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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4화 그는 그러지 않을 것이다

모골이 송연한 무진의 말에 성연은 온몸이 오싹해졌다.

몸을 낮춰 무진의 팔 아래로 빠져나온 성연이 뒤로 물러나 무진과 몇 걸음 거리를 둔 채 말했다.

“지금도 마찬가지예요. 아무 것도 하지 마세요.”

성연은 전혀 그럴 생각이 없었다.

강무진과는 그저 연극에 불과한 것이다.

진심을 담은 사랑은 당연히 진짜 좋아하고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에게 남겨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키스는 강아지가 핥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만약 서로 사이가 더 깊어지면 지금처럼 담담하게 무진을 대할 수 없을 것이다.

요즘은 비교적 개방적이고 별로 개의치 않는 사회 분위기라지만, 성연은 그렇지 않았다.

뼛속까지 보수적인 가치관을 가진 성연이다.

성연의 안색이 카멜레온처럼 이리저리 변하는 것을 보고 있던 무진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이 아이의 작은 머리통을 두드려 보고 싶을 정도다.

무진이 어쩔 수 없이 말했다.

“내 보기에도 그리 급하진 않은 것 같은데?”

무진의 표정을 본 성연이 헛웃음을 지었다.

그제야 무진이 자신에게 농담을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억울한 마음에 성연도 무진을 놀리고 싶었다.

“아저씬 급해 보이네요, 아주 많이.”

그러나 다시 생각해 보니 좀 의아했다.

무진은 사적으로 만나는 여자가 없었다. 그런데WS그룹의 실질적인 대표가 무진이라는 사실을 얼마 전 알게 된 참이었다.

그와 같은 신분이나 지위에 있는 사람은 보통 밖에서 만나는 여자가 최소 한 두 명은 있는 법 아닌가.

재벌들을 비하하려는 것이 아니라, 저들의 세계가 그렇다는 것이다.

하지만 무진은 그들과 달리 여자를 찾지 않았다.

이런 생각하던 성연이 재미있다는 듯 참지 못하고 웃기 시작했다.

성연이 웃는 모습을 보던 무진 또한 재미있다는 듯한 웃음을 입에 문 채 물었다.

“뭘 생각했길래, 그렇게 기분 좋게 웃어?”

성연이 머리속에 떠오른 생각을 그대로 무진에게 말했다.

말을 다 끝낸 후에야 아차 싶은 마음과 함께 말 실수를 후회했다.

하지만, 말을 돌리기엔 이미 늦어 버린 터.

무진의 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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