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강수는 말을 하고 싶은 듯 손을 들어 떨며 원선미를 가리켰다.이혜진이 두 사람을 번갈아가며 쳐다보았다. 딸 원선미는 승복할 수 없다는 듯한 모습으로 원강수를 쳐다보며 철저히 흑화된 표정을 하고 있었다!병상에 있는 원강수는 입을 약간 벌린 채 심하게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폐암이 이 지경에 이르른 데다가 마음이 이렇게 격동되었으니, 어떻게 숨을 고르게 쉴 수 있겠는가?"그만해 선미야, 너 먼저 나가!" 이혜진은 딸에게 다가가 그녀를 잡고 문쪽으로 밀며 병상에 있는 원강수를 등졌다. 이혜진은 딸에게 눈짓을 하면서 달래듯 말했다
바쁘면 밤늦게까지 일을 해야 한다. 이것은 그가 낮에 전심전력으로 그녀와 아이들과 함께 하며 시간을 마음대로 쓴 대가이기도 하다. 그녀는 마음이 아파서 영양이 가득한 곰탕 한 솥을 끓였다.문소남이 일어났을 때 두 아이도 일어났다. 원아가 어떻게 달랬는지 원원이는 세수를 말끔하게 하고, 순순히 작은 가방을 정리하러 갔다.이 장면은 다시 한번 문소남으로 하여금 이것이 진정으로 ‘가정’이라는 느낌을 갖게 했다.큰 화장실.소변을 본 후 물을 내리려던 훈아는 아버지가 손을 들어 대신 물을 내려주는 것을 보았다. 아버지가 그에게 말했
병원.원강수는 여전히 응급처치 중이었고, 수술실의 불은 계속 켜져 있었다.동준이 차를 몰고 아파트로 와서 훈아와 원원이를 유치원에 데려다주었고, 문소남은 곧 소집될 중요한 회의를 뒤로 미루고 원아와 함께 병원으로 왔다.원강수의 병은 폐암이다. 보통의 사소한 질병이 아니다.이런 질병을 앓는 환자의 가족들은 환자가 언제든 세상을 떠날 수 있기 때문에 매일을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지낸다. 오늘 수술실 밖에서 겪는 괴로움과 고통은 5년 전에 이미 한 번 느낀 적이 있기 때문에 원아에게 낯설지 않았다.다만 최근 일이 바빴고, 또 훈
그는 차에서 내리자마자 그들을 발견했다. 전에 병실 밖에서 지키도록 배치했던 그 사람들은 모두 눈썹을 찌푸린 채 뭔가 이상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동준은 직감적으로 뭔가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아직 안 갔네요?" 동준은 앞으로 나가 편안하게 물었다.말투가 차분했고, 화를 내지도 않았다. 상대방은 놀라서 얼른 담배를 비벼 껐지만, 미간은 펴지지 않았다. 그중 한 사람이 덜덜 떨며 말했다."가도…… 돼요?"동준은 40여 년을 살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보았다. 그는 사람의 표정을 관찰하는 버릇이 있고, 그것으로 상대방의 심리를
저혈당이 있는 사람들이 슬픔이 지나쳐 기절하는 일은 흔히 있는 일이다.일반적으로 저혈당은 환자의 몸에 심각한 큰 문제를 남기지는 않는다. 동준은 저혈당에 대한 이 정도의 이해를 가지고 있다. 원아가 기절했다고 대표가 말했기 때문에 동준은 원래 나가서 하려던 말을 그냥 병실에서 말했다."원강수 씨가 응급실에 들어가기 전에 그의 아내가 딸을 데리고 왔었답니다." 동준이 말하면서 대표의 안색을 살폈다.문소남은 의아하게 생각하며 몸을 돌렸다."그분 아내가 딸을 데리고 왔었다고?”"네. 원강수 씨 아내 이름은 이혜진이고, 그 딸
"나도 이렇게 만들고 싶었던 건 아니야. 누가 알았겠어? 그 사람이 그렇게 화를 참지 못해서…… 이렇게 빨리 죽을 줄……."시간이 천천히 지나갔고, 원선미는 소파에 무려 30분 넘게 앉아서 마음을 진정시킨 후 비로소 일어났다.이혜진은 머리가 아파서 침대에 누워 끙끙거리다가 딸이 침실로 들어가 컴퓨터를 켜는 것을 보았다.원선미는 빨리 인터넷에 접속하여, 사람을 화나게 해서 죽으면 도대체 처벌을 받는 것인지 아닌지, 그런 죄명이 있는지를 조사했다. 어렸을 때 그녀는 화나게 해서 죽이는 건 처벌을 받지 않는다고 어른들이 말하는 것
"OK, 내가 처리할게!"이문기는 더는 친구를 설득하려고 시도하지 않았다. 그는 이 친구가 얼마나 고집스럽고 독한지 잘 알고 있다. 일단 말을 하면 그건 확정이다.말을 마친 이문기는 서류 가방을 들고 병원 옥상을 떠났다.동준은 이때 마침 전화 한 통을 받았는데, 그는 먼저 고개를 끄덕이고 나서 두세 번 ‘응’하고 대답한 다음 이 병원의 주소를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핸드폰을 넣고 몸을 돌린 동준은 대표가 음침하고 무서운 표정을 하고 있는 것을 보았지만 다가가서 말했다. "대표님, DNA 유전자 검사 보고서가 나왔습니다."문
원아는 그리 멀지 않은 옛일들을 생각하면서 마음이 복잡했다.하지만, 결국 자신은 현실의 무게를 이겨내지 못하고, 아버지가 돌아가실지도 모르는 상황에 처했을 때, 용감하게 타락을 선택했다.다만 원선미가 타락하는 방식과는 달랐다.마음이 죽는 것보다 더 큰 슬픔은 없다.담담한 마음으로 ‘불법 중개업자’와 접촉한 후 고용주에게 아이를 낳아주었다. 낯선 남자에게 밤낮으로 유린당했다.이제 그 고용주가 문소남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몸을 팔아먹은 그녀는 비로소 안심할 수 있었다.그러나 당시의 고용주가 문소남이 아니라, 나이가 반백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