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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화

“그건 제 친구의 능력이 훌륭하다는 것을 말해주죠.”

하지환은 티 나지 않게 화제를 돌렸다.

“뭐 만들었어요?”

윤이서는 전혀 눈치채지 못한 채 그가 돌린 화제를 따라 열정적으로 그녀가 만든 것들을 소개했다.

밥을 배불리 먹은 후, 하지환은 본인이 나서서 직접 설거지를 한다고 말했고, 윤이서는 컴퓨터를 꺼내 영화 한편을 찾았다.

그건 코미디 영화인데, 윤이서는 영화 보는 것에 너무 집중하여 집에 또 다른 사람이 있다는 것을 잊어버렸다.

하지환이 나오면서 그녀를 보았다.

윤이서는 카펫에 앉아 배를 붙잡고 웃고 있었다. 그 모습에서 윤씨네 아가씨의 우아함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하지환은 문득 윤이서가 하은철의 약혼녀라는 것을 알았을 때, 자신이 그녀가 하씨 집안 행사에 참석한 사진을 뒤져봤다는 것이 생각났다. 한 장 한 장마다 그녀는 우아하고 예의 바른 모습을 하고 있었지만 생기를 느낄 순 없었다.

근데 지금 이 순간의 그녀는 살아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그는 소리를 내지 않고 조용히 그녀를 지켜보았다.

전에 느끼지 못했던 이 조용함과 아늑함을 즐겼다.

그러나 전화벨 소리가 이 고요함을 깨뜨렸다.

윤이서는 책상 위의 전화를 힐끗 보더니 눈살을 찌푸렸다.

성지영한테서 걸려온 전화였다.

그날 그들이 한바탕 싸운 이후로 부모님은 다시는 그녀에게 연락하지 않았다.

마치…… 정말 그녀란 딸이 없어진 것처럼.

그러나 결국 그들은 부모님이었기에 윤이서가 아무리 마음을 모질게 먹어도 그들을 무시할 수 없었다.

그녀는 어쩔 수 없이 운명을 인정하고 받았다.

“이서야,”

성지영은 화가 나서 말했다.

“너는 왜 아직도 이혼하러 가지 않았니?!”

어제 그녀는 윤수정을 보러 갔다가 마침 하은철을 만났다.

하은철은 평소에도 그녀에 대한 태도가 좋지 않았는데, 어제도 만나자마자 욕설을 퍼부었고 그녀에게 딸을 잘못 교육했다고 말했다!

성지영은 당시에는 무슨 영문인지 몰랐지만, 후에 하은철의 경호원을 통해 며칠 전 하은철이 사무소에서 윤이서가 기혼으로 등록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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