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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2장

"아연아, 며칠 동안 휴대폰을 보지 마." 여소정이 귀띔했다. "박시준이 B국에서 기사 일면을 산 것 같은데 보기 역겨워."

진아연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비록 열이 내리긴 했지만 종일 아무것도 먹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 배가 너무 고팠다. 그뿐만 아니라 목이 너무 말라 목소리가 잘 나오지도 않았다.

"아연아, 뭐 좀 먹고 있어. 난 마이크 마중하러 공항에 가야 할 것 같아. 곧 도착할 테니 지금 바로 공항에 가야 해."

이모님이 죽 한 그릇을 진아연의 앞에 놓았다.

죽 한 그릇을 먹은 진아연은 체력이 조금 회복되는 것 같았다.

"라엘아, 한이야, 왜 그렇게 날 빤히 보는 거야?" 진아연이 웃으면서 말했다. "엄만 그저 감기 걸렸을 뿐이니까 곧 괜찮아질 거야."

"엄마, 몰래 울었어요?" 라엘이는 엄마의 두 눈이 벌겋게 부은 것을 보고 입을 삐죽하며 말했다. "속상해하지 말아요. 엄마에게는 나랑 오빠도 있고 동생도 있잖아요. 우린 영원히 엄마를 떠나지 않을 거예요."

"엄마도 알아. 그래서 엄마의 병이 나았고 기분도 좋아졌어." 진아연은 딸의 부드러운 머릿결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이때 한이가 다가와 아무 말 없이 엄마를 안았다.

아이들을 꼭 껴안은 그녀는 에너지가 몸속으로 끊임없이 주입되는 것 같았다.

"엄만 예전에 너희들에게 온전한 가정을 주고 싶었어. 하지만 지금 세상에 온전하다는 건 없다는 걸 발견했어. 행복하게 잘 살기만 하면 그게 온전하다고 할 수 있어. 그러니 엄마 걱정은 안 해도 돼. 너희들이 엄마 옆에 있으면 엄만 너무 행복하거든."

"엄마, 저 앞으로 다시는 말썽 피우지 않을게요. 엄마랑 오빠 말 꼭 잘 들을게요." 라엘은 타격을 받고 어린 마음에 상처를 입었다.

"엄마, 제가 동생을 잘 돌볼게요. 앞으로 엄마는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하면 돼요. 우리 걱정은 하지 말고요." 한이가 어른스럽게 말했다.

진아연은 감동이 밀려와 크게 숨을 들이쉬며 흘러나오려는 눈물을 참아냈다.

아이를 잘 키울 수 있다면 그녀는 이번 생에 아무런 여한이 없을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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