 걱정이 가득한 표정을 한 상언과 현태가 지환을 따라 차에 올랐다. ‘늦은 밤이라 도로에 차가 별로 없어서 다행이야. 대낮에 이렇게 난폭운전을 했다면 분명 사고가 났을 거야.’ 30분 후, 세 사람이 탄 차량이 한 술집 앞에 멈춰 섰다. 상언과 현태가 상황을 채 인지하기도 전에, 차에서 내린 지환은 술집으로 걸어 들어가 버렸다. 그는 익숙한 복도를 따라 룸으로 향했다. 지환은 이 술집의 단골손님이라 할 수 있었기에, 그가 왔다는 것을 알아차린 술집 사장이 환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대표님, 잘 지내셨어요?” “두 배 더 주세요.”지환의 말을 들은 사장의 눈이 반짝이기 시작했다.“네, 알겠습니다.”“107호실에 원래 드시던 양의 두 배 더 넣어드려!” 처음에 상언과 현태는 두 배로 늘어난 것이 무엇을 지칭하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그들은 종업원들이 끊임없이 양주를 들고 와 책상 위를 채우고, 바닥까지 늘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792화

    임현태와 이상언이 눈을 마주쳤다. 결국 상언이 입을 열었다. “그럼, 당연하지.” “이서는 곧 하은철이랑 결혼하게 될 텐데?” 지환이 고개를 들어 두 사람을 바라보며 말했다. 룸은 순식간에 쥐 죽은 듯이 고요해졌다. “이서는 이미 모든 과거를 잊었어. 심지어는 나라는 사람의 존재조차도... 하지만, 이서를 탓할 수 없다는 건 나도 잘 알아. 이서가 날 잊은 건 내가 선택한 일이었으니까. 나도 다 안다고...”지환의 목소리는 점점 더 침울해졌고, 룸 안의 두 사람은 어떠한 말도 꺼낼 수 없었다. “나는 단지 잠시 취하고 싶을 뿐이야. 1초라도 이서를 잊어버리고 싶다고. 그것도 안 된다는 거야?” 서로의 눈을 마주친 현태와 상언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잠시 후, 두 사람은 묵묵히 지환의 곁에 앉았다. “마실 거면, 우리랑 같이 마시자.”상언이 술 한 병을 들고 지환을 바라보며 말했다.“친구가 뭐 별거야? 힘들 때 같이 있으면 친구지.”현태 역시 호기롭게 술병을 열었다.“대표님... 아무 말도 하지 않겠습니다. 그냥 같이 마셔 드릴게요.” 세 사람은 동시에 고개를 젖혀 단숨에 술을 들이켰다. 바로 이때, 상언의 휴대전화가 울리기 시작했다. 하나에게서 결려온 전화였다. “쉿, 하나 씨야.”상언은 검지 손가락을 입술에 가져다 댄 후, 구석에 이르러서야 하나의 전화를 받았다,“하나 씨, 무슨 일이에요?” [잠이 안 와서 그러는데, 저랑 같이 있어 줄 수 있어요?] 상언은 뛸 듯이 기뻤지만 아직 술을 마시고 있는 지환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게...”[곤란하면 안 와도 돼요.] 하나의 낮은 목소리는 상언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듯했다.[그냥 자죠, 뭐.] “기다리세요, 금방 갈게요.”말을 뱉은 상언은 곧바로 후회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을 거두어들일 수는 없었다. “집에 있는 거죠? 조금만 기다리세요, 금방 갈게요.” 전화를 끊은 상언이 지환에게 다가갔지만, 한참 동안 우물쭈물하며 말을 꺼내지는 못했다.지환 고

최신 챕터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1318화

    “그럼 이번 일은 구태우 씨에게 조사를 맡기를 걸로 하겠습니다.”이서가 몸을 일으키며 소지엽을 바라보았다.“세부적인 내용은 심 대표님과 직접 이야기하면 돼. 나는 돌아가서 회사 일부터 처리해야겠어.”소지엽은 이서를 따라 몸을 일으켰다.“바래다줄게.”“괜찮아.”이서는 짧은 대답을 끝으로 몸을 돌려 떠났다. 그 단호한 뒷모습과 깔끔한 마무리, 소지엽은 이서의 마음을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내가 달갑지 않은 게 분명해.’“소지엽 씨?”지엽은 심근영의 목소리를 듣고서야 정신을 차렸다. 심근영이 웃으며 말을 이었다.“자세히 이야기해 보자면...”한편, 아래층에 도착한 이서는 주동적으로 소희 모녀와 인사를 나누었다. 이서가 돌아가겠다고 하자, 이지숙은 꽤 의아해했다.“이렇게 빨리?” “네, 구체적인 사항은 지엽이가 대표님과 상의할 거예요. 저는 여기 있어도 도울 수 있는 게 없으니 먼저 가보겠습니다.”소희가 이서의 팔을 붙잡았다.“언니, 제가 데려다줄게요.”이지숙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는데, 마음속으로는 소희와 이서의 관계가 더 좋아져서 지환이라는 큰 나무에 기댈 수 있기를 바랐다. “언니, 오늘 소지엽 씨와 같이 와줘서 정말 고마워요. 그렇지 않았다면, 유인이 언니의 만행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몰랐을 거예요.”이서가 말했다.“그러게, 타이밍을 잘 맞춘 것 같아.”“참, 소희 씨의 양부모가 아직도 문제를 일으키는 건 아니지?” “조금 이상하긴 해요. 꽤 오랫동안 저를 귀찮게 하지 않았거든요.”이서가 말했다. “심태윤도?”“네.”이서가 눈살을 찌푸렸다.“소희 씨에게 게임 회사의 기밀문서를 훔쳤다는 누명을 씌운 사람이 심태윤일 가능성은 없을까?”소희는 고개를 저었다.“걔가 벌인 짓이었다면 심씨 가문 사람들이 벌써 잡아냈을 거예요.” “심씨 가문 사람들이 이렇게 오랫동안 조사했는데도 못 찾아내는 걸 보면, 심태윤이 벌인 짓은 아닌 것 같아요.” “그럼 심태윤이 심씨 가문 사람들과 협력해서 벌인 일인 건 아닐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1317화

    ‘소희 씨의 심씨 가문 생활, 꽤 재미있는 것 같은데?’ “우리... 2층에 가서 얘기 좀 할까?”심근영이 2층 방향을 가리켰다. 이서는 소지엽을 한 번 보았고, 그가 고개를 끄덕인 후에야 대답했다.“네.”세 사람은 함께 위층으로 올라갔다.고용인이 차와 음료를 내려놓고 떠나자, 심근영이 입을 열었다.“윤 대표는 어떤 생각을 했길래, 소지엽 씨한테 우리 소희 사건을 조사해달라고 한 거지?” 이서가 대답했다.“말하자면 깁니다.”시간은 주말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했다.이서는 고이서와 성지영이 함께 있는 것을 보고 회사로 돌아갔고, 지환은 이서에게 구태우와 자신 중에 누가 먼저 고이서의 자료를 찾는지 비교해 보라고 했다.이서는 일요일 하루 종일 지환을 만나지 못했기에, 그가 분명히 고이서를 조사하러 갔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환 씨... 꽤 진지한 것 같아.’이서는 약간 긴장하기 시작했다. 이서도 자신이 왜 긴장했는지 알 수는 없었으나, 지환이 구태우보다 더 빨랐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었다. 지환이 지기를 바란다고 말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지환이 이기기를 바라는 복잡한 마음이었다. 복잡한 마음에 시달리던 이서는 오후 3시쯤 구태우의 메시지를 받았다.메시지를 보는 순간, 이서는 심장이 내려앉는 듯했는데, 그제야 자신이 지환이 이기기를 바랐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바로 그때, 이서는 구태우의 전화를 받았다.[회사로 가겠습니다.]“그냥 자료를 보내주시면 되잖아요.” 구태우의 말투는 평소와 같지 않았다.[자료를 원하신다면 가져가겠습니다. 만나서 이야기하시죠.]이서는 자신이 구태우를 화나게 한 것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오직 고이서를 생각하면서 카페로 향했다.몇 분 후.카페에서 소지엽을 만난 이서의 구태우의 말투가 어두운 이유를 알게 되었다. 이서는 잠시 생각한 후, 소지엽이 있는 쪽으로 걸어갔다.“왜 네가 온 거야?” “내가 구태우한테 자료를 달라고 했어. 왜, 불편하기라도 한 거야?” 이서는 소지엽의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1316화

    심유인이 말하지 않자, 심근영은 소민찬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소민찬은 선물에 대해 전혀 몰랐던 터라, 값싼 선물들을 보고 당황하여 얼른 설명했다.“저, 저는 아무것도 모릅니다. 그 선물들은 제가 산 게 아니라, 전부 유인이가 산 거예요. 저는 아무것도 모른다고요.” “애초에 유인이는 저한테 몸만 오면 된다고 했습니다.”“여러분, 그런 눈으로 보지 마세요. 저는 정말 아무것도 모릅니다...”소민찬이 뒷걸음질 치며 말했다.“답례 선물은 안 받는 걸로 하겠습니다. 그럼 되겠죠?” 소민찬은 이 말을 끝으로 도망치듯 심씨 가문의 저택을 떠났다. 심유인은 그의 뒤를 쫓아가려다가 심근영에게 가로막히고 말았다.“유인아, 우리가 알아듣게끔 설명을 해야 하지 않겠니?”심유인은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었다. “삼촌, 숙모, 저... 저는...”“차마 말이 안 나오는 모양이네요.”소희가 심유인의 곁으로 다가가 냉소하며 말했다.“제가 대신 말씀해 드릴게요.” “제 남자 친구가 운전기사라는 걸 알고, 일부러 소민찬 씨를 찾아가서 남자 친구 역할을 해달라고 한 거죠?” “소민찬 씨는 남자 친구인 척만 하면 되니까, 이 선물들도 소민찬 씨가 샀을 리 없어요.”“전부 다 언니 사비로 사신 거죠?” 심유인의 안색이 아주 어두워졌다.“그런 거 아니야...!”심유인은 아직도 변명하고 싶었지만, 아무도 그녀의 말을 듣고 싶어하지 않았다.“소민찬 씨가 선물을 준비한 게 아니라면, 그 많은 돈은 어디서 난 거니?”이지숙이 물었다. ‘다른 세 가지 선물은 전혀 가짜가 아니었어. 확실히 수십억은 되는 것들이었다고.’‘회사에서 근무하지도 않는 유인이가 어떻게 그렇게 많은 돈을 모을 수 있었겠어?’심유인의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심근영은 심유인의 반응을 살피다가 집사를 불렀다.“당장 조사해, 당장!”심유인은 체면을 구기고 싶지 않아 ‘털썩’ 소리를 내며 심근영 앞에 무릎을 꿇었다.“삼촌, 제가 다 설명해 드릴게요. 그 선물들은... 전부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1315화

    심유인과 소민찬은 그제야 제자리에 얌전히 섰다.“유인아, 네가 먼저 말해봐,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 심유인은 소민찬의 핸드폰을 못마땅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더 많은 비밀이 폭로되는 건 막아야 해! 어느 정도는 인정해야겠어.’ “사, 사실 민찬 씨는 제 남자 친구가 아니에요. 하지만 민찬 씨가 제 남자 친구가 되길 바랐고, 제가 먼저 그 말을 꺼내기는 부끄러워서 제 남자 친구인 척해달라고 한 거예요. 이번 일로 잘 지내면서 감정을 키우고 싶었거든요.” “절대 다른 뜻은 없었어요. 맹세할게요!” 심유인이 마지막 말을 하지 않았다면, 소희는 심유인을 믿었을 것이었다. 하지만 심유인의 마지막 말은 소희의 의심을 더욱 확고히 했다.‘심유인, 일부러 그런 거구나?’ ‘소민찬을 남자 친구인 척 데려온 건, 현태 오빠에게 망신을 주기 위한 거였어.’ “감정을 키우고 싶었다면서, 왜 저렇게 많은 선물을 사 오라고 한 거예요?”소희는 일부러 모르는척하며 물었고, 단번에 덜미를 잡힌 심유인은 말을 잇지 못했다. 주방에 있던 모든 사람의 시선은 소민찬과 심유인을 향하고 있었다. 모두의 시선을 한 몸에 받던 소민찬은 특히 소지엽의 시선에 정신이 나갈 것만 같았다. “그... 그건...”“민찬 씨는 저를 좋아하지 않지만, 소씨 가문은 아무래도 명문가 집안이잖아요. 그런 분들을 뵈러 오려면 선물 정도는 가져와야 하지 않겠어요?”심유인이 먼저 입을 열었다. “가정 교육이 잘 되어 있어서 남의 집에 방문할 때 선물을 챙기는 건 아주 훌륭하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2억도 아닌 몇십억짜리 선물을 준비하는 건 너무 과하지 않을까요?”소희는 비웃으며 선물 더미 옆으로 향했고, 상자 중 하나를 집어 들었다. “뭔지는 모르겠지만, 이 안에도 아주 비싼 게 들었겠죠?” 심유인은 곧장 소희를 막으려 했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소희는 선물 상자를 뜯기 시작했고, 이내 안에 있던 선물이 바닥에 나뒹굴었다.그 선물을 확인한 소희는 놀라서 멍해질 수밖에 없었다.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1314화

    “형, 안녕.”소민찬은 소지엽의 질문을 피하며 애써 미소를 지어 보였다. 하지만 소지엽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고, 계속해서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소민찬을 바라보았다.“민찬아, 아직 내 질문에 대답 안 했잖아. 네가 왜 여기 있냐니까?” 소민찬은 이제 마냥 대답을 회피할 수 없었다. 더 이상 대답하지 않으면 분명히 실마리가 드러날 것이니 말이다. ‘여기 있는 모든 사람이 나만 보고 있어...’소희는 소민찬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모습을 보며 의문을 제기했다.“모르셨어요? 소민찬 씨는 유인 언니의 남자 친구예요. 오늘 여기 온 이유도 사실상 저희 부모님께 인사를 드리러 온 거죠.” “심유인 씨랑 사귄다고?”지엽이 눈살을 찌푸렸다.“며칠 전에 우리 집에 와서 밥을 먹은 여자는 심유인 씨가 아니었잖아?” 소민찬과 심유인의 얼굴이 삽시간에 굳어졌다. “형, 아무래도 잘못 기억하는 것 같아. 그날 같이 밥을 먹은 사람도 유인이었어.” 소지엽은 지난번에 집에서 함께 식사한 여자가 심유인이 아니라고 확신할 수 있었다. ‘그 여자의 성이 뭔지는 기억 안 나지만, 어떻게 생겼는지는 어렴풋이 기억나.’‘그 여자는 절대 심유인 씨가 아니었어.’ “아니, 그 여자는 심유인 씨가 아니었어!” 소지엽이 눈살을 찌푸렸다.“그리고 그 여자가 우리 집에 와서 밥을 먹은 건 불과 며칠 전의 일이잖아. 지금은 왜 또 심유인 씨와 사귄다는 거지?” 소민찬은 한참 동안 우물쭈물하며 말하지 못하다가 한참 후에야 다소 역정을 내며 말했다.“형, 이건 내 사적인 일이라, 형이 왈가왈부할 일이 아닌 것 같아. 부모님도 내가 여자 친구를 몇 명을 사귀는지 신경 쓰지 않으시는데, 형이 무슨 자격으로 이러는 거야?”“그래, 나는 네 사적인 일에 왈가왈부할 자격이 없어. 하지만 계속 본사에 들어가고 싶다고 하지 않았나?”“본사에 들어가고 싶다면 절대 스캔들을 만들면 안 돼! 그런 일은 큰 파장을 일으킬 거라고!” 소민찬은 당황하기 시작했다.‘아버지는 나를 좋아하지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1313화

    소민찬이 비웃으며 말했다.“허, 천재다운 모습이 조금이라도 있습니까?” 심근영이 말했다.“겉모습으로 사람을 판단하는군요.” “천재답게 생긴 게 따로 있다고 생각하는 겁니까? 그런 규칙은 누가 정한 거죠?” “어차피 임현태 씨는 허풍을 떠는 거지 않습니까? 시험에 합격에서 하버드에 들어갔을 리가 없다는 말입니다.”“두 사람, 문맹이거나 눈에 문제가 있는 거 아니에요?”소희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현태 오빠의 소개란에 당시 오빠의 성적을 적어둔 게 있잖아요. 클릭해서 좀 보세요. 현태 오빠는 수석으로 하버드에 들어갔다고요.”“그리고 오빠에게 추천서를 써준 사람은 하버드에서 공정하기로 유명한 물리학 교수라고요.”“설마 그 교수님보다 두 사람이 더 대단하다고 말하려는 건 아니죠?” 소민찬과 심유인은 그제야 상세 내용을 확인하고 얼굴이 파랗게 질렸다가 또 빨갛게 달아올랐다.두 사람은 확인도 하지 않고 성급하게 큰소리를 친 것을 후회했다.‘처음부터 제대로 확인했다면, 임현태를 다른 방식으로 비웃을 수 있었을 텐데.’“그게 뭐 어떻다고 그래? 공부를 잘하는 사람들은 보통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잖아. 하지만 우리 민찬 씨는 달라. 단순히 해외 유학파일 뿐만 아니라, 자동차 경주, 승마, 골프도 할 줄 안다니까?” “소희야, 네 남자 친구는 그렇게 고상한 취미는 즐길 줄 모르지?” 현태가 말했다.“하 대표님의 곁에 있는 경호원에겐 기본인 것들입니다. 만약 그것도 할 줄 모른다면, 하 대표님은 저를 곁에 두지 않으시겠죠.”‘기본’이라는 말은 소민찬의 마지막 남은 자존심마저 완전히 짓밟는 것이었다. 자동차 경주, 승마, 골프...이런 것들은 흔히 ‘재산을 낭비하며 점차 타락하는 부잣집 도련님들의 기본 패키지라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훌륭한 실력을 갖추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는데, 이 모든 것들이 현태에게는 그저 기본일 뿐이었다.‘감히 날 모욕해?’소민찬이 일어서서 자리를 떠나겠다고 말하려던 참에 고용인이 뛰어와 말했다.“윤 대표님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1312화

    심유인과 소민찬의 얼굴이 삽시간에 어두워졌다. ‘가까스로 하버드에 합격했다고?’‘허풍 떠는 거 아니야?’ “정말 하버드 대학교 졸업생이라고요? 하버드 학원 출신이 아니고요?” 현태는 진심 어린 표정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저는 하버드 대학교 졸업생이 맞습니다. 믿지 못하시겠다면, 직접 조사해 보셔도 되고, 홈페이지에서 확인해 보셔도 됩니다.” 두 사람은 이곳이 어떤 장소인지는 아랑곳하지 않고, 곧장 핸드폰을 꺼내 하버드 대학교 홈페이지를 검색했다.두 사람은 약간의 시간이 걸릴 거라고 생각했으나, 홈페이지 링크를 누르자마자 우수한 동문의 행렬에 있는 현태의 얼굴을 발견했다.이를 믿을 수 없는 것은 이지숙도 마찬가지였다.‘정말... 사진 속의 사람이 현태 씨라고?!’ ‘말도 안 돼!’‘소민찬이 어느 대학교에 다녔는지는 모르겠지만, 틀림없이 Y국에 있는 대학교 출신일 거야. 학문도, 능력도 없는 재벌 2세들이 어디서 신분 세탁을 하는지는 불 보듯 뻔한 거니까.’ Y국의 학위는 이수하기가 가장 수월해서 누구나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외부 사람은 분명히 알지 못해서 겁을 먹기 일쑤였다.심유인은 원래 소민찬의 학력을 빌미로 현태를 놀라게 하려 했다.하지만 놀래키기는커녕 본인이 놀라게 된 셈이었다. 심유인은 곧 문제점을 발견했다.“... 하버드 대학교에 체육생으로 입학한 게 아니네요? 전공은 물리학이랑 관계가 있는 것 같은데... 아니, 임현태 씨는 체육에 타고난 거 아니었나요? 왜 물리학을 전공한 거죠?”“아, 시험 봐서 들어간 게 아니라, 부정 입학이었나 보네요, 그렇죠?” 소민찬은 심유인의 말을 듣고, 혈색을 띠며 현태의 학력을 비웃었다.“하하, 유인아, 그런 건 부정 입학이나 비리가 아니라 기부라고 하는 거야.”“임현태 씨, 입학하는 데 얼마가 필요하던가요?”“하하, 하 대표님과 대체 무슨 사이길래 그렇게 아낌없이 돈을 쓰는 거죠?” “저는 학력을 산 적도, 학력을 위해서 돈을 쏟아부은 적도 없습니다. 정당하게 시험으로 합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1311화

    심근영이 얼른 말했다.“그래, 내가 경솔했군. 하지만 현태는 내 말의 뜻을 알 거야.” “우리 소희는 어깨를 들지도, 손을 쓰지도 못해. 이 아이와 서로 보완될 수 있는 사람을 찾았으니, 아주 다행이라는 생각이 드는군.” 모두 화기애애한 웃음을 짓는 반면, 옆에 있던 심유인과 소민찬만이 웃지 못했다. 더욱이 소민찬은 창피해 죽을 것 같았다. 사실, 소민찬이 여기에 온 것은 심유인이 돈을 주면서 자신의 남자 친구 역할을 요구했기 때문이었다. 즉, 소민찬은 여기에 와서 사람들의 관심을 받기만 하면 된다는 것. 하지만 지금의 소민찬은 웃음거리로 전락했으니, 그가 화가 나는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이렇게 생각한 소민찬은 몸을 돌려 떠나려 했다.하지만 심유인은 곧장 가서 소민찬을 끌어당겼다.“어디 가요?” 소민찬은 이미 주방에 도착한 심근영 일가를 힐끗 보았는데, 그들은 소민찬과 심유인이 따라오지 않는 것을 전혀 알아차리지 못한 듯했다. 소민찬이 목소리를 낮추었다.“당연히 가야지! 왜, 계속 남아서 네 사촌 동생의 남자 친구한테 굴욕이라도 당하라는 거야?!” “저는... 저 사람이 그저 운전기사인 줄 알았다고요.”“일단 진정해 봐요. 어쨌든 민찬 씨는 소씨 가문의 사람이잖아요.” “소씨 가문의 도련님이 한낱 경호원보다 못하겠어요?” 소민찬은 분명 소씨 가문의 사람이지만, 소태성 같은 사람은 아니었다.더군다나 소지엽이야말로 소태성 같은 사람인데, 소민찬이 어떻게 명함을 내밀 수 있겠는가? 이것은 소민찬이 가족들에게 따돌림을 당하고, 외국으로 내몰린 이유이기도 했다. 심지어 이번에는 돌아온 지 얼마 되지도 않아, 또 소태성에게 즉시 떠나라는 지시를 받았다. 하지만 심유인이 시선과 체면이 하늘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에, 소민찬은 난감해하며 입을 열었다. “그래봤자 나는 소씨 가문의 도련님일 뿐이야. 사람을 죽일 듯이 때리는 사람은 당해낼 수 없다고.” 심유인은 그제야 웃음을 터뜨렸다.“가요, 저 사람들의 기세를 제대로 꺾어놓자고요.”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1310화

    “엄마, 뭔가 오해하신 것 같아요. 현태 씨가 왜 그 돈을 은행에서 대출받았다고 생각하세요? 현태 씨의 돈일 수도 있는 거잖아요.” 소희의 말을 듣고 가장 먼저 웃음을 터뜨린 사람은 심유인이었다.“소희야,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 운전기사가 어떻게 그렇게 많은 돈이 있겠어?” 소희도 심유인을 따라 웃기 시작했다.“언니, 현태 오빠가 누구의 운전기사인 줄 알고나 말하는 거예요?” “뭐?”심유인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이서 언니예요.”“이제 이해가 좀 되세요?”소희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심유인의 표정을 보고 말을 덧붙였다.“현태 오빠가 운전기사인 건 명백한 사실이에요. 하지만 또 다른 직업도 있어요. 그건 바로 이서 언니를 보호하는 거죠.” “운전기사일 뿐만 아니라, 경호원이란 말이에요.” 심유인은 놀란 표정을 지었지만, 곧 시큰둥하게 말했다.“흥, 그게 뭐 어쨌다고 그래? 기껏해야 운전기사나 경호원을 하는 사람인 거잖아. 우리 집에도 경호원이 있어. 경호원이라 해봤자 한달에 몇백만원을 버는 게 전부일 텐데, 90억짜리 헤어샵을 사는 게 말이나 돼?” 소희는 일부러 자랑하는 것 같아서 망설였지만, 현태의 진짜 과거를 털어놓기로 했다.“허, 몇 년 동안 UFC의 챔피언 자리를 지킨 사람한테, 몇십억이 무슨 대수라고 그러세요? 혹시 꿈이라도 꾸는 거예요?” “UFC?!”심유인은 격투기 분야에 전혀 관심이 없어서, UFC가 무엇인지 전혀 몰랐다.소희는 설명하기도 귀찮다는 듯 말했다.“모르면 인터넷에 찾아보시던가요.”“언니, 제가 언니의 속셈을 모를 줄 알아요? 현태 오빠가 평범한 운전기사라고 생각해서 일부로 언니의 남자 친구도 부른 거잖아요.” “저희 부모님께는 남자 친구를 소개하고 싶다고 했지만, 사실은 언니의 남자 친구와 제 남자 친구를 비교하고 싶은 거잖아요, 안 그래요?” “이런 말까진 하고 싶지 않았지만, 언니가 지나치게 신경 쓰는 것 같아서 말씀해 드릴게요. 제 남자 친구가 언니의 남자 친구보다 돈이 더 많을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