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현의 말이 끝나자마자 시험장 안은 갑자기 떠들썩해졌다.건축사자격시험은 건축사가 되려고 하는 사람에게는 아주 중요한 시험이었다. 정식 시험에서 부정행위가 있는 자는 「건축사법」 제15조의 2(부정행위자에 대한 제재)에 따라 시험을 정지시키거나 무효로 하고, 해당 시험 시행으로부터 3년간 시험에 응시할 수 없게 되어 있었다. 하지만 이번 시험은 정식 시험이 아니었고 부정행위가 있다는 것 자체가 이해되지 않는 상황이었다.원아를 바라보는 감독관들의 눈빛이 변했다. 다른 수험생들도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이렇게 예쁘고 점잖
전화기 저쪽 편의 남자 목소리는 듣기 좋고 매력적이었다. 안수지는 흥분을 감출 수 없어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녀는 원아의 남편이 기름진 부자 중년 아저씨라고 생각했었지 이런 매력적인 남자일 줄은 몰랐다! 그의 목소리는 그녀가 좋아하던 어느 뉴스 아나운서의 목소리보다 훨씬 더 듣기 좋았다.‘이런 남자가 어떻게 뚱뚱한 중년의 부자 아저씨일 수 있겠어?’수지는 마음속의 흥분을 억누르고 긴장된 마음을 가다듬었다. “안녕하세요, 저는 안수지라고 해요. 저와 원아 씨는 시험장에서 만났는데요. 오늘 일이 좀 생겼어요. 원아 씨는 오늘
저녁이 되도록 사무실에서의 조사는 엄격하게 이뤄지고 있었다.그러나 이번에는 원아에 대한 감독관들의 태도가 전과 비교하면 한결 좋아졌다. 원아의 곁에는 자원하여 그녀를 위해 증언하는 안수지가 있었고, 이것은 원아에게 많은 힘이 되었다. 그러나 서현은 여전히 원아를 물고 놓지 않았다.“그녀가 아무리 변명을 늘어놓아도 부정행위를 한 것은 틀림없어요. 나는 이 두 눈으로 직접 종이 뭉치가 책상에서 떨어지는 것을 보았어요!”“아니요. 선생님, 저는 부정행위를 하지 않았습니다.”원아가 말하자 수진이 즉시 고개를 끄덕였다.“선생님,
가능한 한 빨리 이곳을 빠져나가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그동안의 노력이 헛수고가 될지도 몰랐다. 조사에 임한 몇몇 감독관들도 지친 상태였다. 몇 시간에 걸친 조사에도 아무런 결론이 나지 않자, 상의 끝에 서현을 먼저 돌려보내기로 했다. 서현은 거만한 태도로 말했다.“수고로우시겠지만, 이번 일은 반드시 엄중하게 벌해야 해요. 그녀는 인품에 문제가 있는 사람입니다. 임신한 채 부정행위를 하다니, 그녀의 아이가 태어나면 엄마를 부끄럽게 여길지도 모르겠네요. 이런 자를 엄벌하지 않으면 다른 수험생들에게도 피해가 갈 거예요.”“서현
한순간에 분위기가 어색해졌다. 서현은 문소남이 나타나자 이제 자신은 끝났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아무런 물러설 곳도 없는 지금, 그녀는 여전히 우기기 시작했다.“대표님, 저는 정말 원아가 부정행위를 하는 것을 보았어요. 저는 바로 그녀의 뒤에 앉았기 때문에 똑똑히 보았어요.”“그래요?” 그의 차가운 눈빛이 서현을 쏘아보았다. 서현은 깜짝 놀라 간담이 서늘해졌다. 약혼식에서 원아가 문소남 대표와 문씨 가문에 모욕을 준 일을 알고 있던 서현은 이제 그가 원아에게서 마음이 떠났다고 생각했다.게다가 그 후로 그는 임영은과의 스캔
그때 동준이 저쪽에서 달려왔다.그는 이곳에 오는 도중에 사건의 자초지종을 알게 되었다. 그는 소남의 곁으로 가서 공손하게 인사했다.“대표님. 저 왔습니다.”“총감독님, 시험장에 있던 모든 수험생의 자료를 연락처를 포함하여 동 비서에게 주십시오.”소남은 차가운 목소리로 지시했다.총감독은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네, 알겠습니다, 문 대표님.”소남은 원아를 안고 싸늘한 표정으로 이 총감독과 다른 감독관들을 노려보았다.“이 사람은 몸도 약하고 임신 중입니다. 시간이 이렇게 늦었으니, 제가 데리고 먼저 돌아가겠습니다. 괜찮겠
깊은 밤이었다.원아는 시험장에서 억울하게 부정행위로 모함당하는 꿈을 꾸었다. 서현은 자신을 경멸하는 눈빛으로 바라보며 수치스러운 부정행위자라고 욕했다!주변의 구경꾼들은 모두 냉담한 표정으로 방관했다. 심지어 어떤 사람들은 그녀를 비웃으며 서현을 따라 함께 욕했다!아무도 그녀의 결백을 믿지 않았다!“아니, 난 그러지 않았어요…….”원아는 땀에 흠뻑 젖은 채,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설명했지만, 아무도 그녀를 믿으려 하지 않았다.“원아, 너 같은 부정행위를 한 자의 앞길은 이미 망가졌어. 너는 평생 건축가가 될 생각 하지 마.
문소남 일행은 차를 몰고 지리산을 향해 달렸다.지리산의 경치는 다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산봉우리는 구름과 안개에 휩싸여 마치 신선의 나라에 온 듯 신비로웠다. 아름다운 자연경관 덕에 매년 관광객이 끊이지 않는 곳이기도 했다. 우뚝 솟은 높은 산들에 둘러싸인 폭포에서 흘러내리는 물줄기는 산 밑자락에 모여들어 자연적인 호수를 이루고 있었다. 맑은 물은 마치 푸르스름한 비취가 땅에 박혀 있는 모양 같았다, 그곳의 이름은 천은제였다. 일행은 차를 몰고 유명한 민박집 ‘아름다운 세월’로 향했다. 민박집은 천은제 옆에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