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는 필요 없으니까, 도대체 얼마나 투자했어요?” 소남이 물었다. “네가 매달 주는 생활비 전부를 넣었어...” 장인숙은 머뭇거리며 대답했다. 그녀는 상대방이 일주일 안에 원금과 이자를 돌려준다고 했기에, 많이 넣으면 넣을수록 이자를 더 받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장인숙에게는 저축한 돈도 없었고, 그 돈은 한 달 생활비 전부였다. 소남은 대략적인 금액을 파악하고 눈매가 차갑게 가라앉았다. “신고했어요?” “아직... 신고는 안 했어요.” 장인숙은 주저하며 말했고 소남에게는 그 돈이 큰 금액도 아
소남은 냉정하게 말하며 장인숙이 사기를 당한 것에 대해 그는 조금도 동정심을 느끼지 않았다.만약 장인숙이 조용히 그 돈을 가지고 H국에 돌아가서 수술을 받았다면, 그 돈으로 수술을 받고도 생활하기에 이미 충분했을 것이다. “네가 그냥 먼저 돈을 미리 줄 수는 없는 거야?” 장인숙은 어떻게 든 그 별장을 소남에게 넘기고 싶지 않았다. 이 별장은 그녀의 유일한 고정 자산이었다. 만약 그것마저 없어진다면, H국에서 돌아올 때 거주할 곳이 없기 때문이다. “엄마가 그 별장을 너에게 넘기면, 나중에 A시에 돌아오면 어디서 살
“어머니는 동의할 겁니다.” 소남은 확신에 차서 대답했다. 어제 문현만에서 온 메시지를 받은 이후, 소남은 이미 계획을 세우고 실행에 옮기기 시작했다. 그는 실제로 사람을 시켜 장인숙의 별장의 감정을 의뢰했고, 현재 시장에서 받을 수 있는 최고가로 책정했다. 가격이 좋고, 장인숙이 곧바로 돈을 받을 수 있다면, 그녀는 결국 동의할 것이다. 게다가 단지 별장의 소유주 이름만 바뀌는 것이고, 장인숙이 거주하는 데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 문현만은 소남이 이처럼 자신감이 있는 모습을 보고, 손자가 돌아오기 전부터 이미
다른 한편. 장인숙은 협약서를 들고 분노에 가득 차 자신의 방으로 돌아왔다. 우정희가 장인숙이 돌아오는 것을 보고 곧바로 핸드폰을 내려놓고 일어섰다. “사모님, 얘기는 잘...” 말을 하며 장인숙을 처다 보니 그녀의 표정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말을 멈췄다.‘문소남이 장인숙의 뜻을 받아 주지 않은 모양인데.’ “아! 정말 되는 일이 하나도 없어! 정말 미쳐버리겠네!” 장인숙은 협약서를 소파 위에 던지며 소리쳤다. 정희는 의아하게 협약서를 집어 들고 내용을 확인했다. “대표님이 사모님의 별장을 원하시
장인숙이 끝까지 고집을 부리자, 우정희도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장인숙은 핸드폰을 들어 자신이 아는 부동산 공인중개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5분 정도가 지나자, 그녀는 대략적인 시세를 들을 수 있었다. 정희도 전화 너머로 들리는 시세를 들었다. 그 가격은 소남이 제시한 가격보다 훨씬 낮았다. ‘문소남이 장인숙과 사이가 좋지는 않다고는 해도, 그래도 엄마라고 많이 챙겨주려고 하네.’ ‘그렇지 않았으면, 굳이 시장가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할 필요가 없었을 테니까.’ 장인숙은 자신이 들은 시세를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장인숙은 의심스럽게 눈을 가늘게 뜨고 물었다. “아니에요!” 정희는 즉시 고개를 저었다. “지금 문 대표님은 저를 정말 싫어하시잖아요. 저도 이분을 만나는 게 무서워요.”장인숙은 정희의 말이 사실임을 깨달았다. ‘그래. 정희가 전에 소남을 꼬신 일을 실패한 이후로, 소남이가 정희를 얼마나 싫어하게 되었는지 나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지.’ “일단 생각해 볼게. 어차피 며칠 시간이 있으니까. 그리고 이 며칠 동안은 그냥 본가에서 지낼 거야. 아? 네 방도 준비하라고 김 집사한테 이미 말해 뒀다. 그리고 너! 밤에는 절대
“이 국, 문 대표님께 드리려고 하시는 건가요? 제가 대신 가져다드릴까요?” 정희는 순간적으로 생각했다. ‘문소남이 무섭긴 하지만, 그래도 어떻게든 관계를 회복해야 해.’ ‘조금이라도 나에 대한 인식을 바꿔 놔야겠어. 사람 일은 한치 앞도 모르잖아.’ ‘국을 전해주면 잠깐이라도 문소남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생길지도 모를 일이고’‘만약 기회가 된다면, 장인숙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고 난 빠져나갈 수 있을지도...’ ‘어차피 장인숙과 문소남의 사이도 이미 악화될 대로 악화되었으니, 더 나빠져도 상관없지.’
“네, 그 방도 괜찮습니다. 집사님, 사실 전 아무 곳이 든 상관없어요. 감사합니다.” 정희는 전에 묵었던 객실이 마음에 들었기 때문에, 그 방이라는 말에 눈이 반짝였다. 그 방은 인테리어도 최고였고, 가구도 최고급이었다. 그녀가 여기에서 일하는 가정부들에게 들은 바에 따르면, 여기에 있는 모든 객실 중에서 그 방이 가장 호화로운 방이었다. “이쪽으로 오시죠.” 김 집사가 손짓하며 안내했다. 정희는 잠시 서재 쪽을 돌아본 후, 김 집사를 따라갔다. 김 집사는 가정부에게 방을 정리하도록 한 후, 정희에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