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아는 위층으로 돌아왔다.방에서는 아주머니가 청소하고 있었다.그녀는 아주머니와 인사하고 나서 옷장을 열고 어제 준비한 옷을 들고 화장실로 들어가 갈아입었다.청소는 아주 빨리 진행되고 있었다.원아가 세수를 하고 나왔을 때 이 방에는 문소남의 흔적이 남아있지 않았다.그녀는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10분 전에 이강의 메시지를 받았다. “원아야, 우리 팀 프로젝트가 끝났어, 내일 하루 휴식이야,오후에 H시로 갈테니까 네가 묵고 있는 호텔 주소를 보내줘.”원아는 “그래, 주소를 보내줄게”라고 답장했다.무슨 영문인지 문소남이 밤새
두 대의 차량이 회의 장소에서 다시 주숙하던 호텔로 향했다.호텔에 도착한 뒤 원아와 주소은은 차에서 내렸다.호텔 입구에서 동준 비서가 정장 차림으로 회장님을 기다리고 있었다.“안녕하세요, 동준 비서님.”원아와 주소은은 들어갈 때 동준에게 인사를 건넸다.동준도 원아에게 고개를 끄덕이면서 인사했지만 원아를 보는 눈빛이 달라졌다.원아가 호텔 로비에 들어서자 동준은 얼굴을 약간 찡그리며 안을 들여다보았다.문소남은 차에서 내리자마자 동준의 표정을 읽고 차가운 시선으로 동준을 쳐다보았다. 동준도 눈치채고는 얼른 시선을 돌려 문소
A 시로 돌아오니 벌써 아침이었다.김훈은 회사에서 파견한 벤틀리를 회사로 돌려보내야 했다.주소은과 원아는 차에서 내렸다.한편 이강은 원아의 캐리어를 내려주며“먼저 집에 데려다줄 테니 푹 자고 저녁에 다시 찾아올게.”라고 말했다.원아가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면서 캐리어를 밀고 동료들과 작별 인사를 나누고 택시를 불렀다.이강은 차가 없어서 너무 불편하다면서 내일 차를 사러 가겠다고 했다원아는 졸리고 피곤해하면서 택시를 기다렸다, 택시가 도착하기 전에 이강의 휴대전화가 먼저 울렸다.“전화 좀 받을게.”이강은 핸드폰을 들고
“누가 보냈는지 모르겠어.”원아는 다시 한번 말했다.그는 이강의 상처받은 눈빛을 보고 싶지 않았고 자신의 인생이 더 이상 불안해지는 것이 싫었다.그러나 이강은“누가 보냈는지 모른다는 게 말이 돼? 내가 바보인 줄 알아? 귀국한지 일 주일도 안 되었는데, 다른 남자가 생겼다니, 만약 정당한 관계라면 어떤 남자가 항공으로 꽃을 보내겠어?”라는 눈빛으로 원아를 쏘아보았다.원아는 그의 이런 눈빛을 참을 수 없어서 꽃다발을 쓰레기통에 버리고는 담담한 말투로 출근하겠다고 말하고는 지하철을 향해 걸어갔다.그녀는 이 꽃다발을 누가 보냈는지
원아는 스폰지밥이라는 색종이가 원원이한테 어울릴 것이라고 생각했다.다른 색종이를 놓고 스폰지밥을 들고일어나 자리를 뜨려 했다.“아...”일어설 때 다른데 신경을 쓰지 않아 옆에 서 있는 한 남자를 보지 못했다.원아의 가슴에 단 브로치가 그의 허리띠에 걸렸다.“미안해요, 제가…” 원아는 함께 걸려 있는 두 개의 물건을 쳐다보며 어색했다.남자가 고개를 숙이고 그녀를 바라보았다.“금방 될 거예요…”원아는 두 손으로 남자의 허리띠를 움켜쥐고는 허둥지둥 움직였다. 그녀가 주동적으로 남자의 허리띠를 손에 쥐어본 건 오늘이 처음이었
이강은 원아가 자신을 사랑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자신이 그녀를 사랑하는 만큼 자신을 사랑하는 건 아니었다.그래서 그는 프러포즈의 실패를 막고 싶었다. 점심, 그 곰곰이 생각한 뒤 부모님에게 할머니, 할아버지, 고모, 삼촌을 모시고 오라고 부탁했다. 어르신부터 아이까지, 10명이 넘는 인원이었다. 이강의 부모님을 이씨 집안의 대문을 여는 순간 원아는 그만 충격을 받고 말았다...이연도 귀신이라도 본 듯한 표정으로 방을 꽉 채운 친척들을 바라보았다. “왔네, 왔어.” 먼저 입을 연 사람은 이강의 둘째 고모였다.
원아는 과거의 일들을 잊으려 노력하고 있었다. 이것 또한 과거에 권력과 힘이 있는 그 신비로운 남자가 바라던 거겠지.여 집사가 그녀에게 한 말이 어렴풋이 기억났다. “남은 여생 편안하기를 빕니다.”그 일이 일어난 후, 원아는 생각에 빠졌다. 이런 일을 겪고도 내 남은 여생이 편안할 수 있을까? 어떻게 편안할 수가 있지?하지만 그건 그녀가 선택한 길이었다. 그러기에 후회는 없다. 여생 편안하다면 너무나 큰 행운이겠지만, 그러지 못 한다고 해도 누구를 탓할 수는 없다.원아가 생각하는 편안함은 사치를 부리는 어마어마한 부자가 되는
“우리는...” 아이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할머니 한 분이 걸어 나오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이 할머니가 설마 원아 아줌마의 엄마는 아니겠지?“할머니!” 훈아는 예의 바르게 말했다.할머니......원아는 훈아의 시선을 따라 뒤쪽을 쳐다보았다.반백이 넘어 보이는 아주머니는 흰색과 핑크색이 섞인 아디다스 운동복을 입고 있었다. 그냥 지나가는 길이었는데, 그녀는 갑자기 세 사람 앞에서 멈추어 섰다.문소남은 이 사람이 원아의 엄마가 아닌 걸 알고 있었다. 그래서 인사를 하지 않았다.“아주머니, 무슨 볼일이라도 있으세요?” 원아는
소남의 앞에서 원아는 아무 일도 없는 듯 자연스럽게 행동할 수 없었다.“출근하기 싫은 거예요?”소남은 그녀의 말을 겉으로는 믿는 척하며 물었다. 하지만 그는 속으로 원아가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다. 전날부터 출근 준비를 했던 그녀가, 단순히 출근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그런 표정을 지을 리 없었다.‘무언가 좋지 않은 일이 생긴 것 같아. 하지만 아침부터 무슨 일이 생긴 거지?’소남은 속으로 궁금해하면서도 원아를 더 이상 추궁하지 않았다. ‘원아는 내 앞에서 거짓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야. 굳이 진실을 캐
“이건 장기적인 투자예요. 누구도 반대하지 않을 거고, 게다가 당신이 진행 중인 연구도 이제 상용화될 때가 됐어요.” 소남은 원아의 귀에 대고 속삭이며, 살짝 감정이 실린 목소리로 말했다.원아가 진행한 연구는 몇 차례의 임상 실험을 통해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었다. 그 후 회사의 마케팅팀이 시장 조사를 했고, 적절한 가격 조건만 맞으면 대부분의 의료 기관이 그 약품을 대량으로 구입하여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혔다. 시장에 대한 걱정은 없었다.원아는 소남의 가까운 존재감에 살짝 혼란스러워하며 나지막이
소남은 설계 도면을 디스크에 저장한 후, 모든 자료를 서류 봉투에 넣었다. 모든 작업을 마친 그는 원아도 샤워를 끝냈을 것이라고 짐작하며 그녀의 방으로 향했다.그는 문을 열고 들어갔고, 원아는 이미 샤워를 마치고 화장대 앞에서 꼼꼼하게 스킨케어를 하고 있었다.원아가 고개를 돌려 소남을 보며 말했다. “다 출력했어요?”“다 출력했어요.” 소남이 대답하며 다가 갔고 원아가 일어서자 그녀를 안으며 말했다. “아까 에런한테서 전화가 왔어요.”“무슨 일이죠...” 원아는 갑작스러운 불안감을 느꼈다. 이런 시간에 에런이 전화를
원아는 설계도를 꼼꼼히 살펴보았다.ML그룹의 입찰 이후, 소남이 이렇게 공들여 건축 설계도를 완성한 적이 없었다. 그녀는 설계도의 세부 사항 하나하나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대표님, 이 설계도 정말 멋져요!” 원아는 감탄하며 말했다. 그런데 이 말을 하고 나서야 그녀는 자신이 무슨 말을 했는지 깨달았다.원아는 생물제약 분야에서 일하고 있지만, 지금은 소남의 건축 설계도에 감탄하고 있는 자신이 이상하게 느껴졌다.‘소남 씨가 방금 내가 한 말을 듣고, 내가 그냥 기분 좋으라고 한 말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텐데. 안 그러면
눈이 녹으면서 날씨는 평소보다 더 쌀쌀해졌지만, 이연의 마음은 따뜻했다.예전에는 이연이 감히 송씨 가문 사람들을 마주할 용기도 없었고, 이런 일들을 처리할 결심도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현욱의 사랑이 이연의 결심을 굳건하게 해주었다. 즉, 이제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와 함께하기로 마음먹었다.“현욱 씨...” 이연이 나지막이 말했다.“난 항상 여기 있어.” 현욱은 그녀를 따뜻하게 안아주었다.“혹시 내가 도울 일이 생기면 꼭 말해줘요. 나는 다른 사람들처럼 똑똑하지 않지만, 최선을 다해 당신을 도울 거예요.” 이연은 결심하
현욱이 그런 표정을 짓는 일은 드물었다. 그래서 원아는 그가 무언가 중요한 일에 직면해 있음을 직감했다.“그렇겠죠.” 비비안도 원아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2층.현욱은 소남을 찾아가 상황을 간단하게 설명했다. 소남은 현욱의 계획을 듣고 나서 얼굴이 굳어졌다.“알겠어. 앞으로 내가 도울 일이 있으면 언제든 말해.”“이번에는 형님의 도움이 정말 필요해요. 저도 이번만큼은 절대로 사양하지 않을 거예요. 형님은 제 편에 단단히 서주기만 하면 돼요.” 현욱은 말했다.소남의 지지가 있다면, SJ그룹은 쉽게 무너지지 않
막 앉았을 때, 그의 핸드폰이 울렸다. 전화는 윤수정에게서 온 것이었다. 재훈은 전화를 받지 않고, 대신 윤수정에게 톡으로 메시지를 보냈다.[형이 확실히 모든 개인 서류들을 전부 다시 발급한 것 같아요. 그 시기가 꽤 이른 편이었는데, 그때는 우리가 이연을 경계하지 않았을 때였죠.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할아버지가 이 문제를 잘 처리하실 거예요.]메시지를 보내고 나서 재훈은 핸드폰을 아무렇게나 내려놓고 소파에 몸을 던졌다.‘송현욱과 이연... 너희 둘이 결혼을 했다고 해도, 내가 너희들을 행복하게 내버려 둘 것 같아!’‘
“할아버지, 지금 금고에 있는 형의 모든 개인 서류를 가지고 한 번 확인해 보세요. 아마 지금은 사용할 수 없는 서류들뿐일 거예요. 할아버지께서 형한테 정략결혼을 추진하실 때, 형은 이미 그때 모든 개인 서류를 다시 재발급 신청을 해서 새롭게 발급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재훈은 마음속의 분노를 억누르며, 최대한 차분하게 송상철에게 이 사실을 전했다.송상철의 얼굴은 화가 난 나머지 핏발이 부풀어 올랐고, 유 집사를 바라보며 말했다. “현욱이 이 녀석 당장 데려와.”“예, 어르신.” 유 집사는 이번 일이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재훈이 지난번 T그룹의 입찰사업계획서를 훔치려다 실패한 일이 있었고, 그는 그 책임을 부하에게 돌렸지만, 송상철은 여전히 그 일을 부끄럽게 여기고 있었다. 그래서 재훈은 지금 자신이 직접 모든 것을 다시 확인할 필요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그럼 네 엄마는 깨어나긴 한 거야?” 송상철이 다시 물었다.“예, 깨어나셨어요.” 재훈은 거실에서 최대한 인내심을 갖고 서 있었다. 송상철이 모든 질문을 끝내야만 재훈이 서재로 가서 금고를 열 수 있기 때문이었다.송재훈은 송상철의 모든 질문이 끝날 때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며 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