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그 애 전화를 받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구나." 장인숙은 볼 필요도 없이 전화를 걸어온 사람이 누구인지 알아맞혔다.원아는 고개를 숙인 채 계속 눈물을 흘렸다."자, 눈물 닦고 따라와." 장인숙은 아무런 위로의 말도 없이 휴지를 꺼내 원아에게 건네주었다. 이것이 그녀가 보일 수 있는 최대한의 관심인 것 같았다.원아는 장인숙이 건네는 휴지 두 장을 거절하고, 숨을 들이마신 후, 얼굴에 묻은 눈물 자국을 닦고, 병원으로 걸어들어갔다.병원에서 눈물을 멈추지 못하는 사람이 울면서 걸어가고 있으면, 사람들이 쳐다는 보겠지만,
"그래, 마음을 가라앉히거라. 아빠는 말 안 할게." 사정을 잘 모르는 원강수는 딸이 친엄마가 찾아온 것을 받아들이기 힘들어하는 줄 알았다. 원아는 고개를 숙인 채 오랫동안 침묵했다."엄마를 인정할지 말지는 너의 자유지만...... 아빠는 내가 죽어 없어져도 너한테 한 명의 가족이 더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드는구나." 원강수가 참지 못하고 말했다.딸이 눈앞의 이해득실을 잘 볼 수 있길 바랐다.원아는 마침내 고개를 저으며 눈을 들어 물었다."당시 이웃들은 엄마가 나를 낳고 부자 남자를 따라 가버렸다고 했고, 할아버지도 그
"당신 친구가 열쇠를 줬어." 문소남은 손에 든 열쇠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 입을 열었다.원아는 그를 똑바로 쳐다보았다. 그녀의 눈 주위는 숨길 수 없을 정도로 빨갛게 부어올라 있었다.문소남은 문득 그녀 쪽으로 두 걸음 다가갔다. 탐색을 위한 것이었는데, 정말 그녀는 그가 다가오는 몸짓에 놀라 몇 걸음 연속 뒤로 물러섰다.그것은 본능적인 '회피' 동작이었다.문소남은 그녀가 도대체 왜 그를 피하는지 알 수 없었다.그는 자세히 기억을 더듬었다. 그들은 어젯밤 나강에서 잠자기 전에 차체에 기대어 키스를 했는데, 그녀는 결코 거절하
그는 손녀가 화장을 한 줄 알았다. 일본에서 할아버지는 젊은 여자들의 가지각색 화장을 많이 보았었기 때문이다. 비록 눈은 좋지 않았지만, 노인의 귀는 아직 쓸만했다. 그는 예비 손녀사위와 손녀 사이의 대화 분위기가 좋지 않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둘 사이에 무슨 문제가 생긴 모양이다. "너희 둘이 얘기해라. 할아버지는 방에 들어가서 좀 누울게. 오는 내내 차를 탔더니 피곤하구나." 말을 마친 할아버지는 지팡이를 짚고 비틀거리며 방으로 들어갔다.……거실에는 두 사람만 남았다.문소남은 일어나서 그녀가 회피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
문소남은 원아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 이런 느낌은 그를 공포에 떨게 했다. 그는 그들이 사랑하는 동안 그들이 서로 상대의 마음을 잘 알 수 있기를 원했다. "이리 와." 그는 작은 소리로 세 글자를 말하고 팔을 뻗어 그녀를 품으로 끌어당겼다.원아의 등은 남자의 큰 손에 닿는 순간 전율하기 시작했다. 그의 뼈마디가 분명한 손가락은 모두 인두처럼 그녀의 피부를 아프게 했다."놔요, 날 안지 말아요……." 원아가 피곤한 목소리로 말했다.품속의 여인은 몸부림칠 힘조차 없다.문소남은 더욱 세게 그녀를 껴안았다.
원원이는 열심히 영화를 봤다."사람이 왜 이리저리 떠다니지?" 원원이는 궁금했다. 우주선 안의 사람들은 왜 떠다니는 거지?아이의 모든 질문은 해답을 얻지 못했다. 현장에 있던 유일한 성인 남자는 시종 과묵하게 다리를 꼬고 앉아 꼼짝도 하지 않았다. 그는 마치 온도가 없는 조각상 같았고, 잘생긴 얼굴에는 무서운 차가움만이 가득했다.30분 후, 어린 소녀의 부드럽고 찰진 울음소리가 영화관에 울려 퍼졌다.미간을 찌푸린 남자가 우는 아이를 쳐다보았다."원원아 울지 마, 저거 다 가짜야. 영화는 다 가짜야." 문훈아가 동생에게 다가
원아는 아침에 병원에 들렀다가 T그룹에 출근했다.점심 때 그녀는 장인숙에게서 전화를 받았다."소남이의 기분이 몹시 안 좋던데, 너는 알고 있니?""몰라요." 원아는 이 여자가 친엄마라도 장인숙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 싫었다.장인숙은 목소리를 낮추고 다시 한번 일깨워주었다."나는 네가 어느 것이 더 힘들고 어느 것이 덜 힘든지를 잘 헤아리기를 바란다. 너와 헤어지는 것은 기껏해야 몇 달 아프고 말겠지만, 네가 만약 진실을 말한다면, 아마 그 아이에게 평생 지울 수 없는 상처가 될 테니까."원아는 조롱하며 말했다. "문소남은
원아는 감히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자신을 때리지 못할 것이다!감히 자신에게 손을 댄다면 황신옥이 제일 먼저 달려들어 손자를 보호할 것이다!원아는 원선미를 쳐다보며 화를 내지 않았다. 너무 많은 일을 겪은 그녀에게 원선미의 말 몇 마디는 전혀 살상력이 없었다. 오히려 듣기에 지루할 정도였다.원아는 원선미의 옆으로 걸어가서 그녀의 옆모습을 보고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시간이 있으면 네 엄마가 살아있는지 관심을 갖는 것이 좋을 거야. 나는 우리 아버지한테 그런 매춘부의 임종을 하게 하고 싶진 않거든.""우리 엄마?"원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