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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19장

현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조금이요."

서은준: "그러면 이따가 어디 숨어 있어."

현이가 웃음을 터뜨렸다: "그 정도는 아니에요. 전 이따가 옆에서 조용히 있을게요. 아무 말도 하지 않겠다고 약속해요!"

서은준: "내가 투자자와 이야기를 나누는데, 네가 왜 내 사무실에 있어?" 서은준은 현이가 자기 비서라는 걸 잊은 듯했다.

현이: "별로 중요한 이야기도 아니잖아요. 조난 오빠 말로는, 대표님은 이번 투자를 크게 원하지 않는다고 하던데요. 그럼, 제가 들으면 안 되는 이유도 없지 않나요? 제가 조언을 해드릴 수도 있잖아요. 만약 상대방이 함정을 파면, 제가 말씀드릴 수도 있고요."

서은준: "상대방이 나한테 함정을 파면 내가 알아채지 못할 거로 생각해?"

현이가 목을 가다듬었다: "물론 그런 뜻은 아니었어요. 제 말은... 제가 여기에 있어도 방해가 되는 것도 아닌데, 왜 듣지 못하게 하시는 거예요? 저도 듣고 배우고 싶어서 그래요. 성가시게 하지 않을게요. 아무 소리도 내지 않겠다고 약속해요."

서은준의 시선이 몇 초간 현이에게 머물렀다.

그녀가 사무실에 남아 상황을 지켜보게 해도 괜찮을지 고민하는 것 같았다.

"대표님, 차 한 잔 드실래요? 제가 어젯밤에 화차 한 캔을 샀어요. 한 잔 만들어 드릴 테니, 드셔보세요!" 현이가 옆에 있던 진열장에서 화차 캔을 꺼내더니, 서은준이 대답하기도 전에 서은준의 물컵을 빼앗아 탕비실로 갔다.

서은준: "..."

현이가 그의 삶에 들어온 순간부터, 그는 줄곧 일종의 착각이 들었다.

그건 바로, 현이가 그의 주인이고, 그는 현이가 마음대로 조종하는 말이 된 것 같은 착각이었다.

물론 현이가 그에게 하는 행동은 모두 그를 위한 것임은 그 역시 알고 있었다.

이를테면, 그의 집을 청소하고, 그에게 요리를 해주는 일 같은 건, 다른 사람들이라면 결코 대가 없이 해줄 리 없는 일이다.

그래서 그는 현이를 모질게 대하기 어려웠다.

결국 현이의 목적은 다른 곳에 섞이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그의 곁에 붙어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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