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아는 트렁크에서 짐을 모두 꺼냈다.장 기사는 짐이 너무 많고 소남도 휠체어를 타고 있는 걸 바라보며, ‘염 교수’가 혼자서 그렇게 많은 짐을 다 옮길 수 없을 것 같다고 생각해서 바로 말했다.“대표님, 염 교수님, 여기에는 주차를 못 해요. 두 분이 우선 여기서 저를 기다리시면 제가 주차하고 와서 두 분 짐 옮기는 것을 도와드릴게요.”“아니요.” 소남은 거절했다. “여기로 누가 올 테니 돌아가세요.”“아, 네, 대표님, 그럼 저는 먼저 돌아갈게요. 문 어르신께서 오늘 원 어르신과 바둑을 두기로 약속하셔서 제가 돌아가서
소은은 눈을 크게 뜨고 소남과 원아를 바라보며 빙그레 인사했다.“초설 씨, 문 대표님, 좋은 아침입니다.”“좋은 아침입니다.” 원아는 인사를 했고 소남은 고개를 끄덕였다.소은은 문 대표의 이런 태도에 대해 이상하게 여기지 않았다. 이전에 자신이 ‘원아’와 친했을 때의 문 대표도 마치 ‘높은 곳에 핀 꽃’처럼 차갑고 오만했고, 다만 이제는 더욱더 심해진 것 같다.“그럼 빨리 들어가요, 잘 다녀와요.” 소은이 동준에게 체크인을 재촉했다.동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짐 두 개를 끌고 들어갔다.원아도 소남의 뒤를 따라 천천히 걸었
원아는 한쪽에 서서 송재훈의 미소를 보았지만, 마음은 편치 않았다.그의 이런 미소는 계산으로 가득 찬 것처럼 보이며, 소남을 대하는 이 남자의 태도도 사람들이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건방졌다. 보아하니 정정당당하게 상대방에게 ‘내가 너를 상대할 것’이라고 말하려고 하지만, 실제로 이런 사람은 막상 일을 해보면 매우 속셈이 많고 음침하다.원아는 눈살을 찌푸렸다. ‘송재훈이 뒤에서 빛을 볼 수 없는 일을 많이 했지만 이런 일들이 자신에게 수익을 가져다주기도 전에 송상철에게 제지당했는데, 이 사람은 어디서 실력을 얻어 이번 R국
송재훈은 말하면서 원아를 한 번 보았다.‘염초설 이 여자, 한 손만 써서 날 병원에서 며칠 동안 누워 진통제를 밥 먹은 듯 먹게 했어! 그리고 이 여자 때문에 내가 우리 할아버지의 믿음까지 잃었어!’송재훈도 ‘염초설’이 그렇게 쉬운 여자가 아닌 걸 깨달았지만, 그로 인해 자신이 절대 물러서지는 않을 것이다.‘염초설, 네가 나한테 한 모든 일에 대해 다 너한테 돌려받을 거야!’소남은 송재훈이 원아에 대해 언급하는 것을 듣기 전까지는 원래 무슨 말을 하려고 하지 않았다.하지만 송재훈의 있는 듯 없는 듯한 말속에 어떤 좋지 않은
네 개의 눈이 마주치는 사이에 원아는 송재훈이 자신을 향해 웃는 것을 보았다.거리를 두고도 그녀는 이 웃음이 도발적이고 호의적이지 않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원아는 그에게 차가운 눈빛을 보냈다가 다시 거두어들였다.송재훈은 가볍게 웃었다.“저 여자도 뭘 숨기고 있지, 아무리 시크한 척해도 소남의 침대에 올라가기 위해 꼬리 치고 있는 것이 아니냐? 미친X.”양석훈은 그의 말을 듣고 힘없이 고개를 저었다. ‘업계 내에서는 세 사람을 건드려서는 안 된다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었는데, 바로 문씨 가문의 문소남, 송씨 가문 송재훈
문소남이 추태를 보이도록 하기 위해 송재훈은 큰돈을 들여 T그룹의 입찰사업계획서를 샀고, 이번 사업에 선정되면 정말 생각하지도 못할 선물이 될 것이고, 만약에 실패한다 하더라도 별 신경을 쓰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번 입찰 사업을 통해 문소남과 T그룹에게 큰 타격을 줄 수 있으면 되니까. 비행기에 오른 후, 승무원의 도움으로 소남은 그 중 한 자리에 앉았다.원아는 자신의 비행기표의 자리를 확인했다. 자기 자리가 소남의 옆이고 창가 자리라는 것을 발견했다.원아는 약간 놀란 표정으로 다른 쪽으로 가고 있는 동준을 바라보았다
원아가 소남의 설명을 이해하고 모든 사실을 알게 된 후에도 불안은 줄어들지 않았다.그녀가 보기엔 소남이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 막은 것은 송재훈도 회사도 아닌 바로 자신이었다.자신이 협박을 당하고 있는 상황을 생각하니 원아는 저절로 손을 꽉 쥐었다.소남은 그녀의 작은 동작을 눈치챘다.‘원아는 내 분석을 듣고도 여전히 불안한가?’“걱정하지 마요.” 그는 원아를 진정시키려고 노력했다.원아는 정말 소남에게 자신이 지금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양심의 가책을 느낀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그런 말을 어떻게 할 수 있겠는가?소남의 말이
레이는 다시 동준을 힐끗 쳐다보았고, 그리고 자기 눈앞에 있는 소남의 ‘여자’도 보았다. 레이도 소남 옆에 있었던 ‘원아’가 기억을 잃었다는 소식을 들었다.그러므로 그 기억을 잃었다는 ‘원아’는 지금 혼자 외국 여러 나라에서 떠돌아다닌다고 했는데, 지금 소남의 곁에는 다른 여자가 생겼다고 들었다. 틀림없이 자기 눈앞의 이 여자인 것 같다.레이는 소남이 바람둥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소남은 여자를 대할 때 남궁산보다 훨씬 결백했다. 그래서 소남이 바람이 났다는 소문을 들은 후에 그는 믿지 않았다.하지만 지금 소남 옆에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