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 임하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윤이서에게 물었다.“그럼 어르신한테 어떤 서예 작품 선물할지 생각해 봤어?”윤이서는 경매장의 공식 사이트에 들어갔는데, 홈페이지에 전시된 것은 바로 오늘의 경매품이었다.“이 그림이야.”윤이서는 임하나에게 보여주었다.“조지건의 작품인데, 비록 이 사람의 작품은 그리 유명하지 않지만 글씨체가 독특해서 할아버님이 좋아하는 타입이야. 이것도 내가 할아버님에게 드릴 수 있는 가장 좋은 선물이고.”“넌 그 어르신한테 정말 잘 해준다니까.”임하나가 물었다.“그럼 이 작품은 대략 얼마 하는데?”“2억 정도.”임하나는 깜작 놀랐다.“2억?! 너한테 그렇게 많은 돈이 어디 있다고?”“요 몇 년 동안 모은 돈이 좀 있어.”윤이서는 한숨을 내쉬었다.“할아버지님이 나에게 이렇게 잘해 주셨지만 나는 오히려 그의 기대를 저버리고 그의 손주며느리가 되지 못했으니 이 작품도 나의 성의라고 할 수 있지. 너무 미안하잖아”“하지만 이 일은 네 탓이 아니잖아!”윤이서는 임하나의 말을 끊었다.“하나야, 경매가 곧 시작되는데 나 먼저 화장실에 갔다 올게.”“그래.” 임하나는 일어나 윤이서가 나가도록 했다.윤이서는 줄곧 안내에 따라 화장실에 도착했는데, 볼일 보고 나오자마자 화장을 고치고 있는 민예지를 보았다.그녀는 손에 립스틱을 들고 그리고 있었다.윤이서는 힐끗 보았지만 흠칫 놀랐다.민예지가 손에 들고 있는 그 립스틱은 그녀가 어젯밤에 본 것과 똑같았다.‘그 립스틱 설마…….’그녀는 고개를 흔들었다.그럴 리가 없었다.민예지는 민 씨 집안의 아가씨인데, 하지환이 어떻게 그녀와 관계가 있을 수 있겠는가?게다가, 이 브랜드의 립스틱은 아주 잘 팔려서, 이 립스틱을 갖고 있는 사람만 해도 수만 명이라고 한다. 그 사람들 모두가 하지환과 관련이 있기라도 하다는 것인가?내가 정말 미쳤구나.“흥!” 민예지는 다가오는 윤이서를 보고 코웃음을 쳤다.“듣자니 너 요 며칠 아주 대단하던데? 전기 제품 사장을 북성에서 쫓아냈을
윤이서가 자리에 돌아왔지만 표정은 아주 이상했다.임하나는 또 하이힐을 신은 채 돌아온 민예지를 보고 얼른 그녀에게 물었다.“민예지가 또 너 괴롭힌 거야?”말하면서 임하나는 일어나서 민예지를 찾아가려고 했다.윤이서는 재빨리 임하나를 붙잡았다.“아니야.”“그럼 안색이 왜 이렇게 안 좋아?”윤이서는 얼굴을 어루만졌다.“배가 좀 불편해서 그래.”“병원 갈래?”윤이서는 빙그레 웃었다.“그렇게 심각한 정도 아니야. 밀크티를 마셔서 그런지, 배가 좀 아프네. 곧 나아질 거야.”임하나는 눈살을 찌푸렸다.“너 예전에는 이런 문제가 없었잖아, 그럼 내가 가서 뜨거운 물 한 잔 받아올게.”“응.” 임하나가 민예지를 찾아가지 않는 한, 그녀가 뭘 하든 윤이서는 모두 찬성이었다.임하나가 떠나자, 윤이서는 제자리에 앉아 손을 비볐다.하은철의 둘째 작은아버지가 뜻밖에도 민예지와 결혼하려 하다니.그녀는 하은철의 둘째 작은아버지처럼 똑똑하고 유능한 사람이 아내를 찾으면 틀림없이 사리에 밝고 부드러우며 마음 가짐이 올바른 명문 집안 아가씨를 찾을 것이라고 생각했다.윤이서는 미간을 누르더니 갑자기 자신이 우습다고 느꼈다.하은철 둘째 작은아버지가 누구와 결혼하든 그것은 그의 마음이었다.그녀는 앞으로 하 씨 집안과 더 이상 아무런 관계가 없을 텐데, 이렇게 많은 것을 간섭해서 뭘 하겠는가.이렇게 생각했지만, 마음은 여전히 가시가 하나 박혀 있는 것처럼 불편했다.이때 2층에 있는 VIP룸 안.하은철은 주렴을 걷어 올리더니 아래층에 앉아 있는 윤이서를 가리키며 하지환에게 말했다.“둘째 작은아버지, 봐요, 윤이서가 또 왔어요.”그날 윤이서 아파트에서 떠난 후, 그녀의 그림자는 줄곧 그의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이때 윤이서가 또 ‘우연하게’ 그가 나타난 곳에 나타났으니, 요 며칠 동안 그를 괴롭히던 불안감과 당황함은 한순간에 사라졌다.그녀는 여전히 그를 마음에 두고 있었다!하지환은 하은철이 가리키는 방향을 따라 바라보았는데, 깊은 눈동자에는 아무도 알
임하나조차도 참지 못하고 윤이서의 옷소매를 잡아당기며 목소리를 낮추었다.“이서야, 너 미쳤어?”아무리 이 그림을 좋아한다고 해도 이렇게 비싼 값을 내서는 안 된다.그녀에게 이렇게 많은 돈이 어딨다고?윤이서는 오히려 담담하게 앞줄의 화가 난 민예지를 보면서 임하나의 손등을 두드렸다.“걱정마. 우릴 대신해서 계산할 사람 있어.”임하나는 납득이 안 갔다.그녀는 묻고 싶었지만, 앞줄의 민예지가 이미 팻말을 들고 외치는 것을 들었다.“20억!고함을 지르고서야 겨우 한숨을 되찾은 듯 기세등등하게 턱을 들어 윤이서를 흘겨보았다.윤이서는 미소를 지으며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팻말에 손을 얹었지만 들지 않았다.무대 위의 사회자는 1분 넘게 기다렸는데, 아무도 가격을 부르지 않는 것을 확신했다.“20억 한 번!“20억 두 번!”“20억 세 번!”“…….”그림은 낙찰되었다.민예지는 20억의 가격으로 조지건의 서예 작품을 따냈다.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서로를 쳐다보며 민예지를 보는 눈빛은 마치 멍청이를 보는 것과 같았다.민예지는 처음에 기세등등했지만 스태프가 포장한 서예를 그녀에게 주고서야 그녀는 자신이 속았다는 것을 의식했다.그녀는 고개를 돌려 윤이서를 바라보았다.그리고 윤이서는 그녀를 향해 가볍게 웃었다.민예지는 화가 나서 일어나려 했지만 친구가 붙잡고 있어서 그녀는 윤이서를 필사적으로 노려볼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눈빛으로 아무것도 할 수 없어, 한쪽의 임하나는 웃다 숨이 넘어갈 것 같았다.“하하하, 웃겨 죽겠네. 20억으로 2억짜리 작품을 사다니, 이번에 민 씨 집안 아가씨는 또 북성의 농담거리가 되겠어.”윤이서는 부드럽게 웃으며 우아하게 휴대전화를 훑으며 다음 작품을 찾았다.그녀는 전에 따지기를 싫어했고, 전심전력으로 하은철만 바라봤지만, 최근에 정신을 차리면서 점차 얌전할수록 남에게 업신여김을 당한 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물며 화장실에 있을 때, 그녀는 이미 민예지에게 경고한 적이 있었다.오늘 경매한 작품 중 한 점만
윤이서는 친구를 버리고 도망갈 수 없었다. 그녀는 핫팩을 들고 몇 사람을 향해 던졌고, 여자는 자신의 얼굴에 각별히 신경을 썼기에, 이런 습격을 당하자 재빨리 손을 들어 얼굴을 막느라 더 이상 임하나를 때리지 않았다.그러나 민예지가 데려온 사람은 정말 너무 많아서 두 주먹으로 그들을 당해낼 수 없었으니 윤이서는 점차 힘이 빠졌다.바로 이때, 문밖에서 갑자기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빨리 빨리, 하 씨 집안 도련님의 둘째 작은아버지가 돌아왔다고 하던데, 바로 이 경매장에 있다잖아…….”카메라를 메고 있던 기자들은 경매장 안에서 서로 머리를 잡아당기는 여자들을 보고 모두 멍해졌다.그리고 그들은 자신이 여기에 온 목적을 완전히 잊어버렸다.어머!민 씨 집안 아가씨가 하 씨 집안 도련님의 약혼녀와 대중들 앞에서 맞붙어 싸우다니, 대박이었다.그리고 그들은 하나하나 카메라를 들고 필사적으로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민예지는 플래시에 눈을 뜰 수조차 없었다.“찍지 마! 찍지 말라고! 당장 그들을 쫓아내!”스태프는 얼른 사람을 쫓아냈고, 또 다른 구경꾼들을 대피시켰다.이렇게 큰 경매장 안에는 마침내 민예지와 윤이서 몇 사람만 남았다.민예지는 그 기자들이 정말 그 장면을 보도할까 봐 걱정돼서 몸을 돌려 가려고 했다.그러다 그녀는 하마터면 사장님과 부딪힐 뻔했다.“민예지 아가씨.” 사장님은 공손하게 공책 하나를 들고 있었다.“오늘 자선 경매를 위해 20억을 기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가씨는 정말 마음이 너그러우십니다. 여기에 사인해 주십시오. 저희는 아가씨의 선행을 기록하고 싶습니다.”민예지는 발걸음을 멈추었다.“잠깐만, 뭐라고? 자선 경매?”“맞습니다, 모르셨습니까? 오늘 경매의 모든 수익은 전부 시골 아이들에게 기부할 예정인데, 아가씨는 정말 큰 일을 하셨습니다.”민예지는 눈동자를 돌리더니 얼굴에 다시 웃음이 나타났다.”그래, 그녀는 오늘이 자선 경매라는 것을 알고 일부러 가격을 20억까지 올려 아이들에게 더 많은 기부금을 주기 위해서라
“너…….”“빨리 내 이름으로 사인해.”윤이서는 멈칫했다.“사인하지 않는다면, 나 지금 바로 금 거래소에 전화를 해서, 감, 시, 카, 메, 라, 영상 달라고 할 거야!”민예지는 손에 든 펜을 꽉 쥐고 윤이서를 뚫어져라 쳐다보며 이를 갈았다.“좋아, 사인할게, 사인한다고.”그녀가 굴욕적으로 자신의 이름을 사인하는 것을 보고, 윤이서는 그제야 만족스럽게 임하나에게 말했다.“하나야, 우리도 이제 가자.”임하나는 즐겁게 대답한 다음, 민예지의 곁을 지날 때, 일부러 말했다.“민예지 아가씨 마음도 참 넓으셔.”민예지는 화가 나서 손에 들고 있던 펜을 땅에 던졌다.경매장을 나서자 임하나는 득의양양하게 윤이서의 팔을 붙잡았다.“이서야, 너 오늘 너무 멋있다! 반할 뻔했잖아!”“너, 너무 오버하는 거 아니야?”“정말이야.”임하나는 민예지를 언급하자 화가 났다.“전에 걔가 너를 비웃으면, 너는 항상 나에게 하 씨 집안과 민 씨 집안 관계가 괜찮으니 두 집안의 관계를 파괴해서는 안 된다고, 참을 수 있으면 참으라고 했잖아. 지금 마침내 본때를 보여주니 속이 다 후련하네.”윤이서는 활짝 웃으며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을 바라보았다.그녀도 확실히 속이 시원했다.하은철을 떠난 후로 그녀는 많이 밝아졌다.“참, 이제 어디로 갈 거야?”임하나가 물었다.윤이서는 금 팔찌를 바라보았다.“우리 넥타이 사러 가자.”“할아버지한테 넥타이 선물하려고?”윤이서는 고개를 저었다.“그럼…… 그 남자에게 주려고?” 임하나는 얼른 말했다.“이서야, 너 지금 정신 나간 거지? 그 남자는 밖에 다른 여자가 있는데, 넌 왜 또 선물을 주려고 하는 거야?”윤이서는 마음속으로 그 일 때문에 무척 불편했지만 겉으론 아무렇지 않았다.“내가 그에게 넥타이를 선물하는 것은, 전에 그가 나한테 금 팔찌를 선물했기 때문이야. 나는 그에게 빚지고 싶지 않거든.”“너도 참.”임하나는 주위를 둘러보았다.“어, 저쪽에 백화점이 하나 있는데, 우리 가보자.”“좋아.”윤이서
윤이서는 멈칫했다.“내가 넥타이를 샀다는 건 어떻게 알았어요?”하지환은 쇼핑 가방을 보며 사악하게 웃으며 말했다.“알아맞힌 건데, 왜요? 아까워요?”“아니요, 단지 이 넥타이는 당신이 나에게 금 팔찌를 사줘서, 감사를 표시하기 산 건데, 지금 또 나에게 서예 작품을 줬으니 난…… 난 정말 어떻게 당신에게 감사해야 할지 모르겠어요.”하지환은 간신히 침을 삼켰고, 긴장하던 기분도 풀어졌다.“그럼 넥타이 매줘요.”“네, 네?!”윤이서의 귓가는 살며시 빨개졌다.그녀는 아직 그 어떤 남자에게 넥타이를 매준 적이 없었다.이것은 너무 친밀하기 때문에, 오직 사랑하는 사람만이 할 수 있었다.그러나 하지환이 이런 요구를 하다니…….“다음 달에 우리 아버지를 뵈러 가야 해요. 우리 사이는 아직 좀 서툴러서 첫눈에 반한 신혼부부 같지 않으니까, 정말 감사하고 싶으면 아내라는 역할에 미리 적응해요 가족들로 하여금 우리의 관계를 의심하지 않도록 하고, 불필요한 문제를 피하자고요.”하지환의 눈빛은 담담했다.윤이서는 서운함에 고개를 숙였다.그녀는 또 하지환이…….그녀가 착각했던 것이다.윤이서는 다시 고개를 들어 입가에 미소를 머금었다.“넥타이를 매주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 익숙하지 않을 수도 있어요.”“괜찮아요.” 하지환은 양복을 벗고 안에 있는 흰 셔츠를 드러냈다.탄탄하고 힘있는 가슴 근육은 옷 밑에 숨어 불룩했고, 윤이서는 약간 충격을 받았다.그녀는 자신의 가슴을 달래며 넥타이를 꺼낸 다음 하지환의 앞으로 다가갔다. 두 사람의 거리가 점점 가까워지면서 그녀의 심장 소리는 점점 커졌고, 쿵쿵거리는 것이 마치 가슴을 뚫고 튀어나올 것 같았다.그녀는 숨을 들이마시고 까치발을 했다.하지환은 키가 너무 커서 1미터 65센티미터하는 윤이서는 그의 앞에 있으면 마치 토끼처럼 아담했다.그녀가 애쓰는 모습을 보고 하지환은 고개를 살짝 숙였다.“이렇게 하면 좀 낫지 않을까요?”갑자기 거리를 좁히자 남자의 몸에 강한 호르몬 기운이 덮치더니 윤이서는 손을 떨
윤이서가 눈을 슬쩍 떠보니 하지환이 웃는 듯 마는 듯한 눈빛으로 자신을 보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왜 그래요?”윤이서의 얼굴은 순식간에 빨개졌다.“아, 아무것도 아니에요…….”“근데 방금 눈을 감고 있었는데…….”“나…… 나는 단지 내가 맨 넥타이가 너무 보기 싫어서 눈을 감은 거뿐이에요.”윤이서는 아무 핑계를 대며 제자리에서 몇 바퀴 돌고서야 마침내 서예를 떠올렸다.“참, 나 이 그림 잘 간직해야 하는데. 나…… 나는 먼저 방으로 돌아갈게요…….”말이 끝나자 그녀는 도망치듯 자기 방으로 돌아와 문을 쾅 닫았다.굳게 닫힌 문을 바라보며 하지환의 눈에는 웃음기가 사라지더니 눈빛은 차가웠다.그는 하마터면 자신을 통제하지 못할 뻔했다…….그는 여태껏 그 어떤 여자에게도 자제력을 잃은 적이 없었다.아마 이상언의 말이 맞을지도 모른다. 그는 확실히 윤이서를 좋아하고 있었다.하지만 절대 사랑은 아니었다!……윤이서는 방에 들어가 자신을 이불 속으로 숨겼다. 마치 이렇게 하면 쿵쾅쿵쾅 뛰는 심장은 그녀의 마음을 들키게 하지 않을 것 같았다.그녀는 얼굴을 가리고 방금 전의 상황을 생각해서 땅구멍을 파고 들어가고 싶었다.‘방금 도대체 왜 그랬어!?’마치 매혹된 것처럼?그래!매혹!하지환이 너무 잘생겨서 그녀가 설렜던 것이다!절대 그를 사랑하는 게 아니었다, 절대로!바로 이때, 핸드폰이 울리더니 윤이서를 깜짝 놀라게 했다.임하나가 걸어온 것을 보자 윤이서는 얼른 받았다.“깜짝이야, 넌 왜 지금 나한테 전화를 하는 거야?”임하나는 예민하게 그녀의 말을 가로챘다.“어? 이서야, 난 왜 지금 너에게 전화를 할 수 없는 거지, 설마…… 설마 너 지금 무슨 나쁜 일하고 있는 거야?”윤이서는 가슴이 두근거리더니 머릿속에는 하지환이 그녀의 손을 잡고 넥타이를 맨 장면이 스쳐 지나갔고, 얼굴은 뜨거웠다.“아, 아니야…….”“어머, 이 말투는 듣기만 해도 찔린 거 같은데.”“헛소리 하면, 때린다?” 윤이서는 머리를 이불에 숨겼다.“무슨 일
둘째 작은아버지에 대해 윤이서는 소문을 많이 들었지만 본 적이 없었고, 그들도 모르는 사이인데, 왜 그녀를 위해 일부러 미디어에게 전화를 했을까?윤이서는 얼른 물었다.“그럼 둘째 작은아버지께서 이유를 말하셨나요?“아니요.”윤이서는 약간 실망했다.“알았어요, 고마워요.”전화를 끊고 윤이서는 컴퓨터를 켜고 인터넷에서 하은철 둘째 작은아버지의 정보를 찾기 시작했다.그의 둘째 작은아버지은 줄곧 외국에 있어 정보가 매우 적었으며, 심지어 그의 성함이 무엇인지도 찾을 수 없었다.윤이서는 초조하게 긴 머리를 정리하다가 문득 그날 기자가 들어왔을 때 외친 말이 생각났다.하은철의 둘째 작은아버지도 경매장에 있다던데…….설마 그날 하은철의 둘째 작은아버지도 민예지가 그녀를 괴롭히는 것을 보고 집안 망신이라 생각해서 특별히 당부한 것일까?윤이서는 은근히 아픈 관자놀이를 눌렀다.알아맞힐 수 없는 이상, 왜 그에게 직접 물어보지 않는 것일까?윤이서는 휴대전화를 꺼내 어르신에게 전화를 했다.“할아버님.”“이서야.” 어르신의 기분은 아주 좋은 것 같았다.“너 드디어 이 할아버지가 생각이 난 모양이구나.”“죄송해요.”“하하하, 참 솔직하구나. 그래, 이 할아버지한테 무슨 일로 전화한 게야. 아이고, 내가 지려는 건가…….”마지막 한마디는 어르신이 스스로 중얼거리고 있었기에 윤이서는 똑똑히 듣지 못했다.“할아버님, 뭐라고요?”“하하.” 어르신은 바둑을 내려놓았다.“아무것도 아니야. 내가 은철이 작은아버지랑 바둑을 두고 있는데, 이 녀석은 너무 대단해서 내가 겨우 몇 걸음밖에 못 갔는데 진 거야.”윤이서는 멍해졌다.하은철의 둘째 작은아버지가 지금 바로 어르신의 곁에 있었다!“그래요? 둘째 작은아버지가 비즈니스에 천부적인 재능이 있을 뿐만 아니라 바둑도 이렇게 대단할 줄은 몰랐네요. 할아버님, 언제 작은아버지를 소개해 주실 건가요.”어르신은 하하 웃으며 말했다.“이서야, 넌 네 둘째 작은아버지가 그렇게 보고 싶은 게야? 그래, 내가 한 번 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