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아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한 숨을 쉬려고 할 때 문 앞에서 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말을 듣지 않는 환자한테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더 강단 있게 말을 해야죠.”사윤이 말하면서 병실로 걸어 들어왔다.원아는 사윤이 소남의 의사는 물어보지도 않고 바로 침대 높이를 낮추는 것을 보았다.“너!” 소남은 어쩔 수 없이 누워서 서류를 손에 쥐고 있었고 조금 전 까지만 해도 허벅지 위에 놓여 있던 노트북은 지금 한쪽으로 기울여져 버렸다.“형님, 쉬셔야죠. 그리고 서류 보는 일이 얼마나 힘든 일인데 피곤하지도 않으세요? 작은 테
사윤이 소남에게 왜 잠을 못 자느냐고 물어봤을 때 소남은 원아만이 자신을 안심시킬 수 있다고 대답했고, 원아만의 고유한 향기를 맡거나 그녀와 같은 공간에서만 편안함을 느낄 수 있어. 눕자마자 바로 잠이 들었다는 사실도 밝혔다.원아가, 바로 문소남의 약이다.이제 문소남의 약이 결국 돌아왔다.“무엇에 감탄을 했는데요?” 원아는 목소리를 낮추며 호기심을 금치 못했다.“그냥 염 교수님과 수면제 성분이 든 약만 있으면 소남 형님을 저렇게 조용하게 할 수 있어서 감탄하고 있었습니다.” 사윤은 말을 마치고 웃는 듯 병실을 떠났다.원
병상에 있는 소남은 매우 조용했다. 원아는 그의 숨소리에 가만히 귀를 기울였다. 소남은 편하게 잠들어 있는 모양이다. 제 알람 소리에도 잠이 깨지 않은 것 같다.원아는 일어나서 아직 깊이 잠든 소남을 바라보았다. 차마 그를 깨우고 싶지는 않았지만 나중에 소남이 깨어나 자신이 그렇게 오래 잤다는 것을 알면 틀림없이 불만스러워할 것이다.게다가 지금 너무 오래 잤다가는 밤에 잠을 자기 어려울 수 있으므로, 원아는 침대 곁으로 다가가 목소리를 낮추어 소남을 불렀다.“대표님, 일어날 시간입니다.”소남은 마치 누군가가 그의 꿈을 방해
말하면서 동준은 고개를 돌려 원아를 한 번 보았다.소남은 동준의 동작을 보고는 왠지 설명할 수 없이 짜증이 나서 말했다.“더 할 일 없으면 이제 나가도 돼.”“예.” 동준은 자신이 무슨 말을 잘못했는지 몰랐지만, 보스가 이미 말을 한 이상 그도 급히 나올 수밖에 없었다.원아는 문 밖에 서서 동준이 나가기를 기다린 후에야 다시 병실로 들어갔다.소남은 이미 일을 처리하고 있었다.새로 쌓여있는 그 서류들을 보면서 그녀는 마음속으로 한숨을 쉬었다.‘지금 소남 씨의 몸이 이렇게 약해진 상태인데 견딜 수 있을까...?’원아는
“당신 그 동생이 돌아왔잖아요? 내달라고 해요.”소남은 일부러 알렉세이를 언급하며 말했다.원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소남을 한 번 보고 일어서서 말했다.“대표님, 나가서 전화 한 통 하고 올게요.”소남이 대답하기를 기다리지 않고 그녀는 병실을 나갔다.벽에 기대어 원아는 심호흡을 하며 감정을 가라앉혔다.‘소남 씨 앞에서 거짓말하는 건 너무 힘들어.’원아는 한 손으로 상처 부위를 쓰다듬으며, 이따가 다시 별장에 가서 약을 가져와야 한다는 것을 생각했다. 그런 비밀 약품은 다른 사람에게 구해달라고 할 수도 없으니까.“너구나.”
임기운은 아무것도 보지 못하고 부끄러운 꼴이 되자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뭐 대단한 사람인 것처럼 구는 거야? 대단해봤자 간병인일 뿐이야. 감히 날 무시해? 우리 대관이 형이 깨어나서 이연에게 배상금을 받고 나서 네가 내 여자가 되고 싶다고 해도 내가 싫다!”소남은 원아가 들어오는 것을 지켜보았다. 비록 이 병실은 방음이 매우 잘 되어 있었지만, 바깥의 대화 정도는 들을 수 있었다.“방금 무슨 소리죠?”그가 물었다.원아가 설명했다.“반대편 병동에 연이 씨 오빠한테 맞아서 입원한 분이 있거든요, 연이 씨가 그 피해자분을
“별거 아니에요. 고질병이에요.” 원아도 사윤처럼 경험이 많은 의사 앞에서 완전히 괜찮다고 말하면 의심을 살 수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다른 핑계를 찾을 수밖에 없었다.“검사를 도와드릴까요?” 사윤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아니요, 그냥 고질병이에요. 제가 잘 아는데, 이러다 말아요. 괜찮아요. 고맙습니다.”원아는 거절하면서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사윤 앞에서 이렇게 무방비 상태로 있다가 허리의 문제를 간파당할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교수님도 의학에 대해 잘 아시니 스스로의 몸에 대해서 잘 아시겠지만, 치료를
소남이 계속 말했다.옆에 있는 원아는 들으면서 자신도 모르게 웃음을 지었다. ‘소남 씨는 말이 많지 않지만, 한 번 독설을 시작하면 정말 날카롭게 가장 아픈 곳을 찌르네.’지금의 사윤이 그 좋은 예다.“그만해요. 제가 어젯밤에 못 잔 것도 다 형님 때문이잖아요? 아, 진짜! 얼른 혈압이나 재요.”사윤은 짜증을 내며 옆에 있던 혈압계를 집어 들고 소남의 팔에 묶으려 했다.그의 행동을 보고도 소남은 차분하게 말했다.“내 혈압은 정상이야.”“형님 말하는 걸 보니 전혀 정상 같지 않아요. 형님 머릿속 혈전이 신경을 압박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