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아는 떠나기 전, 동준에게 이연을 집까지 데려다 달라고 부탁했다.이연은 평소 친하게 지냈던 동창들과 술을 많이 마셔서 머리가 어질어질했다. 그녀는 달고 상쾌한 와인을 그렇게 마시면서도 자신이 취했다는 것을 전혀 몰랐다. 그녀는 문을 나서자마자 갑자기 화장실에 가고 싶었다.동준에게 양해를 구한 이연은 룸과 가장 가까운 공중화장실을 찾아갔다. 화장실 입구에 도착하자 갑자기 어지러움이 심해져 어느 쪽이 여자 화장실인지 구별이 안 되었다. 그녀는 비틀거리며 화장실 문을 열고 들어갔다. 화장실은 아무도 없이 조용했다. 이연은 빠르
동준이 건넨 자료를 보니, 당시 임 지사 부인 주희진이 작은 병원에서 출산할 때 그녀의 곁에 함께 있던 사람은 바로 문소남의 어머니, 장인숙이었다.이 내용을 읽던 소남이 멈칫했다.다음 페이지를 펼친 그는 다시 빠르게 자료를 훑어보기 시작했다.관련 내용은 매우 상세하게 기록되어 있었다.20여 년 전 사건과 관련된 모든 자료가 다 기록되어 있었다.내막을 아는 사람에 의하면 주희진은 바쁘게 뛰어다니다가 과로와 또 다른 개인적 이유로 태아를 조산하게 되었다고 했다.외진 곳이라 병원이 너무 멀었기에 그녀는 근처의 이름 없는 작은
소남은 어머니가 원강수에게 시집간 적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장인숙은 그 기간을 자신의 수치로 생각하고 있었던 터라 입에 담기도 싫어했다. 그래서 그녀가 소남과 원아와 친남매라고 말했을 때, 전혀 믿지 않았다.후에 그와 원아의 DNA 검사 결과, 어머니의 거짓말은 더욱 분명해졌다. 그러나 그때 그는 원아와의 혈연관계가 없는 것에 대한 기쁨에 빠져 그녀의 출생에 관해서는 생각하지 못했다.당시 소남에게는 그와 원아가 친남매가 아니라는 것만으로도 충분했기 때문이었다.그러나 지금 생각해보면 원아의 출생에는 문제가 있는 것이 분
소남은 원아에게 슬리퍼를 갈아 신겼다.그리고는 다정하게 그녀를 안고 장인숙 앞으로 다가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어머니, 원아와 함께 왔어요. 그녀가 엄마에게 드릴 선물을 가져왔어요.”아들의 차가운 눈빛을 본 그녀는 불쾌한 듯 고개를 돌렸다. 바로 이 원아라는 여자 때문에 원래도 좋지 않았던 아들과의 관계가 더욱 나빠지고 있는 것 같았다. 원아에 대한 장인숙의 원한은 나날이 깊어졌다.“어머님.” 원아는 스킨케어 한 세트를 그녀 앞에 놓았다.“어머님이 이 브랜드의 스킨케어 제품을 매우 좋아하신다고 들었어요.”장인숙은
“어머니, 원아는 정말 출신이 그렇게 가난합니까? 정말 아무런 배경도 없나요?”그의 말을 들은 장인숙은 심장이 내려앉는 것 같았다. 심장 박동도 빨라졌다.그녀는 소남을 피해 시선을 돌렸다. “대체 무슨 뜻이냐? 이 엄마는 이해할 수 없구나!”“어머니, 제가 이미 다 알아봤어요. 제가 말하지 않는다고 모르고 있을 거라 생각하지 마세요. 당시 희진 이모가 출산했을 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어머니는 생생하게 기억하고 계실 거라 생각합니다. 굳이 제가 도와드리지 않아도 말이지요. 원아의 신분이 어떤지는, 어머니가 더 잘 알고 계시리라
오수희의 말을 들은 주희진은 순간 정신이 멍해졌다. 그녀가 하는 말의 뜻이 무엇인지 깨달은 희진은 엄청난 기쁨이 가슴 속에서 솟아오르는 것을 느꼈다!주희진은 양녀인 임영은이 옆에 있다는 것도 잊은 채 휴대전화를 든 손을 떨고 있었다.“수희야, 너…… 네 말이 사실이야? 정말 내 친딸을 찾았어? 지금 어디에 있어? 내 딸은 어때? 내 딸은…….”“응, 희진아, 너 시간 있니? 지금 이 곳에 오면 만나 볼 수 있어. 최 매니저가 이 아이의 출생과 배경을 조사했는데, 여러 가지로 네 딸의 조건과 맞아. 나 역시 이 아이가 너의 친딸
“엄마, 이번에는 정말 언니를 찾았으면 좋겠어요. 그렇지 않으면, 엄마가 병이 날지도 몰라요. 언니가 집에 돌아오면 엄마와 함께 그동안 받지 못했던 사랑을 다 줄 거예요.” 영은은 포악한 기운을 거두고 눈을 반짝이며 열정적으로 말했다. 마치 주희진의 친딸이 돌아오기를 정말 바라는 것 같았다.“우리 영은이가 정말 철이 들었구나. 언니가 돌아오면 틀림없이 널 좋아할 거야.”주희진의 얼굴에 기쁨이 가득했다.그녀는 영은이 이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워하면 어쩌나 고민이 많았었다. 하지만 예상외로 그녀는 철이 들었고, 도리어 친딸을 찾
주희진이 자신의 아이가 쓰레기통에 버려졌다고 확신한 이유는 이후 장인숙을 여러 번 찾아갔기 때문이었다. 반드시 그녀가 당시의 진실을 밝혀야 했다!장인숙은 귀찮아하며 비웃듯이 말했다.“주희진, 네 딸이 태어났을 때 산소가 부족해서 질식한 상태였어. 온몸이 파랬고 울지도 않았어. 물론 호흡이 없었던 건 당연했고. 우리는 모두 그 아이가 죽은 줄 알고 마음 아파했어. 그리고 결국 그 아이를 병원 근처의 쓰레기통에 버렸어. 그때 날씨가 너무 추웠는데 설령, 그 아이가 살아있었다고 해도 얼어 죽었을 거야…….”당시 주희진은 그녀를 죽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