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그에게 이 '좋은 일' 을 감히 알려줄 수 없었다.이 '좋은 일' 은 시은이의 고통을 밟고 일어난 일이다.그가 지성이를 향한 짙은 부성애는 이미 달라졌다.그녀는 감히 그가 이 아이를 계속 사랑할 거라는 기대를 할 수 없었고, 그저 그가 이 아이를 미워하지 말기만 바랄 뿐이었다.그녀는 피곤한 발걸음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는 마이크가 돌아와 있었다."지성이는 괜찮지?" 마이크가 그녀의 앞에 다가가 그녀를 품에 안고 낮은 소리로 말했다. "시은이의 일은 지운 씨한테 전해 들었어. 참 받아들이기 힘든 현실이지만 이미 돌릴 수도 없어."진아연은 한이와 라엘이 거실에 서 있는 걸 보고 침착한 표정을 지었다."지성이는 당분간 괜찮을 거야. 의사 선생님께서 나더러 돌아와 쉬라고 했어." 그녀의 어조는 평소와 별다름 없었다.마이크가 그녀의 긴장을 풀어주었다.그녀는 두 아이에게 다가가 물었다. "아침은 먹었어? 학교 가야지?"라엘: "엄마, 오늘 주말이에요, 세연 삼촌이 우리 집에 오기로 했어요.""세연 삼촌이 너한테 얘기했어?" 진아연은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세연 삼촌이 오빠한테 전화해서 말했어요." 라엘은 눈을 반짝이며 아주 기뻐했다. "세연 삼촌이 너무 보고 싶어요. 겨울 방학이 되면 매일 삼촌이랑 함께 있을 수 있어요."진아연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지성이와 시은이의 일로 그녀의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라엘이 공부를 싫어하고 연예계에 진출하고 싶어 한다고 해도 라엘이 행복할 수만 있다면 그녀는 다 지지할 것이다.생명은 너무 연약해 어느 날 갑자기 마침표를 찍을지 모른다.그녀가 방에 돌아간 후 한이가 마이크의 옆에 다가가 물었다. "방금 엄마한테 귓속말로 시은이 얘기를 한거죠? 시은이가 왜요?"마이크는 입을 꾹 다물고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시은이가 왜요?" 라엘도 다가왔다.두 아이의 질문에 마이크는 손으로 머리를 긁적이며 대답했다. "시은이가... 사망했을지도 몰라."한이가 놀라 멍해졌고 그의 나이에 맞지 않은
박한은 마당에 나갔다.차는 박한의 앞에 멈춰 섰고, 차 문이 열리더니 박시준의 경호원이 먼저 차에서 내렸다.차에서 내린 경호원은 차가운 눈빛으로 박한을 바라보았다.경호원의 눈빛을 본 박한은 머리털이 곤두서는 것 같았다.어떻게 된 일이지? 그는 박시준의 친형인데 경호원이 감히 이런 도발적인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다니!아랫사람이 누군가를 대하는 태도는 일반적으로 주인의 개인적인 태도를 말해준다.박한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었다. 시은이의 죽음이 자신과 무슨 상관이 있단 말인가!박한이 이렇게 불안해하고 있을 때 박시준이 차에서 내렸다.차에서 내린 그는 차가운 눈빛으로 박한을 흘겨보고는 별장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어리둥절해진 박한이 그를 뒤쫓아가며 말했다. "시준아, 어젯밤 시은이한테 사고가 있었다는 말은 들었어. 연락하려고 했는데 너무 늦어서 안 한 거야. 지금 이 일을 얘기하려던 참이였는데 네가 왔어."박시준이 뼛속까지 시려 올 정도로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뭘 얘기할려 했는데?""시은이의 장례식에 관한 걸 논의해야지.""시은이가 죽었다고 누가 그래?" 그는 주먹을 꽉 움켜쥐고 두 눈에 분노가 이글거렸다.박한은 자신이 말을 잘못했다는 걸 알아차리고 곧 후회하며 말했다. "이런, 내가 말이 헛나왔어. 시은이는 내 친동생이기도 한데 저주할 리가 없잖아... 나도 그 애가 잘 살아있기를 바라는 마음이야..."박시준은 그를 무시하고 성큼성큼 거실에 들어갔다.박시준이 시은이의 장례식에 대해 논의하러 온 게 아니면 뭘 하러 온 건지 박한은 아주 궁금했다.박한이 거실에 들어섰을 땐 박시준이 이미 계단까지 걸어갔다.그는 계단 앞에 서서 올라가지 않았다.이곳은 어머니가 돌아가셨던 곳이다.박한은 곧 이 사실을 눈치채고 불안한 마음으로 물었다. "시준아, 너 엄마가 그리워?""응." 그는 콧소리가 크게 났고 숨도 조금 거칠어졌다. "형, 왜 엄마를 죽였어?"박한은 뒤통수를 얻어맞은 것 같았다. 그는 말을 더듬기 시작했다. "내, 내가
박시준은 어젯밤에 생각을 정리했다.그는 엄마를 위해 복수할 것이다. 만약 엄마를 살해한 사람이 형이라면 그는 형을 죽일 것이고, 엄마를 살해한 사람이 박우진이라면 박우진을 죽일 것이다.누가 애원하든 소용이 없다.그는 총을 든 손에 힘을 주고 박우진을 조준한 뒤 속으로 하나, 둘, 셋을 읊은 후방아쇠를 당겼다!'탕!' 하는 소리와 함께 총알이 박우진을 향해 발사되었다.박우진은 놀라 표정이 일그러진 채 비명을 지르는 것조차 잊었다.갑자기 눈앞에 검은색 그림자가 스쳐 지나는 것이 보였고, 곧 그 검은 그림자의 나지막한 고통 어린 비명이 들려왔다.그는 엄마가 품에 쓰러져 있는 걸 발견했다. 엄마의 입가에서 피가 흐르고 있었다!엄마가 자신을 위해 날아오는 총알을 막았다는 걸 깨달았다."엄마! 엄마!" 박우진은 어머니를 안고 통곡했다.아래층에 있던 박한은 이 광경을 보고 황급히 위층으로 올라갔다. "여보, 여보, 안 돼. 우리 당장 병원 가자!" 박한은 위층으로 달려가 아들의 품에서 아내를 안았다.아내를 안은 박한이 아래층으로 내려왔고 박우진이 그 뒤를 따랐다.그들은 박시준의 옆을 지날 때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속력을 냈다.박시준의 손에는 총이 들려 있다.그가 죽이고 싶은 사람은 박우진이기에 포기하지 않고 다시 한번 시도할까 두려웠다.그는 가족들과 달리 마음이 누구보다 독했고,그래서 모두가 그를 두려워했다."대표님, 다들 갔어요." 경호원이 박시준에게 귀띔했다. "제가 가서 박우진을 잡아 올까요?"박시준은 계단에 묻은 혈흔을 바라보며 차갑게 말했다. "목숨값은 목숨으로 갚아야지."박우진의 엄마가 대신 벌을 받았으니 이 일은 잠시 접어두기로 했다.앞으로 그가 감히 함부로 행동하면 죽일 것이라 다짐했다.점심, 스타팰리스.김세연이 오자 라엘은 곧 그의 품에 안겼다."세연 삼촌, 삼촌이 와서 너무 좋은데 지금 웃음이 나오지 않아요... 저의 고모가 제 동생을 구하려다 죽었어요. 전 고모를 너무 좋아하는데... 고
그가 왜 전화를 한 거지?그녀는 다시 누워 전화를 받았다."아연아, 우리 엄마가 돌아가셨어." 전화기 너머로 박우진의 흐느끼는 소리가 들려왔다.진아연은 멍해 있다가 너무 갑작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머님이 돌아가셨다니? 어떻게 돌아가신 건데?""박시준이 죽였어!" 박우진이 울먹이며 말했다. "나한테 총을 쐈는데 엄마가 대신 총알을 막았어. 아연아, 나 지금 너무 힘든데 누구한테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어..."진아연이 벌떡 일어나 앉았다.박시준이 왜 그런 거야?시은이는 지성에게 피를 헌혈하느라 사고가 났고 박우진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아무 이유 없이 사람을 죽일 수 없고 그럴 사람도 아니다!"박우진, 삼촌이 그렇게 한 건 네가 무슨 가증스러운 일을 해서 그런게 아닐까?" 진아연이 따져 물었다. "도대체 무슨 일을 저지른 거야?"박우진은 진아연에게 한탄할 생각이었는데 진아연이 자신보다 더 격동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내가 끔찍한 짓을 저지르긴 했어. 삼촌이 날 죽인다고 해도 삼촌을 원망하진 않을 거야. 하지만 엄마는 억울하잖아!" 박우진은 숨을 들이쉬고 나서 흐르는 눈물을 닦았다. "내가 심윤과 함께 할머니를 죽였어... 내가 너무 어리석었어! 심윤이 날 좋아하면 남은 생을 편하게 살 줄 알았거든!""박우진, 할머니를 죽이고 반성을 해야지, 엄마마저 너 때문에 죽었는데 삼촌을 원망할 자격이 있기나 해? 내가 삼촌이라도 널 죽이고 싶었을 거야!" 진아연이 이를 갈며 말했다. "사람은 능력이 없어도 되지만 양심이 없으면 안 돼!"박우진이 눈물을 멈췄다. "진아연, 위로를 안 해도 돼, 하지만 내가 가장 힘들 때 날 비난하는 건 하지 말아줘. 엄마가 죽었다고! 내가 죽인 게 아니잖아! 내가 아무리 양심이 없어도 내 손으로 우리 엄마를 죽이지 않을 거야!""그럼 할머니는? 할머니가 너한테 뭘 잘못했는데?" 진아연이 물었다. "네가 네 손으로 할머니를 죽였으니 난 널 비난해도 돼!"박우진은 이를 악물고 전화를 끊었다.진아연은 귓가에 들려오
장 이모는 고개를 저었다. "아침에 나가실 때 안색이 너무 안 좋아서. 감히 묻지 못했어요. 아니면 아연 씨가 전화해 볼래요?"진아연은 가방에서 휴대폰을 꺼내 그의 번호를 눌렀다. 전화가 걸렸지만 그는 받지 않았다."아연 씨, 먼저 안으로 들어오세요! 밖이 너무 춥네요." 장 이모는 그녀를 부축했다."몸은 어때요?""많이 좋아졌어요." 그녀는 가볍게 말했다.사실 그녀는 복부의 상처가 여전히 많이 아팠다. 하지만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련의 사건들로 인해 그녀는 종종 몸의 고통을 잊게 되었다."저도 여자고 애를 낳은 적이 있어요. 아직 산후조리 중인데도 매일 집과 병원을 왔다 갔다 해서 회복에 영향이 많을 거예요." 장 이모는 한숨을 쉬었다. "지성이가 안정되면 집에서 편히 쉬세요. 대표님은 혼자서 헤쳐 나가실 수 있을 거예요.""네. 전 그냥 잠깐 보러 온 거예요." 와서 보지 않으면 걱정이 되기 마련이었다."저녁이면 돌아오실 거예요." 장 이모는 그녀에게 따뜻한 물 한을 따라주었다. "어제 시은의 방에서 밤새 머무셨어요. 아마 밤새도록 주무시지 않았을 거예요.""시은의 방에 잠깐 가서 볼 수 있을까요?" 아연은 컵을 받아 한 모금 마셨다."네. 하지만 방에 있는 물건에는 손대지 마세요. 대표님이 화내실 수도 있으니까요.""그냥 볼게요." 시은이에게 그런 일이 생기지 않았다면 진아연은 함부로 그녀의 방에 들어가지 않았을 것이다.시은은 지성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바쳤고, 진아연은 이 은혜가 너무 무겁게 느껴졌다.그리고 그녀는 한 번도 시은을 제대로 알지 못했던 것 같았다.장 이모는 그녀를 시은의 방으로 데려갔다.시은의 방은 환상적인 공주방 스타일이었다. 눈부신 샹들리에에서 머리 빗 한 자루에 이르기까지 모든 물건이 정교하고 독특하였고, 시중에서 아무렇게나 살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박시준은 자기가 줄 수 있는 최고의 것을 모두 시은에게 주었다.그리고 시은은 그의 아들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바쳤다.돈은 헤아릴 수 있지만
그러나 시은은 독사진이 한 장 있었다.당시 박시준은 겨우 네 살짜리 아이였을 뿐, 또래보다 생각이 깊다 해도, 동생이 가족사진을 찍을 수 있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진아연은 시은이 가족 관계 등록부에 없는 이유가 박시준의 아버지가 지적 장애가 있는 시은을 받아들일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추측했다.그렇지 않으면 딸과 제외한 채 가족사진을 찍을 리 없었다.그녀는 계속해서 사진을 보았다. 새 페이지를 넘기자 그녀의 눈앞에 5살 박시준의 독사진이 나타났다.5살 때의 박시준을 보니 지금의 그를 보고 있는 듯했다.그러나 어딘가 문제가 있는 것 같았다.그녀는 심장이 조여왔고, 앨범을 들고 있는 손이 살짝 떨렸다.앞의 박시준 사진을 보면 박시준이 이렇게 생기지 않은 것 같았는데... 5살 사진의 박시준은 분명 박시준이었다!그녀는 사진첩을 앞으로 넘겨 그가 4살 때의 사진을 찾았지만 없었다!분명 방금 그의 독사진을 본 기억이 있는데... 어떻게 없을 수 있지?그녀는 계속해서 앞으로 넘겼다... 3살 때의 독사진도 없었다.그의 2살 때 사진뿐이다.그녀는 그의 2살 때 사진을 꺼내 그의 5살 때 사진과 비교했다.그건 분명... 서로 다른 두 아이였다!3살과 4살 때 사진이 없어서 많이 달라 보이는 건가?왜 2살부터 5살까지 3년 동안의 사진이 없을까?그 사이에 무슨 일이 생겼던 거지?이때 장 이모가 들어와 말했다. "아연 씨, 이제 저녁을 준비해야겠어요."진아연은 사진첩을 닫고 문을 향해 걸어갔다. "박시준 씨는 아직 안 돌아왔나요?""네. 저녁 드시고 가세요!" 장 이모는 그녀의 눈을 바라보며 물었다. "눈이 왜 빨개졌어요? 시은이 생각 난 거예요??"진아연은 고개를 끄덕였다."에고, 시은이한테 일이 생기거나 지성이한테 일이 생기거나, 대표님과 아연 씨 모두 괴로우실 텐데." 장 이모가 한숨을 쉬었다. "앞으로 지성이가 건강하게 자랐으면 좋겠네요. 그래야 시은의 희생도 헛되지 않죠."오후 6시밖은 완전히 어두워졌다.장 이모는 박시
병원 복도는 조용했다.진아연은 신생아과 중환아실로 왔다.간호사는 바로 그녀를 알아보고 그녀에게 다가가 말했다. "진아연 씨, 지성이는 오늘도 상태가 좋네요! 별다른 일만 없으면 지성이가 퇴원할 때까지 편히 집에서 쉬면서 기다리시면 돼요."진아연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지성이 무사한 거라면 여기에 남아 있어도 소용없었다.병원에서 나오자 그녀는 머리가 어지러웠다.그녀는 자신이 괴로운 이유를 정확히 알고 있었다.그녀는 박시준의 태도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고 수없이 자신을 위로할 수 있었다. 시크한 척 할 수도 있었고 혼자서 아이들을 돌봐도 잘 살 수 있지만, 왜 마음은 이렇게 아픈 걸까?그건 마치 그녀가 한이와 라엘이 입으로는 아빠가 필요하지 않다고 하지만, 마음속으로는 원하는 것을 잘 알고 있는 것과 같았다.그리고 그녀도 그가 필요했다.하지만 둘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손이 있는 것 같았다.그가 그녀에게 다가가려고 하거나, 그녀가 그에게 가까이 가고 싶을 때마다 이 보이지 않는 손은 둘을 밀어냈다!그들은 결국 함께하지 못할 운명인 걸까?저녁 9시, 그녀는 집에 돌아왔다.그녀의 차가운 얼굴을 본 마이크가 추측했다. "박시준을 찾아갔었어?""병원에서 오는 길이야." 그녀는 박시준을 언급하고 싶지 않았다."나도 오늘 병원에 갔었어. 의사가 지성이 상태가 안정됐다고 말했어. 큰 문제는 없을 거래." 마이크는 그녀를 부축해 소파에 앉혔다. "지운이가 그러는데, 지금 박시준을 찾지 않는 게 좋을 거래. 박시준은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도 한동안 우울해했대. 지금 비슷한 상황이지."진아연은 눈을 들어 마이크를 바라보았다. "박시준은 오늘 본가에 갔었어. 박우진을 죽이기 위해. 박시준의 어머니를 죽인 건 박우진이야. 그리고 박우진의 어머니가 대신 총을 맞았어. 그리고 오늘 돌아가셨어."마이크는 말없이 그녀의 말을 듣고 있었다."시은의 목숨을 앗아간 건 지성이야." 그녀는 계속 말했다."그렇게 말하면 안 되지! 지성이는 지금 아무것도 모르는 아
진아연도 회사에 나가고 싶었지만 몸이 아직 회복되지 않았다.그녀가 가려 해도 마이크는 그녀를 보내지 않을 것이다.오늘은 또 폭설이 내렸다.올해 겨울의 기온은 저번 년보다 낮아서 마이크는 출근하기 전에 그녀에게 오늘 외출하지 말라고 했다."심심하면 친구 불러서 집에서 놀고 있어." 마이크가 말했다.진아연은 가볍게 대답했다.마이크가 나간 후 그녀는 그녀에게 친구가 별로 없다는 것이 갑자기 떠올랐다. 여소정은 그 사건 후 트라우마가 남았고, 지금 위정 마저도 사라진 상태라 그녀와 놀아줄 친구가 없었다.한 시간 후 마이크가 돌아왔다.그는 털실을 사왔다."아연아, 너무 심심하면 스웨터나 짜고 있어! 아이들에게 짜도 되고, 날 위해 짜도 좋아." 마이크는 뜨개질이 덜 피곤하고 시간도 보내기에도 좋다고 생각했다.진아연은 손에 든 책을 내려놓고 그를 쳐다보았다. "내가 그렇게 할 일 없어 보여?"마이크: "계속 책만 보고 있으면 눈이 피곤하지 않아?""피곤하면 쉬면 되지." 그녀는 그가 사 온 털실을 꺼내 보았다. "네가 사온 털실로는 강아지 옷이나 짤 수 있겠어.""지성이는 지금 강아지랑 비슷하게 큰 거 아냐?" 마이크가 놀렸다."퇴원할 때 되면 그렇게 작지 않을 거야. 뜨개질을 하지 않은 지 너무 오래되어서 지금은 못할 수도 있어.""그냥 아무거나 짜. 진지하게 생각하지 말고." 마이크는 시계를 흘끔 쳐다보고 말했다. "그만 회사 갈게. 연말이라 할 일이 많아.""천천히 운전해. 눈이 와서 도로가 미끄러울 거야." 진아연이 당부했다."그냥 우리 마당에나 눈이 두껍게 쌓였지. 거리는 그렇게 많이 쌓여있지 않아." 마이크가 떠나려던 때, 그는 갑자기 뭔가가 떠올랐다. "아 참, 의사가 2주 뒤면 지성이를 데려갈 수 있대."진아연은 알고 있었다.의사는 그녀에게도 전화를 걸었다.아마 박시준에게도 전화를 걸었을 것이다.다만 그가 그때 병원에 나타날지는 알 수 없었다.2주 후, 진아연은 조지운의 강아지이게 목도리와 옷을 짜주었다.마이크는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