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아연은 얼굴이 뜨거워 졌다. "내가 언제 재결합한다고 했어?""조금 전에 그랬잖아! 널 위해서 이렇게 많은 걸 했는데 밥 한 끼 사주고 싶다고, 선물도 사겠다고 그랬잖아... 너무 깊이 빠진 거 아니야?" 여소정이 혀를 끌끌 차며 말했다. "내 말을 진지하게 들어, 나 사람 보는 눈은 정확해. 그 나나라는 사람, 보기에는 착해 보여도 아마 심윤보다 더할 걸."진아연은 잠시 생각에 잠기다가 말했다. "하지만 그녀는 손에 쥐고 있는 카드가 없어.""카드가 없으면 만들면 되지. 그녀가 포기하지 않는 한 그녀는 너의 가장 큰 라이벌이 될 거야. 아마 강진이랑 손을 잡고 널 상대하려 할걸." 여소정은 얼굴에 올렸던 팩을 벗기며 말했다. "박시준이 대세야, 누구나 한입 물고 싶어 하니 미리 대비해야지."진아연은 그녀의 말을 듣고 마음이 차분해졌다."박시준이 나나를 해고해야 할 뿐만 아니라 강진도 제거해야 해!" 여소정이 그녀에게 귀띔했다. "너 말하기 어려우면 내가 해줄게.""소정아, 나랑 그 사람 아직 그 정도는 아니야..." 진아연이 다급히 말렸다."알았어. 그래도 방금 내가 한 말 잘 생각해봐." 여소정이 말했다. "성빈 오빠가 강진을 좋아했었다고 하던데 성빈 오빠는 강진 편일 거야."자신과 박시준 사이에 여전히 풀어야 할 일이 이렇게 많다는 걸 떠올린 진아연은 한순간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았다. "소정아, 내가 조금 전 너무 충동적이었어. 나랑 그 사람 사이의 일은 아이가 태어난 뒤에 다시 생각해봐야겠어.""그것도 좋은 생각이야. 지금 너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안전하게 아기를 낳는 일이야." 여소정이 웃으면서 말했다. "내일 바빠? 안 바쁘면 놀러 갈게."진아연은 홀가분한 마음으로 말했다. "안 바빠. 마이크가 회사 일에 간섭하지 못하게 해. 마이크가 최근 매일 야근을 하고 있어 몸이 견뎌낼 수 없을까 걱정돼.""조지운도 있잖아, 신경 안 써도 돼." 여소정이 시간을 흘끗 쳐다보며 말했다."아연아, 지금 많이 늦었으니 일찍 자!""알았어."
성빈의 발걸음이 멈췄다.그의 얼굴은 음침하게 변했고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그가 룸의 문을 열려고 하던 순간 강진이 그의 팔을 붙잡았다. "성빈 씨! 하지 말아요!"성빈은 이를 악물었다. "왜 하지 말아요?! 들어가서 현장을 검거하고 시준이에게 전화할 거예요. 이 여자의 진짜 얼굴을 보여줄 거라고요!"강진: "그녀의 진짜 얼굴을 보여주면요? 그다음엔 어떻게 해요? 배 속의 아이는 어떻게 해요? 시준 씨는 그 아이를 원하고 있어요. 진아연이 아이를 낳은 뒤에 다시 찾아가게 해요."강진의 말은 성빈의 분노를 가라앉혔다.그랬다! 아이가 있었다!그녀에게 아이가 없었다면, 그는 진아연의 체면 따윈 절대 봐주지 않았을 것이다.그녀가 방금 한 말은 너무 독했다!그가 듣고도 참을 수 없는데 박시준이 들었다면 그녀를 죽였을지도 모른다.그러나 아이가 순조롭게 태어나게 하려면 성빈은 모르는 척하며 박시준에게 아무것도 말할 수 없었다.박시준이 이 이야기를 듣게 되면 성빈은 이 아이가 순조롭게 태어날 수 없다는 걸 상상할 수 있었다.강진은 성빈을 끌고 재빨리 자리를 떠났다.호텔에서 나온 성빈은 화를 참을 수 없어 휴대폰을 꺼내 진아연의 번호를 눌렀다.—죄송합니다. 전화기가 꺼져 있어 삐 소리 이후 음성사서함으로 연결됩니다. 연결된 이후 통화료가 부과됩니다. 삐이-"젠장!" 성빈은 휴대폰을 꼭 쥐고 분노로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호텔 쪽을 바라보았다. "젠장, 잘못 들었다고 착각할뻔했어. 진아연이 그런 여자였다니?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지?"그는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환청이 들렸다고 생각했다.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그런 터무니없고 끔찍한 일이 일어날 수 있겠는가?"성빈 씨, 잘못 들은 게 아니에요." 강진은 그의 팔을 꼭 붙잡고 그가 충동적으로 호텔에 쳐들어갈까 걱정했다. "저도 분명히 들었어요. 진아연의 목소리였어요. 진아연이 시준 씨가 침대에서 그녀를 만족시킬 수 없다고 말하는 거 들었어요...""입 다물어요! 강진 씨, 다른 사람이라면 몰라도
그녀의 기억이 나지 않았다. 그녀는 자신에게 서프라이즈를 준비했으니 빨리 와달라는 여소정의 문자를 받았던 것만 어렴풋이 기억했다.하지만 도착해보니 여소정은 보이지 않았고머리가 어지러워 어렴풋이 잠이 들었었다.그녀가 지금 머무는 이 방은 그녀가 오후에 들어갔던 그 방이 아니었다.그렇다면 누가 그녀의 방을 바꾼 것일까?불안함을 느낀 그녀는 가방을 메고 재빨리 방에서 나왔다.호텔에서 나온 후 그녀는 하준기에게 전화를 걸었다."아연 씨, 소정이가 휴대폰을 잃어버렸어요. 만약 누군가 돈을 빌려달라고 전화를 하거나 문자를 보내면 무시해요." 하준기가 말했다."아... 휴대폰을 언제 잃어버렸어요?" 진아연은 몸이 부르르 떨려왔다."오후 3시가 좀 넘어서요." 하준기가 말했다. "무슨 문자를 받은 건 아니죠?"진아연은 심호흡을 하고 대답했다. "지금 소정이와 함께 있어요? 할 얘기가 있어서요.""알았어요, 지금 위층에 있는데 잠시만요."잠시 후 하준기는 여소정에게 전화를 건넸다."아연아, 어떡해, 나 휴대폰 잃어버렸어! 더러운 도둑놈, 신고했는데 되찾기 어렵대. 오후 내내 이것 때문에 정신이 하나도 없었어. 휴대폰에 개인 정보가 너무 많이 저장돼 있거든..." 여소정이 투덜거렸다."너 휴대폰 지금 나한테 있어." 진아연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오후에 네 휴대폰으로 나한테 문자가 왔어. 난 네가 보낸 줄 알고 호텔에 갔고."여소정: "뭐?! 도둑이 널 호텔로 데려가서 뭘 하려 했는데? 아연아, 너 괜찮아? 무슨 일이 있었던 거 아니야?""아무 일 없었어." 진아연은 머리가 약간 어지러웠다. "호텔에 와보니 아무도 없었어. 머리가 어지러워서 잠이 깜빡 들었는데 지금은 약간의 현기증 외에는 불편한데 없어.""아연아, 병원에 가봐! 너무 이상해!""알았어. 넌 일단 걱정하지 마, 지금 병원에 갈려고. 그리고 이 일은 아무한테도 얘기하지 마. 박시준 씨가 걱정할 거야." 진아연이 말했다."알았어, 말안할게." 여소정은 그래도 그녀가 걱정돼 말했
강진이 그들이 싸우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왔을 땐 이미 싸움을 멈춘 뒤였다.조지운이 그들 사이에 서서 그들을 말렸기 때문이다.조지운은 싸움을 말리다가 맞아서 안경이 깨졌고 얼굴도 상처를 입었다."성빈 씨, 나와요!" 강진이 차갑게 말하며 성빈을 끌어냈다.성빈이 나간 후 조지운은 박시준을 보았다.조금 전의 싸움은 박시준이 성빈을 때렸고 성빈은 조금도 반격하지 않았다.그래서 조지운은 성빈이 박시준의 심기를 건드린 것으로 판단했다.그렇지 않고서야 박시준이 성빈에게 손찌검할 이유가 없었다.두 사람은 수년 동안 친구로 지내오면서 한 번도 얼굴을 붉힌 적이 없고 싸운 적은 더더욱 없었다."대표님, 무슨 일이에요?" 조지운은 얼굴의 고통을 참으며 물었다. "성빈 형이 무슨 잘못을 저질렀어요? 대표님을 배신했어요?"박시준은 주먹을 꽉 쥐고 의자에 다가가 앉았다. "나가!"그는 머리가 아파왔다. 성빈과 진아연 사이에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짐작할 수 없었다.성빈이 진아연의 잘못을 말할 수 있다면 그는 그렇게 화를 내지 않을 것이다.밖으로 나간 조지운은 성빈과 강진을 향해 걸어갔다."어젯밤에 그렇게 말했는데 뭐 하는 거예요!" 강진은 성빈을 질책했다. "모든 사람에게 알리려고 하는 거예요? 그렇게 하면 시준 씨는 뭐가 돼요? 정말 실망스럽네요!"성빈은 휴대폰을 들고 얼굴에 난 상처를 확인했다.강진의 핀잔에 그는 시큰둥한 태도를 보였다."싸우지 않으면 답답해서 못 살 것 같아서 그랬어요." 그는 억울한 듯한 어조로 말했다. "걱정하지 말아요. 어젯밤 일을 얘기하지 않을 거예요."강진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얼굴이 부었어요. 상처부터 치료해요.""같이 가지 않을래요?" 성빈이 실망스럽게 말했다."쌤통이네요. 전 같이 안 갈게요." 말을 마친 강진은 몸을 돌려 박시준의 사무실로 걸어갔다.성빈은 한숨을 내쉬고 엘리베이터를 향해 걸어갔다.조지운이 빠르게 그를 쫓아갔다.조지운도 얼굴에 상처가 있어서 함께 가서 치료하려는 것이었다.엘
진아연은 휴대폰을 손에 들고 생각에 잠겼다.그녀는 자신에 대한 성빈의 태도 변화를 민감하게 느꼈다.예전에 성빈은 그녀에게 예의 바르게 대했지만 조금 전 통화에선 성빈이 그녀와 대화하기를 원하지 않은 것 같았고 그녀를 경멸하는 것처럼 느껴졌다.그녀가 어젯밤에 시저 호텔에 갔다는 이유만으로 그런건가?그러나 그녀는 호텔에 가서 아무것도하지 않았는데 성빈이 왜 화를 내는 걸까?그녀가 호텔에 혼자 가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걸까?어제 호텔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 그녀는 아직도 도둑이 왜 그녀를 호텔로 부른 건지 이해하지 못했다.도둑은 그녀에게 아무 짓도 하지 않고 수면 약을 조금 먹여 잠시 잠들게 했을 뿐이었다.그녀는 어젯밤에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았는데 복용량이 많지 않아 그녀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했다.ST그룹.강진은 커피 한 잔을 들고 들어와 박시준 앞에 놓았다."시준 씨, 방금 성빈 씨랑 얘기해봤어." 강진이 말했다. "시준 씨가 진아연과 함께 있으면서 얻는 거에 비해 너무 많은 걸 헌신한다고 생각하나 봐. 거기다가 업무에 영향을 준 적도 종종 있었잖아...""그런 이유가 아닐 거야." 박시준은 인상을 찌푸리며 낮은 목소리로 반박했다. "갑자기 진아연이 싫다고 하는 데는 다른 이유가 있을 거야."강진은 박시준의 의심으로 가득한 잘생긴 얼굴을 보니 조금 무서웠다.이 남자는 언제나 고도의 경계심을 유지하고 있으니그를 속이는 것은 아주 어려운 일이었다."어젯밤에 같이 식사 자리에 나갔지?" 박시준이 예리한 눈빛으로 강진을 바라보며 물었다."맞아. 어제 속이 안 좋아서 도와달라고 했어." 강진이 말했다. "어젯밤 우리 둘 다 술을 너무 많이 마셨어.""아무 일도 없었어?" 박시준은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며 거짓말을 하는 건 아닌지 의심했다."아니... 시준 씨, 먼저 일해! 둘 다 진정하고 나중에 대화로 풀어." 강진은 그가 낌새를 알아차릴까 두려워 화제를 바꿨다. "참, 나나의 부상이 거의 나았어. 내일 출근하라고 할게."박시
진아연의 배 속에 있는 아이는 이미 7개월이 됐다.달 수가 늘어날수록 그녀는 점점 몸이 피로해졌다.라엘이 녹화를 마치고 돌아온 이후로 그녀는 줄곧 아이들과 함께 집에 있었다.여름 방학이 곧 끝난다.라엘의 간청에 진아연은 라엘과 한이를 B국으로 데려가 며칠 동안 놀기로 했다.모녀가 B국으로 날아간 후, 그 영상은 A국에서 빠르게 퍼졌다.온라인에선 이런 영상을 게시할 수 없었기에 모자이크 처리한 스크린샷이 떠돌고 있었다.——진아연처럼 돈이 많은 여자도 돈 때문에 몸을 파는구나. 배가 저렇게 큰데 애가 떨어질 가 두렵지도 않은가?——돈 때문에 그런 건지 어떻게 알아? 진아연은 돈이 부족하지 않잖아! 부자들은 변태적이라더니 자극적인 걸 원해 저러는 걸거야!——앗, 내 눈! 보기에는 온화하고 조용한 것 같던데 이렇게 음탕할 줄 몰랐네. 배 속에 있는 아이가 영상을 만든 사람의 아이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참 재미있어지겠는걸!——분명 아닐 거야! 진아연처럼 부유한 여자가 어떻게 정직할 수 있겠어? 임신 중인데도 결혼을 하지 않는 걸 보면 편하게 놀려고 그러는 게 분명해.——피부가 너무 하얘! 임신 때문에 배가 볼록하게 나왔는데도 몸매가 좋다는 게 느껴져. 딱 내 타입이야! [하트 눈 이모티콘]——ST그룹의 대표인 박시준과 바람을 피웠다고 하던데 영상 속의 남자가 박시준은 아닐까?——설마? 영상 속 남자의 배가 저렇게 큰데 딱 봐도 기름기 넘치는 돼지잖아. 박시준은 몸매가 좋아.——돈이 부족한 것도 아닌데 왜 잘생긴 남자를 찾지 않는 거지... 김세연이 진아연을 좋아한다고 하지 않았어? 진아연은 도대체 보는 눈이 있는 거야 없는 거야!——젠장! 이런 음란물에 우리 세연이를 끌어들이지 말지? 우리 세연이는 아주 순결해. 여자들과 이야기할 때 얼굴까지 붉어진다고! 진아연 멀리 꺼져!...성빈이 가장 먼저 이 기사와 영상을 발견했다.그는 일주일 전에 진아연의 진짜 모습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카카오톡 그룹의 누군가가 영상을 퍼뜨리기 시작했을
만삭이 됐다는 건 언제든 분만할 수 있다는 말이다.하지만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은 마치 아이의 목에 밧줄을 묶은 것처럼... 무서운 일이었다!박시준이 이 아이를 원하지 않을 수도 있다.진아연의 사생활이 그렇게 더러우니 말이다!조지운은 사무실 문밖에서 머뭇거리며 감히 안으로 들어가지 못했다.그는 박시준의 반응을 참을 수 없었다.성빈을 찾으러 가던 참에 마침 엘리베이터에서 나오는 성빈을 만났다."성빈 형, 기사 봤어?" 조지운이 어색하게 말했다. "진아연 기사 말이야.""어떻게 생각해?" 성빈은 눈썹을 치켜들고 매우 화가 난 듯했다. "나는 일주일 전에 알았어! 그렇지 않으면 그때 내가 왜 그렇게 화를 냈겠어!"조지운은 깜짝 놀라며 물었다. "성빈 형, 어떻게 알았어?""마이크에게 물어보지 그래?" 성빈이 입을 열었다. "마이크는 진아연과 아주 가까운 사이니깐 모든 것을 알 거잖아!"조지운은 약간 혼란스러웠다.마이크가 말해준 진아연은 어린 소녀 같고 다른 사람의 보살핌이 필요한 사람이었다.마이크가 그에게 거짓말을 했을 리가 없다. 그래서 마이크는 진아연의 사생활이 이토록 음란하다는 것을 모를 것으로 생각했다.그는 사무실로 돌아와 마이크의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아요." 마이크가 전화를 받은 후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다. "나도 동영상을 봤어요. 젠장, 절대 진아연이 아니에요, 신음이 너무 음탕했어요. 진아연이 그랬을 리가 없어요!"조지운은 진지한 어조로 말했다. "그녀의 진짜 신음을 들어본 적이 있어요? 어떻게 들었는데요? 그녀와 관계를 맺은 적이 있어요?!""젠장!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거에요! 죽고 싶어요!" 마이크는 화가 나서 그를 때리고 싶었다."그런데 왜 그 여자가 진아연이 아니라고 말하는 거예요? 영상을 봤는데 외모로 보든 목소리로 보든 분명히 진아연이었어요." 조지운은 고통스럽게 말했다. "진아연은요? 그녀의 대답을 듣고 싶어요.""아연이는 오늘 아침에 라엘을 데리고 B국으로 갔는데 아직 도착하지
박시준의 두 눈에 뜨거운 분노가 번득였다.'더러운 여자' 라는 단어는 날카로운 칼날처럼 그의 마음을 아프게 찔렀다.그의 눈에는 진아연이 세상에서 가장 깨끗하고 순수한 사람이었다.그녀가 절대 영상 속의 그 여자일 리가 없다!하지만 그가 아무리 인정하고 싶지 않아도 그 여자의 목소리와 얼굴, 심지어 임신한 배까지... 그의 판단이 틀렸음을 말해주고 있었다."박시준, 내가 너랑 알고 지낸 세월이 20년이 돼가고 있는데 내가 널 해칠 것 같아?" 성빈은 그의 얼굴에 나타난 고통을 보고 참을 수 없었다. "못 믿겠으면 강진 씨에게 물어봐, 그날 강진 씨와 함께 마주쳤었어. 우리가 왜 머뭇거리고 말하지 않았는지 알아? 진아연이 아이를 순조롭게 낳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었어. 지금 이 시점에서 사고가 생기는 걸 원하지 않는다고... 그런데 진아연이 반성은커녕 이런 영상이나 찍다니!""영상이 너무 흐릿한 것 같지 않아?" 박시준은 이성과 충동이 서로를 당기며 그의 마음을 찢어놓는 것 같았다. "영상이 가짜임이 틀림없어!"성빈은 박시준의 이런 모습을 본 적이 없다.그는 실패와 어려움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함께 위기를 많이 겪었고, 최악의 경우 회사가 거의 파산할 뻔했으며, 큰 빚을 지게 될 뻔했을 때도 그는 미간 한 번 구긴 적이 없었다.그러나 그런 그가 진아연의 바람난 사실에 고통스러워하고 있다."영상이 가짜라고 치자. 그럼 시저 호텔에서 들은 목소리도 가짜야?" 성빈이 말을 이었다. "프론트에 가서 확인했는데 그날 진아연이 호텔에 갔었대.진아연한테 전화를 걸었는데 휴대폰이 꺼져있었고, 다음날 진아연이 그 호텔에 다녀왔다고 인정했어!"성빈은 빠른 어투로 날카롭게 말했다. "영상 속의 침대도 시저 호텔이잖아!"박시준의 벌겋게 변한 두 손은 뼈마디가 하얗게 변해갔다. 그는 끝없는 고통과 침묵에 빠졌다.머릿속에서 무조건 그녀를 믿으라는 목소리가 울려왔다!하지만 머릿속엔 환상을 버리고 현실을 직시하라는 또 다른 목소리도 들렸다.그는 자신이 조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