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소식? 너가 나를 죽이지 않는 게 제일 좋은 소식이야." 박우진은 농담을 했다.진아연은 몇 초 침묵하고는 약올리기 시작했다. "그것밖에 안돼? 삼촌이 나오라고 부르면 무서워 벌벌 떨려나?"박우진: "진아연! 굳이 전화까지 해 이럴거야? 나 모든 걸 다 잃었어, 왜 또 나를 찾는데? 너랑 우리 삼촌에 관한 일 난 하나도 듣고 싶지 않아, 관심도 없고, 둘이 결혼을 한다고 해도 나랑 아무 상관이 없는 일이야! 삼촌이 절대 나를 초대하지 않을 거야!"진아연은 박우진의 말을 차분히 다 듣고 담담하게 말했다. "맞아, 나 너희 삼촌이랑 결혼할 거야. 너를 초대할지 안할지는 내가 정하는 거야, 너희 삼촌이 아니라."박우진은 놀랐다."박우진, 얼른 나와! 나 만나서 할 얘기가 있어!" 진아연은 박우진을 불러내기 위해 박시준 카드까지 꺼냈다. "그리고 너희 삼촌 그렇게 매정한 사람이 아니야. 만나서 잘 좀 얘기해 보자."박우진은 마음이 약해져 진아연을 만나기로 했다.약 40분 뒤, 두 사람은 커피숍에서 만났다.창가에 앉은 진아연은 라떼 한 잔을 주문했다."진아연, 너 정말 우리 삼촌과 결혼하는 거야?" 박우진은 진아연의 얼굴을 쳐다보며 물었다."내가 왜 이런 일 가지고 너를 속이겠어." 진아연은 말했다. "너랑 네 아빠가 집까지 다 팔아 버리고 지금 어디 살아? 우리 결혼식에 오고 싶다고 하면 청첩장 보내줄게."박우진은 조금 놀랐다. "정말 진심으로 나를 초대하는 거야?""그렇지 않으면? 아버지랑 같이 와도 사람 두명이잖아, 두 사람이 더 온다고 박시준한테는 다를 것 없어." 진아연은 물었다. "너 지금 어디 살아?""월세 살아. 아직 적당한 집을 못 찾았어. 아빠는 여기를 떠나고 싶어하시는데 내가 동의하지 않았어. 이것 때문에 아직도 서로 싸우고 있어." 집 얘기하면서 박우진은 조금 우울해했다. "그래, 내가 불효자식이지, 나 때문에 아빠가 이렇게 됐는데. 잘해줘야지.""그래, 그렇게라도 생각하니 다행이야." 진아연의 시선을 어느새 박우진의
"흰머리가 뭐 볼게 있어, 그냥 흰머리지. 상상이 안돼?" 진아연의 말에 박우진은 말문이 막혔다."너 지금 나한테 장난치는 거 같은데?" 박우진은 중얼거렸다."너 그 기름진 머리를 뭐라고 안한 것만으로 고맙게 여겨, 내가 너한테 장난을 왜쳐, 너희 삼촌이 직접 처리하라고 하면 되지. 너희 삼촌이면 머리카락이 아니라 머리를 뽑을걸."겁에 질린 박우진은 표정이 순간 어두워졌다. "삼촌이 나 그렇게까지 싫어하지 않는다며?""그럼, 아니면 너 왜 아직 살아 있겠어? 너가 친 조카가 아니였였으면 이미 죽었을 거야." 진아연이이 말했다. "커피 다 마시고 나 그만 갈거야."박우진은 또 놀랐다. "할 말이 있다며? 뭔 말인데?""다 했어!" 진아연은 커피 한 모금 마시고 박우진을 바라보았다. "너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알고 싶었어. 정작 너가 이렇게 살고 있는 걸 보니 더이상 말이 안 나온다.""왜?" 박우진은 물었다."내가 너보다 훨씬 잘 살고 있어서, 내가 뭐라도 얘기하면 너한테 자랑하는 것처럼 느껴질 것 같아. 그건 좀 아닌 것 같아서 그래." 진아연은 커피를 다 마시고 가방을 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커피는 내가 살게, 천천히 마시고 가."박우진은 유유히 떠나는 진아연의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만 보았다.두 사람이 주고받은 말은 다 합쳐서 열 마디도 안되었다.그리고 모두 전화로 해도 충분한 말들이었다.전화로 할 수 없었던 건 머리카락 뽑는 일 뿐이었다.박우진은 다시 생각해봐도 진아연이 뽑아간 건 머리카락 하나가 아니라 한 줌이었다.아직도 두피가 은은히 아파왔다. 박우진은 마치 꿈을 꾼 것만 같았다.진아연은 커피 숍에서 나와 차를 타고 유전자 검사센터로 향했다.진아연의 마음은 조금 혼란스러러웠다. 심지어 긴장이 되기까지 했다.DNA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전혀 예상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박시준과 박우진의 DNA가 일치하면 모든 게 지금 이대로 흘러갈 수 있다.하지만 그러면 진아연의 고정 관념이 깨지는 것이다. 진아연은 여태까지 이 세상
ST그룹.성빈은 박시준의 사무실 의자에 앉아 모든게 하찮다는 듯한 표정으로 사무실로 들어오는 박시준을 보고 있었다."시준아, 너 너무 빠른 거 아니야?" 성빈은 지금 어떻게 놀리든 박시준은 화내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그래서 농담도 더 과감해졌다. "나 떠난 지 이틀밖에 안되는데, 그 짧은 시간에 진아연과 화해하고 심지어 결혼까지 준비하고 있다며? 지운이가 전화를 하지 않았으면 결혼식 다 끝나고 나한테 알릴 거였지?"박시준은 책상 옆으로 다가가 물었다. "강씨 가문과 전 씨 가문 관계 꽤 좋은거지?""어느 전 씨 가문?""청산 전 씨네, 전 회장이 죽고 지금 아들인 전훈이 물려받았거든." 박시준은 아직도 청산에서 있었던 일을 마음에에 두고 있었다. "그때 내가 미리 안에 스파이 한 명 안 심었으면 아마 우리 이미 백골이 되었을거야."성빈은 '이씨' 하고 소리를 내고는 놀라 의자에서 일어났다. "지운이가 이런 얘기는 하지 않았는데, 그냥 너 진아연이랑 결혼한다고 했어. 강 씨네랑 전 씨 두 가문이 잘 아는 사이인지 나도 잘 몰라, 강진이 자기 집에 대해 별로 얘기한 적이 없어.""내 기억으로는 몇 년 전에 강진이 전 씨네 결혼식에 간다고 휴가 낸 적이 한번 있어." 박시준이 말했다. "넌 아마 기억 못할거야. 꽤 오래전 일이라서.""그 말은 강진이 전 씨네랑 아는 사이라는 거잖아. 혹시 너희들을 노린 사람이 강진일 거라고 의심하는 거야?" 성빈은 박시준의 생각에 의아했다. "시준아, 그게 가능하다고 생각해? 강진이 너를 위해 목숨도 버릴 수 있는 여자야. 걔가 너를 왜 죽여?""걔 예전의 강진이 아니야." 박시준의 눈가에는 차갑고 무서운 눈빛이 스쳐갔다. "강진 개 나만 죽이려고 했던 게 아니라 그 별장에 있는 사람들 다 죽이려고 했어. 이미 완전히 미쳤어어."성빈은 한 동안 말문이 막혀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더 이상 살려 둘 수 없어." 박시준은 성빈을 바라보았다. "너 시간 나면 청첩장 가져다 줘. 그리고 확실히 좀 물어봐줘.
사탕을 진아연의 회사까지 돌린 것이다."아직 결정되지 않았어요!" 진아연은 수줍게 말했다."네? 6월 1일에 결혼식 하시는 거 아니었어요?" 직원은 의아해했다. "ST 쪽에 물어봤는데, 박대표님과 6월 1일 결혼식이라고 하던데요!"진아연: "..."이런!진아연 본인조차 6월 1일에 결혼한다는 것을 모르고 있는데, 박시준 회사 직원이 먼저 알았다.진아연은 박시준과 칠석 날 혼인신고를 하기로 결정은 했지만 결혼식은 준비하는 걸 봐서 결정하기로 했었다.그런데 박시준은 결혼식을 6월 1일로 정해 버리고는 진아연한테 알리지도 않았다?사무실에 들어간 진아연은 바로 박시준에게 전화를 걸었다.박시준은 전화를 받았다. "아연아, 마침 전화 하려던 참이었어. 드레스 디자인 시안이 나왔어. 사진으로 보내줄게, 한번 봐봐.""벌써요?" 진아연은 놀란 나머지 자기가 전화를 한 이유를 잊었다. "네, 바로 볼게요."그리고는 전화를 끊었다.진아연은 카카오톡을 열어 박시준이 보내온 드레스 시안 사진을 보았다.그리고 박시준에게 다시 전화를 걸었다. "어제 그 디자이너가 디자인 한 거예요? 시안으로 봐서는 괜찮은 것 같아요.""그럼 이대로 정해?""네." 진아연은 까다롭지 않았다. 심플하고 단아한 스타일이면 됐었다.진아연이 생각하는 결혼식은 신성한 것이었다.방금 보내온 드레스 스타일은 진아연이 원하던 것과 비슷했다."우리 부대표가 결혼 길일을 정해줬어. 6월 1일에 결혼식을 하면 아주 좋대." 박시준은 물었다. "6월 1일 어때?""시준 씨 회사 부대표가 정한 거네요. 지금 우리 회사 직원 모두가 6월 1일에 결혼하는 걸로 알아요." 진아연은 의자에 앉았다. "그럼 6월 1일로 해요, 다만 시간이 좀 촉박하지 않아요?""괜찮을거야." 박시준은 미소를 지었다. "돈만 있으면 내일이라도 돼."진아연은 얼굴이 조금 빨개지며 화제를 바꿨다. "결혼식 때, 시준 씨 오빠랑 조카는 초대할 거예요?""그럴 필요 없어." 박시준의 말투는 조금 차가워졌다. "그 두 사
그날 저녁.진아연은 집에 들어가자 박시준과 디자이너가 기다리고 있었다.디자이너는 진아연의 사이즈들을 재러 온 것이었다."엄마, 나도 예쁜 치마 갖고 싶어요." 라엘은 진아연을 바라보며 부러움을 감추지 못했다."라엘아, 엄마가 새 치마를 많이 사줬잖아, 너 아직 한번도 안 입은 치마가 많아!" 진아연은 라엘을 달랬다."이거랑 달라요." 라엘은 눈살을 찌푸렸다."뭐가 달라?""아빠가 결혼식 날 엄마가 입을 드레스를 보여줬어요. 제 치마들보다 엄청 예쁘던데요." 라엘은 말하다가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 "아빠가 저한테도 똑같은 드레스 사준아고 했어요."진아연은 박시준을 바라보며 말했다. "정말 라엘한테 드레스를 사주려고요?"박시준은 수줍게 말했다. "딸이 좋아한다면야 뭐."진아연은 박시준의 태도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우선 웨딩드레스의 치마가 너무 커서 라엘이 입고 있으면 행동이 많이 불편할 것이다.둘째, 어떻게 애가 하자는 대로 다 해주지?"애가 하자는 대로 다 해주면 어떡해요? 나중에 라엘이가 아무 남자나 데리고 와 시집 간다고 해도 이런 태도로 대할 거예요?" 진아연은 박시준의 틀린 교육방법을 대놓고 지적했다.아직 이사를 오지도 않았는데 지금처럼 하자는 대로 다 해주는데, 나중에 집에 들어와서 살게 되면 더 할 것이다.진아연의 질문에 박시준은 눈살을 찌푸렸다.박시준 눈에 라엘은 그냥 어린 아이뿐이었다. 시집 같은 건 생각조차 해 본 적이 없었다.아직까지 박시준은 딸이 시집 가는 거을 전혀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냥 딸이 다른 남자랑 같이 생활할 것을 상상만 해도 마음이 좋지 않았다."라엘이는 18살 전에 연애하면 안돼., 그리고 25살 되기 전에 결혼도 하면 안되고." 잠깐 고민하던 박시준은 규칙을 정했다. "18살 전에는 심적으로 아직 아이여서 나쁜 사람에게 속을 수 있어. 25살까지도 완전히 어른이라 보긴 힘들어 어떤 남자한테도 마음 편하게 우리 라엘이 시집 못 보내."진아연은 박시준의 기준이 어이가 없었다."딸이 18
그러면 감사해야 할 사람은 그때 진아연 씨를 지키던 경호원이네요?디자이너는 두 사람이 다투는 모습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 "진 아가씨, 두 분이 여기까지 온 것도 인연이에요. 과거에 어떤 어려움을 겪었든지 이제부터는 두 분 행복할 거예요."진아연은 디자이너에게 밝게 웃으며 말했다. "글쎄요. 오늘 사이즈 재러 오셨죠? 재세요. 옷을 벗어야 되나요?""겉옷은 벗고 안에는 조금 타이트한 걸로 입으시면 사이즈가 더 정확히 나올 수 있어요.""아, 그럼 들어가 갈아입고 올게요." 진아연은 방으로 들어갔다.라엘은 조용히 박시준에게로 다가가 질문을 했다. "아빠, 식물인간이 뭐예요? 저 식물은 알아요. 뭐 꽃이나 나무 그런 거 다 식물 맞죠?"박시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꽃과 나무는 다 식물이지...""네" 라엘은 박시준의 말을 끊었다. "그러면 식물인간이란 사람이 꽃이 펴서 식물인간이라고 하는거죠."박시준은 딸의 말에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라엘아, 그런게 아니야." 이모님이 다가왔다. "식물인간은 사람이 식물처럼 움직이지 못하지만 생명이 있는 사람을 말하는 거야. 아주 심각한 병이 있는 사람이야."라엘은 깜짝 놀랐다. "아빠가 예전에 그렇게 심하게 아팠어요?""응. 너희 아빠가 일어난 건 기적 같았어." 이모님은 말했다.저녁 9시, 아이 방.라엘은 쉽게 잠이 오지 않았다. 라엘은 베개를 안고 한이 침대에 올라갔다.두 아이는 6살 이후로 침대를 나눠 잠을 잤다.하지만 여전히 같은 방을 쓰고 있었다.가끔 소나기가 내릴 때, 라엘은 무서워서 한이 침대에서 자곤 했다."오빠, 아빠가 예전에 식물인간었대." 라엘은 자랑하듯이 말했다. "오빠는 식물인간이 뭔지 알아?"한이: "나한테 말할 필요 없어. 관심없어.""그래...아빠는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을 수 있었대, 그래서 식물인간이었다는데." 오빠가 관심이 없다고 하니 라엘은 헛소리를 하기 시작했다.한이는 '탁' 하고 불을 켰다. "라엘아, 하나도 재미없거든. 네 침대로 가서 자."
강진은 성빈의 손을 바라보며 차갑게 거절했다. "싫어요."성빈은 눈살을 찌푸렸다 "그러면 당신이 시킨 거 맞아요?!""아니라니까! 왜 제 말을 믿지 않아요? " 강진은 화를 내며 의자에 앉았다. "성빈 씨, 방금 저한테 한 말 박시준이 한 말 맞아요?"성빈은 두 손으로 책상을 집고 말했다. "아니면 제가 왜 굳이 강진 씨를 만나러 여기까지 왔겠어요? 당연히 시준이 말이죠! 저 며칠 전까지 A국에 없었어요, 어제 돼서야 국내에서 벌어진 일들을 알게 되었어요.""아, 청산 별장에서 일어난 일 저도 들었어요. 아무일도 없었다던데요." 강진의 입가엔 비웃는 미소를 지었다. "아무일도 없었는데 지금 저를 의심하고 있는 건 괜히 저를 가만두지 않겠다는 거네요?"성빈은 강진의 긴장과 두려움이 섞인 말투에서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었다.박시준의 말은 옳았다.강진은 얼굴이 망가진 이후 심리적으로 정상이 아니었다.강진은 박시준을 제일 사랑했었다. 누가 박시준을 해친다면 가장 먼저 나서 맞서 싸울 사람이었다.하지만 지금 강진은 박시준을 죽이려는 마음까지 가진 것이다.마음을 가진 것뿐만 아니라 실행에 옮길려한다.비록 계획은 실패했고 아무도 다치지 않았지만 정말 이 여자를 살아 남겨두면 반드시 또 다른 계획을 세울 것이다."강진 씨, 더 이상 거짓말하지 말고 끔찍한 일들을 멈춰요." 성빈은 인상을 찌푸리고 말했다. "사람은 자기의 잘못된 행동에 책임을 져야 돼요. 당신 목숨만 목숨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생명은 똑같이 소중한 거예요.""성빈 시, 제가 아니에요... 제가 아니라니까요, 아무런 증거도 없이 죄를 단정 지을 거예요?" 강진의 눈에는 눈물이 고였다."전에 전가네 결혼식에 갔던 걸 잊었죠? 시준이는 기억하고 있어요. 시준이가 확신이 없으면 저 오늘 당신을 찾아오지도 않았을 거예요." 성빈은 강진의 마지막 희망까지 저버렸다.강진은 몸이 약간 떨리며 눈물이 와르륵 터지고 말았다."저 많이 아파요..." 강진은 갑자기 서랍을 열고 몇 박스의 약을
강진의 불쌍한 모습에 성빈은 마음이 약해져 그녀를 안았다. "강진 씨의 고통 저 이해해요. 여태까지 여왕 대접만만 받았었는데 이런 고통 언제 겪어봤겠어요."강진은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강진은 이제야 이 세상에서 자기를 가장 사랑하는 남자는 성빈이라는 걸 알았다.그러나 강진은 죽기 전에 또 한번 이 남자에게 상처를 주려고 했다."성빈 씨, 다음 생에는 성빈 씨한테 시집 갈래요... 성빈 씨 오늘 허락해 줘요. 저 이제 곧 죽는데, 한번만 만족시켜줘요."성빈: "그래요, 다음 생에는 저한테 시집 와요."...A시.정신과 의사를 만나 상담을 받은 여소정은 진아연에게 전화를 했다.진아연은 어디에 있는지 묻고는 바로 여소정을 만나러 출발했다.두 사람은 한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준기 씨는 왜 같이 안 왔어? 내가 있는 자리가 불편하대?" 진아연은 물었다.여소정: "불편할게 뭐가 있어, 우리 둘이 이야기하는데 옆에 있어봤자 방해만 됐지, 내가 오지 말라고 했어."진아연은 웃으며 물었다. "정신과 의사 상담을 받아보니 어때?""좀 복잡한 것 같아." 여소정은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 사람마다 자기만의 고통이 있다는 걸 나도 알아. 사람이 이 복잡한 세상에서 살아간다는 게 어찌 그리 쉬워. 굴곡이 없는 삶을 사는 사람이 아무래도 소수일 거야.""다른 정신과 의사 한번 알아봐 줄까?" 진아연이 보기에 여소정은 더 심해진 것 같았다.여소정은 고개를 저었다. "이 정신과 의사 좋아. 나한테 고통을 피하지 말고 직면하라고 하고 그래야 극복하고 이겨나갈 수 있다고 해줬어.""그래, 과정이 필요해." 진아연은 말했다."의사 선생님이 재미있는 얘기 해줬어." 여소정은 갑자기 웃으며 말했다. "박시준이 찾아갔었대. 근데 한번 상담 받고 다시 오지 않았대."진아연은 감짝 놀랐다. "의사가 너한테 그 얘기 왜 한거야?! 환자 개인 정보 공개하면 안되는 거 아니야?"여소정은 고개를 저었다. "박시준 치료에 관한 얘기는 하나도 안했어. 그냥 찾아왔었다고 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