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님은 진아연이 아직 무거운 물건을 들 수 없다는 생각에 바로 다가가 물었다. "제가 방으로 옮겨드릴까요?"이에 진아연은 소포를 보더니 고개를 저었다. "제가 산 물건이 아니에요. 안에 뭐가 있는지 저도 몰라요. 저 대신 열어주세요!""네. 그럼 가위 가지러 갈게요."이모님이 가위를 가지러 간 사이, 한이와 라엘이 내려왔다.진아연은 복부의 통증 때문에 소파에 주저앉아있었다."엄마, 소포 안에 뭐가 들어 있어요?" 라엘은 진아연의 곁에 앉으며 물었다."엄마도 뭔지 모르겠어. 요즘 아무것도 산적이 없는데." 진아연은 부드럽게 말했다.이에 한이는 인상을 찌푸리며 추측했다. "설마 전처럼 끔찍한 물건이 들어있지는 않겠죠?"진아연은 한이의 말에 바로 경계심을 품었다.이모님이 택배가 무거웠다고 했으니 설마 벽돌이나 시멘트 같은 물건이 아닐까?"한이야, 일단 동생과 함께 방으로 돌아가." 진아연은 소포 안에 웬 무서운 물건이 들어있어 아이들이 놀랄까 봐 걱정이었다.한이는 그녀의 말에 소포를 힐끗 보더니 바로 라엘을 데리고 계단 쪽으로 향했다.이에 라엘은 뽀로통한 얼굴로 흥얼거렸다. "오빠, 뭐가 있는지 궁금하단 말이야!"한이: "혹시 이상한 물건이 들어있으면 밤에 악몽을 꿀 걸."라엘: "그래도 보고 싶어!"한이: "일단 엄마가 열어보시고 괜찮으면 보자."라엘: "알았어! 마이크 삼촌은 왜 아직도 집에 오지 않는 거야? 전에 집에서 우리를 돌봐준다고 하지 않았어? 엄마를 보살펴 줄 사람이 필요하다고 하셨잖아!"한이도 마이크가 왜 안 돌아오는지 몰랐고 엄마의 상태가 이상하다는 걸 느꼈다.동생이 태어나면서 자기와 라엘 외의 모든 사람이 기뻐할 거라 생각했지만 지금 정반대의 상황으로 돌아가는 것 같았다.한 달 후면 동생이 집으로 돌아온다고 하지 않았나? 그런데 왜 다들 기분이 다운돼있는 거지?"일단 마이크 삼촌한테 연락해볼게." 한이는 라엘을 데리고 방으로 돌아가 휴대폰으로 마이크한테 연락했다.마이크는 전화를 받자 그에게 물었다. "한이야
그녀는 비틀거리면서 검은 묘비로 걸어갔다..."아연 씨! 보지 마요!" 정신을 차린 이모님은 그제야 묘비 앞에 서서 진아연을 막았다.진아연은 재빨리 이모님 앞으로 다가가 그녀를 옆으로 밀어냈다. "볼래요... 보여주세요!"진아연은 이모님이 묘비를 가리기 전 묘비에 적힌 희미한 흰색 글자를 봤다!박지성의 묘라고 적혀 있었다!지성이가 죽지도 않았는데 누가 감히 이런 묘비를 보내 그녀를 괴롭히는 거지?!"아연 씨... 이건 누군가가 아연 씨에게 악의를 품고 보낸 게 틀림없어요! 경찰에 신고합시다! 만약 진짜 이 때문에 쓰러지시면 그거야말로 상대가 바라는 거예요! 아연 씨, 정신 바짝 차려야 해요! 지성 도련님은 아직 죽지 않았어요. 누가 뭐라 한들 지성 도련님은 아직 온전히 살아 계세요!" 이모님은 비틀거리면 쓰러질 듯한 진아연을 부여잡고 위로해 줬다.진아연은 겨우겨우 정신줄을 잡았지만, 이모님의 말에 다시 멘탈이 무너졌다!그녀는 이모님을 껴안고 쉰 목소리로 통곡했다. "지성이는 지금 위독한 상태이에요... 저는 지성이를 구할 수 없어요... 구할 수 없다고요... 우리 지성이한테 너무 미안해요... 만약 지성이가 죽게 된다면 저는 평생 스스로 용서할 수 없을 것 같아요..."진아연의 말에 이모님도 눈시울이 붉어졌다. "아연 씨, 삶과 죽음에는 모두 각자의 뜻이 있는 겁니다. 만약 지성 도련님이 진짜 돌아가셨다면 그것 또한 천국에서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요? 절대 스스로 자책하면 안 돼요. 절대 아연 씨의 잘못이 아니에요. 아연 씨보다 지성 도련님을 사랑하는 사람은 없어요."병원.중환아실로 들어간 박시준은 아이를 보자 멘탈이 무너졌다.그는 새빨간 두 눈으로 눈물을 꾹 참고 의사를 찾아갔다."왜 제 피로는 안 된다는 거죠? 그리고 쌍둥이의 혈액형이 왜 다른 거죠? 혈액형이 다르다고 진짜 그렇게 큰 차이가 있을까요" 그는 답답한 마음에 이것저것 물어봤다."박 대표님, 쌍둥이도 일란성 쌍둥이와 이란성 쌍둥이로 나뉩니다. 이란성 쌍둥이의
박시준은 진아연의 말이 떠올랐다. 그는 아마 진짜 자녀를 키울 자격도 없고 아버지가 될 자격도 없는 듯했다.엉망으로 살아가는 그가 무슨 수로 아이를 키운단 말인가?위정이 도착했을 때, 마이크와 조지운은 신생아과에서 지성이를 지키고 있었다."위정 씨, 뭘 들고 오신 거예요?" 마이크는 위정이 들고 온 상자를 힐끗 보더니 물었다.상자에는 혈액 수송함이라고 적혀있었다."피요." 위정은 간단하게 말을 마치고 주치의 진료실로 들어갔다.이에 마이크와 조지운도 급히 뒤따라 가면서 물었다. "설마 지성이한테 줄 수 있는 피인가요? 그 RH 마이너스라는 피인가요?"위정: "네. 다만 양이 많지 않아요."마이크와 조지운은 그의 말에 깜짝 놀랐다."위정 씨, 어디에서 피를 구하신 거예요?"위정은 무거운 마음에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시은이한테 지성이에게 수혈할 수 있는지 물었을 때, 시은이는 주저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그 후, 시은이를 데리고 기본적인 검진을 진행해 헌혈을 할 수 있는지 알아봤다.물론 결과는 시은이의 몸 상태가 좋지 않다고 나왔다.위정은 시은이한테 이런 생각을 알렸다는 것에 대해 매우 후회하고 있었다. 시은이는 자기의 피로 지성이를 구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된 후 바로 헌혈하겠다고 말했다.이에 위정도 어쩔 수 없이 일단 150 ml를 먼저 뽑았지만피를 뽑자 시은이의 얼굴은 순간 창백해졌다.위정은 허약한 그녀를 집으로 보내주고 바로 병원으로 향했다.위정이 피를 의사한테 전해주자 마이크와 조지운은 그를 둘러싸고 물었다. "위정 씨, 도대체 어디에서 구한 거예요? 혈액 공급자에 대한 소식을 전혀 듣지 못했는데요!"이에 위정은 전에 생각해둔 말을 했다. "저희 아빠 병원에서 적합한 혈액을 찾았어요.""그래요? 그럼 보상에 대해 말하지도 않았나요?" 마이크는 그의 말을 믿을 수 없는 듯했다."아무리 돈을 원하지 않아도 어느 정도 드려야 하지 않을까요? 그냥 이대로 받기만 하면 안 되잖아요? 그리고 보상도 많이 드려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는 바로 1층의 침실로 걸어가서문을 열었다. 침대 옆의 램프가 켜져 있었고, 풀린 눈을 하며 멍하니 누워있는 진아연의 모습은 마치 영혼이라도 잃은 듯 초라해 보였다."아연아, 혈액을 찾았어." 그는 방 안으로 들어가 그녀에게 소식을 전했다.이 소식은 그 어떤 위로보다 나았고진아연은 듣자마자 바로 몸을 일으켰다.이에 박시준은 바로 다가가 그녀를 부축해줬다."아연아, 집에서 쉬고 있어. 내가 바로 병원에 가서 상황을 지켜볼게. 지성이도 이제 좋아질 거야." 박시준은 생기를 찾은 그녀의 얼굴을 보며 위로했다."지성이한테 수혈 중이에요?" 그녀는 기대 가득한 두 눈으로 그의 팔을 잡고 물었다."의사가 지금 분석하고 있어. 위정 씨가 보낸 피인데 문제없을 거야. " 그는 쉰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낯빛이 너무 안 좋아. 일단 집에서 쉬고 병원의 연락을 받는 즉시 너한테 알려줄게."진아연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마치 가슴속에 쌓인 걱정이 천천히 풀려지는 듯했다."그럼 병원으로 가보세요!""그래." 박시준은 그녀를 다시 눕혀주고 진아연이 눈을 감자 밖으로 나왔다.거실로 내려온 박시준은 갑자기 차가운 눈빛으로 이모님을 보며 물었다. "묘비는 어디에 있습니까?""제가 쓰레기통에 버렸어요. 묘비를 보낸 사람도 참, 너무 사악하네요." 이모님은 인상을 찌푸리며 화를 냈다.이에 박시준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밖으로 나가문밖에 있는 쓰레기통에서 검은 묘비를 꺼냈다.묘비에 적힌 하얀 글씨는 가로등 아래에서 유난히 차갑게 느껴졌고 마치 누군가 비수로 그의 마음을 찌르는 듯 했다!이때 경호원은 쓰레기통에서 묘비를 꺼내는 박시준의 모습에 어리둥절했다. "대표님, 이런 불운한 물건을 어디로 가져가시려고요?" 경호원은 말하면서 묘비를 받아 갈 생각이었지만박시준은 그에게 건네주지 않고 입을 열었다. "트렁크좀 열어줘."이에 경호원은 바로 트렁크를 열어줬다.그는 묘비를 차에 넣고바로 경찰서로 향했다.경찰서에 묘비를 가져놓은 박시준은 단 한 가지 요
그는 이런 생각에 인상을 찌푸리며 휴대폰을 꺼내 위정에게 연락했다.잠시 후, 위정의 피곤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지성이 상태는 어때요?""위정 씨, 피는 어디에서 구한 겁니까? 제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잘 알고 있을 거라 믿습니다!" 박시준은 조용한 구석으로 가서 대뜸 그에게 물었다.시은이는 요즘 계속 위정과 함께 있어위정이 가져온 피는 시은이가 헌혈한 피일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이에 위정은 거짓말을 하고 싶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바로 그에게 사실을 알리기 싫었다."박시준 씨, 저희한테 믿음이라는 관계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네요. 제가 한 말을 믿으시나요? 전처럼 아연이와의 관계에 대해 설명해 줬는데 믿은 적이 있나요?" 위정은 침착하게 대응했다.박시준: "그건 이와 완전히 다른 일입니다.""오늘 너무 피곤하네요. 정 궁금하시면 시은 씨한테 물어보면 되겠네요. 아마 알려드릴 겁니다." 위정은 더는 그와 말하고 싶지 않았다."제가 물어보지 못할 거라 생각합니까? 시간이 너무 늦어 휴식에 방해하고 싶지 않을 뿐입니다." 박시준은 바로 말을 이었다."네, 시간도 많이 늦었으니 저도 이제 쉬어야죠." 위정은 전화를 끊기 전에 계속 그에게 부담을 안겨줬다. "오늘 밤 병원에 보낸 피로는 아마 부족할 겁니다. 최대한 더 많은 혈액 공급자를 찾아야 합니다. 지성이의 치료를 너무 오래 지연해서는 절대 안 됩니다.""제가 아들을 이대로 죽게 놔둘까 거라고 생각하시는 겁니까?" 박시준은 말을 잇고 싶었지만 마치 벙어리가 된 듯 입을 뗄 수 없었다.사실 그도 알고 있다. 위정도 혈액을 찾기 위해 노력 중이니 그한테 화를 내면 안 된다는 걸 너무 잘 알고 있었다.잠깐의 침묵 후, 위정이 먼저 입을 열었다. "박시준 씨, 아연이도 상처 때문에 이곳저곳 다니는 것을 주의해야 합니다. 무조건 곁에서 지켜보셔야 합니다.""알았어요.""그럼 이만 끊겠습니다." 위정은 한숨을 내쉬면서 전화를 끊었다.위정도 박시준의 힘든 상황을 이해했다. 아버지의 책임을 짊어지고
...박시준은 중환아실 밖에 있는 벤치로 걸어가 앉았다.마이크가 그의 옆에 와 앉았다."돌아가서 쉬어!" 박시준이 말을 꺼냈다."밤새우는 습관이 있어요 지금 돌아가도 어차피 잠 안 와요." 마이크는 벤치에 등을 기대고 휴대폰을 보며 말했다. "지금 B국에서도 혈액 공급원 찾고 있는 중이에요... 이 특별한 혈액형을 가진 사람이 아예 없는 것도 아닌데, 왜 아무도 헌혈하지 않는 걸까요? 우리가 제시한 가격이면 충분히 높은 거 아니야요?""모든 사람이 자신의 혈액형을 아는 게 아니야. 그리고 모든 사람이 우리가 제시한 조건을 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박시준의 안색은 차가웠다. "세상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전기가 없고 물이 부족한 곳에 살고 있어. 그들은 인터넷이 뭔지도 모를걸."마이크는 그를 주의 깊게 바라보았다. "일리가 있는 말이네요. 박시준 씨, 사실 전 여자들이 왜 당신을 사랑하는지 알아요. 당신은 능력이 좋으니까. 하지만 때때로 진짜 사람을 짜증 나게 하는 거 알아요?""자세히 얘기해 봐." 아마 한밤중이라 그런지, 그의 감정은 점차 안정되었다."제가 지운이의 어떤 점이 마음에 드는지 알아요?" 마이크가 예를 들었다. "지운은 제게 모든 걸 얘기해줘요. 저도 마찬가지고. 우리 둘 사이에는 비밀이 없어요. 아마 대부분의 커플이 우리와 같을 거에요. 하지만 당신과 진아연은 그렇지 않아요. 당신이 가장 높은곳에 있기 때문일 수도 있어요. 그래서 당신한테는 다른 사람에게 말할 수 없는 많은 비밀들이 많겠죠."마이크의 말은 박시준을 침묵하게 만들었다."둘이 서로 사랑하는 게 보여요. 하지만 둘 사이의 벽을 허물지 않는 이상 끝없이 다투게 될 거에요. 아이가 아무리 많아도, 돈을 아무리 많이 벌어도 , 걘 결코 당신과 결혼하지 않을 거에요." 마이크가 계속 얘기했다.박시준의 동공이 약간 떨리더니 눈빛에는 무기력감이 스쳐 지나갔다."마이크, 난 걔가 나와 결혼해 주기까지는 바라지 않아. 다만 지성이가 나아져서 걔
진아연은 휴대폰을 꺼내 시은의 번호를 찾아 전화를 걸었다.전화는 켜져 있었지만 받질 않았다.전화과 끊긴 후 그녀는 위정에게 전화를 걸었다.위정은 바로 전화를 받았다. "아연아, 너 몸 상태는 어때? 지성이는 어떻고?""난 괜찮아요. 지성이도 지금은 괜찮고요... 시은이가 오늘 아침 일찍 병원에 왔는데 안색이 매우 창백했다고 의사가 그랬어요. 방금 전화했는데 받지 않더라고요. 조금 걱정되네요."위정의 마음속에 사이렌이 울렸다. "지금 시은이 찾으러 가볼게.""네. 찾으면 나한테도 얘기해줘요. 평소에는 괜찮아 보였는데 왜 갑자기 창백해진 거죠? 정말 상태가 나빠 보이면 병원에 데려가서 검진받아봐요.""그래." 위정은 전화를 끊고 즉시 시은의 경호원에게 전화를 걸었다.경호원이 전화를 받았다."시은이 지금 어디 있나요? 괜찮나요?" 위정은 급히 물었다."지금 차에서 잠 들어 있습니다. 곧 집에 도착할 겁니다." 경호원이 답했다. "위정 씨, 시은 아가씨가 오늘 기색이 매우 안 좋아 보이는데, 너무 일찍 일어난 탓인지 모르겠습니다."경호원은 시은이 어젯밤에 헌혈한 사실을 몰랐다.피는 위정 아버지의 사무실에서 뽑았기 때문이다."먼저 집에 데려가 쉬게 하세요. 저도 지금 바로 그쪽으로 갈게요.""네."...병원.박한의 세 식구가 갑작스럽게 등장해 진아연은 의외로웠다."아연아, 우린 네가 출산했다는 소식 듣고 며칠 전부터 보러 오려고 했는데, 삼촌이 네가 기분이 좋지 않다고 해서 오지 않았어." 박우진이 입을 열었다. "아이는 지금 어때?"진아연: "지금은 괜찮아.""다행이네. 삼촌은 왜 여기 안 계시지?" 박우진은 주위를 둘러보더니 궁금해하며 물었다."혈액 공급원을 찾으러 갔어." 진아연은 박한과 그의 아내를 바라보며 말했다. "아이는 지금 중환아실에 있어서 볼 수 없어요. 여기는 접대할 곳도 없고요.""아, 괜찮아요. 그냥 왔다가 바로 가려고 했어요." 박한의 아내는 가방에서 봉투를 꺼냈다. "이건 지성이에게 주는 거예요. 빨리 회
박시준의 저택.위정이 시은의 방으로 들어갔다.시은은 자고 있었고, 위정은 침대 옆에 서서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홍 아줌마가 옆에서 말했다. "아가씨가 오늘 아침 6시에 일어나서 지성이 보러 병원에 가겠다고 졸랐어요. 아마도 평소에 이렇게 일찍 일어난 적 없었던 탓에 안색이 안 좋아 보이는 것 같네요.""아침에 다른 얘기는 없었나요?" 위정은 마음이 쓰렸다.그는 어젯밤 시은이가 지성이에게 헌혈해준 사실을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기로 약속했다.박시준의 책망이 두려워서가 아니라, 시은은 박시준이 걱정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배가 고프다며 빨리 아침 먹고 병원에 가겠다고 하더라고요." 홍 아줌마가 말했다. "요즘 대표님도 집에 돌아오지 않아서, 말로는 지성이를 보고 싶다고 하지만, 아마도 대표님이 보고 싶었을 거예요."위정은 고개를 끄덕였다. "우선 자게 놔두세요! 깨고 나면 다시 보죠."방에서 나온 후 위정은 거실로 들어와 진아연에게 메시지를 보냈다."시은이는 자고 있어. 홍 아줌마 말로는 아침 6시에 일어났다고 하더라고. 너무 일찍 일어나면 몸이 안 좋았던 거 같아."진아연은 메시지를 보고 답장했다. "다행이네요. 박시준도 요즘 집에 돌아가지 않으니까, 시은이는 오빠한테 부탁해야겠네요."From 위정: 시은이는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거같아. 새로운 혈액 공급원은 생겼어?From 진아연: 마이크가 찾으러 B국에 갔어요. 박시준은 아직 소식이 없고요.From 위정: 너무 급해 마. 희망은 있어.From 진아연: 네. 만약 정말 혈액 공급원을 찾을 수 없다고해도, 그 결과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죠.그녀가 이 메시지를 보냈을 때, 자신이 정말로 그것을 받아들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예전에 엄마가 돌아가셨을 때 하늘이 무너지는 줄 알았고, 현실을 마주할 수 없을 줄 알았다. 심지어 앞으로도 제대로 살아갈 수조차 없을 거라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가족을 잃은 아픔도 조금씩 옅어졌다.엄마를 잊은 건 아니다. 다만 자신과 화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