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일이 생각만큼 심각하지 않으니 안심하고 몸조리하세요." 문소남이 잔잔하게 말하고 할아버지 몸에 이불을 덮어 주었다.할아버지는 큰 손자의 말을 듣기 좋아한다. 영원히 믿을만하고 영원히 사람을 실망시키지 않는다.큰손자가 약속한 일은 결국 아무런 착오도 생기지 않는다.할아버지는 자신이 늙었다는 것을 인정했다. 잔소리하기를 좋아한다."원아는 내 손주 며느리다. 할아버지는 처음부터 인정했어. 할아버지가 인정하지 않았다면 원아가 장 씨 집안 녀석과 혼인신고했다는 것을 알았을 때 제일 먼저 장 씨 집으로 달려가 사람을 요구하
인사부의 여자 동료는 인계를 마치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원아는 2층에 혼자 있었다. 그녀는 열쇠로 문을 열고 방문을 밀었는데, 안은 20평방미터 남짓한 방이었다.이어서 눈에 들어온 것은 집 안의 옅은 나무색 마루, 1인용 침대 하나, 간이 옷장 하나 였다.원아는 트렁크를 끌고 들어갔다. 물건을 내려놓기도 전에 다른 팀의 동료가 위층으로 올라왔다.위로 올라온 동료는 28-9세쯤 되어 보이는 젊은 남자였다. 그는 원아의 방 앞까지 바로 왔지만, 감히 들어오지 못하고 문밖에서 말했다. "설계팀의 원아 씨 맞습니까? 안녕하세요,
"언니 집 며느리가 자꾸 내 아들한테 꼬리를 치는데, 혈기 왕성한 젊은 남자가 어떻게 이런 여우 같은 짓을 견딜 수 있겠어요?"1층에서 거의 싸움이 나려고 할 때 반나절을 자고 일어난 장정안이 내려왔다."다들 왜 싸워요? 누가 여우인데요?"장인숙은 소파에 앉아 아래층으로 내려오는 조카를 바라보았다. 말투가 많이 가벼워졌다."누구를 말하겠니, 네 마누라 말고 어느 여자가 그렇게 큰 매력이 있어서 여우라고 불리겠어?"집에서 시중드는 아주머니는 물 한 잔을 따라 장정안에게 건네주었다.장정안은 받아서 한 모금 크게 마시고 목의
장인숙은 장 씨 집안에 풍랑을 일으키는 데 성공한 후에 돌아갔다.병원에 도착했을 때 장인숙은 채은서 모자를 보지 못했다. 그녀는 병상에 누워있는 시아버지와 병상 옆에서 시아버지를 돌보고 있는 아들을 보았다.아들이 할아버지의 몸 상태를 걱정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장인숙은 눈앞의 정경을 보면서 참지 못하고 마음속으로 기도했다. 시아버지의 건강이 좀 천천히 좋아지기를! 가장 좋은 것은 심장이 좀 더 악화되는 것이다! 악화돼서 병상 옆에 있는 손자가 병상을 떠나지 못하도록!이렇게 되면 자신의 아들은 문 씨 집안의 장손으로서
이때 밖에서 자동차 소리가 났다.모두 가서 보았지만, 원아가 있는 자리에서는 보이지 않았다.포르쉐 한 대가 2층 건물의 마당으로 직접 들어왔다. 차가 멈췄을 때 운전하는 남자가 차에서 내렸고 조수석에서도 한 사람이 내렸다.조수석에서 내린 사람이 말했다."여깁니다, 데려다줬으니, 나는 먼저 집에 갈게요!"장정안은 지갑에서 지폐 몇 장을 꺼내 상대방에게 주었다.그 나강 사람은 기뻐서 어쩔 줄 몰라 하며 돈을 들고 집으로 달려갔다.나강이 철거되고 개발된다는 것은 마을의 집집마다 몇 년 전부터 알고 있던 일이다.최근 개발업자
휴대폰으로 주소은의 소식을 받았을 때, 동준은 초등학교 문 입구에서 하교하는 대표네 집 두 보물을 마중하고 있었다."동준 아저씨~~" 원원이가 뛰어나와 애교를 부리며 동준 아저씨에게 안아달라고 했다.동준은 대표네 작은 공주를 한 손에 안은 다음 다른 한 손으로 대표네 꼬마 도련님을 이끌고 차 옆으로 향했다."동준 아저씨, 아버지는 언제 다시 우리를 데리러 오실 거예요?" 문훈아가 물었다.예전에 훈아와 여동생은 모두 아버지가 바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가끔 집에 들어와도 아버지는 하루 종일 냉담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들은
2층 방으로 돌아온 원아는 즉시 문을 닫고 안에서 잠갔다. 열받은 장정안이 위층으로 올라와 그녀의 방으로 뛰어들까 봐 걱정이 되었다.20평방미터 남짓한 방에서 원아는 간단히 청소하고 바닥에 앉아 작은 상을 끌고 와서 노트북컴퓨터를 위에 놓았다.일을 시작한 지 몇 분도 안 되어 핸드폰이 울렸다.걸어온 사람은 명성이 자자한 변호사, 이문기였다."여보세요, 원아입니다......" 원아는 신속하게 받아 들고 일어섰다.이문기가 말했다."지난번에 카톡 추가한 것으로 기억합니다. 지금 전화를 끊고, 원아 씨의 현재 구체적인 주소를 제
원아는 자취를 감췄다.장정안은 사람들의 안목은 개의치 않지만, 자신이 T그룹 직원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웃음거리가 되는 것도 싫었다.마을을 떠난 것은 원아와의 분쟁이 너무 나쁘게 보이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였다.이문기는 이혼 협의서와 펜을 집어 다시 서류 가방에 넣은 다음, 곧 이혼 사건의 ‘피고’가 될 장정안의 차를 뒤따라 갔다. 운전하면서 이문기는 정신을 차리는 기능성 음료를 한 모금 마셨다. 근 30년을 살았지만 피고와 소통하기 위해 그가 직접 온 세상에 피고를 찾아다니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다른 사람들에게는 이
소남의 앞에서 원아는 아무 일도 없는 듯 자연스럽게 행동할 수 없었다.“출근하기 싫은 거예요?”소남은 그녀의 말을 겉으로는 믿는 척하며 물었다. 하지만 그는 속으로 원아가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다. 전날부터 출근 준비를 했던 그녀가, 단순히 출근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그런 표정을 지을 리 없었다.‘무언가 좋지 않은 일이 생긴 것 같아. 하지만 아침부터 무슨 일이 생긴 거지?’소남은 속으로 궁금해하면서도 원아를 더 이상 추궁하지 않았다. ‘원아는 내 앞에서 거짓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야. 굳이 진실을 캐
“이건 장기적인 투자예요. 누구도 반대하지 않을 거고, 게다가 당신이 진행 중인 연구도 이제 상용화될 때가 됐어요.” 소남은 원아의 귀에 대고 속삭이며, 살짝 감정이 실린 목소리로 말했다.원아가 진행한 연구는 몇 차례의 임상 실험을 통해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었다. 그 후 회사의 마케팅팀이 시장 조사를 했고, 적절한 가격 조건만 맞으면 대부분의 의료 기관이 그 약품을 대량으로 구입하여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혔다. 시장에 대한 걱정은 없었다.원아는 소남의 가까운 존재감에 살짝 혼란스러워하며 나지막이
소남은 설계 도면을 디스크에 저장한 후, 모든 자료를 서류 봉투에 넣었다. 모든 작업을 마친 그는 원아도 샤워를 끝냈을 것이라고 짐작하며 그녀의 방으로 향했다.그는 문을 열고 들어갔고, 원아는 이미 샤워를 마치고 화장대 앞에서 꼼꼼하게 스킨케어를 하고 있었다.원아가 고개를 돌려 소남을 보며 말했다. “다 출력했어요?”“다 출력했어요.” 소남이 대답하며 다가 갔고 원아가 일어서자 그녀를 안으며 말했다. “아까 에런한테서 전화가 왔어요.”“무슨 일이죠...” 원아는 갑작스러운 불안감을 느꼈다. 이런 시간에 에런이 전화를
원아는 설계도를 꼼꼼히 살펴보았다.ML그룹의 입찰 이후, 소남이 이렇게 공들여 건축 설계도를 완성한 적이 없었다. 그녀는 설계도의 세부 사항 하나하나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대표님, 이 설계도 정말 멋져요!” 원아는 감탄하며 말했다. 그런데 이 말을 하고 나서야 그녀는 자신이 무슨 말을 했는지 깨달았다.원아는 생물제약 분야에서 일하고 있지만, 지금은 소남의 건축 설계도에 감탄하고 있는 자신이 이상하게 느껴졌다.‘소남 씨가 방금 내가 한 말을 듣고, 내가 그냥 기분 좋으라고 한 말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텐데. 안 그러면
눈이 녹으면서 날씨는 평소보다 더 쌀쌀해졌지만, 이연의 마음은 따뜻했다.예전에는 이연이 감히 송씨 가문 사람들을 마주할 용기도 없었고, 이런 일들을 처리할 결심도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현욱의 사랑이 이연의 결심을 굳건하게 해주었다. 즉, 이제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와 함께하기로 마음먹었다.“현욱 씨...” 이연이 나지막이 말했다.“난 항상 여기 있어.” 현욱은 그녀를 따뜻하게 안아주었다.“혹시 내가 도울 일이 생기면 꼭 말해줘요. 나는 다른 사람들처럼 똑똑하지 않지만, 최선을 다해 당신을 도울 거예요.” 이연은 결심하
현욱이 그런 표정을 짓는 일은 드물었다. 그래서 원아는 그가 무언가 중요한 일에 직면해 있음을 직감했다.“그렇겠죠.” 비비안도 원아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2층.현욱은 소남을 찾아가 상황을 간단하게 설명했다. 소남은 현욱의 계획을 듣고 나서 얼굴이 굳어졌다.“알겠어. 앞으로 내가 도울 일이 있으면 언제든 말해.”“이번에는 형님의 도움이 정말 필요해요. 저도 이번만큼은 절대로 사양하지 않을 거예요. 형님은 제 편에 단단히 서주기만 하면 돼요.” 현욱은 말했다.소남의 지지가 있다면, SJ그룹은 쉽게 무너지지 않
막 앉았을 때, 그의 핸드폰이 울렸다. 전화는 윤수정에게서 온 것이었다. 재훈은 전화를 받지 않고, 대신 윤수정에게 톡으로 메시지를 보냈다.[형이 확실히 모든 개인 서류들을 전부 다시 발급한 것 같아요. 그 시기가 꽤 이른 편이었는데, 그때는 우리가 이연을 경계하지 않았을 때였죠.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할아버지가 이 문제를 잘 처리하실 거예요.]메시지를 보내고 나서 재훈은 핸드폰을 아무렇게나 내려놓고 소파에 몸을 던졌다.‘송현욱과 이연... 너희 둘이 결혼을 했다고 해도, 내가 너희들을 행복하게 내버려 둘 것 같아!’‘
“할아버지, 지금 금고에 있는 형의 모든 개인 서류를 가지고 한 번 확인해 보세요. 아마 지금은 사용할 수 없는 서류들뿐일 거예요. 할아버지께서 형한테 정략결혼을 추진하실 때, 형은 이미 그때 모든 개인 서류를 다시 재발급 신청을 해서 새롭게 발급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재훈은 마음속의 분노를 억누르며, 최대한 차분하게 송상철에게 이 사실을 전했다.송상철의 얼굴은 화가 난 나머지 핏발이 부풀어 올랐고, 유 집사를 바라보며 말했다. “현욱이 이 녀석 당장 데려와.”“예, 어르신.” 유 집사는 이번 일이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재훈이 지난번 T그룹의 입찰사업계획서를 훔치려다 실패한 일이 있었고, 그는 그 책임을 부하에게 돌렸지만, 송상철은 여전히 그 일을 부끄럽게 여기고 있었다. 그래서 재훈은 지금 자신이 직접 모든 것을 다시 확인할 필요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그럼 네 엄마는 깨어나긴 한 거야?” 송상철이 다시 물었다.“예, 깨어나셨어요.” 재훈은 거실에서 최대한 인내심을 갖고 서 있었다. 송상철이 모든 질문을 끝내야만 재훈이 서재로 가서 금고를 열 수 있기 때문이었다.송재훈은 송상철의 모든 질문이 끝날 때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며 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