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렬한 기침 후에 원강수가 말했다. "요 며칠 휴가 좀 내거라...... 나강에 한번 갔다 와. 네 할아버지가 거기 계신다. 아마 선미 엄마도 갔을 거야.”"할아버지요?" 원아는 어리둥절했다.할아버지는 고모가 일본으로 모시고 갔는데, 언제 돌아오셨지?딸이 화를 낼까 봐 걱정하면서 원강수는 딸의 손을 잡았다. 그는 기침을 하며 조용히 모든 일을 한꺼번에 말했다. 말을 마치자 매일 하는 모니터링 검사를 위해 마침 의사가 들어왔다."아빠, 먼저 갈게요." 할아버지 때문에 마음이 급해진 원아가 일어섰다.원아는 아버지가 할아버지에
역은 복잡하고 사람도 많았다. 원아는 작은 트렁크를 꼭 쥐고, 급히 나강으로 가는 KTX에 올라탔다.평온한 KTX 객실에 자리를 잡은 원아는 바로 노트북을 꺼내 작업을 시작했다. 팀장은 원아에게 휴가를 허락하면서,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고도 할 수 있는 작업을 지시했다. 원아는 집중을 위해 이어폰으로 귀를 틀어막았다. 잔잔한 음악이 주변 환경의 영향을 받지 않고 작업에 몰두 할 수 있도록 원아를 도왔다.원아는 한참을 바쁘게 작업하고 난 후, 배가 고파서 가방에 든 빵을 꺼내 먹었다. 원아가 탄 차는 11시가 넘어서 나강에 도착했
"이 사람은?" 할아버지는 함부로 말하지 못하고 원아를 쳐다보았다. 함부로 말했다가 말실수를 하면 큰일이다.문소남은 반듯하게 서서 손을 뻗어 예의 바르면서도 아주 친밀하게 원아의 허리를 끌어안았다. 그 동작은 할아버지로 하여금 두 사람의 관계를 똑똑히 알게 했다."자네가 바로 내 아들이 말한 이강인가 보구먼?" 할아버지는 아궁이 앞에 서서 웃으며 말했다."나는 자네 이름을 알아. 원아 아버지 말이 두 사람 5년 넘게 사귀었다며? 곧 결혼할 거라고 하던데?”원아는 문소남이 반박하기 전에 서둘러 할아버지의 말을 끊었다."할아버
"할아버지, 이 음식은 먹어도 몸에 아무런 도움이 안 되고,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어요" 문소남은 말을 마친 후, 과감하게 남은 음식을 처리했다.할아버지는 조용히 앉아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장 봐온 물건을 들고 입구에 서서 그 광경을 지켜본 원아의 마음속으로 전에는 느껴보지 못한 안정감이 밀려들었다. 남자는 깔끔한 옷차림으로 부엌을 돌아다녔다. 그의 희고 긴 손가락은 오래되고 투박한 그릇을 들고 있었고, 손목에는 다이아몬드가 박힌 진귀한 시계가 채워져있었다. 어둡고 허름한 방과 번쩍이는 시계는 서로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
원아는 그릇과 젓가락을 든 채 맞은편에 앉아 있는 문소남을 미안한 마음으로 쳐다보았다.문소남은 이강을 아주 싫어한다. 그러나 지금 할아버지는 그를 꼬박꼬박 이강이라고 부르고 있다. 정말 속상하지만 참을 수밖에 없다. 이강과 그녀 사이에 일어난 일을 할아버지가 알게 된다면, 노인네는 감당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할아버지도 많이 드세요." 문소남은 여전히 자신을 폭로하지 않고, 할아버지를 잘 챙기면서 할아버지에게 먼저 수저를 들게 했다.그는 할아버지께 고기를 집어주고 난 다음 원아에게도 고기 두 점을 집어 주었다."고마워요."
집 앞에 있는 한 상점은 아직 문을 닫지 않고 있었다.원아가 들어가서 주인에게 물었다."충전기 있어요?"주인 아주머니는 낯선 두 사람을 살펴보았다. 차림새를 보니 대도시에서 온 사람들 같았다. "핸드폰이 어떤 건데? 좀 보여줘 봐요"원아는 애플을 사용하는데, 애플 충전기는 문소남의 핸드폰과 호환되지 않았다. 문소남은 핸드폰을 꺼내 주인에게 보여 주었다.주인 아주머니는 손으로 만지지도 않고 눈으로만 보면서 고개를 저었다. "이 작은 마을에는 국산 핸드폰 충전기만 있어요. 이 핸드폰은 처음 보는 거예요.""네, 감사합
"여기 사장이 내 친구잖아. 당신 방 열쇠를 달라고 했지……."소리를 들어보니, 옆방 이혜진의 몸 위에서 애쓰는 정체불명의 남자는 아내가 있는 남자였다.시트를 만지던 원아의 손이 천천히 시트를 거머쥐었다. 그녀는 아버지를 생각하며 비애를 느꼈다.아버지는 20여 년 동안 고생하며, 이혜진 모녀를 위해 돈을 벌고, 그들을 돌봤다.그러나 아버지가 병원에서 암으로 고생하며 고통을 견디고 있는 지금, 아내 이혜진은 이곳에서 바람을 피우고 있다."저질!""당신 내가 저질이라 좋다며? 너희 집에 있는 간암 걸렸다 폐암 걸렸다 하는
이것은 대표가 원아와 함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어디에 갔는지, 언제 돌아오는지는 부하직원이 물어볼 말이 아니다."쓸모없는 것들!" 장인숙은 욕을 하고 전화를 끊었다.한 손으로는 운전대를 잡고, 다른 한 손으로는 핸드폰을 든 채, 한참을 생각하다가, 장인숙은 친구의 아들 이레인을 떠올렸다.금방 전화 연결이 됐다. "레인이니? 나 장인숙인데......""지난번에 소개해 준 그 맞선 상대, 만나기 전에 전화로 서로 연락한 적 있지? 빨리 찾아서 그 사람 핸드폰 번호 좀 나한테 보내줄래?""그래, 아줌마가 기다릴게."장인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