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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화

다음 순간, 스크린이 어두워지더니 잠시 후에 다시 밝아졌다.

진수는 화면을 살짝 보았는데, 갑자기 안색이 변했다.

그는 바로 일어나서 전화를 받았고 공손하게 말했다.

“도련님.”

이 말이 나오자 떠들썩한 룸은 조용해졌다.

수화기 너머에서 무슨 말을 했는지 진수의 표정은 시종일관 공손했고, 한참이 지나서야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전에는 분명…… 네, 알겠습니다.”

말을 마치고 저쪽에서 전화를 끊은 후에야 그는 윤이서에게 다시 전화를 걸었다.

“윤이서 아가씨 맞죠? 방금 회의 중이라 전화 못 봤어요. 볼일 있다고요? 그래요, 그럼 우리 만나서 얘기 해요. 그래요, 내일 저녁에 봐요.”

……

윤이서는 전화를 끊고 온몸은 한결 홀가분해졌다.

하지환은 담배를 피우고 돌아왔다.

“좋은 소식 있어요?”

윤이서는 고개를 들어 웃었다.

“맞아요, 내일 약속 하나 잡았어요.”

“남자예요, 여자예요?”

윤이서는 하지환의 표정을 눈치채지 못했다.

“남자요.”

하지환은 눈살을 찌푸렸다.

“그에게 돈을 빌릴 작정인가요?”

“네, 예전에 우리 할아버지의 도움을 받은 적 있거든요. 그래서 시도해보고 싶어요.”

윤이서도 큰 희망을 가지지는 못했다.

하지환은 숙연한 얼굴로 윤이서 맞은편에 앉았다.

그가 이러는 것을 보고 윤이서는 왠지 긴장했다.

“왜요?”

하지환은 잠시 침묵하다 질문을 했다.

“윤이서 씨, 결과가 정해져 있다 생각해 본 적 없어요?”

윤이서는 턱을 짚으며 영문 모른 채 하지환을 바라보았고, 한참 뒤, 어렵게 입술을 움직였다.

“그러게요, 내가 왜 그 생각도 못했지. 여기는 북성, 하씨 집안의 천하죠. 하은철이 내가 지기를 원하면 난 질 수밖에 없고, 내가 이기기를 원하면 난 이길 수 있죠. 그러니 내가 돈을 빌릴 수 있는지 없는지는 모두 그의 말 한마디에 달려 있어요.”

그녀가 바로 깨닫는 것을 보고 하지환은 입가에 엷은 미소를 숨기고 있었다.

“그래요, 그래서 하은철이 원하는 것은 어떤 결과라고 생각하죠?”

그녀는 힘겹게 침을 삼켰다.

“그야 당연히 내가 지기를 바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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