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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화

하은철은 머리도 들지 않은 채 말했다.

“넌 지금 혼인 신고 하고 있어야 하는데.”

윤이서는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하은철의 맞은편에 앉았다.

“넌 투자를 철수하지 않을거고, 나도 이혼하지 않을 거야.”

하은철은 고개를 들어 웃으며 말했다.

“윤이서, 너 지금 네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아니?”

“나 아주 잘 알고 있어.”

윤이서는 평화롭게 말했다.

“나는 오늘에야 우리 집안이 하씨 집안에 의해 유지되고 있다는 것을 알았어. 네가 나의 신장을 원하는 것도 지나친 욕심이 아니긴 해.”

여기까지 말하자 그녀는 고개를 숙이고 붉은 입술을 오므리며 웃었다.

“하지만 윤수정과 함께 있기 위해 나를 죽이려는 건 너무 했어.”

하은철은 눈살을 찌푸렸다.

“윤이서, 너 나한테 누명 씌우지 마, 내가 언제 너를 죽였다고…….”

윤이서는 손을 흔들며 하은철의 말을 끊었다.

“GM 그룹에 투자한 돈은 너의 것이니, 네가 투자를 철수하고 싶다면 나도 막을 수 없지. 그러나 GM 그룹에게 숨돌릴 기회 정도는 주어야 하지 않겠어? 내가 계산해 봤는데, 회사의 장부에 100억만 있어도 한동안은 운행할 수 있어. 나에게 이 돈을 모을 수 있도록 보름만 시간을 줘.”

하은철은 가볍게 키득거렸다.

“보름? 100억? 윤이서, 너 정말 성에서 사는 공주님이구나. 정말 온 세상이 너를 위해 도는 줄 알아?”

“줄 거야 말 거야?”

윤이서는 하은철의 눈을 바라보며 얘기했고 눈빛은 확고했다.

하은철은 이렇게 의지가 강한 그녀를 처음 봤다.

그의 심장이 이상하게 두근거렸다.

그는 황급히 시선을 돌렸다.

“윤이서, 너는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어. 사실 이렇게까지 나올 필요가 없었어. 네가 나한테 시집 오고 신장만 수정이에게 주면 그녀도 건강해지고, 우리의 일에 신경 쓰지 않은 채로 순순히 우리 집안의 사모님이 되면 평생을 근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데, 하필이면 가난한 놈과 결혼했으니…….”

윤이서의 안색이 갑자기 변하더니 말투도 차가워졌다.

“너는 그를 평가할 자격이 없어.”

그녀가 이렇게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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