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늘을 뽑자 이연의 정맥에서 피가 나기 시작했다. 현욱은 침대맡에 놓인 면봉을 들고 지긋이 눌렀다.제미순은 이제야 부들부들 떨며 들어왔다. 밖에서 그 사람들이 마치 자신을 잡아먹으려는 것 같았다. 그녀는 변명하려 했다.“현욱 도련님, 이 일은 모두 제 탓이 아닙니다. 저도 그저 돈을 받고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입니다. 재훈 도련님이 이렇게 지시하셔서 어쩔 수 없이 이렇게 했습니다.”현욱은 제미순의 말에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이연을 불렀다.“이연, 내 말 들려?”이연은 희미한 정신으로 생각했다. 지금 꼭 송현욱의 목소리를 들은
현욱은 이연이 괴로워하는 것을 듣고 묵묵히 그녀를 껴안아 다독였다.“괜찮아, 안심해. 우리 지금 병원에 가고 있어. 병원에 도착하면 좀 편해질 거야.”이연은 그 말을 들으면서도 무의식적으로 그의 옷깃을 잡고 있었다. 자신이 놓으면 현욱이 바로 사라져버릴까 봐 두려웠다.‘이건 꿈이 아니지...’‘송현욱이 정말 날 구하러 왔어...’이연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고, 현욱은 그녀를 품 안에 꼭 안은 채 병원까지 갔다.사윤은 병원 입구에서 바로 이연을 받을 수 있도록 사람들을 배치했다. 현욱은 차에서 내려 이연을 들것에 내려놓
송현욱은 사윤의 처방을 믿고 사윤의 말대로 하기로 했다.이연은 곧 병실로 옮겨졌고, 동시에 현욱이 이연을 안고 병실로 들어갔다.병실은 VIP 병실이라 조용했다. 현욱은 조심스럽게 이연을 안아 침대에 놓으려 했지만 이연은 여전히 그의 옷깃을 잡았다.“나 두고 가지 마...”그녀의 목소리는 여전히 힘이 없었다.현욱의 마음이 조여와 그녀를 품에 안았다.“걱정 마, 널 두고 가지 않을 거야. 하지만 지금 체온을 내려줄 방법을 찾아야 하니까 잠시 침대에 누워 있자. 내가 침대 옆에 계속 같이 있을게.”이연은 그가 달래는 말을 듣
약물이 이연의 정맥을 통해 천천히 조금씩 들어갔다.사윤은 링거의 속도를 조절한 뒤 현욱을 돌아보며 그가 가슴 졸이 모습을 보고 안심을 시켜주기 위해 가벼운 농담을 했다.“애도 아니고 링거 한번 맞았다고 큰일이 나지 않아요. 이 정도 통증은 아무리 민감한 사람이라 해도 통증을 느끼지 못할 거예요.”현욱은 이 말을 듣고 눈살을 더욱 찌푸렸다.사윤은 자신에게 말을 걸 마음이 없는 현욱을 보고 코를 만지작 거리며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주의사항을 당부하고 돌아섰다....원아는 별장에서 이연의 상황을 걱정하면서 아이를 돌보
훈아도 아빠가 들어오는 것을 보고 인사를 했다.소남은 걸어가서 잘린 사과를 보고 또 원아가 자신을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하는지 읽었다.“이연 씨는 찾았습니까?”원아는 즉시 물었다. 이미 인사할 겨를이 없었다. 계속 이연의 상황을 걱정했다. 만약 이런 상황이 아니었다면 진작 전화를 걸어 소남에게 이연을 찾았는지 물었을 것이다.“구출됐어요. 지금 병원에 있어요.”소남이 말했다.원아는 이연이 병원에 있다는 말에 걱정스러워하는 마음이 드러났다.“이연 씨가 다쳤어요?”“아니요, 열이 있어서 지금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어요.”
어른들 사이에서 대화를 듣던 헨리가 자신의 아빠를 돕고 나섰다. “아빠, 누나, 안심하세요. 저는 얌전히 집에 있을게요. 할머니와 훈아 형, 원원 누나 말도 잘 들으면서 아빠와 누나가 돌아올 때까지 기다릴게요!” 아이의 말을 들은 원아가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그래.”맞은편 방에 들어간 소남이 입을 열었다. “옷 갈아입을 때까지만 기다려줘요.”“네.” 원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손을 잡고 있던 헨리가 낮은 소리로 말했다. “누나, 밖에서는 꼭 아빠 뒤를 따라가야 해요. ”“왜?” 쪼그리고 앉은
“현욱이는 익명의 전화를 받고서야 그 별장이 자기 어머니의 것이라는 걸 알게 되었어요. 그래서 제미순이 송재훈의 사주를 받은 걸 인정하는 증거도 남겨뒀었죠. 아마 제미순이 자신의 진술을 뒤집기는 어려울 거예요.” 소남이 말했다.원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겠지만, 혹시라도 송씨 가문의 도움을 받은 제미순이 진술을 뒤집는다면, 예전의 녹음본은 무용지물 되어버릴 거야. 결국은 송재훈에게 무죄가 선고되고 말 거라고. 겨우 모함 정도로 끝나게 둘 수는 없어.’ ‘송재훈을 상대하려면 공포의 섬의 힘이 필요해.’
현욱은 병상에 있는 이연을 바라보았다.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낮은 소리로 부드럽게 말했다.“가요. 여기는 병원이라 아무 일도 없을 거예요.”현욱은 그 말을 듣고 일어서서 소남과 병실을 나섰다.원아는 병상에 다가가 이연의 야윈 얼굴을 바라보았다. 핏기 하나 없이 창백해져 있었다.“이연 씨, 왜 이렇게 말랐어요.”“그 와중에 밥을 안 먹고 버텼더니 살이 빠지더라고요.” 이연은 제가 깨어났을 때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사람이 송현욱이었다는 생각에 끊임없이 눈물이 쏟아졌다.‘초설’을 다시 만나니 더욱 마음이 안정되었다. 목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